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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문방구

원제 : 文房具56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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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문방구를 사랑하는 어느 철학자가 들려주는 56편의 애정 고백

    문방구는 비록 소소한 물건이지만 깊이 사귀면 떨어질 수 없는 늘 내 곁에 있는 오랜 벗이다. 필요할 때마다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는 이 친구는 언제나 내가 부르면 달려와준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가까운 존재인지도 모른다. 늘 가까이 익숙한 소품이면서 이처럼 사용하는 사람에게 추억을 남기고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그래서 예부터 문방사우를 소재로 한 이야기나 바느질에 쓰이는 도구를 소재로 삼은 이야기가 사랑을 받아왔다. 문방구는 사람과 만나면 창조의 도구가 된다. 문방구와 우정을 나누자. 이 친구 덕에 창의력이 50%는 높아지지 않을까? 이 책은 책상 위에 있는 56개의 문방구 친구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친구와 함께한 추억과 또 친구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선물한다.

    출판사 서평

    연필, 지우개, 수첩, 연필꽂이, 클립 그리고 햇빛 담은 초록빛......
    미안하다, 이렇게 가까운 친구를 미처 몰라봤구나


    당신의 책상에는 몇 명의 문방구 친구가 있나요?
    자, 눈을 감고 당신의 책상이나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책장에 있는 문방구를 떠올려보자. 볼펜, 연필, 지우개, 펜꽂이, 노트. 메모함. 포스트잇...... 다음 서랍 안도 떠올려보자. 자, 필통, 호치키스, 화이트, 가위, 칼, 클립...... 눈을 떠보자. 그리고 책상 위와 서랍 안을 다시 둘러보자.
    "아, 이런 게 있었나. 이건 언제부터 사용한 거지. 안 쓰는 볼펜은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속도의 시대라고 하지만 친구는 세상의 변화와 상관없이 항상 내 곁을 지켜왔다. 내가 못 봤을 뿐이다. 지금부터 내 책상 위 문방구 친구들을 하나하나 만나보자. 잊고 있던 행복한 추억을 들려줄 것이다.

    연필 깎는 칼로 연필을 깎아본 적이 있나요?
    과연 지금도 연필을 칼로 직접 깎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저자는 연필깎이 사용이 대세가 된 지금 어디 회사 입사시험에서 시험관이 되면 눈앞에 연필과 연필 깎는 칼(주머니칼)을 놓고 깎아보라고 하겠다고 한다. 손재주가 있는지 없는지는 둘째 치고 주머니칼을 써본 적 없는 인간을 상상할 수 없다는 말이다. 늘 속도를 요구하는 세상에 순응하려고 노력은 해도 개인 작업실에서 더욱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연필 깎는 시간 정도는 한숨 돌리고 싶다. 주머니칼로 연필을 깎는 동안 제법 좋은 생각이 떠오를 때도 종종 있으니.

    지우개에 그림을 그리거나 구멍을 뚫어본 적도 있겠죠?
    세월이 흘러도 아이들은 비슷한 장난을 하나 보다. 그중 하나가 지우개 장난이 아닐까. 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필통 안 지우개를 떠올려보자. 지우개가 지우개답게 쓰이는 경우는 과연 얼마나 될까. 지우개 위에 얼굴을 그려놓은 정도는 그나마 낫다. 구멍을 뚫고 연필심을 몇 번씩 찌른 흔적이 마맛자국처럼 남아 있거나 어지간히 분한 일이라도 있었는지 물어뜯은 듯한 이빨 자국이 나 있기도 하다. 이렇게 지우개를 제 쓰임새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이들 세계만은 아니다.

