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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패배하지 않는다 : 사랑과 사회의 재발명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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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윤호
  • 출판사 : 아토포스
  • 발행 : 2017년 03월 20일
  • 쪽수 : 320
  • ISBN : 979118558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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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스물일곱 살에 직장암 판정을 받은 윤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윤호는 암 판정을 받고 급히 수술해야 할 병원을 찾는 과정, 수술 전후의 상황을 담담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수술 이후의 시간들은 더욱 고됐다. ‘암이 아니라 암치료 때문에 죽는다’는 말이 있다. 스물네 번의 방사선치료와 서른 번의 항암치료는, 그로 하여금 “젖 먹던 힘으로 살아날 각오를, 죽을힘으로 죽어갈 각오도 동시에” 하도록 했다.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옛말이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려서도 정신만 차리면 살길이 열리리라는 희망을 강조한다. 윤호도 암치료를 받다가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그 말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드물지 않게 고통스러운 순간을 참고 견디는 데 진통제 같은 효과가 있었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암 환자에게 ‘정신만 차리면’에 해당하는 것은, ‘할 수 있다’는 구호를 따라서 ‘생존자 되기 프로젝트’로 수행된다.

그렇다면 ‘산다’는 어떨까? 옛말에는 ‘산다’ 이후가 없다. 과연 어떻게 산다는 것일까? 호랑이에게 물린 후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채 탈출한 사람의 인생은 해피앤딩이었을까?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암에 걸렸다가 암치료를 마치고 죽지 않게 된 암 환자는 그 이후에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

출판사 서평

이것은 승리의 서사가 아니라
패배하지 않는 자들의 서사다

스물일곱, 맥베스를 연출하던 남자는 암 판정을 받고 맥베스처럼 쓰러진다. 대장의 끄트머리 직장에 7.5센티미터의 암 덩어리가 틈입했다. 처음엔 몸속으로, 그다음엔 삶으로 틈입하여 무도한 권력을 휘둘렀다. 암의 나라로 추방된 자는 생生의 명命을 헤아리기 시작했다. 강인한 생존자가 되고 싶었던 남자는, 암의 회복 불가능성을 직면하며 고통의 공동체를 살아낸다. 처절하게, 처연하게, 무모하게, 담담하게.

붉게 아름답던 노을이 인상 깊던 그날, 하루치의 일을 마치고 퇴근하던 저녁, 여자는 남자의 암 소식을 들었다. 데면데면한 사이였고, 독한 연애가 휘몰아치고 지나간 직후였으므로, 여자는 기껏 우정을 가늠했을 것이다. 그러나 연애의 서막은 거짓말처럼, 가을의 주술처럼 펼쳐졌다. 영화 〈도쿄타워〉를 보며 통곡하던 남자, 항암치료로 앙상해진 날개 꺾인 새의 날갯죽지 같던 그의 어깨를, 여자는 가만히 응시했다. 그리고 그들의 모험이 시작되었다.

남자가 암 판정을 받은 이후 그들은 연애를 결심했고, 암 수술 이후 지독한 투병의 과정 속에서 그들은 결혼을 결행한다. 곧 십 년의 세월에 다다를 것이다. 이것은 기적처럼 치유된 암 생존자의 이야기인가, 아니면 죽음보다 강한 사랑 이야기인가. 둘 다인가. 어쩌면 둘 다 아닐지도 모른다. 다만 이것은 한 남자의 이야기이며 한 여자의 이야기다. 승리의 서사가 아니라 패배하지 않는 이들의 서사다. 그것은 사랑의 끈질긴 요구다.

사랑은 운명처럼 시작된다는 말은 진실이다. 왜냐면 삶 자체가 운명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삶은 계속되어야 하고, 그리하여 사랑은 패배하지 않는다.

