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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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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무라카미 하루키가 선택한 소설집
    여행 문학의 거장 폴 서루가 그려낸 이상하고 쓸쓸한 세계


    여행 문학의 거장 폴 서루의 국내 첫 출간 소설집. 런던, 파리, 독일, 아프리카, 코르시카 섬, 푸에르토리코 등 세계 곳곳을 배경으로 한 열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여행 작가이자 소설가인 폴 서루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소설집으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접 일본어로 번역해 출간하기도 했다. 외로움과 소외감, 호기심과 자유에 대한 갈망이 공존하는 ‘세상의 끝’에 놓인 인물들의 이야기를 깊은 사유와 예리한 통찰로 그려낸다.

    출판사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가 선택한 소설집!
    여행 문학의 거장 폴 서루의 소설 국내 첫 출간


    폴 서루(Paul Theroux)는 50년간 세계를 여행하고 40여 년간 글을 써온, 여행 문학의 대가이자 소설가이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애틀랜틱The Atlantic'은 “최고의 여행 작가들의 리스트가 있다면, 폴 서루의 이름은 단연 맨 위에 있을 것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유라시아 횡단 기행The Great Railway Bazaar], [낡은 파타고니아 특급The Old Patagonian Express], [중국 기행Riding the Iron Rooster] 등 10여 권의 여행서를 펴냈으며, 그의 작품들은 명실상부한 여행기의 고전으로 여겨지고 있다. [세상의 끝]은 여행 작가이자 소설가인 그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소설집으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접 일본어로 번역해 출간하기도 했다.

    런던, 파리, 독일, 아프리카, 코르시카 섬, 푸에르토리코.......
    세계 곳곳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열다섯 편의 이야기


    서루는 베테랑 여행가답게 런던, 파리, 독일, 아프리카, 코르시카 섬, 푸에르토리코 등 다양한 장소를 소설의 배경으로 그려낸다. 세계 곳곳을 여행한 작가가 아니고서는 쓸 수 없을 법한 소설들은 특별한 즐거움을 준다. 가령 아프리카가 배경인'하얀 거짓말'에는 파리가 몸에 알을 낳는 끔찍하고도 우스꽝스러운 일화가 등장하는데, 서루가 아니라면 어디에서 이런 소설을 읽을 수 있을까 생각하게 한다. (이 일화는 서루 자신이 직접 당한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겪은 일이라고 한다.) 또한'가장 푸른 섬'의 무대인 푸에르토리코의 자연과 생활에 대한 묘사는 직접 그곳에 가서 보고 듣는 것 같은 생생함을 전해준다.

    “낯선 곳에서의 일요일은 가장 지독한 지옥이었다”
    외로움과 소외감, 호기심과 자유에 대한 갈망이 공존하는 ‘세상의 끝’


    소설 속 인물들은 대부분 자의로든 타의로든 고국을 떠나 낯선 땅에서 살아간다. 혹은 낯선 땅에 있지는 않지만 심리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처해 있다. 제목인 ‘세상의 끝’은 생의 망명자처럼 어디에도 온전히 뿌리 내리지 못한 채 부유하는 이들이 놓인 심리적 공간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낯선 공간에서 누군가는 절대적 고립감을 느끼며 고국의 친숙한 관계들을 그리워하고, 누군가는 억제되었던 욕망을 분출하며 일탈을 즐긴다. 가족과 함께 미국에서 런던으로 이주한 남자는 우연한 계기로 아내에게 정부가 있다는 의심을 품게 되면서 행복하다고 믿고 있던 일상이 무너지기 시작한다('세상의 끝'). 불법 자금을 운반하는 임무를 맡아 파리에 간 청년은 낯선 도시에서 즐거움이나 모험에 대한 기대보다는 무력감과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더 깊게 느낀다('여인의 초상화').
    반면에 자신이 원래 있던 곳에서는 할 수 없었던 일탈과 모험을 시도하는 인물도 있다. 아내에게 이혼 통보를 받은 미국인 교수는 코르시카 섬에서 처음 만난 여성과 함께 달아나고('말은 곧 행동'), 아프리카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미국 청년은 거짓말로 자신을 위장하고 아프리카 여성과 비밀 연애를 즐긴다('하얀 거짓말'). 독일의 변경 지역에서 근무하는 외교관들은 나태한 일상과 성적 일탈에 빠져 있고('자원 연설가'), 네덜란드인 중년 여성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 간 영국에서 젊은 웨이터를 유혹한다('영어의 모험'). 그러나 이들 역시 그럴듯한 허울로 외로움과 혼란을 숨기려 애쓰는 것일 뿐, 대개는 공허한 몸부림에 그치고 만다.

