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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 : 혁명 이데올로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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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2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철학카페 시리즈, 5년 만의 신작!

    한국의 움베르토 에코, 나이 든 철학자 김용규와 젊은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인문학 콘서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혁명부터 이데올로기, 시간, 언어까지 삶을 관통하는 4가지 화두를 던지면서, 혼란과 불안, 혐오의 시대에 맞서 시민으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답고 적확한 통찰을 들려준다.

    출판사 서평

    한국의 움베르토 에코, 철학자 김용규와
    시인 김선우, 소설가 김연수, 소설가 윤성희, 시인 심보선이
    함께하는 인문학 콘서트!


    "이게 나라냐? 이게 국가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눈살 찌푸리게 되는 혼란의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시국이 불안하고 시절이 수상한 만큼, 철학카페가 새롭게 단장하고 다시 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시인 김선우, 소설가 윤성희, 시인 심보선, 소설가 김연수 등 젊은 예술가들과 힘을 모아 함께 돌아왔다. 20만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에 이어 5년 만의 만남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권은 일상의 모든 순간을 변화시키는 혁명과 이데올로기를 크게 2가지 파트로 나누어 설명한다. 1부 혁명 편에서는 김선우 시인은 물론 바디우, 지젝, 그레이버와 같은 시대의 지성들이 주장하는 '21세기의 혁명'을, 2부 이데올로기 편에서는 김연수 소설가와 아서 쾨슬러,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읽으면서, 마사 누스바움의 주장의 핵심을 짚어 이데올로기의 뼈대를 이야기한다.

    "혼란의 시대, 시민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모든 게 불확실하고 흔들리고 붕괴되는 불안의 시대다. '헬조선'이라 불리는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를 더욱 위험 속에 몰아넣고, 자본주의의 노예로 살아가게 닦달하는 사회, 아니 기업과 정부가 판치는 암울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 국내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촛불시위가 한창이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되어 미국 곳곳에서 반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걷잡을 수 없는 불안이 전 세계를 덮치고 있는 지금, 온 국민의 마음은 모두 참담함 그 자체일 것이다. 이에 저자 김용규는 문학과 철학의 콜라보로 일상을 더 유의미하게 만드는 삶의 지혜를 선보인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두 팔 걷어붙이고 "혼란의 시대, 시민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관한 시의적절한 화두를 던졌다. 이 책은 무엇보다 지금, 여기, 우리 시대의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는 여정을 함께하며, 우리를 위협하는 두려움, 무력감, 혐오감에 당당히 맞설 용기를 얻도록 도와줄 것이다.

    공연·강연·대담으로 이어지는 다채로운 인문 콘서트!
    우리 삶을 관통하는 혁명과 이데올로기에 관하여


    [철학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다] 1권은 일상의 모든 순간을 변화시키는 혁명과 이데올로기를 크게 2가지 파트로 나누어 설명한다. 1부 혁명 편에서는 김선우 시인은 물론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데이비드 그레이버와 같은 시대의 지성들이 주장하는 '21세기의 혁명'에 대해 살펴보았다. 2부 이데올로기 편에서는 김연수 소설가를 비롯해 아서 쾨슬러와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읽으면서, "이성만으로는 이성적일 수 없으며 연민 없이는 정의를 구현할 수 없다"는 마사 누스바움의 주장의 핵심을 짚어 이데올로기의 뼈대를 이야기한다.
    또한 공연·강연·대담으로 이어지는 전에 없던 독특한 구성이 돋보이는 책이다. 처음에는 희곡의 대사를 무심한 듯 펼쳐 보이고, 이어 그 속에 숨은 메시지를 강연을 통해 친절히 가르쳐준 다음, 지식이 지식으로만 머물지 않게끔 김선우 시인과 김연수 작가와의 대담을 거쳐 비로소 생생하게 마음속으로 와 닿게 만든다. 우리가 흔히 '혁명'과 '이데올로기'를 굉장히 거창하고 일상과 동떨어진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이뤄야 할 혁명과 이데올로기에 대한 오해를 말끔히 풀도록 이끌어준다.

