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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시마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 어느 건축가의 예술 섬 순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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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차현호
  • 출판사 : 아트북스
  • 발행 : 2017년 08월 17일
  • 쪽수 : 30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61962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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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오시마에서 아와시마까지
뚜벅뚜벅 건축가, 바다의 미술관을 걷다!


『서울 건축 만담』과 『자전거 건축 여행』으로 일상의 공간을 이야기해온 건축가 차현호가 이번에는 일본의 예술 섬으로 떠났다. 3년에 한 번 열리는 ‘세토우치 트리엔날레’ 기간에 섬을 찾은 건축가는 이미 국내에도 도시재생의 성공사례로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는 나오시마를 시작으로 세토내해 12개의 크고 작은 섬들을 돌아보며 그곳에서 경험한 예술의 의미와 가치를 흥미롭게 전한다. 이색적인 현대미술과 일본의 시골 풍경이 충돌하고 갈등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그 묘하고도 생경한 광경을 기록한 예술 순례의 길. 지은이의 발자국을 따라 바다의 미술관으로 함께 떠나보자.

출판사 서평

바다의 쓰레기장에서 예술의 섬으로

일본 혼슈와 시코쿠 사이의 좁고 긴 바다와 이를 둘러싼 해안지역을 세토내해(瀬戸内海)라고 한다. 호수처럼 고요한 바다와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해안가와 푸른 숲이 어우러진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곳이다. 역사적으로도 일본 내 물자를 실어 나르거나, 조선통신사 사절단이 교토에 가기 위해 지나는 등 교역과 문화의 통로 역할을 하기도 했던 이곳은 중공업 발전과 함께 호시절을 보내기도 했으나, 시장의 변화로 산업은 쇠퇴하고 일자리를 잃은 주민들이 섬을 떠나면서 점차 쇠퇴의 길을 걸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60~70년대에는 산업 폐기물 처리장으로 전락하면서 극심한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그런 곳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다. 일본의 출판기업 ‘베네세그룹’이 ‘바다의 쓰레기 처리장’이라는 오명을 쓴 낙도를 개발하여 재생의 단초를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선대 때부터 이어져온 ‘공익 자본주의’와 ‘문화경영’의 신념에 따라 섬 개발에 뛰어든 후쿠다케 소이치로 현(現) 회장은 섬 특유의 문화와 경관을 유지하는 한편으로 자칫 생소할 수 있는 현대미술을 작은 시골 섬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의 개발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후쿠다케 회장은 섬 주민들을 대상으로 2,000회가 넘는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일본의 정서와 자연 환경을 잘 아는 건축가를 기용해 섬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공존하는 공간을 마련하면서 공익사업을 지속적으로 유치,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도시재생의 중요한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책에는 이러한 사정을 바탕으로 3년마다 봄 ‧ 여름 ‧ 가을 세 차례에 걸쳐 열리는 ‘세토우치 트리엔날레’를 직접 체험하고 돌아온 어느 건축가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무엇보다 예술 애호가이자 직업인으로서 건축가가 보고 느낀 작은 섬들의 변화는 비슷한 사회 변화를 겪고 있는 국내 사정과도 접목해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이 책은 건축가로서 트리엔날레를 둘러보며 경험했던 공간, 작품, 풍경, 소소한 즐거움, 그리고 예술제가 내건 ‘바다의 복권(復權)’이라는 주제가 과연 이곳의 섬들을 얼마나 부흥 또는 재생시켰는지를 지켜본 기록입니다. 일본과 비슷한 사회 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도 이미 맞닥뜨린 문제로서 예술을 통한 재생이라는 주제가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지켜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속 가능한 예술, 다시 살아나는 섬

2016년 3회째를 맞은 ‘세토우치 트리엔날레’는 봄부터 가을까지 108일 동안 개최되어 1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이중 가가와현 동쪽 섬들인 나오시마, 데시마, 이누지마, 오기지마, 메기지마, 오시마, 쇼도시마, 이렇게 일곱 개 섬에서 세 차례 행사가 모두 열렸고, 샤미지마는 봄 회기에만, 가가와현 서쪽 섬들인 이부키지마, 혼지마, 다카미지마, 아와시마는 가을 회기에만 열렸다. 지은이는 이 기간 중 예술제가 열리는 주요 섬 열두 곳을 모두 찾아가 예술의 현장을 몸소 체험하고 그곳에서의 감동과 기억을 고스란히 담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세토우치 트리엔날레의 가장 최신 소식을 전하면서 국내에서는 나오시마와 그 주변 섬에서 열리는 예술제의 의미를 제대로 짚어내고 소개하는 첫 책이 될 것이다.

