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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행복하게 하는 그림 : 명화와 함께 떠나는 마음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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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소영
  • 출판사 : 소울메이트
  • 발행 : 2018년 01월 03일
  • 쪽수 : 29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60020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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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누구나 마음에 그림이 있다!
명화와 조금 ‘더’ 친해지기 위한 안내서 같은 책이 나왔다. 미술 교육자이자 미술 에세이스트인 저자가 힘들고 지칠 때 큰 위로와 용기를 주었던 그림들을 모아 엮은 책으로, 화가 혹은 명화에 얽힌 역사적 이야기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함께 풀어냈다. ‘명화’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부분 ‘시대적으로 꼭 필요한 그림’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기법을 사용한 그림’ 등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한 개인에게 위로가 되는 그림도 명화라고 말한다. 음악도 내게 위로를 주고 나에게만 좋은 음악이 있듯이 그림도 마찬가지다. 그림을 봄으로써 나에게 위로가 된다면 그것이 그 사람의 명화인 것이다. 명화를 보는 데 정답은 없다. 그저 내 마음대로 보고, 느끼고, 위로받으면 된다.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을 읽고 난 후 저마다의 새로운 언어로 그림을 보는 눈이 생기기를 바란다.
명화에는 아주 오랜 시간 되풀이된 인간의 보편적이고 다양한 감정·욕망·갈등·타협이 담겨 있다. 저자는 이러한 명화를 통해 내면의 ‘나’를 마주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명화를 마주한 순간 자기 자신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마음의 상태를 깨닫게 되고, 그 안에서 공감과 위로와 희망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림을 사랑한다는 것은 내면을 치유할 기회를 더 많이 갖는 것과 같다. 명화를 본다는 것은 결국 화가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나의 내면과 만나는 일이다. 이 책을 통해, 그리고 명화를 통해 나를 찾고, 사회를 배우고, 관계를 이해하고, 위로를 받기 바란다. 이 책을 ‘가상의 미술관’이라고 여기고 여행을 떠난다는 마음으로 읽어보기를 권한다. 적어도 이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마음속에 각자 좋아하는 화풍이나 친근하게 느껴지는 화가가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명화가 주는 따뜻한 위로!

이 책은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와 화가의 삶, 그리고 작품에 얽힌 이야기 등을 중심으로 저자가 명화를 보면서 느낀 감정과 떠오른 생각을 재미있고 솔직하게 풀어낸 책이다.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나’ ‘사회’ ‘관계’ ‘위로’ 4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하고 있다. 1장 ‘명화로 나를 찾다: 나를 찾는 미술관’에는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스스로를 알아가는 내용이 담겨 있다. 화가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미술사 내에서 처음으로 단독 초상화를 그린 귀스타브 쿠르베 이야기, 그림을 그린 화가의 마음을 유추해보는 추상화 이야기, 삶을 콜라주에 빗대어 표현한 이야기 등이 나온다. 2장 ‘명화로 사회를 본다: 사회와 만나는 미술관’에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늘 참된 눈으로 사회를 바라보았던 오노레 도미에 이야기, 언제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그림보다 액자가 더 멋진 작품에 대한 이야기, 올빼미족들을 위한 그림 이야기 등이 나온다.
3장 ‘명화로 관계를 이해하다: 사랑과 우정의 미술관’에는 상대방과의 관계를 사랑과 우정을 테마로 풀어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서로가 서로를 우정으로 그렸던 인상파 삼총사 에두아르 마네·오귀스트 르누아르·클로드 모네 이야기, 장 프랑수아 밀레의 열렬한 추종자였던 빈센트 반 고흐 이야기, 비극적 사랑의 아픔을 겪은 카미유 클로델 이야기, 본인의 어머니를 그린 화가들의 이야기, 고독한 청년 화가가 꽃 같은 부인을 만나 변화한 이야기 등이 나온다. 4장 ‘명화로 눈물을 닦다: 위로의 미술관’에는 힘들고 지친 내면의 나를 위로하고, 바쁜 일상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과 휴식을 주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슬픔을 모으는 셀레스탱을 닮은 앙리 르 시다네르 그림 이야기, 스쳐지나가기만 했던 동네를 천천히 다시 들여다본 스탠리 스펜서 이야기 등이 나온다. 화가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만나고, 나도 몰랐던 내 안의 나를 만나기를 바란다.