    생명의 시인 김선우의 말, 인기 소설가 김연수의 말
    "일상이 혁명이다, 모든 순간이 혁명이다!"
    미시적 움직임들이 만들어내는 더 좋은 국가, 사회를 말하다


    혹시라도 당신이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촌 어딘가에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으며 세상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너무나 소극적인 방식이다. 지금은 국가 같지 않은 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이기에, 단 한 명이라도 더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가야 할 때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가 분명히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모두가 열렬히 희생하고 봉사했던 혁명이 '왜 그리고 어떻게' 반혁명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낱낱이 밝혀내 또다시 실패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이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개념, 바로 이데올로기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혁명은, 아무리 좋은 목적으로 시작해도 정당한 목적이 부당한 수단을 정당화하며 본래의 목적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밤은 노래한다]의 저자 김연수는 이데올로기 때문에 혁명에 투신했던 동지들이 서로를 무차별 처형했던 민생단 사건(1932~1936년)을 다루며, "논리적으로 이렇게 시작했으니까 일관되게 이렇게 끝이 나야 한다"는 이데올로기의 잘못된 속성을 파헤쳤다. 이 점을 경계하면서 급진적이거나 체제를 전복시키는 것이 아닌, 일상 속 혁명을 실천해나가면 어떨까.
    대통령 탄핵 시위가 한창인 지금 상황에도 혁명이라는 표현이 여전히 부담스럽다면,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라는 시에서 "일상이 혁명이다, 모든 순간이 혁명이다!"라고 외쳤던 김선우 시인에게 약간의 도움을 받아도 좋겠다. 그는 "거창한 혁명을 주장하는 자들을 믿지 마십시오"라며, "소소한 일상의 미시적인 움직임들로 혁명이 깨어나지 않으면 세상은 절대로 좋은 방향으로 바뀌지 못하는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혁명 역시, 거창한 것은 아닐 것이다. 작은 촛불 하나 들고 광장에 모여 비폭력 시위를 하는 것은 정치적인 어떤 것이 아니고 "일상 속에서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혁명"이자, 지금 이 순간을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다. 결국 적극적으로 저항하며 혁명을 일으켜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에 빠져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 이것이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저자와 젊은 예술가들이 내놓은 해답이 아닐까. 부단히 고민해서 애쓰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조금씩 노력한다면, 우리는 분명 아주 근사하고 성공적인 '21세기의 혁명'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목차

    머리말- 바람 속에 있는 대답

    1부 [혁명] 김선우 편

    1장 공연- 안티고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미켈란젤로 프로젝트
    -민주주의를 위한 '빼기'
    -누가 스타벅스의 다윗을 두려워하랴
    -진실로 피할 수 있는 것을 피하지 않음이 운명
    -안티고네는 이렇게 말했다

    2장 강연- 21세기의 혁명
    -안티고네는 누구인가
    -정의냐, 정당성이냐
    -안티고네는 정당한가
    -지젝이 어찌 안티고네를
    -포스트 안티고네, 포스트모던 빼기
    -자기-몰아세움과 자기-닦달
    -어르고 뺨 때리기
    -자본주의의 본질이 위험이다
    -저항을 버전 업 하자
    -재앙의 시작
    -음모설에 숨어 있는 진실
    -알파고 쇼크, 테이 해프닝
    -사탕발림이거나 거짓말이거나
    -터미네이터가 왔다
    -왜 우리는 가만히 있는가
    -그러나 그것에는 손이 없다
    -설국열차, 반쯤 남은 희망
    -슈퍼맨을 소환하자
    -빼기로서의 더하기
    -소문자 a 아나키즘, 예시적 정치
    -혁명은 시작이 성공이다

    3장 대담- 시인 김선우
    -에코페미니스트냐고 물으면
    -소유격에 숨어 있는 마음의 그림자 노동
    -잡아갈 테면 잡아가슈
    -일상이 혁명이다. 모든 순간이 혁명이다
    -시가 사회 못 바꿔요

    2부 [이데올로기] 김연수 편

    1장 공연 - 한낮의 어둠
    -된장 김치찌개냐, 김치 된장찌개냐
    -카메라 옵스큐라와 고르디아스의 매듭
    -아틀라스가 사라진다면?
    -황금사과 가져오기
    -오직 순결한 수단만이

    2장 강연 - 이성의 등뼈
    -왜 그리고 어떻게
    -도스토옙스키의 악령
    -길고도 짧은 이데올로기의 역사
    -이성의 뫼비우스 띠
    -자본주의가 뭐 어쨌다고?
    -자본주의 나라의 앨리스
    -이데올로기와 함께 살아가기
    -세비야의 잠 못 이루는 밤
    -혁명가와 이데올로그
    -이성만으로는 이성적이지 못하다
    -연민의 사회학

