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정창원의 시집 『나무의 꿈』. 이 시집은 정창원의 시 작품을 엮은 책이다. 크게 4부로 나뉘어 있으며 책에 담긴 주옥같은 시편을 통해 독자를 시인의 시 세계로 안내한다.

“정창원 시인의 시편들은 기본적으로 사물과 사물의 본연성을 모티브로 한다. 여기서 당위(當爲)와 실상의 괴리 문제가 대두된다. 윤리 문제다. 윤리적 어조가 기세를 높이는 즈음에 시는 위기에 직면한다. 꿈속에서마저 본질론자이기를 떨치지 못하는 목회자 시인의 내면에서 신앙적 자아와 심미적 자아는 길항(拮抗) 현상을 빚게 마련이다. 이는 정창원 시인이 풀어야 할 만만찮은 과제다.”
- 김봉군(시인·문학평론가·가톨릭대 명예교수)

■ 自序

제1부
시인詩人 / 나무의 꿈 / 문인文人 / 시집 / 시 시인 시집 / 자연 / 계절의 성욕 / 꽃을 먹다 / 쉰 / 지금 여기 / 밥값 / 인중 / 숨결 / 가난의 행복 / 폐지 스승 / 꽃 / 돈 / 기침 예찬 / 강물은 흐른다

제2부
내 나이 오십이 되어 / 영혼의 무게·1 / 영혼의 무게·2 / 보이더군 / 존재의 무거움·1 / 존재의 가벼움 / 존재의 무거움·2 / 밑줄·1 / 밑줄·2 / 자다가 깨어나 읽는 시 / 약한 아내 / 일심동체一心同體 / 1월의 발견 /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 / 2013년 계사년 12월 1일 / 뱀·1 / 뱀·2 / password / 학가산 온천에서 / 어른공부·1 / 어른공부·2 / 어른공부·3

제3부
말을 찾아서 / 일용할 양식糧食 / 득도得道 / 사후생死後生 / 인생론·7 / 오랜 친구 / 평화는 없다 / 호흡 / 책 읽는 시간 / 신문 읽기 / 공감 / 한가위 / 걸인의 행복 / 도스토예프스키 / 효자손 / 하나님의 눈물

제4부
목회 유전流轉 / 목사도 밥의 힘을 안다 / 내 마음의 난로 / 부활절을 보내며 / 목양일기·4 / 복음 / 예언자·1 / 예언자·2 / 카지노 복음 / 새해 작심 / 금식기도·3 / 제물祭物 / 어느 기도 / 목사는 농사다 / 꿈 / 목사공부

■ 작품 해설
정창원의 시 또는 심미적 아포리즘│김봉균

나무의 꿈

몇 그루의 나무를 베어야 한 권의 책이 될까.

나무는,
살아서 벌레들의 집이 되고
그 벌레를 잡아먹는 새들의 집이 되고
지나가는 바람과 구름과 햇볕과 별을 쟁여 두었다가
사람에게 쉼과 숨을 주기도 하다가
죽어서는, 제 몸 안에 들어와 살 사람들의
집이 되어주는 나무의 꿈

그러한 나무의 꿈을 담은
한 권의 책이 되기 위해
몇 그루의 나무가 더 베어져야 할까
공연히 나무의 목숨만 베 버렸지 싶은,
참수한 대가로 세상에 내놓은 것이
고작 문명文名의 허영을 위해서
나무의 꿈만 짓밟는 책, 책들이라니

여전히 나무는 자라고
여전히 나무는 한 권의 꿈으로 제본되고
훨훨 세상 속으로 날아가서
책 속에 사람이 살고
사람 속에 책이 사는
나무의 꿈, 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