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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토크 VOSTOK 매거진 5호 : 스냅 Sn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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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가볍고 날카로운 사진들,
이론도 비평도 없이, 계획도 설명도 없이
거침없이 탄생하는 스냅 사진의 덧없는 아름다움

사진잡지 보스토크 매거진 5호는 스냅 사진을 다룬다. 스냅 사진은 삶의 순간을 예민하게 포착한 사진들로, 특정한 예술적 의도나 보도, 고발 등의 목적 등을 지니지 않은 ‘날것의’ 사진을 말한다. 이 사진들은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를 넘나들고, 예술과 예술 아닌 것 사이를 오가는 독특하고 자유로운 성격을 지닌다.
거대한 조명이나 정교한 촬영 장비, 독창적인 예술적인 개념 없이도 스냅 사진은 우리의 눈을 거침없이 파고든다. 이런 사진들이 보여주는 날것 그대로의 감각과 젊음의 태도는 이미 인스타그램과 패션 매거진, 심지어는 전시와 출판에 이르기까지 폭발적인 반향을 보이고 있다.
보스토크 매거진 5호는 지금 가장 뜨겁고 다채로운 한국의 젊은 사진가들로부터 구본창, 한영수 등 시간을 견뎌낸 거장들의 스냅 사진들, 일본의 스트리트 스냅 사진의 새로운 지형을 대표하는 젊은 사진가 요시노리 미즈타니 등 다채롭고 날카로운 작업들을 소개한다. 또한 스냅 사진이 그려내는 풍경을 조망하는 예민한 비평적 에세이들과, 사진과 영화, 출판, 전시 등을 넘나드는 독특하고 다양한 코너들이 풍요롭게 펼쳐진다.

출판사 서평

한국 사진을 대표하는 작가 구본창과 야생동물처럼 강렬한 사진가 레스의 대화,
일본 스트리트 스냅 사진의 지형을 확장하는 젊은 사진가 요시노리 미즈타니,
동시대의 사진가들이 펼쳐내는 다채로운 스냅 사진의 풍경.

보스토크 매거진 5호는 한국 사진을 대표하는 작가 구본창과 야생 동물처럼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젊은 패션 사진가 레스의 대화로 시작한다. 순간을 ‘훔치는’ 사진가의 본능으로부터 작업자의 외로움과 상처, 스냅 사진의 관음증과 그것이 내포한 시대성에 이르기까지 두 현역 사진가의 대화는 즐거운 긴장감을 지닌 채 거침없이 오간다.
이어지는 것은 동시대 작업자들이 찍은 스냅 사진의 지형을 보여주는 다채로운 화보다. 화려한 빛과 젊은 몸으로 가득한 레스의 패셔너블한 사진과 묘한 불안이 감지되는 수십 년 전 한국의 모습을 담은 구본창의 스냅 사진들로 시작한 화보는 동시대 한국에서 가장 ‘젊은’ 사진가들의 스냅 사진으로 거침없이 이어진다. 책 전체를 여는 최다함의 하늘 사진으로부터 일본의 새로운 스트리트 스냅 사진을 대표하는 요시노리 미즈타니와의 단독 인터뷰와 화보, 양동민, 한다솜, 박현성, 류한경 등 젊은 작업자들의 스냅 사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거칠고 아름답다.

이제는 늙어버린 라이언 맥긴리의 건조하고 서글픈 작업 풍경과,
스냅 사진의 윤리와 감각을 묻는 두 편의 비평적 에세이,
그리고 다시 여러 갈래로 이어지는 스냅 사진가들의 질주.

이어지는 것은 스냅 사진을 독특한 궤적으로 가로지르는 세 편의 비평적 에세이다. 비평가 김현호는 <늙은 라이언 맥긴리, 맨해튼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되다>에서 자신과 예술가 친구들의 삶과 벗은 몸의 체취를 화사하고 저돌적으로 찍던 라이언 맥긴리가 젊음이라는 특권을 박탈당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날것의 감각을 유지하는지를 건조하게 묘사한다. 최원호는 <원죄: 훔치는 이미지의 숙명>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무방비한 세계로부터 순수한 장면을 획득하기 위해 스냅 사진가들이 감당해야 하는 어떤 윤리적 공포에 대해 깊게 파내려가듯 쓴다. 김신식은 <누군가 세렌디피티를 외칠 때, 담배를 배워볼까 했다>에서 ‘타인과의 관계’라는 강박에 짓눌려 있는 사진이 아니라, 자신의 만족을 위해 사진을 찍는 스냅 사진의 쾌락에 대해 다양한 사진 작업을 예시를 들며 설명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스냅 사진가들의 화보가 시작된다. 핀란드 사진가 헤이키 카스키의 사진집 《트랭퀄러티》에 대한 보스토크 박지수 편집장의 서평 <발 없는 새>, 패션 사진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사진가 목정욱, 다양한 인쇄매체와 전시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사진가 김규식의 글과 사진이 연이어 보여진다. 이어 최요한, 성동훈, 지윤선, 안상미, 하혜리 등 각자의 방식으로 빛나는 젊은 사진가들의 역동적인 사진들, 수십 년 전 삶의 편린을 간결하게 기록한 한영수의 작업 등이 어울려 독특하고 입체적인 스냅 사진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시각문화 연구자 윤원화의 전시와 관객의 역할에 대한 해박하고 날카로운 통찰,
사진과 영화의 경계를 걷는 영화평론가 유운성의 섬세하고 강렬한 에세이,
그리고 사진집 한 권의 편집과 디자인에 대한 깊은 대화까지