    3장 대담- 소설가 김연수
    -저는 그런 소설을 안 씁니다
    -도스토옙스키적인 인물들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여자
    -여성이 남성보다 우수한 종이라고?
    -되도록 야한 걸로 읽어주세요
    -미드나잇 인 대학로

    감사의 말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혁명이란 무엇이던가? 새로워지고 싶다는 것, 허물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 어젯밤 자고 온 자리에는 다시 눕지 않겠다는 것, 새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것, 죽어서 다시 살겠다는 것,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을 찾겠다는 것, 무덤같이 춥고 어두운 겨울이 잉태한 불타는 꿈이 아니라면!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무엇이던가? 밤이 다할 때마다 찾아오는 여명이 아니라면, 겨울이 끝날 때마다 펼쳐지는 봄이 아니라면, 숱한 꿈들이 만들어낸 현실이 아니라면, 모든 부정이 이끌어낸 긍정이 아니라면!
    (/ p.17)

    저항의 수단이 아니라 목적에 관심을 두기 때문에 간디의 비폭력적 저항에 종종 의심과 불만을 표하는 지젝이 간디가 폭력적이었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 "간디는 아주 평화적인 방법을 택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굉장히 폭력적"이었다는 것이다. 소금행진과 같은 불매운동, 납세거부운동 등이 그렇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그가 겨냥한 것이 영국 식민지 정부의 모든 기능과 작동 전체"였기 때문이라 한다. 맞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간디의 비폭력은 폭력적이다. 지젝이 카드로 만든 집에서 카드 한 장 빼내는 것을 예로 들며 '진정한 빼기'라고 표현했던 이런 폭력, 이런 불복종, 이런 저항이 진정한 저항이고, 이런 저항을 통해서 비로소 세상이 나아지고 진리가 구현된다는 것이 간디의 생각이었다.
    (/ p.79)

    예를 들면 밀로셰비치의 아내가 매일 머리에 조화(造花)를 꽂는 것을 풍자하기 위해 수십 마리 칠면조의 머리에 하얀 꽃을 꽂아 거리에 풀어놓았다. 그러자 밀로셰비치의 경찰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꽥꽥거리는 칠면조들을 잡으려고 바보처럼 뛰어다니다 넘어졌다. "우스꽝스러운 광경에 시민들은 즐거워했고, 칠면조 뒤를 쫓는 경찰들은 전보다 덜 겁나는 존재가 됐다." 시민들 중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전하려는 메시지는 뚜렷이 전해졌고 권력자들은 조롱거리가 되었다. 이 같은 유머와 웃음을 동반한 시위를 통해 오트포르는 2000년 드디어 독재자를 몰아내고 세르비아의 민주화를 일구어냈다. 참으로 '포스트모던한 빼기'가 아닌가!
    (/ p.83)

    '그들'은 바우만이 [쓰레기가 되는 삶]에서 "인간쓰레기,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쓰레기가 된 인간들"이라고 이름 붙인 잉여 또는 여분의 인간이다. 자신의 탓이 아님에도 '무능하다' '무식하다'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판뿐 아니라 '게으르다' '퇴폐적이다' '위험하다'와 같은 도덕적 비난까지 감수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또 '그들'은 아감벤이 고찰한 호모 사케르(Homo Sacer), 곧 모든 법적인 보호에서 제외된 '벌거벗은 생명(la nuda vita)'이 될 수도 있다. 아무 잘못이 없는데도 끌려가고, 매 맞고, 갇히고, 죽음을 당할지도 모른다.
    (/ p.148)

