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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철학카페 시리즈, 5년 만의 신작!

한국의 움베르토 에코, 나이 든 철학자 김용규와 젊은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인문학 콘서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혁명부터 이데올로기, 시간, 언어까지 삶을 관통하는 4가지 화두를 던지면서, 혼란과 불안, 혐오의 시대에 맞서 시민으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답고 적확한 통찰을 들려준다.

출판사 서평

한국의 움베르토 에코, 철학자 김용규와
시인 김선우, 소설가 김연수, 소설가 윤성희, 시인 심보선이
함께하는 인문학 콘서트!


"이게 나라냐? 이게 국가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눈살 찌푸리게 되는 혼란의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시국이 불안하고 시절이 수상한 만큼, 철학카페가 새롭게 단장하고 다시 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시인 김선우, 소설가 윤성희, 시인 심보선, 소설가 김연수 등 젊은 예술가들과 힘을 모아 함께 돌아왔다. 20만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에 이어 5년 만의 만남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권은 일상의 모든 순간을 변화시키는 혁명과 이데올로기를 크게 2가지 파트로 나누어 설명한다. 1부 혁명 편에서는 김선우 시인은 물론 바디우, 지젝, 그레이버와 같은 시대의 지성들이 주장하는 '21세기의 혁명'을, 2부 이데올로기 편에서는 김연수 소설가와 아서 쾨슬러,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읽으면서, 마사 누스바움의 주장의 핵심을 짚어 이데올로기의 뼈대를 이야기한다.

"혼란의 시대, 시민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모든 게 불확실하고 흔들리고 붕괴되는 불안의 시대다. '헬조선'이라 불리는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를 더욱 위험 속에 몰아넣고, 자본주의의 노예로 살아가게 닦달하는 사회, 아니 기업과 정부가 판치는 암울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 국내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촛불시위가 한창이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되어 미국 곳곳에서 반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걷잡을 수 없는 불안이 전 세계를 덮치고 있는 지금, 온 국민의 마음은 모두 참담함 그 자체일 것이다. 이에 저자 김용규는 문학과 철학의 콜라보로 일상을 더 유의미하게 만드는 삶의 지혜를 선보인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두 팔 걷어붙이고 "혼란의 시대, 시민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관한 시의적절한 화두를 던졌다. 이 책은 무엇보다 지금, 여기, 우리 시대의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는 여정을 함께하며, 우리를 위협하는 두려움, 무력감, 혐오감에 당당히 맞설 용기를 얻도록 도와줄 것이다.

공연·강연·대담으로 이어지는 다채로운 인문 콘서트!
우리 삶을 관통하는 혁명과 이데올로기에 관하여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권은 일상의 모든 순간을 변화시키는 혁명과 이데올로기를 크게 2가지 파트로 나누어 설명한다. 1부 혁명 편에서는 김선우 시인은 물론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데이비드 그레이버와 같은 시대의 지성들이 주장하는 '21세기의 혁명'에 대해 살펴보았다. 2부 이데올로기 편에서는 김연수 소설가를 비롯해 아서 쾨슬러와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읽으면서, "이성만으로는 이성적일 수 없으며 연민 없이는 정의를 구현할 수 없다"는 마사 누스바움의 주장의 핵심을 짚어 이데올로기의 뼈대를 이야기한다.
또한 공연·강연·대담으로 이어지는 전에 없던 독특한 구성이 돋보이는 책이다. 처음에는 희곡의 대사를 무심한 듯 펼쳐 보이고, 이어 그 속에 숨은 메시지를 강연을 통해 친절히 가르쳐준 다음, 지식이 지식으로만 머물지 않게끔 김선우 시인과 김연수 작가와의 대담을 거쳐 비로소 생생하게 마음속으로 와 닿게 만든다. 우리가 흔히 '혁명'과 '이데올로기'를 굉장히 거창하고 일상과 동떨어진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이뤄야 할 혁명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오해를 말끔히 풀도록 이끌어준다.

