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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시대의 남북한 : 동맹의 위기와 민족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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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카터대통령도서관 소장 자료들로 읽는 남한·북한·미국 3각관계

한국현대정치외교사에 있어 남북한과 미국의 관계야말로 핵심적인 문제에 해당한다. 한국현대정치학의 권위자 이완범 교수의 신간 [카터 시대의 남북한]은 이 문제를 카터와 박정희·김일성을 중심으로 하여 실증적, 체계적으로 규명한 성과로 볼 수 있다. 특히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원천 사료들을 집중적으로 열람하고 비교 분석한 이 책을 통해 남한·북한·미국 3자관계에 있어 일정한 성과를 이뤄낸 카터(Jimmy Carter)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출판사 서평

한반도 문제의 중심에 서 있던 미국 대통령 카터
197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변화와 쇄신을 원한 미국인들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제너럴 포드(General Ford) 대신 워싱턴 정치 무대에서 무명의 신인에 가까웠던 카터를 선택했다. 1977년 1월부터 1981년 1월까지 미국의 제39대 대통령을 역임한 카터는 여느 전직 대통령들보다도 한반도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인 인물이다. 대통령 재임 시절 카터는 한국 유신체제의 인권탄압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유의 도덕 외교(Moral Diplomacy)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를 제기하면서 그는 한국정부를 압박했고, 이에 박정희가 핵무기 개발로 맞서면서 한때 한·미관계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았다. 흥미로운 것은 1979년 6월 말 카터가 대한민국을 전격 방문한 점이다. 저자는 박정희와 정상회담을 한 카터가 주한미군 철수를 포기하게 되자 양국의 "갈등이 다소 완화되는 기미를 보였으며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한·미 갈등은 진정되었다"(18쪽)고 본다. 또한 전두환의 등장으로 양국의 갈등이 재점화되지만, 1980년 11월의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카터가 레이건(Donald Reagan)에게 패배한 사건을 계기로 한·미관계가 다시 밀월에 이르게 됐다고 분석한다.

카터의 남·북·미 3자정상회담 구상부터 방북까지를 심층적으로 탐구
카터 행정부는 미국과 북한의 관계 개선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이는 1960년대 말 닉슨 행정부의 미·중 및 미·일 관계 개선 사업과 연결된 것으로, 닉슨 및 포드 행정부 시절부터 비밀리에 추진되고 있던 프로젝트였다. 전임 행정부에 비해 북한에 대한 적대감이 덜했던 카터는 1979년 6월 말 대한민국을 방문할 때부터 남·북·미 3자회담을 구상하고 있었다. 이 기획은 결국 북한의 거부로 불발됐고, 이후에도 북·미 간 직접적인 접촉이 이뤄진 바는 없으나, 퇴임 후에도 카터는 '양자 간 갈등은 제3자의 중재에 의해 해결할 수 있다'는 신념을 놓지 않았다. 실제로 그는 남북 간 대화를 중재하고 촉진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클린턴 행정부에서 북한에 대한 폭격을 논의하던 1994년에 평양을 전격 방문하여 김일성과의 만남에 성공하기까지 했다. 곧바로 이어진 한국 방문에서도 그는 김영삼 대통령과 회담함으로써 김영삼과 김일성의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남북 간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결국 김일성의 사망으로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카터는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구상한 3자회담을 퇴임 후에도 추진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후에도 카터는 2010년과 2011년에 두 차례 방북했다.

카터대통령도서관의 미발굴 자료들을 다각도로 조명
이 책은 이러한 역사적 과정을 미분된 시간의 전개 속에서 심층적으로 탐구한 결과물이다. 한국현대정치사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인 남한·북한·미국의 3자관계를 카터와 박정희·김일성을 중심으로 하여 실증적으로 규명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년을 활용하여 저자는 미국 조지아 주의 애틀랜타에 있는 카터대통령도서관(Jimmy Carter Library and Museum)에서 1990년대 이후 비밀 해제된 한·미 관계 문서를 집중적으로 열람했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NARA) 체계에 의해 운영되는 카터대통령도서관에는 전환기 대한민국과 미국의 외교 관계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외에도 카터 센터(Carter Presidential Center)와 미국 내셔널아카이브의 소장 자료도 연구에 활용했다. 또한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의 공식 외교문서는 물론 대통령기록관과 국가기록원의 문서도 세밀하게 들여다보았다. 다국의 사료를 교차적으로 비교 분석하는 한편 회고록과 인터뷰 자료도 활용했으며, 국내외 선행 연구들도 광범위하게 검토했다. 철저한 자료 수집을 토대로 사실 관계를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균형 있는 해석과 실증적인 분석을 이끌어냈으며, 지금까지 드러나지 못한 새로운 사실들에 관해 폭넓고 예리하게 다가가고자 했다.

