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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청소년 시선 10권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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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궁금 바이러스가 작렬하는 열여섯 살 꿈틀대는 머릿속을 들여다보다!

    [궁금 바이러스]는 별일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고, 그래서 별 생각 없어 보이는 아이들이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 주는 청소년시집이다. "공작새 꼬리는 왜 부채처럼 생겼어요?", "바퀴벌레에 바퀴가 있냐, 없냐?", "연은 만들면 꼭 날려야 해요?" 등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이 시집의 주인공은 우리를 순간 ‘멍!’ 하게 한다. 이전에 미처 몰랐던 세계로 데려다 놓는다. 엉뚱하고 이상한 궁금증을 마구 발산하는 시를 읽는 동안 청소년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들게 된다. 그러다 마침내 ‘지금-여기’에 있는 내가 꽤 근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양영길 시인의 [궁금 바이러스]는 ‘창비청소년시선’ 일곱 번째 권이다. 1~4부에 수록된 63편은 따옴표로 인용한 듯 고유한 색깔을 뿜어대는 아이들의 말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내 안의 첫 소년을 만나 떠나는 여행
    손택수 시인의 첫 청소년시집


    [나의 첫 소년]은 [호랑이 발자국], [목련 전차] 등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손택수 시인의 첫 청소년시집이다. 이 시집은 손택수 시인만의 감성으로 우리가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할 ‘질문’이 무엇인지 묻는다. 그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콸콸거리던 자신의 소년 시절을 출발점 삼아 청소년들에게 ‘지금’, ‘자신의 노래’가 무엇인지를 들여다보자고 손을 내민다. 시인의 안내하는 내 안의 소년을 만나는 여행을 함께하는 동안 우리는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반응하는 시, 눈앞에 그림이 그려지는 시를 만날 수 있다. 여행을 마칠 때쯤이면 내가 품고 살아야 할 질문, 내 가슴속의 ‘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손택수 시인의 [나의 첫 소년]은 2015년부터 꾸준히 출간된 청소년시 시리즈 ‘창비청소년시선’ 열 번째 권이기도 하다.
    공부 걱정은 안드로메다로 날려 버리고 제 나름대로 놀 줄 아는 녀석들을 향한 응원가이다. 어른들은 자신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아이들이 움직이길 바란다. 하지만 어른들이 정한 규칙대로 움직이는 동안 아이들은 생기와 용기를 잃고 시들어 간다. 공부에 치이고, 잘못한 것 하나 없이도 늘 조마조마해하는 청소년들. 하지만 그 곁을 지키는 선생님이, 어른들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청소년들에게도 작은 힘이 생길 것이다.
    "나도 모르게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이 있다!"
    어느 순간 와짝 넓어진 어깨를 발견하는 청소년들의 성장 비밀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은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청소년들이 속마음을 털어놓는 청소년시집이다. 이상하게도 어제까지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였는데, 중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청소년'이라는 말이 붙는다. 얼떨결에 청소년이 된 아이는 경계에 있다. 이 시집에는 경계를 넘는 중인 청소년들의 불안정한 마음과 일상, 학교생활과 친구들 이야기, 갑자기 달라져 보이는 주변과 세상 등을 그린 청소년시 60편이 담겨 있다. 자기 이야기를 자기 말로 노래한 시를 읽는 동안 청소년들은 '너도 모르게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이 찾아올 거야, 넘어졌어도 괜찮아' 하고 속삭이는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은 '창비청소년시선' 세 번째 권이다. '창비청소년시선'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출간된다.
    청소년은 으레 다 ‘학생’이라 여긴다. [난 학교 밖 아이]에는 학교 폭력, 질병, 가정 폭력과 빈곤, 친구 관계 등으로 고통을 겪다 학교를 떠난, ‘학생이 아닌’ 청소년들이 있다. 이제껏 이 아이들의 삶과 아픔을 청소년들의 목소리 그대로 담아낸 시집은 없었다. 이 시집은 학교 밖 아이들에게 "괜찮아." 하고 위로하고, "넌 할 수 있어!"라며 용기를 주고, "잘했어." 하고 인정해 준다. 주된 화자인 ‘승연이’가 어쩔 수 없이 학교를 떠나는 순간을 출발점 삼아 그 후 쏟아진 세상의 따가운 시선,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만난 학교 밖 친구들의 이야기, 그리고 이 아이들이 학교 밖에서 다시 꿈을 꾸는 이야기가 1~4부에 담겨 있다. 김애란 시인의 [난 학교 밖 아이]는 ‘창비청소년시선’ 여덟 번째 권이다.
    시인의 시선은 하늘보다 높은 꿈과 바닥보다 낮은 일상의 차이를 채울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시집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은 어쩌지 못하는 그 간극 속에서도 친구와 따스한 마음을 나누고, 좋아하는 것을 하겠다는 가슴 벅찬 바람을 토하고, 뭐든 공부로 몰고 가는 현실을 당당한 목소리로 비판한다. 아이들의 가슴에서 나오는 말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꾹꾹 속으로만 할 말을 눌러 담고 있을 청소년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넬 것이다.
    [파울볼은 없다]는 정해진 울타리를 벗어나 더 넓은 경기장으로 나아가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시집이다. 일상의 사소한 경험에서 '세상'을 발견하고, 당연하다고 여겼던 규칙을 비틀어 자기만의 지침을 찾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당차다. 시인은 늘 정해진 틀에 맞춰 공부하고, 바쁘게 움직이기를 강요받는 아이들을 불러 세운다. 그리고는 '너희들'이 아니라 '너',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너'를 들여다본다. 61편의 시를 읽는 동안 열매 안 가득 꽃이 피는 무화과처럼 자기만의 화원을 가꾸는 중인 청소년들의 색깔 있는 성장을 만날 수 있다.
    1~4부에 수록된 61편의 시에 등장하는 화자는 자신과 쉽게 지나치기 쉬운 세상을 찬찬히 살피고 들여다보는 청소년들이다. 시소와 미끄럼틀, 빨대, 소변기에 떨어진 동전 등 일상에서 만나는 사물을 새로운 눈으로 본다. 무거운 쪽으로 기우는 것이 당연한 시소에서 누군가가 올라가면 누군가는 내려와야 하는 범상치 않은 진실을 쥔다. 그렇게 당연하다고 여겼던 법칙들을 뒤집어 본다. 직접적인 감정을 표현하거나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대신 딱 반걸음 뒤로 물러나 '생각'한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그 거리만큼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는 동안 '너'와 '나'를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게 될 것이다. 이장근 시인의 [파울볼은 없다]는 '창비청소년시선' 여섯 번째 권이다.
    창비가 발굴·정선하는 '창비청소년시선' 시리즈 본격 출간!

    '창비청소년시선' 시리즈가 본격 출간된다. 어린이와 어른 사이의 점이지대에서 질풍노도의 시절을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어른의 시나 동시와 다른,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시'가 필요하다. '창비청소년시선'은 390여 권이 넘는 '창비시선'을 꾸려온 창비가 그 내공을 바탕으로 청소년시의 자리를 제대로 마련하고자 기획한 본격 청소년시 시리즈이다. '창비청소년시선'은 전문 시인이 쓴 청소년시를 발굴하고 정선해 나가고자 한다. 1, 2권은 각기 열 명의 시인이 쓴 신작시를 엮은 시집이며 이후 3권부터는 개인 시집을 중심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시리즈를 여는 1권 [의자를 신고 달리는]과 2권 [처음엔 삐딱하게]는 청소년시 장르의 새로운 개척을 예고한다. 1권의 제목은 손택수 시인의 시 [의자를 신고 달리는 아이]에서, 2권의 제목은 이정록 시인의 시 [삐딱함에 대하여]에서 따왔다. 각 시인들이 내밀하게 품고 있는 청소년과 시에 대한 생각, 이번 작품을 쓴 소회를 고백한 아포리즘인 '시작 메모'를 함께 수록해 청소년 독자와 시의 거리를 좁혀 준다. 문학평론가 김이구, 오연경, 청소년문화연대 활동을 하는 국어교사 박종호가 함께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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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짓것, 청춘인데 뭔들!”
    나를 이루는 것, 나를 나답게 하는 것


    [까짓것]은 공부보다는 다른 쪽에 관심이 더 많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시집이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이 대학 입시와 공부에 관심을 가지길 원하지만 청소년들에게 공부는 중요하지 않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모습을 말하고,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자신의 사랑을 노래하기를 원한다.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것은 어른들의 시선이 아닌 나를 나답게 하는 것, 바로 ‘나’를 찾는 것이다. 시인은 그런 아이들의 이야기를 59편의 시에 담았다. 입시라는 테두리 너머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녹록하지 않은 ‘오늘’을 사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프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 가운데 특유의 발랄함을 가득 담고 있다. 이정록 시인의 [까짓것]은 ‘창비청소년시선’ 아홉 번째 권이다.

    출판사 서평

    “나는 내 안의 소년에게로 끝없이 귀환하려 한다.”
    교과서 수록 시 '흰둥이 생각'을 쓴 손택수 시인의 첫 청소년시집

    손택수 시인은 [호랑이 발자국], [목련 전차] 등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중견 시인이지만, 사실 늘 청소년 곁에 있었던 시인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은 이미 교과서에 수록된 시 '흰둥이 생각'으로 손택수 시인을 먼저 만났다. 시인은 잡지 [청소년문학]의 편집위원이었기도 하고, 청소년 도서를 집필하거나 기획하기도 했다. 지금도 전국 곳곳 학교에서 강연을 하며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다. 그렇기에 청소년들을 향한 시인의 애정은 각별하다. 손택수 시인은 청소년들에게 “자꾸 와도 새봄인 봄처럼/태어나고 다시 태어”('봄은 자꾸 와도 새봄', 98~99쪽)나자고, 자기 안에 소년·소녀를 잃지 말자며 이 시집을 보낸다.
    손택수 시인은 1~3부 48편의 시를 통해 우리 모두가 잊지 않고 지향해야 할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그려 보인다. 그것은 혼자 눈물 흘리다 본 별이기도 하고, 어른들이 꾸지람하기 딱 좋은 쓸모없는 질문들, 또 어린 시절 철없던 제 모습을 돌아보며 느끼는 부끄러움이기도 하다. 그것들은 ‘쓸모없는 것’, 그래서 ‘아무도 읽지 않는 시’가 되기 쉽지만 시인은 하늘과 별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마음에서 내 안의 괴물을 물리칠 힘을 얻는다.

    “(소년 소녀들의 시사詩史에) 언감생심 졸작들을 얹어 볼 생각을 한 것은, 직접적으론 세월호 참극을 겪으면서 학생들 앞에 서기가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었어. 학교에 특강을 가면 학생들 눈을 보기가 힘들었어. 학생들이 다 세월호 학생들로 보였던 거야. 이번 시집의 '소년 2'이나 ‘지금의 노래’란 부제를 단 연작들이 그 영향에서 나온 작품들이라고 하겠네. 말하자면, 그런 경험 속에서 내가 그동안 잊고 지낸 내 안의 소년을 불러 본 거야. 내 안의 소년을 잃어버리면서 내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괴물이 되어 가고 있는지를 알겠더군. 아름다운 사람들은 왠지 자기 안의 소년을 잃지 않고 살아갈 것 같아. 우리의 ‘오래된 미래’, 소년은 그러니까 적어도 내겐 간단없이 화두로 삼고 지향해야 할 어떤 가치 같은 것이지. 이것이 청소년시, 아니 시의 미래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어”
    - '시인과 시인의 대담 -손택수·박성우'에서(/ pp.119~110)

    소년, 나다운 ‘나’를 찾다!
    내 안의 첫 소년을 찾아 떠나는 여행

    소년은 시인이 되기로 작정하고 태어났다. “바위산을 보면 하늘로 오르는 흰 고래”를 떠올리는 소년('쓸모없는 녀석', 34쪽)은 땅속에서만 자라는 나무와 하늘 위에서만 사는 새와 과대망상가 연합('지구별 과대망상가 연합', 50~52쪽)을 결성해 골방에 가만 앉아 여행을 떠난다. 이 떠나지 않는 여행자는 결국 엄격하게 쓸모를 따지는 이 세상이 강물과 모래를 아름다움이 아니라 돈으로밖에 여기지 않는다는 무서운 비밀을 깨닫고 만다.

    잘하는 건 없어요. 취미요? 글쎄요, 그냥 숨어 있기를 좋아해요. 단칸방도 너무 헐거워서 어릴 땐 장롱 속에 들어가 있을 때가 많았죠. 지하철에 가면 노숙자 아저씨들도 종이 박스 속에 들어가 잠을 자잖아요? 그분들처럼 집에서도 노숙을 한 셈이죠. 하지만 어른들이 돌아올 때쯤이면 깨어났어요. 혼자서 하루를 보내는 아이의 외로움을 호소하거나 징징거리는 궁상을 떨긴 싫었거든요.
    - 손택수, '소년 4' 부분(/ pp.88~89)

    난 떠나지 않는 여행자야
    한자리에 가만히 서서
    돌 하나, 나뭇잎 하나를
    찬찬히 지켜볼래
    돌멩이의 주름은 어떻게 생겼을까
    이 주름은 어느 바위
    산에서 떨어져 나올 때의 흔적일까
    주름 따라 산도 가고 강도 가고
    돌멩이를 쪼던 바람도 따라가 보는 거지
    나뭇잎 속의 무늬는
    지문 같고 지도의 등고선 같아
    나는 어디로든 갈 수 있지
    - '떠나지 않는 여행자' 부분(/ pp.32~33)

    나는 틀림없이 쓸모없는 녀석
    창문 밖 나비에 한눈을 팔다가 핀잔이나 듣는 녀석
    쓸모도 없이 나는 어떻게 사나
    점수도 되고 양식도 되고 돈도 되는
    쓸모로 가득 찬 세상
    쓸모없는 나는 적어도
    강과 바위와 나무를 망치는 일은 하지 않아야겠는데
    모가 나서 모

    "무엇인가가 변할 것 같아 불안하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이제 막 경계를 넘는 청소년들의 노래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에 입학하는 시기의 청소년들이 등장해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이전의 청소년시들이 주로 고등학생 또래 아이들이 겪는 학업 스트레스, 가출, 몽정, 부모와의 갈등 등을 소재로 다루었다면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은 경계를 넘는 중인 청소년의 걱정과 불안, 울고 싶은 마음 등을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우리는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청소년들에게 주목하지 않았다. 아직 '아이'라고 여기거나 경계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아이를 섣불리 '청소년'으로 넘겼다. 며칠 사이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되었을 뿐인데 덜컥 '아이' 대신 '청소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이제 중학생이니 다 컸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어쩐지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할 것 같아 부담스러워진다. 무엇인가가 변할 것 같고 변해야만 할 것 같아 불안하다. 중학교 교사로 오랫동안 아이들 곁에서 아이들을 지켜본 조재도 시인은 이제 막 '초등학생' 꼬리표를 뗀 청소년들이 느끼는 불안과 걱정, 몸과 마음의 변화, 갑자기 달라져 보이는 주변과 세상에 주목했다. 경계에서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중학생들의 속마음을 담은 것이 이 시집의 특색이자 장점이다.
    1부 '너한테만 말할게'에는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청소년의 섬세한 감성을, 2부 '춤추는 초코파이'에는 학교생활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3부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에는 사춘기 소녀·소년의 내밀한 마음과 일상을, 4부 '어른이 되면'에는 자기 주변과 자연, 세상에 대한 발견을 담았다.

    "우리는 그리 단조롭지도, 순진하지도 편안하지도 않다."
    청소년들의 불안과 걱정, 그들만의 문화와 정서를 담은 시

    어떤 청소년시를 읽고 싶으냐는 물음에 많은 청소년들이 "재미있고 공감할 수 있는 시,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는 시를 읽고 싶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 어른들이 짐작하거나 바라는 것과 달리 "우리는 그리 단조롭지도, 순진하지도 편안하지도 않다."라고('창비청소년시선' 1, 2권을 읽은 청소년들의 의견에서 발췌함).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은 청소년들의 바람대로 청소년들의 불안과 걱정, 그들만의 문화와 정서를 그들의 말로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담아냈다.

