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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티 the T - 혁신 2호 : 제10호 2017 봄 / 한국 디자인의 생태계 2 문자의 이미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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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타이포그래피 계간지!

디자이너 위주의 '디자인계'를 넘어, 디자이너와 사용자 모두의 삶과 문화에 관계하는 '디자인 생태계'의 디자인 담론을 담아내는 타이포그래피 계간지 [the T].

출판사 서평

[the T] 2017년 봄호(통권 제10호)는 올 초 선보인 혁신호(2017년 겨울호, 통권 제9호)에 이은 '혁신2호'이다. 이번 호 특집 주제는 '문자의 이미지성'이다. 문자의 이미지성을 말할 때, 우리에게는 그것이 '한글의 이미지성'을 뜻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알파벳과 구분되는 한글만의 문자적 특징은 그동안 간과되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한글과 알파벳을 구분하려는 이유는, 알파벳과의 비교를 통해 한글만의 고유한 이미지성을 선명히 드러내고자 함이다. 이미 한글은 구조적으로 알파벳과 판이하다. 말과 글자꼴 모두 음절형식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이는 한글문자학의 바탕이 되는 요소이자 알파벳과의 근본적 차이라 할 수 있다. 즉, 서양 알파벳에서 보는 문자와 우리 한글이 바라보는 문자가 전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글과 알파벳에서의 이미지성은 어떻게 발현되는가. 이 질문은 문자를 시각 도구로 다뤄야 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숙명적인 질문이다. 또한, 한글을 사용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상식으로 자리 잡혀야 할 사안이기도 하다.

이 같은 내용을 본격적으로 논한 특집 좌담에는 예술의전당 이동국 서예부장,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김남시 교수,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이지원 교수, 본지 편집위원인 전가경 선생이 참석했다. 역시 본지 편집위원인 정재완 교수가 지난 호 좌담에 이어 진행을 맡았다. 이들의 논의 속에서 문자의 이미지성, 특히 한글의 이미지성에 대한 몇 가지 주목해야 할 지점들이 조명되었다. 붓을 쥔 이의 정서와 힘이 서(書)에 이어지는 문자의 신체성, 컴퓨터나 코딩 등 디지털 도구로 구현될 수 있는 문자의 이미지성 사례, 오페라치오날리테트(Operationalit?t)·모티비어트하이트(Motiviertheit) 같은 인문학적 관점을 통한 문자 보기, 2000년대 이후 일련의 포스터 작업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한글의 구술성 등이다.

두 편의 특집 원고는 인문학적 사유와 타이포그래피 관점을 통해 문자의 이미지성을 분석적으로 다루었다. 인하대학교 프런티어 학부대학 도윤정 교수는 프랑스의 상징파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Stephane Mallarme, 1842~1898)의 타이포그래피 운용에 주목하며 그가 보여준 이미지적 텍스트의 가능성을 기술했다. 좌담 참석자이기도 했던 김남시 교수는 '쓰여진 것의 이미지/형상성' 문제를 고민하며, 손과 쓰기 도구가 어떻게 디자인이라는 '작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논했다. 국립국어원장을 지낸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이상규 박사의 특별 기고 [훈민정음, 그 오해의 깊은 빛]은 제목 그대로의 글이다. 그동안 정설인 듯 주장돼왔던 훈민정음에 대한 여러 학설들을 지적하고, 필자의 연구를 바탕에 둔 '훈민정음 바로 보기'를 설명하고 있다. 독자들은 '위대하다'라는 수사에 가려졌던 훈민정음의 '디테일'을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호에 이어 안진수·유정미 교수의 연재가 계속되며, 북디자이너·편집자·기계비평가등 디자인 현장 안팎의 필자 8명의 에세이를 실었다. 전시리뷰 란에서는 [Graphic Design from Japan 2017]과 [뷀트포메트 코리아(Weltformat Korea)]를 담았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발굴 자료'로서 월간 [서예] 1974년 10월호에 실렸던 일중 김충현, 평보 서희환, 갈물 이철경 선생의 글을 소개했다. 43년 전 서가들의 글에 생생히 인장된 서론(書論)은 '문자의 이미지성'이라는 특집 주제와도 연결 지어 읽힐 수 있을 것이다. '스트리트 타이포그래피'는 새로 선보이는 코너다. 거리에서 포착한 글자 사진과 짧은 해제를 싣는다. 사진기획자 송수정 선생이 매 호 진행을 맡는다. 첫 순서로 벨기에 헨트에서 보내온 사진작가 강운구 선생의 사진을 실었다. 번역 란은 한 호 사이를 둔다. 원문에 대한 저작권 협의가 길어진 탓이다. 기다렸을 독자 여러분께 죄송하며 양해를 부탁드린다. 오래 걸리는 만큼 다음 호에서 수준 높은 번역 원고를 만나실 수 있으리라 약속드린다.

