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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지금이 좋아 : 1남 1녀 1고양이의 바르셀로나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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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낯선 도시에 살아보면 어떨까?’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의 얼굴은 자꾸 밝아졌다.
모두가 천천히 걷는 곳에서 새로운 일상이 시작됐다.

낯선 곳에, 그것도 유럽의 한 도시에 살아보면 어떨까? 많은 사람들이 여행지에서 한 번쯤 부동산을 흘깃거리며 궁금해하곤 한다. ‘반년간의 남미여행’이라는 로망을 실현하고 여행에세이 <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를 출간했던 정다운, 박두산 작가가 이번에는 ‘바르셀로나에서 2년간 살아보기’를 실천했다. 어느 도시를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그곳에 가서 살 수 있는 거라면, 그렇게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덜 벌고 덜 쓰며, 그러나 ‘나의 지금, 우리의 오늘’을 좋아할 수 있는 곳에서 머물게 됐다. 고양이 제제도 함께.

출판사 서평

이 이야기는
바르셀로나에 오래오래 머물게 된 1남 1녀 1고양이가
어떻게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않게 되었는가’에 대한 기록이다.


하루 종일 날씨 이야기만 해도 지겹지 않은 날들이 이어졌다. 인생 2막을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실은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바르셀로나 생활의 목표는 단순했다. ‘이곳에 올 때처럼 떠날 때도 두 개의 캐리어만 가지고 가자.’
미완성의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매일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던 순간, 다양한 크루아상 중에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내일 다른 걸 먹어보면 된다며 안심하던 순간, 동네 축제에서 환하게 웃는 사람들과 마주친 순간. 그 시간들을 보내며 바르셀로나 생활자가 되었다.
낯선 도시에 사는 일은 이곳에 살아서 좋은 이유를 끊임없이 발견하는 일이었다. 물론 가족이나 친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이방인으로서의 쓸쓸함을 느끼게 되는 일이기도 했다. 들쑥날쑥한 감정에 익숙해지는 동안 오래된 물건을 스스로 고치며 살아가게 됐고, 울적할 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동네가 생겼고, 제제에게는 부부가 모르는 사생활이 생겼다. 여행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매일매일 입고 싶은 내 몸에 꼭 맞는 옷 같았던 이곳에서의 삶,
다음 생에는 바르셀로나의 봄꽃으로 태어나고 싶다.


세 번째 봄. 느린 속도에 익숙해진 것을 새삼스럽게 실감하며, 끼니를 책임져주던 가게에서 마지막 샌드위치를 먹으며,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차마 인사조차 건네지 못한 채로, 그들은 바르셀로나와 이별했다.
많이 아쉽지는 않았다. 언제 돌아가도 익숙한 장소에서 익숙한 사람들과 날씨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오래된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오랜만에 만나도 환하게 웃어주는, 그런 도시니까.
책에는 2년간 계속된 바르셀로나 생활자의 홀가분한 날들을 담았다. ‘살아보니 어땠는지, 정말 내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좋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낱낱이 사진과 글로 풀어냈다. 바르셀로나에서 꼭 가볼 만한 축제와 걷기 좋은 동네,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가게 등의 정보도 틈틈이 실었다. 보이는 풍경만큼 화려한 날들은 아니지만 지중해 햇살 같은 다정함이 깃든 이 이야기는, 타지에서의 삶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줌과 동시에 어느 날 경험하게 된 ‘시에스타’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_ 해피엔딩, 그리고 다시 시작인 이야기

1장 / 어느 도시를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그곳에 가서 살 수 있는 거라면

01. 제제야, 바르셀로나 가자!
02. 바르셀로나에 우리 집이 생겼다
03. 내일도, 마스카포네 치즈 크루아상
04. 편리함과 불편함 사이 어디쯤에서
05. 성장하는 건물을 지켜보는 일
06. 소매치기 조심하세요
07. 제제가 사는 세상
08. “올라”와 “아 띠”, 인사를 나눠요
그의 시선_ 스페인어 말고 카탈루냐어를 쓴다구요?

2장 / 바와 하늘과 파도, 바르BAR. 셀CEL. 오나ONA

09. 바르셀로나의 여름
10. 그라시아 축제와 바흐셀로나
11. 이방인
12. 바르셀로나의 개들
13. Made in Barcelona
14. 고장 릴레이
15. 나에겐 친구가 딱 한 명 있다
16. 광장에서 만나자는 말
17. 오후 세 시의 바르셀로나
그의 시선_ 맥주와 하몬

3장 / 하루 종일 날씨 이야기만 할까?

18. 내 꿈은 따뜻한 현지인
19. 그곳이 너를 위로할지도 몰라
20. 하루 종일 날씨 이야기만 할까
21. 인간 탑 쌓기
22. 각자의 여행
23. 입고 싶은 옷을 입고 삽니다
24. 우리 동네 공원에는 수영장이 있다
25. 낯선 도시에서 장을 보는 일
그의 시선_ 산타 카테리나 시장에서 생선을 사는 이유

4장 / 사진 한 장으로 남아도 좋을 날들

26. 구엘 공원에 백 번쯤 오면 알게 되는 것
27. 가로와 세로가 만나 바르셀로나
28.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예쁜 집
29. 아주 오래된 놀이공원
30. 스스로 자신의 박물관을 만든 사람
31. 짧지만 길었던 아를에서의 사흘
32. 휠체어를 탄 강아지들
33. 관광지에 삽니다
그의 시선_ 타지의 삶

5장 /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날, 우리가 간 곳

34.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35. “운 코르타도, 포르 파보르(Un Cortado, Por favor)”
36. 두 개의 캐리어
37. 좋아하는 곳 1 타예르 길
38. 좋아하는 곳 2 보른 지구
39. 좋아하는 곳 3 포블레누
40. 안녕, 바르셀로나
그의 시선_ 산티아고에 가다

