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언론이 기록하는 부고기사는 개인의 역사에 대한 기념과 연대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사회가치와 시대정신을 반영한다. 부고는 과거와 현재,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하나로 묶는 집단기억 행위이다. 부고는 기억할 만한 사회적 가치가 있는 내용을 보여주는 ‘작은 창문(small window)’이자, 특별한 역사적 순간을 개인의 삶과 연결해 해석하는 ‘죽음의 사회학(sociology of the death)’이기도 하다. 따라서 부고기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어떤 시대를 산 시민의 가치변화와 사회 공동체의 미덕을 탐색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을 제공한다. 그러나 부고기사 속에 담겨진 죽음의 사회적 의미를 분석한 저술은 국내외적으로 적다. 이 책은 한국 언론에 나타난 죽음의 문제를 규범적 관점에서, 정치사회학적 관점에서, 문화적 관점에서, 또 역사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접근하는데 맞춰 기술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이처럼‘생물학적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러나‘사회학적 죽음’은 다르다.

죽음에 대한 미디어의 구성체계는 불공평하고 불합리하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인간사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이다. 그가 대통령이든, 아니면 시골의 이름없는 촌부이든 예외가 없다. 숨을 거두고 육신을 묻는 ‘생물학적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하지만 삶을 기록하고 공표하는 ‘사회학적 죽음’은 다르다. 누구는 기억되지만, 누구는 망각된다. 누구는 크게 다뤄지지만, 누구는 작게 다뤄진다. 어떤 이는 아무 기록으로도 보존되지 않는다. 죽음에 대한 미디어의 구성체계는 때로는 불공평하고, 때로는 불합리하다.

부고기사는 개인의 역사와 동시에 사회가치와 시대정신을 반영한다.

언론이 기록하는 부고기사는 개인의 역사에 대한 기념과 연대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사회가치와 시대정신을 반영한다. 부고는 과거와 현재,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하나로 묶는 집단기억 행위이다. 부고는 기억할 만한 사회적 가치가 있는 내용을 보여주는 ‘작은 창문(small window)’이자, 특별한 역사적 순간을 개인의 삶과 연결해 해석하는 ‘죽음의 사회학(sociology of the death)’이기도 하다. 따라서 부고기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어떤 시대를 산 시민의 가치변화와 사회 공동체의 미덕을 탐색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을 제공한다.
그러나 부고기사 속에 담겨진 죽음의 사회적 의미를 분석한 저술은 국내외적으로 적다. 이 책은 한국 언론에 나타난 죽음의 문제를 규범적 관점에서, 정치사회학적 관점에서, 문화적 관점에서, 또 역사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접근하는데 맞춰 기술되었다.

우리가 보는 부고기사는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와 이념에 부합하도록 재구성된 죽음이다.