    문단과 평단의 기만적 허상을 파헤치는 블랙 코미디
    세상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


    몇몇 단편에서는 문단과 평단의 허위와 기만을 신랄하게 파헤치고 조롱한다. '방정식'은 문학과 전혀 관련이 없는 주류 판매점 직원이 스스로를 작가라고 속이고 유명 작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결국 왕립문학협회 회원이 되는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 가장 유머러스한 소설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단의 공허한 실상을 조롱하는 블랙 코미디라 할 수 있다. '잡역부'에서는 미국의 대학교수인 주인공이 잡역부를 시켜 유명 시인의 자필 원고를 훔쳐낸다. 여름 방학마다 영국에 가서 작가들에 대한 풍문을 주워듣고 무엇이든 가져다가 자신의 업적으로 과시하기 위해 애쓰는 주인공과 동료 교수들이 우스꽝스럽게 그려진다. '감사의 글'은 보통 책의 말미에 실리는 ‘감사의 글’ 형식을 차용하여 무가치한 것을 공들여 연구하며 타인을 이용하는 인물을 비판하는 독특한 소설이다. 서루는 냉소와 유머를 적절히 사용하여 이러한 인물들을 그려내고 있다.
    '좀비들'은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의 작가 진 리스(Jean Rhys)를 모델로 삼은 소설이다. 주인공은 젊은 시절 작가로서 잠시 명성을 누렸으나 오랫동안 잊힌 채 살아오다가 노년에 다시 주목을 받지만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이미 허물어진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들은 모국에서 멀리 떠나 있지는 않지만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심리적으로 ‘세상의 끝’에 놓여 있는 셈이다. 폴 서루는 이처럼 세상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깊은 사유와 예리한 통찰로 그려낸다.

    추천사

    폴 서루의 소설에는 그의 여행기와 비슷하게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의 경계 그 너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차이가 있다면, 여행기에서는 실제로 다른 공간을 탐색한다면, 소설에서는 그런 공간적 탐색뿐만 아니라 자아의 문제, 혹은 윤리와 도덕의 문제에 있어서도 경계 그 너머까지 나아간다는 점이다. 낯선 지방을 여행하는 사람의 기본적 정서는 불안과 의심일 텐데,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그들은 오해하고 착각하고 분노하고 비관한다. 때로는 기발하고, 때로는 끔찍하고,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들이 불만족스러운 이 생의 근원으로 우리를 이끈다.
    - 김연수 / 소설가

    간결하고 재기 넘치는 훌륭한 소설.
    - 옵서버

    그야말로 눈부시다.
    - 가디언

    몹시 재미있으면서도 비애를 띤 작품들. 세련되고,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한 확신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 선데이 타임스

    목차

    세상의 끝
    좀비들
    임피리얼 얼음 상점
    야드 세일
    방정식
    영어의 모험
    종전 후
    말은 곧 행동
    하얀 거짓말
    클래펌 정션
    잡역부
    여인의 초상화
    자원 연설가
    가장 푸른 섬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변경지대의 씁쓸한 풍경화

    본문중에서

    이제는 쇠막대로 지어진 듯이 보이는 이 집에서 그는 자신이 런던에, ‘세상의 끝’에 있다는 것을, 자신이 가족을 그곳으로 데려왔다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렸다. 고향에서 이토록 멀리 떨어져 나왔다는 생각에 서글퍼졌다. 어둠이 그를 감싸 덮어버렸고 이 나라를 덮어버렸다. 자신이 차분해 보인다면 그건 오로지 어둠이 그가 잃은 것을 감춰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여기 오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불안한 마음에 시달리다 보니 아이에 대한 간절한 갈망이 솟구쳤다. 그러자 아이와 아내를 붙잡아두려고 식인종처럼 그들을 먹어버리는 무시무시한 환상이 떠올랐다. 이런 생각에 죄책감을 느끼며 그는 아들이 무사한지 확인하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세상의 끝' 중에서 / p.31)