책은 봄 ‧ 여름 ‧ 가을,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계절마다 그 모습을 달리하는 섬들 가운데 지은이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예술제의 중심이자 베네세그룹의 재생 프로젝트의 시작점인 ‘나오시마’다. 나오시마에는 안도 다다오라는 걸출한 건축가가 설계한 ‘지추미술관’을 비롯하여 ‘이우환미술관’ ‘베네세하우스 뮤지엄’ 등이 자리하고 있어 안도 다다오 디자인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여기에 자연과 예술, 건축을 가장 효과적으로 접목시켰다고 평가받는 산부이치 히로시의 ‘나오시마 홀’이 2016년 첫 선을 보이면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지은이는 이곳을 두고 ‘바람길’이 나 있는 건축 작품(이곳에서는 건축물도 작품으로 등록되어 있다)이라는 설명과 더불어 단순히 조형에 치우친 조각 같은 형태미보다 건축의 근본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곳이라고 말한다.
데시마의 ‘데시마미술관’은 기존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지닌 어떤 전형성을 뛰어넘는 곳이다.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공간’이라는 표현이 썩 잘 어울리는 이곳은 마치 물방울을 형상화한 듯한 외관에서부터 자연 속에 파묻혀 빛과 물을 활용한 전시 내용까지 모든 것이 일종의 충격처럼 다가온다. 이뿐 아니라 폐허가 된 정련소를 미술관으로 탈바꿈한 이누지마의 ‘세이렌쇼미술관’은 과거의 장소가 품었던 이야기를 되살리면서 자연 친화적 기능을 극대화한 곳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은이는 세이렌쇼미술관 내 건축 장치들이 미적 감동을 넘어 어떻게 자연의 힘으로 작동하는지 건축가의 시선으로 친절히 설명한다.

이 책은 이미 유명세를 탄 장소들뿐 아니라 재생을 향한 섬들 스스로의 몸짓과 성과에 더욱 주목한다. 그 예로 마을에 있는 빈집이나 공터를 작품화 한 ‘이에 프로젝트’나 주민들의 일상에 효용 가치를 지닌 작품을 선보이는 오기지마의 ‘온바팩토리’는 작가들의 진정성과 주민들의 참여로 일궈낸 하나의 결실을 보여준다. 특히 오기지마의 경우, 예술제 이후 섬을 떠났던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와 가정을 이루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잡으면서 문을 닫았던 학교가 다시 열리는 등 상징적인 변화가 일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예술제를 거치면서 섬의 가능성을 본 주민들은 다시금 섬의 미래를 꿈꾸고 있다.
책에서는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의 배경을 두고 예술제를 이끄는 주최 측을 비롯하여 참여 작가들이 주민들을 작품의 대상이자 감상의 주체로 자리매김하도록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는 예술제가 비단 외지인들만을 위한 축제가 아니라, 섬 주민들의 일상에 말을 걸고, 주민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장소를 돌아보게 하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주인의식과 자부심을 갖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야말로 예술제가 궁극적으로 바랐던 섬의 부흥과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

오감으로 체험하는 바다의 미술관으로!

예술제에는 무려 200여 점에 달하는 크고 작은 작품을 선보인다. 모두 섬 생활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것으로 그 범주 또한 다양하다. 그래서인지 예술제 주최 측에서는 섬을 그저 훑어보지 말고 섬 생활을 한번 경험해보라고 강하게 권하는 느낌이 든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때로는 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힘이 들고 시간 맞추기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지만, 그러한 수고를 마다하고 예술의 섬에 가는 데는 그곳에서만 보고 느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곳을 여행하려는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예술제가 막을 내린 후 출간된 이 책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예술제가 열리지 않는 해에는 ‘아트 세토우치’가 놓쳐버린 예술제에 대한 아쉬움을 채워준다. 새로운 작품을 들이지는 않지만, 예술제에 소개되었던 작품들 대부분을 다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으니 이 책의 내용을 흘러간 추억담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것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더욱이 각 섬 이야기 말미에는 교통편, 숙박 정보 등 알아두면 유용한 팁을 수록해 건축 예술 기행을 떠나고자 하는 이들의 길잡이로서도 손색이 없다.

자, 이제 모든 준비를 마쳤다면 예술의 바다를 향해 출발해보자.