윤호의 이야기: 암에는 완치가 없다

이 책은 스물일곱 살에 직장암 판정을 받은 윤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윤호는 암 판정을 받고 급히 수술해야 할 병원을 찾는 과정, 수술 전후의 상황을 담담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수술 이후의 시간들은 더욱 고됐다. ‘암이 아니라 암치료 때문에 죽는다’는 말이 있다. 스물네 번의 방사선치료와 서른 번의 항암치료는, 그로 하여금 “젖 먹던 힘으로 살아날 각오를, 죽을힘으로 죽어갈 각오도 동시에” 하도록 했다.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옛말이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려서도 정신만 차리면 살길이 열리리라는 희망을 강조한다. 윤호도 암치료를 받다가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그 말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드물지 않게 고통스러운 순간을 참고 견디는 데 진통제 같은 효과가 있었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암 환자에게 ‘정신만 차리면’에 해당하는 것은, ‘할 수 있다’는 구호를 따라서 ‘생존자 되기 프로젝트’로 수행된다. 그렇다면 ‘산다’는 어떨까? 옛말에는 ‘산다’ 이후가 없다. 과연 어떻게 산다는 것일까? 호랑이에게 물린 후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채 탈출한 사람의 인생은 해피앤딩이었을까?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암에 걸렸다가 암치료를 마치고 죽지 않게 된 암 환자는 그 이후에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

암에는 완치가 없다. 의학적 완치라는 개념은 단지 ‘5년’이 기준이다. 암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으며, 재발된 암은 치료도 어렵고 전망은 더 어둡다. 그러므로 암은 진정한 완화를 확인할 뿐이지 영구적 완치를 확정할 수 없다. 윤호는 랜스 암스트롱처럼, 신자유주의적 주체로 암을 극복해낸 성공 스토리를 쓰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차츰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했다. 윤호가 항암치료를 마친 직후인 2008년 당시, 암 환자의 절반이 일 년 이내에 실직 상태에 놓여 있었다. 2014년의 조사에 의하면, 암 투병 중 절반 이상이 고용 상태가 변했으며 그중 80퍼센트가 실직했다. 암 생존자가 건강의 나라에 다시 진입하여 자리를 잡는 것은 무척 힘겨운 일이다. 윤호의 암 생존자-되기 프로젝트는 번번이 좌초했고 매번 좌절했다. 그를 구원한 것은 주은과의 사랑이었다.

“주은은 내가 끈덕지게 붙들었던 나 자신과 세계와 미래에 대한 이상적 이미지들을 줄기차게 파괴했다. 그녀는 암 생존자-되기 프로젝트에 선뜻 동의하지 않았고 서두르는 나를 말리거나 마지못해 내버려두었다. 그녀와 연인이 되고 부부가 된다는 것은, 내가 계속해서 살아오고 사랑했던 방식을 완전히 뒤집어엎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 사랑은 필연적으로 나를 실패에 이르게 만들었다. 나는 암 생존자-되기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했다.”(본문 중에서)

윤호가 스스로를 실패했다고 말하는 그 지점에서 오히려 구원이 열렸다. 주은은 그를 벌하지 않았고 버리지도 않았다. 그로부터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새로운 경이의 시간이 열렸다. 그들은 혼인의 서약을 하고 미래라는 무한히 새로운 시간을 기적처럼 맞이했다.

주은의 이야기: 우리는 모두 결여의 사람들

독자 모니터단으로 참여했던 한 독자는 이렇게 평했다. “전반부는 윤호가, 후반부는 주은의 서사가 나를 사로잡았다.” 라깡에 의하면, 사랑은 자신의 결여를 타자에게 주고 타자에게도 그의 결여를 증여해달라고 요구하는 일이다. 윤호의 치명적인 결여가 스물일곱 살에 시작되었다면, 주은의 결여의 역사는 훨씬 오래되었다. 그것은 사랑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다. “태어나 처음으로 맞이하는 세상이자 생애 첫사랑으로 만나는 엄마”와의 인연, 혹은 그 유실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윤호와 주은은 서로를 발견했다. 그들은 모두 결여의 사람들이었고, 그러므로 그들은 사랑하였고 연대하였고 공동체를 이뤘다.

