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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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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잠시도 입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에너지 300%의 유리는 자기도 부회장을 한번 해 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부회장 같은 것에는 하나도 관심이 없었지만, 부회장이 된 언니가 부회장 임명장을 보여주며 자랑하는 것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부회장이 되는 건 아주 중요하고 멋진 일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유리만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었어요. 부회장 후보로 나서고 싶은 사람은 칠판 앞으로 나오라는 선생님의 말에 유리네 반 아이들 중 세 명만 빼고 모두가 앞으로 나왔거든요. 경쟁은 치열했지만 평소 말하기 하나만큼은 자신 있던 유리는 어떤 부회장이 될 것인지 재미있고 멋지게 일장 연설을 했고, 당당히 여자 부회장이 됩니다. 그런데 부회장이 된 뒤부터 유리는 마음껏 떠들지도 신나게 놀지도 못하게 되었어요. 부회장이 된 유리에게 선생님과 친구들이 부회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요구하기 시작했거든요. 심지어 부회장이 된 뒤로 변했다며 친구들에게 손가락질까지 받게 되지요. 과연 유리가 예전처럼 마음 편히 웃고 떠드는 날이 다시 올까요?

출판사 서평

신나게 놀고 마음껏 떠든 아이가
자기 목소리를 가진 어른으로 자란다


아이들은 어디에서나 웅성웅성 시끌벅적합니다. 마치 조용한 거라면 질색이라는 듯이 말이지요. 어른들이라면 대부분 아이들 서너 명만 모여도 각자 조금씩 떠드는 소리가 모여 귀가 먹먹해지는 경험을 해 보았을 거고요. 그런데 이제 아이들은 신나게 떠들고 엉뚱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일을 열심히 하며 크고 작은 소동을 일으키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꼼짝 않고 바르게 앉아 있을 것을, 쉬는 시간에는 아무런 사고도 일어나지 않을 것을 강요받는 현실이니까요. 수업 시간 동안 꼼짝 않고 바르게 앉아 있는 아이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우리 애들 너무 훌륭하죠?”라고 말하는 선생님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떠들 수 있는 틈은 없습니다.
[어쩌다 부회장]은 아이들에게 자꾸 조용하라고 얌전하라고 말하는 어른과 이런 어른에게 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아이의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공부는 못하지만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한 주인공 유리, 유리의 사촌이기도 한 말이 없는 모범생 시하, 착하고 잘생겨서 인기 만점이지만 유리만 보면 인형 놀이를 하자고 조르는 유리와 어릴 때부터 친구인 우성, 말끝마다 라임을 붙이는 참견쟁이 아빈, 어딘지 모르게 비관적이고 사색적이며 어른스러운 영혜. 학급 임원을 선출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이 이야기 속 아이들은 흔들리고 갈등합니다. 하지만 곧 자기가 하고 싶은 행동을 하고 자기다운 말을 하며 각자 주인공인 삶을 살아가지요. “너희, 이름을 싹 다 적어서 선생님께 낼 생각이야.”라고 말하던 유리의 마지막 대사는 이렇습니다. “난 다시는 부회장이 되지 않을 거야. 떠든 친구들 이름을 적는 일은 나와 어울리지 않거든.”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유리의 당당한 태도에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어쩌다 부회장]에서 처음부터 떠드는 아이는 주인공 유리뿐입니다. 하지만 결말로 치달으면서 유리의 친구들이 하나둘씩 떠들기 시작하고, 마지막에는 모두 다 신나게 떠드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아이들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이렇게 왁자지껄 밑도 끝도 없이 떠들고 있는 모습 아닐까요? “아이들에게 자꾸 조용하라고 얌전하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이제 다시는 어린이가 될 수 없는 어른일 거예요. 마음껏 떠든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 목소리를 가진 어른이 될 거예요.”라는 작가의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학급 임원 같은 건 모르겠고요,
우리는 그냥 신나게 떠들고 놀고 싶어요!“


