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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너로 살고 있니 : 김숨 편지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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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숨
  • 그림 : 임수진
  • 출판사 : 마음산책
  • 발행 : 2017년 12월 15일
  • 쪽수 : 27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6090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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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결같지만 다른 숨’ 김숨 소설의 새롭고도 아름다운 성취

[너는 너로 살고 있니]는 작가의 믿음직한 행보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만하다. 고대의 능이 삶의 고락을 가로지르는 도시 경주로, 한 번도 주인공이 된 적 없는 무명의 여자 배우가 11년째 식물인간 상태인 한 여자를 돌보기 위해 깃들며 시작되는 이 소설은 560여 매가량의 편지 형식이다. 살아 있어도 죽은 듯 삶을 영위했던 ‘나’와 죽어 있으나 여전히 살아 있는 듯한 ‘그녀’가 교감하는 이야기들, 병원을 둘러싼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들이 작가 특유의 문체로 촘촘히 수놓인다. 삶과 죽음, 젊음과 늙음, 육체와 정신, 여성성의 문제들이 9개의 장으로 나뉘어 온전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 관한 은유로서 한 편의 산문시처럼 아름답게 펼쳐진다.
특히 주목받는 신예 화가 임수진은 목판화가 주는 질감과 색채로 이 책의 예술성을 한껏 드높였다. 24점에 달하는 목판화들은 고유의 서정으로 소설이 구현한 상상력을 극대화, 풍부한 미적 쾌감을 선물한다.

출판사 서평

전작으로 쓰여진 편지 형식의 미발표 소설
"바늘의 문장으로 산맥을 창조했다"(소설가 권여선) "한국에 가장 절실한 소설"(소설가 정세랑) "범접할 수 없는 깊이와 내밀함"(동아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권명아) "가히 달인의 경지다"(한국일보)라는 표현은 최근 작가 김숨의 소설을 향한 말들이다. 일찍이 한 문학평론가는 "바늘 한 땀과 한 땀 사이, 그 고르지만 영원히 포개질 수 없는 차이에 작가가 인간을, 세계를 말하는 방식이 있는 듯하다. 한결같지만 다른 숨, 그 숨들의 기록"(문학평론가 정홍수)이라고도 했다. 한결같지만 다른 숨, 편지소설 [너는 너로 살고 있니]로 다시 김숨이 찾아왔다.
1997년 등단한 이래 6권의 소설집, 9권의 장편소설을 써낸 작가. 동리문학상 수상작인 [바느질하는 여자]에서는 손가락이 뒤틀리고 몸이 삭도록 바느질을 하는 여자에 투영된 2,200매에 달하는 문장을 짓는 작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L의 운동화]에서는 한 개인의 사적인 물건이 시대의 유물로 변모하는 과정을 통해 짓밟히고 부서지고 사라진 것들을 되살리고 기억하려는 마음을 복원하고자 했다. [한 명]에서는 끝나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의 아픔을 온몸으로 써내려가며 개인과 공동체, 기억과 미래를 생각하는 방식을 한국문학에 선물했다. 최근 동물과 이혼을 소재로 한 2권의 소설집에서는 지금 이곳에 선연한 여성적 감각으로 시대를 묘파해냈다. 이러한 개인과 시대를 향한 작가의 여정은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까지 평단과 독자의 지지와 신뢰를 받기에 충분했다.

마음산책은 그간 박완서 작가의 [세 가지 소원], 정이현 작가의 [말하자면 좋은 사람], 이기호 작가의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를 통해 짧은 소설이라는 장르의 매혹성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왔다. 짧은 이야기 속에 담긴 긴 여운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일구어가는 화가와의 협업으로 예술성을 높인 책들에 많은 독자의 사랑이 이어졌으며, 이후 이기호 작가의 가족소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를 펴내면서 짧은 소설의 문학적 스펙트럼을 넓혔다. [너는 너로 살고 있니]는 마치 미야모토 테루의 [환상의 빛]의 정취를 연상케 하는 고즈넉한 편지소설 형식으로, 이로써 좀더 새롭고 신선한 문학의 장을 마련해갈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당신으로 살고 있나요?"
진짜 나로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존재들에게