생명의 시인 김선우의 말, 인기 소설가 김연수의 말
"일상이 혁명이다, 모든 순간이 혁명이다!"
미시적 움직임들이 만들어내는 더 좋은 국가, 사회를 말하다


혹시라도 당신이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촌 어딘가에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으며 세상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너무나 소극적인 방식이다. 지금은 국가 같지 않은 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이기에, 단 한 명이라도 더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가야 할 때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가 분명히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모두가 열렬히 희생

한국의 움베르토 에코, 철학자 김용규와
시인 김선우, 소설가 김연수, 소설가 윤성희, 시인 심보선이
함께하는 인문학 콘서트!


"이게 사는 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눈살 찌푸리게 되는 혼란의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시국이 불안한 탓에 시민으로 살고 있는 개인 또한 대책 없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철학카페가 새롭게 단장하고 다시 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시인 김선우, 소설가 윤성희, 시인 심보선, 소설가 김연수 등 젊은 예술가들과 힘을 모아 함께 돌아왔다. 20만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에 이어 5년 만의 만남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한국의 움베르토 에코, 나이 든 철학자 김용규와 젊은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인문학 콘서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혁명부터 이데올로기, 시간, 언어까지 삶을 관통하는 4가지 화두를 던지면서, 혼란과 불안, 혐오의 시대에 맞서 시민으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답고 적확한 통찰을 들려준다.

"두려움과 혐오의 시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모든 게 불확실하고 흔들리고 붕괴되는 불안의 시대다. '헬조선'이라 불리는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를 더욱 위험 속에 몰아넣고, 자본주의의 노예로 살아가게 닦달하는 사회, 아니 기업과 정부가 판치는 암울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 국내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 탄핵 촛불시위가 한창이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되어 미국 곳곳에서 반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걷잡을 수 없는 불안이 전 세계를 덮치고 있는 지금, 온 국민의 마음은 모두 참담함 그 자체일 것이다. 이에 저자 김용규는 문학과 철학의 콜라보로 일상을 더 유의미하게 만드는 삶의 지혜를 선보인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두 팔 걷어붙이고 "두려움과 혐오의 시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관한 시의적절한 화두를 던졌다. 이 책은 무엇보다 지금, 여기, 우리 개인의 삶과 가정, 그리고 사회의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는 여정을 함께하며, 우리를 위협하는 두려움, 무력감, 혐오감에 당당히 맞설 용기를 얻도록 도와줄 것이다.

