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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렸다 : 나태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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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나태주
  • 출판사 : 지혜
  • 발행 : 2017년 02월 20일
  • 쪽수 : 18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57282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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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시인으로 하여금 현실의 욕망을 넘어 사무사(思無邪)의 세계에 빠져들게 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적실한 대답을 우리는 나태주 시인의 시와 삶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1971년 [대숲 아래서]로 등단한 이래 46년간 한 순간도 쉼 없이 시작에 몰두해 왔다. 그 결과 그는 창작시집 38권의 시집을 발간하면서 한국 서정시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시인은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틀렸다"라고 규정한다. 이 시에서 "틀렸다"는 것은 인생에 대한 시비(是非)의 문제라기보다는 가치관의 다름 혹은 차이의 문제이다. 시인은 보통 사람들이 추구하는 "돈"이나 "명예나 권력, 미모"의 차원에서 보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이미 잘 살기 "틀렸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틀렸다"는 인식은 이와 같은 속악한 현실의 차원에서만 그렇다는 것이지 시적인 차원에서는 '옳다'라고 본다. 시적인 삶의 차원이라는 것은 세속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누구나 공평하게 허락된 시간"을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출판사 서평

함께라면

인생을 고행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말이다
거기서 글자 한 자만 고치자

당신과 함께라면
고달픈 인생도
즐거운 여행이라고.
('틀렸다'중에서)


내 마음의 아이에게

아이야, 고마워.
내 마음속에 네가 살고 있어서
나는 쉬지 않고 숨을 쉴 수 있고
또 시를 쓸 수도 있단다.
('시인의 말' 중에서)

아프지만 다시 봄

그래도 시작하는 거야
다시 먼 길 떠나보는 거야

어떠한 경우에도 나는
네 편이란다.
('산수유' 중에서)

낙지자(樂之者)와 아이의 시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시인으로 하여금 현실의 욕망을 넘어 사무사(思無邪)의 세계에 빠져들게 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적실한 대답을 우리는 나태주 시인의 시와 삶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1971년 [대숲 아래서]로 등단한 이래 46년간 한 순간도 쉼 없이 시작에 몰두해 왔다. 그 결과 그는 창작시집 38권의 시집을 발간하면서 한국 서정시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그의 시 가운데 "시집 한 권 한 권이/ 한 사람씩 일평생"('시집을 묶는 마음')이라는 구절은 그가 이번 시집을 묶는 마음의 자세가 오롯이 드러난다. 이번 시집 한 권을 발간하는 일은 나태주 시인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태어나는 하나의 시적 사건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잘 알려진 대로 그는 이성선 시인이나 송수권 시인과 함께 해방 이후 우리나라 3대 서정 시인으로 평가받아 왔다. 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시를 쓰다 보면 보통 시인들은 일시적으로 슬럼프를 맞기도 하고 절필의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나태주 시인은 그러한 '보통'의 시인에서 벗어나 언제나 현역 시인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이 단지 시에 대한 애정 혹은 열정이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든다.
나태주 시인이 반세기 가까이 꾸준히 시를 써 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보다 시를 즐기는 마음을 간직해 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공자의 표현을 빌리면, 시를 '잘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논어], '옹야편')는 말이 그와 잘 어울린다. 나태주 시인에게 시는 잘 아는 것이면서 좋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진정한 즐김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시 자체를 즐기면서 창작을 했다는 점에서 오랜 세월을 시와 함께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또 하나 그가 영원한 현역 시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항상 깨끗하고 순수한 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

두리번거리다가
한 발 늦고

망설이다가
한 발 늦고

구름 보고 웃다가
꽃을 보며 좋아서

날 저물어서야
울먹인 아이

빈손으로 혼자서
돌아온 아이.
('시인' 중에서)

이 시에 의하면 "시인"은 "아이"와 같은 존재이다. 그 "아이"는 세상사에 민첩하지 못한 탓에 "두리번거리다가/ 한 발 늦고// 망설이다가/ 한 발 늦고" 하는 존재이다. 그의 두리번거림이나 망설임은 속도감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현대인의 각박한 삶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그런데 그 "아이"가 한발씩 늦은 삶을 살아가면서 추구하는 것은 "구름"과 "꽃"의 세계이다. 이때 "구름"은 이상 세계를 "꽃"은 심미의 세계를 표상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그런 세계를 추구하다가 하루해가 저물자 "울먹"이면서 "빈손으로 혼자서/돌아온 아이"는 세속의 가치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 "아이"는 세속의 차원에서는 비록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풍요로운 서정을 가득 채워 돌아왔다고 할 수 있다. 그 "아이"는 다른 시에서도 "누구나 마음속에 어린아이 하나 살고 있지요. 눈이 맑고 귀가 밝은 아이, 작은 바람 하나에도 흔들리고 구름 한 쪽에도 울먹이고 붉은 꽃 한 점에도 화들짝 웃는 아이"('잃어버린 시')와 다르지 않다. 그 "아이"는 "다시금 찾아야 할 우리들의 시입니다."(같은 시)라는 시구에 드러나듯이 나태주 시인이 추구하는 시심을 상징한다.

