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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정원 : 프랑스 인본주의(humanisme) 사상

원제 : Le Jardin Imparfait : La pensee humaniste en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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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불완전한 정원]은 우선 계몽주의를 전후한 16-19세기 프랑스 사상사의 맥락에서 보수주의, 과학주의, 개인주의, 인본주의라는 대립구도를 설정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편으로는 실천적 인간학의 관점에서 그 네 가지 계보의 강점과 취약점을 심도 있게 고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들을 기존 정치체제들과 결부시켜 폭넓게 재조명한다. 이리하여 다다르는 결론이 보수주의와 권위주의, 과학주의와 전체주의, 개인주의와 무정부주의, 인본주의와 민주주의가 각기 상대적 친화성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몽테뉴와 콩스탕을 가장 우호적으로 다루고 있는 [불완전한 정원]의 저자 토도로프에 의하면, 개별 인간은 태생적으로 유동적이고 시시각각 가변적인 비결정성의 불완전한 존재이다. 그들이 구성하는 다차원의 공동체 또한 불가항력적으로 ‘불완전한 정원’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간과 사회의 불완전함 그 자체를 존엄시하는 사유체계로서의 인본주의와 정치체제로서의 민주주의를 적정선에서 조화시키는 부단한 노력이 요청된다. 그것이 또 다른 인류 잔혹사의 재발을 예방하고 점진적으로 개별 인간의 행복을 늘여나가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출판사 서평

세계의 한 부분인 유럽에서 우리는 오늘날도 여전히 사탄의 위협에 직면한 채로 살아가고 있다. 물론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극진히 아끼고 있다.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이상도 없고 공동 가치도 없는 세계, 더 이상 사랑을 모른 채 고립된 자들로 가득한 대중 사회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때로는 아예 깨닫지도 못한 채 우리의 정체성의 상실을 내심으로 우려하기도 한다. 이런 두려움과 의구심이 우리가 항상 감당해야 할 몫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두려움과 의구심에 대처하는 일환으로 내가 택한 것이 사상사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저자 소개
토도로프의 [불완전한 정원]은 우선 그 구성과 내용에 있어 상당히 높은 등급의 소설 친화성을 띠고 있다. 16~19세기의 프랑스 지식인이 대거 등장하는 가운데, 직접화법 위주의 수많은 인용문과 더불어 책의 내용 자체가 다기한 묘사 효과를 수반한 일종의 대형 서사체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책을 읽어나가는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여러 등장인물의 다채로운 목소리와 더불어 학제적(學際的) 성격의 대형 사극(史劇)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토도로프가 흔히 언어학자]문예비평가]역사학자]철학자]사상가를 아우르는 세계적 석학으로 평가되고 있거니와, 저자의 그런 면모 또한 이 책의 독특한 수용미학적 효과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사실 이 책은 그 자체로서 보수주의, 과학주의, 개인주의, 인본주의라는 네 계보 간의 팽팽한 싸움터이자 아기자기한 놀이터이다. 달리 말해, 신과 인간, 자연과 인간, 사회와 인간, 그리고 인간과 인간, 이렇게 인간 존재를 구심점으로 하는 크게 네 갈래의 주장이 때로는 상호배타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때로는 상호보완적으로 원만하게 대질하는 현장인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 토도로프는 [프롤로그](11~12쪽)에서 이 책이 철학이 아니라 ‘사상’, 좀 더 확실히 하자면 ‘사상사’에 속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두고 있다. 그에 의하면 우선 철학에 비해 ‘사상’은 실천적 성격이 강하고 그 영역이 훨씬 더 광범위하다. 그리고 항시적으로 갖은 불행에 직면해 있는 인간조건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사상이 아니라 ‘사상사’에 대한 폭넓은 고찰이 더 절실하게 요청된다.
한편 이 책의 핵심 주제인 ‘인본주의’의 시초적 대립개념이 ‘신본주의’라는 점을 우선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프랑스(어)에 있어서는, 일찍이 몽테뉴가 자신의 작업을 신학자들의 작업과 차별화하면서 스스로 ‘인본주의자’(humaniste)라고 자처한 것이 ‘인본주의’라는 용어의 시원(始原)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이 책은 그 같은 2원적 대립구도를 건너뛰다시피 하고 있는바, 이와 관련해서는 이른바 ‘신들의 전쟁’이라는 저자 특유의 우회적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에 의하면 “신들은 아마 다기하겠지만, 인간들은 하나다.” 바꾸어 말하자면, 오직 하나인 것이 차라리 ‘인간종’이고 그 안에서 각양각색으로 생겨난 것이 오히려 ‘신들’이다. 종교가 인류 잔혹사에서 역설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고 지금도 부단히 크고 작은 갈등과 대립의 불씨로 작용하고 있는 것 또한 바로 그 같은 신들의 복수성 때문이다. 이렇듯 토도로프는-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의 순기능을 부정하지는 않되-지배체제로서의 신정주의와 특히 인간학으로서의 신본주의는 이 책의 출발선상에서 아예 배제하고 있는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무시된 계약