공연·강연·대담으로 이어지는 다채로운 인문 콘서트!
내 삶의 주인이 되게 만드는 시간과 언어에 관하여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2권은 내 삶의 주인이 되게 만드는 시간과 언어를 크게 2가지 파트로 나누어 설명한다. 1부 시간 편에서는 윤성희 소설가와 버지니아 울프, 마르셀 프루스트 등의 작품과 벤야민, 바디우, 지젝, 아감벤, 네그리 등의 진보학자들이 주장한 카이로스(Kairos- 심리적 시간)의 본질을 살펴보면서 시간의 파괴성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는다. 2부 언어 편에서는 심보선 시인과 헤라클레이토스, 사도 요한, 하이데거 등이 말한 천상의 언어, 즉 '물의 언어'를 소개하고, 유발 하라리가 역설했던 인류를 이끄는 '언어의 힘'을 이야기한다.
또한 공연·강연·대담으로 이어지는 전에 없던 독특한 구성이 돋보이는 책이다. 처음에는 희곡의 대사를 무심한 듯 펼쳐 보이고, 이어 그 속에 숨은 메시지를 강연을 통해 친절히 가르쳐준 다음, 지식이 지식으로만 머물지 않게끔 윤성희 작가와 심보선 시인과의 대담을 거쳐 비로소 생생하게 마음속으로 와 닿게 만든다.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아 유의미하게 순간순간의 일상을 채우고, 그 속에 타자는 물론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허구로서의 언어, 즉 물의 언어의 사용법을 배운다면 당신은 천국의 문을 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시간과 언어에 대한 새로운 관점으로 자신과 세계와 역사를 재구성해서, 끝끝내 '내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한국의 버지니아 울프 윤성희의 말,
"7세의 나와 60세의 나를 겹쳐보는 행위를
자신이 망가지더라도 인간이라면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시간이라는 존재에 대하여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어느 명언처럼, 우리는 시간 앞에서 공평하고 속수무책으로 흐르는 시간의 무자비함 속에 삶의 덧없음과 쓸쓸함을 경험하하고 봉사했던 혁명이 '왜 그리고 어떻게' 반혁명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낱낱이 밝혀내 또다시 실패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이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개념, 바로 이데올로기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혁명은, 아무리 좋은 목적으로 시작해도 정당한 목적이 부당한 수단을 정당화하며 본래의 목적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밤은 노래한다]의 저자 김연수는 이데올로기 때문에 혁명에 투신했던 동지들이 서로를 무차별 처형했던 민생단 사건(1932~1936년)을 다루며, "논리적으로 이렇게 시작했으니까 일관되게 이렇게 끝이 나야 한다"는 이데올로기의 잘못된 속성을 파헤쳤다. 이 점을 경계하면서 급진적이거나 체제를 전복시키는 것이 아닌, 일상 속 혁명을 실천해나가면 어떨까.
대통령 탄핵 시위가 한창인 지금 상황에도 혁명이라는 표현이 여전히 부담스럽다면,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라는 시에서 "일상이 혁명이다, 모든 순간이 혁명이다!"라고 외쳤던 김선우 시인에게 약간의 도움을 받아도 좋겠다. 그는 "거창한 혁명을 주장하는 자들을 믿지 마십시오"라며, "소소한 일상의 미시적인 움직임들로 혁명이 깨어나지 않으면 세상은 절대로 좋은 방향으로 바뀌지 못하는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혁명 역시, 거창한 것은 아닐 것이다. 작은 촛불 하나 들고 광장에 모여 비폭력 시위를 하는 것은 정치적인 어떤 것이 아니고 "일상 속에서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혁명"이자, 지금 이 순간을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다. 결국 적극적으로 저항하며 혁명을 일으켜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에 빠져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 이것이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저자와 젊은 예술가들이 내놓은 해답이 아닐까. 부단히 고민해서 애쓰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조금씩 노력한다면, 우리는 분명 아주 근사하고 성공적인 '21세기의 혁명'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란 정말 그런 것일까? 이에 저자 김용규와 윤성희 작가는 '시간'의 본질과 '기억'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펼쳐 보인다. 우리는 시간의 희생물이 아니며, 그 폭력성을 극복하고 우리 삶을 더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는 놀라운 가능성을 지닌 존재라고 말한다. 특히 윤성희 작가는 그 구체적인 해답을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에서 찾는다. "파란만장한 삶을 사신 분들이 흔히 '내 인생은 장편 일곱 권은 나와' 이러시는데 안 나오는 이유는 자신의 삶을 나열식으로만 알지, 되돌아보면서 겹쳐보지 않아서예요"라고 덧붙였다. 그렇다. 사람은 대단한 어떤 것에서 행복을 얻는 게 아니라, 차곡차곡 쌓인 사소한 기억으로 스스로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매 순간마다 '기억'과 '추억'으로서의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함께 시간을 공유할 수 있기에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설령 추하고 불편한 진실이라 하더라도, 과거를 되돌아보고 재해석해야 카이로스, 즉 '심리적 시간'을 살 수 있다는 것. 그래야 그 시간을 온전히 누리며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우리가 개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저자와 윤성희 작가가 답하는 아주 날카롭지만 상냥한 조언 아닐까.

시 쓰는 사회학자 심보선의 말,
"물의 언어라는 것은 천상과 천하를 계속 이어주고
왔다 갔다 하는 그런 언어인 것 같습니다."
삶과 세계, 역사를 구성하는 언어의 가치에 대하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류가 언어를 통해 인종·혈통·종교·문화·언어 등이 전혀 다른 수없이 많은 이방인들과 유연하게 협력하여 결국 오늘날의 우리가 되었다고 역설했다. 저자와 심보선 시인의 생각도 그러하다. 그들은 언어가 만드는 지옥과 천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는 '불의 언어'와 허구를 통해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주는 '물의 언어'를 통해 빛나는 통찰을 건넨다. 그 속에서 삶과 세계, 역사를 구성하는 결정적인 요소인 언어의 본질적 가치를 짚어본다. 대담에서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저자가 심 시인에게 '물의 언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지점일 것이다. "'너는 무엇이다' 나한테 어떤 틀을 부여하는 판단의 언어가 아니라, 내가 그 안에서 자유롭게 놀고 느낄 수 있는 포근한 언어라고 할까요? 그래서 내가 자꾸만 매혹되는 언어"라고, 시인은 자신만의 개념으로 물의 언어를 정의했다. 그렇다. 그에게 있어 물의 언어란 '천상과 천하를 계속 이어주고 왔다 갔다 하는 그런 언어'다. 앞서 언급했듯 천국의 문을 열 수도 있는 그런 말인 것이다! 예컨대 불의 언어처럼 "너는 못생겼다"라는 판단이 아니라, "(못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너는 잘생겼다"라는, 사실을 넘어서며 극복하는 '행복한 현실'을 만들어주는 도구로서의 언어. "물의 언어를 써보는 건 어때요?"가, "우리가 개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저자와 심보선 시인의 희망과 행복, 기대를 품은 답변이자 마법 같은 주문이다.