“윤호와 나 사이에는 공통분모로서 정상성의 결여가 있었다. 그것 때문에 나는 그를 알아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존재가 세계를 향해 소리 없이 아우성치는 것이 들렸을 수도 있다. 그의 소리를 들었으나 모른 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환대받지 못한 삶을 살았던 나는, 나의 결여-환대를 그에게 주고, 건강하지 않은 그로부터 그의 결여-삶을 약속받고 싶어졌다.”(본문 중에서)

사랑과 사회의 재발명을 위하여

이 책은 두 저자 윤호와 주은의 서사가 교차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대개 사랑의 서사는 사소한 우연이 특별한 인연으로 발견되는 지점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사랑이 시작되었다고 하여 그것이 모종의 형식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에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며, 노력의 차원이 아닌, 새로운 가치의 발견이 요구된다. 저자들은 이를 ‘사랑의 재발명’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사랑하는 이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되, 그는 그의 시선으로 나는 나의 시선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은 더 이상 하나의 관점이 아닌 둘의 관점으로 형성되는 하나의 삶이며, 사랑을 재발명하는 것은 삶을 재발명하는 것이 된다. 사랑에는 ‘우연의 순전한 특이성에서 보편적 가치를 지니는 한 요소로의 이행을 가능하게 하는 경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출발은 주체 자신에게 환원된, 기껏 단순한 만남 정도로 시작되지만, 사랑과 더불어 우리는 동일성의 세계에서 벗어나 ‘차이에서 비롯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본문 중에서)

사랑의 시작에 비해, 사랑의 서사가 드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발견의 지점에서 어떤 굳건한 의미로 비약하기 위해서는, 때로 보편의 가치와 보편의 방식들을 거스르는 저항이 요구된다. 연애와 결혼마저 자본의 시장 속에서 가늠되는 ‘삼포세대’의 세상에서, 사랑은 그 구조 속에 함몰되지 않는 하나의 가능성을 추동한다. 사랑의 재발명은 사랑의 모험으로만 가능하며, 그것은 반드시 삶의 재발명을 추동하며, 사회의 재발명으로 나아간다.

“마치 사랑 앞에서 그토록 용감했던 줄리엣처럼, 주은이 용기를 낸 덕분에 나는 그녀와 함께 살아왔다. 무엇보다 그녀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욕망을 창안하고 새로운 사랑을 재발명하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고 그 결과가 신통한 것만도 아니었다. 위기도 있었고 갈등도 많았다. 하지만 사무엘 베케트의 말을 따라 그저 다시 시도하고 다시 실패하기를 거듭할 뿐이다. 다시 더 낫게 실패하는 한, 비록 승리하지는 못할지언정 패배하지 않을 것이다.”(본문 중에서)

[추천사]

이 책의 추천사 역시 거절할 요량이었습니다.

암 환자에 대한 만화를 그렸다는 이유로 암과 관련된 일을 종종 의뢰받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거절합니다. 이유는 첫째로, 저는 암에 대해 이렇다 말할 자격과 지식이 없습니다. 둘째로,암 환자를 단지 슬픔을 유발하기 위한 장치로, 이미 죽어 있는 사람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일을 마친 새벽, 진심이 담긴 거절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의 원고를 읽어보았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독서는 해가 뜨고 나서야 끝이 났고, ‘읽어보고 거절해야지’라는 생각은 ‘감히 내가 이런 책에 추천사를 쓸 수 있을까’로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암을 나와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니, 되도록이면 연관 없는 것으로 외면하고 싶어 합니다. 두렵기 때문입니다. 자연히 암 환자는 ‘우리가 아닌 그들’로 인식되어집니다. 그래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암 환자가 겪게 되는 현실의 문제를 사람들이 모른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진단을 받고, 어떻게 병원을 정하고, 입원을 하고 수술을 받기 위해 얼마나 ‘빽’을 써야 하고 노력해야 하는지, 어떤 치료를 받으며, 통증 관리와 완화 의료는 또 무엇인지, 그리고 암 수술 이후의 삶은 어찌되는 것인지에 대해, 이 모든 것들을 ‘그들’의 일로만 인식합니다. 그런 까닭에 치료 과정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불합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한 채 쌓여가게 됩니다.