    초딩 땐
    엄마가 없으면 불안했는데
    중딩이 된 후
    엄마가 옆에
    있으면 불안하다
    - [엄마] 전문(10면)

    우리들 마음에도
    개구리눈 같은 구멍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친구와 싸워 말도 안 할 때
    아이들이 놀려 열 팍팍 받을 때
    압력 밥솥처럼 부글부글 끓어
    마음이 터지기 일보 직전일 때

    주전자 뚜껑에 난 공기구멍처럼
    쉭쉭 김 빠지는 구멍이 있었으면 좋겠다
    꽉 닫힌 마음에
    열린 구멍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 [개구리눈] 부분(64~65면)

    몸과 마음이 변하는 두려움과 기대([사춘기] 11면),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몰라 드는 걱정([걱정] 14~15면, [꿈] 44면), 괴롭힘을 당하거나 외톨이가 된 친구를 볼 때의 복잡한 마음([외톨이] 21면, [신나영] 38~39면), 좋아하는 사람에게 속마음을 말 못 하는 수줍음([말하기 어려운 말] 20면) 등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살핀다. 내밀한 마음이 담긴 시들을 읽는 동안 청소년들은 일기장을 공유하는 듯한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기다려 주세요."
    어느 순간 어깨가 와짝 넓어지는 청소년들의 성장을 담은 시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은 아이에서 이제 막 한 뼘 더 자라기 시작한 청소년의 성장을 따뜻하게 공감하고 드러낸다. 코 밑이 거뭇해지거나 목소리가 변하면 어떨지 겁나고, 키는 안 크고 살만 찌면 어쩌나 고민도 된다([사춘기] 11면). 동생과 싸워 속상해하다가도([따라쟁이] 12~13면) 어떤 때는 내가 한 말이, 내가 하는 생각이 어른스러운 것 같아서 마음이 흐뭇해진다([큰 나무] 17면). 지금은 아무리 애써도 잘 되는 것 하나 없어 고민인 청소년들에게 어느 순간 와짝 넓어진 어깨를 발
    “단단한 무릎으로 파도를 맞이하라.”
    이정록 시인이 보내는 청춘 응원가

    어른들에게 청소년은 항상 ‘학습하는 자’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까짓것]에서 청소년들은 공부보다는 다른 쪽에 걱정과 관심이 더 많다. 어른과 아이들의 소통은 그렇게 어긋난다. 그런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그들의 잣대를 들이대 문제아로 규정한다. 그래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아프고 시리다.
    [까짓것]은 위트와 해학이 넘치는 이정록 시인의 청소년시집이다. 시인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른들의 시선으로 청소년을 평가하는 현실을 우회적으로 꼬집는다. 나아가 33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뒹굴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넨다. 어른들의 편견과 선입견에 놓인 청소년들,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 가정 문제로 방황하는 청소년들, 사랑하고 이별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시집 곳곳에 담았다. 청소년 스스로 그들 내면의 목소리를 듣길 바라고, 주변을 걷어 내어 자신의 본 모습을 찾길 바라는 시인의 응원이 함께 한다.

    “왜 말하지 않았냐고요, 언제나 미리 말했잖아요.”
    어른들에게 온몸으로 던지는 아이들의 진솔한 목소리

    “왜 말하지 않았니?”라고 묻는 부모에게 아이는 자신이 수많은 언어로 말해 왔음을 강변한다('미리 말하랬잖아', 10~11쪽). 어른들은 아이들의 몸의 대화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어른들에게 아이들의 생활은 단지 기록되어야만 할 뿐이다('생활기록부', 12쪽). 어른들은 꿈이 깨질까 봐 멈칫거리는 아이들을 문제아로 바라본다. 문제아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에서 아이들은 문제아가 아니지만 문제아로 자라기 시작한다('문제아', 30쪽).

    실외 조회 시간에
    사람이 키워서는 안 될
    개 두 마리에 대해 들었다
    그건 편견과 선입견이라고 했다
    일견, 맞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무슨 돈으로
    편견과 선입견을 분양받았을까
    교과서나 문제집에 껴들어 왔겠지
    가슴과 머리에 개털이 날린다면
    그건 분명 어른들이 버린 개가 쳐들어온 거다
    - '쏠림' 부분(/ p.14)

    끝까지 지키고 버텨야 할 것을
    둥글게 말아 꼭 품고 있다.
    부레가 꺼져서 얼굴을 덮는다.
    오금이 저린지 다리를 꼰다.
    날개로는 담요를 만들어서 덮는다.
    - '번데기' 부분(/ p.19)

    에그 답이 없어! 문제덩어리 수학책이
    잠꼬대 가득한 사물함에 갇힌다
    줄을 선 잠꼬대들이 빈 식판으로
    쏟아지는 잠을 받들고 있다
    이대로 쭉 가는 게 진로라고 한다
    아무래도 대학 입학은
    침대나 잠꼬대가 좋겠다
    - '잠꼬대' 부분(/ pp.18~19)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시선은 편견과 선입견일 뿐이다. 아이들은 단지 끝까지 지키고 버텨야 할 것들 때문에 자신들의 날개로 덮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원하는 진로, 대학 입학은 잠꼬대와 같다. 아이들은 날개 한두 쌍 꺼내기 위해 꿈틀거리고('벌레', 34쪽), 부서질 채비를 마치고 어디든 날아가고자 한다('플라타너스나무 아래에서', 41쪽). 아이들은 그저 누군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자신의 이름을 불러 주기를 바란다('이름을 불러 줄 때까지', 84~85쪽). 이 시집에서는 이렇게 오늘날 청소년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까짓것, 청춘인데 뭔들!”
    주먹으로 눈물 쓱 훔치는 아이들의 이야기

    엄마와 아빠가 나 때문에 헤어졌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고갤 떨구지 않는다('인형 장례식', 58~59쪽). 아무런 대책 없이 아버지가 떠나갔어도 “까짓것”이라는 입버릇과 같은 말을 통해 용기를 얻는다('까짓것', 62~63쪽). 때로는 주근깨 많은 얼굴이 별 볼 일 많은 신비한 얼굴이 되는 경험도 해보고('별 볼 일 많아졌지', 82~83쪽), 파도 소리 울먹이듯 울어도 본다('속울음', 76~77쪽). 텅 빈 머리에 무엇이든 채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공터', 92쪽), 가슴우리에 사랑을 가득 채운다('가슴우리', 103쪽). 누군가의 울음을 나의 울음으로 받아들일 줄 알고, 서로가 함께 팔짱을 끼며 서로를 비추는 작은 불빛이 된다. 그렇게 아이들의 초록빛 청춘은 점점 여물고 스스로 성장한다.

    쪽지 글만 남기고 떠난 아
    문제의 나라, 철들지 않는 학교를 향해 쏘아 올린
    이장근 시인의 통쾌한 시편들!


    [파울볼은 없다]에는 '밤낮없이 공부해서 일류대에 가는' 대신 내가 만든 더 넓은 야구장을 향해 달려 나가는 청소년이 있다. 학교라는 울타리 밖에서 '힘차게 꿈틀대'며 자신에게 한 발 더 다가서는 청소년이 있다. 부모님과 선생님은 그런 아이들을 길을 잃은 아이 혹은 '문제아'라 여기지만 이 시집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은 오히려 되묻는다. "나의 문제는//문제의/문제에 의한/문제를 위한//문제를 풀어야 하는 나라에 태어난 것"( '문제아' 중에서/ p.10) 아니냐고.

    "부모님은 나만 보면 혀를 차지만
    나는 혀 차는 소리를 박수 소리로 듣기로 했다"


    한 친구는 작곡가가 되고 싶고, 한 친구는 수의사가 되고 싶다. 꿈이 다른데도 두 친구는 한 교실에 갇혀 같은 교과서로 배우고, 같은 시험을 본다. 두 친구는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눈이 마주쳤고, 약속이나 한 듯 책가방을 싸 거리로 나선다. 우리만의 첫 '야간자율학습'을 시작한 청소년들은 부모님들의 혀 차는 소리를 박수 소리로 여기며 자기만의 꿈을 챙긴다. 어른들이 만든 울타리를 넘어 경기장을 넓힌다. 울타리를 넘어 넓은 세상을 바라본 순간 일등이 아니어도, 일류대가 아니어도 내가 쳐 올린 공은 파울볼이 아니라 화려하게 터지는 폭죽이 된다.

    너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까
    함께 창밖을 보다가
    약속이나 한 듯 책가방을 쌌다

    거리를 배회하며 나눈 이야기

    너는 수의사가 꿈이라 했다
    나는 작곡가가 꿈이라 했다

    꿈이 다른데 같은 시험을 본다며
    우린 거리에서 미친 사람처럼 웃었다
    먼지 같은 모순을 털어 냈다

    우리의 첫 야간자율학습이었다
    ( '야간자율학습 '중에서/ p.45)

    형은 밤낮없이 공부해서
    일류대에 간단다

    나는 밤낮없이 알바해서
    내 가게를 차릴 거다

    부모님은 나만 보면 혀를 차지만
    나는 혀 차는 소리를
    박수 소리로 듣기로 했다

    내가 쓰는 야구장이
    더 넓을 뿐이라고
    ( '파울볼은 없다' 중에서/ p.52)

    자주 길을 잃는 시인 이장근이 아이들에게 내미는 시 나침반
    "너희들이 아니라 '너',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너'를 알아볼 시간이야."


    이장근 시인은 청소년 시절 길을 자주 잃었고, 길을 잃을 줄 알면서도 모르는 길에 이끌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시인은 정신없이 앞으로만 가는 아이들을 볼 때면 손 흔들며 불러 세우고 싶다. 이 시집에 실린 시 한 편, 한 편은 그렇게 불러 세운 청소년들에게 건네는 작은 선물이다. 그 작은 손짓에 돌아선 아이들이 혼자서 몰래 가꾸던 화원을 살짝 보여 준다. 얇은 껍질 안 가득 꽃을 피운 무화과처럼, 조급하고 성급한 어른들에게는 속이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학교에서 이장근 시인을 만나 교사와 학생으로 연을 맺었던 청소년들이 모여 나눈 시 이야기를 책 뒤에 [청소년 좌담]으로 담았다. 중학생, 고등학생, 취업 준비생인 세 사람은 나이는 다르지만 시를 만나는 마음이 같았다. 이 시집을 먼저 읽은 청소년들은 "조금 더 이해하기 쉽고 공감도 많이 가"는 청소년시를 읽으며 "시의 문턱이 조금 낮아지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외로움을 달래 주는 시, 힘들 때 잡아 주는 시를 가까이 두고 싶은 청소년들이 말한다. "부모님의 만족을 위해서 제 인생이 망가지는 건 싫어요!"

    무화과를 먹었어. 꽃이 없는 과일이라는 뜻이래. 못생겼는데 맛은 좋아. 꽃을 피우지 않고 어떻게 열매를 맺을까? 백과사전을 찾아봤지. 꽃이 과일 속으로 피어 보이지 않을 뿐이래. 무화과 속이 꽃밭이었던 셈이지. 너도 그런 거지? 무뚝뚝한 너의 얼굴. 하얀 이 드러내며 피던 웃음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살짝 건들기만 해도 터질 것 같아서 아는 척도 못하겠어. 아는 척보다 힘든 게 모르는 척이지만, 믿고 기다리기로 했어. 넌 너의 화원을 가꾸는 중이라고.
    ( '비밀의 화원' 중에서/ p.48)

    "무화과는 꽃이 없는 과일이 아니라 꽃이 과일 속에 피었을 뿐이라는 발견이 좋았어요. 꽃을 피우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아직 보여 주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이 저를 비롯
    '창비청소년시선' 시리즈를 여는 특별판 1, 2권,
    20명 시인이 쓴 총 100편의 신작 청소년시

    '창비청소년시선'의 시작을 알리는 1, 2권에는 모두 스무 명의 시인이 참여했다. 이미 빼어난 청소년시로 청소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박성우([난 빨강]), 박일환([학교는 입이 크다]), 청소년들이 교과서에서 자주 만나던 나희덕, 남호섭, 손택수, 이정록, 최은숙, 교실에서 오랜 시간 청소년들과 울고 웃으며 함께 지내온 김규중, 김남극, 김성장, 이삼남, 이응인, 복효근, 조향미, 하재일, 2000년대 이후 등단해 여전히 청소년의 감수성을 간직한 강성은, 오은, 이혜미, 배수연, 박준 시인이 '창비청소년시선'의 문을 함께 열었다.

    '청소년시'가 무엇인지 묻고, 청소년시의 폭을 넓히다

    "국어 교사로 살면서 아이들에게 시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 주지 못했습니다. 교과서에 실린 시를 해설해 주고, 시험 문제를 낸 다음 제대로 맞히지 못하면 가차 없이 점수를 깎았지요. 그런 다음 집에 돌아와서 나 혼자 시를 썼고, 그걸 묶어 시집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안 되는 일이었다는 걸 깨닫고 아이들을 생각하며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시를 써서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그렇게 함으로써 시가 교과서 밖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_ 박일환 '시작 메모'(1권 51면)

    "우리 가슴속에 묻은 단원고 아이들과 다행히 세월호에 타지 않아 살아 있는 아이들에게 어떤 시를 읽혀야 할까요. 우리는 어떤 시를 써야 할까요?" _ 남호섭 '시작 메모'(2권 47면)

    '창비청소년시선'을 20명의 시인이 참여한 특별판(1, 2권)으로 시작한 것은 청소년시의 현재를 보여 주는 한편으로 청소년시의 지평을 확장하려는 의도에서다. '청소년시'는 일차적으로 청소년의 일상과 정서를 청소년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시라는 장르적 성격이 있다. 몇몇 시인들의 '청소년시집'이 주목을 받았지만 청소년시는 아직 형성 중에 있는 장르다. '창비청소년시선'은 그러한 시를 중심에 놓고 청소년시의 자리를 단단하게 잡아주되, 기존 청소년시가 주로 학교·가족·친구 등 청소년들의 일상에 제한된 것을 넘어 그 폭을 넓히고자 하였다. 청소년시가 '청소년이 읽는, 청소년이 독자인 시'라는 점에 주목할 때, 청소년의 경험과 정서를 청소년의 목소리로 노래한 작품으로만 한정할 것은 아니다. 따라서 스무 명의 전문 시인들은 청소년의 삶과 정서뿐 아니라 우리 사회, 세계, 역사, 평화 등을 시의 눈으로 보고 담아내 청소년과 함께 소통하고 교감하고자 하였다.
    '창비청소년시선'은 사춘기를 맞은 몸과 마음의 변화, 지지고 볶는 학교생활, 좋기도 야속하기도 한 가족 등 기존 청소년시가 전형처럼 다루던 소재에서 폭을 넓혀 성장기 청소년의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생각과 느낌, 그들이 세상을 보는 시선, 그들이 보게 될 세상, 그리고 청소년들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게 할 노래까지 두루 끌어안을 것이다. '나'와 타인, 우리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을 담으려는 '창비청소년시선'의 노력은 청소년시의 폭을 넓히고, 청소년들이 자연스레 미래의 시 독자, 미래의 시인으로 성장하도록 감수성을 계발할 것이다.

    꿈을 찾아 달리는 청소년들의 노래, 청소년의 마음을 두드리다!

    의자를 신고 말굽처럼 따가닥따가닥
    소리를 내며 달려 보고 싶다

    의자는 말하자면

    키높이 구두

    이 구두를 신으면 공기 맛이 달라지지
    산에 오른 것처럼 가슴이 확 트이지
    _ 손택수, [의자를 신고 달리는 아이]에서(1권 74면)

    지구본을 선물받았다.
    아무리 골라도 삐딱한 것밖에 없더라.
    난 아버지의 싱거운 농담이 좋다.
    지구가 본래 삐딱해서 네가 삐딱한 거야.
    삐딱한 데다 균형을 맞추려니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그러는 거야.
    _ 이정록, [삐딱함에 대하여]에서(2권 84면)

    1, 2권에 실린 100편의 청소년시는 풋풋하고 발랄한 청소년의 일상, 혼란스럽고 갈팡질팡한 사춘기의 정서, 잊을 수 없는 청소년기의 경험, 참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고민 등을 담았다. 색색 빛깔의 시들은 나비가 되기 전까지는 무조건 참으라
    핑퐁처럼 오가는 너와 나의 말,
    세상 모든 것에 말을 걸 준비가 된 녀석들


    청소년기를 학교 갔다가 집에 오고 다시 학교 가는 별다를 것 없는 태평한 시절이라 여긴다면 오산이다. [궁금 바이러스]에는 훈계나 조언을 시작하려는 어른들에게 ‘바보 같은 질문짓’을 멈추지 않는 청소년들이 있다. 어른들 눈으로 보면 쓸데없이 궁금한 게 많은 놈이지만 사실 이 아이는 세상 모든 것에 말을 걸 준비가 된, 제 뜻대로 살아갈 ‘멋진 놈’이다. 1~4부에 수록된 63편은 따옴표로 인용한 듯 고유한 색깔을 뿜어대는 아이들의 말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자기만의 전략으로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는 이 라이브 방송과 함께하는 동안 청소년들은 자신의 ‘오늘’이,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올챙이도 개구리를 알 리가 없잖아?"
    궁금 바이러스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한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엄마,/나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거 싫잖아./그런데, 왜 나를 엄마의 우물에 가두려고 해?"([우물 안 개구리]), "우리 머리와 몸이 서로 싸우면 누가 이길까?"([궁금 바이러스 1]), "넌 왜 가르마를 왼쪽으로 탔어?"([궁금 바이러스 3]), "나에게 ‘착하다’는 말은 무엇일까."([착한 아이]).

    엄마!
    ‘올챙이 개구리 적 모른다’가 맞을까?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가 맞을까?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가 맞지. 그치?
    그런데 올챙이도 개구리를 알 리가 없잖아.
    ‘올챙이 개구리 적 모른다’도 맞잖아. 그치?

    사실 엄마 심정, 나 잘 이해 안 돼.
    말을 하지 않고 참았다가는 그냥 폭발할 것 같아서
    "그래서 어쩌라고?" 한마디 했더니
    엄마 속을 긁는다고 버럭했잖아.
    나 급실망해서 아무 대답도 못 했어.

    엄마가 이야기하는 거
    다 억지 같고 강요 같았어.

    엄마, 나 아직은 올챙인가 봐.
    ('그래서 어쩌라고' 중에서)

    서술형 평가를 망쳤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의 뜻을 서술하는 문제였는데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면 불가능한 일도 이룰 수 있다’라고 썼는데
    부분 점수도 인정해 주지 않았다.
    이의 제기를 했다.
    틀린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찾아갔는데
    공부한 게 아니라고 했다.

