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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소녀 혹은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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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최상희
  • 출판사 : 사계절
  • 발행 : 2017년 03월 17일
  • 쪽수 : 24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6094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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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한 문장 한 문장, 그립고 설렌다. 아, 어쩌면 이건 첫사랑의 맛?

    세상 어딘가에서 일어날 법한 마법 같은 인생 여행을 담은 단편집 [델 문도]로 12회 사계절문학상을 받은 최상희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자 사계절1318문고 백아홉 번째 책[바다, 소녀 혹은 키스]가 출간되었다. [델 문도]로 청소년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은 작가의 신작에는 고독과 외로움, 설렘과 그리움, 상처와 치유에 관한 소설 여덟 편이 담겨 있다. 간결하고 단단한 문장이 돋보이는 [바다, 소녀 혹은 키스]는 [방주]를 비롯해 [잘 자요, 너구리], [고백] 등 단편 하나하나가 온전한 그릇에 담겨 제각각 고유한 맛을 낸다. 상처와 치유에 관한 개성적이면서도 내밀한 이야기들은 우리가 지금껏 잊고 살았던 자신만의 진실한 감정을 꺼내 들게 한다. 작가는 이 작품집으로 2016년 대산창작기금을 받았다.

    출판사 서평

    소년, 소녀를 만나다
    넓고 먼, 아득하고 어렴풋한 이미지의 ‘바다’와 설렘을 가져다 주는 단어 ‘소녀’ 그리고 달콤한 ‘키스’, 이 세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바다, 소녀 혹은 키스]는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독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여덟 편의 단편에는 예기치 못한 사고와 사건의 파장으로 고통받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돌풍에 떨어진 간판에 머리를 맞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엄마와 그 뒤에 남겨진 소년([방주]), 교통사고로 십 년 동안 의식을 잃었다 스물다섯 살이 되어 기적적으로 깨어나 일상을 살아가는 ‘나’([잘 자요, 너구리]), 또는 뭐 하나 부족할 것 없는 상황에서 불의의 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나’([아이슬란드])처럼 과거로부터 갑작스럽게 단절된 현실은 이들이 어떻게든 적응하고 견뎌 내야 하는 막막한 고독과 외로움의 시공간이다.

    소중한 존재에 눈을 뜨다
    다행히 이들에게는 이 비극을 견디게 해 줄 동력이 나타난다. 모든 것을 쏟아부어 세상의 모든 위험에서 아들을 보호해 주리라 믿은 완벽한 은신처, 방주를 지은 아빠의 무모함은 지하 감옥과도 같은 방공호에 오히려 그들 스스로를 유폐하고 만다.([방주]) 그러나 방공호 안에 처음 들인 소녀 앞에서 소년은 굳건한 방주처럼 견고하게 숨겨 둔 두려움과 슬픔이 툭 하고 비어져 나오는 것을 느낀다.

    그 순간 털어놓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매일 밤 나를 두렵게 하는 것은 천재지변과 전쟁과 핵폭발, 외계인의 침공이 아니라 깊은 한숨 소리와 소리 죽인 슬픔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만큼이나 견디기 힘든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조금씩 무너져 가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 pp.36~37)

    둘은 서로 이유도 묻지 않은 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한바탕 울음을 쏟아 낸다. 소년은 외롭지만 자신만의 충만한 세계를 가진 소녀 ‘온세계’의 도움으로 세상에 발을 내딛는다. 해리포터와 헤르미온느가 결혼 안 한다에 십 만원을 걸고 그 결과를 모른 채 곧바로 스물다섯 살 ‘아저씨’가 된 나는 야생 너구리를 조심하라는 발레 소녀를 만나면서 잃어버린 십 년을 아름답게 떠나보낼 수 있게 된다.([잘 자요, 너구리]) 각각의 작품에는 이렇듯 소중한 것을 잃고 난 뒤의 일상을 새롭게 살게 해 주는 가슴 설레게 하는 존재, 소녀가 등장한다.

    소녀, 세상의 중심에 서다
    주체적 목소리를 가진 소녀들은 당당하고 단호하다. 작품 속 소년들이 머뭇거릴 때도 먼저 다가설 줄 안다. 열대 섬나라의 이국적 유전자를 가진 전학생 소녀 오란디는 어릴 때 엄마를 잃고 아빠 또한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나 친척 집에 맡겨진 소공녀 같은 존재이다. 시험에서 일등을 한 소녀는 반 아이들에게 순식간에 동정의 아이콘에서 증오의 대상으로 바뀐다.([아이슬란드]) 동정의 대상일 때도 증오의 대상일 때도 소녀는 여전히 꼿꼿하고 품위 있다. 나는 철저하게 소녀를 외면하려 하지만 자꾸만 그 소녀에게 신경이 쓰인다. 그 후 교통사고로 몇 차례의 수술을 받으며 병원에 누워 있는 나에게 소녀가 찾아온다. 소녀는 날마다 비슷한 시간에 와서 소년 옆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다 간다. 소년은 소녀가 불러 주는 자장가를 들으며 소녀를 생각한다.