    편지지에 편지를 쓴 게 언제쯤일까?
    이메일이 보편화된 지금 편지를 쓰기 위해 편지지를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종이로 오는 수많은 우편물 중에 손으로 쓴 편지봉투를 발견하는 순간이 1년에 한 번이라도 있을까. 이것은 꼭 컴퓨터의 보급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나 보다. 1978년 저자도 비슷한 한탄을 한다. 마음을 담은 차분한 편지를 쓰는 사람이 정말로 적어졌다는 말이다. 내게 이런 편지가 오지 않을 뿐 내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다. 문구점에서 여전히 편지지를 늘어놓은 진열대가 상당한 자리를 차지하고 개중에는 별로 실용적이지 않아 보이는 종류도 제법 있는 걸 보면 우편물이 무미건조한 무엇으로 바뀌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일 오는 우편물 더미에서 마음이 담긴 편지를 발견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다들 이 정도로 여유를 잃어버렸나 생각하면서 광고 우편물을 휴지통에 던진다. 천만 엔 하는 반지를 사지 않겠냐고 인쇄된 엽서가 나한테까지 오는 시대다.

    내 필통에는 친구 일곱 명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일곱 가지 도구란 갑주, 검, 장검, 화살, 활, 갑옷 뒤에 씌우는 천, 투구를 말한다. 혹은 여인이 단정한 차림새를 위해 갖고 다니는 가위, 주머니칼, 바늘, 귀이개, 족집게, 실패, 손톱깎이를 가리킨다. 우리도 [규중칠우쟁론기]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일곱 가지의 바느질 도구가 나온다. 왜 일곱일까? 이 책의 에피소드 중에도 어느 지인이 갖고 다니는 일곱 가지 도구에 공들이는 장면이 나온다. 저자는 꼽아본다. 가령 한 달이나 두 달 동안 내 집 책상 앞을 떠나 일을 해야 할 때 문방구를 일곱 종류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갖고 가야 할까. 당신이라면 무엇을 꼽겠습니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문방구 친구를 가져보자
    책상 위나 서랍을 뒤적이면 뜻밖에 문방구라고 부르기 어려운 물건이 여럿 있다. 연필꽂이로 쓰는 예쁜 컵이나 필통 대신 들고 다니는 파우치, 선물 상자를 리폼한 정리함 등등. 저자의 책장에도 그러한 물건이 있었다. 이를테면 친구와 함께 마신 포도주병으로 만든 펜꽃이나 도장 파는 칼 대용품으로 쓰는 큰 바늘이 그들이다. 문구점에서는 팔지 않는 이 문방구들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각별히 아름다운 초록빛으로 감동을 주기도 하고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니 손때가 묻어 반들반들 윤이 나는 모습에 좀처럼 새로 살 마음이 들지 않게도 한다. 누구나 한 번쯤 어딘가에 쓸모가 있으리라고 생각해 버리지 않고 물건을 챙겨두지 않나. 골동품이라기보다는 언뜻 잡동사니로 보이는 물건을 늘어놓은 고물상에서 문구점에는 없는 물건을 하나 찾아 자신의 전용 문방구로 변신시키는 일은 유쾌하다.

    목차

    연필
    지우개
    볼펜
    연필깎이
    크레용
    원고지
    공책
    펜촉
    컴퍼스
    잉크
    만년필

    분필
    주머니칼

    초록빛
    가위
    수첩
    가제본
    압정
    동그란 고무줄
    압지
    책받침
    문진
    봉투
    편지지
    별보배조개
    카본지
    아일릿펀치
    스탬프대

    셀로판테이프
    호치키스
    앨범
    벼루
    인주
    일곱 가지 도구
    종이칼
    라벨기
    스크랩북
    책상
    책장
    서랍
    등사판
    필통
    색연필
    문구점에 없는 문방구
    일기장
    원통
    편지꽂이
    클립
    명함 상자
    주판
    돋보기
    지구본
    문화를 지키는 힘