    그래도 틀린 건 아니잖아요. 배운 것에 갇혀 있는 것보다 낫잖아요?
    공부한 것에 너무 갇히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이미 알려져 있는 생각의 틀, 상상의 틀을 뛰어넘으라면서요.
    ('백지장이 뭐지' 중에서)

    이 시집에는 청소년들이 속으로만 삼켰던 질문들이 가득하다. 어른들은 이 물음에 어떤 답을 할까?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무시하거나 속 긁는다며 버럭 화를 내는 순간 청소년들은 입을 꾹 다물고 ‘바보 같은 질문’을 속으로 삼킨다. 이 시집을 읽는 청소년들은 "맞아, 사실은 나도 궁금했어!" 공감하다 어느새 마음속 깊이 감춰 두었던 자신의 궁금 바이러스가 다시 꿈틀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안 된다’는 말을 자꾸 들어도, 꿈꿀 시간이 없어져도
    내 시간에는 내 길을 내겠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청소년들은 꿈꿀 시간을 빼앗긴다. "아니, 함부로 아무 꿈이나 꿔서도 안 되었다./시험이 먼저였고/내신이 먼저"([꿈꿀 시간이 없어졌다])가 되는 삶을 강요받는다. 어른들이 자주 잊는 사실이 있는데, 보편적인 삶을 거부하는 것은 청소년들에게도 두렵긴 마찬가지이다.

    나는 박수 쳐야 할 때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냥 남들이 칠 때 따라 치면 되지만
    나는 그게 싫었다.
    내가 치고 싶을 때 치고
    남들이 치지만 내 맘에 안 들 때는
    열중쉬어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내 맘대로 안 되었다.
    그런 내가 싫었다.
    ('그런 내가 싫었다' 중에서)

    그럼에도 이 시집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은 "한 조각 구겨진 휴지처럼 어딘가에/뒹굴고 있을 나의 구름/아, 나의 꿈"([한 송이 구름])을 다시 찾기 위해 애쓴다. 내 의지대로 행동했을 때만이 내 심장이 뛴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 내 시간에 길은 나 스스로 내겠다고 외친다. 너와 나 사이에 번져 가는 궁금 바이러스는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 담임 샘은 많은 것을 잃을 거라고 말했다."
    학교 밖에서 현실의 벽에 부딪힌 청소년들의 이야기


    [난 학교 밖 아이]는 학교를 그만둔 뒤 어디서든 예외로 취급받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시집이다. ‘학생’이 아닌 아이들이 겪는 소외와 아픔, 그리고 이를 딛고 선 성장을 그려 냈다. 이 시집은 ‘학교 밖 아이들’의 삶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청소년시집과 다른 개성을 지닌다. 시인은 학교를 벗어나 편견과 소외의 그늘에서 자신의 삶을 꾸려 가는 청소년들의 삶을 66편의 시에 담아 성장서사로 보여 준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와 무관하게 여겼던 아픔이 마치 나 자신의 아픔처럼 느껴진다. 그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을 함께하며 위로와 평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애란 시인의 [난 학교 밖 아이]는 ‘창비청소년시선’ 여덟 번째 권이다.

    "모든 것이 다 내 잘못인 것만 같았다."
    교복을 입고 싶어도 입을 수 없는 아이들을 다시 한 번 외면하는 세상


    학교를 그만두는 아이들 전부가 공부가 싫어 학교를 때려치우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학교를 다녀야 하는 많은 이유보다/학교를 그만두어야 하는 단 한 가지 이유가/더 절실하지 않기를/기도하고 기도"([절실한 이유])한다. 그럼에도 결국은 학교 폭력에 시달리거나 가정 폭력에 진저리 치다 학교 밖으로 내몰리고 만다. 승연이 역시 수만 개의 바늘이 찔러대는 것 같은 중증 아토피로 괴로워하다 학교를 그만둔다. 아픈 몸으로는 하루 여덟 시간을 한자리에 앉아 버틸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학교를 그만두면 고통에서 벗어날 것 같았지만 이들이 교문을 나선 후에 마주하는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친구들의 외면("나는 고등학교를 다닌 지 석 달 만에 자퇴를 했다/그러자 많은 친구들이 핑계를 대며 만나 주지 않았다"[지우와 나]), 어른들의 편견("니들 공부하기 싫어 학교 때려치웠구나?"[부러워서 그래요]), 이로 인해 밀려오는 자괴감("학생증을 내밀 땐 몰랐는데/청소년증을 내밀고부터/보는 눈이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청소년증]) 등 또 다른 아픔에 직면한다.

    자퇴서를 내고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알바를 구한다는 중국집이었습니다
    자퇴생은 안 쓴다는 중국집 주인아저씨 말대로
    나는 중국집 알바도 할 수 없습니다

    친구들이 보고 싶어 찾아간 학교
    우리 엄마가 너랑 놀지 말래
    저희들끼리 시시덕거리며 멀어져 간 친구들 말대로
    나는 학교 친구들과 놀 수 없습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걸었습니다
    우주 미아가 되어 별과 별 사이를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었습니다
    행인과 어깨를 부딪칠 때마다
    얻어맞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느님은 알지요' 중에서)

    식탁에 사기그릇이 떨어졌다
    사기그릇은 이빨이 빠졌고
    식탁 유리에 금이 갔다
    꿈틀, 애벌레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잘못 보았겠지 꿈틀, 꿈틀......
    수많은 애벌레들이 기어 다니고 있었다
    식탁 유리에 간 금이 나뭇가지처럼
    뻗어 나고 있었던 것이다
    잔가지를 치면서 (중략)

    열일곱 해 나약한 내 생이
    저렇게 산산조각 나면 어쩌나
    겁나는 봄날이었다
    ('봄날' 중에서)

    아이들은 학교 밖에서 ‘겁나는 봄날’을 맞은 채 하루하루를 버텨 낸다. 학교와 가정이라는 안정된 제도권 안에서도 휘청거리기 마련인 청소년기를 편견과 차가운 비난의 시선 속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시집은 색안경을 썼던 어른들이나 또래 아이들이 학교 밖 아이들의 아픔에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게 한다. 또 학교를 그만둔 것은 단지 과정일 뿐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자고 일깨운다.

    "바보야, 너만 힘든 거 아니야!"
    상처 난 발들이 모여 별을 만들다, 나의 미래를 껴안다!


    학교와 친구들을 향한 그리움이 한없이 커져 그리움을 다이어트해야 하고([다이어트]), 학교를 그만둬도 기다리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현실을 믿을 수 없어 죽은 듯 잠만 자야 하는([한동안]) 승연이에게 힘을 준 사람은 엄마와 검정고시 학원에서 만난 비슷한 아픔을 지닌 또래 친구들이다.
    "따분한 일상을 한 방에 날리는 ‘대단한 놈들’이 온다"
    제 나름대로 놀 줄 아는 녀석들을 향한 응원가


    [대단한 놈들이다]는 공부 걱정은 안드로메다로 날려 버리고 제 나름대로 놀 줄 아는 녀석들을 향한 응원가이다. 어른들은 자신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아이들이 움직이길 바란다. 하지만 어른들이 정한 규칙대로 움직이는 동안 아이들은 생기와 용기를 잃고 시들어 간다. 이 시집에는 그런 아이들과 함께 아파하고 고민하는 선생님이 등장한다. "전 과목 무시하고/그대로 살" 수도 있다고 응원하는가 하면 공 놀이쯤은 맘껏 하는 학교를 꿈꾸며 아이들과 함께 뛴다. 공부에 치이고, 잘못한 것 하나 없이도 늘 조마조마해하는 청소년들. 하지만 그 곁을 지키는 선생님이, 어른들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청소년들에게도 작은 힘이 생길 것이다.
    1~4부에 수록된 54편의 시에는 엉뚱하고 대담한 녀석들이 운동장, 교실, 집, 편의점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등장한다. 직업적성검사도 시험 문제처럼 푸는 녀석들 때문에 키득키득 웃다가도 빈집에 홀로 앉아 아빠 넥타이로 목을 졸라 보는 녀석을 만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1~4부 뒤에는 이 시집을 먼저 읽은 청소년들이 나눈 대화를 정리한 ‘청소년 좌담’을 수록하였다. [대단한 놈들이다]는 ‘창비청소년시선’ 네 번째 권이다.

    전 과목 제치고 제 나름으로 놀 줄 아는 녀석들을 향한 응원가

    [대단한 놈들이다]는 사회와 학교로부터 도주를 꿈꾸는 청소년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선생님이 번갈아 등장한다. 청소년시에는 주로 청소년 화자가 등장하는데 이 시집에는 청소년은 물론이고 청소년들과 함께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선생님(어른)이 등장해 청소년 이야기를 한다. 마음에 상처가 있는 아이, 어른들이 보기에 엇나가는 아이, 어른들의 지시와 규제를 따르느라 시들어 가는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안타까움과 반성이 묻어 있다. 아이들과 함께 아파하고, 스스로를 반성하는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차원에서 청소년들을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분한 일상을 한 방에 날리는 ‘대단한 놈들’이 온다!
    탈주를 꿈꾸는 위태로운 청소년들의 솔직 발랄한 이야기


    "이 시집에 실린 시는 거의 다 실화예요.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겪었던 일들이죠." 채지원 시인은 시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늘 졸다가도 무대 위에서는 화려한 팝핀댄스를 추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빨강 머리에 투블록컷을 하고 등교하는 녀석, 기발한 생각으로 교실을 빵 터지게 하는 녀석, 열 살이나 많은 사서 선생님한테 되도 않는 작업을 거는 녀석들까지, ‘대단한 놈들’은 숨 막히는 현실에서도 톡톡 튄다.

    직업적성검사도 시험 문제처럼 대하고 옆 친구보다 빨리 풀지 못해 괴로워한다. 심지어 적성검사지마저 찍고 자는 친구들도 있다는데, 시험에 사로잡힌 청소년들에게 시는 어렵기만 하다. 그래서 청소년들은 시험 걱정 없이 읽을 수 있는 시가 있기를, 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시가 있기를 바란다. [대단한 놈들이다]를 먼저 읽은 청소년들은 교과서나 참고서에서 보던 시와 달랐다고, 훌훌 읽고 느끼는 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문제를 출제할 만한 무엇인가를 찾아 분석하며 읽는 것이 아니라 이 시가 내 일상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내 마음이 얼마나 움직이는지를 생각한 것은 분명 새로운 경험일 것이다.

    '창비청소년시선’ 소개

    ‘창비청소년시선’은 전문 시인이 쓴 청소년시를 발굴하고 정선해 내는 본격 청소년시 시리즈이다. 3월 25일 동시 출간된 [대단한 놈들이다](채지원), [운동장 편지](복효근)까지 총 5권의 ‘창비청소년시선’이 나왔다. 앞으로도 ‘창비청소년시선’은 청소년시의 다양한 폭과 깊이를 가늠하며 청소년들 곁을 지킬 조금은 위태롭고 조금은 삐딱한 노래들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좁은 틈에서도 끈질기게, 작아도 당당한 제비꽃처럼"
    청소년들에게 띄우는 위로와 희망의 편지


    [운동장 편지]에 실린 60편의 시 중에 어느 한 편도 혼자인 시는 없다. 질풍노도의 한가운데 선 ‘나’에게는 따뜻한 붕어빵을 건네주는 친구가, 차가운 콘크리트 틈을 뚫고 핀 제비꽃 사진을 내미는 선생님이([제비꽃 종례], 20쪽), 서로에게 희망이 되는 가족이 있다([나 하나 때문에], 84쪽). 이 시들은 청소년들에게 ‘나’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붕어빵의 따뜻한 온기로 전해지는 다정한 위로는 무엇 하나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현실을 견딜 수 있는 희망이 될 것이다.

    종례 시간에 선생님은
    우리 반 단체 카톡에 사진 한 장을 올리셨다.

    "좁은 틈에서도 끈질기게, 작아도 당당한 제비꽃처럼"
    메시지와 함께

    학교 진입로 아스콘 바닥 갈라진 틈
    나란히 핀 제비꽃 몇 송이 찍어 오셨단다.

    집에 가는 길에 반드시 그 자리를 찾아서
    유심히 보고 가라는 게 종례 사항이다.

    외톨이 진욱이가 제비꽃 앞에서 오래 서 있던 것을
    나는 보았다.

    할머니와 단둘이 살며
    엄마 아빠 얼굴도 모른다는

    진욱이는 알고 있었을까
    선생님이 창문가에서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는 것을
    ( '제비꽃 종례' 중에서/ p.20)

    청소년 한 명, 한 명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쓴 시
    교과서 수록 시인 복효근의 첫 청소년시집


    [운동장 편지]는 청소년 한 명, 한 명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처럼 쓴 시 60편을 모은 청소년 시집이다. 친구가 건네준 붕어빵의 온기,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두근거리며 설레는 마음,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달라지는 내 몸, 꼭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 밉기도 좋기도 한 선생님, 가끔은 버거운 부모님의 사랑 등을 소재로 한 시들은 청소년들의 일상에서 출발해 그들의 속말에 다가선다. [운동장 편지]에서는 시인의 따뜻한 눈길이 머문 열여섯, 열여덟의 빛나는 순간들을 만날 수 있다.
    청소년들은 복효근 시인을 교과서에서 먼저 만났다. 그의 작품 [안개꽃](교학사 중학교 국어), [버팀목에 대하여](창비 문학), [잔디에게 덜 미안한 날](비상 문학) 등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운동장 편지]는 그런 복효근 시인이 청소년 틈에서, 청소년의 눈높이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그의 첫 청소년시집이다. [운동장 편지]는 ‘창비청소년시선’ 다섯 번째 권이다.

    애틋한 마음으로 청소년 한 명, 한 명의 속말에 귀 기울이는 시간

    [운동장 편지]는 하늘보다 높은 꿈과 바닥보다 낮은 삶 사이에서 살아가는 십 대들 이야기다. 친구와 슬리퍼를 한 짝씩 바꿔 신고, 체육관 지붕에다 체육복을 던진다. 이유를 댈 수 없는 별난 짓만 골라서 하는 것처럼 보인다. 슬리퍼를 한 짝씩 바꿔 신으면 둘이 하나가 되어 온 세상이 우리 것 같아진다는 것을, 지붕 따윈 너무 낮아 구름 정도는 타고 올라가야 우리 마음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어른들은 모른다.
    시인의 시선은 하늘보다 높은 꿈과 바닥보다 낮은 일상의 차이를 채울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시집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은 어쩌지 못하는 그 간극 속에서도 친구와 따스한 마음을 나누고, 좋아하는 것을 하겠다는 가슴 벅찬 바람을 토하고, 뭐든 공부로 몰고 가는 현실을 당당한 목소리로 비판한다. 아이들의 가슴에서 나오는 말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꾹꾹 속으로만 할 말을 눌러 담고 있을 청소년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넬 것이다.

    "하루 여덟 시간을 한자리에 앉아 있는 게 이상하지 않나요?"

    어른들은 모르는 우리들만의 일상 뒤집기


    "하면 된다."는 학급 생활 목표가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죽었다 깨나도
    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이라면 안 해 본 게 없는 비정규직 우리 아빠가
    무엇을 안 해서 부자가 못 되었을까요?
    맨날 꼴찌인 제가 한다고,
    한다고 하면 일등이 될 수 있을까요?
    ( '이의 있습니다' 중에서/ p.32)

    [이의 있습니다], [우리가 시험을 치르는 동안](62쪽), [자리 바꾸기](68쪽), [주제에
    '창비청소년시선' 시리즈를 여는 특별판 1, 2권,
    20명 시인이 쓴 총 100편의 신작 청소년시

    '창비청소년시선'의 시작을 알리는 1, 2권에는 모두 스무 명의 시인이 참여했다. 이미 빼어난 청소년시로 청소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박성우([난 빨강]), 박일환([학교는 입이 크다]), 청소년들이 교과서에서 자주 만나던 나희덕, 남호섭, 손택수, 이정록, 최은숙, 교실에서 오랜 시간 청소년들과 울고 웃으며 함께 지내온 김규중, 김남극, 김성장, 이삼남, 이응인, 복효근, 조향미, 하재일, 2000년대 이후 등단해 여전히 청소년의 감수성을 간직한 강성은, 오은, 이혜미, 배수연, 박준 시인이 '창비청소년시선'의 문을 함께 열었다.

