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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 2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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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비밀스러운 하이데거 사유의 핵심을 푸는 열쇠꾸러미 [이정표]

    나치 부역자의 오명을 뒤집어쓴 채 20세기 최고의 철학자로 불리는 마르틴 하이데거.

    그의 사상은 난해하기로 이름나 있으며, 해체에 있어서만큼은 데리다보다 앞섰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서구 형이상학의 해체를 시작한 사람이 바로 하이데거였으니 말이다. 하이데거 철학의 중심부에 위치한 사유의 핵심은 여간해선 열리지 않을 함축적이며 시적인 언어로 가득하다.

    이번 출간된 [이정표]는 비유하자면, 하이데거 사유의 비밀을 푸는 열쇠꾸러미다. 왜냐하면 하이데거 전기의 사상을 대표하는 논문과 후기를 대표하는 논문, 그리고 전기에서 후기로 사유의 전회(전향)를 보여주는 논문들이 모두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이데거 하면 떠올리곤 하는 유명한 ‘언어는 존재의 집’이란 구절이 들어 있는 「휴머니즘 서간」이 수록된 책이기도 하다.

    [이정표]는 하이데거 사유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의 전기 사유의 대표작 「근거의 본질에 관하여」와 후기 사유의 대표작 「휴머니즘 서간」은 물론, 전기 사유에서 후기 사유로의 도약을 대표하는 작품인 「진리의 본질에 관하여」 등이 수록되어 있는 것이 [이정표]다. 따라서 우리는 [이정표] 안에 그려진 존재의 이정표에 따라 하이데거의 존재사유의 도정에 동행함으로써 이제까지 전통적 형이상학에서 존재자의 차원에서만 거론되어 오던 근거의 본질과 진리의 본질, 그리고 인간의 본질이 그야말로 저 감추어진 근원에서부터 자신을 내보이는 것을 보게 된다. 즉 근거의 본질, 진리의 본질, 그리고 인간의 본질이 종래의 형이상학적 개념 규정을 가능하게 하면서도, 감추어져 있던 저 은닉된 존재 진리의 빛 속에서 새롭게 조명되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존재와 시간]으로 대표되는 존재의 의미에 관한 물음, 그리고 존재의 의미에 관한 물음으로부터 후기 존재사유로의 이행을 상징하는 전향의 의미, 마지막으로는 후기 존재사유의 핵심적 사태인 ‘탈존’과 ‘존재’가 의미하는 바를, 하이데거의 육성을 통해 만나보는 값진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소장학자(신상희와 김선일)의 10여 년에 걸친 뼈를 깎는 번역작업

    이 책의 번역자 두 사람은 오랫동안 하이데거만 연구해온 소장 연구자들이다. 특히 신상희는 하이데거가 가르쳤던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하이데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들이 하이데거의 『이정표』 번역에 공을 들인 세월은 10년이 넘는다. 그만큼 지난한 작업이었다. 이 책에서는 이들 각각의 연구 성과를 그대로 반영하려는 의도에서 서로 다른 번역어들을 두 사람의 의도에 따라 살려두었다. 이를테면, 하이데거 철학의 핵심어인 Da-Sein의 경우, 신상희는 ‘터-있음’으로 옮겼지만, 김선일은 ‘현-존재’로 옮겼다. 이 둘 사이의 차이가 이들 각각의 연구성과를 반영하는 것이기에 무리하게 억지로 통일시키지 않았다. 앞으로 충분하고 오랜 논의를 거친 뒤 하나의 번역용어로 통일하는 숙제가 철학 연구자들에게 남아 있다 하겠다.




    존재의 진리를 찾아가는 사유의 ‘이정표’

    하이데거의 사유는 존재로의 도정이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하이데거의 존재사유는 하나의 별을 향해 다가서는 것, 단지 이것뿐이다. 그런데 존재는 하이데거의 존재사유의 길이 이르고자 하는 목적지일 뿐 아니라 그 길 자체를 밝혀주는 빛이 된다. 마치 깜깜한 한밤중에 하늘의 별은 나그네의 여정을 안내하는 길잡이가 되듯, 존재의 빛은 존재사유의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된다.