목차

머리말- 바람 속에 있는 대답

1부 [혁명] 김선우 편

1장 공연- 안티고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미켈란젤로 프로젝트
-민주주의를 위한 '빼기'
-누가 스타벅스의 다윗을 두려워하랴
-진실로 피할 수 있는 것을 피하지 않음이 운명
-안티고네는 이렇게 말했다

2장 강연- 21세기의 혁명
-안티고네는 누구인가
-정의냐, 정당성이냐
-안티고네는 정당한가
-지젝이 어찌 안티고네를
-포스트 안티고네, 포스트모던 빼기
-자기-몰아세움과 자기-닦달
-어르고 뺨 때리기
-자본주의의 본질이 위험이다
-저항을 버전 업 하자
-재앙의 시작
-음모설에 숨어 있는 진실
-알파고 쇼크, 테이 해프닝
-사탕발림이거나 거짓말이거나
-터미네이터가 왔다
-왜 우리는 가만히 있는가
-그러나 그것에는 손이 없다
-설국열차, 반쯤 남은 희망
-슈퍼맨을 소환하자
-빼기로서의 더하기
-소문자 a 아나키즘, 예시적 정치
-혁명은 시작이 성공이다

3장 대담- 시인 김선우
-에코페미니스트냐고 물으면
-소유격에 숨어 있는 마음의 그림자 노동
-잡아갈 테면 잡아가슈
-일상이 혁명이다. 모든 순간이 혁명이다
-시가 사회 못 바꿔요

2부 [이데올로기] 김연수 편

1장 공연 - 한낮의 어둠
-된장 김치찌개냐, 김치 된장찌개냐
-카메라 옵스큐라와 고르디아스의 매듭
-아틀라스가 사라진다면?
-황금사과 가져오기
-오직 순결한 수단만이

2장 강연 - 이성의 등뼈
-왜 그리고 어떻게
-도스토옙스키의 악령
-길고도 짧은 이데올로기의 역사
-이성의 뫼비우스 띠
-자본주의가 뭐 어쨌다고?
-자본주의 나라의 앨리스
-이데올로기와 함께 살아가기
-세비야의 잠 못 이루는 밤
-혁명가와 이데올로그
-이성만으로는 이성적이지 못하다
-연민의 사회학

3장 대담- 소설가 김연수
-저는 그런 소설을 안 씁니다
-도스토옙스키적인 인물들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여자
-여성이 남성보다 우수한 종이라고?
-되도록 야한 걸로 읽어주세요
-미드나잇 인 대학로

감사의 말

참고문헌

머리말- 두드려요, 천국의 문을

1부 [시간] 윤성희 편

1장 공연-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기억이 인간을 구원한다고?
-그녀의 몸 위에 다시 한 번 엎어지는 거야!

2장 강연- 시간의 두 얼굴
-이 쓸쓸함, 이 덧없음을
-베케트의 '시간 마술'
-에피쿠로스에게 종려나무 가지를
-카잔차키스의 삶, 베리만의 죽음
-마음아, 네 안에서 내가 시간을 재는구나!
-인간은 기억이다
-키르케고르의 '반복'
-'동시성'과 '순간'
-잃어버린 시간, 되찾은 시간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울프의 '터널 파기'
-벤야민의 '지금시간'
-메시아가 들어오는 작은 문
-폐허로의 소환
-혁명의 시간, 남겨진 시간
-위험한 수면제
-[부메랑]과 이야기 정체성

3장 대담- 소설가 윤성희
-그 말은 너무 잘난 척한 게 아닌가?
-이야기가 이야기하게 하는 법
-추억이라는 한 묶음의 꽃다발
-자신이 망가지더라도, 인간이라면
-당신은 까닭 없이 태어나지 않았다

2부 [언어] 심보선 편

1장 공연- 벨락의 아폴로
-호모 사피엔스의 성공 비결
-마키아벨리 지능가설
-호모 사피엔스 나랜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처럼
-참 잘생기셨어요!

