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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탱고클럽

원제 : Der Club der Traumtanz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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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독일 화제의 베스트셀러
전 세계 언론과 독자들이 입소문으로 강력 추천한 소설


[꿈꾸는 탱고클럽]은 2014년 독일에서 출간 당시 독자들의 입소문만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화제작으로,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사랑을 받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작품이다. 잘나가는 엘리트지만, 자기 자신밖에 몰랐던 냉정하고 차가운 한 남자가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게 되는 스토리로, 회사와 학교를 줄다리기하듯 오가는 이중생활과 그 속에서 겪게 되는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아슬아슬하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지금까지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으로 살아왔던 주인공 가버는, 이제껏 한 순간도 남의 인생에 개입하거나 배려하거나 책임지는 것 따위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뜻밖의 불청객이자 복병이 날아들어 그를 무장 해제시킨다. 그것도 다섯 명씩이나!

출판사 서평

“초절정 냉혈한 바람둥이가 뜻밖의 날벼락으로
아이큐 85 천방지축 아이들의 춤 선생이 되다!”
도대체 무슨 일이?!!!


가버 셰닝은 출중한 외모에 성공가도를 달리는 엘리트 훈남이다. 그는 완벽한 업무 능력을 갖춘 기업 컨설턴트로,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혈한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가진 취미는 바로 춤! 금요일 밤마다 홀딱 벌거벗은 채 자신의 펜트하우스에서 혼자만의 춤을 즐기며 그는 생각한다. ‘사람은 옷을 벗었을 때 멋있어야 옷을 입어도 멋있는 법이라고, 여자들 눈에는 특히 더더욱!’ 외모면 외모, 능력이면 능력, 돈이면 돈, 춤이면 춤, 모든 것을 다 가진 매력적인 이 남자를 여자들이 가만 놔둘 리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가버는 차를 타고 가다가 한 중년 부인을 치는 교통사고를 내고 만다. 특수학교 교장인 피해자는 사고에 대한 보상을 하려면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다섯 아이에게 춤을 가르쳐 여름축제에 공연을 올려야 한다는 다소 황당한 제안을 한다. 그것도 아이큐가 85도 안 되는 데다 춤에는 전혀 관심도 없는, 제멋대로인 천방지축 아이들에게! 평소의 그라면 선물 공세로 혼을 빼놓건, 돈으로 매수를 하건 이런 일에 쉽게 휘말리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사고 당일, 하필 차에 함께 타고 있던 여인이 자신의 회사 회장의 젊은 사모였다는 결정적인 약점을 잡히면서, 그는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는다.
울며 겨자 먹기로 특수학교 아이들에게 춤 수업을 가르치게 된 가버. 하지만 제 각기 다른 문제와 사연을 가진 다섯 명의 아이들을 뒤치다꺼리 하느라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리 없고, 상황은 점점 통제하기 힘든 방향으로 흘러간다. 아이들은 탄탄대로였던 그의 삶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던 사내 경쟁자는 드디어 그를 회사에서 내보낼 절호의 순간을 맞이한다. 그럼에도 가버는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점점 마음을 빼앗기고, 급기야 그전까지 완벽한 인생인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모습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가르치던 한 아이가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되자 그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으려하는데.... 두 달 후, 그는 과연 이 아이들과 무사히 여름축제 공연을 성공할 수 있을까?