    이정표는 존재의 이정표다. 이정표는 우리에 의해 임의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만약 우리가 아직까지 그러한 편견을 고집한다면, 그것은 주관주의적 형이상학의 오만에 불과하다. 오히려 우리는 이미 존재의 빛 안에 들어서 있는 것이며, 존재의 빛이 끊임없이 우리에게 닥쳐오면서 존재에 이르는 길을 열어준다. 그렇다면 존재를 향한 사유는 그것의 도정을 비추는 존재의 빛에 순응해야 한다. 끊임없이 우리에게 닥쳐오는 존재의 빛을 그 빛이 제시하는 이정표에 따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감내할 때, 우리는 비로소 존재의 진리에 도달한다.



    존재자에서 존재 사유로의 전향

    『존재와 시간』의 주요 과제는 존재망각의 근본경험 속에서 존재의 진리를 사유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유는 기존의 형이상학적 사유와는 ‘다른 사유’로서 주관성을 포기하는 사유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에서의 존재사유가 『존재와 시간』에서는 충분히 이행(履行)된 바 없다. 『존재와 시간』에서의 언어는 존재사유를 뒤따라 ―이행하고 더불어― 이행하기에는 불충분한 형이상학적 차원에 머물러 있다. 이런 까닭에 『존재와 시간』제1부 제3절인 『시간과 존재』가 보류되었는데, 이러한 보류로 인해 『존재와 시간』이 지향하던 존재사유는 한층 더 어려워졌다. 때문에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에서의 방향전환을 시도한다. 이것이 바로 저 유명한 존재사유의 전향이다. 전향의 조짐이 처음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은 「진리의 본질에 관하여」라는 강연(1930년)인데, 이 강연에서 비로소, 전체 안에서의 존재자의 은닉, 즉 존재의 은닉이 문제시되며, 거기에로의 도약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렇다고 해서 전향 이후의 존재사유가 『존재와 시간』의 입각점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향 이후의 존재사유는 존재망각의 근본경험 속에서 거기에 감추어져 있는 존재의 진리를 수호해 존재의 존엄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이 ‘다른 사유’를 한층 더 강화한다.

    [존재와 시간]에서는 세계-내-존재로서의 현존재가 사유의 중심이었으나, 전향 이후로는 존재 그 자체가 사유의 중심이 된다. [존재와 시간]에서는 현존재의 존재이해를 실존론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존재를 향한 사유가 이루어졌다면, 전향 이후로는 존재로부터 존재자를 향한 사유가 전개된다. 그러나 이렇다고 해서 전향이 하이데거의 사상 자체의 전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길은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나갈 뿐이다. 물론 도중에 장애물이 있으면 우회하기도 하나, 길은 궁극적으로 오직 하나의 목적지만을 갖는다. 이것은 하이데거의 사유의 길에도 해당한다. 존재 그 자체야말로 그가 사유의 길을 따라 찾아가고자 하는 하나의 별이 된다. 하이데거의 사유는, 한 마디로 말하자면 존재로의 도정에 있다. 다만 전향을 통해 하이데거의 강조점은 “존재의 열려 있음에 직면해 있는 인간 현존재의 열려 있음”에서 “존재 자체의 열려 있음”으로 옮겨질 뿐이다.

    그러니까 이른바 전향이란 하이데거가 인간 현존재로부터 존재에로 이르려는 사유의 길을 포기한 채 바로 직접 존재에 맞닥뜨림으로써 이제는 오히려 존재로부터 인간 현존재로 나가고자 하는 방법론적 전향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의 사유의 길은 비록 그때마다의 필요성에 따라 존재의 의미에 관한 물음, 존재의 진리에 관한 물음, 존재의 장소에 관한 물음으로 전개되지만, 이 세 가지의 물음들은 존재에 이르는 하나의 도정에 있는 것이다.



