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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간에 비친 고대 일본의 서울 헤이조쿄 [양장]

원제 : 木簡から讀み解く平城京 歷史再發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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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간을 통해 드러나는 일본 고대 도시의 실상

『목간에 비친 고대 일본의 서울 헤이조쿄』는 일본 나라(奈良) 시대(710~794)의 수도였던 헤이조쿄(平城京, 710~784)에서 출토된 목간들을 해독함으로써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고대 도시의 입체상과 당대의 현실을 재현해보려는 의도에서 기획됐다. 목간은 일본서기나 속일본기와 같은 편찬 사료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생생한 당대사를 보여주는 자료라는 점에서, 일본의 고대사를 연구하는 데 필수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저자인 도쿄대학 사토 마코토(佐藤 信) 교수는 고대 일본의 모습을 목간과 편찬 사서를 통해 설명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전문가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인구와 부가 집중되고, 귀족과 하급 관인 등 사회적으로도 여러 계층이 존재하면서 사회적 분업이 전개됐으며, 나아가 대규모 물자 유통이 이뤄지는 가운데 민중의 생활이 영위되던 일본 고대 도시의 실상을 명징하게 분석해낸다.

출판사 서평

사료로서 목간의 가치
일본 고대에서 목간이 활발하게 사용된 시기는 8세기까지이고, 문서 목간은 10세기 이후 더 이상 보이지 않지만, 공진물 등 물품에 붙이는 하찰 목간을 비롯해 연습용의 습서 목간, 현대의 인사 기록 카드인 고선 목간 등 다양한 용도의 목간들은 오랜 세월 견실한 생명력을 유지했다. 목간은 글자가 틀리면 칼로 깎아 쉽게 수정할 수 있고, 좌우에 홈을 파 연결하거나 구멍을 뚫어 가공하는 등 편의성이 탁월했다.
이렇게 사용 범위가 넓었던 것만큼 목간은 사료로서의 가치도 높았다. 첫째, 목간은 1차 사료를 취사선택해 국가의 입장에서 편찬한 역사서와 달리, 당대의 여러 시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생생한 동시대 사료였다. 예컨대 ?일본서기?에서 646년(대화 2년) 정월 조에 보이는 ‘다이카노 가이신(大化改新, 7세기 중엽에 중국의 율령제를 본떠 왕을 정점으로 중앙집권체제를 구축하려던 정치 개혁)’ 관련 문장은 편찬 단계에서 다이호 율령에 의해 수식된 글이다. 이것이 있는 그대로 7세기 중반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후지와라큐(藤原宮) 목간을 통해 밝혀진다. 또한 고대사에서 유명한 ‘군평(郡評) 논쟁’도 동시대 사료인 목간이 증거로 제시됨으로써 논쟁에 마침표가 찍힌다.
둘째, 대체로 편찬 사료는 5위 이상의 귀족들만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목간은 수많은 하급 관인들에 대한 기사와 예컨대 나날의 식사에 관한 것 등 일상적인 기록들을 많이 담고 있다. 지방에서 공진돼온 쌀과 소금의 물품 꼬리표 목간이 대량으로 출토됨으로써 하급 관인의 궁내 근무 환경과 그들의 식탁 모습까지도 그려볼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목간은 계층과 계급을 초월한 구체적인 일상사의 자료인 셈이다.
셋째, 국가가 편찬을 주도한 역사서에서는 중앙과 기나이(畿內, 왕성 주변의 귀족들의 주거지)를 중심으로 한 역사가 기록됐다. 하지만 지방 유적에서 출토되는 목간과 지방으로부터 보내져 궁도에서 출토된 하찰 목간들에는 각 지방과 지역의 고대사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로써 일본 열도 각지의 고대사가 다원적으로 전개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육국사(六國史, 나라와 헤이안 시대에 걸쳐 국가가 편찬한 여섯 권의 정사)와 율령 등이 전하는 중앙 정부의 역사와 비교ㆍ검토를 통해 일본 열도의 고대 사상까지 종합적이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헤이조쿄 목간이 증명하는 사실(事實), 사실(史實)들