저자 소개

펴낸 곳

윤디자인그룹

편집인
정병규
민음사 편집부장 및 아트디렉터, 홍성사 주간, 서울올림픽 전문위원, 중앙일보 아트디렉터 등을 지냈으며, 한국 출판계와 디자인계에 디자인계에 북디자인이라는 영역을 최초로 정립한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 '정병규디자인' 대표이며 저서로는 [정병규 북디자인 1977 -1996], [정병규 북디자인 1997-2006] 등이 있다 .

편집위원
전가경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사진책 출판사 '사월의눈'을 공동 운영하며 사진-텍스트-디자인의 삼각관계를 연구하고 실천한다. 그래픽디자인 관련 글을 쓰고 강의한다. 저서로 [세계의 아트디렉터 10], 공저로 [세계의 북디자이너 10] 외, 공역으로 [그래픽 디자인 사용 설명서] 등이 있다.
정재완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정병규출판디자인 디자이너, 민음사 출판그룹 북디자이너를 지냈다. 현재 영남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이며 출판사 '사월의눈'을 공동운영하고 있다. 공저로 [세계의 북디자이너 10], [섞어짜기]가 있고 한국디자인학회, 기초조형학회, 한국타이포그래피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집 좌담 참석자
김남시
베를린 훔볼트대학 문화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예술학 전공 조교수이다. 로이 해리스Roy Harris의 [Signs of Writing]을 번역([문자의 기호들], 연세대학교 출판문화원)했고, 문자/텍스트와 그림/이미지의 관계에 대한 연구논문들을 발표하였다.
이동국
경북대학교에서 경영학 전공 후 성균관대학교에서 [퇴계 이황 서예미학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수석 큐레이터로 재직하고 있다. 27년간 [위창 오세창], [한국서예 2000년], [퇴계 이황], [표암 강세황의 시(詩)서(書)화(畵) 평(評)], [추사 문자반야(文字般若)], [안중근, 독립을 넘어 평화로], [김생1300], [다산 정약용], [최치원, 풍류(風流) 탄생] 등 서예사 특별전 30여 회 및 서예 문자예술을 테마로 한 현대작가 전시를 20여 회 기획하였다.
이지원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교수, 온라인 교육 채널 '디자인학교' 주임 강사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디자이너의 곱지 않은 시선]이 있고, 번역서로는 [지금 우리의 그래픽 디자인], [그래픽디자인 들여다보기3], [그래픽디자인 이론: 그 사상의 흐름]이 있다.
전가경
정재완(사회)

특집 필진
김남시
도윤정
프랑스 파리7대학에서 텍스트와 이미지 역사·기호학을 전공, [동양미학에 비춰 본 말라르메의 여백의 가치]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에 사무국이 있는 '문자와 이미지 학회' 회원이며, 인하대학교 프런티어 학부대학 조교수이다.

