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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기 전과 핀 후 : 객토문학 동인 제1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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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오십이 훌쩍 지나도록 그 많은 시간 앞에
기쁨이든 슬픔이든 서려 있는 흔적에는
눈길 한 번 없이 내 집만 짓느라 바빴다

심지어 작은 화분에 꽃 한 송이 옮겨 놓고
제대로 물 한 번 준 적 없이 꽃이 피기를 바랐다
제대로 핀 꽃 한 송이 없어도
꽃이라 우기기도 하였다

언제 반듯한 꽃 한 송이 피워낼 수 있을까
갈수록 메말라지는 화분에
가늘어지는 꽃대만 덩그렁 한 날이 쓸쓸하다

오십이 되기 전과 오십이 된 후
꽃이 피기 전과 꽃이 핀 후
그 경계에서 오늘도 길을 찾는다

대표시 ― 「시」(최상해)

출판사 서평

마흔일곱 번째 마이노리티 시선으로 [객토문학] 동인 13집 [꽃 피기 전과 핀 후]가 출간되었다. 이번 동인지에서는 지난 1990년대 처음 동인을 결성하고 함께했던 동인들의 작품을 다시 읽고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13집을 내며’에서도 밝혔듯이 "동인들의 작품을 읽으며 느낀 것은 시간을 몇 굽이 넘어왔는데도 우리 삶이 변한 것 하나 없다는 것", 그리고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동인들이 서 있는 위치가 전혀 변화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동인지에서 지난 시절 처음 열정으로 똘똘 뭉쳐 함께 강을 건너고 골을 넘었던 동인들의 작품을 가려 독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 무엇보다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특히 강영화의 [바퀴벌레]나 성영길의 [역사의 이름으로], 신미란의 [다시 살아올 동지여]를 읽으며 시퍼렇게 뚫고 나왔던 1990년대를 눈앞에서 보는 것 같이 진저리 치기도 했으며, 제순자의 [뇌물 공화국]을 읽으며 지금도 사회에 뿌리 깊게 스며있는 위정자들의 모습을 보는듯하여 씁쓸하기도 하였다. 박능출의 [만성두통]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과연 어디에 나도 모르게 길들여져 있는지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박명우의 [숟가락 하나]를 읽으며 그때나 지금이나 목숨 줄이 밥줄에 죄어 있는 노동자의 현실에 한숨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아가 2부에서는 동인 개개인의 철학이 배어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를 쓰는 시인이나 시를 읽는 독자들이 함께 시를 통해 현실을 공유하고 치유하고자 시와 산문을 통해 동인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대의 민낯과 이 시대의 한복판을 뜨겁게 살아간 선배들의 삶을 시로 표현하고 산문으로 써 낸 최상해 시인의 [통일표]는 통일 노래를 평생 부르신 이기형 선생님을 향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 애틋함이 더하다. 언제나 현장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노력하는 [객토문학] 동인들의 열정을 만나 보시길 권한다.

목차

13집을 내며

제1부 북


강영화
위장
바퀴벌레

권종오
가을
낙엽

김병두
약수터
내 땅

류남순
하루
시장

박능출
만성두통 1
안개강의 사람들

박명우
우리의 조사(弔詞)
숟가락 하나

박연희
아침 식사는 빵으로
세상에 띄우는 편지 2

성영길
길에서
역사의 이름으로

손영희
고향에서

신미란
다시 살아올 동지여
돌아오는 길

이한걸
칠월
빨래하는 남자들

제순자
뇌물 공화국
막노동꾼 아버지

조은희
감꽃
닭장 속의 광경

최경식
분수 1
분수 2

제2부 [북] 그 이후

박덕선
내려놓기
안녕하십니까?
풀이 아니어서 슬프다
꽃이 피는 내력
다시 서는 저 들판에서

배재운
어머니
장날
깻잎을 따다가
가뭄
사드

이규석
로봇시대 2
착각
동백꽃
훈수
똘기

이상호
여름
비상
바이러스
장마
뱅뱅뱅

최상해

미시령에서


그래

표성배

본문중에서

여름이 갔다. 이제 가을이 제자리를 잡을 것이다. 시간과 함께 잊힌 것들을 추억처럼 불러내 본다. 1990년 마음을 모았던 동인들이 한둘 손을 놓을 때마다, 안타까웠지만 또, 그 손을 다른 동인들이 잡아 주었다. 그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고맙다.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고맙다. 2000년 첫 동인지 묶음 집을 내기까지 소책자 [북]을 통해 우리들의 목소리를 나름 내고자 하였다. 이 [북]에 실렸던 시간의 흔적들을 가려 뽑아 이번 동인지에 소개하고자 한다. [북]을 펼쳐놓고 소식이 끊긴 옛 동인들의 작품을 읽는다. 1990년대를 통과하면서 우리가 고민했던 흔적들을 되짚어 보며 ‘열정’이라는 단어를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객토’를 반성해 본다. 무엇보다 옛 동인들의 작품을 읽으며 느낀 것은 시간을 몇 굽이 넘어왔는데도 우리 삶이 변한 것 하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식 끊긴 동인들과 혹, 이번 동인지를 통해 재회를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그리고 여전히 시대의 가장자리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동인들의 일상과 동인 각자가 짊어지고 있는 시대의 화두를 다룬 시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아가 시대의 부조리 앞에 맨몸으로 서 있는 시를 읽는 독자와 시를 생산하는 시인 할 것 없이 시를 통해 치유 받고 시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를 염원해 본다. 지난 일 년은 여느 일 년과 다르지 않았다. 굳이 찾자면 나이를 한 살 더 먹었고, 동인 각자 먹고사는 일에 좀 더 매몰되고 자꾸 시를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안타깝지만, 이런 때일수록 힘을 내자. 꼭 누구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 '13집을 내며 ' 중에서)

저자소개

객토문학 동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객토문학 동인은 1990년 경남 마산 창원에서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시를 쓰는 모임으로 출발을 하였지만, 아이엠에프 이후 다양한 직업을 가진 모임으로 거듭났습니다. 2000년 첫 동인지를 출간하기까지 소책자 [북]을 발행하였으며, 그 후 해마다 동인지를 묶어냈습니다. 또한, 시대의 첨예한 현실을 주제로 한두 권의 기획시집을 묶어 냈으며, 지역과 지역을 넘어 삶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공통의 주제를 선정하여 동인 개개인의 개성을 살린 작품을 생산해 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땀 흘리는 사람이 쓴 글이 많아져야 세상이 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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