제1장 / 네 계보의 놀이

보수주의자들 / 끊어진 사슬 / 과학주의자들
개인주의자들 / 인본주의 계보 / 계보들의 분쟁
‘오만’과 ‘순진’ / 자연적인 혹은 인위적인
역사 속의 인본주의

제2장 / 자율 선언

몽테뉴 / 데카르트 / 몽테스키외 / 루소 / 콩스탕

제3장 / 상호의존31

사회적 본성 / 사회성 / 시선과 애착 / 인간적 교류

제4장 / 혼자 산다는 것

개인들의 시대 / 고독 예찬 /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
독립 욕망 / 능동적 삶과 관조적 삶

제5장 / 사랑의 길들

대체 불가능성 / 욕구로서의 사랑 / 기쁨으로서의 사랑
목적으로서의 개인 / 불완전함을 사랑하기
사랑과 인본주의

제6장 / 개인: 복수성과 보편성

인간: 다양성과 유동성 / 주형(鑄型)
(다시) 목적으로서의 개인 / 유일한 존재
나와 타인들 / 인간조건

제7장 / 가치 선택

개인주의적 삶의 방식들 / 몽테뉴의 지혜
라 로슈푸코의 정직함 / 보들레르의 심미주의

제8장 / 인류를 위한 도덕

제3의 길 / 이중의 삶 / 도덕을 위한 변론
기독교 도덕 비판 / 양심과 이성 / 의무와 감미로움
가냘픈 행복

제9장 / 열정에의 욕구

이익의 지배 / 이익과 감정 / 탈중심화된 인간
도덕과 종교 / 도덕과 진리

에필로그 인본주의의 내기

참고문헌I. 오래된 문헌II. 근래의 문헌II. 저자 본인의 저술
인명색인

역자 후기

본문중에서

네 계보의 놀이
유럽인의 의식 속에서 하나의 혁명(여러 세기에 걸친 느린 혁명)이 일어났고 그것이 근대의 수립을 가져왔다. 그 혁명을 가장 원론적으로 기술하자면 기존의 세상에서 새로운 세상으로의 이행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세상은 그 구조와 법칙들이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불변의 선험적인 것으로 주어지는 세상이었던 반면에, 새로운 세상은 각 개인이 스스로 그 성격을 찾아내고 그 규범을 정할 수 있는 세상이었다. 구사회의 구성원은 살아가면서 점차 세상에서 자기에게 할당된 자리가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되고, 그 자리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로 통했다. 그런데 현대 사회의 주민은-전통으로 전수된 것을 모두 다 거부하지는 않는 가운데-세상을 자기자신의 힘으로 알아가고자 하고 자기 삶의 영역들이 자기 스스로 택한 원칙들에 지배되기를 요청하게 된다. 이제 삶의 요소가 모두 다 선험적으로 ‘주어지는’(donne) 것이 아니라, 그중 일부는 ‘의지되는’(voulu) 것이 되었다.
이 혁명 이전에는 어떤 행위의 정당성 및 칭송의 준거가 되는 것이 그 행위가 자연(그러니까 세상의 본성과 인간의 본성) 또는 신의 뜻에 부합하느냐였다. 여기서 자연과 신, 이 두 가지 설명이 상충할 수도 있고 양립 가능할 수도 있는데(혹자는 이를 아테네와 예루살렘 간의 대결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그 둘 모두에서 인간이 인간 외적인 심급에 복속되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자연에든 신에든 인간이 거기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공동체의 지혜나 종교를 통해서일 뿐이었다. 인간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인간이 속한 사회에서 수용되고 전승된 전통을 통해서만 거기에 다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인간이 몸담고 있는 세계는 (그 속에 작동하는 인간의 법까지 포함하여) 특정 개인이 전혀 손쓸 수 없는 다른 곳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그런데 혁명은 이제 어떤 행위에 대한 최상의 정당화-즉 그 행위에 대한 최대한의 정당성 부여-의 준거가 인간 자신, 즉 그의 의지, 그의 이성, 그의 감정에서 나온다고 단언하게 된다. 우주에서 인간으로, 객관적 세계에서 주관적 의지로 무게 중심이 옮아간 것이다. 이제 인간이 외적인 질서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 질서를 수립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세상의 탈-주술화 및 인간의 신격화라는 두 가지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한쪽에서 탈취된 가치들이 다른 쪽에 위탁된다. 이 같은 새로운 원칙이 (아마 우리가 그 모든 결과를 속속들이 겪어보지는 못한 채) 오늘날의 정치와 법, 문예와 과학의 면모를 설명해 주는 근원이다. 근대 국가들을 지배하는 것도 바로 이 원칙으로서, 우리가 근대 국가들을 긍정하는 한 이 원칙을 단념하는 것 자체가 자가당착이 되고 만다. 이 원칙을 포기하려면 종교 우위의 사회로 회귀하거나(이를테면 신정적 근본주의에서처럼), 인간에게 그 어떤 특권적 지위도 허용하지 않는 자연 질서로 회귀한다는(일부 생태주의적 유토피아에서처럼) 명분이 따라야만 한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시작된, 고대에서 근대로의 그 같은 이행을 위와 비슷하게 설명하는 데는 오늘날 거의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그 이행이 야기한 결과를 분석하는 문제에 직면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와 관련하여 내가 기대고자 하는 테제는 다음과 같다. 