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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재미라도 없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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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남궁인
  • 출판사 : 난다
  • 발행 : 2017년 12월 30일
  • 쪽수 : 33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8886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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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난다의 >읽어본다<
[차라리 재미라도 없든가]
의사이자 에세이스트인 남궁인의 책읽기에 대한 책일기


★매일 한 권의 책을 ‘만지는’ 사람들이 매일 한 권의 책을 ‘기록하는’ 이야기 >읽어본다<
출판사 난다에서 새롭게 시리즈 하나를 론칭합니다. ‘읽어본다’라는 이름에서 힌트를 얻으셨겠지만 쉽게 말해 매일같이 써보는 독서일기라 하겠습니다. 이때 덜컥, 하고 걸리는 대목이 있으실 겁니다. 아마도 ‘매일’과 ‘독서’와 ‘일기’ 이 세 개의 키워드일 텐데요, 그리하여 어떻게 매일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그 리뷰를 쓸 수 있느냐 하는 의구심 또한 크실 텐데요, 그러니까 이 시리즈는 이렇게 만들어졌다고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듯합니다. ‘매일’같이 ‘책’을 ‘만지는’ 사람들이 ‘자유자재’로 책에 대한 ‘기록’을 남겨본 것뿐이다, 라고 말이지요.
시리즈마다 공통된 구성은 이렇습니다. 커플일 경우 책의 좌우 페이지 중 한 방향을 정합니다. 그리고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매일같이 써나갑니다. 12월 31일까지 해서 그 1년을 다 담아낸다면 참도 좋으련만, 만약 그랬다가는 2017년 한 해의 독서 트렌드를 2018년에나 목도해야 하는 뒷북을 경험해야 하는데다 무엇보다 책이 무거워서 들 수가 없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각각 365페이지만 해도 대략 800페이지에 육박하고 말 거였거든요. 커플일 경우 책의 권수로 따지고 보자면 것도 일인당 180권, 겹치는 책을 포함해서 대략 360권을 소개하는 것이 되기에 얼추 1년 치가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7월 1일부터 책이 나오기 직전의 오늘까지는 이들이 ‘만져본’ 책의 리스트를 그대로 소개했습니다. ‘매일’이라는 기획자의 굴레에서 자유로워지자 리스트의 개수는 들쑥날쑥해졌지만 이는 그 자체로 건강한 먹성 아닌 ‘책성’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책을 즐겨 읽고 또 어떤 책을 골라 읽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귀한 책의 메뉴판이 될 거라 가늠했습니다.

★특별한 특정 사람들 말고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생활화하는 독서일기를 꿈꾼다!
시리즈를 기획하게 된 데는 아주 소박하지만 원대한 꿈을 품기도 해서였습니다. 우리 어릴 적에 누구나 ‘독서일기’를 쓰며 자랐는데, 그것도 숙제로 선생님의 ‘참 잘했어요’ 마크가 찍힌 도장을 받아가며 책가방 속에 넣고 다니기도 하였는데, 어느 순간 그 노트가 어디로 다 사라져버렸는지 그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는 이들을 만나기 힘들어졌다 싶었던 거지요. 물론 책읽기를 주업으로 하거나 책읽기의 달인이다 싶은 분들의 독서 리스트는 책으로 여전히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기획자로서의 저는 그랬답니다. ‘특별한 특정 사람들 말고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생활화하는 독서일기가 대중화’되어야 책 시장이 보다 다양해지고 책 문화가 보다 풍요로워지며 책 인구가 보다 팽창할 거라고 말이지요. 그리하여 시작하게 된 난다의 >읽어본다< 시리즈. 책이 내 생활 속에 어떻게 스미어 있는지, 책이 내 일상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그 과정을 솔직담백하게 적어주면 좋겠다, 하는 기획자의 주문 속에 선보이게 된 다섯 권의 >읽어본다< 그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뮤지션이자 책방무사 운영자 요조의 [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 의사이자 에세이스트인 남궁인의 [차라리 재미라도 없든가], 시인 장석주 박연준 부부의 [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 북카페이자 서점인 카페꼼마 장으뜸 대표와 문학동네 강윤정 편집자 부부의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예스24 김유리 MD와 매일경제 문화부 김슬기 기자 부부의[읽은 척하면 됩니다]. 한 권 한 권에 대한 소개는 아래에서 보다 집중적으로 하겠습니다.