베일에 가려져왔던 남·북·미 관계를 객관적으로 포착하다
1970년대 후반 남·북·미 3국관계는 아주 긴박한 상태였으나, 그간 학계에서는 이 시기에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카터·박정희·김일성 3자의 관계를 한국현대정치사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부각시켰다. 카터를 중심에 놓고 보면서 3국관계를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조명함으로써 베일에 가려져왔던 한국현대정치사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카터에 대한 상반된 평가와 도덕외교의 딜레마
카터는 대통령 시절보다 퇴임 후의 활동으로 더 평가받는 인물이다. '사랑의 집짓기' 운동으로 상징되는 바와 같이 퇴임 후에 더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었다. 2002년에는 국제 분쟁을 중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카터의 사상적 위상과 외교 정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카터가 1976년 미국 민주당 내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과거 20년간 미국 진보주의의 상징적 인물로 여겨져온 험프리 상원의원을 눌렀을 때 그가 내세웠던 이념적 정향은 '온건 보수'였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카터를 진보적 정치인으로 간주해왔으며, 보수주의자들은 카터를 용공적인 인물로 보기도 한다. 미국의 어떤 대통령보다도 김일성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카터가 "인권과 도덕을 시종일관 강조"한 도덕주의자이지만, 그의 도덕외교는 "형평성이 결여되었다는 점에서 비도덕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전한다. 재임 중의 외교적 성과들이 "인권외교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현실에 입각해 인내심 있게 공들여 일궈낸 것"(8쪽)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카터 정부는 인권외교를 표방했음에도 독재자 팔레비 정부를 후원하는 등 모순을 범했으며 "말기로 갈수록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에 직면해 결국 힘의 외교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 인권과 도덕의 명분은 표피적 수사일 뿐 사실상 "카터의 외교정책은 '도덕적 제국주의'라는 혹평에 직면했다"(10쪽)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카터가 "박정희를 만나 남한 인권은 비판하면서도 김일성에게 북한의 인권 문제는 제기하지 않았고, 소련 인권은 비판하면서도 소련으로부터 멀어지려는 나라의 인권 억압적 독재자를 지원"(367쪽)하는 등 인권 원칙을 보편적으로 적용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기도 한다.

끝나지 않는 한반도 위기와 북핵 문제 해결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성찰
이 책의 말미에는 현시점의 북핵위기 해결을 위한 저자의 고심이 역력히 나타난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카터의 말을 빌어 다음과 같이 전한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이 필연적인 것은 아니었으며 그 책임이 어느 한 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1994년 제네바합의보다 새롭고 더 좋은 방안을 강구하려는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부기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모든 핵심 당국자들이 위협적인 언사를 버리고 북한을 포함한 모든 당사자의 근본적 이익을 포괄할 수 있는 방안을 외교적 협상을 통해 마련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373쪽) 저자에 따르면, 2016년 1월의 4차 핵실험 직후 북한은 미국을 향해 "대조선적대시 정책을 끝내지 않으면 핵포기는 없다"(416쪽)고 천명했으므로 체제 붕괴를 바라더라도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북한의 핵 개발을 부추기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저자는 북한을 점진적으로 변화시켜 공존과 통일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한국은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미국은 북한을 지원하여 적대 관계를 청산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북핵위기와 사드 배치 문제로 심각한 외교 문제에 봉착한 한반도는 매우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원 사료의 엄정한 분석을 통해 카터를 중심으로 남·북·미 3각관계를 총체적이자 비판적으로 조망한 이 책은 한반도 평화정착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길잡이가 되기에 충분하다. 우리가 카터 시대에 주목하는 것은 이 시기의 국면이 과거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계속되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남북한 관계 개선을 위해 카터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돌아본 이 책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극복하고 악화된 남북관계 및 외교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1장/ 서론
2장/ 카터 행정부 이전 미·북 접촉
3장/ 카터 행정부에서의 미·북 접촉- 카터와 김일성
4장/ 카터의 3자회담 구상의 진전- 1979년 한·미정상회담에서 3자정상회담 개최 추진
5장/ 카터의 3자회담 제의 이후- 북한의 3자회담 제의와 미국의 4자회담 제의
6장/ 3자회담 구상의 일환으로서 퇴임 후 카터의 북한 방문
7장/ 결론

에필로그- 북핵위기 해결을 위한 다양한 모색

부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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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이완범(Lee Wan Bom)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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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학 전공.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사회과학부 교수
1961년 서울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자대학교·숭실대학교·한국외국어대학교·연세대학교 강사를 거쳐,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옌칭연구소, 조지타운대학교, 에모리대학교에서 교환교수로 있었으며, 내셔널아카이브와 카터대통령도서관에서 연구했다. 대표 논저로 [해방전후사의 인식] 3·4·6(한길사, 1987~1989, 공저), [한국전쟁](백산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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