1300년 전 도읍을 옮기며 시작된 나라 시대의 서울 헤이조쿄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적들이 집중해 있으며,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고도(古都)다. 도다이지(東大寺), 고후쿠지(興福寺) 등의 사찰과 도다이지의 방대한 재물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였던 쇼소인(正倉院)의 보물들이 당대 모습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이 인류의 문화도시에서 다량의 목간이 발굴되었다. 이 목간들은 이제 문서주의를 도입했던 일본 율령국가의 구조와 실태를 검토하는 과정에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료로 인식되고 있다.
첫째, 목간을 검토함으로써 헤이조큐(平城宮, 헤이조쿄의 궁성) 내에서 발굴된 유적 지구들이 어떠한 성격의 관사(官司)인가가 밝혀지게 됐다. 예컨대 관인의 근무 평정을 담고 있는 고선(考選) 목간들이 출토되면서 문관 인사를 담당했던 식부성(式部省) 시설이 분명해졌다. 쌀 이외의 식료 분배에 관한 목간이 출토되면서는 해당 공간이 백관의 식선(食膳)을 담당했던 대선직(大膳職)이라고 판명되기도 했다. 술을 제조하는 쌀의 하찰 목간이 출토되거나 대규모 우물이 발견됨으로써 해당 공간이 조주사(造酒司)로 추정되기도 했다.
둘째, 토기와 기와 등 나라 시대의 여러 유물들의 연대가 결정됐다. 문자 없이 유물만으로도 형태상의 전후 관계에 의해 상대적인 연대 추정이 가능하다지만, 그것이 서기 몇 년의 것인가를 밝히는 절대 연대는 파악이 어려웠었다. 하지만 쓰레기 처리장처럼 일정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폐기돼 버려진 목간들에 기재된 연기(年紀)를 통해 토기와 기와의 연대를 추정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은 나라 시대의 토기와 기와의 편년(상대 편년)에 절대 연대를 부여해 절대 편년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셋째, 헤이조큐 목간에는 하급 관인의 세계가 잘 반영돼 있다. 예컨대 단책형의 판에 옆으로 구멍을 뚫어 엮은 고선 목간에는 하급 관인들의 출신지와 근무 평정의 실태가 그대로 남아 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자료들과는 확실히 다른 가치를 지닌 사료라 할 수 있다. 특히 하급 관인들이 한자ㆍ한문 능력을 키우기 위해, 유교 고전ㆍ한문으로 된 명문집ㆍ율령 조문ㆍ공문서 서식ㆍ한시 등을 연습해 기록하던 습서 목간들이 여러 곳에서 출토됐다. 이를 통해 당시 ‘작은 칼과 붓의 관리’라 불리는 율령 관인의 당시 교양 수준까지 간취해볼 수 있다.
넷째, 공진물 하찰 목간들을 통해 소금과 해조류, 가쓰오(堅魚)와 전복 등 여러 지방 특산물이 헤이조큐로 모여드는 조세 공납 체계가 확인됐다. 실물 공납 기반의 율령 국가의 경제 상황을 밝히는 실질적인 사료로서 목간이 기능한 셈이다. 또한 쌀의 공진물 하찰 목간과 중앙 관사에서 매일 식료를 청구하는 청반(請飯) 문서 목간 등에 의해 헤이조큐 내에서 중앙 관인들의 일상적 급식의 실태도 밝혀졌다.
이외에도 쇼무 천황의 대불(大佛) 건립 사업에 조달된 동(銅)의 지출 내역을 담은 목간, 에미노 오시카쓰의 난 등 역사적 사건을 보여주는 목간, 그리고 당대 문화 살롱 역할을 했던 나가야오長屋 왕가의 저택에서 발견된 목간들을 분석함으로써, 이 책은 헤이조큐 목간이 단순한 사실(事實) 정보를 넘어 역사적 실체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음을 증명해내고 있다.

목차

일러두기
한국어판 서문
머리말

제1부 목간과 고대 일본의 서울
제1장 목간이란 무엇인가
1. 일본 고대의 목간
2. 목간의 분류
3. 목간의 사료적 특질
4. 목간의 출토부터 보존까지

제2장 헤이조큐와 헤이조쿄
1. 헤이조큐의 재발견과 보존
2. 발굴 조사를 통해 본 고대 도시

제2부 목간과 고대 일본의 생활상
제3장 한자 문화의 수용과 목간
1. 한자 문화의 수용과 일본 고대 국가
2. 7세기 지방 호족의 한자 문화 수용
3. 율령국가의 문서주의