★[차라리 재미라도 없든가]
―의사이자 에세이스트인 남궁인의 책읽기에 대한 책일기

이 책은 의사이자 에세이스트인 남궁인이 2017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매일같이 써나간 책일기입니다. 이후인 7월 1일부터 12월의 오늘까지는 저자가 관심으로 읽고 만진 책들의 리스트를 덧붙였지요. 응급의학과 의사로서의 삶도 상상 초월로 바쁠 텐데 매일같이 책읽기에 책일기라니…… 하고 걱정을 하려다 이내 그 마음을 접었습니다. 남궁인이 앞서 낸 두 권의 에세이만 보더라도 그의 ‘삶’이 그의 ‘씀’과 그 보폭을 함께한다는 걸 알아차리기에 충분했으니까요.
그리하여 엿보게 된 그의 일상 속 책이라는 물성의 종류는 실로 어마어마한 무게를 가진 것들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고전’이라 부르는 유의 책들을 기본으로 그가 전공한 분야의 책들 뿐 아니라 특유의 애정과 관심으로 읽어오는 문학 전반 도서에 이르기까지 그 리스트가 매일같이 만지는 책이라고 보기에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자랑하는 것투성이었으니까요.
이게 과연 매일 읽기 도서로 가능했을까 싶으면서도 끄덕끄덕 절로 이 기록에 머리를 조아리게 된 건 환자의 생과 사를 쥐고 있는 것처럼 책읽기에도 그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있는 남궁인이라는 사람의 태도가 그대로 비쳐졌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그는 매사에 열심히 사는 사람임이 맞았습니다. 모든 책에 목숨을 거는 사람임이 맞았습니다. 자신의 글쓰기에 있어 그 뼈를 단단하게 하고 살을 탄력 있게 붙이며 내장 기관을 원활하게 돌아가게 만드는 그 원천이 실은 남이 쓴 책에 있음을 너무 잘 아는 사람임이 맞았습니다. 그는 그렇게 책을 ‘애용’하고 ‘이용’할 줄 아는 사람임이 맞았습니다.
[차라리 재미라도 없든가]는 남궁인의 책에 대한 그런 집요함이 아주 밀도 있게 드러난 독서일지 같은 책입니다. 의사인 그가 환자의 차트를 쓰듯 써나간 일종의 책에 관한 차트랄까요. 잘 아는 것은 잘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은 잘 모른다 하는 솔직함에서 이 책은 신빙성을 더하게 됩니다. 이 사람이 이 책은 잘 알아서 우리가 잘 몰랐던 이런 정보까지 깊이 있게 주는구나, 이 사람이 이 책은 잘 몰랐는데 이 책을 알기까지의 과정을 우리에게 낱낱이 고함으로 더 정확하게 알게 해주는구나, 하는 유연성 있는 남궁인의 책읽기 태도는 우리에게 열린 독서로서의 그 품을 더 크고 더 깊이 확장시키기에 여념이 없어 보였습니다.
좋다 나쁘다 이 두 가지로 뚝 잘라 말한 적은 없고, 그 이면에 그 좋고 나쁨의 이유를 제각각 다 대기도 하였지만, 특히 남궁인은 제가 읽은 책들에 대한 특유의 ‘싫은 소리’ 또한 감추거나 삼키지 않았습니다. 일기의 특성상 훔쳐볼 이를 고려해서 눈치 보는 일은 읽기의 재미를 뿌옇게 흐려버리는 일임과 동시에 책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소감을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어야 하는 법, 해서 남궁인은 특유의 ‘어린이다운’ 천진함으로 책들마다 돋보기를 들이밀어 호기심을 표출하고 궁금증을 늘어놓기도 합니다. 자기 눈에 들고 자기 마음에 너무 드는 작가나 스토리를 만났을 때는 그야말로 좋아서 죽습니다. 자기 눈에 조금 이해가 되지 않고 자기 마음에 조금 엇박을 내는 작가나 스토리를 만났을 때는 여지없이 물음표를 꺼내듭니다. 이는 제 안의 뜨거움 없이는 표출되지 못할 애정일 터, 그때 다시금 이런 생각을 더하게도 되는 겁니다. 이렇게 말하기까지 남궁인은 이 책을 몇 번이나 읽어야 했을까. 더 많이 사랑하는 이에게 우린 늘 패배하지요.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이 책 한 권 한 권을 들여다봤겠구나 하는 마음에 확신을 든 건 이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여러분들이 저마다의 일기장에 이 한 구절을 남기셨으면 하는 마음 큽니다. 그러니까 나도 책읽기에 대한 책일기를 써봐야지 하는 시도의 말이자 다짐의 말이요. 쓰다 보면 나란 사람이 보이게 됩니다. 내가 쓴 글들로 말미암아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내 생활의 정수도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세상살이에서 가장 어려운 게 나란 사람의 주제파악이 아니던가요. 책은 우리에게 그걸 알려주지요. “읽기라는 행위로 나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 속에 또한 우리를 희망으로 살게 한다지요. 참고로 이 책의 제목은 책일기에 분량 조절을 할 수 없게끔 들쑥날쑥한 책읽기의 짜릿함을 선사한 모든 책들에 대한 일종의 헌사가 아닐까 합니다.