게다가 죽은 자는 말이 없습니다. 육신의 고통 속에서, 제도적 문제와 사회 구성원들의 무관심 속에서 숱한 암 환자들은 속절없이 사망하고 남은 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그들을 잊어버리려고 애씁니다. 결국 암 환자를 둘러싼 사회적·문화적·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순환은 끊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와 암 환자의 차이점은 아직 암에 걸리지 않았을 뿐이며,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으로서 암을 인식하고, 알아가며, 암 환자로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곤 합니다.

이제 저는 불길한 예언자처럼 ‘너도 나도 결국 암에 걸릴 거야’라고 말하는 대신, 이 책을 권해줄 생각입니다. 예비 암 환자들을 위한 안내서로서, 우리 사회가 암 환자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개념서로서, 또한 사랑하는 사람이 암에 걸린,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자신이 암에 걸린 모든 사람들을 위한 위로와 당부의 선물로서 추천 할 것입니다.

김보통 《아만자》 저자

■ 최초의 독자들이 전하는 한마디

이 책은 특별판을 제작하여 독자 모니터단에게 먼저 제공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들 ‘최초의 독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책의 제목, 구성, 내용, 디자인, 표지 펼침면 문안 등을 다시 다듬은 후에 정식 출간본을 제작하였습니다. 아래 글은 독자 모니터단의 소감문 중 일부입니다.

소설처럼 서사적이고 인문서처럼 철학적이며 예술서처럼 아름다웠다. 메모가 많이 남았다. 가슴에 오래도록 남을 책 한 권을 봄에 만났다. … 한동헌

2017년 올해의 책을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이야! … 오드리

우리 모두는 결여의 사람들. 고립된 고통은 처참한 비극으로 끝나지만, 연대하는 고통은 우리 모두를 구원하리니. … Soon

이 책을 읽고서야 비로소 ‘책은 모름지기 누군가의 사연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 김주경

사랑은 사랑하는 이들에 의해 재발명되고, 그제서야 사랑은 진리가 된다. … 김광현

승리주의에 빠지지 않은 젊은 암 생존자의 분투기. … 투명친구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재우고 피곤하고 지친 그 시간,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첫 장을 열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한 번에 다 읽었습니다. 삶의 얼룩을 아름다운 무늬로 바꾼 두 저자의 러브 스토리가 육아와 일상의 피로를 거뜬히 물리쳤던 것이죠. 그만큼 가슴 뭉클하고 아리고 흥미진진한 책이었습니다.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지만 실은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고백합니다. 이들처럼 사랑할 수는 없어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잘 사랑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패배하지 않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 진은지

전반부는 윤호가, 후반부는 주은의 서사가 나를 사로잡았다. 이제 당신 차례다. … 찬하

고통과 구원의 무한 굴레, 그리고 해피엔딩. … 이범진

암이란 어둠 속에서도 호되게 빛나는 사랑이야기. … 백준

쉽게 읽고 가볍게 다짐하며 끝낼 수 있는 책이 아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사유로 힘껏 끌어당기는 책이다. 우선 삶이라는 모험을, 사랑이라는 모험으로 덧입혀 나가는 저자들을 응원했다. 그리고 내가 주변 사람들이 짊어진 삶의 무게에 어느 수준으로 다가가고 있는지 되돌아보았다. … 키옹