목차

지은이의 말_ ‘저는 명화가 처음인데요…’라며 망설이는 당신께

1장 명화로 나를 찾다: 나를 찾는 미술관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 
안녕하세요? 쿠르베 씨, 안녕하세요? 소영 씨 
나에게 쇼핑을 허락하기
내 마음이 보이나요?
내 삶을 이루는 황금비율은 무엇인가요?
나를 위한 은신처가 있나요?
나만의 소행성에서 노을을 보는 일
시간을 붙잡는 그림
내 삶에서 도려내고 싶은 것이 있다면

2장 명화로 사회를 본다: 사회와 만나는 미술관

피노키오 증후군에 당당할 수 있는 그림
나도 초록 엄지를 가지고 싶다
가면이 필요한 시간 
일상을 놀이하라 
그림보다 액자가 좋은 3가지 이유
올빼미족들을 위한 그림 
고흐와 나의 산책 찬가 

3장 명화로 관계를 이해하다: 사랑과 우정의 미술관

서로가 서로를 우정으로 그리다 
고흐는 밀레의 팬클럽 회장 
건강한 이별이 필요해 
화가들의 어머니, 나의 어머니 
만인의 연인 
몬드리안의 여인
난 그대를 원해요 
고독한 청년 화가, 꽃 같은 부인을 만나다

4장 명화로 눈물을 닦다: 위로의 미술관

슬픔을 모으는 그림 
우리가 손가락을 움직여야 하는 이유
장미와 들꽃은 서로가 될 수 없다 
훔쳐보고 엿듣는 삶에 대해 
우리 동네 천천히 보기
작곡가가 그린 별자리 
두 개의 나, 두 개의 자화상
나만의 소울푸드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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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모음
『나를 행복하게 하는 그림』 저자와의 인터뷰

본문중에서

서양미술사 내에서 최초의 독립적인 자화상을 남긴 화가는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 1471~1528)다. 그 전의 화가들은 여러 명의 사람들 사이에 자신의 얼굴을 넣었지만 뒤러는 달랐다. 아무도 없는 배경 속에 혼자 서 있는 자신을 그렸다. 심지어 1484년 13살에 처음으로 그린 연필 드로잉 자화상은 소년의 실력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하기까지 하다. 뒤러는 <자화상>을 27살 때인 1498년에 완성한다. 탐스럽고 구불구불한 머릿결을 가진 자화상 속 뒤러는 중세시대 기사의 복장과 비슷한 옷을 입고 지식인의 상징인 흰 장갑을 착용한 채 우리를 당당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림 속에서 그는 성공한 예술가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뒤러는 독일에서 이탈리아로 유학을 간 최초의 북유럽의 화가였고,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미술을 북유럽에 전파한 최초의 화가로서 능력을 인정받아 1512년 신성 로마제국 황제 막시밀리언 1세의 궁정화가가 되었다.
(/ pp.20~21)

“천사를 보여주면 천사를 그리겠다”라는 말은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가 남긴 가장 유명한 말이며 그의 예술정신을 대표하는 말이다. 서양의 미술은 18세기 말까지 이상화된 미(美)나 역사의식이 담긴 그림, 종교화들이 줄곧 인정을 받아왔다. 18세기 후반에 이르러 시민의식이 고취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새롭게 변화되면서 미술 역시 다양한 개성을 지닌 화파들의 운동으로 표출되었는데 그 시작이 바로 사실주의(리얼리즘)다. 사실주의 화가들의 필두는 귀스타브 쿠르베다. 그는 전통적인 아카데미 회화가 중요시 여기던 질서를 거부하고 지금 우리가 있는 곳, 즉 현실을 왜곡 없이 그리고 싶어 했다. 그것이 내부이건, 외부이건, 추하건, 아름답건 그는 늘 자신이 발을 내리고 있는 현실을 화폭에 담았다. 1855년 프랑스 정부는 쿠르베에게 그림을 의뢰하지만 그는 거절한다. 그는 독립적으로 <사실주의 파빌리온(The Pavilion of Realism)>이라는 전시를 준비했다. 이 전시부터 그와 ‘리얼리즘’이라는 용어는 마치형제처럼 묶여 사용되었다.
(/ pp.58~59)

