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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생 : 김주영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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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주영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7년 04월 30일
  • 쪽수 : 31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645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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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살다보면 단 한 번도 예상하지 않은 일과 마주치게 될 거예요. 우리가 서로 마주앉아 있는 이런 경우가 바로 그것이겠지요.

    항구에서 노숙을 하며 지내는 노인 박호구는 한밤중 안개를 헤치고 나타난 여인 최윤서와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한다. 남장을 한 채 떠돌이 생활을 하는 그녀는 속마음을 숨기지 않는 투명한 말로 노인의 마음을 연다. 노인은 그녀와 대화하며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보기 시작한다.

    [뜻밖의 生]은 두 시점을 축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하나는 노인이 된 박호구, 또하나는 소년 박호구이다. 소년 박호구는 도박판에 목숨을 거는 타짜 아버지와 무당을 신봉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그 어떤 따뜻한 손길 한번 받지 못한 채 자라난다. 어린 박호구는 친구들에게 수많은 거짓말을 하며 관심의 허기를 달랜다. 그에게 세상은 가혹하다. 그런 박호구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유일한 존재는 옆집에 사는 젊은 여인 단심이네다. 음악을 하겠다고 모든 것을 버리고 사라진 남편을 기다리며 병든 시아버지를 보필하고 있는 그녀는 외로운 박호구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녀의 시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그녀는 사라진 남편을 찾아 마을을 떠난다.

    주변에 아무도 남지 않은 소년은 어머니의 마음을 무당에게서 자신으로 돌리기 위해 굿판에 불 붙은 쥐를 풀었다가 어머니와 돌이킬 수 없는 갈등을 겪게 된다. 결국 그는 어린 나이에 고향 마을을 떠나게 된다. 그렇게 소년 박호구는 막막하고 험난하며, 기묘한 인연으로 가득한 세상으로 나아간다.

    한편 노인 박호구는 매일 밤 포구의 화롯가에 앉아 온기를 나누며 조금씩 그녀와 가까워지고, 떠돌이 매춘부인 그녀는 차츰 노인에게 마음을 연다. 그들은 서로의 살아온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외로운 세상에서 혼자가 아님을 느낀다.

    출판사 서평

    [객주] [홍어] [잘 가요 엄마]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
    등단 47년, 이 시대의 거장 김주영 신작 장편소설


    김주영 작가가 총 열 권에 달하는 [객주] 완간 이후 처음으로 신작 장편소설 [뜻밖의 生]을 출간했다. 올해로 등단 47년, 여든을 목전에 둔 일흔아홉이라는 나이에도 작가는 끝까지 펜을 놓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청송에 내려가 집필에 몰두해 새 소설을 내놓았다. 한 사람의 일생을 유년부터 노년의 시간까지 그려낸 [뜻밖의 生]은 인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노장만이 쓸 수 있는 삶의 혜안이 담긴 소설이다. 삶의 예측 불허함, 행복의 본질, 세계에 내재된 아이러니를 천부적인 이야기꾼 김주영답게 강렬한 서사로 풀어냈다. 작가는 한 인간이 생을 살아내며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비극과 희극을 동시에 펼쳐 보인다. 그러면서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도,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것도,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것도 결국 인간이라는 사실을 통해 삶의 본질과 연대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뜻밖의 生]은 2016년 1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 매일 연재한 작품이다.

    “춤추지 않을 때 더 많은 춤을 추고
    눈을 감고 있으면서 손으로 천국을 만지는 게 바로 인생이야.”


    [뜻밖의 生]은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한 소년의 성장담이라고 할 수 있다. 박호구는 뜻하지 않게 마주치는 사건들 속에서 인생을 배워나간다. 우연히 조우하는 생의 민낯은 때로 잔인하지만 거기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사실도 함께 알게 된다. 그 우연하고 뜻하지 않은 이야기 속에는 불행도 행복도 있다. 그리고 이별도 있고 새로운 만남도 있다. 소설은 가장 불행한 순간에 오히려 행복을 맛볼 수 있고, 가장 행복한 순간에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불행을 맛볼 수도 있는 게 바로 인생이라고 말한다. 행복과 불행은 분리되어 있지 않으며, 어쩌면 그것은 전적으로 삶을 겪는 이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강제 징집되어 복에 없던 군대생활을 할 때도 그랬다. 즐거움이란 별것 아니었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바람결에 나부끼는 나뭇잎이 보이고, 푸른 하늘로 떠내려가는 흰 구름도 보였다. 여름이면 시원한 소낙비도 내리고, 가끔씩 내키면 걸판지게 자위도 하고, 땀흘려가며 칼국수도 먹고, 입을 크게 벌려 단팥빵도 먹는 것. 그런 하찮은 일상들이 모두 즐거움이라고 생각했다. 그곳에 가보지 않았다고 거기가 없다고 할 수 없듯 내가 즐겁지 않았다고 즐거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었다. 춤추지 않을 때 더 많은 춤을 추는 사람도 있고, 눈을 감고 있으면서 손으로 천국을 만지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 p.269)

    [뜻밖의 生]은 인생의 찬란한 빛을 그리고 있지는 않다. 소설이 그려내는 것은 꺼져가는 화롯불 속에서 어른어른 모습을 보이는 작은 불씨, 차가운 바람이 부는 적막한 항구에 작은 온기를 보태는, 그래서 사람들이 모여 손을 내밀게 만드는 그 일렁이는 작은 불빛이다. [뜻밖의 生]은 이처럼 한 사람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임과 동시에 예상치 못한 순간에 잿더미 속에서 피어나 우리에게 온기를 건네는 그 작은 불씨에 대한 이야기이다.