    '청소년시'가 무엇인지 묻고, 청소년시의 폭을 넓히다

    "국어 교사로 살면서 아이들에게 시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 주지 못했습니다. 교과서에 실린 시를 해설해 주고, 시험 문제를 낸 다음 제대로 맞히지 못하면 가차 없이 점수를 깎았지요. 그런 다음 집에 돌아와서 나 혼자 시를 썼고, 그걸 묶어 시집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안 되는 일이었다는 걸 깨닫고 아이들을 생각하며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시를 써서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그렇게 함으로써 시가 교과서 밖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_ 박일환 '시작 메모'(1권 51면)

    "우리 가슴속에 묻은 단원고 아이들과 다행히 세월호에 타지 않아 살아 있는 아이들에게 어떤 시를 읽혀야 할까요. 우리는 어떤 시를 써야 할까요?" _ 남호섭 '시작 메모'(2권 47면)

    '창비청소년시선'을 20명의 시인이 참여한 특별판(1, 2권)으로 시작한 것은 청소년시의 현재를 보여 주는 한편으로 청소년시의 지평을 확장하려는 의도에서다. '청소년시'는 일차적으로 청소년의 일상과 정서를 청소년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시라는 장르적 성격이 있다. 몇몇 시인들의 '청소년시집'이 주목을 받았지만 청소년시는 아직 형성 중에 있는 장르다. '창비청소년시선'은 그러한 시를 중심에 놓고 청소년시의 자리를 단단하게 잡아주되, 기존 청소년시가 주로 학교·가족·친구 등 청소년들의 일상에 제한된 것을 넘어 그 폭을 넓히고자 하였다. 청소년시가 '청소년이 읽는, 청소년이 독자인 시'라는 점에 주목할 때, 청소년의 경험과 정서를 청소년의 목소리로 노래한 작품으로만 한정할 것은 아니다. 따라서 스무 명의 전문 시인들은 청소년의 삶과 정서뿐 아니라 우리 사회, 세계, 역사, 평화 등을 시의 눈으로 보고 담아내 청소년과 함께 소통하고 교감하고자 하였다.
    '창비청소년시선'은 사춘기를 맞은 몸과 마음의 변화, 지지고 볶는 학교생활, 좋기도 야속하기도 한 가족 등 기존 청소년시가 전형처럼 다루던 소재에서 폭을 넓혀 성장기 청소년의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생각과 느낌, 그들이 세상을 보는 시선, 그들이 보게 될 세상, 그리고 청소년들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게 할 노래까지 두루 끌어안을 것이다. '나'와 타인, 우리 사회와 세상을 보는 눈을 담으려는 '창비청소년시선'의 노력은 청소년시의 폭을 넓히고, 청소년들이 자연스레 미래의 시 독자, 미래의 시인으로 성장하도록 감수성을 계발할 것이다.

    꿈을 찾아 달리는 청소년들의 노래, 청소년의 마음을 두드리다!

    의자를 신고 말굽처럼 따가닥따가닥
    소리를 내며 달려 보고 싶다

    의자는 말하자면

    키높이 구두

    이 구두를 신으면 공기 맛이 달라지지
    산에 오른 것처럼 가슴이 확 트이지
    _ 손택수, [의자를 신고 달리는 아이]에서(1권 74면)

    지구본을 선물받았다.
    아무리 골라도 삐딱한 것밖에 없더라.
    난 아버지의 싱거운 농담이 좋다.
    지구가 본래 삐딱해서 네가 삐딱한 거야.
    삐딱한 데다 균형을 맞추려니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그러는 거야.
    _ 이정록, [삐딱함에 대하여]에서(2권 84면)

    1, 2권에 실린 100편의 청소년시는 풋풋하고 발랄한 청소년의 일상, 혼란스럽고 갈팡질팡한 사춘기의 정서, 잊을 수 없는 청소년기의 경험, 참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고민 등을 담았다. 색색 빛깔의 시들은 나비가 되기 전까지는 무조건 참으라
    ](78쪽) 등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은 어른들에게 자리를 한번 바꿔 보자고 제안한다. 정말 하면 다 되느냐고, 우리가 화장을 하면 어떤 큰일이 나느냐고, 하루 여덟 시간을 한자리에 앉아 있는 게 이상하지 않으냐고 묻는다. 잘 생각해 보면 청소년들이 선크림 좀 바르고, 입술 좀 짙게 칠한다고 큰일이 나진 않는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일상의 규정을 뒤집었을 때 만나는 진실들은 이 시집을 읽는 어른들에게는 가슴 뜨끔함을, 청소년들에게는 속 시원한 청량감을 안길 것이다.

    "오늘도 나에겐 단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는 너, 너랑 말이야."
    한 우산을 쓰고 나란히 걷는 첫사랑의 설렘


    [운동장 편지]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의 마음은 봄비 맞은 새싹처럼 풋풋하다. 눈 내린 다음 날 새벽같이 학교로 달려가 운동장에 편지를 쓰는가 하면([운동장 편지], 11쪽), 짝사랑하는 친구가 같이 우산을 쓰자고 다가왔을 때 얼떨결에 "됐어."라고 말하고는 후회막심이다([그게 아니었는데], 42쪽). 다른 사람은 안 되지만 ‘너’라면 손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열다섯], 44쪽). 대각선에 앉은 친구의 콧날이 그리는 35도 각도를 따라 빗금을 그리는 애틋함도 빼놓을 수 없다([짝사랑의 각도], 52쪽).
    견할 거라고, 나도 모르게 두 바퀴로 세상을 씽씽 달리는 것처럼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이 있다고, 그러니 함께 기다려 주겠다고 손을 내민다([자물쇠가 열리는 순간] 70~71면).

    나에게도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 같은
    그런 때가 있어요
    그러니 기다려 주세요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
    수십 번 넘어지고 일어나 다시 타도
    또 넘어질 때
    그러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두 바퀴로 세상을 씽씽 달릴 때처럼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이
    있답니다

    (...)

    아무리 아등바등해도 넘지 못하던 벽을
    어느 순간 훌쩍 뛰어넘는
    그런 때가 있답니다

    -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에서(70~71면)

    "우리도 쓸 수 있어요!"
    청소년들에게 시를 읽고 싶고, 쓰고 싶은 마음을 끌어내 주는 시


    그동안 우리는 시를 공부의 대상으로 여겨 왔어. 거기서부터 망하게 된 거야. (중략) 그렇지만 얘들아, 시라는 게 정말 그게 다일까? 분석하고 문제 풀고 시험 보는 게 다일까? 아니야. 그렇지 않아. 어느 가을날 집에 오는 길에 하늘 저 멀리 붉게 펼쳐져 있던 노을, 꽃들이 다투어 피어날 때 꽃향기에 이끌려 꽃잎에 얼굴을 가까이 해 보고 싶은 마음, '왜 나무들의 아기를 열매라고 하지?'와 같이 불현듯 솟구치는 질문,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짓게 되는 조개 무늬 눈웃음, 그 속에 살짝 깃든 분홍빛 부끄러움. 시는 바로 이런 것 속에 숨 쉬고 있어.
    - '시인의 말'에서(112~113면)

    조재도 시인은 학교에서 근무하며 오랫동안 청소년과 함께 생활했다. 청소년과 함께 시를 읽고 쓰는 활동을 해 오며 겉으로 보이는 그들의 모습과 여린 속마음이 어떻게 다른지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시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시인은 청소년들이 시를 공부의 대상이 아니라 세상을 느끼고 자신을 표현하는 노래로 만나기를 바란다. 따라서 이 시집에 실린 60편의 시들은 청소년의 자기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엄마한테 들키기 싫은 비밀이 생기기 시작한 청소년들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때로는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청소년들은 시를 읽는 즐거움과 '나도 시를 쓸 수 있겠구나!' 자신감을 얻는다. 내 이야기는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이 시집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은 거창하게 말하지 않고 섣불리 결심하지도 않는다. 대신 때를 기다리는 여유를 찾고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본다. 그 시선을 따라가는 동안 어렵고 지겨운 시가 아니라 자기 이야기를 바로 곁에게서 들려주는 친구 같은 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래알처럼 반짝이는
    순간들을 영영
    잃어버리는 일은 없어야겠는데
    - '쓸모없는 녀석' 부분(/ pp.34~35)

    이 비밀 앞에 소년은 결심한다. “너는 너의 섬이 되어라/나는 나의 섬이 되겠다”('모든 별은 혼자서 반짝인다', 62~63쪽). 그리고 소년은 자기만의 호흡으로 자기 삶을, 세상을 살핀다. 나무는 뭔가가 되려고 하지 않아도, 아무렇게나 자라도 나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장래 소망', 96~97쪽). 이 소년은 별과 눈 맞춤 하고, 별과 함께 흐르기에 외롭지 않다('겨울 별', 64~65쪽). 자기 안의 소년을 찾은 시인은 내 안의 소년을 찾는 것이 우리가 희망을 잃지 않는 일임을 당부한다.

    “시를 읽다 보면 눈앞에 보이는 것처럼 그림이 그려져요.”
    손택수 시인, 청소년시에 서정을 더하다

    [나의 첫 소년]을 읽다 보면 시마다 그림이 그려진다. 이가 득시글거리는 거지와의 겸상을 하게 된 소년은 그 상황을 참을 수 없어 밥상을 발로 차 버린다('거지 이야기', 74쪽). 또 너는 왜 그렇게 눈치가 없느냐며 부모님이 등을 떠미는 바람에 집을 나선 후 같은 처지의 친구와 만나 착잡한 눈빛을 나누며 별을 세던 밤('나의 첫 외박', 76쪽)을 잊을 수 없다. 30년이 지난 후에야 어린 시절 자신이 까마귀라 놀려 댄 친구가 사실은 연탄을 배달하며 사람들의 겨울을 지켜 왔음을 알고 부끄러움을 느낀다('내 마음의 쿤타킨테', 78쪽). 이처럼 시인이 그려 낸 그림은 따뜻하면서도 시큰하다.

    전봇대
    강아지의 화장실. 서낭당 돌무지처럼 종량제 봉투가 무덤을 이루기도 한다. 월세방 있음, 직원 구함, 강아지를 찾습니다, 광고판도 되고 게시판도 된다. 등이 켜지면 방범 순찰대원의 플래시. 전봇대에 기대 흐느껴 우는 사람에겐 더없는 치유력을 가졌다. 그때 전봇대는 어떤 위로의 말도 없이 그저 그의 곁을 지키며 서 있을 뿐. 그의 울음이 그칠 때까지 말없이 하늘을 지켜보고 있을 뿐
    - '사물들' 부분(/ pp.53~57)

    학교를 졸업한 지 30년.
    사진작가와 함께 취재차 연탄 보급소를 찾았을 때였다.
    그곳은 우연히도 내가 소년 시절을 보낸 마을 부근이었다.
    수소문 끝에 찾아간 연탄 보급소는 근동에 유일하게 남은 보급소였다.
    40년이 넘었다는 이 보급소는 그 연륜도 연륜이지만
    부녀가 함께 운영하는 것으로 더 유명했다.
    “갸가, 어렸을 때부터 참 착했제. 학교만 마치면 집에 와서 아버지 연탄 수레를 안 밀었나.
    이 동네 사람들 치고 그 집 딸내미 도움 없이 겨울 난 사람 없을 끼다 아마. 하모, 지금도 독거노인들한테는 한 장당 쪼매씩 싸게 배달한다 카더마. 그 집 문 닫으면 큰일이다 아이가.”
    마침 생탄을 말리고 있던 그녀 앞에서 나는 뚝, 얼어붙고 말았다.
    ‘말순이 말순이 쿤타킨테 말순이 손톱 밑에 까마귀가 까옥까옥’
    볕 좋은 날 생탄을 말려 놓아야 불이 잘 타고 무게도 400그램 정도 줄어든다고,
    그래야 유독가스도 덜하다고, 조근조근 들려주는 그녀 앞에서
    나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우리의 겨울을 지켜 준 손톱 밑 탄재가
    서른 해 전처럼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내 마음의 쿤타킨테' 부분(/ pp.78~81)

    [나의 첫 소년]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장면을 놓칠 수가 없어 첫 행부터 마지막 행까지 찬찬히 읽어 가게 된다.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반응하고 그다음을 상상한다. 차라리 “좀 더 낡아서 아예 묵은 상태로 발효되어 버리자.”는 고집을 부리겠다는 손택수 시인만의 목소리가 이 시집에도 아낌없이 녹아들어 청소년시에 서정을 더한다.

    시인의 말
    소년 시절 온통 나를 지배하고 있던 건 쓸모없는 질문들이었다. 하지만 어른들의 세계가 이런 질문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면서 나는 점점 말수가 줄고 혼자 멍청하니 앉아 시간을 보내는 아이로 바뀌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청소년기를 통과해야 할 어떤 과도기나 결별해야 할 미성년의 시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청소년기야말로 인생에서 평생 풀어 가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시기가 아닌가.(제발 이때부터 벌써 돈벌이나 성공에 관한 질문에만 빠져 있지 않기를! 전혀 상품 가치가 없더라도 인간이 왜 인간
    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만의 고민과 그 시절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번데기에게는 고치 안의 삶이 치열한 현재인 것처럼, 시인들은 "되는 게 하나도 없"(박일환, [다용도])는 청소년들의 '지금'이 "빅뱅 이전의 숨죽인 우주"(이삼남, [교실])이자 소중한 보물이 힘겹게, 힘차게 꾸려지는 '현재'라는 점을 놓치지 않는다.

    한 시간 내내 초롱초롱 놀다가
    쌤, 공부 너무 많이 해서 머리에 열이 나요
    맞다, 우리가 열을 내서 날씨가 이래 더운갑다
    그래요, 지구를 생각해서도 오늘은 그만 해요
    그 녀석들 통통거리며 펌프질해 대면
    시들새들 잦아들던 교실은
    봇물 튼 무논처럼 와글와글 깨어난다
    _ 조향미, [팔딱팔딱 와글와글]에서(2권 104~105면)

    나는 친구들과 잘 지내요.
    우린 새로운 세상에서 여행을 계속하고 있어요.
    잠시도 가만히 있는 법이 없지요.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어른들도 없구요.
    물론 시험 걱정도 없는 세상이죠.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 마음껏 할 수 있고
    좋아하는 것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요.
    그러니 제 걱정은 그만하고 잘 지내세요.
    말괄량이 소녀가 이렇게 활짝 웃고 있으니까요.

    다윤아, 오늘은 꼭 가도록 할게.
    사랑하는 아빠, 엄마, 언니가 기다리는 집으로.
    오늘은 바로 내 생일이니까.
    _ 나희덕, [나의 고양이, 다윤에게 -단원고 2학년 9반 정다혜 생일에]에서(1권 32~33면)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지만 꼭 아름답지 않아도 사람이 머문 자리는 따듯합니다 비밀스럽게 숨겨 왔던 우리의 엉덩이는 열선(熱線)이 놓인 비데가 아니라도 신도림역 화장실 두 번째 칸 같은 곳에서 따듯하게 뒤섞입니다 늘 깨끗하고 싶은 우리의 입은 포장마차의 어묵 간장 종지를 찍으며 짭짤하게 뒤섞이고, 이렇게 앞뒤가 뒤섞인 우리의 힘은 너희와 싸울 힘이 아니라 너희를 우리로 만드는 힘이라는 것을 신도림역 화장실 두 번째 칸에 앉아 생각합니다 시가 더 길어지면 나와 엉덩이를 섞을 다음 사람이 따듯하다 못해 뜨거울 수 있으니 아쉽지만 시는 지금, 끝나야 합니다
    _ 박준 [시는 지금, 끝나야 합니다] 전문(1권 58면)

    공부 대신 게임이 더 재미있고, 시험과 엄마 잔소리는 질색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무작정 싫다고만 하는 '아이'가 아니다. 제 나름의 시각으로 세상을 볼 줄 안다. '창비청소년시선' 1, 2권은 세월호, 밀양 송전탑 등 우리 사회의 갈등들도 시로 옮겨 와 청소년들과 함께 들여다본다. 이는 학교, 친구, 가족 등을 주로 다루어 온 기존 청소년시의 지평을 확장해서 사회 속의 자아를 일깨우는 것이다. "포장마차의 어묵 간장 종지"에서 "짭짤하게 뒤섞이고", "이렇게 앞뒤가 뒤섞인 우리의 힘은 ... 너희를 우리로 만드는 힘"이라고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여기 실린 시들은 청소년을 성장과 미래, 입신출세라는 시각에서 바라보는 어른들도 굳어진 마음을 열고자 한다면 함께 읽어야 할 것이다.
    엉성하고 어설픈 것, 그렇지만 결코 뻔하지 않은 자기 삶을 발견하게 한다.

    나는 내 생각이 없이 살아온 것 같았다.
    이제 내 생각을 즐길 수 있었다.
    혼자서 내 생각을 품고 있으면
    빼앗겼던 내 생각을 도로 찾은 기분이었다.

    얼굴에는 거드름 피운 시간의 흔적처럼
    뾰루지가 여기저기 솟아났다.
    ('시간에 길을 내다' 중에서)

    ‘창비청소년시선’ 소개

    ‘창비청소년시선’은 전문 시인이 쓴 청소년시를 발굴하고 정선해 내는 본격 청소년시 시리즈이다. 지금까지 총 8권의 ‘창비청소년시선’이 나왔다. 앞으로도 ‘창비청소년시선’은 청소년시의 다양한 폭과 깊이를 가늠하며 청소년들 곁을 지킬 조금은 위태롭고 조금은 삐딱한 노래들을 찾아 나갈 것이다.


    괜찮아
    학교를 나오며
    엄마가 내 손을 꼭 잡았다
    햇살이 유난히 반짝거리는 하굣길이었다
    ('절실한 이유' 중에서)

    엄마는 학교를 그만둬야 했던 딸을 토닥이며 "지금은 암것도 안 보이고/똑 죽을 거맹키로 막막한 거 같어도/일단 나서면 보이는 게 길"([길])이라며 격려해 준다. 검정고시 학원에서 만난 친구들은 "너만 힘든 거 아니라고, 이 바부팅아"([너만 힘든 거 아니야]) 하고 외치며 참고 참았던 눈물을 함께 흘린다. 외로움과 좌절에 빠진 아이들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한 것은 진심이 담긴 위로와 공감, 서로의 꿈을 지지해 주는 믿음이었다. 아이들은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보듬어 주며 새로운 꿈을 품는다. 할아버지 댁으로 떡을 만드는 일을 배우러 떠나고, 필리핀 남쪽 나라 팔라우에 가서 다이버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며, 시를 읊어 주는 물리치료사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학교 밖에서, 당당하게.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자퇴한 정우
    가정 폭력에 진저리 치다 가출한 혜영이
    도둑으로 몰렸던 미란이
    왕따로 주눅 든 채은이
    공부에 지친 예린이 수빈이
    엄마 아빠가 그리운 지우 은수
    몸이 너무 가려운 나

    상처 난 우리를 껴안듯
    가만히 미래를 안아 봅니다
    두 손 안에 폭 안긴 미래
    우리들 심장이 요만할까요?

