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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보감의 한계를 극복하다

조선시대에는 산도를 산도·태실산도·산형도·형세도 등 다양한 용어를 사용하여 지칭하였음을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선왕실의 산도는 왕과 왕비의 능을 대상으로 하는 왕릉산도와 왕의 태를 대상으로 하는 태실산도 그리고 왕실구성원 본 책에서 왕실구성원이란 전주이씨 시조인 사공공 李翰과 추존 4왕인 목조·익조·도조·환조, 그리고 태조 이성계에서 조선 마지막 왕인 순종까지의 왕과 왕비를 의미하며, 이들의 직계자손까지를 포함한다.
의 원과 묘에 대한 왕실산도 본 책에서는 왕실산도를 왕실구성원의 陵園墓에 대한 산도와 태실산도 그리고 『선원보감』에 수록된 산도를 포함하여 지칭하였다.

로 구분하여 제작되었다. 그런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병화를 겪으면서 조선왕조의 많은 문헌과 문화재들이 소실되거나 사라져 학술적 접근을 어렵게 하고 있다. 산도분야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왕과 왕비뿐만 아니라 대군과 공주를 대상으로 하는 상당수의 왕실산도가 지속적으로 제작되었던 것으로 기록에는 전하지만 임진왜란 이전의 작품은 실전하지 않으며, 이후의 작품 또한 그 수가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문헌이 『선원보감』이다. 『선원보감』은 학술적 명암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선원보감』의 가장 큰 가치는 조선왕릉 전체에 대한 산도를 수록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선원보감』은 전주이씨 시조 사공공 이한과 추존 4왕인 목조·익조·도조·환조, 그리고 태조 건원릉에서 순종 유릉에 이르기까지 왕릉산도 전체를 수록하고 있다.

하지만 『선원보감』은 다음 세 가지 이유로 학술적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첫째는 조선왕조가 아닌 일제시대에 제작되었으며, 둘째는 조선왕조가 아닌 전주이씨 문중이 제작하였고, 셋째는 작품의 수준이 거칠고 산도 내에서 상당수의 오류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본 글은 『선원보감』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현실적 한계를 배경으로 출발하였으며, 『선원보감』 산도의 체계적인 비교·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하고자 한다.

조선시대에는 山圖를 陵殿圖ㆍ山形圖ㆍ形勢圖ㆍ胎封圖 등 다양한 용어로 지칭하였으며, 왕실에서는 왕릉산도(왕과 왕비 대상)ㆍ태실산도(왕자와 공주 대상)ㆍ왕실산도(왕 실 구성원 대상)로 구분하여 제작하였다. 왕실산도에 대한 자료와 연구가 많지 않은 가운데 이 책에서는 왕실족보의 한 유형으로 분류되는 『선원보감(璿源寶鑑)』에 주목하였다. 『선원보감』은 전주이씨 시조와 태조의 4대조 및 조선왕조 전체 왕릉에 대한 산도를 수록하고 있는 유일한 자료이다. 『선원보감』의 분석과 활용을 위한 이 책의 구성은 아래와 같다.

제1장에서는 『선원보감』이 일제시대에 제작된 배경과 총독부도서관에 소장되는 과정, 그리고 해방 후에 국립중앙도서관에 이관되기까지의 과정을 밝혔다.

제2장에서는 『선원보감』에 수록된 산도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산도에 나타나는 특징을 고지도적 관점ㆍ회화적 관점ㆍ풍수적 관점으로 구분하여 재조명하였다.

제3장에서는 산도의 체계적인 분석을 위해 산도의 성격을 유형별로 분류하였다. 즉 산도의 유형을 구성원ㆍ참고자료ㆍ활용목적ㆍ표현양식 등으로 틀을 만들고, 이 분석틀을 기반으로 산도를 분석하였다.

제4장과 제5장에서는 『선원보감』 산도의 내용을 기반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전자문화지도를 구현한 다음, 웹을 통해 왕릉 문화콘텐츠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우리 주위에는 관심과 이해의 부족으로 그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문화재가 많이 있다. 관심을 받지 못하는 문화재는 무시와 관리의 소홀로 이어지곤 하는데, 『선원보감』 역시 이러한 사례에 해당한다.『선원보감』은 조선왕조가 아닌 일제강점기에 전주이씨 문중에서 제작한 것으로, 왕실족보의 성격을 갖는다. 하지만 작품의 수준이 거칠고, 산도 내에서 상당수 오류가 발견되어 지금까지 학술적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이렇게 관심 밖에 머물던 『선원보감』을 발굴하여 그 가치를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활용방안을 제시한 것이 이 책의 목적이자 의의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발굴을 통해 소중한 문화재들이 재평가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서론
제1장 『선원보감』의 기본구성과 제작배경
제1절 『선원보감』의 구성
제2절 『선원보감』 산도의 특성
제3절 ‘선원’과 ‘보감’의 의미
제4절 『선원보감』의 출판환경

제2장 『선원보감』 산도의 표현기법 분석
제1절 산도의 표현기법에 관한 선행연구
제2절 『선원보감』 산도의 표현기법

제3장 『선원보감』 산도의 분석
제1절 산도의 유형분류
제2절 「서오릉」 산도의 분석
제3절 「창릉도」의 분석
제4절 「장릉도」와 「사릉도」의 분석
제5절 「융릉도와 「건릉도」의 분석