    후기 존재사유의 핵심 ‘탈존’

    하이데거의 존재사유를 꿰뚫는 중심축은 존재와 인간의 공속이다. 존재의 열려 있음 안에 인간은 이미 들어서 있기에 인간은 비로소 인간이 된다. 존재이해가 인간의 본질을 규정한다. 따라서 하이데거는 종래의 형이상학에서 망각되었던 인간의 본질을 ‘탈존’(Eksistenz)이라 규정한다. 즉 탈존이란 바로 ‘인간이 이미 존재의 밝음 안에 들어 서 있음’, ‘존재의 밝음 안에로의 탈존’을 뜻한다.

    인간의 본질은 탈존이다. 탈존은 인간이 존재의 밝음 안에 서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은 존재와의 본질적 관련 안에 있다. 그러나 형이상학은 존재는 물론이거니와 인간과 존재의 본질적 관련을 망각했기에, ‘이성적 동물’이라는 인간에 대한 전통적 정의에서 볼 수 있듯, 인간과 생물의 육체적 유사성을 근거로 인간의 본질을 생물의 영역에 한정한다. 그러나 우리는 비록 인간과 생물의 육체적 유사성으로 인해 어쩌면 모든 존재자 중 생물을 가장 사유하기 어려운 존재자로 여길는지 모르나, 인간은 탈존하되 생물은 탈존하지 않는 한, 인간과 생물의 본질적 차이를 읽어내야 한다. 말하자면 생물은 존재의 밝음에 관여하기는커녕 충동의 영역 안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요, 때문에 인간과 생물 사이에는 결코 넘을 수 없는 심연(深淵)이 있는 것이다. 오히려 우리가 주목할 것은 인간과 신적인 것의 친숙한 관계다. 인간은 죽는 자이고 신적인 것은 죽지 않는 자이기에 우리는 신적인 것이야말로 인간으로부터 본질적으로 멀리 떨어진 존재자라고 여기고 마나, 그러나 인간의 본질과 신적인 것의 본질 사이에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간과했던 친숙함이 있다. 인간은 생물과 신적인 것 사이의 존재자로되, 유한자의 영역을 넘어서 신적인 것과 하나가 되고픈 동경을 간직한 존재자가 아니던가? 바로 거기에 인간의 아름다우면서도 서글픈 운명이 숨어 있다.

    인간의 본질은 존재의 밝음에로의 탈존이다. 탈존은 인간이 이미 존재에 의해 존재의 진리 안에 던져져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존재의 진리는 은닉된 채 인간에게 도래한다. 따라서 인간은 존재의 진리를 심려하는 가운데 새롭게 밝아오는 존재의 역사적 운명에 순응함으로써 존재의 진리를 수호해야 하는 것이며, 여기에서 우리는 하이데거의 존재사유가 그려내는 이상적 인간상으로서의 존재의 목자를 만나게 된다. 존재의 목자는 인간의 본래적 존엄성을 구현한 인간의 모습인 것이다.

    그런데 존재의 목자로서의 인간이 갖는 의미가 존재의 진리와의 탈자적 관련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존재이해 안에서 비로소 존재자가 존재자로서 드러나는 한, 존재의 목자로서의 인간은 존재의 진리 안에서, 즉 존재의 빛 안에서 비로소 존재자를 본연의 존재자로서 존재하게 한다.

    존재의 진리의 빛 안에서 비로소 역사와 자연은 물론이거니와, 인간의 세계로부터 사라졌던 신과 신들도 자신의 고유한 의미 안에서 등장한다. 따라서 존재의 목자란 존재의 진리를 수호함으로써 비로소 존재자를 그것의 고유한 의미 안에서 존재하게 하는 막중한 자신의 책무를 다하는 본래적 인간의 모습이다.



