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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의 난 : 김도연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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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도연
  • 출판사 : 문학의숲
  • 발행 : 2017년 11월 25일
  • 쪽수 : 220
  • ISBN : 9791187904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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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어느 날 사랑하는 가족들이 누에가 되었다!

기억 꿈 현재를 오가며 펼쳐놓는 슬프고도 따스한 가족 이야기 『누에의 난』. 중앙신인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무영문학상, 강원문화예술인상을 수상하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소설가 김도연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 이전의 작품들에서 삶의 구슬픔과 애잔함, 인간성의 모순 등을 그려왔던 작가는 『누에의 난』에 가족의 사랑과 따스함을 오롯이 담았다. 누에를 키우다가 누에가 되어버린 가족. 애벌레가 고치를 짓고 나방이 될 때까지…… 주인공은 누에를 키우며 어린 시절 갑작스럽게 닥쳐온 불행에 대한 상처를 대면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간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누에가 만들어내는 실처럼 길고 길게 이어진다. 5컷의 삽화가 책에 상상력을 더한다.

출판사 서평

깊은 밤 / 누에 한 마리 / 사각사각 뽕잎을 갉아먹는다 / 잠도 잊은 채 / 누에 한 마리 / 가늘고 고운 비단실을 토해내며 / 멀고 먼 길을 가고 있다 / 비단길이다 / 누에 한 마리 / 엄마, 아버지, 동생들 찾아 / 구만리장천九萬里長天을 날아간다. -작가의 말

과거 현재 미래로 연결된 운명을 깨닫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성장소설

소설가 김도연은 중앙신인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무영문학상, 강원문화예술인상을 수상하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4권의 소설집, 2권의 산문집, 5권의 장편소설을 출간했다. 『누에의 난』은 김도연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이전 작품들에서 삶의 구슬픔과 애잔함, 인간성의 모순 등을 그려왔던 작가는 『누에의 난』에 가족의 사랑과 따스함을 오롯이 담았다. 모든 사건의 원인이며 주인공의 심리를 대변하는 누에. 그 성장과정을 따라가며 주인공은 누에를 통해 어린 시절 갑작스럽게 닥쳐온 불행에 대한 상처를 대면하고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다.

“누에의 삶에는 약간 특징적인 데가 있어. 사람처럼 매일 자는 게 아니라 한 달 반 동안 딱 네 번만 잠을 자. 한잠, 두잠, 석잠, 넉잠. 잠에서 깨어나면 허물을 벗어. 뱀처럼. 그 나머지 시간은 오직 뽕을 먹는 일만 하고. …… 그렇게 줄기차게 뽕을 먹다가 때가 되면 먹기를 멈추고 고개를 쳐든 채 두리번거려. 고치 지을 장소를 찾는 거지. 저 누에들처럼. 변신할 때가 됐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는 걸 거야.”

직장에서 해고된 건식은 시장에서 누에애벌레를 만난다. 쪄서 말리면 약이 된다는 장사꾼 할머니의 수완에 넘어가 누에애벌레를 사게 된 건식은 어이없어 하는 아내, 호기심을 보이는 아들의 시선을 받으며 누에들을 위한 잠실을 준비한다.
그리고 다음 장에는 엄마가 빚보증을 서서 남의 빚을 갚아야 하는 건식의 가족이 등장한다. 아버지는 술 마시고 술주정으로 화를 풀고 엄마는 가족들이 사용하는 방까지 잠실로 만들며 누에를 키워 빚을 갚으려 한다. 중학교에 다니는 건식뿐만 아니라 건식의 여동생 예식이, 남동생 하식이, 농사철이 되면서 성실한 농사꾼으로 돌아온 아버지 모두 누에 키우는 일에 동원된다. 하루하루 뽕잎을 따서 누에들에게 먹이고 잠실을 따뜻하게 덥히며 정성껏 돌본다.

뽕잎 따러 갔던 가족들이 누에가 되어버렸다!
소년 건식은 가족들을 대신해 혼자서 누에를 돌봐야 한다
이것은 꿈일까 현실일까(소제목 위치 한 문단 아래로 변경)

어느 날 건식이 학교에서 돌아오니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저녁설거지하고 가족을 기다리지만 밤이 깊어가도 소식이 없다. 등짝에 붙은 서늘함을 없애기 위해 따뜻하게 데운 잠실 안으로 들어가 눈을 감았는데, 동생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엄마,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수많은 누에들 속에서 뽕잎을 갉아먹지 않고 고개를 들고 있는 네 마리의 누에. 엄마, 아버지, 여동생 예식이 남동생 하식이.
뽕잎 따러 산에 갔던 가족들은 왜, 어떻게 누에로 변해서 건식에게 말을 하고 있는 걸까. 이제 잠실 안의 수많은 누에를 돌보는 일은 오롯이 건식의 몫이 되었다. 누에가 된 엄마 아버지의 지도에 따라 산에 가서 뽕잎을 따고 그것을 누에들에게 먹이고, 찾아온 이웃 아줌마 아저씨도 상대해야 했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나도…… 누에가 되고 싶다.”고.