    우정은 방정식이다. 하지만 어떤 연산은 대다수 사람들이 너무 조급하거나 이기적이라서 풀지 못한다. 어떤 숫자를 넣어도 가능하다! 여기에 부정적인 면이 있다. 로널드는 마음에 드는 누구와든 잘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 요청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 경우는 거의 다 이기적이다. 하지만 여러 사람과 성관계를 갖더라도 이기적이지 않을 수 있다. 모든 것을 주면서 유쾌한 교제 외에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을 때 그러하다. “모든 것을 준다”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필요한 것은 아주 하찮은 것이다. 부드러운 말, 약간의 아첨, 술 한잔만 있으면 된다.
    ('방정식' 중에서 / p.119)

    그는 그녀의 특이한 미모에 매혹되었다. (...) 이 여자와 동행하지 않고는 코르테를 떠나지 않으리라고 그는 예감했다. 그녀는 코르시카에서 그가 사랑한 모든 것을 구현했다. 그녀를 데리고 떠나겠다는 생각은 명확했다. 그의 마음에 추호의 의심도 없었다. 무모하고도 필연적인 결정이었다. (...) 그녀는 작은 접시에 포개진 계산서를 담아 들고 그에게 다가왔다. 그는 그녀에게 계산서를 봐달라고 말했다. 그녀가 가까이서 고개를 숙여 계산서를 내려다보았을 때 그가 말했다. “제발, 나와 함께 떠나요.”
    ('말은 곧 행동' 중에서 / pp.165~166)

    그 주말은 몹시 지루했다. 가톨릭 국가는 일요일이면 무신론자들을 텅 빈 거리로 밀쳐냄으로써 벌준다. (...) 하퍼는 침대에 홀로 누워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벽지 무늬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호텔의 벽지를 기억하는 사람은 한없이 외로운 여행자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무위에 지쳤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는 그 도시에 모든 것을 제공할 의향이 있었지만 그것을 받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여행자란 모름지기 나이 들면서 매력을 잃은 미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국의 땅이 추파를 던지다가 차버려서 여행자를 바보로 만드는 것이다. 고국에서는 스스로를 웃음거리로 만들 위험이 적다. 그곳의 규칙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것에 대해 우아하게 처신하고 품위를 잃지 않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집으로 갖고 돌아갈 로맨스와 추억거리를 만들어줄 예측된 모험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었음을 알았다. 낯선 곳에서의 일요일은 가장 지독한 지옥이었다.
    ('여인의 초상화' 중에서 / p.256)

    해변은 녹색의 만에 부드럽게 밀려오는 파도 옆에서 일렁이는 눈부신 초승달 모양으로 하얗게 빛났다. 해변 자체는 넓지 않았다. 가느다란 야자수가 해안가를 완전히 에워쌌고, 길게 갈라진 야자수 이파리가 짙푸른 깃털처럼 흔들리면서 맞바람에 떨어지는 연들이 부딪치듯이 메마른 소리로 바스락거렸다. 바람이 거세지면 열광적으로 펄럭이는 소리로 치솟았다가 결국에는 숨죽인 신음 소리로 가라앉았다. 야자수 주위에서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달려가는 아이들은 재빨리 움직이는 빛줄기 같았다. 나무들 사이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가장 푸른 섬' 중에서 /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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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간 세계를 여행하고 40여 년간 여행에 관한 글을 써온, 여행 문학의 대가이자 소설가. 1941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나 메인 대학과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공부했다. 1963년부터 평화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며 말라위와 우간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한편, 아프리카에 대한 기사를 신문과 잡지에 발표했다. 1975년에 펴낸 첫 여행기 [유라시아 횡단 기행The Great Railway Bazaar]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이후 [낡은 파타고니아 특급The Old Patagonian Express], [중국 기행Riding the Iron Rooster](1989년 토머스 쿡 여행서 상 수상), [아프리카 방랑D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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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영국 소설 전공으로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같은 대학교에서 강사 및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조지프 콘래드, 존 파울즈, 제인 오스틴, 카리브 지역의 영어권 작가들에 대한 논문을 썼고, 옮긴 책으로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등대로], 조지 엘리엇의 [아담 비드], J. R. R. 톨킨의 [호빗], [반지의 제왕](공역), [위험천만 왕국 이야기], [톨킨의 그림들], 토머스 모어의 서한집 [영원과 하루], 리처드 앨틱의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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