목차

2017년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12월의 오늘
에필로그

본문중에서

활자는 축복이다. 나는 내 생의 아직 짧다 할 독서에서 그렇게 느꼈다. 인간만이 백지에 나열된 검은 글씨에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 사실을 발견한 인류는 활자로 무엇인가를 더 효율적이고 아름답게 전달하기 위해 현세까지 자가 발전했다. 그 와중에 세상을 스쳐간 수많은 인류 중엔 글을 남겨야 하는 숙명을 지닌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이 느낀 것 중 가장 강렬한 감정을 골라,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형식의 글로 남겨놓았다. 그러다보니 글은 장르로 세분되었고, 없던 장르가 생겨났고, 그 자체가 장르인 글도 생겼다. 어떤 장르건 극한에 달한 천재가 등장했고, 그때마다 사람들은 그와 그가 적은 글을 기리며 기억했다. 그들은 범인이 도저히 생각하지 못할 지점에서 떠올리기 어려운 문장을 적었다. 종국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쓰기의 천재들이 이름을 남겼고, 고전은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영향을 받은 자는 다시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책을 썼다. 결국 활자는 세상을 온전히 구축했다. 책에는 모든 아름답고 슬프고 웃기고 분노하는 감정과 과학적이고 역사적이고 문화적이고 철학적이고 환상적인 내용이 담기고야 말았다. 그 과정에서 읽기와 쓰기는 몇 번이나 인류의 역사를 바꾸었고, 지금도 바꾸고 있는 중이다. 그 무한한 역사는 우리가 손쉽게 닿을 수 있는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서점에 잔뜩 쌓인 책들이다. 그것들이 인간과 활자로 구성되는 축복에서 기인했음을 나는 반복된 독서에서 아련히 깨달았다.

나는 강박적으로 눈앞에 있는 활자를 읽는 버릇이 있다. 주로 문학을 읽고, 가끔 법전도, 종교서적도, 관광지의 안내판이나 가전제품 설명서도 읽으며, 당연히 의학서적도 읽는다. 그중 목적이 없는 글쓰기는 없다. 행간은 때로 경악스러울 정도로 몽매하거나 감탄스러울 정도로 예술적이다. 읽기의 능력에는 숨겨진 저자의 목표를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를 실현하는 표현 능력이나 숨겨진 의미, 재미를 찾아내거나 텍스트를 객관화하는 능력까지 있다. 이 객관화가 완성되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활자 중 버릴 것이 없다. 다만 힘이 부쳐 다 읽을 수가 없을 뿐이다.

일정 기간 동안 매일같이 읽어온 기록을 여기 한 권으로 남기게 되었다. 여기 책으로 엮인 원작을 심층부터 뜯어 전부 분석하자면, 그것도 거의 평생 해야 할 작업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소수의 책을 다루기엔 깊이가 드러날까 부끄러워, 오히려 다수의 책을 읽은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그만큼 내가 아직 부족함을 안다. 허나 돌이켰을 때 같은 글을 읽고 다른 감정을 느낀 만큼 내가 변한 것이고, 같은 일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만큼 내가 발전한 것이다. 훗날 나는 분명 지금의 얕은 생각이나 문장에 후회할 것이다. 갈 길이 아득하지만,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의 기록을 여기 남겨놓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들을 부끄럽게도 여기 공개한다.