우리가 새롭게 발명해 가야 할 사회의 모습을 명확하게 보여준 책. … 봄햇살

이제, 사랑에 회의를 품은 너에게 이런 사랑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원유진

식상한 암 투병기와는 전혀 다른 구성과 내용. 표현의 생생함. 철학적, 인문사회학적 깊이가 돋보인다. … 학규

삶의 비루함을 아름답게 견뎌내는 삶과 사랑의 보고서. … 올빼미

‘같이’ 그리고 ‘따로’ 펼쳐지는 사랑의 풍경화. … 천규

신, 인간,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그것에 정직하게 직면하고 반응한 이들의 이야기. … 애벌레

과장하지 않는 사랑이어서 더 깊은 울림이 있다. 아름답다. … 행복한 고복수

구조적 모순과 폭력이 가득한 세상에서, ‘내일 지구가 망하더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가 생각나는 이야기였어요. 그럼에도 우리가 함께할 때 충분히 이 세상을 살아낼 수 있다고 담담히 적어간 이야기, 수많은타자에게 그리고 나에게 연대의 손을 내미는 글이었습니다. … 류혜선

새로운 나라를 알게해준 고마운 책! … 참 좋다

사랑의 아름다움과 아픔 사이를 오가다 만나게 되는 사회에 대한 희망. … 토룡

슬프고 재밌고 맛있다. 그리고 힐링! … 자우녕

‘환대받을 권리’에 관한 사랑의 알레고리. … 이병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격언은 이들 앞에서 빛을 잃는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 … 진기웅

고통의 심연을 실제로 엿볼 수 있는 책. … 모중현

두 분이 전해준 이야기와 사유들을 계속 곱씹게 될 듯합니다. 깊은 울림이 남았습니다. … 김세종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서도 새 삶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 … 고니

읽기 전에는 ‘이런 거창한 제목이라니’, 읽고 나서는 ‘이렇게 적확한 제목이라니’. … 줄리

그래, 사랑은 절대 패배하지 않는다. … 프로네시스

목차

최초의 독자들이 전하는 한마디
주은의 프롤로그

1. 윤호: 암에 걸리다
2. 주은: 가을
3. 윤호: 벌거벗은 몸
4. 주은: 가지 않은 길
5. 윤호: 스티그마
6. 주은: 비정상
7. 윤호: 완벽한 타자
8. 주은: 승인
9. 윤호: 암 생존자-되기 프로젝트
10. 주은: 어른이 된다
11. 윤호: 고통의 공동체
12. 주은: 이행

윤호의 에필로그
후기
암의 나라, 고통의 공동체를 위한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우리의 삶은 저마다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고, 그 길을 가려는 시도라는 헤세의 말에 동의한다면, 삶이라는 도정에서 사랑을 빼놓을 수 없다. 삶이 어려운 만큼 사랑도 어렵지만, 사랑은 각자의 진실로 나아가는 길에 좋은 길잡이가 되어준다.
사랑이 두 사람의 관계로서 성립하기 위한 근대적인 방법은 연애다. 근대적이라는 말은, 현대에 이르러 연애의 당위가 상당 부분 소실되었다는 정황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한국의 청년들은 삼포세대의 명찰을 달고 산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거나 기약 없이 미루는 세대적 특성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균열의 지점을 찾을 수 있다면, 일말의 다른 가능성이 있다면, 조심스럽게 다시 질문하고 싶다. 사랑의 모험을 즐겨야 할 시기에 우리는 왜 연애조차 포기해야 하는가. 연애 대신 현실의 문제에만 몰두하게 된 것은 정말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일까. 우리는 과연 사랑하는 이의 타자성을 통과하여, 또한 나의 타자성을 그이에게 내보이며 각자의 진실에 대하여 진지하게 질문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일이 사치의 영역으로 이해되는 것이 공정한가.
_ 주은의 프롤로그, 19~20쪽