멋진 노을을 화폭에 담은 화가는 꽤 여럿이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스위스 출신의 화가 펠릭스 발로통(Felix Vallotton, 1865~1925)이 그린 노을 풍경을 가장 좋아한다. 펠릭스 발로통은 스위스 로잔에서 태어났지만 17살에 프랑스의 파리로 떠나 미술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1890년 피에르 보나르(Pierre Bonnard), 모리스 드니(Maurice Denis) 등의 화가와 함께 나비파(Nabis)를 결성한다. 1892년경 상징주의 문예운동의 영향을 받아 히브리어로 ‘예언자’를 뜻하는 말인 ‘나비파’ 화
가들은 상징주의를 전개시킴과 동시에 내면세계의 표현을 회복하려 했다. 그들은 입체감보다는 장식적 회화성과 평면적인 구성을 중요시했다. 또 다른 공통점은 모두 고갱의 영향을 받은 젊은 화가들이었다는 점이다. 또한 그들은 일본 풍속화인 ‘우키요에’에서 영감을 받아 목판화를 좋아했다. 발로통 역시 일본 우키요에적 구도를 좋아했으며, 나비파 화가 중에서도 강렬한 색감들을 가장 잘 활용한 화가였다.
(/ pp.64~65)

미술사 내에서도 우리는 자신이 속한 사회의 진실을 인정하고 현실을 참된 눈으로 묘사한 화가들을 찾을 수 있다. 실제 사회 현상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인식했던 프랑스 화가로 ‘사실주의’의 오노레 도미에(Honore Daumier, 1808~1879)가 있다. 그는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자라면서 파리라는 도시가 산업화되는 모습을 소상히 목격했다. 평생 동안 화가로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말년에는 뇌졸중과 실명으로 인해 빈곤하게 살다 떠난 화가였지만, 그는 일평생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등열차>는 우리가 흔히 오노레 도미에의 대표작품으로 알고 있는 작품이다. 열차 안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타고 있다. 할머니는 일을 마치고 조용히 두 손을 모아 지나간 오늘과 다가올 내일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 같고, 아이는 피곤한지 할머니 곁에 기대 스르르 잠이 든 모습이다. 갓난아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엄마에게도 오늘 하루는 치열하고 고단한 하루였을 것이다.
(/ pp.90~92)

어느 순간 내가 식물과 가까이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된 건 순전히 화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 때문이다. 이미 아는 사람도 많겠지만 모네는 죽기 전 30년 동안 지베르니에 땅을 사개인 정원을 만들어 아이리스, 수선화, 양귀비, 장미, 모란, 수련 등 다양한 꽃을 키우고 가드닝하며 정원사로 살았다. 모네가 자신이 꾸민 연못에 있는 꽃들을 그린 ‘수련’ 시리즈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모네는 자연 속에 있는 꽃보다 사람들이 키우고 가꾼 정원 속의 꽃을 늘 더 좋아했다. 심지어 그는 미학서적보다 가드닝 책이나 원예 카탈로그를 훨씬 많이 볼 정도였다. 1895년에는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만들고, 마을에 있는 강의 물길을 끌어와 물이 흐르고 빠지게 했다. 그리고는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물과 꽃을 사랑한다. 그래서 연못에 물을 채워 식물을 가꾸고 싶었다.”
(/ pp.100~101)

