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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꽃 만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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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기철
  • 출판사 : 민음사
  • 발행 : 2017년 05월 22일
  • 쪽수 : 13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37408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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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가장 따뜻한 책], [나무, 나의 모국어] 등의 시집으로 오랜 시간 서정의 전통과 갱신을 양립해 온 시인 이기철의 새 시집 [흰 꽃 만지는 시간]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기철 시집 [흰 꽃 만지는 시간]은 자연 현상에 대한 경험을 삶의 깨달음으로 전이시키는 동시에 사물이 내재화한 속성으로 간접화하여 서정시의 원리를 간명하게 따른다. 동시에 자신의 기원과 궁극을 사유하고 인간 보편의 기품을 보여 줌으로써 서정시의 외연을 확장한다.

    출판사 서평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가장 따뜻한 책], [나무, 나의 모국어] 등의 시집으로 오랜 시간 서정의 전통과 갱신을 양립해 온 시인 이기철의 새 시집 [흰 꽃 만지는 시간]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기철 시집 [흰 꽃 만지는 시간]은 자연 현상에 대한 경험을 삶의 깨달음으로 전이시키는 동시에 사물이 내재화한 속성으로 간접화하여 서정시의 원리를 간명하게 따른다. 동시에 자신의 기원과 궁극을 사유하고 인간 보편의 기품을 보여 줌으로써 서정시의 외연을 확장한다.

    ■ 꽃이 뿌려진 순례길

    나는 쓴다 흰 종이 위에
    내가 지나온 마을의 이름을
    ('흰 종이 위에' 중에서)

    이기철에게 시를 쓰는 행위는 끝나지 않는 수행이자, 아름다움을 향한 순례이다. 수행과 순례에 있어 고통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기에 시인에게 시 쓰는 일은 결국 "나를 조금씩 베어내는 일"이고 "면도날로 맨살을 쬐끔씩 깎아 내는"일이 된다. 수행과 순례의 종착점은 "낱장들에 내가 쓰고 싶었던 말"이겠지만, 도착지는 시의 완강함에 의해 끝없이 유예되거나, 시인의 의지에 의해 연착된다. "주검까지 가다가 죽지는 않고/ 절뚝이며 휘청이며 돌아오는 일"에 시인은 오체투지하고 있으며, 거기에서 시인은 아름다움이 있음을 믿는다. "시인이 걷는 길이 가장 아름다운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다소 긴 시의 제목은 시집 [흰 꽃 만지는 시간]을 관통하는 세계를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 아름다운 길은 이른바 꽃길이 아닌, 고통과 고난의 순례인 것이다.

    ■ 너른 서정의 존재론

    고요는 새들이 제 소리를 거두어 간 빈자리다
    새가 아니라면 누가 노래를 만들 수 있나?
    ('고요의 극지' 중에서)

    흰 종이에 발자국을 찍어야 하는 고통 끝에 시인이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은 아름다움의 원형이다. 이기철이 보여 주는 인간 보편의 꿈과 기품은 색깔도 무게도 손도 발도 없는 것, 오늘과 내일과 영원을 만들어 간다. 이는 서정시가 갖는 원초적 특성, 즉 통일성을 회복하려는 시인의 근원적 노력이라 할 것이다. 이기철의 서정은 자아와 세계를 동일화하려는 이원론적 세계관에 근거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세례를 향해 열린 정신, 꽃과 풀잎, 강물과 단풍을 쉽게 은유하지 않고, 쉬이 단정 짓지 않으려는 섬세한 시심에서에야 가능하다. 모두가 각자의 소리를 내지만 모두가 크게 소리 내지는 않는 세계, 그것이 극지의 고독이며 이기철 시인의 찾는 서정의 존재론이다.

    추천사

    이기철 시인은 존재론적 기억과 시간에 바쳐진 총체로서의 시를 써 간다. 우리는 그의 시편을 통해 서정시가 개인적 경험의 산물이자 동시에 보편적 삶의 이치를 노래하는 양식임을 깨닫는다. 지나온 날들에 대한 그리움에서 촉발하면서도 삶의 보편적 이치에 이르려는 그의 상상력은 매우 견고하고 풍요롭다.
    - 유성호 / 문학평론가