‘나’는 대만에 살고 있는 민으로부터 ‘너는 너로 살고 있지?’라는 전화를 받는다. ‘나’가 없는 ‘나’의 삶. ‘나’는 배우로서 적합하지 않은 성정을 지녔지만 오랫동안 배우로 살아왔다. 한 번도 주인공이 되어본 적 없는 무명인 ‘여자5’. 그마저 무대에서 발작을 일으킨 후 돌연 그 삶을 정리한 채 난생처음 경주로 내려온다. "시작도 끝도 없다는 우주를 홀로 떠다니는 고독감에 몸서리"쳤던 내가 11년째 식물인간 상태인 생면부지의 한 여자를 간호하기 위해서다. 그녀의 이름은 경희로 사고 전에는 비교적 순탄한 삶을 살아왔다. 나는 친자매보다 더 그녀와 닮아 보인다는 타인의 말을 들을 정도로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낀다. 그녀는 눈을 깜박인다거나 눈물을 흘리고 갑각류 같은 분절음들을 통해내는데, 그건 무의식적인 반사 반응에 지나지 않는다. 살아 있긴 하지만 죽어 있고 죽어 있는 듯하지만 살아 있는 그녀를 보살피며 나는 잃어버렸던 혹은 죽어버렸던 ‘나’라는 존재를 찾아간다. 단지 ‘여자5’였던 내가 나의 존재를 찾고 그녀 또한 족쇄로 남은 삶을 극복할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당신에게 가고 있는 중인가요?
나도 가고 있는 중이에요.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는 중인가요?
나도 나에게로.
(/ pp.252~253)

세상 모든 길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말처럼, 어디선가 길을 잃고 헤매고 있거나 상실되어 존재를 몰랐던 ‘나’를 작가는 나직한 목소리로 불러낸다. 식물인간인 그녀를 향해 "내가 보이나요?"라고 끊임없이 묻는 것은 눈앞에 있는 존재를 확인하고 나 또한 확인받고픈 욕망일 것이다. 작가가 "눈빛을 나누었던 모든 존재에게, 자복하는 마음으로" 써내려간 이 소설은 그래서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이 글을 쓰던 지난 봄과 여름 산책길에서 만난 비둘기는 아직 살아 있을까요?
인간인 내게 새의 얼굴도 늙는다는 걸 가르쳐준 비둘기에게,
나와 찰나로라도 눈빛을 나누었던 모든 존재에게,
자복하는 마음으로,
('작가의 말' 중에서)

"한 발짝, 한 발짝 더"
일어나 빛 속으로 걸어 나가는 삶을 향한 응원

‘나’는 ‘그녀’의 곁에서 반응을 살피며 나를 확인받고자 하는 가운데 병원 안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도 진진하게 펼쳐진다. 약봉지가 바퀴벌레보다 더 징그럽다는 같은 방 정옥 아주머니, 백발에 거구의 몸으로 걸음마를 연습하는 한때 유도 사범이었던 노인, 복도 유리창에 태초의 문자인 듯 물을 묻혀 알 수 없는 글자를 손으로 적고 있는 마흔두 살 폐암 환자, 전쟁통에 조카를 잃어버렸지만 평생 숨기고 살다 일생의 비밀을 털어놓은 황 영감, 11년째 식물인간인 아내를 위해 희생하는 그녀의 남편 그리고 이제 그만 제발 떠나달라고 그녀에게 외치는 여동생까지, 각각의 인물과 이야기들이 모두 작가의 손끝에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통유리 너머 능들과 나무들, 새들, 인간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풍경이 장엄미사곡이라서가 아닐까요.
경주 고유의 풍경이기도 한 저 풍경의 화룡점정은 결국 인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씨앗을 뿌리고, 나무를 심고, 날아가는 새를 향해 손을 흔들고, 땀구멍보다 작은 곤충들에게도 이름을 지어주는 인간이라는 존재 말이에요.
(/ p.265)

노서동 고분군 앞 잔디밭에서 "돌을 갓 지난 아기처럼" 걸음마를 익히며 힘겹게 걷는 노인을 보며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이 생에서 저 생으로 옮아가는 기분입니다. 때때로 우리가 간절히 갈망하는 다른 생은 어쩌면 한 발짝 너머에 있는 게 아닐까요"라고 소설 속 ‘나’는 말한다. 한 발짝씩 걸음을 익혀가는 인간의 모습. 그 안간힘 가운데 "빛 속으로 걸어 나가며 빛뿐이라는 걸 깨닫"는 나는, 그리고 우리는 삶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너는 너로 살고 있니]를 통해 그 발자국은 더 깊고 선명해진다.

‘우리가 삶을 믿으면 삶은 보다 높은 삶으로 보답한다.’
그 문장을 나는 어디서 읽었을까요.
삶도 계단처럼 단계가 있는 걸까요.
그런데 높다는 건 뭘까요.
높은 삶은 어디에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낮은 삶 또한.
오직 삶만이 있는 게 아닐까요.
(/ pp.122~123)

목차

작가의 말

응시

시간

거울

복숭아
하루

본문중에서

이 글을 쓰던 지난 봄과 여름 산책길에서 만난 비둘기는 아직 살아 있을까요?
인간인 내게 새의 얼굴도 늙는다는 걸 가르쳐준 비둘기에게,
나와 찰나로라도 눈빛을 나누었던 모든 존재에게,
자복하는 마음으로,
('작가의 말' 중에서)