발굴자료 - [서예] 1974년 10월호
김충현(1921~2006)
호는 일중(一中). 한글 서예의 보급에 선도적인 역할을 했던 서예가. 동방연서회(東方硏書會) 창립, 일중묵연(一中墨緣) 개설 등을 통해 후진 양성을 하였고, 한국 서예가 협회장, 국전 운영위원, 대한민국 예술원 정회원 등을 역임하며 서단의 지도적 역할을 하였다.
이철경(1914~1989)
호는 갈물. 교육자, 여성운동가, 음악가로 활약하면서 한글서예 특히 궁체 쓰기를 전문으로 한 작고 서예가이다. 궁체 중에서도 정자체를 전문으로 하여 한글 작품과 저술을 많이 남기며 갈물체를 완성했다. 갈물한글서회 단체를 창립하여 후학을 배출시키며 한글서예의 근, 현대를 잇는 교량적 역할을 하였다.
서희환(1934~1998)
호는 평보(平步). 한글서예를 전문으로 창작활동을 한 서예가. 1968년 제17회 국전 때 한글작품 [애국시]로 대상을 수상하였다. 궁체 일변도의 한글서예에서 벗어난 '한글전서'라는 새로운 한글서체를 개발해 한글서예의 미학적 수준을 한단계 올려놓았다.

에세이
이영준
기계비평가. 계원예술대학교 아트계열 융합예술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기계비평], [초조한 도시], [페가서스 10000마일], [기계산책자]가 있다.
김다희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재학 중 한글꼴연구회 및 한울 활동을 했고, 활자공간에서 글꼴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민음사 출판그룹 ㈜민음인 미술부에서 북디자인과 출판 관련 디자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파운데이션] 완전판 전집, [이갈리아의 딸들] 개정판, [스페이스 오디세이] 완전판 전집 등을 디자인했다.
김수정
라이프치히 서적예술학교에서 타이포그래피와 서적예술을 전공했다. 책과 관련한 디자인과 번역을 하고 있으며, 현재 저작을 집필 중이다.
박활성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안그라픽스에서 일했다. [디자인디비]와 [디플러스] 편집장을 지냈으며 민음사 출판그룹 세미콜론 편집팀장을 거쳐 워크룸 프레스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능동적 도서: 얀 치홀트와 새로운 타이포그래피], [디자인과 미술: 1945년 이후의 관계와 실천](공역)이 있다.
변우석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공부했다. 수류산방에서 일하며 통합적 북디자인을 경험했고, 현대백화점의 '현대식품관' 로고타입 개발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현재 현대백화점 디자인팀에서 근무하며, 틈틈이 현대식품관 전용 서체를 만들고 있다.
윤여경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디자인 저술가, 이론가, 교육자이다. 저서로는 [런던에서 온 윌리엄 모리스],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가 있으며, [지콜론], [GRAPHIC], [디자인평론] 등에 기고했다. 국민대학교 그린디자인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경향신문 정보 그래픽 디자이너, 국민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겸임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4년부터 온라인 디자인 공부 사이트 '디자인학교designerschool.net'를 열고 모바일 시대에 적합한 디자인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이재희
심리학과를 중퇴하고 학교를 옮겨 영상이론을 공부했다. 지금은 운영 중단된 디자인 매체인 [디자인플럭스]의 편집자로 일했다. [애드호키즘] 및 근간 예정인 단행본의 번역에 참여하였으며, 현재는 세 번째 책을 번역 중이다
최문경
로드 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과 바젤 디자인 학교에서 그래픽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를 전공했다. 홍익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타이포그래피를 가르쳤고 현재 파주타이포그라피
학교에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타이포그래피 교과서], [당신이 읽는 동안]이 있다.

특별기고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을 역임하였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과 울산대학교를 거쳐 현재는 경북대학교 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방언의 미학], [둥지 밖의 언어], [한글고문서 연구], [훈민정음통사], [한글공동체], [사라져버린 여진어], [증보정음발달사] 등이 있다.

연재
유정미

이화여자대학교 생활미술학과 및 동대학원,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칼리지 MA 디자인 스터디를 졸업하고 현재 대전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교수 겸 이유출판 공동대표이다. 저서로 [그래픽 디자이너들] 외, 공저로 [타이포그래피 사전]이 있다
안진수
경북대학교 시각정보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스위스 바젤디자인예술대학교(The Basel School of Design)에서 타이포그래피를 전공했다. 2009년 동 대학교와 미국 일리노이대학교(University of Illinois at Chicago, UIC)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바젤디자인예술대학교에서 타이포그래피를 가르치고 있다. 얀 치홀트의 [타이포그래픽 디자인]을 번역했고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지 [글짜씨] 등에 글을 기고했다.

