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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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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자본의 첨단 공간, 도시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전국을 달궜던 행정수도 이전 문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청계천 복개, 서해안 시대를 개척한다는 구호와 함께 시작했던 새만금 간척공사, 최근 지율스님의 단식으로 화제가 되었던 천성산 터널 공사 등 국토는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그 형태가 계속 변형되고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왜 똑같은 땅덩어리인데도 서울 강남의 땅값은 지방보다 비쌀까. 왜 기업들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일까? 이러한 공간 변형과 확장은 환경 문제나 기업 활동이라는 직접적인 문제와 연관지어 이슈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검토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기도 하다. 마르크스주의적인 설명방식에 따르면 이는 자본이 보다 원활하고도 신속한 이윤 재창출을 위해 끊임없이 공간을 재배치하고 바꾸어가는 활동을 함으로써 일어나는 사태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는 초기부터 이러한 공간 확대와 재배치를 주요한 생명원으로 삼아왔다. 우리가 '제국주의'라는 용어로 규정하는 식민지 쟁탈전은 그 대표적인 사례인 것이다.

    지구적인 차원에서는 물론이지만 하나의 도시에서도 이러한 공간 재배치는 격렬하게 일어난다.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과 같은, 우리에게 익숙한 말들이 바로 이러한 자본의 활동을 그 본질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도시는 자본주의적 공간 재배치의 역동성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도시는 전체 사회 공간에서 자본의 순환과정을 가장 고밀도로 집적하여 보여주는 곳이며 결국 자본주의의 등장과 발달 과정은 전체 사회공간을 도시화시켜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르크스주의자인 데이비드 하비는 바로 이러한 공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계속해왔다. 그의 전공이 지리학이라는 점은, 마르크스주의자가 일반적으로 취하는 전공으로는 낯설지만, 바로 이것을 가장 명료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자신의 핵심적 이론인 '역사적 유물론'을 통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역사 속에서 전개되어가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파한 바 있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상대적으로 공간에 대한 연구에서는 미진한 점을 보였으며, 이는 '제국주의론'을 전개한 레닌에 의해 보완되면서 마르크스주의에서 새로운 국면을 점하게 된다. 하비는 상대적으로 보아 시간을 중시했던 마르크스와 공간을 중시했던 레닌의 이론을 서로 연결시키려 하며, 독자적인 이론체계라 할 수 있는 '시공간론'을 전개한다.



    왜 19세기의 파리인가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에 필적하는 지적 스펙트럼


    하비는 자신의 '시공간론'을 바탕으로 파리를 탐구한다. 파리를 대상으로 삼아 그가 이제껏 천착해왔던 자본이 지리공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그 지리공간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30여 년간의 그의 저작 가운데서도 이 책은 프랑스의-또는 유럽사의-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혼란스러운 시기를 예리하게 포착해내는 역작이다. 그는 모더니티의 두 가지 개념이 제1제정 뒤의 파리에서 자양분을 얻었다고 가정한다. 하나는 부르주아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계급의 시민들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사회공화국"이라는 개념이다. 하비는 수십 년간에 걸친 이러한 상충하는 움직임이 1848년의 혁명으로 이어지고 파리 코뮌의 마지막 날들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을 기술하였다. 이 책은 당시의 수많은 자료 사진과 도미에 등의 유명한 삽화가들의 그림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 이런 자료들은 당시 엄청난 변화를 겪었던 파리라는 도시의 대조적인 모습을 잘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비는 발자크와 보들레르 같은 낭만주의 소설가들의 작품을 적절하게 인용하면서 부동산이나 노동시장의 역동성 등을 세밀하게 분석한다. 상반되는 주요 자료들에 대한 그의 철저한 분석과 문학적 묘사를 따라가는 동안 어느덧 당시 파리의 전체적 모습을 파악하게 된다. 이런 내용을 담은 하비의 책은 오늘날 최첨단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도시와 공간의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마련해줄 수 있다. 사실상 파리는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도시였다. 하지만 이 도시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같은 근대성의 주형이 된 것은 제2제정기였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낭만과 예술의 도시 파리'는 그때부터 자본의 철저한 공간전략에 의해 창출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1848년과 1871년의 실패한 혁명 사이의 기간에 파리는 엄청난 변형을 겪었다. 이 도시의 전설적인 지사인 오스망 남작은 파리의 물리적 개조를 총지휘하여, 도시의 중세적 설계를 없애고 오늘날까지도 도시를 지배하고 있는 큰 대로를 만들어냈다. 이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고위 금융계에게 지배되는 자본주의의 새로운 형태와 근대적 소비자 문화가 이 시기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그 포괄적인 사회적ㆍ물리적 변화는 새로운 문화적 반응인 "모더니즘"을 끌어냈지만, 계급 노선에 따른 이 도시의 양분 상황이 더욱 심화되기도 했다. 그 결과, 1871년에 파리 코뮌이 일어났고 피비린내 나는 탄압이 자행되었다. 이 사건은 이 책에서 자세하고도 생생하게 다뤄지고 있다. 사회적ㆍ경제적 힘에 대한 설명을 서술의 핵심에 확고하게 배치하고 있는 하비는 인문학, 철학, 경제학, 사회학을 아우르는 학제적인 연구와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 근거한 냉철한 이성으로 이 긴요한 시기를 드라마틱하면서도 파노라마와 같이 풀어낸다.