2장 강연- 두 언어, 두 풍경
-주문, 예언, 허구
-음성언어와 문자언어
-언어가 정신을 만든다
-불의 언어, 물의 언어
-두 언어, 두 진리
-물의 말을 모르는 사람들
-폭력적 언어, 비폭력적 언어
-말로 할 수 없는 말
-카인의 고통
-소외의 언어, 포옹의 언어
-초라한 간이역에 아주 잠깐 머물기
-이웃이라는 괴물에 대해

3장 대담- 심보선 시인
-시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
-사실을 넘어서는 행복한 현실
-심보선과 지젝이 만난 곳
-우리 모두가 좀비다
-시(詩)가 예수다
-영화 보다가 쓰는 시
-지네가 걸어가는 법
-모두가 힘을 모아 함께 살게 하는 것

감사의 말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기억이 인간을 구원해준다'는 것은 서양 사람들이 지닌 매우 특별한 생각이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그 대표적인 예를 우리는 마르셀 프루스트(M. Proust)의 장편소설 [읾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비결인즉, 인간에게 기억은 단지 과거의 일들을 떠올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저도 모르게 잃어버린 '삶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되찾아주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인간은 기억을 통해서 자기가 누구인지, 자기 삶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존재다. 그래서 엘리엇은 [공허한 밤의 광시곡]에서 "기억이여! / 당신이 (구원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읊은 것이고, [캣츠]에서 그리자벨라도 "기억이여 / 달빛 속에 나는 홀로 / 지나온 날들을 떠올려요 / 그때는 나도 아름다웠지요 / 나는 기억해요 /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았던 때를 / 기억이 다시 살아나게 해줘요"라고 노래하는 것이다.
(/ p.27)

크라프는 이처럼 지난 세월을 돌아볼 때마다 과거의 삶을 후회하며 새로운 삶을 살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항상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때문에 생일을 맞을 때마다 그가 하는 말도 의미 있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테이프에서 반복되는 독백처럼 그저 '소리'일 뿐이다. 크라프는 전 생애를 거쳐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보여준 마지막 장면―"그럼 가볼까?" / "응, 가세나." / (그들은 꼼짝 않는다)―을 반복해서 재연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안타깝고 서글픈 것은 그가 더 이상 어디론지 갈 수도 없고, 무엇이 될 수도 없고,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말할 수도 없게 되어, 곧 모든 존재 가능성이 사라진 다음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여전히 아무것도 아닌 채, 여전히 말이 아닌 말을 하는 마지막 장면이다. 그 말이 아닌 말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랬다.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 p.51)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셉티머스는 결국에 창에서 뛰어내려 자살하지만, 그와 똑같은 삶에 대한 두려움, 무력감, 혐오감을 느끼며 두 개의 상반된 시간(또는 세계)을 오가며 살면서도 댈러웨이 부인은 파티를 끝내고 조용히 삶을 이어간다는 점이다. 삶에 대한 그녀의 흔들리지 않는 태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다시 말해 모든 것을 불안하고 무의미하며 혐오스럽게 만드는 외적 시간에 대항하여 "끝끝내 살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히 걸어가게" 하는 그녀가 지닌 '존재에의 용기'는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해 버지니아 울프는 주인공 클러리서 댈러웨이 부인의 입을 빌려 답한다. "별빛이 명멸하는 밤하늘" "떨어지는 물방울" 같은 덧없는 아름다움들이 주는 기쁨, 순간마다 "그 순간의 깊숙한 곳"에서 솟아나는 "사소한 추억들이 주는 즐거움"이라고.
(/ p.111)

