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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꽃

원제 : 秋の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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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미스터리를 넘어 구원의 세계에 다다르다!
나오키상,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본격미스터리 대상 수상 작가의
‘일상 미스터리’의 고전, ‘엔시 씨와 나’ 시리즈 제3탄!


일본 ‘일상 미스터리’의 고전 [하늘을 나는 말], [밤의 매미]에 이어 펴내는 ‘엔시 씨와 나’ 시리즈 제3탄. 앞의 두 작품이 단편들을 엮은 것에 비해 이번 작품은 장편이며 따라서 호흡이 더 길다. 살인이 없는, 사람이 죽지 않는 미스터리를 표방하는 ‘엔시 씨와 나’ 시리즈이지만 이번 [가을꽃]에선 ‘드디어’ 사람이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만큼 긴장도가 높은 작품이다. 주인공 ‘나’는 언제나와 같이 숨을 쉬듯 책을 읽고, 즐겁고도 따분한 대학 생활을 하고, 두 친구와 잡담을 나누고 투닥거리고, 변함없이 전통예술 라쿠고에 빠져 지낸다. 그런데 그 평화롭게 흘러가는 일상에 돌연 한 동네에 살며 같은 여고를 나온 후배의 부고가 날아든다. 그녀의 죽음에 괴로워하는 단짝 친구 역시 어릴 적부터 봐왔던 ‘나’의 후배다. ‘나’는 미스터리한 죽음을 파헤치는 한편으로 친구를 떠나보낸 또 한 명의 후배의 마음을 보듬으려고 고투한다.
이번 작품은 주제가 다소 무겁다. 죄 없이 살아온 평범한 사람에게도 부조리한 사건은 일어날 수 있다고, 그런 것까지도 우리의 일상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죽음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다가 언제든 끼어들 수 있는 것이다. 일상을 양분한다면 삶과 죽음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작품 전체에 흐르는 공기는 결코 냉소적이거나 무겁지 않다. 살아 숨 쉬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따뜻한 시선과 입김이 무거움을 너무 무겁지 않게 덜어내 준다. 엔시 씨와 ‘나’의 문답을 통한 죽음과 재생, 용서와 구원의 메시지와 죽은 후배 어머니의 마지막 한 마디는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위안과 안도를 느끼게 해준다. 기타무라 작품 특유의 청량함과 따뜻함과 편안함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출판사 서평

* ‘엔시 씨와 나’ 시리즈, 그리고 ‘일상 미스터리’에 대하여

‘엔시 씨와 나’ 시리즈는 1989년 출간 이래 일본에서 ‘일상 미스터리’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단지 미스터리가 아닌 인간의 내면과 외면, 희로애락을 일깨워준 교과서와 같은 소설"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으며, 현재 [하늘을 나는 말] [밤의 매미] 등을 포함하여 총 6편의 작품이 출간되었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엔시 씨’는 일본의 전통적인 이야기 예술인 라쿠고 예능인이고, 화자인 ‘나’는 문학 작품과 라쿠고를 사랑하는 국문과 학생이다. ‘나’가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수수께끼를 던지면 ‘엔시 씨’가 그 수수께끼를 받아 해결한다. ‘나’는 문학도로서의 지적 호기심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엔시 씨’는 라쿠고와 통찰로써 그것을 막힘없이 받아낸다.

‘일상 미스터리’는 말 그대로 살인과 죽음이 전제된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범죄가 아닌 일상에서 조우한 소소한 사건 혹은 수수께끼를, 역시 수사관이나 전문 탐정이 아닌 평범하고 친근한 주인공이 특유의 지식과 감각을 발휘하여 아기자기하게 풀어나가는 형식을 취한다. 풀이의 대상이 범죄가 아니거나 기껏해야 경범죄이지만 수수께끼가 해명되는 과정이 엄밀한 로직 위에서 이뤄지므로 넓게는 본격 미스터리로 분류된다. 일상 미스터리 속 주인공들은 전문 탐정이 아니라 다양한 생업에 종사하거나 독특한 취미를 가지고 있어서 그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추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상 미스터리는 이야기의 스펙트럼이 넓을 수밖에 없다. 배경이 커피숍이거나 헌책방이거나, 취미가 뜨개질이거나 악기 연주이거나. 그래서 다양한 소재의 일상 미스터리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엔시 씨와 나’ 시리즈 성공 이후, 일본에선 일상의 수수께끼를 다루는 작가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일상 미스터리라는 용어도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인기를 끈 요네자와 호노부의 ‘고전부’ 시리즈와 ‘소시민’ 시리즈, 미카미 엔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 등이 이 작품에 닿아 있음은 물론이다.