    미란이 예린이 채은이 정우 혜영이
    수빈이 지우 은수 승연이
    우리는 돌멩이만 한 심장을 안고
    데굴데굴 굴러서라도
    저 먼 미래를 향해 갈 겁니다
    ('미래를 껴안다' 중에서)

    ‘창비청소년시선’ 소개

    ‘창비청소년시선’은 전문 시인이 쓴 청소년시를 발굴하고 정선해 내는 본격 청소년시 시리즈이다. 김애란 시집 [난 학교 밖 아이]까지 총 8권의 ‘창비청소년시선’이 나왔다. 앞으로도 ‘창비청소년시선’은 청소년시의 다양한 폭과 깊이를 가늠하며 청소년들 곁을 지킬 조금은 위태롭고 조금은 삐딱한 노래들을 찾아 나갈 것이다.
    버지 때문에
    엄마가 운다. 여동생도 운다. 냉장고도 운다.
    까짓것, 이라고 말하려다가 설거지하고
    헛기침 날리며 피시방으로 알바 간다.
    까짓것, 돈은 내가 번다.
    까짓것, 가장을 해보기로 한다.
    - '까짓것' 부분(/ pp.62~63)

    걸음을 멈추고
    무릎걸음으로 다가가라.
    울음은 힘이 세서 너를 쓰러뜨릴 수도 있단다.
    마음의 귀를 부풀려서
    또렷한 문장으로 울음을 번역해라.
    뚝! 울음을 멈추라고, 다그치지 마라.
    네 맘 다 안다고, 거짓 손수건을 내밀지 마라.
    먹장구름으로는 작은 강줄기도 막을 수 없단다.
    바다에 닿은 강 언덕처럼, 단단한 무릎으로 파도를 맞이하라.
    - '누군가 울면서 너를 바라볼 때' 부분(/ pp.104~105)

    어둠이 놀라서 달아나지 않을 만큼만
    네가 너무 환해서 다른 이가 어두워지지 않을 만큼만
    작은 빛이 되자 네가 네 어둠을 찾을 수 있을 만큼만

    달맞이꽃이 움츠러들지 않을 만큼만
    고무래나 대빗자루가 벌떡 일어나 도깨비가 되지 않을 만큼만
    박쥐가 놀라서 동굴로 돌아가지 않을 만큼만

    조그만 불빛일수록 둥글게 출렁거리지
    빛 자리가 자꾸 흔들리는 까닭은 꺼지지 않기 위해서지
    빛기둥을 타고 올라갈 수는 없지
    높고 밝은 곳만으로 밟고 올라서지 말자

    내 팔짱을 낀 사람이 헛발을 내딛지 않을 만큼만
    서로의 얼굴과 어깨가 든든하게 보일 만큼만
    누군가와 함께하면 조금 넓어질 뿐 높아지지는 않지
    - '작은 램프' 부분(/ pp.106~107)
    한 많은 청소년들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억에 남았어요."
    ( '청소년 좌담' 중에서/ p.101)
    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만의 고민과 그 시절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번데기에게는 고치 안의 삶이 치열한 현재인 것처럼, 시인들은 "되는 게 하나도 없"(박일환, [다용도])는 청소년들의 '지금'이 "빅뱅 이전의 숨죽인 우주"(이삼남, [교실])이자 소중한 보물이 힘겹게, 힘차게 꾸려지는 '현재'라는 점을 놓치지 않는다.

    한 시간 내내 초롱초롱 놀다가
    쌤, 공부 너무 많이 해서 머리에 열이 나요
    맞다, 우리가 열을 내서 날씨가 이래 더운갑다
    그래요, 지구를 생각해서도 오늘은 그만 해요
    그 녀석들 통통거리며 펌프질해 대면
    시들새들 잦아들던 교실은
    봇물 튼 무논처럼 와글와글 깨어난다
    _ 조향미, [팔딱팔딱 와글와글]에서(2권 104~105면)

    나는 친구들과 잘 지내요.
    우린 새로운 세상에서 여행을 계속하고 있어요.
    잠시도 가만히 있는 법이 없지요.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어른들도 없구요.
    물론 시험 걱정도 없는 세상이죠.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 마음껏 할 수 있고
    좋아하는 것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요.
    그러니 제 걱정은 그만하고 잘 지내세요.
    말괄량이 소녀가 이렇게 활짝 웃고 있으니까요.

    다윤아, 오늘은 꼭 가도록 할게.
    사랑하는 아빠, 엄마, 언니가 기다리는 집으로.
    오늘은 바로 내 생일이니까.
    _ 나희덕, [나의 고양이, 다윤에게 -단원고 2학년 9반 정다혜 생일에]에서(1권 32~33면)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지만 꼭 아름답지 않아도 사람이 머문 자리는 따듯합니다 비밀스럽게 숨겨 왔던 우리의 엉덩이는 열선(熱線)이 놓인 비데가 아니라도 신도림역 화장실 두 번째 칸 같은 곳에서 따듯하게 뒤섞입니다 늘 깨끗하고 싶은 우리의 입은 포장마차의 어묵 간장 종지를 찍으며 짭짤하게 뒤섞이고, 이렇게 앞뒤가 뒤섞인 우리의 힘은 너희와 싸울 힘이 아니라 너희를 우리로 만드는 힘이라는 것을 신도림역 화장실 두 번째 칸에 앉아 생각합니다 시가 더 길어지면 나와 엉덩이를 섞을 다음 사람이 따듯하다 못해 뜨거울 수 있으니 아쉽지만 시는 지금, 끝나야 합니다
    _ 박준 [시는 지금, 끝나야 합니다] 전문(1권 58면)

    공부 대신 게임이 더 재미있고, 시험과 엄마 잔소리는 질색이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무작정 싫다고만 하는 '아이'가 아니다. 제 나름의 시각으로 세상을 볼 줄 안다. '창비청소년시선' 1, 2권은 세월호, 밀양 송전탑 등 우리 사회의 갈등들도 시로 옮겨 와 청소년들과 함께 들여다본다. 이는 학교, 친구, 가족 등을 주로 다루어 온 기존 청소년시의 지평을 확장해서 사회 속의 자아를 일깨우는 것이다. "포장마차의 어묵 간장 종지"에서 "짭짤하게 뒤섞이고", "이렇게 앞뒤가 뒤섞인 우리의 힘은 ... 너희를 우리로 만드는 힘"이라고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여기 실린 시들은 청소년을 성장과 미래, 입신출세라는 시각에서 바라보는 어른들도 굳어진 마음을 열고자 한다면 함께 읽어야 할 것이다.
    인지와 같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기를! 강물과 모래와 바람을 돈 대신 아름다움으로 느낄 수 있기를!) 청소년기는 그래서 통과해야 할 시기이면서 동시에 지향해야 할 푸름으로 가득 찬 시기이기도 하다. 나는 내 안의 소년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아니, 내 안의 소년에게로 끝없이 귀환하려 한다.

    ‘창비청소년시선’ 소개
    ‘창비청소년시선’은 전문 시인이 쓴 청소년시를 발굴하고 정선해 내는 본격 청소년시 시리즈이다. 손택수 시집 [나의 첫 소년]까지 총 10권의 ‘창비청소년시선’이 나왔다. 앞으로도 ‘창비청소년시선’은 청소년시의 다양한 폭과 깊이를 가늠하며 청소년들 곁을 지킬 조금은 위태롭고 조금은 삐딱한 노래들을 찾아 나갈 것이다.

    추천사

    학교 밖 아이들, 가만 불러 보기만 해도 먹먹해지는 건 왜일까요. 그건 어쩌면 이 아이들이 느낄 상실감, 소외감, 외로움, 불안...... 이런 감정들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또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이 아이들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데서 오는 자책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 시집이 이 아이들에게 "괜찮아." 하고 위로하고, "넌 할 수 있어." 하고 용기를 주고, "잘했어."라고 인정해 주는 그런 친구 같은 시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인의 말' 중에서)

    이 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읽노라면 ‘학교 밖 아이’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어떤 이상한 위로와 마음의 평안 같은 것을 얻게 된다. 이 시집에 나오는 ‘학교 밖 아이들’은 웬일인지 단순히 제도권 학교에서 밀려난 청소년으로만 읽히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한 귀퉁이에서 살아가는 소수자를 상징하는 것도 같고 혹은 주류에서 밀려난 우리 현대인들, 혹은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살아가는 내 자신의 삶을 슬며시 되비쳐 보여 주는 것도 같다.
    - 김제곤 / 문학평론가

    초딩 땐 엄마가 옆에 없으면 불안했는데, 중딩 땐 엄마가 옆에 있으면 불안하다는 시를 보고 아이들이 박수를 치며 웃는다. 시험 하루 전날엔 밥맛도 없고 잠도 오지 않는다는 시를 읽고는 그건 아니란다. 잠이 너무너무 쏟아진다는 거다. 공부 빼고는 뭘 해도 재미있고 먹을 것만 생각난단다. 그러면서 우리도 써 보자고 한다. 우리도 쓸 수 있어요! 소리친다. 시를 쓰고 싶은 마음과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끌어내 주는, 이런 시가 필요했던 거다.
    - 최은숙 / 시인·공주 봉황중학교 교사

    "교과서에 실린 시는 지루하고 따분해요. 우리 이야기를 담은 시는 없나요?" 한두 번쯤 이런 질문을 던져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건 딱 내 이야기다 싶을 시들이 시집 안에 빼곡하게 담겼군요. 내가 사는 집과 매일 오가는 학교와 이 세상은 도대체 왜 이렇게 생겼는지 막 궁금해지기 시작한 청소년들
    곁에 이 시집이 놓이기 바랍니다.
    - 박일환 / 시인·서울 영남중학교 교사
    [까짓것]을 읽다 보면 강렬하고도 고요한 눈빛이 따라온다. 고독의 심연을 응시하는 눈빛에 사로잡힌다. 유머와 위트로 짐짓 괜찮은 척 들려주는 청소년들의 통증과 목소리가 시리게 다가온다. 장면의 구체적인 형상화와 실감 나는 에피소드는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춤해서 재미가 풍부하다. [까짓것]은 이정록 시인이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희망의 노래이며, 그 시간을 지나온 부모 세대에게 보내는 ‘청춘 연하장’이다. 누군가 울면서 나를 바라볼 때, 그 울음을 온전한 나의 울음으로 번역한 보석별이 시집 곳곳에서 반짝인다. 오늘도 주먹으로 눈물 쓱 훔치고 집을 나설 청소년들을 시인의 눈빛과 함께 응원한다.
    - 김정숙 / 문학평론가

    ‘까짓것 돈도 벌고 가장도 해보겠다.’는 소년의 독백은 무척 아프게 들린다. 입버릇처럼 내뱉는 소년의 “까짓것”이라는 말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소년이 가까스로 얻어 낸 용기의 다른 이름인 것이다.
    - 류수연 / 문학평론가

    스물두 살, 처음 교단에 섰을 때에 아이들은 연둣빛이었다. 나는 하양, 빨강, 파랑, 노랑 분필로 봄과 여름을 노래했다. 삼십 년 하고도 삼 년째다. 아이들은 여전히 연둣빛이다. 분필도 똑같은 색깔이다. 하지만 칠판 가득 판서를 하고 목청을 돋우다 보면 분필이며 손가락이 새까맣게 탄다. 이 시집은 그 세월을 나와 함께한 토막 분필과 몽당연필에 대한 반성문이다. 내 절망과 아이들의 초록빛 목소리를 담고 싶었다. 미안하고 고맙다.
    - '시인의 말' 에서
    저는 시를 많이 안 읽어요. 수업 시간에는 문제를 출제할 만한 뭔가가 있는 시들을 주로 접하니까, 저에게 가까이 와 닿는 시들은 사실 많이 못 읽었거든요. 그러니까 이 시집은 좀 새로웠어요. 시는 심상이 뭐냐, 분석하면서 읽어야 하는데 그냥 훌훌 읽혔고, 읽는 대로 읽고 느끼는 대로 느꼈어요.
    - [청소년 좌담]

    친근하고 재미있는, 청소년 시집다운 시집을 만났다. 읽으면 읽을수록 저절로 청소년들의 일상과 마음이 생활 가까이에서 새록새록 살아난다. 이 시집을 통해 청소년들은 자신의 생활과 내면을 새삼 확인할 것이다. 비정상과 정상의 경계에서 서성이는 수많은 또래들의 짓무른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정말 피가 도는 선생님의 손을 마주 잡는 경험을 할 것이다. 이 시집 속에 등장하는 선생님은 조금은 철없지만 애교가 있고 솔직하다. 청소년의 입장에서 함께 사회와 학교로부터 도주의 꿈을 꾸며 그들의 놀이에 동참한다.
    - 박형준 / 시인, 동국대 교수
    조금 순수하다고 할까? 보통 시라고 하면 독자나 쓰는 사람이나 뭔가 대단한 깨달음이 있고 그것이 시화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알게 모르게 가지는 것 같거든요. 이 시집에 있는 시들은 그런 것 없이 아주 작은 영감이라도 그걸 살려서 순수하게 표현한 게 좋았어요. 읽는 사람 입장에서도 부담 없고 산뜻하고 공감도 가고. 시의 문턱이 조금 낮아지는 기분이었어요.
    - [청소년 좌담]

    차례를 펼쳐 '문제아'부터 '먼 길'까지 소리 내어 읽어 나갑니다. 이 제목은 어떤 시를 숨기고 있을까 상상하면서요. 복면을 벗기자 반전이 기다립니다. 우리 생각을 보기 좋게 뒤집습니다. 시를 읽는 일은 시인이 마음을 다해 만들어 입힌 복면을 한 행 한 행 벗기는 일입니다. 고요한 파장, 때론 폭풍 같은 파도. 우리는 박수를 보내지 않고는 배길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장근 시인이 지은 시의 집에 들어가기만 하면 됩니다. 61곡을 준비한 시인이 마이크를 잡고 조명 아래 서 있네요. 당신이 '큐' 사인을 보내 주기를 바라면서요!
    - 김미희 / 시인
    시 한 줄에 내 안의 아이가 눈을 뜬다. 어느새 그 시절로 달려간다. 그리고 그 청소년기에 만들어 부르던 조금은 위태롭고 조금은 삐딱하던 노래들이 떠오른다. '창비청소년시선'을 보며, 청소년기가 그저 누구나 똑같이 줄 서서 통과해야 할 깜깜터널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열다섯엔 열다섯의 노래가 있고 열여덟엔 열여덟의 노래가 있다고 시가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다. 노래하고 싶다. 더 재미있게 더 빛나게 살아가야 할 청소년들에게, 세상엔 네가 알고 있는 노래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들려주고 싶다.
    - 백창우 / 작곡가·시인

    청소년 시절에 만났던 시의 운율이 지금껏 내 삶과 글에 스며 있음을 느낀다. 문장에 긴장과 생기를, 생활에 이완과 탄력을 지니게 해 주는 것이다. 여기, 스무 명의 시인이 쓴 청소년시에는 수학 시험지, 게임, 틴트, 하늘의 별이 된 또래들까지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생생히 담겨 있다. 교실은 과연 "빅뱅 이전의 숨죽인 우주"이리라. 때로 웃음 짓고 때로 뭉클하게 읽다 보면, 청소년들에게서도 절로 시가 샘솟을지 모른다. 다양하고 찬란할 그 빅뱅들이 벌써 궁금해진다.
    - 안소영 / [책만 보는 바보], [시인 동주] 저자

    인생의 어느 순간도 다른 시기를 위한 준비일 수는 없다. 번데기에겐 고치 안에서의 삶도 언제나 치열한 현재이지 않겠는가. 청소년기의 마음속 정원에서는 평생 동안 간직하게 될 소중한 것들이 힘겹게, 힘차게 꾸려지고 있다. '창비청소년시선'은 저 비밀의 정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시의 언어를 입혀, 그들 삶의 고랑과 숨결과 속내를 펼쳐 보인다. 여기에 실린 시들은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가 아니라 '시를 왜 읽는가'에 답하면서 청소년들과 오늘을 함께할 것이다.
    - 오연경 / 문학평론가

    시는 침묵 속에서 나아가는 내 친구를 닮았기 때문에 나는 시가 좋습니다. 낮에는 양식장 같은 세상에서 밥을 벌고 밤에는 집에 돌아와 교과서 밖의 활어 같은 시를 길어 올리는 어부, 그물에 오른 그 시들이 여기 모여서 신기하게도 시들지 않네요. 미-성년의 기억과 체험의 강한 생명력으로 쉽게 잠들지도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시집은 시들의 시들지 않는, 잠들지 않는 집입니다. 우리가 처음으로 밤을 새웠던 바로 그 집입니다. 청소년이라면 어찌 이 심금을 울려 주는, 단내 나는 친구를 만나러 오지 않을 수 있을까요.
    - 한받 / 홍대 앞 자립음악가
    복효근 시인의 시들을 눈여겨보면서 새삼 청소년들의 고민과 애환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따뜻한 기억 한둘만 있어도 수고로운 인생을 이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힘겨운 삶을 이어 가는 아이에게 ‘척박한 환경에서도 꽃을 피운 제비꽃’의 상징을 전하는 오롯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시집을 읽는 청소년들의 마음속에 어느 한 편이라도 따뜻하게 녹아들 수만 있다면 좋겠다.
    - 안상학 / 시인