엘리트 불량 댄스교사 가버의 고군분투 인생성장기
탱고를 통해 성장하는 웃음과 감동, 그리고 기적의 하모니


학습장애를 가지고 있으나 누구보다도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다섯 명의 아이들은 각기 다른 저마다의 개성과 사연을 갖고 있다. 어릴 적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친척에게 성폭행까지 당한 상처로 말문을 닫아버린 리자, 모든 것을 금지하는 부모 밑에서 폭식 말고는 스스로 해본 일이 없는 제니퍼, 부모의 이혼 후 똑똑한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더욱 산만해진 비니, 뭐든 주먹 다툼으로 해결하는 남자형제들 사이에서 섬세하고 여린 품성을 숨긴 채 살아가는 마빈, 마약중독자였던 부모가 죽은 뒤 조부모 밑에서 자라게 된 병약한 펠릭스까지. 가버는 예상치 않게 자꾸 마주하게 되는 아이들의 상처 속에서 꼭꼭 감춰두었던 자신의 상처가 불쑥불쑥 튀어나오자 적잖게 당황한다. 지금까지 아무 상관도 없던 이 괴상한 아이들 때문에 현실이 꼬이는 것도 모자라, 애써 지우고 살았던 과거의 흔적까지 떠올려야 하다니... 그는 알 수 없는 혼란으로 구토와 공황 증세를 겪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진짜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간다.
이 소설은 한마디로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경쟁자들을 가차 없이 잘라냈던 냉혈한이, 여자들을 하룻밤 즐기는 상대로만 생각해왔던 바람둥이가, 남을 향한 이타심 따위는 꿈조차 꾸지 않았던 이기주의자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는 감동의 성장드라마이자, 세상과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편견과 잣대에 짓눌려 있던 아이들이 탱고라는 춤을 통해 상처를 딛고 일어서게 되는 기적의 휴먼드라마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근두근 설레고, 따끈따끈 온기가 느껴지는 ‘심장’을 가진 소설


시종일관 재기발랄한 웃음과 말캉말캉한 눈물을 유발하는 이 소설의 묘미는 굉장히 완벽할 것 같았던 가버라는 캐릭터가, 사실은 한없이 모자라 보이는 아이큐 85의 아이들로부터 배우고 성장하는 데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 속에서 ‘탱고’가 갖는 의미는 매우 특별하다. 탱고는 독자로 하여금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시각적인 장면을 상상하게 하는 소재이자, 주인공 가버와 다섯 명의 아이들을 가까워지게 만들고 새로운 삶에 눈 뜨게 하는 교감의 매개체이며, 세상 속 편견과 잣대-가진 자와 못가진 자, 성공한 삶과 실패한 삶,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장벽을 허무는 장치이기도 하다. 탱고라는 춤 자체가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기본으로 하고 있듯이, 그 속에서 서로의 삶에 조금씩 자리를 내주고 보듬어가는 이들의 기적 같은 변화는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독일 작가 안드레아스 이즈퀴에르도는 영화 대본을 활발히 써왔던 시나리오 작가답게 통통 튀는 가벼운 문체로,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등장인물과 드라마틱하고 위트 있는 상황 설정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유쾌한 웃음과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따뜻한 심장을 가진 소설”이라는 수식어처럼, 읽는 내내 두근두근 설레고 훈훈한 미소를 멈출 수 없게 하다가 불쑥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매력이 이 이야기 속에 담겨 있다.
과연 상처 없이 사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쉽고 평탄하기만 한 인생은 없듯이,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다. 하지만 인생은 상처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딛고 일어서느냐에 달린 문제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상처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온기의 선물이다.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상처 받지 않은 사람이 없음을 들여다보게 하고, 아이들과 가버의 변화만큼 독자들도 치유 받게 하는, 재미와 감동을 보여준다. 누군가와 진실된 관계를 맺는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던 가버가 아이들을 통해 진짜 두근거리는 심장, ‘마음’을 갖는 것에 대한 의미를 깨달았듯이, 이 소설은 잊고 있었던 누군가에 대한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훗날 스승과 제자가 아닌, 진정한 ‘친구’가 된 가버와 아이들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소중함을 기분 좋게 상기시키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 모두가 위로받고 한 뼘 성장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추천사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 소설은 베스트셀러의 유력한 용의자다. 독자를 깊이 감동시킨다.
- 프로인딘(FREUNDIN)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책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정말 재미있고 훈훈한 이야기다.
- 헬가 프뢸러(Helga Proller), 도나우 차이퉁(DONAU ZEITUNG)

사랑과 유머, 감동이 있는 소설이다. 읽는 내내 울다가 웃다가를 무한히 반복했다.
- 한나 라이너(Hanna Reiner), 포랄베르거 나흐리히텐(VORARLBERGER NACHRICHTEN)

안드레아스 이즈퀴에르도의 글은 감동 그 자체다. 주인공을 비롯한 특유의 역동성 있는 등장인물들이 만들어가는 환상적인 하모니는 독자들로 하여금 놀라운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 카트야 리히터(Katja Richter), 슈타트포스트(STADTPOST)