존 슬론(John French Sloan, 1871~1951)의 작품 <분장하는 광대>를 살펴보자. 한 명의 광대가 앉아 분장을 하고 있다. 2개의 양초 불빛에 기대 오늘 밤도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려고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향해 가고 있다. 밤이 되면 그는 다시 분장을 지우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사실 우리도 매일 그림 속 광대처럼 분장을 하고 세상에 나가고, 다시 분장을 지우고 원래의 나로 돌아온다. 거울을 보며 화장을 지우고, 우스운 돌돌이 안경을 끼고 소파에 눕는다. 가장 마음이 편한 시간은 바로 이럴 때다. 그 누구도 보지 않는 온전한 나의 시간이 되는 순간 말이다. 광대는 아이와 닮은 점이 많다. 순수하게 웃는 모습과 장난기 넘치는 모습은 천진난만한 아이 같다. 우리는 모두 어른이 되기 위한 낮 시간을 보내는데, 광대는 하루 종일 아이가 되기 위해 노력하다 밤이 되면 자기 자신으로 돌아온다. 어른이 되는 것이든 아이처럼 노력하는 것이든 둘 다 억지로 하면 힘들긴 마찬가지다.
(/ p.114)

고흐는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도 여러 번 모작한다. 1850년에 프랑스 살롱에 전시된 이 작품은 평범한 농부 한 사람을 영웅처럼 그림으로써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또한 그가 입고 있는 옷의 색들은 우연치고는 신기하게도 프랑스 대혁명 이후의 국기 색을 띠고 있다. 파란 바지, 하얀 가방 그리고 빨간 셔츠 . ‘자유, 평등, 박애’의 상징인 프랑스 국기 색의 옷을 입고 농부는 마치 전사처럼 씨를 뿌리며 앞으로 나간다. 평민계급의 눈에 밀레의 그림은 계몽주의 포스터와 같은 존재로 보였다. 현실에 대한 눈을 뜨게 해주었고, 평범한 농민을 화면 한가득 그림의 주인공이자 영웅처럼 표현했다. 고흐는 밀레의 이 작품에 깊은 감명을 받아 자신만의 색채와 표현법으로 재탄생시킨다.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은 근엄하고 엄숙하고 어두운 느낌이지만,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은 좀더 밝고 열정적이고 젊은 분위기가 흐른다.
(/ pp.157~159)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가 4년간 그렸다던 <모나리자>에는 수많은 사연이 있다. 이탈리아어로 ‘모나’는 부인이라는 뜻이고, ‘리자’는 모델의 실제 이름이다. 풀어보면 ‘리자 부인’이라는 뜻이다. 리자의 남편은 피렌체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다빈치에게 부인의 초상화를 의뢰했고, 다빈치는 계획적이든 우연이든 몇 백년간 사람들에게 명화로 사랑받을 여인의 초상화를 그려냈다. 사실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릴 때 이 작품에만 몰두했던 것은 아니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다빈치는 왕성한 호기심으로 한 작품을 완성하지 않은 채 곧장 다른 것을 발명하기 위해 여행을 떠났고, 또 도착한 그곳에서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면 다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말 그대로 ‘생각하면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자 다르게 말하면 호기심 덕분에 산만해보일 수도 있는 위인이었다. 즉 그는 <모나리자>를 그리는 데에만 온전히 정신을 집중하지는 않았었다. _ pp.181~182