윤성희- (......) 그게 추한 진실이든 만나야 했던 사건이든 우리가 자꾸 자기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재해석해야 된다는 것은 이런 것 같아요. 시간하고도 비슷한 것 같은데요. 마르케스 자서전 맨 앞에 나오는 내용 중에 "삶이면 우리가 살았던 것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얘기하기 위해서 어떻게 기억하느냐 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어요. 자서전을 쓰는 건 언제나 자기 인생을 다시 재구성해보는 것이라는 선생님 말씀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뒤돌아보지 않으면 자기 삶을 살았던 것 자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파란만장한 삶을 사신 분들이 흔히 '내 인생은 장편 일곱 권은 나와' 이러시는데, 실제로 그게 안 나오는 이유는 자신의 삶을 나열식으로만 알지 되돌아보면서 겹쳐보지 않아서예요. 7세의 나와 60세의 나를 겹쳐보거나 15세의 나와 현재의 나를 겹쳐보지 않는 것 같아요. (인간이니까) 그런 행위를 해봐야 되지 않나 싶어요. 자기 자신이 망가지더라도, 인간이라면 그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 p.177)

거짓말과 허구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둘 모두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처럼'이라는 형식을 취한다

혁명이란 무엇이던가? 새로워지고 싶다는 것, 허물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 어젯밤 자고 온 자리에는 다시 눕지 않겠다는 것, 새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것, 죽어서 다시 살겠다는 것,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을 찾겠다는 것, 무덤같이 춥고 어두운 겨울이 잉태한 불타는 꿈이 아니라면!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무엇이던가? 밤이 다할 때마다 찾아오는 여명이 아니라면, 겨울이 끝날 때마다 펼쳐지는 봄이 아니라면, 숱한 꿈들이 만들어낸 현실이 아니라면, 모든 부정이 이끌어낸 긍정이 아니라면!
(/ p.17)

저항의 수단이 아니라 목적에 관심을 두기 때문에 간디의 비폭력적 저항에 종종 의심과 불만을 표하는 지젝이 간디가 폭력적이었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 "간디는 아주 평화적인 방법을 택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굉장히 폭력적"이었다는 것이다. 소금행진과 같은 불매운동, 납세거부운동 등이 그렇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그가 겨냥한 것이 영국 식민지 정부의 모든 기능과 작동 전체"였기 때문이라 한다. 맞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간디의 비폭력은 폭력적이다. 지젝이 카드로 만든 집에서 카드 한 장 빼내는 것을 예로 들며 '진정한 빼기'라고 표현했던 이런 폭력, 이런 불복종, 이런 저항이 진정한 저항이고, 이런 저항을 통해서 비로소 세상이 나아지고 진리가 구현된다는 것이 간디의 생각이었다.
(/ p.79)

예를 들면 밀로셰비치의 아내가 매일 머리에 조화(造花)를 꽂는 것을 풍자하기 위해 수십 마리 칠면조의 머리에 하얀 꽃을 꽂아 거리에 풀어놓았다. 그러자 밀로셰비치의 경찰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꽥꽥거리는 칠면조들을 잡으려고 바보처럼 뛰어다니다 넘어졌다. "우스꽝스러운 광경에 시민들은 즐거워했고, 칠면조 뒤를 쫓는 경찰들은 전보다 덜 겁나는 존재가 됐다." 시민들 중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전하려는 메시지는 뚜렷이 전해졌고 권력자들은 조롱거리가 되었다. 이 같은 유머와 웃음을 동반한 시위를 통해 오트포르는 2000년 드디어 독재자를 몰아내고 세르비아의 민주화를 일구어냈다. 참으로 '포스트모던한 빼기'가 아닌가!
(/ p.83)

'그들'은 바우만이 [쓰레기가 되는 삶]에서 "인간쓰레기,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쓰레기가 된 인간들"이라고 이름 붙인 잉여 또는 여분의 인간이다. 자신의 탓이 아님에도 '무능하다' '무식하다'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판뿐 아니라 '게으르다' '퇴폐적이다' '위험하다'와 같은 도덕적 비난까지 감수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또 '그들'은 아감벤이 고찰한 호모 사케르(Homo Sacer), 곧 모든 법적인 보호에서 제외된 '벌거벗은 생명(la nuda vita)'이 될 수도 있다. 아무 잘못이 없는데도 끌려가고, 매 맞고, 갇히고, 죽음을 당할지도 모른다.
(/ p.148)