따뜻한 심장을 가진 소설이 탄생했다. 흥미롭고 경쾌하게, 우리 사회의 모순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 엘리자베스 슐레머(Elisabeth Schlemmer), 북 리뷰

이 소설에는 순수하고 진정성 있는 그 무언가가 있다. 등장인물 모두가 가슴에 와 닿을 정도로 생생하게 살아 있다. 기막힌 방법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 제시카 체르너(Jessica Czerner), 북 리뷰

독일 작가 중 이렇게 가슴 따뜻한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리뷰를 쓰기 전 며칠을 고민했다. 내가 받은 감동을 몇 마디 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서.......
- 마리 안네 베커(Marie Anne Becker), 북 리뷰

목차

교통사고
특수학교
탱고
트릭
유리병 편지

본문중에서

사고가 났던 그날 저녁, 가버의 펜트하우스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300년 된 거울 앞에 서서 그는 양말 신은 발만 빼고 홀딱 벗은 채 살사를 췄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엉덩이가 정열적인 남미 음악에 맞춰 좌우로 씰룩였다. 흥에 겨운 듯 다시 총총걸음으로 거울 앞까지 간 그는 양말 신은 발을 뒤로 쭉 미끄러뜨리기도 했다. 루드비히 14세도 감탄할 거울 앞에서 이제 들리는 소리라곤 “바다빙! 바다붐!” 뿐이었다.
금요일 저녁엔 거의 항상 벌거벗는다. 가버의 생각은 이랬다. 사람은 물론 옷을 입어야 품위가 있는 거지만 옷을 벗었을 때 멋있어야 옷을 입어도 멋있는 법이라고. 또 “바다빙! 바다붐!” 하며 살사를 출 땐 벌거벗어야 더 멋있다는 걸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고. 연구소 직원 같은 슈트에 셔츠만 풀어헤치고 춤추는 것보다 다 벗고 추는 게 더 매력적이라고. 남자들에게도 그렇지만 특히 여자들 눈엔 더 그렇게 보인다고! (...)
가버는 거울 앞에 서서 자기 몸을 찬찬히 체크하다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곤 거울로 바짝 다가가 흰머리를 뽑았다. 나이보다 꽤 젊어 보이긴 해도 벌써 마흔이 가까운 나이인 것이다. 흰머리를 제거하고 나니 한결 기분이 좋아진 듯 그는 환하게 웃으며 다시 몇 스텝을 밟았다.
오늘밤 이 도시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시내에 있는 밀롱가가. 그곳에서 아름다운 여인들이 그가 함께 춤추자고 청하길 바라며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그녀들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만날 것이다. 하룻밤 즐기는 것 이상의 여인, 싱글남의 자유로운 인생을 포기해도 좋을 그런 여인 말이다.
(/ pp.7~9)

막 시작되려던 아네테와의 관계가 끝난다는 건 사실 아쉽지 않았다. 그보다는 그의 경력이 끝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더 크게 다가왔다. 사고도 크게 문제될 게 없었지만 클라우젠 & 베닝마이어의 누군가와 밀회를 나누다 사고가 났다는 것, 그 누군가가 클라우젠 회장 사모님이라는 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었다. 게다가 사고 피해자가 고소하겠다고 협박할 수도 있다.
아네테 클라우젠은 한쪽 다리와 갈비뼈가 부러진 게 큰 문제는 아니라고 했지만, 교통법에서는 심각한 부상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단순한 문제는 아니었다. 그리고 사고 원인이 운전 부주의라면 더 곤란해질 수도 있다. 서로 ‘교통’ 하다 사고가 났다고 해야 하나.......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클라우젠 & 베닝마이어 이사가 전과자가 된다? 상상도 못할 일이다. 성공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회사와 클라우젠 회장 얼굴에 먹칠을 할 사건이다.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가 가버라는 걸 클라우젠 회장이 알기라도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이겠냔 말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소송으로 가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 pp.20~21 )