스트리트 타이포그래피
진행·글 송수정

잡지사 편집장을 거쳐 현재는 사진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 축제 서울루나포토Seoul Lunar Photo Festival를 만들었으며 세네갈의 다카 비엔날레, 중국의 리수이 사진축제 등에서 큐레이터를 맡기도 했다. 네덜란드 세계보도사진상, 영국 자연사박물관 올해의 생태사진상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사진 강운구
호흡이 긴 사진가로 정평이 나 있다. [우연 또는 필연], [모든 앙금], [마을 삼부작], [저녁에], [오래된 풍경], [경주 남산] 등의 개인전을 포함 다수의 전시를 열었다. 동명의 사진집 외에도 [시간의 빛], [자연기행] 등 사진과 함께한 산문집, 사진에 관한 글을 묶은 [강운구 사진론] 등의 저서가 있다.

목차

혁신2호를 내며

[스트리트 타이포그래피]
푸투라체와 두루마리 휴지 _ 사진 강운구 · 글 송수정

[특집·한국 디자인 생태계 2] 문자의 이미지성
좌담: 문자의 이미지성 - 한글·서·기술 _ 김남시·이동국·이지원·전가경
쓰여진 것의 이미지/형상성과 작동으로서의 디자인 _ 김남시
말라르메는 어떻게 문자의 시각성과 공간성을 실험했는가 _ 도윤정

[발굴자료]
나의 한글 서예론 - [서예], 1974. 10월호에서 _ 일중 김충현 · 갈물 이철경 · 평보 서희환

[문자·활자·타이포그래피]
광폭한 글씨의 욕망이 휩쓰는 도시를 걸으며 _ 이영준
출판사 인하우스 북디자이너는 지금 _ 김다희
[다른총서]의 다른 책들 _ 김수정
인용을 기다리며 _ 박활성
붓과 쓰기의 결핍 _ 변우석
신문사 디자이너의 일 _ 윤여경
글씨 쓰는 손의 귀환 _ 이재희
타이포그래피 수업 레시피 _ 최문경

[특별기고]
훈민정음, 그 오해의 깊은 뜻 _ 이상규

[연재]
일상의 서체 · 서체의 일상 2 - 세리프의 원형을 찾아서, 고전과 현대 _ 유정미
지금의 관심사에 대하여 2 - 활자체 이야기, 프락투어체 _ 안진수

[전시리뷰]
일본 최대 디자인 협회의 한국전 - [Graphic Design from Japan 2017] _ 임재훈
포스터를 통해 포스터 보기 - [뷀트포메트 코리아] _ 임재훈

행사소식 · 한중일 출판타이포그래피 학술회의

본문중에서

이동국: (전략) 볼펜과 붓이 있다면, 볼펜은 선(線, line)에 최적화된 도구입니다. 다섯 명이 볼펜으로 한 줄을 그으면 다섯 줄 모두 획일화된 라인입니다. 그런데 붓은 다섯 명에 따라 다섯 가지의 전혀 다른 획(劃, stroke)이 그어지죠. 이 차이가 성립할 수 있다면 붓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맥락에서 '도구가 꼭 붓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선, 라인의 특징은 익명성입니다. 볼펜으로 그은 한 줄에서, 그 볼펜을 쓴 사람을 읽기란 어렵죠. 즉 '나'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표준화라고도 할 수 있겠고요. '나'가 '나'임을 보여주고 확인시키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서(書)로서의 쓰기일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자크 데리다가 말한 에크리튀르(?criture) 개념과도 이어지리라 봅니다. '나'를 담아 힘들여 쓴 한 획이 모여 문자라는 전체 구성을 이루게 되니까요.
정재완: 선과 획의 구분은 문자의 이미지성을 논하는 데 중요한 가치척도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서양에서의 쓰기 전통은 어떤지 궁금해지는데요.
김남시: (전략) 문자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시각이 있는데, 문자는 단순히 기호일 뿐이라는 시각과 문자는 세계와 존재론적으로 관계 맺고 있다는 시각이 그것입니다. 제가 연구한 바로는 후자 쪽의 사례가 더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알파벳 단어는, 단어 자체와 그것이 가리키는 대상 사이에 엄밀한 연관성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자는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의 모습으로부터 나온 것이어서 이 둘 사이에는 필연적인 연관관계가 있죠. 이걸 문자 자체가 그런 형태와 모양이 될 만한 어떤 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연성', 독일어로는 'Motiviertheit(모티비어트하이트)'라고 합니다. 동양문자, 특히 한자가 더 직접적으로 세계와 관련돼 있고, 알파벳 같은 다른 문자들은 노미널(nominal)하다는 관점인 셈인데, 이런 서양인들의 생각은 18~19세기 아시아에 대한 엑조티즘이 부활하면서 더 크게 일어났어요.
('좌담 [문자의 이미지성 - 한글·서·기술]' 중에서)