마음에서 마음으로 가는 것은, 파도에서 파도로 가는 것만큼 아슬아슬하고 황홀한 일일 것입니다.
(/ p.39)

나이 들어가는 여자의 얼굴보다 섬세한 얼굴이 또 있을까요.
당신 얼굴에 손을 담그고 싶습니다.
(/ p.50)

남자는 손가락을 붓 삼아, 물을 먹 삼아, 유리창을 종이 삼아 글자를 쓰고 있었습니다. 한낮의 눈부신 빛이 유리창으로 들이치고 있었습니다. 남자는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물을 엄지손가락에 묻혀 글자를 썼습니다. 쓰자마자 허공으로 증발해버리는 글자를요. 처음에는 남자가 의미 없는 낙서를 하는 줄 알았는데 똑같은 글자를 반복해서 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아홉 획으로 이루어진 글자라는 것도요.
(/ p.66)

영원이라는 것은 혹 순간과 순간 사이에 갈피처럼 존재하는 게 아닐까요. 그것을 펴 담은 접시의 무늬가 비쳐 보일 정도로 얇은 복어회, 그 복어회보다 얇은 순간들 사이에요.
(/ p.74)

그런데 당신은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걸까요.
그리고 나는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걸까요.
(/ p.76)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이 생에서 저 생으로 옮아가는 기분입니다.
때때로 우리가 간절히 갈망하는 다른 생은 어쩌면 한 발짝 너머에 있는 게 아닐까요.
(/ p.85)

내 안에 고여드는 감정이 혹시 행복이라는 감정이 아닐까요. 행복은 ‘탁월한 행위’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지요. 그러니까 행복은 우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겠지요.
여름 저녁 바짝 마른 수건을 걷을 때 행복감을 느낍니다. 붉은 자두를 씻을 때, 연둣빛 새순이 돋은 나무를 바라볼 때, 어느 집 부엌에선가 밥 뜸 드는 소리가 들려오는 골목길을 걸을 때, 몰랑몰랑하고 따뜻한 백설기를 먹을 때.......
탁월한 행위는 장식 없는 소박한 행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행위라는 표현마저 거추장한 장식이 되어버리는 행위요.
(/ pp.96~97)

‘우리가 삶을 믿으면 삶은 보다 높은 삶으로 보답한다.’
그 문장을 나는 어디서 읽었을까요.
삶도 계단처럼 단계가 있는 걸까요.
그런데 높다는 건 뭘까요.
높은 삶은 어디에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낮은 삶 또한.
오직 삶만이 있는 게 아닐까요.
(/ pp.122~123)

둥지 속 알을 품고 잠든 새의 깃털 속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세상 그 어딘가에 존재할 수 있다면 그곳이요.
(/ p.154)

최초의 존재들은 한결같이 망각된 존재들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내 첫 번째 개가 실은 두 번째 개였다는 걸 깨닫고 나서.
(/ p.171)

참새가 날아가고, 나는 참새가 애벌레를 쪼아 먹던 자리를 가만히 손으로 짚어보았습니다.
삶이라는 말이 내 입에서 저절로 중얼거려졌습니다. 참새의 삶이라는 말이요.
(/ p.220)

그의 고백처럼, 어떤 고백은 선율 없이 부르는 노래처럼 들립니다.
(/ p.244)

나는 아직도 당신에게 가고 있는 중인가요?
나도 가고 있는 중이에요.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는 중인가요?
나도 나에게로.
(/ pp.252~253)

빛 속으로 걸어 나가며 빛뿐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남남인 당신과 나를 가를 수 있는 것은, 틈새를 통과하며 회칼처럼 가늘고 얇게 벼려진 한 줄기 빛뿐입니다.
(/ p.264)

통유리 너머 능들과 나무들, 새들, 인간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풍경이 장엄미사곡이라서가 아닐까요.
경주 고유의 풍경이기도 한 저 풍경의 화룡점정은 결국 인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씨앗을 뿌리고, 나무를 심고, 날아가는 새를 향해 손을 흔들고, 땀구멍보다 작은 곤충들에게도 이름을 지어주는 인간이라는 존재 말이에요.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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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74~
출생지 울산
출간도서 39종
판매수 14,834권

1974년 울산 출생. 1997년 《대전일보》, 1998년 《문학동네》로 등단. 소설집 『간과 쓸개』 『국수』 『당신의 신』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 장편소설 『철』 『바느질하는 여자』 『L의 운동화』 『한 명』 『흐르는 편지』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등이 있다. 2013년 현대문학상, 2013년 대산문학상, 2015년 이상문학상, 2017년 동리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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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홍익대학교 판화과를 졸업하고 작가로 활동 중이다. 다수의 그룹전과 개인전을 열었고, 작은 판화집 [like green] [amor fati]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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