보스토크 매거진의 <전시 셔틀>은 동시대의 작업자들과 함께 전시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는 독특한 좌담 형식의 리뷰 코너다. 이번호에는 시각문화 연구자인 윤원화와 함께 7,8월 비수기의 ‘전시 없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단순히 개별 전시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데 머물지 않고 동시대 서울의 여러 미술관들이 그려내는 총체적인 지형을 입체적으로 검토한다. 윤원화는 ‘관객’이 수행하는 역할이 예전과는 달라졌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 미술의 지형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지적한다.
영화평론가 유운성은 마이클 파웰과 에머릭 프레스버거가 연출한 《블림프 대령의 삶과 죽음》을 바탕으로 ‘사진적 불안’을 서술한다. 이것은 영원히 변치 않는 사진 이미지에 대해 늙어가는 현실의 몸이 느끼는 열등감에 기인한다. 유운성은 사진이 진정 영화에 전해준 것은 젊음을 우대하는 일종의 인종차별주의라는 강렬한 주장을 거침없이 전개한다.
또한 작업자들과 함께 사진집 한 권을 해부하듯 살펴보는 코너인 <사진집 아나토미>에서는 네덜란드 Fw:Books에서 출간된 사진집 《비바체Vivace》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젊은 사진가 한네 반 데르 부데(Hanne van der Woude)가 찍은 어느 나이든 예술가 가족의 사진들을 디자이너 한스 흐레먼(Hans Gremmen)이 편집한 책이다. 복잡한 정보와 서사를 시각적으로 배치하는 발군의 편집 능력과 독특한 협업 방식에 대해서 소규모 출판사인 미디어버스와 서점 더 북 소사이어티를 운영하는 임경용과, 사진집 전시 <북씨>의 기획자인 선옥인, 보스토크 편집 동인인 김현호가 참여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목차

최다함│TEMP

특집 : 스냅SNAP!

구본창과 레스의 대화│긴 오후의 미행
레스│Are you experienced + light is burning
구본창│시선 1980
양동민│Mother
한다솜│Any atmosphere beyond communion
박현성│Island in the sun
류한경│Obsidian
김현호│늙은 라이언 맥긴리, 맨해튼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되다
최원호│원죄, 훔치는 이미지의 숙명
김신식│누군가 세렌디피티를 외칠 때, 담배를 배워볼까 했다
박지수│발 없는 새, 헤이키 카스키의 『트랭퀄러티』
김인정│요시노리 미즈타니 인터뷰
목정욱│Fearless
김규식│One day
최요한│Fragile, null, nameless
성동훈│Untitled
지윤선│I am nobody
한영수│Modern times
안상미│All at once
하혜리│Fragment
유운성│스톱-모션: 사진의 불안
선옥인 × 임경용 × 김현호│사진집 아나토미 : 한네 판 데르 부데 『비바체』
윤원화 × 서정임 × 이기원│전시셔틀: 관객은 뭘 해야 하지?