1830년부터 판화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이미지가 삽화의 형태로 책의 영역 안으로 밀려들었다. 삽화책(livre illustre)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잡지나 연재물 등 대량생산된 이미지가 실린 저렴한 책들과 한정된 독자층을 겨냥하여 이미지를 풍부하게 싣고 고급 종이로 정성을 기울여 만든 비싼 책들, 즉 예술가책(livre d'artiste)이나 화가책(livre de peintre)으로도 불리는 고급책(livre de luxe)이 있었다. 19세기 중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후자는 주로 동판화와 석판화를 활용하여 유명 화가의 삽화를 실었는데 책의 물질성과 문자의 시각성 및 공간성을 재발견하는 데에 크게 공헌하였다. 말라르메 역시 1873년 화가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를 알게 되고 그와 함께 두 권의 예술가책, [까마귀(Le Corbeau)](1875)와 [목신의 오후(L'Apres-midi d'un Faune)](1876)를 펴내면서 문자의 시각성과 공간성에 대한 탐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 탐구는 교정쇄 형태로 남겨져 사후에 사위의 손에 의해 출간되는 [주사위 던지기(Un Coup de Des) ](1914)에서 문자와 책 역사에 있어 일대 혁신으로 발전한다.
('말라르메는 어떻게 문자의 시각성과 공간성을 실험했는가(도윤정)' 중에서)

한국의 도시에는 글씨의 욕망이 넘쳐난다. 글씨들은 읽으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압도하라고 있는 것이다. 글씨들은 경쟁하고 있다. 빌딩들과 경쟁하고 탁한 공기와 경쟁하고 요란한 도시의 소음과 경쟁한다. 도시라는 빽빽하고 치열한 생태계에서 글씨들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글씨는 더 이상 의미를 전달하는 매체가 아니라 도시에서 생존하려고 발버둥 치는 수많은 경쟁자들 중의 하나가 됐다. 경쟁은 글씨의 고유영역인 의미를 지워버리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아버지아버지아버지... 하고 같은 기표를 반복해서 말하면 뜻이 사라지듯이, 수도 없이 중첩되고 악쓰는 글씨들은 의미가 없다. 모두 다 노이즈가 돼버린다. 글씨들은 야수처럼 서로 잡아먹으려고 으르렁거린다. 그 야수들은 길들이기 힘들다. 글씨의 뒤에는 글씨를 써붙인 자들의 욕망이 도사리고 있고 그 욕망의 뒤에는 자본주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광폭한 글씨의 욕망이 휩쓰는 도시를 걸으며(이영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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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설립된 디지털 폰트 디자인 전문회사로 '기발한 디자인과 새로운 상상, 열정'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폰트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지난 25년간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통성을 유지하고 심미성과 가독성에 초첨을 맞춘 폰트를 디자인하고, 다각화된 미디어에서 최고의 품질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또한, 시시각각 변화하는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해 시장의 리서치와 분석, 연구를 토대로 한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글과 타이포그래피에 관련한 새로운 사업 기획과 다양한 매체에 적합한 콘텐츠 개발 및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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