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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 은총의 일격

원제 : Alexis, Le Coup de G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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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훌륭한 단편이 지녀야 하는 완벽함을 갖춘, 우아하고 감성적인 소설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초기 걸작 두 편을 묶은 [알렉시 · 은총의 일격]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1번으로 출간됐다. 아내를 떠나며 남긴 편지글 형식의 [알렉시]는 습작을 제외하면 유르스나르가 작가로서 처음으로 출간한 작품으로, 유르스나르 작품 세계의 시작이자 기반이 된 소설이다. [은총의 일격]은 제1차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으로 고립된 발트 해 오지를 배경으로 세 사람의 뒤엉키는 감정을 그렸다. 유르스나르 특유의 '음각적 글쓰기' 기법이 잘 나타나 있으며, 철저한 역사 고증으로 전쟁 소설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출판사 서평

    시대와 관념의 이방인으로 살아간
    유랑하는 작가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1987년,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가 세상을 떠나자 한 신문에서는 "유르스나르가 영원한 여행을 떠났다"고 부고를 띄웠다. 관용적인 표현이지만, '유랑하는 작가' 유르스나르에게 이보다 더 어울리는 말은 없을지도 모른다.
    유르스나르는 '영원한 이방인'으로 일생을 보냈다. 일반적인 학교 교육 대신 개인 교습을 받았고, 또래 친구들과 노는 대신 아버지와 함께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고전 문화를 익혔다. 동시대의 문학보다 과거의 문학을 더 사랑했으며, 현대가 아니라 머나먼 역사 속 시대를 동경했다. 전통적인 방식을 부정하는 '새로운 실험 소설'이 문단을 휩쓸던 시기에 유르스나르는 오히려 당시 문단의 경향과 배치되는 역사소설로 전 세계적인 작가가 됐다. 그는 미국 국적을 얻어 미국에 머무르면서도 프랑스어로 글을 썼다. 여성이면서도 주로 남자가 주인공인 글을 썼으며, 남성 동성애자를 다룬 이야기도 여럿 있다. 살면서 사랑했던 두 남자는 모두 동성애자였고 인생의 절반을 함께한 반려자는 미국인 여성 그레이스 프릭이었다. 태어난 곳, 자리잡은 나라, 갖고 태어난 육체, 살아가는 시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시대와 관념의 이방인으로 살았던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그는 진정한 자신을 찾아 끝없이 떠돌던 작가였다.
    과거가 그대로 되살아난 듯한 철저한 역사 고증과 당대의 보편적 관념에 저항하는 등장인물, 의도적으로 대상을 지우고 행간에 의미를 담는 글쓰기 등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독특한 문학 세계는 20세기 프랑스 문단을 넘어 전 세계를 매료했다. 그는 1951년 페미나 바카레스코 상을 시작으로 페미나상, 모나코 피에르 왕자 상, 아카데미 프랑세즈 문학 대상, 레지옹 도뇌르 훈장 등을 받았으며, 1980년에는 문학적 업적을 인정받아 여성으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회원이 되었다.
    프랑스 최고의 학술 단체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1635년 설립된 이래 340여년 간 여성을 회원으로 받아들인 적이 없었다. 그 원칙이 깨진 것은 1980년,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가 회원이 되면서다. 치열한 논쟁 끝에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마침내 역사상 첫 여성 회원을 받아들였고, 유르스나르를 적극적으로 추천한 장 도르메송은 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는 문학의 승리다. 유르스나르가 받은 영예는,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영예이기도 하다."

