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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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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윤희, 김태용
  • 출판사 : 가연
  • 발행 : 2017년 01월 04일
  • 쪽수 : 304
  • ISBN : 97889689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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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비어 있는 일상에 들어온 봄바람 같은 욕망

영화 《여교사》와는 또다른 색깔의 새로운 이야기와 해석을 담아낸 소설 『여교사』. 여교사와 여교사, 여교사와 남학생이라는 치정 관계 혹은 금기의 선을 넘는 시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여교사’ 효주라는 인물 안 깊숙이 숨겨진 내면과 타인으로 인해 인간이 어디까지 흔들릴 수 있는가에 대해 입체적으로 주목하는 작품이다.

계약직 여교사 효주는 자기 차례인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 혜영이 몹시 거슬린다. 기억조차 없는데 학교 후배라며 다가와 살갑게 굴지만, 어딘가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다 우연히, 임시 담임이 된 반에서 눈여겨보던 무용특기생 재하와 혜영의 관계를 알게 된다. 처음으로 이길 수 있는 패를 가진 것만 같은 효주는 다 가진 혜영에게서 단 하나를 뺏으려 하는데…….

‘다 가진’ 혜영을 만난 후 효주에게 갑자기 들이닥친 질투, 열등감, 모멸감 이상의 감정, 불안과 의심이 요동치는 파격 전개, 자존감이 무너진 인물의 극단적 양상 그리고 반전과도 같은 파국적 결말은 끊어질 듯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표면적으로는 질투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흙수저와 금수저, 계약직과 정규직 등의 현실 문제와 사회적 갈등을 내재하고 있다. 결국, 정말 안 되는 건지 끝까지 가보려는 ‘효주’의 서늘한 폭주, 그 끝에 찾아오는 강력한 결말은 슬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출판사 서평

‘질투와 의심, 거짓말의 끝은 어디인가’,
‘자존감을 잃은 사람이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을까’.

효주

가지지 못하는 것보다 가지고 싶은 것이 없을 때
더 불행하다. 삶의 의욕도 욕망도 변화도 최소한의 감정을
소모하는 것조차 효주는 불편하고 힘이 든다.
능력 없는 남자와의 미래 없는 오랜 동거도
늘 위태롭고 비굴해지는 계약직 인생도……
그저 이렇게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남자와 직업을 지키고 버텨내기 위해
자존감을 버리고 무중력 상태로 살아간다.
항상 그렇게 비어 있는 효주의 일상에 들어오는 낯선 공기들……
어둡고 서늘한 바람이지만 효주에겐 봄바람 같은 욕망이다.

혜영
예쁜 외모와 학벌, 집안…… 뭐 하나 부족함 없는
그들에게 가장 절박하고 아쉬운 건 무엇일까?
매사 친절하고 겸손하고 애교 많은 혜영.
상대방의 편의를 배려하고 먼저 다가가지만
그런 티 없이 맑고 건강한 여유가
누군가에겐 굉장한 치욕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악의를 배제한 우월감’은 무엇인가.
그 순수한 선의는 언제까지 혜영을 지켜줄 수 있을까.
간절하고 아쉬운 것이 생기면서 서서히 변해가는
혜영의 본능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재하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영악함이다.
어리고 앳된 얼굴 뒤로 내가 무슨 죄를 저지르는지조차
모른 채 내 욕망에 충실한 아이들의 모습.
재하는 회한의 순간이 오더라도 금세
내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잊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한 맑은 얼굴로 욕망의 상대를
다시 쫓아가겠지. 그래서 재하의 눈빛이 항상 두렵다.

[여교사]는 여교사와 여교사, 여교사와 남학생이라는 치정 관계 혹은 금기의 선을 넘는 시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여교사’ 효주라는 인물 안 깊숙이 숨겨진 내면과 타인으로 인해 인간이 어디까지 흔들릴 수 있는가에 대해 입체적으로 주목한다.
‘다 가진’ 혜영을 만난 후 효주에게 갑자기 들이닥친 질투, 열등감, 모멸감 이상의 감정, 불안과 의심이 요동치는 파격 전개, 자존감이 무너진 인물의 극단적 양상 그리고 반전과도 같은 파국적 결말은 끊어질 듯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대목들이다. 난도질 하나 없지만 미세한 떨림에도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로도 긴장이 터져나올 것 같은 충격 서스펜스는 독자들의 심장에 슬픈 파문을 일으킬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질투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흙수저와 금수저, 계약직과 정규직 등의 현실 문제와 사회적 갈등을 내재하고 있다. ‘못 가진 자’가 ‘다 가진 자’에게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패배감, 무력함과 분노는 ‘효주’ 캐릭터의 출발이자 인물 관계와 감정의 동력이며 사건 전개의 중심축으로 작동한다.
자존심 하나만은 지키려고 인생을 수비 자세로만 살던 계약직 여교사 ‘효주’ 앞에 등장한 이사장 딸 ‘혜영’. ‘가진 자’가 ‘못 가진 자’에게 일으킨 균열과 파장은 악의 조차 없었으나 생각보다 상당했고, 혜영과 남학생의 관계를 우연히 목격하게 된 효주는 이를 전세 역전의 패로 활용하며 처음으로 판을 뒤집는데 성공한다. 이후 흙수저가 작정하고 펼치는 반격과 압도적으로 우월한 금수저의 우위가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하는 심리전은 현실만큼 치열하고 액션만큼이나 박진감 넘치며 스릴러보다 살벌한 쾌감을 전하기도 한다. 결국, 정말 안 되는 건지 끝까지 가보려는 ‘효주’의 서늘한 폭주, 그 끝에 찾아오는 강력한 결말은 슬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있다.
소설 [여교사]는 각 인물들의 독백과 설정에 중점을 두어 영화와 또다른 색깔의 새로운 이야기와 해석을 하고 있다.