부고기사는 결국 기자들의 개인적 가치는 물론 미디어 내부조직의 작업관행, 정치경제적 관계 등이 고려되어 생산된 것 들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언론의 이념적 성향과 문화적 가치가 반영되어 기록된 죽음이기도 하다. 그리고 모든 죽음이 같은 사회적 미덕을 바탕으로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일간 신문의 부고기사도 그 역사가 100년이 되었다. 부고기사 100년사에 수 없이 많은 사람의 죽음이 공지되었다. 지금도 매일 수많은 사람이 [부고란] 지면을 채운다. 한 개인의 죽음은 언론 보도를 통해 사회적으로 공표되고 평가된다. 언론은 [부고란]을 통해 누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죽었는지를 사회에 널리 알린다. 부고기사는 오늘날 다른 어떤 뉴스보다 중요한 뉴스 장르로 다뤄진다. 언론은 한 개인의 죽음을 사회적으로 공표하는 의례의 행위 주체자이다. 언론에 보도된 부고를 보고 사람들은 조의와 추모를 하며, 그(그녀)의 죽음이 개인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되새긴다. 언론이 어떤 죽음을 알리기 전에는 가족이외에는 누구도 그 죽음을 알 수 없다. 언론은 부고기사를 통해 죽음을 사회적으로 공지(公知)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부고기사가 한 개인의 죽음을 단순히 알리는 것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부고기사 속에는 그 사회의 중요한 가치, 미덕, 규범, 이상, 권력관계 등 복잡한 사회학적 요소가 내포되어 있다. 부고기사는 그 사회의 문화이자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부고란]에 실리는 것이 아니기에 그 죽음은 특별히 선택된 죽음이다. 죽은 후 [부고란]에 실렸다고 해도 그(그녀)의 모든 면면이 실리는 것도 아니다.
언론이 기록하는 부고기사는 개인의 역사에 대한 기념과 연대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사회가치와 시대정신을 반영한다. 부고는 과거와 현재,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하나로 묶는 집단기억 행위이다. 부고는 기억할 만한 사회적 가치가 있는 내용을 보여주는 ‘작은 창문(small window)’이자, 특별한 역사적 순간을 개인의 삶과 연결해 해석하는 ‘죽음의 사회학(sociology of the death)’이기도 하다. 따라서 부고기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어떤 시대를 산 시민의 가치변화와 사회 공동체의 미덕을 탐색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을 제공한다.
그러나 부고기사 속에 담겨진 죽음의 사회적 의미를 분석한 저술은 국내외적으로 적다. 이 책은 한국 언론에 나타난 죽음의 문제를 규범적 관점에서, 정치사회학적 관점에서, 문화적 관점에서, 또 역사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접근하는데 맞춰 기술되었다.

책을 내면서 4
프롤로그 11
1장. 부고기사의 사회적 기원 17
1. 부고기사의 역사 19
2. 죽음의 개인성과 사회성 25
3. 부고기사의 사회적 가치 27

2장. 죽음에 대한 미디어 기능 29
1. 죽음기억에 대한 미디어 역할 31
2. 죽음과 집단기억 33

3장. 죽음에 대한 사회적 현실구성 39
1. 죽음뉴스와 사회적 구성 40
2. 기억하는 죽음, 망각하는 죽음 42

4장. 가족이 기억하는 죽음, 기자가 기록하는 죽음 47
1. 죽음의 기억대상과 기억주체 51
2. 죽음의 기록주체와 추모방식의 차이 52
3. 사례 연구-세월호 희생자 죽음기억 53
4. 토론 72

5장. 부고기사와 게이트키핑 77
1. 한국 부고기사 특징 79
2. 연구방법 80
3. 연구결과 81
4. 토론 92

6장 보통사람에 대한 죽음 기억방식 95
1. 부고기사의 구성방식 97
2. 부고기사가 강조하는 사회적 가치 98
3. 보통사람의 죽음에 대한 미디어의 역할 99
4. 보통사람의 죽음에 대한 기억주체별 기억차이 101
5. 사례연구-천안함 희생자 죽음기억 103
6. 연구방법 103
7. 토론 115

7장. 사이버 추모의 기억체계 119
1. 온라인 추모의 특징 123
2. 공적인물의 죽음과 신화 125
3. 사례연구-노무현, 김대중 대통령 죽음기억방식 130
4. 연구결과 133
5. 토론 138

8장. 대통령 죽음 1: 사적가치와 공적가치 145
1. 대통령 죽음기사와 집단기억 147
2. 미디어의 이념성과 뉴스언어 150
3. 사례연구-노무현, 김대중 죽음의 기억과 망각 152
4. 연구결과 154
5. 토론 168

9장. 대통령 죽음 2: 박정희의 역사적 유산과 집단적 기억 ? 175
1. 이론적 배경 178
2. 연구문제 183
3. 연구방법 185
4. 연구결과 188
5. 토론 199