고통으로 발견한 오늘의 선물

시를 즐기는 마음과 아이와 같이 순수한 마음은 나태주 시인이 시적 감각을 유지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그것은 속악한 현실이나 속인들과는 다른 생각, 다른 언어를 추구하려는 마음과 연계된다. 나태주 시인은 원로시인의 경륜을 간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이들을 보고/ 젊은이들을 본다"('늙은 시인')고 한다. 이 시구는 한 시인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언제나 "젊은이"의 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어느 시인이 "시인은 늙지 않으려면 죽어야 한다"(황지우, [의혹에 대하여])고 노래했던 것처럼, 나태주 시인은 시적 감각을 늙지 않게 하기 위해 "젊은이들을 본다"고 하는 것이다. 이를 미학적으로 말하면, 시인은 어제의 삶보다 새롭고 어제의 시보다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죽음을 만드는 존재이다. 낡은 감각을 매일매일 죽이고 새로운 감각을 살려내야 하는 것이 시인의 운명인 것이다. 이처럼 젊은 감각은 세상과 삶과 언어, 그리고 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능케 한다.

돈 가지고 잘 살기는 틀렸다
명예나 권력, 미모 갖고도 이제는 틀렸다
세상에 돈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많고
명예나 권력, 미모가 다락같이 높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요는 시간이다
누구나 공평하게 허락된 시간
그 시간을 어떻게 써 먹느냐가 열쇠다
그리고 선택이다
내 좋은 일, 내 기쁜 일, 내가 하고 싶은 일 고르고 골라
하루나 한 시간, 순간순간을 살아보라
어느새 나는 빛나는 사람이 되고 기쁜 사람이 되고
스스로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이다
틀린 것은 처음부터 틀린 일은 아니었다
틀린 것이 옳은 것이었고 좋은 것이었다
('틀렸다' 중에서)

시인은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틀렸다"라고 규정한다. 이 시에서 "틀렸다"는 것은 인생에 대한 시비(是非)의 문제라기보다는 가치관의 다름 혹은 차이의 문제이다. 시인은 보통 사람들이 추구하는 "돈"이나 "명예나 권력, 미모"의 차원에서 보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이미 잘 살기 "틀렸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틀렸다"는 인식은 이와 같은 속악한 현실의 차원에서만 그렇다는 것이지 시적인 차원에서는 '옳다'라고 본다. 시적인 삶의 차원이라는 것은 세속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누구나 공평하게 허락된 시간"을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이면 예외 없이 꼭 같이 허락된 시간에 "내 좋은 일, 내 기쁜 일, 내가 하고 싶은 일 고르고 골라/ 하루나 한 시간, 순간순간을 살아"가는 일이 소중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 "어느새 나는 빛나는 사람이 되고 기쁜 사람이 되고/ 스스로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이다"고 한다. 그러니 자신의 삶이 현실의 기준으로는 "틀렸다"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인간적 진실 혹은 시적 진실의 차원에서는 "틀린 것이 옳은 것이었고 좋은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역설에는 "돈"이나 "명예나 권력"과 관련된 현실의 인생은 화려하지 못했으나, 진실과 순수 서정을 추구하면서 시인으로 살아온 삶은 옳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실 인간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들은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 할지라도 "돈"이나 "권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 사랑이나 우정, 모성과 같이 드높은 가치가 그러하고, 나태주 시인이 평생 추구해 왔던 순수 서정이나 시적 진실도 그러하다.
인생에 대한 역설적 인식은 속악한 현실의 논리를 극복하고 아름다운 시적 진실로 나아가는 중요한 방식이다. 가령 "고통은 나의 스승/ 나를 살게 해 주는 고마운 벗/ 고통은 나를 늘 깨어있게 한다"('고통')에도 그런 인식이 드러난다. 유한한 인간이 살아가면서 반드시 만나게 되는 "고통"은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고마운 벗"과 같은 존재이다. 나태주 시인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시기에 실제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왔던 인생의 "고통"을 깊이 맛본 적이 있다. 그때의 "고통" 이후 나태주 시인은 하루하루를 소중한 선물로 여기며 살고 있다. 따라서 하루하루를 하나의 인생에 버금가는 삶을 살아가게 해 준 "고통"이야말로 그의 인생에 전해진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날마다 오늘이 첫날
날마다 오늘이 마지막 날
날마다 그렇게 우리는
기적의 사람들