김선우- (......) 시가 사회를 바꿀 수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시가 사회 못 바꿔요. 시가 사회 못 바꿉니다. 시가 사회를 못 바꾸지만 선생님께서 아까 그런 말씀 하셨는데, 철학과 예술을 모른다고 해서 내일의 태양이 안 뜨는 게 아니에요. 철학과 예술을 모른다고 해서 일상이 주어지지 않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철학과 예술을 향유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주어진 하루의 일상이 엄청나게 풍부해져요. 충만해져요.
충만하게 일깨운 자기 자신의 에너지를 옆 사람과 나누면서 조금씩 행복해지고 끊임없이 뭔가를 변화시켜가는 실천들이 우리 일상을 반짝이게 하고 기쁘게 하게 하는 거잖아요. '혁명이야. 다 바뀌었어.' 이런 세상, 시를 통해 절대 오지 않아요. 하지만 부추길 순 있어요. '야. 우리 이렇게 살아야 되는 거 아니니? 이게 사는 거야? 살아 있긴 한데 실은 죽어 있는 거 아니니?' 이런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게 한다는 측면에서 궁극적으로 철학과 예술, 문학이 세상을 바꾸죠. 하드웨어를 바꿀 수 없다고 해서 패배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 p.223)

뫼비우스 띠와 이데올로기는, 그 안에 모종의 전도가 들어 있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순환적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거짓말은 사실 여부와 관계되어 있다. 그것에는 사실에 대한 왜곡과 기만이 들어 있다. 하라리의 말대로 "사자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면서도 강가에 사자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거짓말이다. 이에 반해 허구는 사실보다는 믿음의 여부와 관련되어 있다. 빅토리와 하라리가 증언했듯이, 오직 사피엔스만이 허구로 만들어진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믿고 말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그 결과 허구는 사실과 무관한 가상의 실재를 만들어낸다. 하라리는 "거짓말과 달리 가상의 실재는 모든 사람이 믿는 것을 말한다. 이런 공통의 믿음이 지속되는 한, 가상의 실재는 현실 세계에서 힘을 발휘한다"고 했다.
(/ p.207)

주인이 물을 날라다주며 무엇을 먹을 것인지 물었다. "자장면 하나 주세요." 여인이 대답했다. 그러자 소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왜?...... 엄만, 안 먹어?" "응. 엄만 조금 전에 밥을 먹었거든. 그래서 배가 불러." 여인의 말에 소년은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응......, 그래?"
일본의 동화작가 구리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을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지만 모두가 가난하게 살던 시절에는 그리 희귀한 이야기도 아니었다. 내가 묻고 싶은 것은 여기서 과연 무엇이 진리일까 하는 것이다. 그때 여인은 밥을 먹지 않았다. 단지 돈이 없었을 뿐이다. 그래서 자장면 한 그릇만 시켜 "응. 엄만 조금 전에 밥을 먹었거든. 그래서 배가 불러" 하며 아이에게 먹인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고 그것이 사실의 진리다. 그렇다면 이 여인은 자기 아이에게 거짓말을 한 것일까?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 p.272)

[새로운 계급투쟁]에서 지젝도 "적이란 당신이 아직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아무리 흉악한 괴물이라 할지라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 내면 깊숙이까지 들어가 알고 보면 적으로 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문학작품이 메리 셸리(M. W. Shelley, 1797~1851)의 [프랑켄슈타인]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셸리가 작품의 핵심부에서 프랑켄슈타인이 자기 이야기를 하게 함으로써 사회로부터 낙인찍히고 규정되고 억압당하고 따돌림당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독자들에게 묻게 했기 때문이다.
지젝은 이로써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최악의 범죄자는 최고의 희생자로 구현되었다. 괴물 같은 살인자는 깊은 상처에 절망한 나머지 자신을 보듬어줄 사회의 품과 사랑을 갈망하는 개인임이 밝혀졌다"며, "셸리는 보수주의자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일을 해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럼에도 오늘날 세계 내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프랑켄슈타인들과 관련해서는 다분히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 p.325)