10장. 죽음의 사회권력 지도 205
1. 남성 지배적 가치 208
2. 직업 중심적 가치 211
3. 죽음과 사회적 계층성 212
4. 사례연구-한국 유명인 부고기사의 구성방식 214
5. 연구결과 217
6. 토론 226

11장. 죽음의 유형과 의미구성 231
1. 자연사와 사고사 기억방식 233
2. 사적 죽음과 공적 죽음 234
3. 아이의 죽음기억 236
4. 자살죽음에 대한 기억방식 238

12장. 부고기사의 사회성: 조문과 사회자본 구축 241
1. 신문 부고기사의 사회적 기능 243
2. 매연(媒緣)으로서의 부고기사 245
3. 한국사회의 조문행위 247

13장. 한국 부고기사 100년사(1920~2016) 249
1. 한국 부고기사 질적분석 251
2. 한국 부고기사 양적분석 260
3. 토론 265

14장. 문화적 차이와 죽음구성 차이 269
1. 죽음에 대한 문화 간 차이 271
2. 죽음에 대한 한국 미디어의 기록방식 276

15장. 죽음연구의 이론적 탐색 277
1. 애착 이론(attachment theory) 278
2. 지속적 결속(CB) 이론 279
3. 인지, 트라우마 그리고 대응 이론 281
4. 구성주의 이론(constructivist theory) 282
5. 슬픔의 3단계 이론 285
6. 죽음과 기억연구 287
7. 죽음과 연구방법 288