봄이 오면 유독 꽃그림이 생각나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 그림은 프랑스 상징주의 화가 오딜롱 르동(Odilon Redon, 1840~1916)의 그림들이다. 사실 르동이 그린 그림 중 우리에게 알려진 그림들은 우울하다 못해 기괴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가 그린 꽃병 정물화를 보면 과연 같은 화가가 그린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러다 부인의 초상화를 보면 ‘이 화가 로맨티스트였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수많은 화가들이 자신의 사랑하는 부인을 그렸다. 피카소는 매번 바뀌는 애인을 파격적인 화풍과 새로운 시선으로 그림에 담았고, 부인보다 사과라는 정물을 좋아했던 폴 세잔이 그린 부인의 초상화는 신기하리만큼 무뚝뚝한 정물화처럼 느껴진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
난 모딜리아니가 그린 부인 잔느의 초상화는 그를 따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던 그녀의 선택 때문인지 볼 때마다 서글프다. 이처럼 화가들이 그린 부인의 초상화를 보면 그들의 붓질에서 서로가 사랑했던 방식과 스토리가 전달되기도 한다. 미술사 내 수많은 부인의 초상화 중 르동이 그린 작품은 파스텔화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_ pp.204~205

앙리 르 시다네르(Henri Le Sidaner, 1862~1939)의 작품들을 볼 때마다 나는 이 화가가 슬픔을 아주 잘 아는 사람 같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그의 작품은 내가 본 동화책 『슬픔을 모으는 셀레스탱』을 닮았다. 셀레스탱이 슬픔이 베인 손수건을 모으듯 그의 그림은 다양한 슬픔을 모아 그림으로 표현한 듯하다.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은 풍경들이 눈물을 흘리며 바라본 풍경 같아서일까? 셀레스탱이 모은 슬픔이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갔다면, 앙되었다. 슬픔을 더 잘게 쪼개면 그 안에는 다양한 무게의 슬픔이 존재한다. 사실상 100% 슬픈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슬픔이 0%는 아닌 듯한 그런 감정들이 우리 안에 꽤 다양하게 숨겨져 있다. 그리움에도 슬픔이 담겨져 있고, 안타까움에도 슬픔이 담겨져 있고, 아쉬움에도 슬픔의 질량은 조금씩 존재한다. 앙리 르 시다네르는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슬픔을 모아서 그린 것 같다. _ pp.216~218

여기, 작은 들꽃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한 소녀가 있다. 기도하는 손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소녀는 아주 작은 들꽃을 들여다보고 있다. 노란 점 같은 앙증맞은 들꽃을 알아봐준 소녀 덕분에 우리도 함께 들꽃을 바라보게 된다.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것들’이 우리 주변에도 흐드러지게 숨어 있다. 이 그림은 조지 클로젠(George Clausen, 1852~1944)의 <들판의 작은꽃>이다. 20세기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영국 회화에 큰 획을 그은 화가로 자주 거론되곤 하는 조지 클로젠의 작품은 하나같이 소담스런 들꽃 같은 그림이 많다. 특히 들판에 흐드러지게 핀 수많은 들꽃들 중에서 자신만의 꽃을 찾은 듯한 소녀를 보면 고개를 숙이고 나도 깊숙이 작품 속으로 따라 들어가게 된다. _ p.230

영국화가인 스탠리 스펜서(Stanley Spencer, 1891~1959)는 그 누구보다 자신의 고향을 사랑했던 화가였다. 그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평생의 고향인 버크셔의 템스 강변에 있는 마을 쿠컴의 풍경을 그림에 많이 담아 ‘쿠컴’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록했던 자에게 그 지역의 이름을 별명으로 불러주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의미 있고 고마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는 그 누구보다 자신의 동네를 느리게 보고 깊게 본 화가이다. 느리게 보고 깊게 본다는 것은 ‘수동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그가 그린 화단들을 보고 있으면 ‘동네 어슬렁거리기’ 대회가 열린다면 아마도 그가 1등을 하고도 남을 것 같다. 지극히 평범한 동네의 화단이지만 왠지 모르게 자꾸 눈이 간다. 아마도 기묘하고 새로운 풍경이 아닌 일상 풍경이 주는 안락감은 감상하는 사람에게 친숙한 느낌일 것이다. 화가의 시선은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게도 하지만 알고 있는 세상을 다시 보게도 해준다. _ pp.240~242