목차

들어가며


예술 순례의 서막
다카마쓰 항구의 풍경
현대미술의 성지, 나오시마
나오시마의 안도 다다오
예술을 품은 마을, 혼무라
섬의 새로운 얼굴, 나오시마 홀
나오시마의 밤
오감의 섬 데시마
시각, 데시마 요코오칸
촉각, 데시마미술관
미각, 시마키친
청각, 심장소리 아카이브
근대 산업의 유산, 이누지마
이누지마 세이렌쇼미술관
이에 프로젝트
재생의 단초, 오기지마
온바팩토리
오기지마 도서관
오기지마의 작품들
도깨비 섬, 메기지마
메기지마의 도깨비 동굴
노스탤지어 메콩
작은 섬 속 시네마천국
그 밖의 작품들
올리브 섬 쇼도시마
구사카베항 프로젝트
커뮤니티의 장소, 우마키 캠프
도노쇼 혼마치 미로 하우스
나카야마 지역
육지가 된 섬, 샤미지마

여름
여름 회기
니시자와 류에의 후쿠다케 하우스
다카마쓰의 여름 작품들
예술제의 소울푸드, 우동
한여름의 음악 공연, 메기하우스
기억의 전시, 오시마

가을
가을 회기
마루가메의 아침
거친 항해의 흔적, 간린마루호
바다의 테라스
제충국의 섬
아와시마 우체국
순례의 끝, 이부키지마

마치며

본문중에서

처음 예술제 이야기를 들은 것은 2013년으로, 제2회 행사가 막 끝난 직후였다. 일본 어느 시골 섬들에서 현대미술 축제가 열린다고 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남해안 충무 앞바다 섬에서 현대미술 축제가 열리는 셈이다. 와 멋지다!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배를 타고 이 섬에서 저 섬으로 다니며 예술작품을 본다니. 근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인터넷에 올라온 그곳 미술관들의 모습이란! 도대체 이런 멋진 아이디어는 누가 내는 걸까. (……) 세계적인 여행 전문지 『트래블러』에서는 ‘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세계 7대 명소’로 꼽았다는 얘기도 하더라.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살면서 적어도 한 번쯤은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겠지.
('예술 순례의 서막' 중에서)

건축가로서 나오시마를 말한다면 ‘안도의, 안도에 의한, 안도를 위한 섬’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좀 과장되어 보이지만, 그만큼 나오시마에서 안도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 안도 다다오하면 기하하적인 원형・사각형・삼각형 등을 사용하여 디자인한 노출콘크리트 건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본인이야 노출콘크리트가 다가 아니라고 하지만 안도 다다오하면 역시 노출콘크리트다. 색을 배제하고 회색의 단순한 벽을 만들어 거기에 빛을 넣는다. 빛은 콘크리트의 열린 틈을 찾아 흘러 들어가 그림자를 떨구며 콘크리트 면을 분할한다. 노출콘크리트의 맛은 이렇게 단순한 아름다움에 있다. 이런 안도 디자인의 정수를 볼 수 있는 것이 나오시마의 ‘지추미술관/Chichu Art Museum’(Artwork No.019)이다.
('나오시마의 안도 다다오' 중에서)

데시마미술관은 2010년 프리츠커상을 받은 니시자와 류에가 설계한 공간이다.(……)건축가는 디자인을 하면서 ‘예술과 공간의 일체화란 무엇인가?’ ‘자연과 하나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고 한다. 이곳에서 직접 미술관을 체험해보면, 건물의 형태는 물론이고, 미술관 입구까지 걸어가는 과정 역시 이런 화두에 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촉각, 데시마미술관' 중에서)

섬의 재생이란 거칠게 말해 주민들이 일거리를 찾아 떠나고 남은 이들은 나이를 먹고 점점 주민수가 줄어들어 마침내 무인도가 되어버리는 운명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기지마는 섬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재생의 단초를 보여주고 있다. 2013년 예술제를 치른 후 젊은 나이에 오기지마를 떠났던 사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다시 섬으로 돌아와 정착했고, 이어2014년부터 아이를 둔 가족들이 잇달아 정착하며 20명 이상이 섬에 새로운 삶의 터전을 잡았다고 한다. 예술제를 거치면서 섬의 가능성을 본 것이리라. 덕분에 2011년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던 학교가 다시 열렸다. 재생의 상징적인 사건이다.
('재생의 단초, 오기지마' 중에서)

