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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후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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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따뜻한, 살아 있는, 하나하나의 우주인 아이들의 목소리 무거운 눈을 비비게 하는 아홉 편의 단편

    우리 시대 아이들의 삶을 단단히 딛고 서서 어린이문학이 가야 할 길을 앞장서 다져 온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이 열일곱 번째 수상작을 내놓았다. "단편이라는 장르의 특징이 무엇인지 알고 쓴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 주는 수작이다. 인식적 충격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보게 하는 힘, 삶의 한 조각을 통해 총체적인 인간의 삶과 세계의 진실을 숙고하게 하는 힘에 있어서는 그간 응모된 모든 단편들 중에 감히 최고라고 할 만하다."는 평을 받으며 대상을 거머쥔 김태호의 [제후의 선택]이다. 심사위원 김리리, 김지은, 유영진, 임정자, 장주식은 신화가 사라진 시대, 타인에 대한 책임이 사라지고 오로지 '나'만 남아 있는 시대에, 문학이 채워야 하는 빈 곳을 묵직하게 채우는 이 작품을 반가운 마음으로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드넓은 우주를 마음대로 유영하듯 구사하는 다양한 작법과 막힘없는 진행은 읽는 이를 순식간에 사로잡는다. 독특한 필력으로 구축해 놓은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독자들은 책을 덮고 나서, 안개가 걷힌 듯 시원해진 시야를 경험하게 된다.

    출판사 서평

    "저는 가짜고 얘가 진짜예요."
    "거짓말이에요. 저한테 매일 손톱을 먹인 건 바로 저 녀석이라고요."


    표제작 [제후의 선택]은 '손톱 먹은 쥐'에 관한 민담을 모티프로 한다. 이혼을 앞두고 '나누는 일'을 척척 진행해 가던 제후의 부모는 제후 앞에서 그만 입을 다물고 만다. 이것도 저것도 서로 자기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던 부모는 무거운 침묵 끝에 마침내 말한다. "네가 결정해, 너의 선택을 존중할게."
    결정, 선택, 존중, 그 어떤 단어도 제 의미를 품지 못하는 맥락 위에 놓인 제후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제후는 잘라 낸 손톱을 먹여 키운 흰쥐에게 '제후'를 통째로 맡기고 집을 떠난다. 숲에서 우연히 만난 아저씨는 강아지를 쓰다듬던 제후의 손을 본다. "너, 손톱은 왜 그러냐?"
    모두 부어올라 빨갛게 멍울이 진 손을 뒤로 감추고 벌떡 일어난 제후는 말한다.
    "한번 자른 손톱인데 이상하게 아물지 않아요."
    심사평을 쓴 아동문학평론가 김지은은 제후의 '선택'을 있게 한 작가의 시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손톱을 먹고 복제된 쥐인간과 진짜 인간을 구별하는 이야기는 이미 여러 차례 다른 동화에서도 쓰인 바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구별의 방향이 다르다. 부모와 어른 앞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어린이의 안쓰러움을 다루지 않고 쥐인간들 속에서 진짜 아이를 찾아내야 하는 부모의 절박함을 다루었다. 작가의 시선이 어린이의 주체적인 선택에 닿아 있음을 보여 주는 신선한 전개다.
    이 작품의 문학적 성취는 아이의 손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마지막 장면에 있다.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았던 아이의 손, 그 손 안에 우리가 다투고 싸우느라 잃어버린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바람에 쓸리는 낙엽처럼 이리저리 뛰어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간 제후의 발길이 어디에 닿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곳, 눈먼 어른들이 멋대로 만들어 놓은 세상은 아닐 것이다.