언제나 내 앞에 있는 너는
최초의 사람이고 또
최후의 사람인 것을.
('날마다' 중에서)

세상을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인생을 정말로 알차게 영위하는 것이다. 이 짧지만 멋진 에피그램에는 인생과 시의 고수가 아니면 도달하기 어려운 높은 정신적 경지, 아니 영혼의 소리가 내포되어 있다. 사람이 "날마다 오늘이 첫날"이자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으로 인생을 살아간다면 정말 삶의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오늘"에 "내 앞에 있는 너"가 "최초의 사람"이자 "최후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산다면 정말로 인간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에서 "오늘"은 인간의 현존성을 가장 집약적으로 드러내주는 시간이다. 어제는 지나간 시간이고 내일은 다가올 시간이기에 "나"와 "너"의 현존성을 생생하게 담보하지 못한다. "오늘"이라는 현재의 시간만이 "나"와 "너"의 존재감을 가장 명료하게 나타내 준다. 영어 단어 중에 현재를 뜻하는 present가 선물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인간에게 "오늘"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선물이니까 하루하루를 열성으로 살아가라는 의미가 암시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사실 하나의 인생이라는 것이 "오늘"이라는 하루하루가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일 뿐이니 "오늘"을 열심히 사는 길이 충실한 인생을 완성하는 지름길이다. 다른 시에서도 "날마다 맞이하는 날이지만/ 오늘이 가장 좋은 날이라 생각하고" 산다면 "당신의 인생 하루하루는/ 최고의 인생이 될 것이다"('최고의 인생')는 시구도 이런 인식과 궤를 같이 한다. 이런 맥락에서 "그러므로/ 내 앞에서 지금/ 웃고 있는 너는/ 천국의 사람이다."('그러므로')는 아름답고 따뜻한 시구가 탄생한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시인 무덤
생명
사진
반성
친구
로드 킬
첫 여름
데드 마스크
마른 입술
취소
시집 묶는 마음
카톡
딸년
돛단배
1년

한산세모시
의자
낙타도 없이
천사
입술
사랑
축원
함께라면

가족 1
백자
핑계
늙은 시인
재회
아내
다리 위
어린아이

가족 2
세월
명예
바다
엄마
잉크 빛
가을날
회고록
선뜻
제주 올레
눈빛
가을 산
선물
공주풀꽃문학관
겨울밤
날마다


2부
여행길
다만 사랑으로
사는 일이란
자전거
틀렸다
길을 쓸면서
응답
지상의 시간
최고의 인생
걱정하는 사람
섬진강 1
섬진강 2
섬진강 3
봄밤
또 그립다
잘람잘람
그 여자

도화동
골목식당
태극기 다는 날
수목장

3부
날이 저문다
공주, 맑은 날
아파트 9층
고통
새해의 소망
좋은 꽃
전화
패키지여행
그러므로
네 그렇게
화엄 1
화엄 2
잃어버린 시
적막
그러함에 사랑이여
미황사
야성
망할 놈의 흰 구름
애벌레
아침의 소포
시인
부부
제자

4부
이별 앞에
네가 오는 날
담 모퉁이
마른 손
어린 사랑
재회
오후의 시간
바람 부는 날이면
그만큼
낙화
어쩌면 좋으냐
연인
봄이니까
날씨 좋다
귀걸이
진행형

향기
맹목
어디만큼 가서

5부
눈, 매화
찔레꽃
노루발풀꽃
매화 꽃 아래
다알리아
산수유
오늘의 꽃
붉은 입술
우체통 곁에
더러는
고향
프리지어
별처럼 꽃처럼
풋잠

해설 : 인생은 틀리고 시는 옳았다 - 이형권

저자소개

나태주 [저] 베스트작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5.03.16~
출생지 충남 서천
출간도서 75종
판매수 37,685권

풀꽃 시인. 따뜻한 시선과 다정한 말로 쓰인 <풀꽃> 시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고, 마음을 울리는 글판으로 선정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주변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해 겸허히 귀를 기울이고 부드럽게 접근해 사람들에게 위로와 어루만짐을 주고, 동행의 마음을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를 쓰고 있다. 오랜 기간 초등학교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아이들의 동심을 닮은 순수함을 지녔다. 등단 이후 마흔여 권의 시집을 펴냈으며,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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