‘엔시 씨와 나’ 시리즈는 미스터리답게 문제 풀이에 의한 통쾌함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하고, 그 과정에서 풀려나오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인간 심리의 심연에 가 닿아 절망에서 희망을 끌어냄으로써 감동과 위안을 주기도 한다. 일상 미스터리의 요소가 빠짐없이 갖춰져 있는 셈이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지금까지 이 시리즈가 고전으로 회자되고 읽히고 있는 까닭은, 남녀 관계로 절대 느껴지지 않는 그 남과 여가 묘하게 순수하고 아름다운데, ‘나’는 그 관계에서 점점 한 인간으로서 폭과 깊이의 밀도를 높여간다. 이런 의미에서 이 시리즈에 속하는 작품들은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추천사

사랑스럽고, 현명하고, 삶을 바라보는 자세가 성실하고, 그런가 하면 장난기나 호기심도 없지 않은, 아니 남들보다 두 배로 제멋대로이고 남들만큼의 열등감도 몰래 호주머니에 감추고 있는, 그런 정감 가는 인물들이 등장해서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수수께끼를 푸는 추리소설은 이 [가을꽃] 이전에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읽다가 잠시 책을 덮고 여기까지 걸어온 자신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거나, 아주 오래전에 잠깐 스쳐 지나갔던 사람을 문득 떠올리게 하는 추리소설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 구세 데루히코 / 연출가

기타무라 가오루의 작품은 읽은 후에 상쾌함이 남아서 무척 기분이 좋다. 그것은 주인공인 여대생과 엔시 씨의 사람을 보는 따뜻한 시선 때문이 아닐까.
- 아유카와 데쓰야 / 소설가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이 시리즈는 일본에서 현재까지 여섯 권이 나왔다. 국내에 번역 출간되는 것은 세 번째 작품인 이 [가을꽃]이 아마도 마지막이 될 것 같다(혹, 미스터리처럼 강렬한 반전이 있을지도 모르니 속단은 금물이지만).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가을꽃]으로 막을 내리는 것이 어느 정도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주인공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적성에 맞게 출판사에 취직하고, 더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여전히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한다. 시리즈는 마감하지만 ‘나’의 인생에 응원을 보낸다. 더불어 우리의 인생에도!
('옮긴이의 말' 중에서)

"학교에서 식중독 사고라도 있었어?"
쇼코의 목소리에 나는 순간 물속에 가라앉았던 머리가 쑥 끌려나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런 게 아니야. 작지만, 신문에도 실렸어. 이 근처에서는 물론 엄청나게 큰 사건이었고. 무슨 일이었냐 하면, 한밤중에 학교 옥상에서, 학생이 떨어졌어."
"한밤중에?"
(/ p.21)

그 죽음을 들었을 때에도 나는 슬프다기보다 놀랐다. 나보다 나중에 태어난 아이가 이미 이 세상에 없다. 내가 살아온 시간, 그 길이의 안쪽에 그 아이의 시간이 전부 포함되어 있다. 움직일 수 없는 그 사실이 나로서는 믿을 수 없었다. 그것은 이런 감각일 것이다. 내가 세상에 있기 이전에 태어난 사람의 생은 내 눈으로 보지 못한 부분이 있는 만큼 과거에 무한하게 펼쳐져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쓰다에게는 그것이 없다. 생의 유한함을 돌연 목격하고 그것에 나는 당황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애, 왜 학교 옥상에 올라갔을까?"
(/ p.25)

쇼코의 말대로 자살일 확률도 있었지만, 나는 석연치 않았다.
"그렇다고 보기에는 좀 이상해. 일단 때와 장소가 이해가 안 가고, 소문으로 들었을 뿐이지만 딱히 고민도 없었던 것 같아. 축제 준비도, 학업도 열심이었던 것 같고."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고민은 마음속에서 몰래 키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쓰다의 모습을 봐왔던 나로서는 그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 p.26)

나는 물을 마시듯이 책을 읽는다. 물 없이는 살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그런 까닭으로 이날 밤 내가 책장에서 뽑아 든 책은 처음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결국은 소장하려고 사버린 [아누이 명작집]이었다. 목숨을 걸고 국법을 어겨가며 어리석은 오빠의 시신에 흙을 뿌리는 소녀의 이야기, [안티고네]. 깊어가는 가을밤 다시 읽은, 그 첫 장면의 소리를 지르고 싶어질 만큼 긴장된 아름다움. 떨리는 현의 선율을 말로 표현하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 p.124)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오싹했다. 그렇게까지 깊숙이 내려가 사물을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 고통에 몸부림치는 육신을 끝을 알 수 없는 구렁 속으로 더 깊이깊이 끌고 들어가는 듯한 그 상상에는 좁쌀만큼의 자비도 없었다. 끌려 들어가는 쪽에도, 그리고 끌고 들어가는 쪽에도. 분명 그것이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었다. 나는 운명의 악의라는 것을 생각했다.
(/ p.155)

저자소개

기타무라 가오루(Kaoru Kitamura)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9~
출생지 일본 사이타마
출간도서 16종
판매수 1,823권

1949년 일본 사이타마 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 대학 문학부 재학 중 미스터리 서클에서 활동했다.
1989년 [하늘을 나는 말]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발을 디딘다. 당시에는 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재직 중이라 전업 작가가 될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타사로부터 집필 의뢰를 받지 않으려고 주소, 본명, 성별을 공개하지 않는 '복면 작가'로 데뷔했다. 1991년 [밤의 매미]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하며 복면 작가 활동에 마침표를 찍었고, [백로와 눈]으로 141회 나오키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을 꽃], [로쿠노미야의 히메기미], [아침 안개]로 이어지는 '엔시 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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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상명대학교 일문과를 졸업했다. 완벽한 번역은 없다지만 마음만은 늘 완벽을 바라며 번역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기타무라 가오루의 [하늘을 나는 말] [밤의 매미]를 비롯하여 [영선 가루카야 기담집] [늘 그대를 사랑했습니다] [막이 오른다] [절망노트] [방랑탐정과 일곱 개의 살인] [안구기담] [나의 계량스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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