    복효근 시인은 개구진 국어 샘이다. 딱 청소년기의 개구쟁이 아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을 곧잘 읽어 낸다. 이 시집에 실린 [운동장 편지]에서 눈 쌓인 운동장 가득 하트를 그려 사랑을 고백하는 시적 화자처럼 복효근 샘의 시는 개구지고 발랄하고 재치 넘치고 엉뚱하기까지 한 아이들의 모습을 잘 그려 보인다. 그리고 마침내는 우리 아이들이 온통 희망 덩어리라는 것을 증명해 내고 만다.
    - 조기수 / 전주 풍남중학교 과학 교사
    시 한 줄에 내 안의 아이가 눈을 뜬다. 어느새 그 시절로 달려간다. 그리고 그 청소년기에 만들어 부르던 조금은 위태롭고 조금은 삐딱하던 노래들이 떠오른다. '창비청소년시선'을 보며, 청소년기가 그저 누구나 똑같이 줄 서서 통과해야 할 깜깜터널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열다섯엔 열다섯의 노래가 있고 열여덟엔 열여덟의 노래가 있다고 시가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다. 노래하고 싶다. 더 재미있게 더 빛나게 살아가야 할 청소년들에게, 세상엔 네가 알고 있는 노래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들려주고 싶다.
    - 백창우 / 작곡가·시인

    청소년 시절에 만났던 시의 운율이 지금껏 내 삶과 글에 스며 있음을 느낀다. 문장에 긴장과 생기를, 생활에 이완과 탄력을 지니게 해 주는 것이다. 여기, 스무 명의 시인이 쓴 청소년시에는 수학 시험지, 게임, 틴트, 하늘의 별이 된 또래들까지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생생히 담겨 있다. 교실은 과연 "빅뱅 이전의 숨죽인 우주"이리라. 때로 웃음 짓고 때로 뭉클하게 읽다 보면, 청소년들에게서도 절로 시가 샘솟을지 모른다. 다양하고 찬란할 그 빅뱅들이 벌써 궁금해진다.
    - 안소영 / [책만 보는 바보], [시인 동주] 저자

    인생의 어느 순간도 다른 시기를 위한 준비일 수는 없다. 번데기에겐 고치 안에서의 삶도 언제나 치열한 현재이지 않겠는가. 청소년기의 마음속 정원에서는 평생 동안 간직하게 될 소중한 것들이 힘겹게, 힘차게 꾸려지고 있다. '창비청소년시선'은 저 비밀의 정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시의 언어를 입혀, 그들 삶의 고랑과 숨결과 속내를 펼쳐 보인다. 여기에 실린 시들은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가 아니라 '시를 왜 읽는가'에 답하면서 청소년들과 오늘을 함께할 것이다.
    - 오연경 / 문학평론가

    시는 침묵 속에서 나아가는 내 친구를 닮았기 때문에 나는 시가 좋습니다. 낮에는 양식장 같은 세상에서 밥을 벌고 밤에는 집에 돌아와 교과서 밖의 활어 같은 시를 길어 올리는 어부, 그물에 오른 그 시들이 여기 모여서 신기하게도 시들지 않네요. 미-성년의 기억과 체험의 강한 생명력으로 쉽게 잠들지도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시집은 시들의 시들지 않는, 잠들지 않는 집입니다. 우리가 처음으로 밤을 새웠던 바로 그 집입니다. 청소년이라면 어찌 이 심금을 울려 주는, 단내 나는 친구를 만나러 오지 않을 수 있을까요.
    - 한받 / 홍대 앞 자립음악가
    엉성하고 어설픈 것, 그러나 뻔하지 않은 것을 고민했다. 고만고만함으로부터 멀리 도망치고 싶었다. 너무 멀리 도망쳐서 "이런 것도 시냐?"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천천히 한두 편 읽다가 문뜩 자기만의 생각에 빠지게 하는 시, 읽다가 자기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기억을 더듬어 보게 하는 시, 생각나는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시. 그런 시로 읽혔으면 하는 바람으로 청소년이 주체가 되는 시를 엮었다.
    ('시인의 말' 중에서)

    이 시집에 한 아이가 산다. 나이는 열대여섯 살 정도, 가끔 여자인 척할 때도 있지만 개구쟁이 남자아이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선생님한테 "되게 귀여워요."라고 말하는가 하면 할머니한테 "개새끼가 왜 욕이에요?"라고 진지하게 묻기도 하고, 여자 친구한테는 "마술은 왜 걸려?"라고 대놓고 물어본다. 아이들의 말은 ‘라이브’다. 우리는 이 라이브 방송을 들으면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하늘에서 일방적으로 내려 주는 말씀이 아니라 스스로 사다리를 만들도록 도와줄 대화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지금 "날 일(日) 자로", "눈 목(目) 자나 밭 전(田) 자로", 때로는 "다이아몬드 전략으로"([오목 대결]) 세상에 나갈 사다리를 궁리 중이니까.
    - 오연경 / 문학평론가

    목차

    제1부 괜찮아
    절실한 이유
    난 삐딱한 게 좋아
    지우와 나
    한동안
    봄날
    하느님은 알지요
    하얀 알약
    벽은 길이다
    날개야, 돋아라
    세상에서 가장 힘센 말
    난 마네킹
    퍼즐 카페에서
    다이어트
    민들레학교
    차라리
    내 사랑은
    괜찮아

    제2부 아빠가 가출했다

    가슴이 뻥
    아빠가 가출했다
    스포츠머리 엄마
    옥탑방
    유일한 증거
    거미
    만우절
    초록 손가락
    비모란 선인장
    오도독오도독
    양말 장수
    달맞이꽃
    화풀이
    내가 라면을 먹는 이유
    잠꾸러기 미래
    데굴데굴
    연꽃의 사랑

    제3부 오총사 탄생기
    오총사 탄생기
    이 시간이 젤로 좋아!
    청소년증
    오늘따라 왠지
    너만 힘든 거 아니야
    미래를 가두다
    조용한 병실에
    내 애완돌 미래에게
    생각해 봤을까요?

    부러워서 그래요
    시 읊어 주는 물리치료사
    꼴깍꼴깍
    다섯 개의 촛불
    하늘을 나는 자전거
    초콜릿을 먹으며
    별떡

    제4부 데굴데굴 굴러서라도
    나는 나
    달팽이를 본다
    눈먼 톱상어
    괜스레

    아름다운 병
    너를 기다리며
    부메랑
    사진 찍기
    벌침
    열차 안에서
    스물일곱 살 나에게
    미래를 깨우다
    미래를 껴안다

    해설 - 김제곤
    시인의 말

    제1부 되게 귀여워요
    되게 귀여워요
    장기를 배우다
    허밍 선생님
    사투리
    먼 나라에서 온 옆 짝 친구
    말도 안 돼
    아빠의 가구 조립
    할아버지와 모래시계
    폭포와 분수
    담쟁이
    새 됐다
    연 만들기
    공작새 꼬리와 선생님 수염
    코끼리 코 돌기
    시래기 된장국을 먹다
    오목 대결

    제2부 내 그럴 줄 알았지
    질문 있어요
    엄마의 고병
    고병이란
    헌법소원 내고 싶어요
    젊은 시인
    벌레가 되라고
    ‘비’의 상상력
    할아버지와 한 마리 새
    팔 없는 할아버지
    내 그럴 줄 알았지
    할아버지의 눈물
    그래서 어쩌라고
    우물 안 개구리
    개새끼가 뭐예요
    혼날 줄 알아
    오징어 날다

    제3부 궁금 바이러스
    궁금 바이러스 1
    그땐 그랬지
    사춘기의 시작
    썸을 끝내다
    남자 친구가 생겼다
    마술은 왜 걸려
    궁금 바이러스 2
    새 신발을 샀다
    쿨하게 보내 줄게
    궁금 바이러스 3
    학생회장 선거
    짱뚱어
    명심보감을 썼다
    백지장이 뭐지
    서로 에너지가 되었다

    제4부 그런 내가 싫었다
    처음 면도하던 날
    시간에 길을 내다
    사하기인가
    한 송이 구름
    나는 청개구리 띠다
    헌혈을 하다
    외식하는 날
    나는 시인이다
    나의 혈액형은
    거울 속에는
    시험 울렁증
    착한 아이
    꿈꿀 시간이 없어졌다
    멍 때리기 대회에서
    그런 내가 싫었다
    나는 오늘도 멀미를 한다

    해설 - 오연경
    시인의 말

    제1부 학교는 언제 철드나
    문제아
    초보 운전
    놀이터에서 배운 것들
    학교는 언제 철드나
    겉돌지 않을래
    꼴통 물
    가정 교육 제대로 받았습니다
    그리운 멍구
    생각하는 책상
    오줌과 오백 원
    변비가 생긴 이유
    선생님은 아실까
    봄을 대하는 자세
    복학생
    딱지와 전학

    제2부 그냥이라는 고양이
    그늘비
    착각
    태풍슈퍼에서 머리를 잘랐다
    그냥이라는 고양이
    브레이크
    괄호
    첫사랑
    잊는다는 것
    심심해서 좋은
    아재 샘
    깍지
    야간자율학습
    오늘도 꿈틀댄다
    아르마딜로
    비밀의 화원
    약손

    제3부 파울볼은 없다
    파울볼은 없다
    세탁기
    나를 빌려 드립니다
    아무도 모를 거라지만
    내 안에 내가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슬픈 동화
    형제
    빨대 소리
    아프지 마
    달방
    살아 있는 사람
    시키지도 않은 일
    소라게
    회오리의 중심은 비었다

    제4부 지구에는 세 종족이 산다
    사회 공부
    지하철에서
    지구에는 세 종족이 산다
    평화의 소녀상
    눈뜬 봉사
    줄 없는 줄넘기
    가시꽃
    손톱
    드라큘라
    영등포역
    우물슈퍼
    바통
    동명이인
    숲에서
    먼 길

    청소년 좌담
    시인의 말
    제1부 운동장 편지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
    운동장 편지
    열여섯 야외 수업
    절친
    가을 국어 수업
    하늘도 낮아요
    사랑받지 않을 권리
    제비꽃 종례
    등나무 연리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당당한 거지
    눈싸움
    효도
    이의 있습니다


    제2부 열여섯 가을에
    열여섯 가을에
    그거
    사탕
    초승달
    그게 아니었는데
    열다섯
    핫팩
    내 귀를 스친 네 입김 때문에
    어원 연구
    그날
    짝사랑의 각도
    발정 혹은 발전기
    반달

    제3부 선생님은 모르는 것
    누나를 빌려주다
    선생님은 모르는 것
    꿈의 학교
    우리가 시험을 치르는 동안
    정조준
    어떤 대결
    자리 바꾸기
    생일빵
    홍난파와 낭만파
    글쓰기
    경고
    주제에
    현장체험학습
    조뙈따
    사식과 독립군

    제4부 죽은 새의 나라
    나 하나 때문에
    사과가 필요해요
    비 오는 날
    K의 고백
    재수 없는 나
    죽은 새의 나라
    수족관 앞에서
    자존감에 대하여
    다문화라고요?

    라면론 라면 먹는 법 1
    라면론 라면 먹는 법 2
    라면론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1
    라면론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2
    라면론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3
    라면론 라면의 온도
    라면론 라면에 대한 예의

    발문
    시인의 말
    제1부 틴트 고운 입술로
    사춘기
    기면증
    휠체어 놀이
    은수의 머리칼
    남친
    꽃잎
    가을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틴트 고운 입술로......
    교무실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불편한 눈빛
    발달 장애아
    프놈바켕의 점심 식사

    제2부 대단한 놈들이다
    시와 운동장
    CCTV
    시험 울렁증
    공포의 교실
    공 뺏긴 날
    독서 시간
    알렉스
    학원
    위기의 아이들
    죄인
    대단한 놈들이다
    등 떠밀리는 아이들
    19세기 교실

    제3부 자유 시간
    학교
    원 달러, 원 달러
    자유 시간
    중2 병
    도대체
    굴레
    양수리 풍경
    도서관 식당
    체벌
    아들 녀석이 하는 말
    도주의 꿈
    폐지 줍는 노파
    교복은 괴로워
    담 타기

    제4부 나는 어쩌면


    닭장차
    나는 어쩌면
    하산
    가시리
    마지막 교실
    영수
    뮌헨의 여인
    손목
    세월호
    소년
    핸드폰
    민들레꽃

    청소년 좌담
    시인의 말
    제1부 너한테만 말할게
    엄마
    사춘기
    따라쟁이
    걱정
    우리 학교
    큰 나무
    짝사랑
    말하기 어려운 말
    외톨이
    울고 싶어요
    그건 비밀

    행복할 때
    커튼
    수줍음

    제2부 춤추는 초코파이
    선생님도 웃었다
    성운이 시
    신나영
    춤추는 초코파이 1
    춤추는 초코파이 2
    만우절

    종소리
    시험 전날
    빼빼로 데이
    소주 맛
    텅 빈 운동장
    NO
    송우찬
    곰 인형
    실화

    제3부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
    새로운 일
    앞날
    개구리눈
    잔소리 정말 싫어
    향나무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
    우울한 날
    ADHD
    에공, 이젠 지겹다

    힘 대결
    나의 이상형
    왜?
    그냥 웃는다

    제4부 어른이 되면
    꽃밭
    가을 햇볕
    벌 1
    벌 2
    뻐꾸기
    들국화
    할머니 약
    겨울 텃밭
    큰일 났어요
    가뭄
    토끼는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우리들의 미래
    어른이 되면
    개구리 소리
    질문

    시인의 말
    김남극 아버지도 그랬을 것이다 / 노모(老母) / 늦은 소원 / 눈 오시는 밤 / 말벌이 집 짓듯 (시작 메모)
    김성장 플라스틱 호수 / 물어뜯는 / 할머니 / 흐르는 강물처럼 / 색 (시작 메모)
    남호섭 윤이상의 요강 / 어머니 고민 / 어느 교장 선생 훈화 말씀 / 라과디아 / 안미루 (시작 메모)
    박성우 가출 전말기 / 애들도 다 해요 / 교복과 나 / 잔소리, 아침밥 먹을 때조차 예외는 없어 / 학교 데리고 다녀오겠습니다 (시작 메모)
    배수연 나의 프랑스식 엄마 / 가족 그림 / 만약의 세계 지도 / 코코아 / 홀로그램 비둘기 (시작 메모)
    이삼남 짝사랑 / 조화 / 동행 / 단풍나무의 말 / 교실 (시작 메모)
    이정록 콩밭학교 / 삐딱함에 대하여 / 새 / 업데이트 / 오늘은 조금 (시작 메모)
    이혜미 분홍 맑은 틴트 / 옆모습 / 검은 방 / 나의 현악기 / 그때 나는 꽃 속에 숨은 파랑이었다 (시작 메모)
    조향미 부엉이 / 팔딱팔딱 와글와글 / 우리 반 / 풋감 / 기적 (시작 메모)
    하재일 편의점 25시 / 풍금 소리 / 점자(點字) 동백 / 중독 / 발톱 (시작 메모)
    강성은 소풍 / 자정의 아이 / 십대 시절 / 변해 가네 / 오리걸음 (시작 메모)
    김규중 세월호란 / 첫눈 / 습관 / 게임 / 어쩌라고 (시작 메모)
    나희덕 나의 고양이, 다윤에게 / 하늘의 별 따기 / 마음과 마음도 / 나와 햄스터 / 청력 검사 (시작 메모)
    박일환 한 대만 때리면 안 될까요? / 머리털 / 다용도 / 하늘이 높은 이유 / 수학 시험지 (시작 메모)
    박 준 바이킹 / 눈을 보고 말해요 / 글로벌 시대 / 소풍 전날 / 시는 지금, 끝나야 합니다 (시작 메모)
    복효근 난파선 위에서 / 우린 중이다 / 공개 수업 / 그날 이후 / 번데기의 5교시 (시작 메모)
    손택수 의자를 신고 달리는 아이 / 도둑 일기 / 목장 음악 / 몸이 아픈 물고기 / 딸꾹질 낭송회 (시작 메모)
    오 은 꿈 / 돌멩이 / 웅크림 / 사람이라는 병(病) / 나는 오늘 (시작 메모)
    이응인 아름답다고 / 지금 아니면 / 저자의 동의 / 여섯 살 승현이 / 잊지 마 (시작 메모)
    최은숙 가만히, 봄 / 나란히 / 목숨 하나 / 무월(撫月) 마을 선희네 / 시 쓰기 (시작 메모)
    제1부 눈이 삐다
    나무의 꿈
    반성문
    문제아
    학생부
    우정의 온도
    눈이 삐다

    호모 파베르
    도둑 일기
    공터
    프리지아 글라디올러스 빼빼로데이
    푸른색으로부터 푸른색을 풀어 주자
    검정의 감정
    나무와 나무는
    떠나지 않는 여행자
    쓸모없는 녀석
    포옹

    제2부 고양이의 시간
    고양이의 시간
    소로 향연필
    냉이꽃 한 송이 때문에
    연두의 나이
    억 몇천만 년 하고 년을 더 산 소년
    나의 친구 뚱보
    지구별 과대망상가 연합
    사물들
    악기들
    웃는 돌
    모든 별은 혼자서 반짝인다
    겨울 별
    천문대
    안 좋은 날씨는 없어