    목차

    1부
    속옷처럼 희망이
    시간
    시인이 걷는 길이 가장 아름다운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모르는 사람의 손이 더 따뜻하리라
    아름다움 한 송이 부쳐 주세요
    스무 번째 별 이름
    레몬나무보다 굴참나무가 아름다울 때
    나의 조용한 이웃들
    내가 만지는 영원
    흰 종이 위에
    집이라는 명사
    그리움 한 벌로 나는 일생을 버텼다
    봉숭아와 나만의 저녁
    아름다운 옷
    새를 만나려고 숲으로 갔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
    길은 나비를 기다리는 표정이다
    나의 말에는 새싹이 자란다
    삼월
    저 식물에게도 수요일이 온다
    생활이라는 미명
    인공누액
    머리카락에는 별빛이
    그땐 시를 읽는다
    봄아, 넌 올해 몇 살이냐
    백지 위에 . 을 찍듯이
    아름다운 사람이 잡아당기면
    흰 꽃 만지는 시간
    사랑에 대한 귀띔들
    시가 아니면 쓸 수 없는 말

    2부
    기슭에서의 사색
    베라 피그넬의 봄날
    돌을 사랑하는 다섯 가지 이유
    내가 만일 상인이라면
    나비
    가슴 공원
    들판 정원
    명멸(明滅)
    고요의 극지
    작은 바람
    금계국 사전
    시 쓰는 일
    시욕은 물욕보다 한 단계 아래다
    내 정든 계절들
    아름다움 제조법
    풀밭
    낙랑(樂浪)
    산새가 사는 마을
    애잔
    새털귀밑구름을 칭송함
    12월 답장
    목백일홍 옛집
    후포 통신
    나무를 눕히는 방법

    3부
    불행에겐 이런 말을
    그때 흰나비가 날아왔다
    오해
    사과나무는 나보다 키가 크다
    남원(南原)
    마음이 출렁일 때마다
    하루에 생각한 것들
    채송화 수첩
    꽃자리에 나도 앉아
    유리잔 같은 아침
    미미(微微)
    내일은 영원
    삭거(索居)
    행화원기
    햇빛에 신발을 말리는 풀잎들
    깨끗한 슬픔
    햇빛의 독촉들
    오전의 기분
    나무

    작품해설│유성호

    본문중에서


    나는 쓴다 흰 종이 위에
    내가 지나온 마을 이름을
    마을이 내어놓은 가르맛길을
    흰 종이 위에 나는 쓴다
    내가 읽은 책을
    김소월 로세티 릴케 쉼보르스카를
    연필심이 다 닳도록 나는 쓴다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 덧저고리를
    저고리 깃에 반짝이는 하얀 동정을
    망개나무 만나러 오르막길 가는
    신발 소리 유난한 자드락길과
    낮에 나온 반달의 흰 눈썹을
    연필심을 깎아 다시 쓴다
    오래 전 앓다 나은 따스한 병을
    내 전부를 다 던지지 못한 젊은 날의 사랑을
    물방울꽃을 데리고 왔다 저 혼자 가 버리는
    내 땅의 봄날을
    ‘사’만 쓰고 ‘랑’을 못 쓴 미완의 시를!
    ('흰 종이 위에' 전문)

    시 쓰는 일은 나를 조금씩 베어 내는 일
    면도날로 맨살을 쬐끔씩 깎아 내는 일
    입천장, 겨드랑이, 사타구니, 항문까지
    쬐끔씩 발라내는 일
    부끄러움도 아픔도 쬐끔씩 참는 일
    누추를 환부로 녹여 머큐로크롬을 바르며
    낫지 않아서 더 아끼는 병(病)
    병에서 돋는 새파란 싹을 기르는 일
    평범을 다져 비범으로
    깨소금 마늘 양념을 버무리는 일
    주검까지 가다가 죽지는 않고
    절뚝이며 휘청이며 돌아오는 일
    시 쓰는 일
    ('시 쓰는 일' 전문)

    저자소개

    생년월일 1943~
    출생지 경상남도 거창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경남 거창 출생, 영남대 국문과 동 대학원 졸업, 현재 영남대 명
    예교수, <시 가꾸는 마을> 운영, 197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으로 『청산행』(1982)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1993) 『열하를
    향하여』(1995) 『유리의 나날』(1998)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
    웠다』(2000) 『나무, 나의 모국어』(2012) 『꽃들의 화장시간』(2014)
    『흰 꽃 만지는 시간』(2017) 외 다수와 英譯詩集 『Birds, Flowers and
    Men』(2018)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시와시학상, 최계락문학상, 후광
    문학상, 도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언론사 추천 및 수상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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