“여기가 우리 학교예요. 당신 회사 사이트처럼 멋있지 않다는 건 인정하지만 아주 좋은 곳이죠. 아이고,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나. 당신도 곧 알게 될 텐데.”
가버는 깜짝 놀라 물었다. “뭐, 뭐라고 하셨죠?”
카트린은 신뢰가 가득한 눈으로 가버를 바라봤다. “우리 학교에서 곧 일하게 될 테니까요.”
“제가 뭘 하게 된다고요?” 벌레 씹은 듯한 가버의 얼굴은 신경 쓰지 않고 카트린은 신이 나서 계속 말했다. “아이들이 벌써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지 몰라요. 정말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될 거예요. 기대되지 않아요?”
가버는 벌떡 일어났다.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전 학교에서 일할 마음 없어요. 절대 그런 일은 없습니다."
"당신이 내 다리를 부러뜨려놨잖아요. 난 당신이 나한테 빚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난 이제 여기서 나가 페르디난트 클라우젠 회장님과 면담을 해야겠어요.”
“뭐, 뭐라고요?”
“내가 회장님 부인과 불륜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죄 없는 사람을 차로 친 것도 아니죠. 이 모든 일의 주인공은 당신이에요.”
가버는 완전히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지금 협박하시는 겁니까?”
카트린은 가버를 쳐다봤다. “하지만 이건 날 위한 일이 아니에요. 아이들을 위해서죠. 다시 한 번 생각해봐요. 당신한테도 깜짝 놀랄 만한 선물이 될 수 있는 일이에요. (...)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전화로 얘기 합시다.”
목발 소리를 내며 그녀가 방을 나갈 때까지 가버는 꼼짝 않고 서 있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완패를 당한 적은 없었다. 그것도 조용조용 말하지만 마피아 같은 교장할머니한테 말이다.
(/ pp.56~58 )

“얘기 좀 해도 될까요, 선생님?”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창백하고 비쩍 마른 소년이 다른 사람들은 쳐다볼 엄두도 못 내고 가버 옆에 쭈뼛거리며 서 있었다. 설명에 열중하느라 가버는 상황을 파악하기까지 몇 초가 더 걸렸다. 신이 씩 웃으면서 TV 볼륨을 높이고 크래커를 베어 물며 가버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다른 애들이...... 절...... 이리...... 보냈어요.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웨이터 아저씨 말이 생선튀김도 없대요. 감자튀김도 없고요.”
깜짝 놀란 표정의 레오스 직원들과 어리둥절해하는 드 프리스, 다들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총총걸음으로 다가온 아이들이 수줍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 가버는 기침을 했다.
“소개해도 될까요? 저와 같이 춤추는 학생들입니다.”
드 프리스는 싸늘하게 말했다. “이해가 안 되는군요.”
“간단합니다. 남는 시간에 제가 이 학생들에게 춤을 가르칩니다.”
드 프리스가 약간 비꼬듯이 말했다. “기부는 왜 안하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로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여기 이 학생들은 학습장애가 있어서 시립 특수학교에 다닙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학습이 힘들거든요.”
“사회사업 프로젝트 같은 건가요?”
“바로 그겁니다. 저만의 사회사업 프로젝트죠. 오늘은 사실 수업이 있는 날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그냥 놔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늘 아이들과 한 약속을 지켰고, 지금도 지키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나 제 사생활에서 약속은 생명입니다. 약속은 지키는 게 중요하죠. 아이들에게도 그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 pp.195~196)

“이제 솔직하게 얘기해 보시죠. 춤 가르치는 그 아이들, 어떻게 알게 된 겁니까?”
“제가 찾았죠.” 가버의 대답에 다들 크게 웃었다.
“어디 가면 그런 걸 찾나요?”
“아이들 꼴이라니....... 소매가 없지 않나, 티셔츠가 젖어 있질 않나.......”
“만약 여자애들이 젖은 티셔츠를 입었다면 몰라도!”
“그 뚱뚱한 애? 병원에나 가 봐라, 이 변태야!”
다들 깔깔 웃었다. 가버는 웃다가 고꾸라질 것 같은 그들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본 것 같았다. 그는 자문해봤다. 나는 왜 같이 웃지 않을까. 그들처럼 슈트를 입고 있고 비슷한 신발, 비슷한 넥타이에 그들처럼 네일 케어도 받았다. 그도 그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런데 그는 웃지 않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놀림감이 되고 있는 다섯 아이들의 캡틴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점점 더 분노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동시에 불현듯 깨달은 사실도 있었다. 교통사고를 내기 전이었다면 자신도 분명 저들과 똑같이 낄낄거리고 웃었을 거라는 걸.
정말 그랬을까? 그는 갑자기 자신이 추하게 느껴졌다. 자신은 이 자리에 있는 남자들과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그럴까. 그도 소매 한쪽만 있는 옷을 입은 아이를 보고 정말 안 웃었을까? 뚱뚱한 여자아이, 콩나물처럼 길쭉하고 구부정한 아이, 비쩍 마른 유령 같은 아이, 젖은 티셔츠를 입은 아이를 보고도?
(/ pp.219~220)