현재의 누에와 가족들 모습, 기억 속 누에와 가족들 모습이 교차되면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기억 속 꿈, 꿈속의 기억, 현재의 꿈, 그리고 현실. 어떤 게 진짜 있었던 일이고 그렇지 않은지 모르게 연결되는 장면들을 통해 상처가 너무 커서 외면했던 가족들과 누에에 대한 기억들을 꺼내 올린다.
건식의 아내는 말한다. “누에와 얽힌 어떤 기억들을 잘 정리했으면 싶어.”

“솜사탕 같은, 안개 같은 실이 솔잎 사이에서 둥그렇게 피어났다. 한없이 가느다란 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었다. 그 가운데에 누에가 있었다. 누에는 입에서 토해내는 가느다란 실로 처음에는 성기게,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촘촘하게, 마치 천을 짜듯 둥근 집을 지었다. 집 밖에서가 아닌 집 안에서. 그동안 줄기차게 먹었던 뽕잎을 실로 만들어서 문도 없는 집을, 한동안 스스로를 가둬버리는 집을 줄기차게, 맹렬하게 짓고 있었다. 번데기로 변해 또 다른 잠을 자기 위한 준비였다. 잠을 자는 동안 다른 천적들로부터 생명을 지키기 위한 집이니만큼 튼튼해야 했다.”

“이렇게 다시 누에를 만난 게 기뻐,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시절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새로 만들어가는 희망

어린 시절 엄마는 뽕잎을 썰면서 세 남매에게 누에에 관한 옛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줬다. 저녁에는 엄마가 차려준 냉이된장국 밥상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었다. 이제 성인이 된 건식은 누에가 고치 지을 잠박을 만들면서 아들에게 누에 이야기를 들려준다.그러는 동안 아내가 차린 냉잇국 밥상이 들어온다. 아스라이 잃어버린 슬픈 가족의 따스한 기억과 현재 건식이 만들어가고 있는 가족의 따스함이 대비된다.

우리는 누구에게나 그리운 시절이 있다. 설령 가족들이 누에로 변하지 않았더라도 부모님의 보살핌과 보호를 받던 시절. 상처받지 않기 위해 고치를 만들고 자신을 유폐시키던 시절. 그러나 언젠가는 고치를 뚫고 나방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성장해 가는 인간의 삶과 누에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누에의 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누에나방처럼 날개를 달 수 있기를,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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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71p_ “당분간 우리 가족이 누에로 변했다는 걸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하지 마라.” “누가 찾아와 물으면 뭐라 얘기해요?” “낮에 오면 산에 뽕 따러 갔다 그러고 밤에 오면 친척집에 일이 생겨 갔다고 해. 니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대답하면 될 게다.” “……왜요?” “이건 우리 집안의 일이다. 남들이 알면 웃음거리밖에 안 돼.” 납득이 가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또 어떤 면에선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말이었다. 하지만 건식은 내색하지 않았다. 비록 누에로 변하지 않아 혼자서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해야 하지만 누에로 변한 엄마 아버지의 위신을 생각하면 남들에게 쉽게 알 릴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사실이 동네에 알려지면 동물원 원숭이 구경 가듯 마을 사람들이 찾아올 게 틀림없었기에.

142p_ 길고 긴 어떤 이야기인 것만 같은 고치 속의 실을 팔목에 감고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길고 긴 이야기 속에 갇혀버린 것만 같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할 수가 없다. 사람이 누에로 변하다니. 이게 말이 되는 얘긴가. 누에로 변하는 꿈을 꿀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 누에로 변하다니. 나는 거의 누에번데기가 되어 누에고치 속에 갇혀 있고. 그럼 이게 꿈이란 얘긴가. 그렇다면 이 꿈은 언제까지 꾸어야만 되는 것일까. 이 꿈은 내게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왜 다른 사람도 아닌 우리 집에, 내게 도착한 것일까. 우리 가족이, 내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179p_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도 모른다. 그걸 알면 사람이 아니라 신이다. 우리는 그냥 지금에 충실하면 된다. 누에로 변한 우리야 종일 뽕잎 갉아먹는 게 전부라 힘들지 않지만 니는 많이 힘들 거다. 우리가 왜 그걸 모르겠냐. 하지만 우리가 누에로 변하고 싶어서 변한 것도 아니고 그건 니도 마찬가지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지금이다. 지금 신세타령이나 하며 한숨만 쉬면 그게 곧 나중의 지금이다. 세상 사람들도 모두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각자 말 못할 사정 하나쯤은 있을 게다. 거기에 휩쓸리면 나중에도 똑같은 일에 휩쓸린다. 그러니 쓸데없는 감정에 왔다갔다하지 말고 눈앞에 닥친 일을 해. 내가 볼 땐 그게 가장 좋은 지금이고 또 바람직한 나중으로 가는 길이야.”

저자소개

생년월일 -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에서 태어나 강원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강원일보, 경인일보 신춘문예, 2000년 제1회 중앙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0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십오야월', 장편소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산문집 '눈 이야기' 등이 있으며, 제3회 허균문학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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