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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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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따스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삶을 그려온 작가 정한아의 새 단편이 2017년 2월, 열일곱 번째 〈K-픽션〉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할로윈」은 산 자와 죽은 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과거와 미래를 보듬는 일을 하는 점성술사이자 타로카드 마스터인 신비로운 한 여인과의 만남으로, 살아있으나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삶을 살아가던 주인공이 다시 삶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주인공이 타인의 아픔과 사연을 헤아리기 시작하면서, 함께 고통의 유대로 나아가는 모습은, 소중한 사람의 죽음과 이별이라는 커다란 상실 후에도 아픔을 안은 채로 다시 일어나 시작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인간의 숙명과 삶에 대한 긍정을 일깨운다.

출판사 서평

삶과 죽음의 경계인 할로윈, 그 미묘한 순간을 담은
정한아의 새로운 단편 소설
K-픽션 열일곱 번째 작품 「할로윈」

이별과 죽음, 커다란 상실 뒤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상처와 아픔을 안고 타인과 연대하며 다시 삶을 시작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인 할로윈, 그 미묘한 순간을 담은 정한아의 새로운 단편 소설


따스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삶을 그려온 작가 정한아의 새 단편이 2017년 2월, 열일곱 번째 〈K-픽션〉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작가 정한아는 2005년 제4회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등단, 2007년 장편 『달의 바다』로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했다. 등단 후 십 년을 지나오며 그녀는 장편소설 『달의 바다』(2007) 『리틀 시카고』(2012), 소설집 『나를 위해 웃다』(2009) 『애니』 (2015)를 펴냈다. 작가 정한아는 그녀의 글을 통해 밝고 명랑한, 젊은 감성을 드러내며 우리를 미소 짓게 했다. 『달의 바다』, 『나를 위해 웃다』가 그 결과물이다. 시간이 흘러 삼십 대 중반을 넘기며 정한아 작가는 이제 조금 더 넓고 깊게, 아픔과 상처까지 보듬을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리틀 시카고』와 『애니』에서 그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할로윈」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산 자와 죽은 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과거와 미래를 보듬는 일을 하는 점성술사이자 타로카드 마스터인 신비로운 한 여인과의 만남으로, 살아있으나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삶을 살아가던 주인공이 다시 삶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이 작품의 주인공 ‘세희’는 유년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의 결핍과 상흔은 낙인이 되어 그녀의 미래를 결정했다. 관계 맺기에 유능한 타인들과의 연애 실패 후 자신만큼 결핍을 갖고 있는 ‘군’에게 마음을 빼앗기지만 그와의 도피생활은 그의 일방적인 떠남으로 끝이 났다. 홀로 낯선 도시에 남겨져 돌아갈 곳이 없는 그녀에게 할머니의 부고가 들려온다. 할머니는 자신이 사십 년 넘게 운영해오던 열두 평 남짓한 옷 가게를 손녀인 세희에게 남겼다. 세희는 할머니의 가게를 찾아가 가게에서 일을 돕던 미애와 함께 물건들을 정리하고, 얼마 후 할머니의 장례식을 치른다. 그곳에서, 할머니의 유언장을 받고 찾아 왔다는, 놀랍도록 할머니를 닮은 얼굴의 여인 ‘다니엘’을 만나게 되는데…….

「할로윈」에서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과 소중한 이의 죽음 뒤에 비로소 자신의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되는 과정을 겪는다. 그 후 타인의 아픔과 사연을 헤아리기 시작하고, 그들과 함께 고통의 유대로 나아가게 된다. 이는 소중한 사람의 죽음과 이별이라는 커다란 상실 후에도 아픔을 안은 채로 다시 일어나 시작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인간의 숙명과 삶에 대한 긍정을 일깨운다.

박민규의 「버핏과의 저녁 식사」로 문을 연 〈K-픽션〉은 최근에 발표된 가장 우수하고 흥미로운 작품을 엄선해 한영대역으로 소개하는 시리즈로, 한국문학의 생생한 현장을 국내외 독자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자 기획되었다. 매 계절마다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현재 총 17권이 출간되었다.

세계 각국의 한국 문학 전문 번역진이 참여한 수준 높은 번역

하버드대학교 한국학 연구원, 코리아타임즈 현대문학번역상 수상 번역가 등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에 참여한 바 있는 여러 명의 한국문학 번역 전문가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번역의 질적 차원을 더욱 높이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번역은 제2의 창작물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문화적 배경이 다른 한 나라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일은 지난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작품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서도 해외 영어권 독자들이 읽을 때에 유려하게 번역된 글을 읽을 수 있게 하여 작품에 대한 감동을 그대로 전했다. 영어 번역에는 하버드 한국학 연구원 등 세계 각국의 한국 문학 전문 번역진이 참여했으며, 번역과 감수, 그리고 원 번역자의 최종 검토에 이르는 꼼꼼한 검수 작업을 통해 영어 번역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K-픽션〉은 아마존을 통해서 세계에 보급되고 있으며, 아시아 출판사는 〈K-픽션〉 시리즈를 활용하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작가들과 직접 만나 교류할 수 있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목차

007 할로윈 Halloween
087 창작노트 Writer’s Note
097 해설 Commentary
119 비평의 목소리 Critical Acclaim

본문중에서

“왼손으로 카드 세 장을 뽑아요.”
내가 카드를 뽑자, 다니엘이 그것을 차례로 뒤집었다. 바보, 매달린 남자, 여덟 개의 컵.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웃었다.
“당신은 지금 벼랑 끝에 서 있어요. 어리석은 판단을 했군요. 돈을 탕진했고,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어요. 현실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정체된 상태예요. 다행인 건 당신의 무의식이 아직 자유롭다는 거예요. 그러니 곧 새로운 목표를 찾아갈 거예요. 단, 자기 자신을 버려야 해요. 여덟 개의 컵은 당신이 애착과 희망을 가지고 채운 것들이죠. 그것들을 땅에 쏟아버려야 해요. 그전엔 아무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다니엘은 컵을 거꾸로 드는 흉내를 냈다. 나는 허공을 움켜쥔 그녀의 손을 바라보았다. 마르고, 강인한 손이었다. 할머니와 닮은, 언제나 내가 갖고 싶었던 손.

-「할로윈」 60~62쪽

우리는 죽음을 이해할 수 없다. 검게 입을 벌린 장막의 뒤편을 속수무책 바라볼 뿐, 한 발도 다가갈 수 없다. 심연은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데서 진정한 공포로 작동한다. 만약 죽음이 끝이라면, 우리 모두 한 순간의 죽음을 지체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삶을 지속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토록 끈질기고, 고단하게, 다시 살아가는 쪽을 택한다. 이별 후에도 사랑을 하고, 자식을 잃고도 밥을 먹고, 깊은 밤 무거운 이불을 목 끝까지 끌어올리며 잠을 청한다. 저 어둠의 장막 뒤로 사라져버린 것들, 우리가 상실한 것들이 유령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할로윈」 90~92쪽 (창작노트 중에서)

내게 때로 감당 못할 환부가 있듯 타인에게도 그런 환부가 있음을 헤아리는 일. 모두가 실은 약하고 여린 존재임을 기억하는 일. 이것은 상처에 점령당하는 대신 차라리 상처로써 타인과 함께 삶을 살아내려는 생의 의지처럼 보이고 들립니다. 생사의 경계, 할로윈에서 건져낸 삶의 의미라 해도 좋겠습니다.

-「할로윈」 106쪽 (해설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82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나 건국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05년 대산대학문학상을, 2007년 장편소설 『달의 바다』로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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