츄를료니스의 작품은 상징주의적 느낌이 강하나,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한 미술사조에 국한시키기는 애매하다. 아니 어쩌면 ‘츄를료니스파’를 따로 만들어 분류하고 싶다. 그의 그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묘한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그의 그림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몽롱한 색의 향연이 강물처럼 느껴진다. 공기를 타고 흐르는 음악처럼 그림 속 색채들이 스멀스멀 기어 내게로 올 것만 같다. 특히 나는 그의 ‘별자리 시리즈’를 좋아한다. 1907년에 그는 여러 점의 별자리 연작을 종이에 과슈와 템테라로 작업했다. 크기는 30cm 안팎으로, 마치 온 세상의 다양한 별자리를 종이 안에 잘 숨겨놓은 듯하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수채화로 작업되어 보관 상태가 좋지 않아 해외로 반출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에게 낯설다. 하지만 물병자리, 천칭자리, 궁수자리 등 리투아니아의 하늘에서 본 별자리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별자리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함 없이 같은 하늘에 있었던지라 반갑게 느껴진다. _ pp.248~249

내가 나를 칭찬하는 것이 어색하니, 나는 늘 나를 비난하기만 했다. 그렇다고 비난하고 나면 마음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나를 비난하고 나면 내 몸은 팅커벨만큼 작아져버렸다. 날개에도 힘이 없고, 목소리에도 힘이 없는 아픈 팅커벨이 되어 하루 종일 시름시름 앓았으며 우울했다. 그럴 때마다 화가들이 그린 자화상 중 혼자 있는 자화상이 아닌 2명의 자신이 있는 ‘더블 자화상(Double Self-Portrait)’이 떠오른다. 독일 표현주의 화가인 에른스트 루드비히 키르히너(Ernst Ludwig Kirchner, 1880~1938)가 그린 더블 자화상과, 에곤 실레(Egon Schiele, 1890~1918)가 그린 더블 자화상은 ‘나를 미워하는 나’와 ‘나를 사랑하는 나’를 그린 것만 같다. 키르히너는 도시 속에 살면서 고독감을 느끼는 사람들을 자주 그림에 표현하고는 했는데, 그의 작품은 가면을 쓴 듯한 기다란 사람들이 자주 등장한다. _ p.255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소울푸드는 압생트(absinthe)였다. 1886년 파리에 온 고흐는 여러 화가동료와 어울리며 압생트를 만났다. 잘게 썬 쑥의 줄기와 잎에 높은 도수의 알코올을 부어 추출하고 증류해 만든 초록빛 술 압생트는 당시 예술가들에게 필수 아이템이었다. 처음 압생트는 스위스의 피에르 오디네르(Pierre Ordinaire)라는 의사가 약으로 만들어 팔았었다. 하지만 전쟁 후 와인이 귀해지자 서민들은 압생트를 마셨다. 프랑스의 시인 아르튀르 랭보(Arthur Rimbaud)는 압생트를 두고 ‘가장 우아하고 하늘하늘한 옷’이라고 했고, 폴 베를렌(Paul Verlaine)은 ‘시인의 제3의 눈’이라고 했다. 동료화가 로트레크가 그린 고흐의 초상화를 보면 압생트 한 잔을 앞에 두고 사색에 빠진 고흐가 등장한다. 실제 압생트는 초록빛 술이다. 위에 구멍이 뚫린 숟가락에 각설탕을 얹고 압생트 위에 올린 다음 물을 떨어뜨리면 녹색이었던 압생트가 설탕물과 섞이며 흰색으로 변한다. 그래서 고흐 앞에 놓인 압생트가 흰색인 것이다. _ pp.262~265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6종
판매수 2,878권

미술 교육자이자 미술 에세이스트다. 매일 화가의 삶과 작품 사이를 탐구하고 여행하는 것을 사랑한다.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교육 석사과정을 마친 뒤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다.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오랜 시간 전시 해설을 했으며, 지금은 '소통하는 그림연구소 빅피쉬 ART'에서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미술교육 콘텐츠를 연구하고 있다. 미술교육, 명화 강의, 전시 해설 및 신문 지면과 온라인상에 그림 이야기를 연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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