    하이데거가 그려낸 존재의 이정표에 맞추어 걸어보자

    이제 우리는 하이데거가 그려낸 존재의 이정표에 맞추어 하이데거와 더불어 존재사유의 경험을 겪어보고자 한다. 그런데 존재사유는 단순 소박하기에, 이러한 단순 소박함이 우리를 존재사유로부터 멀게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우리가 철학이란 이름으로 갖고 있는 편견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마치 헤겔이 요구했던 것처럼 절대적 지의 형태를 취하는 그러한 지혜를 추구한다. 우리는 철학이란 이름으로 세계사적 명성을 가진, 그래서 단지 대가들에게만 이해 가능한 비범한 형태의 사유를 추구하거나, 동시에 과학적 인식과 그러한 인식의 연구 계획의 양식에 따라 사유를 표상하거나, 실천이 거둔 인상적이며 성공적인 업적에 의해 행동을 평가한다.

    그러나 앞으로의 사유는 그야말로 단순 소박한 ‘지혜에 대한 사랑’이 되어야 한다. 사유가 존재의 언어에 이르는 눈에 띄지 않는 고랑을 놓을 때, 이것은 농부가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들길을 따라 내고 있는 고랑보다는 덜 눈에 띌지 모르나, 우리는 바로 이러한 고랑 속에서 오늘날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세기적 위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의 씨앗을 엿보게 된다.




    이 책은 20세기 철학계의 새로운 장을 연 철학자 하이데거의 논문을 모은 책이다. 하이데거는 전통 형이상학이 존재자와 존재의 존재론적 차이를 망각한 채 존재물음을 제기함으로써 그 물음의 참다운 밑바탕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경험한다. 『이정표』에 수록된 일련의 논문들은 존재의 진리의 터전에 다가가 머물고자 하는 사유의 그 유일한 길 위에서 흔적으로 남아 잇는 그때마다의 발자취들이다. 이 책 속에 들어 있는 논문들을 통해서 그의 존재사유의 도정을 함께 따라 걸어가다보면, 우리는 전통적인 형이상학에서 존재자의 차원에서만 거론되어 오던 근거의 본질, 진리의 본질, 그리고 인간의 본질이 그야말로 저 감추어진 근원에서부터 자신을 내보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근거의 본질, 진리의 본질, 그리고 인간의 본질이 종래의 형이상학적인 개념을 가능하게 하면서도, 감추어져 있던 저 은닉된 존재 진리의 빛 속에서 새롭게 조명되는 것을 알 수 있다을 것이다.

    목차

    『이정표』저자와 작품에 대한 해제|이선일

    근거의 본질에 관하여

    진리의 본질에 관하여

    휴머니즘 서간

    마르부르크 대학에서의 마지막 강의로부터

    칸트의 존재 테제

    헤겔과 그리스인들

    글의 출처에 관하여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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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M.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89.09.26~1976.05.26
    출생지 독일 슈바르츠발트
    출간도서 38종
    판매수 5,045권

    1889년에 독일의 작은 마을 메스키르히에서 태어났다.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신학과 철학을 수학하고, 1914년에 동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이데거는 동대학교에서 에드문트 후설의 조교로 일하면서 1916년부터 강단에 섰고, 1923년부터 마르부르크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다가 1928년에 후설의 후임으로 프라이부르크대학교로 돌아왔다. 1927년 [존재와 시간]의 출간으로 하이데거는 세계적인 철학자가 되었다. 나치 집권 시기였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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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선임연구원이며, 가톨릭대와 세종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하이데거의 기술의 문제』『하이데거 『존재와 시간』』『하이데거『언어로의 도상』』이 있고, 역서로는 한길사에서 펴낸 『칸트와 형이상학의 문제』 그밖에『이데올로기의 시대』『마르크스 레닌주의의 실천논쟁』이 있다. 논문으로는「하이데거와 현대성 비판의 문제」「환경철학과 하이데거의 존재사유」「열려 있음의 미학: 하이데거와 장자의 비교를 중심으로」「하이데거의 칸트 읽기」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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