사실 예술제는 섬사람들에게 일종의 사건이다. 많은 작품들이 들어오고 이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든다. 섬은 떠들썩하게 활기가 넘치고 골목에는 인적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페스티벌이 끝난 후 섬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조용하고 적막한 일상으로. 그러면 페스티벌이 끝나도 계속되는 뭔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주민들을 잠시 들었다 놨다 하는 그런 거 말고, 섬의 일상에 밀착해 지속될 수 있는 것. 관객들도 계속 오고, 작품들도 지속될 수 있는 것. 온바의 작업은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온바팩토리' 중에서)

예술제의 정체성은 순례에 있는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세토내해를 품고 있는 시코쿠 지역에는 시코쿠 전역에 흩어져 있는 88개의 절을 찾아가는 순례길이 있어서 하얀 옷을 걸치고 삿갓과 지팡이를 든 순례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트리엔날레는 이러한 순례의 예술 버전이랄까. 작품을 찾아 이 섬에서 저 섬으로 배를 타고 다니다, 섬에 내려서는 다시 버스를 타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순례자들. 그러고 보니 사찰을 도는 순례자들이 각 절에서 납경(일종의 도장)을 받는 것도, 예술의 순례자들이 세토우치 트리엔날레 패스포트를 가지고 다니며 작품마다 놓여 있는 도장을 찍는 것과 비슷하다.
('올리브 섬, 쇼도시마' 중에서)

다카마쓰에서도 ‘올어웨이 카페/ALL AWAY CAFE’(Artwork No.174, EAT&ART TARO)라는 제목의 재미있는 먹거리 작품이 선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음식이 작품이 되는 순간이란 뭐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하는 말이겠지만, 올어웨이를 소개하는 포스터에는 다양한 세계 언어로 이렇게 씌어 있다. “나는 당신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말인 즉 “음식을 주문할 때는 손짓으로 하세요”라는 문장이 뒤에 생략된 것이다. (……) 서로 말이 통하든 통하지 않든 작품에 참여한 사람은 손짓과 눈빛으로 주문을 하고 나오는 음식을 불평하지 않고 먹어야 한다. 가격은 무조건 500엔.
('다카마쓰의 여름 작품들' 중에서)

재생이란 그 층위가 다양하여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오시마를 보다 보면 어쩌면 대단한 공간을 만들고 경제적으로 윤택하게 해주는 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주민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이곳을 바꾸고 싶다는 작은 용기를 갖게 하는 것, 기분이 바뀌게 하는 것. 그리고 그들 주변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를 위해 시작점을 만드는 일일 수도 있다. 물론 이조차도 어려운 일이겠지만, 적어도 쪽방촌에 생활체험관을 짓는 일과는 무관할 것이다. 아무튼 오시마는 100만 명이 넘게 찾은 2016년 제3회 트리엔날레를 맞았고, 그 주체는 이곳의 주민들이었다.
('기억의 전시, 오시마' 중에서)

표류우체국에 닿는 편지들은 행정상의 수신 주소와 편지 내용이 향하는 수신자가 다르다. 행정상의 주소는 인구 300명도 안 되는 작은 섬, 아와시마의 표류우체국으로 되어 있지만, 이들의 편지는 돌아가신 부모님, 일찍 떠나보낸 자식,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 잊지 못할 첫사랑, 미래의 남편을 향한다. 때로는 죽은 반려동물, 먼지투성이가 된 계단, 산타클로스까지 수신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표류우체국은 닿을 수 없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대신 받아서 전시라는 방법으로 세상에 들려주는 곳이다. 사연의 아카이브랄까.
('아와시마 우체국' 중에서)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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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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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수 0권

어린 시절 울산 바닷가에서 석유화학공업단지를 보며 뛰어놀다가 화학공학과로 대학에 진학했다. 천직인 줄 알고 화학을 공부하며 잘 지내던 어느 날, 친구 따라 건축 전시회에 갔다가 건축에 매료되어 화학을 배신하고 덜컥 건축을 업으로 삼았다. 미술이나 음악처럼 대중이 즐길 수 있는 건축의 형식은 무엇일까 하는 고민에 빠져 있으며, 건축이라는 생태계와, 물만 먹고도 살아가는 건축가라는 특이한 종을 알리는 일에 관심을 쏟고 있다. 선진엔지니어링에 근무하며 한국터널지하학회 지하개발위원회 도시부문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펴낸 책으로 [자전거 건축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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