    알렉시, 진정한 자신을 찾는 '목소리의 초상'

    [알렉시 혹은 공허한 투쟁에 관하여]는 유르스나르가 본격적인 작가로서 처음 세상에 내놓은 소설로, 유르스나르 작품 세계의 시작이자 기반이 된 작품이다.
    이 글은 알렉시가 아내 모니크를 떠나며 남긴 편지글 형식이다. 그는 편지 안에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고백하면서, 거짓으로 더럽혀지지 않은 좀더 온전한 성적 자유를 찾기 위해 떠난다고 말한다. 그러나 소설 안에서 핵심적인 단어는 끝까지 나타나지 않는다. 알렉시는 몇 번이나 '포기했다' '갈라섰다' '타협했다'고 이야기하지만, 대상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는다. '본능' '기질' '성향' '과오' 등으로 돌려 표현할 뿐이다. "미리 겁을 집어먹고 무서워했던 것"이라고 모호하게 지칭하기도 하고, "말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더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고뇌와 망설임의 변주로 가득한 이 고백을 읽어나가면서, 독자는 알렉시의 목소리와 작가 유르스나르의 목소리를 겹쳐보게 된다. 시대적 관념의 이방인으로 살았던 유르스나르가 작가로서 처음으로 목소리를 낸 인물이 오랜 고뇌 끝에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떠나기를 선택한 알렉시라는 사실은, 그저 우연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유르스나르는 [알렉시]의 머리말에서 앙드레 지드의 [코리동]을 언급한다. 두 인물이 동성애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리동]은 여러 해에 걸쳐 익명으로 발표되었고, 지드는 십 년이 넘게 지난 1924년에야 발표했던 글을 모아 저자 이름과 함께 출간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금지의 낙인이 찍혀 있던" 주제가 이제 막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된 당시에, 이름도 없던 젊은 여성 작가가 출간한 [알렉시]가 얼마나 과감하고 대담한 시도였을지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은총의 일격, 시점의 편차 뒤로 숨겨둔 의도와 진실

    [은총의 일격]은 제1차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으로 고립된 발트 해 지역의 오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 사람의 이야기다. 소피와 콘라드 남매, 그들의 오랜 친구인 에릭 세 사람의 관계는 전쟁이 시작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다. 에릭에게 마음을 바치려는 소피와 그런 소피를 받아들이지 않는 에릭,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콘라드의 관계는 얼핏 보면 평범한 삼각관계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가가 일부러 삭제하고 배열을 바꾼 문장 뒤에는 보다 깊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유르스나르는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뒤로 두고 주변의 것을 기술하고 묘사해 대상을 드러나게 만드는 '음각적 글쓰기' 기법을 활용한다. 먼저 주인공 에릭이 동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설정으로 시작하면서, 화자의 시점 뒤로 진실의 한 면을 감춘다. 또한 콘라드를 향한 감정을 숨겨두려는 에릭의 의도와 소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에릭의 오해를 이용해 다시 한번 시점의 편차를 만든다. 에릭의 시점에서만 서술되기 때문에, 콘라드와 소피의 진실은 왜곡되고 에릭의 본심은 감춰진다. 의도적으로 불친절하게 배열한 문장과 단어 사이에는 철저하게 계산된 의도가 숨어 있고, 그래서 독자는 단어와 문장 자체보다도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 사이의 여백에서 더 많은 내용을 읽어낼 수 있다.
    또한 유르스나르는 이 소설에서 역사소설 작가의 능력을 훌륭히 발휘했다. 전쟁 당시의 세부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작가는 군용 자료에서부터 잡지 구석에 실린 작은 기사까지 찾을 수 있는 모든 자료를 꼼꼼하게 조사했다. 철저한 고증 덕에 [은총의 일격]은 전쟁 소설로서 "스티븐 크레인의 [붉은 무공 훈장]이나 스탕달의 [파르마의 수도원]에 비할 만한 업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추천사

    훌륭한 단편이 지녀야 하는 완벽함을 갖춘, 우아하고 감성적인 소설.
    - 선데이 타임스

    뭔가 결핍된 이들에 대해, 삶에서 길을 잘못 든 이들에 대해, 그리고 전부 무너져내린 운명에 대해 이 위대한 작가는 도저히 잊기 어려운 페이지들을 써낸다. 그의 작품은 우리처럼 한시적인 여행자들을 이끌어준다.
    - 르피가로