    저자 후기
    역자 후기

    본문중에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지우개의 수난은 숙명인가
    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필통 안 지우개를 떠올려보자. 지우개가 지우개답게 쓰이는 경우는 과연 얼마나 될까. 지우개 위에 얼굴을 그려놓은 정도는 그나마 낫다. 구멍을 뚫고 연필심을 몇 번씩 찌른 흔적이 마맛자국처럼 남아 있거나 어지간히 분한 일이라도 있었는지 물어뜯은 듯한 이빨 자국이 나 있기도 하다. 이렇게 지우개를 제 쓰임새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이들 세계만은 아니지 싶다. 전에 책을 낼 때 제법 나이가 든 출판사 사람과 레이아웃을 상의한 적이 있다. 그때 그가 가방에서 꺼낸 셀룰로이드 필통 안에는 자, 연필, 가위 따위와 함께 지우개가 들어 있었다. 로이드 필통 안에는 자, 연필, 가위 따위와 함께 지우개가 들어 있었다. 서로 의논하며 레이아웃 용지에 연필로 선을 긋고 잘못 그으면 지우개로 지우는 일이 끝나고 그가 돌아간 뒤 지우개가 굴러다니기에 다음에 만날 때 돌려주려고 주웠다. 그랬더니 아이들과 똑같이 연필로 찌른 주사 자국이 있었고 전화번호로 보이는 숫자도 적혀 있었다. 뒤쪽에는 편집부에 일하는 사람이 모델인지 아가씨 옆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순간 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 지우개는 잘못 쓴 부분을 지워주는 고마운 물건임에도 장난질과 괴롭힘을 당하는 숙명을 짊어지고 있구나. 적당한 부드러움과 크기, 저렴한 가격 때문에 더 괴롭히기 쉬운 걸까.
    ( '지우개' 중에서/ p.15쪽)

    나도 새로운 곡선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요 얼마 전에 방구석에 쌓아둔 잡동사니 상자를 꺼내 봤더니 판지로 만든 구름자가 나왔다. 전쟁이 끝난 뒤 혹은 전쟁 중에 물자가 부족하던 시기에 산 듯한데 쓸데없는 낭비였다. 왜냐하면 이 나이가 될 때까지 나는 구름자를 써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게 있다는 사실은 어린 시절부터 알았지만 실제로 구름자가 필요할 만한 기회는 없었다. 그림을 그리다가 재미있는 곡선을 그리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도 구름자를 사용하려고 한 적이 없었다. 앞으로도 구름자를 쓸 일은 어쩐지 없을 것 같지만 생각해낸 사람에 대해서는 조사해보고 싶다. 오히려 써보고 싶은 것은 자재곡선자다. 이것도 그림을 그리면서 생기는 일인데 곡선을 그리다 보면 무심코 내 버릇이 나오는 통에 거기서 벗어나 새로운 곡선을 그리기가 꽤 어렵다. 그럴 때 이 특수한 자를 쓰면 새로운 곡선을 발견할 수 있을까.
    ( '자' 중에서/ p68)

    초록빛 햇살 담은 내가 만든 포도주 병 펜꽂이
    한번은 멀리서 친구가 찾아왔다. 오랜만에 보는 탓인지 전보다 조금 서먹했다. 친구는 내가 권한 포도주를 사양해가며 마시다가 이건 나 같은 사람에게는 너무 고급스럽다고 말하더니 결국 혼자 한 병을 마시고는 얼근해져서 돌아갔다. 이 포도주 병을 씻어 바닥에서 8센티미터 높이에서 자른 뒤 단면을 줄로 정성껏 문질러 펜꽂이로 만들었다. 벌써 십몇 년 전 일이다. "쓴 글자는 남는다Literae scriptae manent"란 나를 깨우치는 말을 갖다 붙였다. 놓아둔 자리도 거의 바꾸지 않았으니 날씨가 좋으면 아침마다 펜꽂이에 햇빛이 비쳐 똑같은 초록빛을 보여줬을 텐데 어째서 또 갑자기 깨닫고 감동한 것인지.
    ( '초록빛' 중에서/ p.71)