나는 스물일곱 살에 암에 걸렸다. 가만히 보면 ‘걸렸다’는 표현은 기이하다. 암이란 놈이 몰래 숨어 있다가 발을 걸기라도 했다는 셈인가? 그럴 리가 없지만 막상 암 환자가 되어보면 딱 그런 심정이다. 쿵, 길을 걷다 미처 보지 못한 돌부리에 발이 채여 넘어지듯, 쾅, 느닷없이 일어난 교통사고처럼, 갑자기 닥친 암을 묘사하는 데는 이만한 표현도 없다. 잠복하던 형사에게 걸려 범인이 잡힌 것처럼, 사악한 마법사의 흑마법에 걸려 희생양이 잡힌 것 같이, 나는 암에 걸렸다.
당연하게도 그때는(지금도 여전히) 암에 걸렸다는 말이 뜻하는 바를 알 수 없었다. 도대체 왜 암에 걸린 것일까? 담배도 안 피고, 술도 안 마시는 나 같은 사람이?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 거지? 수술받고 치료만 잘 받으면 랜스 암스트롱Lance Armstrong처럼 낫는 걸까? 아니면 영화 〈사랑을 위하여〉(Dying Young, 1991)의 주인공처럼 결국에는 머리가 다 빠진 대머리가 되어서 죽는 걸까?
_ 1. 윤호: 암에 걸리다, 28~29쪽

- 환자분은 암이에요.
내가 암이라고? 암에 걸린 것도 아니고, ‘내’가 ‘암’이라고? 다음 날 오전, 진료실에 불려가 의사의 말을 듣자마자 기분 이 나빴다. 암에 걸렸다는 표현도 기이한 것이지만 누군가를 암이라고 하는 것은 무척 기괴했다. “나는 가수다”의 방식으로 “나는 암이다”라고 말해도 될까? “나는 짜장, 너는 짬뽕?” 하는 일상 표현처럼 “나는 감기고, 너는 암이다”라고 말해도 될까? 암은 병명일 뿐이다. 그것은 내가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거부해도 암이 나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나의 존재는 암이라는 단어의 집에 갇혀버렸다. 시나브로 나는 암을 떼어놓고는 나를 생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터였다. […]
나는 마치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리는 고속도로 한 가운데서 고장 나 갓길에 세운 자동차 같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려가던 주위의 차들은 이미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는 갓길에 처박혀 있다. 공장에 들어가서 어떤 특별한 수리를 받지 않고서는 고속도로에 다시 진입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폐차 처리를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장이 났지만 어디가 얼마나 고장 난지도 모르고, 고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수리공장에 끌고 가줄 레커차를 기다리는 것처럼, 나를 수술해줄 의사를 만나기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했다.
나는 수전 손택이 명명한 ‘질병의 나라’로 추방 되었다. 나는 건강의 나라, 즉 일상의 세계에 더 이상 머무를 수 없었다. 모두 포기하고 즉각 떠나야 했다. 암으로 인한 수많은 상실 중에서 가장 먼저 체감한 것은 무대였다. 암에 걸렸다는 것은 곧 공연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토록 공들여서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한 문장 한 문장 해체하고 시간의 역순으로 재구성한 〈맥베스: 돌이킬 수 없는〉이라 는 작품이 내 손을 빠져나갔다. 숱한 시간 대본을 붙들고 씨름했고 반년 동안 배우들과 오십여 명의 스태프와 준비해온 공연이었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이라는 부제처럼 암에 걸린 것과 무대를 잃은 것은 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었다.
_ 1. 윤호: 암에 걸리다, 34~35쪽

내가 암에 걸렸다. 정말로 잘못될 수 있다. 진짜로 죽을 수 있다. 비로소 어마어마한 불안이 덮쳐 왔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었다. 혹여 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몰랐다. 그냥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다시 핸드폰을 꺼냈다. 먼저 아버지께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핸드폰에 저장된 주소록을 살펴보았다. 친한 친구들뿐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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