에필로그 291
참고문헌 299
찾아보기 312
【부록】 317

1장
부고기사의 사회적 기원

신문부고는 한 망자의 죽음을 알리는 사회적 공간이다. 그 공간은 망자가 살아온 개인의 이력을 단순히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망자의 특별한 미덕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기록된다. 신문부고 속에는 그 사회가 강조하는 이상적 가치가 반영된다. 부고기사는 결국 한 사람의 개인적 이력과 사회적 가치에 대해 기억하고 싶은 것을 선별적으로 기록하는 셈이다. 부고기사는 한 마디로 개인 삶에 대한 사회적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기억은 세대 간, 가족 간, 집단 간 기억과 연결된다.
부고기사는 누구를 기념할 것인지, 또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개인 삶에서 기억할만한 가치가 있는 속성을 강조하고, 그것을 집단적으로 강화함으로써 그 사회의 안녕(well-being)에 기여하기도 한다. 사회적 기억은 일반적으로 현재 시점에서 중시되는 가치와 의식에 기반해 이루어진다. 신문부고는 사회가 기억하는 무엇을 드러내는 동시에, 개인의 삶과 연관된 속성이나 가치 가운데 망각되어온 무엇인가에 대한 암시를 제공한다. 부고기사는 한 시민의 삶과 죽음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담지만, 사실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부고기사는 단순한 사실 이상의 보다 추상적인 무엇인가를 드러내고, 정당화한다. 사회적으로 공유된 기억과 집단적 가치를 부가할 뿐 아니라, 사회적 규범과 부합하는 의미를 중심으로 기록한다. 대신 부고기사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는 것으로 여기는 이탈적 속성과 행위는 무시한다. 사회적으로, 또는 문화적으로 터부시하는 속성은 완곡하게 표현된다. 예를 들어 사망원인인 질병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대신에 ‘노환’?‘숙환’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 사회의 집단적 가치나 미덕은 개인의 삶과 태도는 물론 어떤 대상에 대한 기억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오프레이 하트만(Geoffrey Hartman)은 공유된 지식이나 집단적 기억은 개인의 정체성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예컨대 기자들이 신문부고를 작성할 때 개인의 독특한 측면을 강조하는데, 그 독특성은 결국 그 사회가 보편적으로 가치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을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기억한다는 것은 과거를 회상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의 생애를 회상할 때 과거의 시점에서 수용되었던 사실만을 기억하지는 않는다. 그 보다는 현재 시점에 가장 이상적인 가치나 미덕을 중심으로 과거를 회상한다. 고인에 대한 추모도 마찬가지이다. 고인에 대한 추모는 현재 사회가 강조하는 이상적인 가치나 미덕에 바탕을 둔다. 과거에 긍정적인 요소가 만약 지금 부정적인 요소를 바뀌었다면, 과거의 긍정적 요소는 기억에서 배제된다. 반대로 과거에 부정적 요소가 지금 와서 긍정적 요소로 받아들여지면, 기억과정에 지금의 긍정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수용된다. 마찬가지로 과거의 사적인 가치가 지금 공적인 가치로 평가된다면 지금의 공적가치를 중심으로 기억하게 된다. 따라서 부고기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의 결합체라고 할 수 있다.
기억의 주체는 개인이지만, 기억의 과정은 다분히 사회적이고 집단적이다. 개인적 기억이라고는 것도 사실 알고 보면, 시대적 또는 세대적 기억을 벗어나는 법은 별로 없다. 기억이라는 것은 그(그녀)가 살고 있는 사회 환경의 테두리 속에서 이뤄진다. 또한 개인이 자신의 가족역사에 대해 갖는 기억이라는 것도 그가 살았던 시대의 사회적 기억에 바탕을 둔다. 기억의 이런 방식은 개인을 특별한 역사적 순간과 연관지음으로써 가족역사와 국가역사가 하나로 묶여진다. 공적기억은 기억과정에 앵커(anchors)역할을 하며, 나아가 가족기억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수 있다.
프랑스 사회학자인 모리스 알박스(Maurice Halbwachs)는 가족은 사회로부터 빌려온 신념(conceptions)을 자신의 매너(manner) 속에서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개별 가족의 기억은 그들 자신의 논리와 전통을 축적하는 과정에 그 사회의 보편적인 특성을 반영해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공적기억은 부고기사에 영향을 미치고, 반대로 부고기사는 개별 사회 구성원의 삶의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 신문 부고기사는 개인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정된 사적 공간이자, 대중을 위한 이야기를 정당화(legitimizing)하는 공개된 공적 공간이기도 하다.
부고기사는 일면식도 없는 낯선 사람의 ‘죽음 이야기’를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 또는 세대적 기억을 매스미디어를 통해 공적의식의 요소를 담아 표상한다. 부고기사는 미디어와 망자의 가족을 통해 걸러진 사실과 가치를 대중에게 제공한다. 한 사람의 죽음은 일차적으로 그 가족의 기억으로 이어지며, 나아가 미디어는 그 죽음에 대한 가족의 기억을 사회적 기억으로 재해석한다. 죽음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이 아니라, 천국으로 가는 통로(passageway)라는 종교적 신념이 한 예일 수 있다(Parkers, Laungani, & Young, 1997). 부고기사는 죽음과 관련되어 있는 그 사회가 강조하는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며, 그 가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준다.