    세상의 벌어진 틈, 그 사이에서 찾은 소중한 것들

    [제후의 선택]을 비롯한 단편들 속에 담겨 있는 것은 작은 것들의 고른 숨소리이다. 살아 있다고, 여기에 이렇게 있다고 소리치는 들숨과 날숨이다. 도시의 좁은 길에서 차에 치여 쓰러진 고양이와 고양이를 발견한 아이들([창 안의 아이들]), 산책 중 운명의 상대를 만나 사랑에 빠진 강아지([우리! 사랑하게 해 주세요]), 추운 날 현관문 밖으로 쫓겨난 형제([나목이]), 전쟁의 포화를 견디고 살아난 나리꽃([나리꽃은 지지 않는다]), 철없는 아빠 때문에 엉망이 된 하루에 울고 싶은 아이([게임 중])까지 작품 속 화자는 동물이거나 식물이거나 어린아이다. 작가는 이들의 눈으로 번갈아 가며 세상의 벌어진 틈을 읽고 그 틈 사이에 떨어져 있는 소중한 것을 찾아낸다. 독자가 목격하게 되는 것은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을 것 같은 가장 나약해 보이는 존재들의 선택이 위축되고 상처받은 또 다른 존재들의 마음을 구해 내는 장면이다.
    그림을 그린 노인경의 상상력은 작가의 그것과 곱해져서 이야기 속 아이들의 심리를 몇 배로 생생하게 구현해 주었다. 판소리나 민담을 비틀어 오늘의 일상 위에 올려놓는 재미, 차가운 아이러니와 정교한 은유, 반전과 유머,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톤까지 낙차가 큰 작품의 결을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부드럽게 이어 준 노인경의 그림은 과연 그다운 경지를 보여 준다.

    목차

    남주부전
    제후의 선택
    창 안의 아이들
    게임 중
    우리! 사랑하게 해 주세요
    나목이
    구멍 난 손
    나리꽃은 지지 않는다
    꽃지뢰
    심사평

    본문중에서

    넓적한 발, 딱딱한 등, 걸을 때마다 뚝뚝 떨어지는 물. 수상한 낌새의 정수기 아저씨가 담이의 아빠에게 수상한 제안을 한다. "75년 토끼띠이시군요. 저희 회사가 사람을 뽑고 있습니다. 간만 좋으면 됩니다. 사장님과 한번 만나 보시겠습니까?"
    (/ '남주부전'중에서)

    갑자기 코를 벌렁거리며 새로운 냄새를 쫓던 검은 고양이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구석에서 벌벌 떨고 있던 제후와 눈이 마주쳤다. "캬아옹!" ......털썩.
    (/ '제후의 선택'중에서)

    차에 치인 것 같아/ 고양이 완전 불쌍/ 119에 신고해야지/ 119보다는 동물 병원이 좋지 않나?/....../ 모두 말하고 있지만 조용하기만 한 이곳 골목.
    (/ '창 안의 아이들'중에서)

    "무슨 어른이 애들을 이기려고 땀까지 흘려요, 아저씨!"
    "승부의 세계는 냉혹한 법이지. 우히히히."
    (/ '게임 중' 중에서)

    내 이름은 '우리', 오늘은 반드시 산책을 나가야 하는데 802호는 왜 이리 꾸물거리는 거지? 왈왈왈, 끼이잉, 크르릉!
    (/ '우리! 사랑하게 해 주세요' 중에서)

    "그래도 안에서 살 때가 좋았는데...... 그치, 형?" 추위를 많이 타는 나목이와 어린 동생이 쌀쌀한 날 현관문 밖으로 쫓겨나 오들오들 떨게 된 사연.
    (/ '나목이'중에서)

    분명 꽉 잡았다고 생각했다. 난 놓지 않았는데 아득히 떨어져 내렸다. 그날 이후 가족의 삶에 뚫려 버린 커다랗고 깊은 구멍.
    (/ '구멍 난 손'중에서)

    우리에겐 적이 없어요. 그 냄새 싫어요. 꽃들에게 사과하세요. 흰 나리꽃은 영원히지지 않아요.
    (/ '나리꽃은 지지 않는다'중에서)

    전쟁은 끝났다. 승자는 없었다. 마지막 아토인이 꽃을 피우는 날엔 지구인의 희망도 먼지처럼 말라 버릴 것이다.
    (/ '꽃지뢰'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2~
    출생지 충남 대천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대천에 있는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나 서양화를 공부했다. 그림책을 만들다가 동화작가가 되었다. 그동안 펴낸 책으로 그림책 [아빠 놀이터], [삐딱이를 찾아라]와 동화책 [네모 돼지], [제후의 선택], [신호등 특공대], [파리 신부]가 있다.

    생년월일 1980~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한 뒤, 이탈리아로 건너가 순수미술를 공부했습니다. 2000년 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 우수상, 2002년 서울동화일러스트레이션 상을 받았습니다. 브라티슬라바국제원화전시회 황금사과상을 수상했고 볼로냐국제도서전 2012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2015 뮌헨도서관 화이트 레이븐에 선정되었습니다.
    그림책[기차와 물고기], [곰씨의 의자], [고슴도치 엑스],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 [책청소부 소소]를 쓰고 그렸고, [내 방귀 실컷 먹어라 뿡야], [세포], [말썽부려 좋은 날]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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