    제3부 나의 첫 외박
    집중
    거지 이야기
    나의 첫 외박
    내 마음의 쿤타킨테
    소년
    소년
    소년
    소년
    소년
    흔들의자
    너에게
    장래 소망
    봄은 자꾸 와도 새봄
    기도만을 위한 기도
    수피아 여자중학교의 히말라야시다에게
    흰둥이 생각

    시인과 시인의 대화 - 손택수 박성우
    시인의 말
    제1부 미리 말하랬잖아
    미리 말하랬잖아
    생활기록부
    쏠림
    빵 셔틀
    교문
    번데기
    징계가 좋다
    인간 담배
    소변기 사용법
    좋은 날이니까
    잠꼬대
    문제아

    제2부 물로 본다
    벌레

    속이 허해서
    오늘은 집에 들어갈게요
    플라타너스나무 아래에서
    높임말
    슬픈 종착
    독도에서 쓰는 편지
    개살구

    물로 본다

    제3부 가출의 내력
    도둑
    영어 회화
    악취미
    버르장머리
    인형 장례식
    가출의 내력
    까짓것
    집으로 왔다
    아버지의 청춘가
    홍두깨에 꽃이 핀다
    도둑과 경찰

    제4부 청춘 연하장
    첫사랑
    우울증
    애송이
    속울음
    청춘 연하장
    자존심 상한 날
    네가 있어야
    나는 네가 맨 나중이다
    별 볼 일 많아졌지
    이름을 불러 줄 때까지
    사랑
    양파
    내가 축구공을 사랑하는 이유

    제5부 나를 이루는 것들
    공터
    자살바위
    한 그루
    고양이
    여행

    가슴우리
    누군가 울면서 너를 바라볼 때
    작은 램프
    역지사지
    모기향
    나를 이루는 것들

    해설 - 류수연
    시인의 말

    본문중에서

    나의 문제는

    문제의
    문제에 의한
    문제를 위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 나라에
    태어난 것이다

    문제가 문제를 낳고 문제가 문제를 낳고 문제가 문제를 낳는 책을
    성경처럼 들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가 없어진다면
    나도 문제없다
    ( '문제아' 중에서/ p.10)

    몸 아파
    결석하면

    위로받고 관심받고

    맘 아파
    결석하면

    구박받고 벌점 받고

    학교는
    언제 철드나

    맘짱 되라 하면서
    ( '학교는 언제 철드나' 중에서/ p.13)

    일 년에 한두 번 보는데
    어제 본 것 같아

    우리 사이에는
    시간도 개입할 수 없는 다락방이 있거든
    힘든 날 사다리를 밟고 올라가지

    그곳에 그냥이라는 고양이가 사는데
    귀 쫑긋 세우고 얘기를 들어 줘

    그냥 짜증 나는 일
    그냥 외로운 일
    그냥 울고 싶은 일

    털어놓다 보면 네가 옆에 와 있는 느낌이 들어
    그냥이가 너에게 귀띔해 줬을까

    그러다 어느 날 불쑥
    ( '그냥이라는 고양이' 중에서/ p.34)

    형은 밤낮없이 공부해서
    일류대에 간단다

    나는 밤낮없이 알바해서
    내 가게를 차릴 거다

    부모님은 나만 보면 혀를 차지만
    나는 혀 차는 소리를
    박수 소리로 듣기로 했다

    내가 쓰는 야구장이
    더 넓을 뿐이라고
    ( '파울볼은 없다' 중에서/ p.52)

    개업 기념 반값 미용실에 갔다가
    시궁에 빠진 미운 오리 꼴이 되었다.
    단골집에 가서 다시 다듬었다.
    더 이상하다. 빈털터리가 되었다.
    까짓것, 빡빡머리 스님도 산다.

    아이들이 나만 보면 툭툭 치고 지나간다.
    나보다 낫다는 걸 확인하는 거다.
    까짓것, 떡갈나무는 잎이 넓어서 바람도 크다.
    태평양 범고래는 덩치가 커서 마음도 넓다.

    이 년 사귄 여친이 전학 온 서울 것과 사귄다.
    아직 이별 문자가 없다는 건 서울 놈과는 우정이란 거다.
    까짓것, 사랑과 우정도 구별 못 하면 진짜 촌놈이다.
    친구끼리 영화관 가고 팔짱 끼는 건 당연하다.
    우정으로 마음을 가꿔서 진한 사랑으로 돌아올 거다.
    까짓것, 취업이든 사랑이든 경력자 우대다.

    난 어려서부터 심부름을 잘했다.
    망을 잘 보고 빵과 담배를 잘 사 나른다.
    까짓것, 겨울이 오기 전에 살만 조금 빼면
    산타가 되어서 굴뚝도 들락거릴 수 있을 거다.
    선물 심부름은 산타가 최고니까 말이다.

    쪽지 글만 남기고 떠난 아버지 때문에
    엄마가 운다. 여동생도 운다. 냉장고도 운다.
    까짓것, 이라고 말하려다가 설거지하고
    헛기침 날리며 피시방으로 알바 간다.
    까짓것, 돈은 내가 번다.
    까짓것, 가장을 해보기로 한다.
    ('까짓것' 중에서)

    헤어진 지
    열흘이 됐다.
    나는,
    약물 과다 복용으로 죽을 것이다.
    세월이
    약이라면.
    ('첫사랑' 중에서)

    걸음을 멈추고
    무릎걸음으로 다가가라.
    울음은 힘이 세서 너를 쓰러뜨릴 수도 있단다.
    마음의 귀를 부풀려서
    또렷한 문장으로 울음을 번역해라.
    뚝! 울음을 멈추라고, 다그치지 마라.
    네 맘 다 안다고, 거짓 손수건을 내밀지 마라.
    먹장구름으로는 작은 강줄기도 막을 수 없단다.
    바다에 닿은 강 언덕처럼, 단단한 무릎으로 파도를 맞이하라.
    그까짓 아픔도 참지 못하냐고, 내몰지 마라.
    쫓겨난 눈물은 눈엣가시로 덤불을 이루리라.
    불쌍한 것! 혀를 차며 떡부터 건네지 마라.
    울음의 숨구멍이 메면 돌심장이 된다.
    누군가 울면서 너를 바라볼 때,
    네가 그 울음의 주인이 될 때까지 기다려라.
    울음은 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함께 울어 주는 자에게 건너온 덩굴손이다.
    울음에 갇힌 커다란 말이
    네 눈으로 옮겨 와서, 찡긋
    마지막 눈물을 떨굴 때까지.
    ('누군가 울면서 너를 바라볼 때' 중에서)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지만 꼭 아름답지 않아도 사람이 머문 자리는 따듯합니다 비밀스럽게 숨겨 왔던 우리의 엉덩이는 열선(熱線)이 놓인 비데가 아니라도 신도림역 화장실 두 번째 칸 같은 곳에서 따듯하게 뒤섞입니다 늘 깨끗하고 싶은 우리의 입은 포장마차의 어묵 간장 종지를 찍으며 짭짤하게 뒤섞이고, 이렇게 앞뒤가 뒤섞인 우리의 힘은 너희와 싸울 힘이 아니라 너희를 우리로 만드는 힘이라는 것을 신도림역 화장실 두 번째 칸에 앉아 생각합니다 시가 더 길어지면 나와 엉덩이를 섞을 다음 사람이 따듯하다 못해 뜨거울 수 있으니 아쉽지만 시는 지금, 끝나야 합니다
    ('시는 지금, 끝나야 합니다' 전문/ p.58)

    아무리 들여다봐도
    아는 문제가 거의 없다.

    시험지 맨 끝에 적힌
    "수고했습니다."
    여섯 글자가 나를 노려보는
    선생님의 눈길만 같아서
    한심한 마음에
    한 글자를 슬쩍 덧붙여 놓았다.
    "헛수고했습니다."
    ('수학 시험지' 전문/ p.50)

    우린 中이다, ~ing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세상은 우리가 있는지조차 모르기 때문에
    진행형으로 나대는 중이다.

    하고 싶은 것 천지인데
    하지 말라는 것은 더 천지라서
    도 닦는 중이다.
    ('우린 중이다' 중에서/ p.64)

    의자를 신고 말굽처럼 따가닥따가닥
    소리를 내며 달려 보고 싶다

    의자는 말하자면

    키높이 구두

    이 구두를 신으면 공기 맛이 달라지지
    산에 오른 것처럼 가슴이 확 트이지
    ('의자를 신고 달리는 아이' 중에서/ p.74)
    어둠이 한기처럼 스며들고
    배 속에 붕어 새끼 두어 마리 요동을 칠 때

    학교 앞 버스 정류장을 지나는데
    먼저 와 기다리던 선재가
    내가 멘 책가방 지퍼가 열렸다며 닫아 주었다.

    아무도 없는 집 썰렁한 내 방까지
    붕어빵 냄새가 따라왔다.

    학교에서 받은 우유 꺼내려 가방을 여는데
    아직 온기가 식지 않은 종이봉투에
    붕어가 다섯 마리

    내 열여섯 세상에
    가장 따뜻했던 저녁
    (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 중에서/ p.10)

    모의고사 시험지 나누어 준 뒤 소리 죽여 놓고 뒤에서 카톡하시는 샘, 그토록 사랑한다 하시는 제자들의 고통에 동참한다는 의미에서 우리가 시험을 보는 동안 다음 문제에 대하여 논술을 한번 작성해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1. 우리 치마 길이가 짧아서 샘들 수명이 1초라도 짧아진다는 이론이 있으면 구체적 근거를 들어 논술하시오.

    2. 우리가 선크림 좀 바르고 입술을 짙게 발랐다고 "덥다, 더워." 하시는데, 우리가 화장한 거하고 오늘 날이 더운 거하고 인과 관계를 밝혀 서술하시오.

    3. 우리가 침 흘리며 책상에 엎드려 잤다고 "그래가 어트케 남자 만나 시집갈 기고? 쯔쯔쯧." 하시는데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밝히시오. (말끝마다 "여자가, 여자가 돼가꼬 말이야......" 하시는데 전생에 여자에게 원수진 일이있는지만 써도 됨.)
    ( '우리가 시험을 치르는 동안' 중에서/ p.62)

    챠라, 챠라. 니가 시방 춤꾼이 될라꼬

    때려 치아라. 뚱띠이 가스나가, 빌어묵기 딱 알맞구마.

    난 춤꾼이 안 돼도 좋아예.
    내 좋아하는 거 하다가 죽으모 소원이 없겠어예.
    고거 딱 한 가지라예.

    춤을 추는 동안 나는 내가 아닌 기라예 .
    내가 아닌 거 하나로 충분해예.
    훠얼훨 나는 새, 팔짝팔짝 지랄맞게 뛰댕기는 고라니 새끼
    꿈틀대는 벌거지라도 나는
    내가 아닌 그 어떤 거였으면 좋겠어예.

    내가 춤을 추고 있으모
    나는 맨날 구박받는 아부지의 딸도 아니고
    지지리 공부 몬하는 누구의 제자도 아니고
    나조차 내가 싫은 내가 아니고 기냥
    아무튼 나는 내가 아닌 기라예.
    ( '효도' 중에서/ p.30)
    자퇴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절대 후회하지 않으려고
    곱씹고 또 곱씹었다

    학교를 다녀야 하는 많은 이유보다
    학교를 그만두어야 하는 단 한 가지 이유가
    더 절실하지 않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내 기도를 들어주기에
    하느님은 너무 바쁘신가 보았다
    나는 자퇴서를 냈다
    숙려 기간도 없이
    엄마가 자퇴서에 사인하는 것으로
    모든 게 끝났다

    누구는 영화감독이 되려고
    누구는 내신 때문에
    누구는 밤낮없이 해야 하는 공부가 싫어서
    자퇴를 했다고 한다

    학교를 그만둔 아이들에게 절실했던
    꿈과 내신과 공부 스트레스
    그리고 내게 절실했던
    단 한 가지 이유!
    우리는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괜찮아
    학교를 나오며
    엄마가 내 손을 꼭 잡았다
    햇살이 유난히 반짝거리는 하굣길이었다
    ('절실한 이유' 중에서)

    학교를 그만둔 날부터 나는
    학교 밖 아이가 되었습니다
    학교 밖 아이는 학생증이 없어서
    뭐든 성인 요금을 내야 합니다

    우리 집 형편에 성인 요금이라니
    그기 말이 되나? 퍼뜩 가제이
    엄마 손에 이끌려 주민센터에서
    청소년증을 발급받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영화관 공원 고속버스 터미널......
    어쩐지 청소년증을 내밀기가 싫어졌습니다
    학생증을 내밀 땐 몰랐는데
    청소년증을 내밀고부터
    보는 눈이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바보 같은 짓인 줄 알지만
    그러면 안 되는 줄 알지만
    아직 버리지 못한 학생증을 내밀곤 합니다
    바라 바라 우린 특별한 청소년들 아이가?

    영화관에 갔을 때 정우가
    당당하게 청소년증으로 할인 티켓을 끊었습니다

    예린이도 미란이도 채은이도
    청소년증을 내밀었습니다
    나도 학생증을 도로 넣고
    청소년증을 꺼냈습니다
    두 볼이 화끈 달아올랐다 가라앉았습니다
    ('청소년증' 중에서)

    검정고시를 치른 다음 날 노래방에 갔습니다
    시험 기간은 아닌데 개교기념일이니?
    머리가 벗어진 노래방 아저씨가 물어보셨습니다

    아니요 저희들은 어제 검정고시 봤어요
    시험을 잘 본 채은이가 밝게 웃었습니다

    니들 공부하기 싫어 학교 때려치웠구나?
    아무것도 모르는 아저씨가 아는 체를 했습니다

    아니거든요
    우리 다섯은 한목소리로 외치고 돌아섰습니다

    쯧쯧쯧
    등 뒤에서 혀 차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내가 너무 잘나서 그렇지 뭐
    내가 너무 예뻐서 그렇지 뭐
    다들 부러워서 그래요

    우리는 아저씨 들으라고
    노래방이 떠나가라 고래고래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래도 아저씨가 밉지는 않았습니다
    보너스를 세 시간이나 더 주었으니까요
    그 덕에 우리 오총사 목이 다 쉬었습니다
    ('부러워서 그래요' 중에서)
    초딩 땐
    엄마가 없으면 불안했는데
    중딩이 된 후
    엄마가 옆에
    있으면 불안하다
    ('엄마' 중에서/ p.10)

    어떤 말을 하고 나면
    내가 어른스러워진 것 같다

    어떤 생각을 하고 나면
    내가 어른스러워진 것 같다

    어떤 행동을 하고 나면
    그때의 내 모습은

    어른스러움!

    그런 날은
    내 키가 부쩍 커진 것 같다
    어깨가 와짝
    넓어진 것 같다
    마음이 흐뭇함으로 가득 차고
    그늘이 넓은 큰 나무가 된 것 같다
    ('큰 나무' 중에서/ p.17)

    나는 걱정이 많다
    너무 많아서 이상할 정도다
    창문을 바라보면서도 걱정
    버스 타고 가면서도 걱정
    집에서 멍하니 있으면서도 걱정
    어느 땐 내가 걱정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그게 또 걱정이다

    어떤 꿈을 가져야 할지
    커서 어떤 직장을 잡을지
    직업이 없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엄마는 나에게 가끔
    "너는 커서 도대체 뭐가 될 거니?"라고 한다
    그때마다 무거운 내 마음이 쿵 내려앉는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 해 보고 싶은데
    엄마는 무조건 공부나 잘하라고 꾸짖기 바쁘다

    걱정이 들면
    마음이 푹 꺼지는 것 같다
    난 정말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걱정' 중에서/ pp.14~15면)
    시인 윤동주도 학창 시절
    학교를 대표하는 축구 선수였다
    패스 잘하는 빼어난 미드필더 동주는
    홀로 밤이 되면 이렇게 다짐을 하곤 했단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
    야지/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

    그러니까 얘들아,
    날마다 축구하는 거는 좋은데
    이따금 시도 좀 읽어라
    ('어느 교장 선생 훈화 말씀' 중에서/ pp.38~39)

    넌 틴트가 대체 몇 개니?
    -애들은 더 많아요

    BB크림은 뭐고 CC크림은 또 뭐니?
    -애들도 다 해요

    파운데이션은 왜 바르니?
    -아, 애들도 다 해요

    애가 무슨 블러셔야?
    -아 엄마, 애들도 다 한다니까요

    파우치 백 압수!
    ('애들도 다 해요' 전문/ p.52)