1. 부고기사의 역사
1) 시대별, 국가별 부고기사의 특징
부고기사는 17세기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돼 18세기부터 일간지에 실리기 시작했다. 이 저술에서는 단순히 특정인의 죽음을 다루는 부고기사에 집중하기 보다는 대중 매체를 통해 기록되는 개인적 죽음과, 사회적 죽음을 모두 포함하는 쪽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부고기사는 20세기 초반에 소홀히 다루어지다가 최근 다시 양적인 팽창이 이루어지고 있다(Starck, 2006). 최근 20년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부고기사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서구사회에서는 신문의 주요 매출원이 되고 있을 정도로 주목을 받는다(Starck, 2008ab). 미국의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슬픔의 초상화(Portraits of Grief)〉라는 기획보도를 통해 같은 해 연말까지 총 1800개에 이르는 부고기사를 실었고, 이 기사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국, 미국, 호주의 언론에서 부고는 이제 고유한 뉴스의 영역으로 부상했다. 서양사회에서는 부고기사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읽는 독자수의 증가도 두드러진다. 미국과 호주의 경우 부고란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났으며, 망자에 대한 사진을 포함한 시각적 묘사(설명)를 포함하는 형식을 취한다. 언론에서 다뤄지고 있는 부고기사는 국가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국가별 부고의 차이점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①죽음의 원인을 부고기사의 처음에 밝히는지의 여부, ②고인이름 명시여부, ③유족에 대한 자세한 설명 유무, ④부고기사가 실리는 시기, ⑤데스크 시스템 운영여부에서 차이가 있는지 등이다(Stark, 2006, pp. 278-280). 사망원인, 망자이름, 유족언급, 죽음뉴스는 영국에 비해 미국언론에서 보다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은 뉴스작성과 같은 방식으로 시간과 내용을 중시한다. 고인이 일생동안 살아온 결과를 토대로 개인적 속성, 사회적 가치, 주변의 평가를 이야기식으로 싣는다. 미국 뉴욕타임스 부고란(obituaries)은 한 고인의 일생을 명징한 문장으로 추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일 많은 수의 부고기사를 싣고 있으며, 기사길이도 상당히 긴 편이다. 미국 주요 일간지들은 대부분 부고기사를 비중있게 다룬다. 미국 지역신문은 그 지역 주민들의 생전 삶을 추모하고, 장례식에 대한 일정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식이다.
영국은 창의적인 구성에 중점을 두고, 망자의 일화를 중심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보도시기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이 없다. 영국 언론은 1980년대에 들어 부고기사가 그 위상을 되찾았다. 이것은 부고기사의 수뿐만 아니라, 형식에 있어서도 새로운 형태(예: 기록자, 사진묘사 등)를 보인다. 인디펜던트지는 처음으로 사진을 부고기사의 한 부분으로 구성했다. 영국에서 부고기사의 변화는 상업적인 이유였다. 호주는 좀 더 비형식적인 표현과 감정을 표출하도록 허용된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아이슬란드에서는 부고기사가 매우 중요한 뉴스 장르에 속한다. 신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면이 부고기사이다. 아이슬란드의 부고기사는 신문기자나 신문사에 의해 선별되어 쓰이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망자의 측근이 직접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슬란드에서 전통적 형태의 부고기사는 망자에 대한 전기와 망자의 성격을 기술하는 형식을 취한다. 아이슬란드의 현대적 부고기사는 가까운 친척들이 작성하며, 망자에 대한 감정적 표현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 부고기사의 재현방식과는 다르다.
아이슬란드의 부고기사는 망자의 가까운 측근들에 의해 작성되기 때문에 부유층이나 권력자들에게만 집중하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예: 나이지리아, 영미권 등)에 비해 보다 개방적이다. 일부 영미권의 지역지에서 발견되는 민주적 형태의 부고와 유사하다. 기자가 아닌 일반인들에 의해 작성된 부고기사는 엄격한 기준에 의해 검열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때로는 신문에 10페이지가 넘는 부고기사가 실리기도 한다. 부고기사가 작성되는 시기는 보통 일주일 정도로 기사의 양이 많아 기사가 실리는 시기가 연기되기도 한다. 최근의 부고기사는 망자 개인 사진이나 생전에 커플 사진이 함께 실리기도 한다. 사람들은 사망한 사람과 특별한 관계가 아니더라도 부고란에 실린 기사를 보고 망자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한다.
아이슬란드는 1차 세계대전 시기에 대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부고기사가 광범위하게 퍼져나갔다. 망자에 대한 평가적 서술을 지인들이 직접 하기 때문에 기사에서 지인들은 자신을 “I”로 표기한다. 기자가 기술주체가 아니라, 유가족이나 친지가 주체이기 때문에 1인칭으로 묘사된다. 전통적인 부고기사의 주요내용은 이 처럼 전기적 설명이나 일화를 제시하는 것으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