    문학적 암시가 곳곳에 박혀 있는, 기교적이고도 감미로운 프랑스 특유의 문체. 그처럼 교양 넘치는 작가에게 이쯤은 너무나도 손쉬운 일이다.
    - 뉴욕타임스

    유르스나르의 이 짧은 소설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놀라운 기술을 구상하고 또 실행해냈다.
    -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유르스나르의 위대한 작품들은 화려한 플랑드르식 태피스트리 같은 다채로운 묘미를 지니고 있다.
    - 파리 리뷰

    고전적이고 원칙적인 문체가 지닌 견고함 아래,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는 지극히 개인적인 어조로 역사의 힘을 빌려 도덕과 권력에 대해 깊이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보여준 작가였습니다.
    - 자크 시라크 / 프랑스 전 대통령

    목차

    알렉시 혹은 공허한 투쟁에 관하여
    은총의 일격

    해설 - 목소리의 초상, 수도자의 글쓰기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연보

    본문중에서

    당신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아직까지 내가 당신에게 부탁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너무도 힘들게 써나갈 이 글을 한 줄도 빠뜨리지 말고 읽어달라는 거요. 삶을 사는 것도 힘들지만, 자기 삶을 설명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라오.
    (/ p.20)

    삶은 그냥 삶이오. 삶은 우리가 가진 단 하나의 좋은 것이고, 우리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저주요. 우리는 사는 거요, 모니크. 우리는 각자 자기만의 특별하고 유일한 삶을, 우리가 아무것도 손댈 수 없는 과거 전체에 의해 결정된 삶, 아주 작은 것으로도 미래 전체를 결정지을 수 있는 삶을 사는 거요. 자기의 삶. 오로지 그 자신만의 것인, 두 번 있지 않을, 스스로 온전히 이해했는지 단 한 순간도 확신하지 못하는 삶 말이오.
    (/ p.32)

    혐오감이 사실은 떨칠 수 없는 생각의 한 형태임을 알지 못했고, 무언가를 갈망하기 시작하면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 것보다 혐오감을 품고 생각하는 것이 더 쉽다는 사실 역시 알지 못했던 거요.
    (/ p.43)

    아무튼 우리 육신에서 심장이라고 불러야 하는 설명할 수 없는 한 조각 역시, 물론 그의 가슴에서 뛰는 심장의 박동이 내 가슴에서 뛰는 것보다 조금 약하기는 했지만, 경탄스러울 만큼 똑같은 리듬으로 그 일치에 가담했다.
    (/ p.131)

    위기의 순간이 닥치면 인간 영혼의 가장 추악한 모습, 혹은 반대로 가장 숭고한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일반적으로 추악한 면이 숭고한 면보다 많기 때문에 전쟁의 분위기는 극도로 추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전쟁의 분위기가 드물게나마 지닐 수 있는 위대한 순간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
    (/ p.208)

    다른 주도권을 줄 수 없는 사람에게 우리는 자신의 죽음을 결정하는 주도권을 넘겨주기도 하는 것이다.
    (/ p.214)

    저자소개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Marguerite Yourcenar)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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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태어난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는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를 따라 이탈리아, 스위스, 그리스 등지를 여행하면서 생활했다. 이는 훗날 그녀의 작품에서 그리스 문화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폭넓은 이해로 나타난다.
    1921년 [괴수들의 정원]을 시작으로 시, 소설, 에세이, 희곡, 평론 등 거의 모든 문학장르에 걸쳐 활약했던 그녀는 1951년 소설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으며, 1968년에는 소설 [흑의 단계]로 페미나 상을 수상했다.
    프랑스 한림원 역사상 최초의 여성회원(1980)이기도 한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는 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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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으며 프랑스 파리3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자서전의 규약』, 『문학생산의 이론을 위하여』 등 문학 이론서와 『위험한 관계』, 『벨아미』, 『목로주점』, 『주군의 여인』 등의 프랑스 문학 그리고 『달리』와 『몽파르나스의 키키』 등의 그래픽 평전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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