    마음을 담은 손편지
    내가 지금 다들 편지를 쓰지 않게 됐다고 한 것은 이런 사무적인 편지가 아니다. 마음을 담은 차분한 편지를 쓰는 사람이 정말로 적어졌다는 말이다. 내게 이런 편지가 오지 않을 뿐 내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다. 문구점에서 여전히 편지지를 늘어놓은 진열대가 상당한 자리를 차지하고 개중에는 별로 실용적이지 않아 보이는 종류도 제법 있는 걸 보면 우편물이 무미건조한 무엇으로 바뀌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일 오는 우편물 더미에서 마음이 담긴 편지를 발견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다들 이 정도로 여유를 잃어버렸나 생각하면서 광고 우편물을 휴지통에 던진다. 천만 엔 하는 반지를 사지 않겠냐고 인쇄된 엽서가 나한테까지 오는 시대다.
    ( '편지지' 중에서/ p.108)

    수많은 책 무게 때문에 방바닥이 뚫린 사람이 있다더니, 바로 당신이군요
    몇 달 전에 밤중에 일을 하다가 기분 나쁜 소리를 들었다. 한순간의 소리가 아니라 나무가 조금씩 갈라지는 듯한 소리였다. 이곳저곳을 살피며 다녔음에도 여기다 싶은 곳이 보이지 않았는데 다음 날에 겨우 발견했다. 내가 만든 책장 판자가 갈라진 게 아닌가. 중력이 지나치게 가해진 탓도 있겠지만 책을 무리하게 꽂아넣은 바람에 세로로 놓인 판자가 그만 쪼개진 것이다. 한창 바쁘던 때라 새로 만들 시간은 없고 그렇다고 내버려두자니 너무 위험해 응급 처치를 했다. 평소 쥐죽은 듯 고요해 보여도 책장은 책의 무게를 지탱하며 잠자코 견디고 있기에 언젠가 갑자기 불만이 폭발하지 말란 법은 없다. 한동안 전전긍긍하는 날이 이어졌다.
    ( '책장' 중에서/ p.166)

    문방구에는 문화를 지키는 힘이 있다
    문화에는 어떤 저력을 가진 탄탄한 뿌리가 있지만 그 위에 세워진 부분은 의외로 약하다. 어리석은 권력자가 나타나 이 문화는 아무 쓸모없다고 터무니없는 말을 하기 시작하면 간단히 무너진다. 저항할 힘조차 없다. 모두가 떨어질 데까지 떨어지면 되레 속이 시원하다는 착각을 품는다. 나는 이것이 무서웠다. 전쟁 중에 질이 떨어지고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대용품이 등장하는 와중에 어쨌든 문화를 지키겠다는 저항이 문방구에는 있었다. 나는 그런 것을 기념하기 위해 나무젓가락에 못을 받은 컴퍼스니 판지로 만든 구름자니 앰풀처럼 생긴 병에 든 잉크 따위를 소중히 보존하고 있다.
    ( '문화를 지키는 힘' 중에서/ p.214)

    저자소개

    구시다 마고이치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15~2005
    출생지 일본
    출간도서 3종
    판매수 352권

    철학자, 시인, 수필가, 등산가. 중학교 때부터 등산을 시작했다. 1938년 도쿄제국대학 철학과를 졸업했고 처녀 단편집 [흰동백]을 발표했다. 1946년 일본 현대시를 대표하는 잡지 [역정]의 동인이 되어 활동했다. 1955년 산에 관한 첫 번째 책 [젊은 날의 산]을 발표했고 1958년 산을 주제로 한 문예지 [알프]를 창간해 1983년 종간할 때까지 책임편집자로 활동했다. 조치대학, 도쿄외국어대학 등에서 가르쳤으나 1965년 퇴직하고 집필에 전념하는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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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비교문학 협동과정에서 석사학위를, 오사카 대학교 문학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후 항설백물어》 《백미진수》 《괴담》 《피안 지날 때까지》《이치고 동맹》 등 문학뿐만 아니라, 《유착의 사상》 《스트리트의 사상》 《납치사 고요》 등 다양한 분야의 일본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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