[어쩌다 부회장]은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의 욕심으로 대통령 선거 못지않은 각자의 욕망이 꿈틀대는 현장이 되어 버린 초등학교 임원 선거의 민낯을 들여다봅니다. 임원 선거를 둘러싼 학생, 부모, 선생님의 입장이 때로는 익살스럽게 때로는 날카롭게 표현되어 있지요. 부회장 됐다는 소식을 전하는 유리에게 “아이고, 그런 번거로운 건 뭐하러 했니? 그런 거 되면 엄마가 해야 할 일도 많단 말이야.”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는 엄마, 임원이 되려면 공부를 잘해야 하는지 잘 생겨야 하는지 친구들과 사이가 좋아야 하는지 착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는 아이들에게 무엇 하나 시원하게 답하지 못하고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어요.”라는 말만 반복하는 선생님은 아이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우리 어른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결국 아이들은 스스로 그 답을 찾아갑니다. “회장과 부회장은 높거나 낮은 게 아니라 각자 조금 다른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말이지요. 그리고 “학급 임원 같은 건 모르겠고요, 우리는 그냥 신나게 떠들고 놀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동화적 쾌락을 상승시키지요.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내는 생기 있는 에피소드와 허를 찌르는 결말이 인상적입니다.

추천사

실제 학교 교실에 담긴 에너지가 100이라면 동화에 나오는 교실 장면의 에너지는 얼마쯤일까. 동화 속에 등장하는 어린이들이 교실에서 친구와 떠들고 움직이는 시간은 대부분 쉬는 시간이거나 점심시간일 테니까 일단 어마어마하게 시끌벅적해야 맞다. 그런데 동화 속 교실 장면은 대부분 생각보다 차분하고 선생님과 아이들 사이에는 또박또박 정리된 대화가 오간다. 활발한 교실 장면에서도 에너지는 많이 잡아도 50이 안 되는 것 같다. 이럴 때 동화 안에 들어선 어린이 독자는 갑갑함을 느낀다. “여기는 우리 교실이 아니야.”라거나 “내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 동화에는 100% 충전된 교실의 에너지가 있다. 교실 안을 비추는 모니터의 해상도는 아주 높고 어린이들의 목소리는 잘 들리고 표정이 수시로 바뀌는 배경 화면은 환하다. 무엇보다 여기에는 동화 속 인물로 그려진 ‘친구’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진짜 ‘친구들’이 있다. 친구들은 잠시도 멈추지 않는다. 달리고 구르고 미끄러지고 안고 같이 뛴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애들이다.”라고 백 번 쓰면서 다 같이 웃는다. 낯선 어른들이 들여다본다면 당장 귀를 막고 조용히 하라고 소리칠 것 같은 곳, 이곳이 바로 진짜 교실이다.
아무리 멋진 책이라고 해도 거기 내 친구들이 없다면 쓸쓸하다. 그동안 우리 동화 속 교실에는 많은 감정과 생각과 멋진 주제들이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친구들이 없었다. 송미경 작가는 말없는 시하와 말 안 하기 놀이를 제안하는 동훈이와 늘 엎드려 있는 영혜와 삐용삐용을 외치는 아빈이를 우리에게 소개한다. 뿐만 아니다. 이 교실에는 좋은 회장이 되고 싶은 다솔이와 더 좋은 부회장이 되고 싶지만 잠시도 입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에너지 300%의 주인공 유리가 있다. 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동화를 읽는 시간은 신난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시간은 잠깐이지만 우리는 그 짜릿함을 오랫동안 잊지 못한다. 이 동화를 읽는 시간도 그렇다. 작가는 휘몰아치듯이 우리를 데리고 이야기의 줄넘기를 하고 친구들 사이의 장애물 달리기를 시킨다. 행복한 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간다. 가장 좋았던 하루의 수업 끝 종이 아쉽게도 너무나 금방 울려버리는 것처럼.
- 김지은 / 문학평론가

목차

- 부회장이 되었어!
- 다시 뽑은 부회장
- 백 점 받고 싶어!
- 떠드는 아이들

본문중에서

“이런 방법으로는 안 되겠어요. 자기가 생각했을 때 나는 부회장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자리로 되돌아가 앉으세요.” 그러자 아빈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공부를 잘해야 하나요?”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어요.” 선생님은 조금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공부를 잘해야만 한다면 나는 부회장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말을 굉장히 잘하지만 받아쓰기 점수는 형편없다. 나는 받침을 제대로 쓰는 게 아직 어렵다. 그리고 수학은 거의 모른다고 하는 편이 맞을 거다. 수를 세는 건 곧잘 하지만 수를 가지고 더하거나 빼거나 뭔가를 하는 일은 아직도 익히지 못했다. 다른 친구들도 너도나도 선생님께 질문을 했는데 선생님은 그때마다 이렇게 대답했다.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어요.” 선생님의 말을 종합해 보면 부회장은 꼭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되고, 꼭 잘 생겨야 하는 것도 아니고, 꼭 친구들과 사이가 좋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꼭 착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자 나는 점점 더 부회장 자격이 회장 자격보다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 pp.13~15)