근대성은 그 자체로서 균질적인 것이 아니다. 근대성에 대한 비판들을 거치면서, 오늘날 우리 삶의 처소인 사회적 사유의 틀을 구성하는 여러 경향성이 근대성 내부에서 나타났다. 따라서 내가 보기에는 그 다양한 반응을 ‘근대성’, ‘개인주의’, ‘자유주의’, ‘합리성’, ‘주관성’, 심지어 ‘서구’와 같은 한 단어로 지칭하는 것은 혼란을 초래하는 일이다. 그러한 용어들로 말미암은 혼선이 논쟁적 목적으로 활용될 때가 자주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나는 방금 거론한 큰 경향성 하나하나를 ‘계보’라고 부르고자 하는데, 그것은 같은 계보의 다기한 대표자들이 그 안에서 저마다 고유한 특성을 갖기 때문이기도 하고, 서로 다른 계보의 구성원들 간에 항상 결연이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근대를 구성하는 계보로는 네 가지가 있는데 18세기 후반에 당장 그 윤곽이 뚜렷이 드러났다. 콩도르세, 사드, 콩스탕, 그리고 보날드, 이 네 사람이 모두 18세기 중엽인 1740~1767년 사이에 태어났고, 바로 그들이 대혁명 직후-이때는 혁명을 거부하는 이들이 혁명을 가능케 했던 사유의 틀을 문제 삼기 시작할 때이기도 하다-그 모습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근대의 네 계보를 대표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계보들이 그 이전의 오랜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개별 저자들의 사상을 하나의 통칭적 꼬리표로 묶는 것은 늘 불편한 일이다. 사실 아무도 무슨 무슨 ‘주의’(主義)로 끝나는 용어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모든 분류에는 폭력적이고 자의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이고(나 또한 근대의 큰 계보를 셋, 넷, 혹은 다섯으로 나누는 것 중 어느 쪽이 더욱더 적합한지를 두고 막판까지 고심했다), 그 결과 분류에 딱 들어맞지 않는 중간 또는 혼합 사례를 근거로 언제나 반론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사상가는 각기 그만의 개별성을 지니고 있어서 그를 다른 사람들과 한통속으로 묶는 것은 곧 그를 단순화하는 일이다. 더 나아가서는 하나하나의 저서마저 각기 고유한 것이어서 저마다 별도로 고찰되어 마땅하기도 하다. 하나의 꼬리표에 제대로 부합하는 것은 제자들이나 아류들일 뿐, 독창적인 사상가들은 항상 둘 이상의 정신적 계보에 속해 있다. 몽테뉴가 그러하고, 루소가 그러하다. 물론 내가 택한 방법론에 맹점이 있음은 나 스스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내가 그 방법론을 사용하기로 결심한 것은 거기에 다음과 같은 이점들도 엿보이기 때문이다. 첫째, 과거를 거론하는 데는-고유명사들만으로는 부족하고-하나의 공통어를 잘 구사할 필요가 있다. 둘째, 많은 글을 접하면서 내가 비록 증명할 수는 없지만 확신하게 되었던바, 유사성 및 차이점 중에는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것들이 있고 바로 그것들이 이런저런 분류를 정당화해 준다. 끝으로, 엄연히 다른 계보들을 한통속으로 묶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현황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 중의 하나다. 이제 이 같은 관점 아래 네 계보를 더욱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 첫 단계에서 우선 근대성 전반에 가해지는 주요 비난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바로 그 비난들이 역설적으로 근대성의 첫 번째 계보를 식별하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보수주의자들
프랑스 혁명 이전에 사유의 혁명이 있었다. 그리고 이 사유의 혁명을 단죄하는 목소리들이 뚜렷하게 들리기 시작한 것이 프랑스 혁명 직후의 일이다. 물론 그 전에도 사유의 혁명 지지자들에 대한 공격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이념적인 논쟁으로서 특정 저자나 고립된 주제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런데 사고에 머무르던 것들이-프랑스 혁명과 더불어-행위와 제도로 옮겨지면서 전례 없이 격한 반응과 끈질긴 저항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그 끈질긴 저항의 요체는-비록 공동체들과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다스려지는 수가 있다고 하더라도-그 같은 자유가 너무 위험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가져다줄 혜택이 그것으로 말미암은 폐단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확신이었다. 