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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활동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매거진 『AROUND』. 여가를 잘 활용하는 이들과 나아가서는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모르는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그 모든 것이 귀찮을지라도 어라운드를 통해 조금이라도 마음의 여행을 떠날 수 있었으면 한다. 이번 3월호에서는 겨울과 봄, 조금은 멀고 또 가까운 그 사이 계절에 다녀온 '경주'를 이야기한다. 생애주기에 묻은 각자의 추억으로 여기 빈 경주를 채우기를 바라고 있다.

겨울과 봄, 조금은 멀고 또 가까운 그 사이 계절에 우리는 경주에 다녀왔습니다. ‘모든 이들의 생애 주기에 한번은 경주가 묻어있다’는 한 에디터의 말처럼, 기억을 더듬어 보니 우리 안에 진짜로 경주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없는 연인과 불국사 겹벚꽃을 주웠던 기억, 좋아하는 남자애 옆자리에서 단체사진을 찍으려 노력했던 기억, 석굴암의 축축함과 서출지의 야경, 생각보다 작았던 첨성대, 우유곽 모양의 유스호스텔까지. 다른 듯 닮은 각자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우리는 마치 잠깐 전의 일인 양 즐거워했습니다. 경주는 생각보다 아담했습니다. 손에 꼭 맞는 카메라 하나만 들고도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 작은 도시마저도 분명 놓치게 되는 풍경이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만나지 못한 사람, 만나지 못한 풍경, 순간의 어긋남으로 지나친 인연들. 미리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가이드북이 아닙니다. 이름만 ‘경주’인, 아주 구멍이 많은 책이죠. 다만 더 많은 사람의 손때가 묻을수록 더욱 풍성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생애주기에 묻은 각자의 추억으로 여기 빈 경주를 채워주었으면 합니다.

[(Around(어라운드) 2017년 3월호) 목차]

07
경주의 조각들
새롭게 본 도시

14
경주를 고향이라 부르는
소설가 강석경

24
왜 경주에 살고 있나요
아라키 준

32
우연히 발견한 경주
미디어 아티스트 장보윤

42
경주를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극히 주관적인 안내서

64
야나기 무네요시의 시선을 좇아서
경주의 장면들

72
영화를 읽는 문장
한 편의 경주 네 권의 책

78
조금 더 먼 바위를 생각하며
경주 남산

88
가장 가까운 방송국
포항MBC 사람들

96
천년의 도시를 거닐다
경주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102
PICTORIAL
밤이 그것을 멀리 나른다

112
한밤의 피크닉
보름달을 담은 초대장

122
500밀리미터 요란한 우유갑
경주의 유스호스텔

128
I AM NOT A PHOTOGRAPHER
파리에서 만난 사진가

136
가장 아름다운 3일
바젤 파스나흐트

142
그곳에도 사람이 산다
관광지에 사는 일

150
거리마다 낭만이 묻어나는 도시
요코하마

158
재료의 연구
냉이

162
시골에서 산다는 것
BOOK l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가족의 시골

166
지나간 시절, 다가올 시간들
MOVIE l 라라랜드, 싱 스트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