제4장 『선원보감』 산도의 문화콘텐츠 활용방안
제1절 조선왕릉 활용의 기본방향
제2절 『선원보감』 산도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제3절 전자문화지도 구현
제4절 왕릉 문화콘텐츠 활용방안

제5장 결론
참고문헌 /

제1장 『선원보감』의 기본구성과 제작배경
『선원보감』은 왕실족보의 하나이다. 그러나 『선원보감』은 기존의 왕실족보와는 달리 조선시대 왕실 구성원의 능에 대한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정보전달의 방편으로 모든 구성원에 대한 산도를 수록하고 있다. 여기서 왕실 구성원이란 전주이씨 시조인 사공공 李翰과 추존 4왕인 穆祖?翼祖?度祖?桓祖, 그리고 태조 이성계에서 조선의 마지막 왕인 순종까지의 왕과 왕비를 의미한다.

족보는 신분과 지위에 따라 왕실족보와 사가족보로 구분된다. 조선이 건국되고 왕실은 世系를 분명하게 하여 왕실의 위엄을 높이고 왕위계승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왕실족보를 편찬하였다. 왕실의 친족제도 정비와 왕실족보의 편찬은 私家의 족보편찬에 영향을 주었다. 혼인을 통해 왕실과 일정한 관계를 가지고 있던 사대부들은 관료제와 신분제의 재정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왕실과 마찬가지로 족보를 편찬하였다.
족보는 조상에 대한 기록이며, 기록내용으로는 字(시호를 기재하기도 함), 생년(월일), 과거(등과년), 관직(품계), 졸년(월일), 묘소(좌향) 등이 있다. 조상이 모셔진 묘소는 글만으로는 현장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어 묘소 주위의 환경을 그림으로 표현하였는데 이를 산도라 한다. 산도는 통일신라 이후 중국의 풍수지리 이론과 함께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시대 초기에는 도읍을 건설하고, 왕릉, 태실의 위치 등을 정할 때 사전에 국왕에게 보고하는 자료로 활용되었다. 산도는 국왕의 국정운영 및 왕실의 중요한 행사의 참고 자료로 운영되었고, 그 당시에는 풍수그림의 의미보다는 지도로서의 의미가 컸다고 볼 수 있다. 이성미 외, 『조선왕실의 미술문화』, 서울 : 대원사, 2005, p.25.

조선후기에는 산도가 사대부의 족보에도 삽입되기 시작하였는데, 이것은 동일 선조에서 파생된 종법적 연결 고리와 산도의 표현법인 조종적 산맥의 흐름이 일맥상통한 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산도는 이러한 종중 의식과 결합하게 되고 조상의 묘지를 풍수적 명당 국면으로 그려 명당 발복을 기원하고, 종중 구성원의 결속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였다. 이형윤, 『조선시대 산도를 통해서 본 지리인식』,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0, p.2.

왕실족보 가운데 『선원록』·『종친록』·『유부록』·『어첩』·『팔고조도』는 조선 전기부터 간행되었으며,『선원계보기략』·『왕비세보』·『선원속보』 등은 조선후기에 새롭게 간행되었다. 조선전기에 간행된 왕실족보는 왕실의 친족들을 파악하여 이들에게 합당한 예우를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조선후기에 새롭게 간행되기 시작한 왕실족보들은 16세기 이후 예학의 심화와 종법적인 가족제도의 정착 등으로 변화된 사회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조선후기 왕실족보는 왕실 친족의 예우와는 무관하게 世譜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조선시대 왕실족보의 마지막 형태는 『선원속보』이다. 『선원속보』는 각 왕의 자손록으로 각 왕의 왕자를 파조로 삼은 파보를 모아 놓은 것으로, 사가족보의 대동보에 해당한다. 『선원속보』의 간행은 대원군이 주도하였다. 대원군은 『선원속보』의 간행을 통해 종친부를 중심으로 가문의식을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왕권강화의 기반을 확립하고자 하였다.
일제는 정치, 학술, 사상 관련 서적 출판물은 검열기구를 통해 엄격히 규제하였다. 반면, 구소설과 족보 등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문제 삼지 않는 비정치적 출판물에 대해선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여 족보간행의 전성기를 이룬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조선왕조 모든 왕릉에 대한 산도가 수록된 『선원보감』이 출간되었다.
『선원보감』은 전주이씨 시조인 사공공 이한과 추존 4왕인 목조?익조?도조?환조, 그리고 조선의 마지막 왕인 순종까지의 왕릉 산도를 수록하고 있어 왕실족보의 성격이 있다. 이 책은 전체 100쪽의 비교적 간략한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산도가 30점, 태조관련 사적지가 4점 수록되어 있다. 나머지 66쪽은 조선후기의 실학자 이긍익이 찬술한 『연려실기술?에서 전주 이씨 시조?추존 4왕?태조 이성계에 대한 고사와 조선의 개국과정에 대한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았는데, 이는 족보 구성을 위한 장치로 보이며 사료적 의미는 없다. 따라서 『선원보감』이 산도에 중점을 둔 보서(譜書)임을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이에 대한 연구사례가 없어 왕실 산도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선원보감”의 어원을 서지적으로 고찰하고, 『선원보감』이 발행된 제작배경과 내용을 규명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