    김선우- (......) 시가 사회를 바꿀 수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시가 사회 못 바꿔요. 시가 사회 못 바꿉니다. 시가 사회를 못 바꾸지만 선생님께서 아까 그런 말씀 하셨는데, 철학과 예술을 모른다고 해서 내일의 태양이 안 뜨는 게 아니에요. 철학과 예술을 모른다고 해서 일상이 주어지지 않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철학과 예술을 향유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주어진 하루의 일상이 엄청나게 풍부해져요. 충만해져요.
    충만하게 일깨운 자기 자신의 에너지를 옆 사람과 나누면서 조금씩 행복해지고 끊임없이 뭔가를 변화시켜가는 실천들이 우리 일상을 반짝이게 하고 기쁘게 하게 하는 거잖아요. '혁명이야. 다 바뀌었어.' 이런 세상, 시를 통해 절대 오지 않아요. 하지만 부추길 순 있어요. '야. 우리 이렇게 살아야 되는 거 아니니? 이게 사는 거야? 살아 있긴 한데 실은 죽어 있는 거 아니니?' 이런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게 한다는 측면에서 궁극적으로 철학과 예술, 문학이 세상을 바꾸죠. 하드웨어를 바꿀 수 없다고 해서 패배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 p.223)

    뫼비우스 띠와 이데올로기는, 그 안에 모종의 전도가 들어 있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순환적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동일한 형식을 취한다. 여기에 한번 갇히면 빠져나오기가 어렵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나는 뫼비우스의 띠가 '이데올로기의 형식적 구조'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데 적합한 모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날 강연의 제목도 '이성의 등뼈'라고 정하고, 청중에게 뫼비우스의 띠를 보여주며 이데올로기를 '이성의 뫼비우스 띠'라고 소개했다. 이성의 산물인 이념과 사상들이―그것의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어―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뒤틀린 형식을 취한 것이 이데올로기라는 뜻에서였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성의 뫼비우스 띠'보다 '이성 안에 들어 있는 뫼비우스 띠'가, '이성의 등뼈'보다 '이성의 뒤틀린 등뼈'가 덜 매력적이긴 해도 더 정확한 표현이다. (/ p.308)

    "아니, 우리가 내내 이 나무 아래에 있었던 거예요? 모든 게 아까 그대로잖아요!"
    "물론이지. 그럼 어디를 기대했는데?"
    "글쎄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오랫동안 빨리 달리면 보통 다른 곳에 가 있거든요."
    "굼벵이 같은 나라구나. 여기선 보다시피 같은 곳에 머물러 있으려면 쉬지 않고 달려야 해. 어딘가 다른 곳에 가고 싶으면 적어도 이것보다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하고!"

    캐럴의 앨리스 시리즈는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적·· 문화적 배경이 절묘하게 반영돼 있으면서도, 지적인 은유가 가득 찬 판타지와 영문학 특유의 뛰어난 유머가 효과적으로 어우러져 아동문학사에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남았다. 그런데 나는 종종 이 작품을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비판이라는 시각에서 읽어보면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 p.319)

    김연수- (......) 어디서 그걸 직관적으로 깨달았는가 하면요. 입체 사진을 봤는데 두 개가 핀트가 안 맞잖아요? 다른 부분들이 존재하고 있죠. 그걸 렌즈로 들여다보면 두 상이 합쳐지면서 입체가 생기는 거죠. 약간 다르다는 것의 찝찝한 느낌, 이런 게 같아지면 모노로 딱 또렷하게 보일 텐데 하는 찝찝함을 놔두고 견디는 것 자체가 이 세계의 어떤 깊이를 주는 게 아닐까, 그때부터 해결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어요. 예를 들면 이분법 같은 거나 양자택일하는 문제들, 어릴 때 많이 물어보잖아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이럴 때 대답을 하지 말자는 해결책을 발견하고 난 뒤에 알게 된 거예요. 어떤 사람이 나에게 '이걸 할 건가? 저걸 할 건가?' 할 때 두 개 다 하는 게 정답이더라고요. '국제주의냐, 민주주의냐'라고 했을 때 같이 하는 대신에 찝찝함을 견디는 거죠. 한쪽이 깨끗해지는 건 없다는 거죠. 아까 생각하기에 그 견디는 게 남을 위해 참는 거잖아요? 싹 없어졌으면 좋겠는데 참는 것, [한낮의 어둠]의 마지막 구절에 나오던 배 밑의 짐, 그 윤리라는 것, 그렇게 꼴 보기 싫은 것들을 나한테 큰 해를 안 끼치는 한에서 참고 견뎌주는 것이 윤리가 아닐까라는 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 p.393)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28종
    판매수 43,220권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과 튀빙겐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스스로 변화하게 하는 것이 철학의 본분이라 여기며, 대중과 소통하는 길을 끊임없이 모색해왔다. 그 결과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생각의 시대],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 [영화관 옆 철학카페], [타르코프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설득의 논리학],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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