심보선- (......) 저한테 물의 언어라는 것은 천상과 천하를 계속 이어주고 왔다 갔다 하는 그런 언어인 것 같습니다.
"비라는 건 천상에서 천하로 떨어지고 어떤 비는 올라가기도 한다더라고요." 능청이다. 시인만이 할 수 있는 능청이다. 용오름이라면 몰라도 하늘로 올라가는 비가 어디 있겠는가. 그렇지만 참 아름다운 시적 이미지가 담긴 능청이 아닌가. 그는 "물의 언어라는 것은 천상과 천하를 계속 이어주고 왔다 갔다 하는 그런 언어"인 것 같다고 하지 않는가. 천상과 천하를 계속 이어주고 왔다 갔다 하는 그것이 본디 무엇이겠는가, 신의 말을 나르는 천사가 아니라면! 또 그 천사가 나르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시가 아니라면! 나는 그날 저녁 이처럼 아름다운 시적 이미지를 지닌 시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행운을 누렸다.
(/ p.337)
로 동일한 형식을 취한다. 여기에 한번 갇히면 빠져나오기가 어렵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나는 뫼비우스의 띠가 '이데올로기의 형식적 구조'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데 적합한 모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날 강연의 제목도 '이성의 등뼈'라고 정하고, 청중에게 뫼비우스의 띠를 보여주며 이데올로기를 '이성의 뫼비우스 띠'라고 소개했다. 이성의 산물인 이념과 사상들이―그것의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어―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뒤틀린 형식을 취한 것이 이데올로기라는 뜻에서였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성의 뫼비우스 띠'보다 '이성 안에 들어 있는 뫼비우스 띠'가, '이성의 등뼈'보다 '이성의 뒤틀린 등뼈'가 덜 매력적이긴 해도 더 정확한 표현이다. (/ p.308)

"아니, 우리가 내내 이 나무 아래에 있었던 거예요? 모든 게 아까 그대로잖아요!"
"물론이지. 그럼 어디를 기대했는데?"
"글쎄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오랫동안 빨리 달리면 보통 다른 곳에 가 있거든요."
"굼벵이 같은 나라구나. 여기선 보다시피 같은 곳에 머물러 있으려면 쉬지 않고 달려야 해. 어딘가 다른 곳에 가고 싶으면 적어도 이것보다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하고!"

캐럴의 앨리스 시리즈는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적·· 문화적 배경이 절묘하게 반영돼 있으면서도, 지적인 은유가 가득 찬 판타지와 영문학 특유의 뛰어난 유머가 효과적으로 어우러져 아동문학사에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남았다. 그런데 나는 종종 이 작품을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비판이라는 시각에서 읽어보면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 p.319)

김연수- (......) 어디서 그걸 직관적으로 깨달았는가 하면요. 입체 사진을 봤는데 두 개가 핀트가 안 맞잖아요? 다른 부분들이 존재하고 있죠. 그걸 렌즈로 들여다보면 두 상이 합쳐지면서 입체가 생기는 거죠. 약간 다르다는 것의 찝찝한 느낌, 이런 게 같아지면 모노로 딱 또렷하게 보일 텐데 하는 찝찝함을 놔두고 견디는 것 자체가 이 세계의 어떤 깊이를 주는 게 아닐까, 그때부터 해결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어요. 예를 들면 이분법 같은 거나 양자택일하는 문제들, 어릴 때 많이 물어보잖아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이럴 때 대답을 하지 말자는 해결책을 발견하고 난 뒤에 알게 된 거예요. 어떤 사람이 나에게 '이걸 할 건가? 저걸 할 건가?' 할 때 두 개 다 하는 게 정답이더라고요. '국제주의냐, 민주주의냐'라고 했을 때 같이 하는 대신에 찝찝함을 견디는 거죠. 한쪽이 깨끗해지는 건 없다는 거죠. 아까 생각하기에 그 견디는 게 남을 위해 참는 거잖아요? 싹 없어졌으면 좋겠는데 참는 것, [한낮의 어둠]의 마지막 구절에 나오던 배 밑의 짐, 그 윤리라는 것, 그렇게 꼴 보기 싫은 것들을 나한테 큰 해를 안 끼치는 한에서 참고 견뎌주는 것이 윤리가 아닐까라는 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 p.393)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28종
판매수 44,501권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과 튀빙겐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스스로 변화하게 하는 것이 철학의 본분이라 여기며, 대중과 소통하는 길을 끊임없이 모색해왔다. 그 결과 《신: 인문학으로 읽는 하나님과 서양문명 이야기》 《데칼로그》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 2》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 《영화관 옆 철학카페》 《타르코프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설득의 논리학》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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