“이 포주 같으니라고! 내가 당신한테 말했잖아요. 내 딸 삶에 개입하지 말라고!”
제니퍼 엄마가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가버는 넋이 나간 것 같았다. 회사는 온통 아수라장이 됐다. 조용하고 기품 있는 회사 분위기가 갑자기 소시오패스들의 시장 바닥이 됐다. 순간 가버는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인지했다. 미성년자 폭행, 미성년자와 음란행위 및 포르노그래피 촬영, 게다가 미성년자 윤락 알선까지. 가버는 경찰들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지는 걸 봤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가버가 물었다.
“무슨 말씀이냐고? 제니퍼 얘기죠! 내 딸 말이에요! 당신을 그렇게 믿었던 내 딸인데 당신은 그애를 성범죄자손에 밀어 넣었잖아요!”
제니퍼 엄마가 잠시 후 경찰관들을 보며 말을 시작했다.
“우리 딸은 아무튼 특별한 보호를 받아야 하는 아이입니다.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요. 가버 셰닝 씨가 우리 딸한테 남자아이를 만나도 된다고 허락했어요. 그런데 그 자식이 내 딸을 성추행했어요. 그러니까 가버 셰닝 씨가 책임이 있다는 거죠.”
잠시 동안 방 안에 정적이 감돌았다.
가버의 분노가 싹 사라졌다. “그게 사실입니까?” 가버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저 사람을 고소하겠어요. 이 모든 게 우연이 아닌 것 같아요.”
“가버 셰닝 씨? 경찰서로 같이 가 주시겠습니까?”
가버는 경찰관들과 제니퍼 엄마와 같이 사무실을 나왔다. 복도에 거의 전 직원이 나와 있었다. 이런 소동이 벌어졌는데 모를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 pp.347~351)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내가 한 말 기억나요?”
“병원에서 말인가요? 뭐라고 하셨는데요?”
“그토록 무겁게 당신을 짓누르고 있는 게 뭐냐고 물었죠. 그러니까 당신은 내가 고소할까봐 그런다고 대답했고.”
“기억나요. 그런데 절 고소할 생각이셨어요?”
“고소할 생각 같은 건 처음부터 없었어요. 그리고 내가 물어본 건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그럼 무슨 뜻이었는데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게 내 눈에 보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당신을 항상 억누르고 있던 게 사라져 버렸어요.”
“저한테 무슨 마법이라도 부리신 건가요?”
“맞아요, 내가 마법을 부렸어요.”
“교장선생님 말씀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대가가 뭐죠?”
카트린은 그의 시선을 좇았다. 그리고 가만히 그의 턱을 잡아 자기 쪽으로 돌렸다.
“당신은 친구를 떠나보내야 했어요. 하지만 그와 함께 무거운 짐도 떠나보내지 않았나요?”
가버는 그녀에게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듯 체념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곤 몸을 숙여 그녀의 뺨에 입을 맞췄다.
(/ pp.517~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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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안드레아스 이즈퀴에르도(Andreas Izquierdo)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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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수 0권

1968년에 독일에서 태어났다. 독일에서 이름난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2007년 소설 [알바니아의 왕]을 출간했고, 이 작품으로 월터 스코트 경 문학상 ‘올해의 소설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종말]과 [행운의 사무실]이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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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자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한 후 독일 괴팅엔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했다. 독일 바이에른 주 경제협력청 한국사무소와 독일 회사에서 근무했다. 현재 다양한 책들을 번역하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너무 예쁜 소녀], [영재공화국], [재능의 탄생], [그가 돌아왔다], [식욕 버리기 연습], 안드레아스 그루버의 스릴러 [새카만 머리의 금발 소년], [여름의 복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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