본문중에서

우리는 옷을 벗고 달리는 늙은 라이언 맥긴리와 그의 친구들을 상상해볼 수 있다. 메마른 피부에는 잔주름이 가득하다. 팔다리는 가늘고 배는 불룩 나왔다. 페니스는 힘없이 물렁물렁하게 처져 있다. 아무도 그들의 살을 보거나 만지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제 그들의 모습은 어느 누구의 관음도 즐거움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젊음이란 그런 것이다. 아무런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존재할 수 있는 권한을 받는 일이다. 게이 소년 라이언 맥긴리가 친구들을 찍는 것으로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간은 지났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그가 캐스팅 전문가를 고용해서 어린 모델을 뽑는 이유다. 예술가 라이언 맥긴리는 마치 영화감독처럼 현장을 조율하고 지시한다.
(김현호, <늙은 라이언 맥긴리, 맨해튼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되다>/ p.98)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가진 능력 중 하나는 그의 위대함과는 별로 관계가 없었다. 그 능력은 완전히 실용적인 것이었다. 즉각적인 촬영이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브레송은 피사체로 선택된 사람이 알아차리기 전에 충분한 거리까지 접근하면서 초점을 맞추고 프레이밍을 했으며 도착 지점에 다다르자마자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셔터를 누르자마자 빠르게 촬영 위치를 벗어났다. 피사체가 그의 존재를 알아차렸을 무렵에 그는 이미 발길을 돌려 움직이는 중이었다. 이 일화를 처음 책에서 보았을 때 나는 소형 저고도 폭격기를 떠올렸다. 고속으로 목표에 접근해 ‘슈팅’을 하고 급격히 진로와 고도를 바꾸어 대공포의 추격을 따돌리는 은빛의 작은 폭격기. 위대한 사진가에게서 전쟁 무기의 특징을 떠올린 것은 결례일지도, 심지어 부당한 행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스냅 사진가들이 원할 만한 이 재빠른 움직임은 실제로 스냅 사진을 촬영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시비를 피하기 위한 회피 기동이다. 위험한 장소 -그 아름다운 곳-을 재빨리 벗어나는 움직임.
(최원호, <원죄>/ p.102)

사진수집가인 로버트 잭슨(Robert E. Jackson)은 스냅 사진을 전문적으로 모아 2007년부터 쭉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인스타그램과 아이폰 세대가 누릴 수 없는 스냅샷의 묘미를 설파해온 사람이었다. 그에게 스냅 사진이란 우연과 실수가 자아내는 ‘뜻밖의 미학’이었다. 또한 그는 스냅 사진이 사진(집)을 소유하던 사람들만의 특권이라고 여겼다. 나는 여기서 잭슨을 시대 부적응자나 꼰대로 만들려는 것은 아니다. 그의 주장 중 되짚어보고픈 부분은 따로 있다. ‘스냅샷의 종언’을 주장하는 잭슨은 그 이유로 과거에 스냅 사진은 ‘우리’라는 차원을 의식했다면 요즘 세대에겐 ‘나’라는 차원만 중요하다보니 스냅의 미덕이 사라지고 있다 말한 바 있다.
스냅샷 하면 떠오르는 소심함, 수줍음, 결단력, 과감함, 용기, 계기, 우발, 돌발, 재치, 우연, 필연, 천연덕스러움, 자연스러움, 고의, 연출, 상황, 조건, 사건, 결심, 의심…… 어쩌면 잭슨이 말한 ‘우리’란 언급된 단어들의 기운에 짓눌려 있는 우리인지 모른다.
(김신식, <누군가 세렌디피티를 외칠 때, 나는 담배라도 배워볼까 했다>/ p.114)

잘 모르겠는데 좋다는 건 사실 대단한 거죠. 사랑에 빠지는 거니까. 그러니까 어쩌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2017년에 잘 모르겠는 무언가와 두려움 없이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요? 여러 해 동안 이어지는 어떤 긴 계절의 주기가 있다면, 올해는 그런 사치스럽고 용감한 관객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요. 올해는 해명하고 이해하고 분별하려고 노력을 좀 해야 하는 국면이에요. 그럴 때가 됐죠. 사실은 나는 뭐가 별로였다거나, 그게 왜 별로인 것 같았다거나, 결국 내가 관심 있는 건 이쪽이라거나, 이 정도 선은 지켰으면 좋겠다거나, 그런 걸 각자 고민해야 되는데, 문제는 그러다 보니까 관객으로서는 좀 재미가 없다는 거예요. 올해는 전시도 전부 개인전 중심이고 가끔 있는 단체전도 대부분 개인전 모음처럼 가고, 각자가 차곡차곡 만드는 작은 세계들이 있는데 이것들이 놓이고 보일 수 있는 맥락이 너무 앙상해진 것 같아요. 이 작가랑 저 작가가 무슨 상관이냐, 이 작가가 하는 자기 작업과 그것을 구경하는 관객은 또 무슨 상관이냐, 아주 극단적으로 가면 그런 고립만 남으니까요. 이게 다들 그렇게 애써서 결국 이렇게 점점 더 부서지기만 하는 것 같을 때는 사실 좀 무섭죠.
(윤원화, <전시 셔틀: “작가/기획자는 자기 일을 하면 되는데, 관객은 뭘 해야 하지?”>/ p.268)

저자소개

보스토크 프레스 편집부 [편저]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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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곽재식, 배명훈, 정세랑, 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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