2017년 겨울
남궁인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의 저자인 K보리를 전혀 몰랐다. 이 책은 어느 날 택배로 날아와 내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K보리의 자필 편지와 함께였다. 내용인즉슨 우연히 라디오에서 내 책이 낭독되는 것을 들었고, 감명을 받아 자기가 쓴 책을 선물한다는 것이었다. 저자로서 감동적인 내용이었다. 하지만 편지의 글씨체가 기묘하게 조악했고, 거침없이 빨간 펜으로 교정이 되어 있는 것이 뭔가 좋지 않은 느낌을 주었다. 흔하게 저자에게 선물을 보내는 사람인가도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펼쳐들자마자 나는 그 편지와 내가 받은 선물에 대해 곱절 이상의 감동을 느꼈다.
저자인 K보리는 스티븐 존슨 신드롬 환자다. 드문 병이라서 일반인은 잘 모르겠지만, 이 병은 대학병원 피부과에서 최악의 질병으로 꼽힌다. 궁금하신 분들은 인터넷에서 사진을 잠깐 뒤지면 알 수 있다. 다형성 홍반이 형성되면서 전신이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변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피부는 거의 사라지고 진물이 흐르며, 당사자에게는 가만히 누워 있지도 못하는 고통을, 보는 사람에게는 놀라움과 끔찍함을 안겨준다. 점막 부분도 침범되어 환자의 눈과 입, 항문에 염증이 생겨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만들고, 수술을 반복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사망 확률도 높다.
더 기구한 것은, 이 병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병인은 대부분 약물로 인한 부작용인데, 그 약물은 보통의 감기약 같은 것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한없이 안전한 것이다. 그래서 절대로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약을 복용한 사람 중 100만분의 1이라는 확률로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이 찾아온다. 자신의 면역 체계로부터 비롯된 전신의 염증이 급성으로 번지고, 그 결과 자신의 육체와 자아가 망가지고, 심한 경우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이다.
저자인 K보리는 서른한 살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예쁜 옷을 입고 손에 매니큐어를 바르고 친구들과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옷장을 뒤져 일주일 치 입을 옷을 미리 정해놓는 디자이너였다. 그녀는 무심코 라식수술을 받기 위해서 항생제를 먹는다. 여기서 그녀는 어떤 불행한 생각도 떠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며칠 뒤 감기 기운과 입에 돋는 혓바늘을 느낀다. 병원에서 몸살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입원하지만, 혓바늘은 이제 전신으로 퍼져 그녀를 집어삼킨다. 서울의 큰 병원으로 찾아가서야 그녀는 스티븐 존슨 신드롬을 진단받고 투병을 시작한다. 이 책은 이 기구한 운명의 그녀가 회복되고 일곱번째 봄을 맞아 간신히 펴낸 그녀의 투병기이다.
이 책을 중립적으로 본다면 평이한 문장으로 이루어지고 동어반복이 다소 발견되는 평범한 한 개인의 투병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나는 읽는 내내 병원에서 본 같은 질환의 환자를 떠올리며,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또한 부작용으로 인해 시력을 잃고 열아홉 차례나 수술을 받으면서 그때마다 죽을 것 같은 고통, 혹은 진짜로 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던 한 평범한 개인을 떠올렸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삶을 극복했고, 희망을 느끼자 더욱 필사적으로 글을 적어냈다. 더불어 환자의 입장에서 가감 없이 묘사된 의사의 모습을 보고 병원에서의 나 자신을 반성하기도 했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남의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투병 과정에도 악착같이 블로그를 운영했고, 이를 바탕으로 세상으로 다시 발걸음을 내딛는 한 권의 책을 내기에 이르렀다. 온전치 않은 시력과 몸 상태를 이겨내가며 내가 쓴 글의 한 단락이 감동적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자필로 문장을 쓰고 꼼꼼하게 교정까지 본 편지와 그 결과물을 내게 전달한 것이다. 이 책은 기록하고자 하는 한 인간의 욕망이 사람의 의지를 얼마나 단단하게 다지게 하는지 그에 대한 감동을 온전하고도 지극히 전달해냈다. 개인적으로 K보리의 인생과, 그녀가 더 써내려갈 문장에 대한 무한한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일곱 번째 봄-K보리-두란노서원-2017년 3월
('남궁인의 3월 31일 금요일 책일기'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읽기와 쓰기를 좋아해 그 틈바구니 속에서도 무엇인가 계속 적어댔으며, 글로 전해지는 감정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믿는다. 이 책은 그런 믿음으로 써내려간 ‘글 쓰는 의사’의 기록이다.
긴박한 죽음을 마주하는 응급의학과 의사는 매순간 ‘선택’에 직면하고, 수없이 많은 ‘만약’이 가슴을 옥죈다. 순간 다른 처치를 했다면, 감압이 성공했다면, 지병만 없었더라면, 수술 방만 있었더라면, 조금만 늦게 출혈이 진행됐다면, 곁을 지키던 나를 봐서 환자가 좀더 버텨주었다면. 최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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