그녀의 에필로그_ 좋은 봄날에
그의 에필로그_ 다시 만나자

본문중에서

“고양이 데리고 택시 타도 괜찮을까?”
“여기는 그런 거 신경 안 써.”
그제야 바르셀로나에 온 것이 실감 난다.
스무 시간 넘게 케이지에 갇혀 있던 제제는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태연하게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똥을 쌌다. 와락 안심이 된다. 제제가 제일 먼저 바르셀로나에 적응했다. 이제 아무 걱정이 없다. 우리야 뭐, 천천히 적응하면 될 일이다.
('01. 제제야, 바르셀로나 가자!' 중에서)

나와 남편, 그리고 고양이 제제까지 우리 세 식구는 이 오래된 동네, 작고 불편하지만 근사한 유럽식 아파트에서 2년 동안 지내게 됐다. 바르셀로나에 우리 집이 생겼다. 우와, 이거 마음에 쏙 드는 문장이다.
('02. 바르셀로나에 우리 집이 생겼다' 중에서)

복도에 나갔다 들어오면 하얀 제제의 발이 새까매진다. 먼지가 잔뜩 묻은 발로 곧장 침대 위도 올라오고 옷장에도 들어가지만, 나는 제제의 까만 발을 좋아한다. 복도 대모험을 끝내고 돌아온 제제의 발은, 더운 여름 날 차가운 계곡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나의 맨발 같기도 하고, 먼 길 떠나는 우리의 배낭 같기도 하다. 한 발자국 넓어진 제제의 세상 같아서 나는 그 까만 발이 좋다.
('07. 제제가 사는 세상' 중에서)

그라시아 축제와 바흐셀로나, 두 번의 축제를 경험하며 나는 이 도시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르셀로나에서 축제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고, 일상 속에서 모두가 공평하게 즐기는 것이었다. 그라시아 지구를 나와, 버스를 타지 않고 그대로 집까지 한참을 걸었다. 걷는 동안 나도 그라시아 지구 사람들 틈에 섞여 가위질하고 풀칠하는 상상을 했다. 음악이 흐르고 조명이 켜진 어느 골목에서 모르는 사람과 손을 잡고 왈츠를 추는 상상도 했다. 언젠가는 나도 이들처럼 자연스럽게 축제를 즐길 수 있겠지. 다행히도 한동안은 이곳에 머물 테니까. 운이 좋다는 생각이 아주 오랜만에 들었다.
('10. 그라시아 축제와 바흐셀로나' 중에서)

며칠 전 친한 친구가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왔다. 나는 내내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그에게 건넨다. “친구야, 산펠립네리 광장에서 만나자.” 내가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렸는지, 좁은 골목골목을 돌아 그곳까지 오며 그는 알아차릴 수 있을까.
('16. 광장에서 만나자는 말' 중에서)

건축가 가우디는 바르셀로나에 많은 건축물을 남겼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에는 그의 모든 인생을 담았고, 구엘 공원에는 그의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담은 것 같다고 혼자 생각하곤 했는데, 이곳 콜로니아 구엘은 어쩌면 그의 일기장이었던 것 같다. 성당에 머무는 내내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앉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마음속이 되게 아늑했다.
('19. 그곳이 너를 위로할지도 몰라' 중에서)

탑 쌓기에 성공하고 서로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사람들의 얼굴을 볼 때면 나는 또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괜히 눈을 깜빡거려야 한다.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 허리가 구부러진 할머니, 근육이 단단한 청년, 머리를 야무지게 묶어 올린 젊은 여성, 꼭대기에 올라갔다 내려온 아주 어린 여자아이 모두 환하게 웃는다. 어른들이 이만큼 환하게 웃는 모습을 나는 어디서도 잘 보지 못한 것 같다. 어른의 그런 표정은 어쩐지 사람을 눈물 나게 하는 데가 있다.
('21. 인간 탑 쌓기' 중에서)

가끔씩 ‘내가 이걸 하러 여기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햇살 좋은 오후에 노천카페에 앉아 맥주를 마실 때가 그러했고, 제주에서는 눈 내린 한라산에 올랐을 때가 그러했다. 카미노에서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앞에서 보낸 그 몇 시간이 그랬다.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미묘한 감정 속에서 조금씩 마음을 추스르던 그 몇 시간이 지나자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미노의 끝, 바르셀로나 생활의 끝, 그리고 내 젊음 또 다른 장의 끝.
('그의 시선. 산티아고에 가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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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남미 여행기 [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와 제주도민 인터뷰집 [제주에서 뭐 하고 살지?]를 썼다. 바르셀로나에서는 ‘플랜비’의 매니저 겸 가이드였다. 동시에 스페인어를 배우는 학생이었으며, 글을 쓰는 작가였다. 모든 일들에 대해 “잘 될 거야”라고 낙천적으로 생각해 낯선 곳에 가서 살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정작 인생 자체에는 큰 기대가 없고, 그것이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사는 비결이다.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그리운 것은 ‘하늘’이다. 쾌청한 하늘.

박두산 [사진]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와 [제주에서 뭐 하고 살지?]의 사진을 찍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가이드 겸 스냅사진 작가였다. 스페인 요리학교 ‘호프만’의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다. 요리할 때 가장 즐겁지만 요리를 직업으로 가지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파에야’만큼은 누구보다 맛있게 만들 자신이 있다. “잘 될 거야”라는 정다운의 말에 홀려 막 살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을 늘 마음 한편에 품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그리운 것은 ‘카냐’이다. 지중해 햇살 아래에서 들이키던 생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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