목차

1. 무관심
2. 우연적 필연
3. 살리에리
4. 흔한 착각
5. 가벼움의 드라마
6. 이카로스
7. 불쌍한 바보
8. 사랑에 눈먼 바보
9. 위험한 재회
10. 죄와 벌
11. 희비극적 불일치
12. 알브레히트
13. 뜨거운 불꽃
14. 욕망의 카멜레온
15. 날개 속에 숨은 칼
16. 데이지
17. 하찮은 벌레
18. 치명적 오류
19. 모두 태양 탓이다

본문중에서

오늘도 엉망이군.
효주는 집에서 싸온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며 멍한 시선으로 창밖을 내다본다. 미세먼지에 갇힌 잿빛 하늘이 벌써 한 달째다.
봄날은 그렇게 가는구나. 젠장. 오사카 벚꽃은커녕 서울대공원도 못 갔는데……. 7년 전 상우와 함께 떠난 하동 십리벚꽃길이 마지막이었다니……. 이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나온 걸까. 휴우. 작은 꽃망울 한 번 터트려보지 못한 잡초처럼, 그저 질기고 억세게 버텨온 시간들……. 그게 내 인생의 봄날이었다고?
휴우. 그만하자. 아침부터.

교문을 들어선 아이들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뛰는 아이들이 보인다.
이제 곧 수업이 시작되겠군.
반쯤 남은 샌드위치를 서둘러 먹는다. 꿀꺽. 마지막 침이 넘어가는 순간 수업 종이 울린다.
아주 정확하군. 이젠 시계가 없어도 되겠어.
낡은 손목시계 줄을 풀어 던지듯 서랍 속에 넣는다.
매일매일 쳇바퀴 도는 다람쥐는 몸에 밴 감각만 믿으면 되는 거야. 사치스럽게 시계는…….
효주는 휴지로 대충 입을 닦고 천천히 시간표를 확인한다. 거울을 한번 볼까 하다 그것마저 귀찮다.
멍하니 앞을 응시하며 천천히 복도를 걸어가는 효주. 5년 동안 걸어왔던 길인데, 이만 하면 좀 정겹고 편안해도 될 터인데, 늘 고단하고 낯설다. 때론 벼린 칼날 끝에 선 것처럼 섬뜩해지곤 한다.
휴우. 그만하자. 올해만 버티면 될 거야.
효주는 2학년 7반 교실 문 앞에서 깊은 한숨을 내쉰다. 늘 그렇듯 아이들은 선생의 등장에 무심하다. 엎드려 자는 아이, 다른 과목 문제집을 푸는 아이……. 큰 소리라도 한번 질러볼까 하다가 관둔다.
그런다고 뭐가 바뀌겠니.
효주는 칠판 한가득 원소 주기율표를 그려 넣는다.
- 노트에 받아 적어.
칠판에 필기를 다한 효주는 아이들에게 별 관심 없는 듯 교탁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교과서와 함께 들고 온 소설을 꺼낸다. 까뮈의 [이방인].

오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른다.

[이방인]의 첫 대사는 아직도 효주의 뇌리에 깊게 새겨 있다.
갑자기 교실 문이 열리면서 후배교사 윤미가 얼굴을 내민다.
- 효주 샘, 지금 교무실!
다급한 목소리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효주는 윤미를 따라 서둘러 교무실에 들어선다. 동료교사 나연이 양수를 흘리며 누워 있다. 양수가 먼저 터지면 뱃속 아기가 위험하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아 효주는 마음이 급하다.
- 효주 샘, 나 좀 도와 줘. 애보다 내가 먼저 죽겠어.
나연은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 괴로워하며 효주를 바라본다.
- 얼른 택시 잡아 병원 보내지 뭐하고들 서 있어요?
효주는 구경꾼처럼 모여든 선생들을 나무라듯 말한다.
- 아악…… 효주 샘, 나 죽어…….
효주는 땀을 뻘뻘 흘리며 괴로워하는 나연의 이마를 손수건으로 닦은 후 손을 잡는다.
- 좀만 참아요. 나 따라서 심호흡해. 하나…… 두울…….
나연은 효주를 바라보며 천천히 심호흡을 따라한다.
- 어찌나 효주 샘을 찾아대던지, 나는 애라도 받을 줄 아나 했네.
둘의 모습을 지켜보던 교감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말한다.
- 애는커녕 아직 결혼도 안 한 박 선생이 뭘 알겠어요. 교감 선생님도 참. 그런데 차는 왜 이렇게 안 와?
부장교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119 요원들이 들것을 들고 교무실로 들어온다.
- 잘 될 거야. 힘내고. 수업 끝나면 병원 가볼게요.
효주는 맞잡았던 나연의 손을 내려놓으며 싱긋 웃어 보인다.
나연이 탄 119 구급차가 운동장을 떠난다. 효주는 혼자 남아 떠나는 구급차를 바라본다. 교문을 빠져나가 우회전을 하고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본다.
선배는 왜 굳이 나를 찾았을까. 119 구급차까지 불러놓고. 교감 말처럼 애도 낳아본 적 없는 나를 왜 그리도 간절히 불렀을까. 맞아, 선배는 늘 그랬지.
허망한 눈빛이 스친다. 효주의 가슴 한쪽이 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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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윤희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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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74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숭실대학교 대학원을 다녔다. 2005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소설 '오른쪽에서 세번째 집'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풀밭 위의 돼지', '숨김없이 남김없이'가 있다.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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