    목차

    뜻밖의 生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제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가는 계집애인지 궁금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모를 일이지만 만약 자주 만나게 되면 차차 알게 되지 않겠어요. 사실 그런 것 꿰고 있어봤자 서로 불편하고, 어색하고, 실망하고, 배신감 느끼고, 후회스럽고, 뭐 그런 것 아니겠어요? 똑똑한 사람들이 겪는 불행이 뭔지 아세요? 앞으로 닥칠 일을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은 항상 머릿속이 뒤숭숭하지요. 어엿한 대학 졸업하고도 떠돌이 생활을 한다고 해서 세상이 발칵 뒤집히도록 떠들썩한 꼴 본 적 있습니까? 사소한 말다툼 끝에 아내를 죽이고 깨끗하게 토막내서 보란듯이 강가에 버리는 사건이 일어나도 그런가보다 하지요. 십대가 용돈을 조르다가 수틀린다고 늙은 제 어머니를 칼로 찔러도 금방 잊어버리는 세상입니다. 세상 살기 복잡해지면서 남의 일로 고민하고 눈물 짜내는 순진한 세상은 19세기가 지나면서 멀리 떠내려가버렸어요. 아저씨나 저나 살다보면 단 한 번도 예상하지 않은 일과 마주치게 될 거예요. 우리가 서로 마주앉아 있는 이런 경우가 바로 그것이겠지요.”
    (/ pp.97~98)

    어머니가 나타나면, 그날 밤 굿판에 석유 불을 붙인 생쥐를 던져넣은 것은 굿판을 난장판으로 만들려 했던 저주에서가 아니라, 오직 어머니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는 걸 말해야 한다고 벼르고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비로소 어머니와 나 사이, 혈육이란 이름으로 맺어진 삶에 세월이 흘러가도 돌이킬 수 없는 앙금이 생겨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흘러가서 사라지는 여울물에도 산그늘의 흔적은 남는다지만, 어머니와 나 사이에는 주고받은 애증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 pp.139~140)

    나는 일찍부터 내게 따뜻한 손을 내밀면, 그것이 시체에서 나온 손이라도 지체 없이 마주잡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 난데없이 모습을 드러낸 아이가 혈육이란 것도 그래서 내겐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기적이었다. 기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그때부터 기적을 믿기 시작했다.
    모든 일상에서 소소하게 일어나는 것들이 내겐 모두 기적이었다. 역 광장에서 장씨를 만난 것도 기적이었고, 단심이네가 나를 찾아낸 것도 기적이었고, 아이가 내 피붙이란 것도 기적이었다. 낯선 사람을 통해 특별한 방법으로 나타나는 모든 것도 기적이겠지만, 일상에서 하찮게 만나는 삶들도 내겐 기적이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내겐 우연도 기적이었고 필연도 기적이었다.
    (/ pp.268~269)

    등에 업힌 아이 때문에 추운 밤공기 속에서도 온몸이 따뜻했다. 그 때문에 작은 행복감이 가슴속으로 가만히 스며들었다. 아이는 어느새 잠들어 있었다. 포대기 밖으로 기울어진 고개가 왼쪽으로 꺾였다 오른쪽으로 꺾어지기도 했지만, 작은 몸뚱이가 포대기 밖으로 떨어지는 법은 없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칠칠맞고 궁색해 보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행복이 별건가 싶었다. 갑자기 소낙비가 쏟아질 때, 찢어진 우산이라도 준비돼 있다면 그것이 행복일 것이고, 따뜻하게 데워진 우유 한 잔에도 행복감은 담길 수 있었다. 살갗을 베어갈 것처럼 혹독한 추위가 닥쳤을 때, 조그만 마루방에서 잠잘 수 있다면 그것도 행복일 것이다.
    빈대떡 한 조각이라도 말문이 막히게 맛이 있다면 그것 역시 행복일 것이다. 닭장 같아도 밤낮으로 전기가 들어오는 조그만 방이 있다면, 홑이불깃으로 얼굴을 가리고 누워 그 입김으로 추위를 막을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손을 뻗으면 먹을 것을 집을 수 있거나 여행하는 젊은 여자에게 풀빵 한 개를 덤으로 넣어주었을 때 그녀가 웃음을 보내준다면, 그 또한 행복일 것이다. 엉덩이를 차가운 방바닥에 붙이고 자다가 요때기라도 깔고 잘 수 있다면 그게 행복일 것이다.
    (/ pp.276~277)

    내가 그랬잖아. 난 지옥은 안 믿어도 운명은 믿는다고. 운명이 시키는 대로 살다보면 바보처럼 보이긴 하겠지만 세월은 물처럼 거침없이 흘러가기 마련이야. 나같이 하찮은 인생이라고 흔적이 남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 인생이 뭔지 알아? 걸어다니는 그림자야. 해 떨어지면 사라지는 것이지.
    (/ p.306)

    저자소개

    생년월일 1939.01.26~
    출생지 경북 청송
    출간도서 67종
    판매수 38,574권

    1939년 경북 청송에서 태어나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70년 단편소설 「여름사냥」이 『월간문학』에 가작으로 뽑히고, 1971년 단편소설 「휴면기」로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으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객주』 『활빈도』 『천둥소리』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화척』 『홍어』 『아라리 난장』 『멸치』 『빈집』 『잘 가요 엄마』 『뜻밖의 생』 등 다수의 작품이 있으며, 유주현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무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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