“저는 우리 모두 이미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행복할 게 없는 교실이에요. 가끔 선생님의 달랑거리는 호루라기 목걸이가 신경 쓰일 때도 있지만 그것도 재미있습니다. 삐용삐용 같은 소리를 내는 친구도 있지만 우리 반 아이들은 친절하게 그 소리도 참아 넘깁니다. 저는 이 교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런 평화가 깨어지지 않도록 지켜 낼 것입니다. 교실이 갑자기 무너지거나 괴생명체가 나타났을 때를 대비해 제가 모든 것을 항상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폭풍이나 지진에도 대비하겠습니다. 우리가 모두 행복한 채로 어른이 되려면 제가 우리 반의 부회장이 되어야 합니다.” 선생님은 내 말에 집중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내 말을 들으며 몇 번 웃었고 결국 나는 세 표나 얻어서 우리 반의 여자 부회장이 되었다. 남자 부회장은 세 표를 얻은 이진수가 되었다. 진수가 각오를 발표할 때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춰서 세 표나 얻은 것 같다. 물론 한 표는 내가 내 이름을 적어 넣은 거라 내가 부회장이 되길 바란 아이는 두 명 뿐이지만, 진수도 자기 이름을 적어 넣었을 테니 문제 될 건 없다.
(/ pp.21~23)

멋진 연설을 한 동훈이가 엄청나게 많은 표를 얻고 부회장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 담임선생님은 그다음 날부터 동훈이를 남자 부회장으로 뽑은 것을 후회했다. 동훈이는 다음 날 부회장이 된 기념으로 집에서 기르는 ‘우크렐레냐아니냐’라는 긴 이름의 개를 데리고 왔고, 그다음 날엔 유리창에 던지면 스파이더맨처럼 끈적하게 미끄러져 내려오는 젤리 공을 일곱 개나 가져왔고, 그다음 날엔 슈퍼 풍선껌을 가지고 왔기 때문이다. 우린 쉬는 시간에 그 슈퍼 풍선껌을 씹고 어마어마하게 큰 풍선을 불었다가 얼굴이며 머리카락에 껌이 달라붙어서 단체로 보건실에 가서 글리세린으로 머리를 닦아 내야 했다. 하지만 우리 반 아이들은 새로운 남자 부회장 동훈이가 마음에 들었다. 동훈이는 선생님이 아무리 화를 내도 매번 부회장이 된 기념으로 우리를 위해 용감한 일들을 벌였으니까.
(/ pp.39~41)

하지만 나는 그날 밤 잠들기 전에 다시는 부회장은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부회장이 하는 일이 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떠든 친구들 이름을 적는 일은 나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난 우리 반 아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아이들인 게 좋고, 내가 누구보다 시끄러운 아이라서 좋다. 앞으로도 친구들과 함께 실컷 떠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거라면 자신 있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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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73~
출생지 서울특별시
출간도서 28종
판매수 9,042권

2008년 [학교 가기 싫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로 웅진주니어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돌 씹어 먹는 아이]로 제5회 창원아동문학상, [어떤 아이가]로 제54회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았다.
그동안 쓴 책으로 [가정 통신문 소동], [통조림 학원], [복수의 여신] [봄날의 곰], [바느질 소녀], [나의 진주 드레스], [어쩌다 부회장(떠드는 아이들 1)], [이상한 아이 옆에 또 이상한 아이(떠드는 아이들 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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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대학에서 시작디자인을 공부했고, 게임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만화무크지 '보고'에 「하재욱의 하루」를 연재했고, 홍대 상상마당에서 드로잉 수업 「디어 라이프」를 진행했다. '어제 떠난 사람들이 간절히 원했던 오늘 하루' '고마워 하루' '안녕 하루'를 쓰고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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