    오늘은 처음으로 그 애한테 문자가 왔어.
    오늘은 처음으로 햄버거 세트를 먹었어.
    오늘은 처음으로 손을 잡고 영화관에 갔어.
    오늘은 처음으로 어깨동무하고 사진을 찍었어.
    오늘은 처음으로 그 애 친구들과 놀이공원에 갔어.
    오늘은 잔돈까지 털어서 인형과 머리핀을 샀어.
    오늘은 처음으로 손등에 뽀뽀를 했어.
    나는 슬금슬금 허리도 잡고 입술도 바라보지.
    그러고 보니 일주일이 됐네.
    이제 데이트만 하고
    업데이트는 그만해야 할까 봐.
    데이트를 할 때마다
    자꾸 나쁜 놈이 돼 가는 것 같아.
    엉큼한 쪽으로 업데이트가 돼.
    데이트만 해야 할 텐데,
    머릿속은 벌써 용량 초과야.
    ('업데이트' 전문/ p.87)
    잘하는 건 없어요. 취미요? 글쎄요, 그냥 숨어 있기를 좋아해요. 단칸방도 너무 헐거워서 어릴 땐 장롱 속에 들어가 있을 때가 많았죠. 지하철에 가면 노숙자 아저씨들도 종이박스 속에 들어가 잠을 자잖아요? 그분들처럼 집에서도 노숙을 한 셈이죠. 하지만 어른들이 돌아올 때쯤이면 깨어났어요. 혼자서 하루를 보내는 아이의 외로움을 호소하거나 징징거리는 궁상을 떨긴 싫었거든요. 엄마와 아빠라는 이들은 저보다 더 외로워 보이기도 했으니까요. 사실 저는 그들을 위로해 주고 싶었어요. 어쩌다 지상에 나와 하루하루가 고된 삶을 꾸역꾸역 살게 되었을까요. 저를 보는 그들의 눈빛 속엔 제대로 돌봐 주지 못하는 데 대한 부끄러움과 뭐라 못할 슬픔이 가득했죠. 어느 날은 주인집 몰래 숨죽여 우는 두 부부의 울음소리에 잠을 깨기도 했어요 사랑이 이런 고통이 되리라곤 짐작조차 못 했겠죠 저는 그들에게 어떤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주고 싶었습니다 그들의 안에도 저와 같은 아이가 있었으니까요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아이들이 얼떨결에 어미 아비가 되어 울고 있었으니까요 그 이후부터랍니다 제 장기를 살려 저는 대명천지 속에 저를 숨기기로 하였습니다 어떤 말썽도 부리지 않고 낙천적이며 잘 다림질된 옷처럼 반듯한 아이가 되기로 한 거죠 아무도 찾을 수 없도록
    ('손택수, 소년 4' 중에서)

    너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구나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언젠가 화려한 꽃다발을 바치겠다고 하는구나
    하지만 난 지금 장미 한 송이가 없지
    길섶에 피는 들꽃 한 송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야

    너는 또 나를 위해 선물을 준비하고 있구나
    언젠가 갈 여행을 위해 적금을 붓고 용돈도 줄이면서
    날 안타깝게 하는구나
    여행을 위해 네가 고통받는 게 나라고 좋을까
    난 지금 무엇보다 산책을 가고 싶어 먼 곳이 아니면 어때
    가까운 공원을 깍지 끼고 걸을 수 있다면
    내리는 햇살을 처음처럼 이마에 얹어 볼 수 있다면

    너는 지붕이 아름다운 집을 장만하겠다고
    오늘도 내 곁에 없지
    나는 지금 작은 우산을 쓰고
    어깨가 젖지 않게 기우뚱기우뚱
    빗속을 걷고 싶은데, 알고 있니
    이런 작은 지붕이라야
    빗소리가 더 잘 들린다는 걸

    어디에 있니 너는 지금, 지금의 꽃과 선물과 지붕을 다 내버려 두고
    ('손택수, 너에게' 중에서)

    별이 포옹을 하며 반짝인다면
    폭발하고 말겠지

    모든 빛나는 것들은
    고독하다

    두려워 마라, 섬처럼 고독은
    등대를 밝힌다

    그 등대가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된 것이다

    너는 너의 섬이 되어라
    나는 나의 섬이 되겠다

    섬과 섬이
    모스부호처럼 흩어진 바다

    깎아지른 절벽 끝에서 등대를 켠다
    ('손택수, 모든 별은 혼자서 반짝인다' 중에서)
    엄마!
    ‘올챙이 개구리 적 모른다’가 맞을까?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가 맞을까?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가 맞지. 그치?
    그런데 올챙이도 개구리를 알 리가 없잖아.
    ‘올챙이 개구리 적 모른다’도 맞잖아. 그치?

    사실 엄마 심정, 나 잘 이해 안 돼.
    말을 하지 않고 참았다가는 그냥 폭발할 것 같아서
    "그래서 어쩌라고?" 한마디 했더니
    엄마 속을 긁는다고 버럭했잖아.
    나 급실망해서 아무 대답도 못 했어.

    엄마가 이야기하는 거
    다 억지 같고 강요 같았어.

    엄마, 나 아직은 올챙인가 봐.
    ('그래서 어쩌라고' 중에서)

    넌 왜 가르마를 왼쪽으로 탔어?
    그냥 머릿결이 가는 대로 탔어.

    넌 어디로 탈 거야?
    난 고등학교 가면 탈 건데
    오른쪽으로 탈 거야.
    왜?
    네가 왼쪽으로 타니까.
    그게 이유가 되냐?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엄마도 왼쪽, 아빠도 왼쪽
    선생님들도 거의 왼쪽이니까
    나는 오른쪽으로
    그게 이유라면 이유지, 뭐.

    그럼 내가 왼쪽으로 타는 게 싫다는 거야?
    아니, 그런 이야기는 아니지.
    그러면, 내가 타는 쪽과 반대로 가는 거야?
    아니, 그런 게 아니고, 다만.
    다만, 뭐?
    다른 사람들이 많이 하는 쪽보다
    적게 하는 쪽으로 하고 싶은 거지.

    왜 그래야 하는데?
    가르마도 3 대 7, 4 대 6처럼
    한쪽은 많고 한쪽은 적잖아.
    ('궁금 바이러스 3' 중에서)

    서술형 평가를 망쳤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의 뜻을 서술하는 문제였는데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면 불가능한 일도 이룰 수 있다’라고 썼는데
    부분 점수도 인정해 주지 않았다.
    이의 제기를 했다.
    틀린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찾아갔는데
    공부한 게 아니라고 했다.

    그래도 틀린 건 아니잖아요. 배운 것에 갇혀 있는 것보다 낫잖아요?
    공부한 것에 너무 갇히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이미 알려져 있는 생각의 틀, 상상의 틀을 뛰어넘으라면서요.

    그래, 알았어요, 알았어요.
    그럼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의 뜻이 뭐예요?
    이걸 말하면 맞은 걸로 해 줄 수도 있어요.
    그런 게 어딨어요. 그건 다른 문제잖아요.
    알았어요. 그래도 말해 봐요.

    ‘백지장도 맛이 들면 먹을 만하다’ 아닌가?
    잉? ‘백지장’이 뭔데요?
    고추장, 양념장 그런 거.
    헐~, 찾아보고 와요.
    사실, 자신감을 가지고 답을 쓴 건지, 장난으로 쓴 건지
    알아보려고 했어요. 아주 기발했어요.

    ‘백지장’이 뭐지?
    ‘기발하다’는 또 무슨 뜻이야?
    ('백지장이 뭐지' 중에서)
    학교를 오가며 늘 쏟아졌을 잠, 잠, 잠......
    크리스마스이브, 해는 저물어
    한껏 들뜬 흥분된 분위기 속에 느닷없이
    기영이가 무대 위에 나타났다
    팝핀댄스를 추는 기영이에게 졸음은 없었고
    무덤 같던 그 애의 생은 어느덧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 '기면증' 중에서/ p.12)

    "훌훌 읽고, 느끼는 대로 느꼈어요."
    살아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시

    홀랜드(Holland)의 직업적성검사도
    아이들은 시험인 줄 안다
    ( '시험 울렁증' 중에서/ p.29)

    열라 축구 하고 있는데
    교실에선 안 된다며 공 걷어 가는
    선생님의 뒤통수가 얄밉다
    우리들의 놀이를
    한 번쯤 공유해 보았다면
    신나는 찰나,
    안전사고 때문이라며
    우리들의 기쁨을
    즐거움을 거두어 가는
    저놈의 뒤통수
    ( '공 뺏긴 날' 중에서/ p.32)

    독서 시간에 책 안 읽고
    사서 선생님께 작업 거는
    저 남학생들
    수컷의 본능인가?
    책 읽기 싫은 건가?
    분명 사교적인 건 맞는데
    열 살 위인 사서 선생님이
    오히려 얼굴 빨개지다니
    대단한 놈들이다
    ( '대단한 놈들이다' 중에서/ p.39)

    백담사에서 십 년을 살다 나온
    민철이는 학교생활이 그닥
    즐겁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전 과목 제치고
    그저 자기 나름대로 논다
    국어 시간에도
    수학 시간에도
    심지어 체육 시간에도 민철인 백담사 용소폭포 앞
    뽐내던 자태를 무기 삼아
    학과 수업에 괘념치 않고 뛰논다
    나는 그 애의 삶의 방식을 독려하였다
    전 과목 개무시하고
    그대로 살라고
    너 같은 애가 또 있다고
    그리고 너 같은 애들이
    더 똑똑하다고
    ( '학교' 중에서/ p.44)

    "제 짝꿍이 남자애였는데, 검사지에 수학 파트가 있었어요. 걔가 수학을 좀 잘하는 앤데 제가 더 먼저 푼 거예요. 근데 얘가 그걸 보더니 갑자기 막 한숨을 쉬고 막 머리를 쥐어뜯고 그러는 거예요. 직업적성검사를 하면서 상대방과 비교하는 모습이 시험 치를 때랑 똑같은 거 같아요."
    ( '청소년 좌담' 중에서/ p.79)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 태생으로, 어린 시절 잠시 남도 지방에서 산 적이 있다. 상명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교사 생활을 시작한 후, 줄곧 중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 시를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고 세상 이야기를 나누던 중, 2008년 [문학과 의식]에 몇 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동국대학교에서 시 창작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서울 수서중학교에 재직 중이며 학교 현장이나 세상의 이야기들을 시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시를 매개로 독자와의 공감대를 넓히고, 좀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일에 주력할 계획이다.

    생년월일 1957~
    출생지 충남 부여
    출간도서 31종
    판매수 5,492권

    부여에서 태어나 청양에서 자랐습니다. 공주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충남의 여러 학교에서 국어교사로 근무하면서 오랫동안 학생 글쓰기 교육을 했습니다.
    1985년 [민중교육]지에 시 [너희들에게]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시집 [소금 울음], 청소년 시집 [자물쇠가 철컥 열리는 순간], 3부작 청소년 소설 [싸움닭 샤모], [불량 아이들], [만남으로 로그인], 학생 글모음집 [눈물은 내 친구], [36.4(공저)], 평화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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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도서 4종
    판매수 286권

    청소년기를 말더듬이로 지냈다. 더듬는 게 싫을 땐 아예 입을 다물어 버렸다. 중학교는 도시로 갔는데 말을 잘 못하는 촌놈이라고 ‘old baby’라는 별명이 붙었다. 말 대신 쓰는 것을 좋아했다. 시를 써서 보여 줄 때마다 유치하다고 놀리는 친구들이 많았다. 교과서에 실린 시에 시비를 걸고 싶어졌다. 학생들이 참고서 없이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는 없을까. 왜 참고서는 하나같이 똑같을까. 왜 시 쓰는 것은 가르치지 않는 것일까. 쓰고 즐기는 것이 먼저인데 시험만 잘 보면 잘 가르치는 것이 되었다. 교과서 시를 비트는 시를 써 오다가 청소년이 주체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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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68~
    출생지 강원도 봉평
    출간도서 7종
    판매수 656권



    1968년 강원도 봉평에서 태어났다. 강원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2002년 이효석 문학관 건립 실무 작업을 진행했고, 1998년부터 이효석과 관련한 학술 행사 및 문예 사업을 담당해왔다. 2003년 [유심]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생년월일 1973~
    출생지 경상북도 의성
    출간도서 14종
    판매수 1,806권

    시인 강성은은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2005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12월] 외 5편의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단지 조금 이상한]이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경기도 광주
    출간도서 7종
    판매수 2,205권

    경기도 광주 벌말에서 나고 자랐다. 아름다운 마을 벌말 이야기를 시로 쓰는 게 꿈이다. 우선은 청소년시를 더 쓰고 싶다. 아직 써야 할 학교 밖 아이들 이야기가 많다. 그동안 학교 밖 아이들에 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이 아이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이 아이들 이야기를 시로 쓰는 게 최선일 것 같다. 그다음에 분명 더 할 일이 있을 것이다. 1993년 [시문학]으로 등단했고, 200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었다. 제2회 황금펜아동문학상을 받았고, 제1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에서 대상을 받았다. 시집 [내일 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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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71~
    출생지 경상북도 의성
    출간도서 7종
    판매수 2,299권

    군 복무 중 역사와 인연을 맺어 공군본부 국외 자료 수집 및 번역 담당 장교로서 [공군史], [공군본부史], [공군 해외파병史], [공군 특수비행史] 등 다양한 역사책을 편찬했다. 그 이전에도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 독서를 하면 10권 중 8권이 역사책일 정도로 편식이 자주 길을 잃는 아이였다. 방향 감각이 떨어지는 것도 이유였겠지만, 잃을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길로 가 보고 싶은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렸다. 아는 길에서는 번번이 나를 잃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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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58년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였다. 1994년 『시인과 사회』 가을호를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딸아이의 추억』, 『의자를 신고 달리는』(공저), 시교양서로 『청소년, 시와 대화하다』, 『새로 쓰는 현대시 교육론』(공저), 『국어교과서 작품 읽기 중1 시』(공편)를 펴냈다. 현재 무릉초·중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59년 출생. 1988년 [분단시대] 4호에 작품 발표하며 등단. 시집 [서로 다른 두 자리]를 펴냄. 옥천여자중학교 등에서 교사로 일했음.

    생년월일 1962~
    출생지 서울특별시
    출간도서 4종
    판매수 5,739권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중,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쳐왔다. 1992년 [담배 심부름] 등 동시로 제1회 황금도깨비상을 받았다. 1995년 첫 동시집 [타임캡슐 속의 필통]을 냈다.
    어린이뿐 아니라 청소년의 생활 세계를 담은 시를 써 왔다. 2001년부터 경남 산청에 있는 간디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힘 쏟고 있다.

    저서
    동시집 [타임캡슐 속의 필통] [놀아요 선생님] 등

    생년월일 1966.02.08~
    출생지 충남 논산
    출간도서 36종
    판매수 11,281권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그곳이 멀지 않다》 《어두워진다는 것》 《사라진 손바닥》 《야생사과》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파일명 서정시》, 산문집 《반통의 물》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 등이 있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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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61~
    출생지 충청북도 청주시
    출간도서 24종
    판매수 4,240권

    1997년 [내일을 여는 작가]에 시를 추천받아 등단했다. 시집 [푸른 삼각뿔], [끊어진 현], [지는 싸움], [덮지 못한 출석부]와 동시집 [엄마한테 빗자루로 맞은 날], 청소년시집 [학교는 입이 크다], 장편소설 [바다로 간 별들]을 펴냈다. 그 밖에 지은 책으로 [김소월,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나는 바보 선생입니다], [미친 국어사전], [어휘 늘리는 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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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71~
    출생지 전북 정읍
    출간도서 31종
    판매수 25,049권

    ‘유쾌한 쓸쓸함’을 즐기는 시인이다. 산과 하늘만 보이는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고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 작했다. 시집으로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웃는 연습』 등 이 있으며 신동엽문학상, 윤동주젊은작가상, 백석문학상 등을 받았다. 기분이 별로일 때 우겨서라도 유쾌해지는 것이 주특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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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84년 출생. 2013년 [시인수첩] 신인상으로 등단. 서울 신남중학교 미술 교사로 재직 중.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11종
    판매수 22,762권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8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이 있다. 신동엽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생년월일 1962~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시인 복효근은 1962년 전남 남원에서 태어나 전주 해성고와 전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1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 『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법』, 『목련꽃 브라자』, 『마늘촛불』, 『따뜻한 외면』, 『꽃 아닌 것 없다』, 시선집으로 『어느 대나무의 고백』과 청소년 시집으로 『운동장 편지』가 있다. 편운문학상 신인상,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1년 출생. 광주 고려고등학교 국어 교사. 좋은 시와 만나는 것은 세상으로부터 무수히 날아오는 주파수를 감지하여 가슴에 담는 일이라고 믿고 있다. 그것을 통해 아이들 마음 밭에 자라는 나무의 잎과 줄기가 더욱 파릇한 생기를 머금기를 소망한다. 1999년 [창조문학]을 통해 창작 활동을 시작했고, 시집[빗물 머금은 잎사귀를 위하여], [침묵의 말]을 펴냈다. 함께 엮은 책으로[문학 교과서 작품 읽기: 시]가 있다.

    생년월일 1964~
    출생지 충남 홍성
    출간도서 30종
    판매수 9,714권

    공주대학교 사범대학에서 한문교육을,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예술학을 공부하고 지금은 시와 동화, 동시를 쓰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 마음을 커다랗게 키우는 이야기를 짓고 싶습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동화 [십 원짜리 똥탑][미술왕], 동시집 [콧구멍만 바쁘다][저 많이 컸죠], 시집 [의자][정말][어머니 학교], 산문집 [시인의 서랍] 등이 있습니다. 윤동주문학대상, 김달진문학상, 김수영문학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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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70~
    출생지 전남 담양
    출간도서 22종
    판매수 4,959권

    1970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경남대 국문과와 부산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언덕 위의 붉은 벽돌집]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호랑이 발자국] [목련 전차] [나무의 수사학] 등이 있다. 신동엽창작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임화문학예술상, 노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출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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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단한 순간과 시인이 된 순간이 다르다고 믿는 사람.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정말이지 열심히 한다. 어떻게든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 때문에 몸과 마음을 많이 다치기도 했다. 다치는 와중에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삶의 중요한 길목은 아무도 시키지 않았던 일을 하다가 마주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니 오히려 그랬기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쓸 때마다 찾아오는 기진맥진함이 좋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시간에 내가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엉겁결에 등단했고 무심결에 시인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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