제4장 목간과 율령국가
1. 새로운 고대사
2. 율령국가와 목간
3. 헤이조큐 목간이 말하는 것

제5장 목간과 하급 관인
1. 목간 기록자
2. 지방 호족과 하급 관인
3. 습서 목간

제6장 고대 급식제와 목간
1. 고대 국가의 급식제
2. 고대 국가의 식료 조달
3. 청반 문서 목간

제3부 다양한 목간들
제7장 공진물 하찰 목간과 국가 재정
1. 공진물 하찰 목간과 율령 재정
2. 하찰 목간의 여행
3. 여러 지방 하찰의 특징

제8장 문서 목간의 세계
1. 문서 목간
2. 문서 목간의 기능

제9장 군부 목간과 봉함 목간
1. 지방 관아의 출토 목간
2. 군부 목간
3. 봉함 목간

제4부 목간이 증명하는 사실事實, 사실史實들
제10장 목간으로 보는 대불 건립
1. 대불 건립
2. 도다이지 대불전 서쪽 회랑 유적과 출토 목간
3. 나가노보리 광산과 고묘 황후 그리고 불교

제11장 목간과 에미노 오시카쓰의 난
1. 한 점 목간으로부터
2. 우네메, 지방 호족과 왕권
3. 에미노 오시카쓰의 난과 목간

제12장 주부 목간의 세계
1. 율령제의 제사
2. 주부 목간
3. 나무에서 종이로

제13장 나가야오케 목간의 세계
1. 나가야오
2. 나가야오의 변고
3. 나가야오케 목간의 세계

목간 석문의 기재방식/참고문헌/옮긴이의 글

본문중에서

ㆍ 비단 고대사 영역에서만은 아니겠지만, 역사를 배울 때 빠트릴 수 없는 것이 역사 자료이다. 숨겨진 역사 정보를 가능한 한 많이 찾아서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과거의 역사상을 바르게 묘사할 수 있다. 객관적인 역사 자료와 그렇게 축적된 것들에 의거하지 않고 개인적인 사상이나 사유 혹은 직관에 의해 역사를 언급하는 것은, 역사소설이라면 용서되겠지만,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자의적인 역사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어떤 소설과도 달리 재방송될 수 없는 한 번뿐인 역사, 그 자체가 훨씬 흥미로운 것이다. 역사를 배우는 자세란 모름지기 역사 자료와 씨름하고, 그로부터 역사 정보를 끄집어내어 스스로 역사상을 구성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역사 자료라고 하면 이전에는 문헌 사료만을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문헌 사료 외에도 다양한 종류와 성격의 역사 자료가 역사상을 구축해가는 중요한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요컨대 발굴 조사에 의해 출토되는, 목간을 위시한 출토 문자 자료뿐만 아니라 회화 자료나 새롭게 발견되거나 재인식되기도 하는 다양한 유적, 유물 등에 의해 고대사는 끊임없이 단련된다고 하겠다.
―본문 75쪽, ‘목간과 율령국가’ 중에서

ㆍ 율령제의 문서 행정을 지탱한 것은 서기 역을 담당한 하급 관인들이었고, 헤이조큐 목간을 쓴 것도 그들이었다. 그들은 매일 붓과 먹, 벼루를 사용해 종이 문서와 목간을 기재하고, 때로는 가까이 있는 목간이나 토기에 습서를 하며 문자 능력을 향상시켰다. 하급 관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한자ㆍ한문 능력과 유교적 교양을 몸에 익혔고, 관사에 나가더라도 우선은 관청의 말단에서부터 일하지 않으면 안 됐다. 관청에서는 급식을 받으면서 근면하게 일하는 것이 중요했다. 존귀한 자제로 태어나 음위(陰位)의 특권을 얻어 젊었을 때부터 빨리 출세할 수 있는 귀족의 자제에 비해, 이들은 매일 가혹한 근무 조건에 시달려야만 됐다. 매년 규정된 근무 일수를 채워야 했고, 근무 평정에서 6년 이상 3등 중 ‘중中’ 이상을 얻어야만 성선(成選)이 되어 위계가 한 단계 상승했다. 이렇게 문서 행정의 말단을 담당하는 하급 관인들에 의해 율령제의 운용이 가능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본문 81~82쪽, ‘목간과 하급 관인’ 중에서

저자소개

사토 마코토 [저]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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