    저 바다 어딘가에 저처럼 고독한 존재가 있을 거라고, 고독한 이라면 반드시 노래를 들을 수 있을 거라고 믿기라도 하듯이. 그렇게 믿으면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외로움이야말로 함께 나눌 수 있는 거라고 믿는 것처럼. 내 기억이 맞다면 다락방에 살던 소녀는 지키고자 했던 것들을 되찾고 마침내 행복해진다. 힘들고 고독한 시간이 흐른 뒤 맞이하는 마침내.
    (/ p.172)

    [수영장]의 소녀에게는 두 팔이 없는 동생이 있다. 소녀는 호텔 숙소에서 일하며 씩씩하게 동생을 돌본다. 동정이나 연민 따위는 바라지 않는다는 듯이 단호하다.(참고로 [수영장]의 숙소는 에이즈로 부모를 잃고, 모자감염으로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보균자를 지닌 아이들의 자립 공동체가 있는 곳으로, 일본 영화 [수영장]의 무대이기도 하다.)

    평범하고 고독한 존재들의 특별한 사랑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또는 한 번쯤 겪고 싶을 정도로 짝사랑의 예민한 열병을 보여 주는 소녀도 있다.[한밤의 미스터 고양이]에서는 아직 고백도 못 한 첫사랑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애태우는 소녀의 간절하면서도 소심한 듯 저돌적인 모습이 사랑스럽게 그려져 있다.

    그의 입에서 나는 민트 향이 되고 싶어. 그렇게 생각한 순간 정말로 되고 말았다. 형태도 없고 무게도 없고 존재감도 없어 아무도 의식하지 못하지만 멈추면 죽고 마는 것.
    숨, 나는 숨이 되었다.
    (/ p.80)

    [굿바이, 지나]는 평범하다 못해 늘 아이들에게 밟히고 치이는 찌질한 소년 네 명의 순수하고 건강한 성적 판타지가 잘 녹아든 웃픈 사랑 이야기이다. 폭력과 악의가 넘쳐나고 비정한 생태계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이들의 생존 법칙은 돌멩이나 이슬, 공기나 잡초, 흙먼지 같은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 소년들이 힘을 합쳐 찾아낸 섹스돌 지나는 이들의 관계에 미세한 균열을 일으킨다. 그런가 하면 디스토피아 같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소년과 소녀도 있다. 차갑고 잔인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소중한 것을 더욱더 쉽게 잊고 잃어버리고 빼앗긴다. 사카라는 이름의 물고기 등 위에서 파도에 떠내려오는 가방이나 소라나 조개를 주우며 잃어버린 기억을,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필사적으로 끌어 올리려는 무나와 나.([무나의 노래])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인 세계는 어쩌면 우리에게 ‘상실’이라는 집단무의식으로 영원히 남게 될 어떤 상처를 건드린다. 그리고 이 작품들의 주제를 관통하는 [고백]이 있다. 한 문장 한 문장 그리움과 설렘, 서글픔이 묻어나는 책이지만 읽고 나면 행복해진다. 슬며시 웃게 된다. 이상하게 가슴이 뛴다. 아, 어쩌면 이건 첫사랑의 맛? 그렇다면 [고백]에서처럼 "무수히 빛나는 해파리들이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 들고 "주위가 너무도 환해져서 아득해"(239쪽)질지도 모른다.

    첫사랑의 여덟 가지 맛

    어쩌면 십대 소년 소녀의 알콩달콩 속전속결 연애담을 기대했다면 살짝 실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은 지나치게 아찔한 속도로 돌아가고 첨단 기기들의 간섭으로 복잡하고 산만하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누군가 자꾸 신경이 쓰이고, 그 존재의 사소한 움직임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가만히 혼자 좋아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바다, 소녀 혹은 키스]는 그런 책이다. 이 책은 모두가 자신을 과장되게 드러내려고 필사적으로 애써야지만 비로소 존재감을 인정받는 요란한 세상에서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충실해지도록 조용히 다독인다. 비록 우리네 삶은 비극일지라도, 사건과 사고의 연속일지라도 내 안에 견고하게 숨겨 놓은 슬픔, 두려움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영롱한 빛으로 검푸른 바닷속을 조용히 떠다니는 아름다운 생명체, 아득한 우주를 고독하게 유영하는 별"(237쪽)이 되어 줄 누군가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어쩌면 이것은 작가의 소망일지도 모른다.

    지키고 싶었으나 빼앗긴 것들, 지켜야 했으나 잃은 것들. 그래서 우리가 오랫동안 잊었거나 잃었거나 혹은 포기하고 외면했던 것들. 그것은 아마 소중한 것들이었을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키고 싶은 것들이 아직은 있어, 다시 써 보자 했다. 무언지 모를 소중한 것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 쓰고 싶었다. 잊거나 잃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목차

    방주
    잘 자요, 너구리
    한밤의 미스터 고양이
    굿바이, 지나
    아이슬란드
    무나의 노래
    수영장
    고백

    작가의 말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2~
    출생지 전라북도
    출간도서 27종
    판매수 11,192권

    소설가. 때때로 여행하고 글을 쓴다. 동생과 함께 출판사 ‘해변에서랄랄라’를 운영하며 여행의 기록을 책으로 만들고 있다. 여행서 <제주도 반할지도>, <오키나와 반할지도>, <북유럽 반할지도>, <홋카이도 반할지도>, <치앙마이 반할지도>와 여행에세이 <여름, 교토>, <빙하 맛의 사과>, 소설 <델 문도>, <그냥, 컬링>, <바다, 소녀 혹은 키스>, <하니와 코코>,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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