요컨대 공연히 새로운 부담을 떠안을 필요 없이, 차라리 자유를 어느 정도 유보하고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쪽이 더 나으리라는 것이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위와 같은 단언들이-표현상의 미세한 뉘앙스 차이에도 불구하고-항상 ‘보수적인’ 입장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보수적인 입장이 우리를 순전히 그리고 단순하게 고대인들의 세상으로 되돌리는 것은 아니다. 그 같은 회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 가운데, 근대적 세상을 송두리째 거부하는 것은 오로지 가장 극단적인 반동가들뿐이다. 사실 통상적인 보수주의자들 또한 최소한의 근대성을 수용하고 있으며, 바로 그런 점에서 그들 또한 근대의 한 계보에 속한다. 다만 그들은 보수주의를 제외한 다른 모든 근대 계보가 한통속이고 그래서 통째로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여길 뿐이다. 그들은 근대인들이 자기자신들의 영혼을 사탄에게 팔아넘겨 버렸고, 그래서 언젠가는 그 잃어버린 영혼을 애석해하고 심지어 다시 사들이려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보수주의자들이 이 같은 비판을 긍정적인 자기규정의 바탕으로 삼는 것은 아니다. 그에 앞서 보수주의자들은 다음과 같이 자처한다. 정치적 색채를 막론하고 모든 혁명주의자와 개혁주의자에 맞서서, 그리고 진보주의자는 물론 반동주의자에도 맞서서, 현전의 질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그것을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바로 자기들이라는 것이다(따라서 그들에게는 ‘보수적 혁명’의 기도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이미 존재하는 것은 계속 존재할 가치가 있으며, 변화라는 것이 대개는 이점보다 불편을 더 많이 초래한다. 그래서 보수주의자들은-부동성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기껏해야 아주 느린 점진적인 변화를 선호할 따름이다.
이 계보의 대변인을 고를라치면 아주 난감할 정도로 그 선택의 폭이 넓다. 그도 그럴 것이 대혁명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보수주의자들의 위와 같은 경고가 끊임없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이 계보의 다양성을 예시하는 의미에서 나는 의도적으로 보수주의의 가장 오래된 대표자 중에서 극도로 상이한 두 사람을 선택했다. 그중의 한 사람은 신정주의자이고 다른 한 사람은 민주주의자인데,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근대성에 가하는 비판의 요지에서는 그 둘 다 확고부동하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츠베탕 토도로프(Tzvetan Todorov)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서불가리아 소피아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39년 불가리아 소피아 태생으로 소피아대학에서 슬라브 철학을 전공했다. 1963년 프랑스 파리에 정착한 이후 프랑스 국립과학원(CNRS)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명예수석연구원으로 있다. 초기에는 주로 롤랑 바르트를 잇는 구조주의 문예비평가로 활동했고, 중기에는 관심 영역을 철학 ‧ 사상 ‧ 역사 ‧ 사회학으로까지 넓혔으며, 특히 1990년대 말부터는 인본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현실참여 성격의 저술들을 다수 발표함으로써 [휴머니즘의 사도]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

수상(경력)
1998년 샤를르 베이옹 논문상
2001년 [악의 기억과 선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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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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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불문학과(학사 ‧ 석사 ‧ 박사)를 나와 1984년 이후 전북대학교 프랑스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교환교수로 프랑스 리용3대학 및 파리7대학 객원강사, 리용2대학 기호학연구소 및 프랑스 국립과학원(CNRS)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언어현상 전반에 대한 폭넓은 관심 아래 언어, 문학, 예술 분야의 학제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 번역서로 [예술가와 그의 그림자], [언어학과 시학](공역), [산문의 시학], 주요 논문으로 [텍스트문체론의 방향 모색], [시텍스트와 이데올로기 형상화], [화용론의 문학이론적 성과], 창작소설로 [지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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