    역사·사회·문화를 종합한 학제적 상상력의 힘

    과거에 국내에서 나온 하비의 저서들은 주로 시공간 분석을 중심으로 한 정치경제학적 논의였기 때문에 이론서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이 책은 좀더 다양한 분야를 두루 아우르며 이 시기에 발달했던 문화를 수많은 각도에서 조망하고, 거기에서 얻은 관찰을 통해 보편적인 종합을 보여주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저자의 다른 책에 비해 생생하고 구체적인 도판들과 설명을 훨씬 많이 담고 있다. 용어나 개념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단점은 그 때문에 불가피한 것일 수도 있지만, 복잡하기 짝이 없는 현상을 해명하는 기술방식은 대단히 탁월하다. 마치 파리가 인격을 지닌 자본주의적 주체인 것처럼, 그 속에서 황제와 오스망, 부르주아와 노동자 계급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근대화 과정 자체를 중심축으로 삼아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또한 발자크와 보들레르의 문학적 묘사를 통해 파리는 하나의 생물체처럼, 말 그대로 정치하는 신체로 다루어지고 자세하고 생생하게 이해된다. 탁월한 도시지리학자인 하비는 그야말로 문학,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지리학을 아우르는 학제적인 연구를 통해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탁월하게 현상을 종합해서 보여준다.

    목차

    서문: 단절로서의 근대성



    1부 묘사: 파리 1830~1848

    1. 근대성의 신화: 발자크의 파리

    2. 신체정치를 꿈꾸다: 혁명적 장치와 유토피아 요강, 1830~1848



    2부 물질화: 파리 1848~1870

    3. 프롤로그

    4. 공간관계의 조직

    5. 화폐, 신용, 금융

    6. 임대료와 부동산 이권

    7. 국가

    8. 추상적ㆍ구체적 노동

    9. 노동력의 판매와 구매

    10. 여성의 여건

    11. 노동력의 재생산

    12. 소비자중심주의, 스펙터클, 여가

    13. 공동체와 계급

    14. 자연적 관계

    15. 과학과 감정, 근대성과 전통

    16. 수사법과 표현

    17. 도시 변형의 지정학



    3부 코다

    18. 사크레쾨르 바실리카의 건설



    원주

    그림 목록

    표 목록

    참고문헌

    그림 출처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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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데이비드 하비 (David Harvey)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35~
    출생지 영국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35년 영국에서 태어났으며, 1962년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지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계적인 지리학자이자 사회이론가로 손꼽히는 데이비드 하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인문학자 20인’에 뽑히기도 했다. 마르크스주의의 여러 분파 가운데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유연한 마르크스주의자로 평가받는 하비는 마르크스의 계급 개념을 재구성하는 한편 앙리 르페브르의 ‘도시에 대한 권리’ 개념을 되살려 도시화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자본주의 역학을 날카롭게 분석해냈다. 지리학 연구에서 탁월한 업적을 쌓은 학자에게 수여하는 세계적 권위의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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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화(Kim Byunghwa) [역]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에서 고고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꼭 읽고 싶은 책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마음에서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옮긴 책으로는 [마주침의 정치], [음식의 언어], [세기말 빈], [저자로서의 인류학자], [역사가 사라져갈 때], [투게더], [무신예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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