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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독한 오후

원제 : Truly Madly Guil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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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랑과 결혼, 부모와 자녀 관계 속에 죄의식을 다룬 뛰어난 심리소설

우리는 과연 ‘죄책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이 소설에는 그간 ‘가족 이야기’를 탁월하고 예리한 시선으로 풀어내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인정받았던 리안 모리아티 전작들의 장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족에게조차도 말 못하는 각자의 비밀과 그로 인한 균열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는 [허즈번드 시크릿]과,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진실 공방을 큰 틀로 하고 있는 점에서는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과 그 맥을 같이 하면서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캐릭터들로 풀어내는 인물들의 심리묘사는 한층 더 깊고 섬세해졌다. 권태기라는 딜레마에 빠진 결혼, 우정이라는 그림자에 숨겨진 이중성, 남의 남편(혹은 남의 아내)을 탐하는 시선, 이웃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과 은밀한 뒷담화 등 그녀가 만들어낸 인간 군상의 민낯들을 따라가다 보면, 지구 반대편에 사는 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출판사 서평

전 세계가 인정한 베스트셀러 [허즈번드 시크릿]의 작가, 탁월한 여성 심리 묘사의 달인, 리안 모리아티가 돌아왔다!

평범했던 주말 바비큐 파티… 그날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과연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


이 이야기는 바비큐 파티와 함께 시작된다. 지금으로부터 두 달 전, 자상한 남편 샘과 결혼해 다섯 살과 두 살 난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첼리스트 클레멘타인은 오케스트라 정식 단원이 되기 위한 오디션을 준비하느라 한참 예민해 있다. 그런 클레멘타인에게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온 자매 같은 친구 에리카가 연락을 해온다. 의논할 일이 있으니 주말에 부부 동반으로 함께 만나자는 것. 클레멘타인은 에리카와의 약속을 잡으면서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낀다. 한편 잘나가는 회사의 회계사로 일하고 있는 에리카는 이해심 많은 남편 올리버와 결혼해 잘 살고 있지만,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했다는 상처 때문에 가끔씩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 사실 클레멘타인과 에리카는 서로 모르는 게 없을 만큼 모든 것을 공유해온 사이지만, 동시에 묘한 질투와 시기, 동정과 애증이 공존하는 복잡 미묘한 사이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먼저 약속을 제안한 에리카 역시 클레멘타인과의 만남에 묘한 부담을 느낀다.
그렇게 햇살이 밝은 일요일 오후 약속한 당일이 되고, 두 커플의 부부동반 만남은 갑자기 이웃집 뒤뜰에서 열리는 세 커플의 바비큐 파티로 변경된다. 에리카와 올리버의 옆집에 사는 티파니와 비드 부부가, 클레멘타인과 샘을 함께 초대한 것. 전혀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초대였음에도, 심지어 집주인을 잘 알지 못했음에도, 약속된 만남이 껄끄러웠던 클레멘타인과 에리카는 덜컥 그 초대에 응하고 만다. 그때까지 한없이 평화로웠던 평범한 주말 오후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지독한 오후’가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그리고 두 달 후, 클레멘타인과 샘은 끊임없이 반문한다. 만일 우리가 그날, 바비큐 파티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때 차라리 “아니, 안 갈래”라고 거절했어야 했는데, 그 세 마디만 했다면 모든 게 달라졌을 텐데……. 이제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그날을 기억한다. 모두 저마다 다른 나름의 이유로. 그곳에 있었던 어느 누구도 그날의 기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다른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비난할 수도 없다. 바로 자기 자신이야말로 사건에 책임을 면할 수 없는 당사자이기도 하니까. 여섯 명의 책임감 있는 성인, 세 명의 귀여운 아이들, 한 마리의 개,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던 성질 괴팍한 이웃집 노인… 도대체 두 달 전, 바비큐 파티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수수께끼 가득한 하나의 사건, 그것을 바라보는 여러 개의 시선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그게 유죄든, 무죄든!


전 세계를 강타한 [허즈번드 시크릿],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의 저자 리안 모리아티가 2016년 새롭게 선보이는 화제의 신작소설 [정말 지독한 오후]가 마시멜로에서 출간되었다. 겉으로는 행복해 보이는 세 가족이 어느 날 벌어진 바비큐 파티를 기점으로 각자에게 감춰져 있던 문제들을 바라보게 되고, 붕괴와 위기, 불화와 갈등에 직면하게 되는 스토리의 이 소설은, 올해 7월 출간과 동시에 아마존 ·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면서 큰 주목을 받았으며, 아마존 소설 분야 1위, 종합 4위에 올라 다시 한 번 저자의 대중적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후 “다양한 인간 군상의 심리를 꿰뚫는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전 세계 40개국의 언어로 번역 출간을 준비 중이며,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에 이어 연속으로 니콜 키드먼과 리즈 위더스푼의 제작사인 블러썸 필름 · 스텐다드 프로덕션에서 영화 판권을 계약하면서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 소설은 정말 기억하기 싫은 바비큐 파티 날이라는 ‘과거’와 그 후의 일상이라는 ‘현재’가 교차 편집되면서 진행된다. 리안 모리아티는 이번 소설에서도 특유의 살아 있는 일상의 디테일함으로, 저마다 사연을 가진 중산층 가정의 이면을 낱낱이 해부한다. 홀리와 루비라는 두 아이를 키우며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지만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 권태기를 겪고 있는 클레멘타인과 샘, 결혼 전 서로가 가진 아픔을 이해하고 있지만 정작 털어놓지 못하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에리카와 올리버, 이 위기의 부부들은 다소 도발적인 재혼 가정의 부부와 함께 한 ‘두 달 전 그날’을 기점으로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진다. 클레멘타인은 결혼 생활에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하고, 샘은 이따금씩 알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인다. 에리카는 기억이 나지 않는 퍼즐을 맞추느라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올리버는 지독한 독감에 시달리며 초조해한다.
이처럼 저자는 바비큐 파티가 벌어졌던 두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사건을 추적해가는 동시에 사건 이후 인물들의 현재 모습을 극명하게 비교하듯 펼쳐 보이며, 사건 전후로 변화된 사람들의 감정과 심리 상태를 놀라울 정도로 세밀하게 포착해낸다. 수수께끼 같은 하나의 사건을 두고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는 여러 인물들의 시선 속에서 도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증폭되고, 여기에 매순간 사사건건 시비가 붙었던 성질 고약한 이웃집 노인 해리가 죽은 시체로 발견되면서, 소설은 섣불리 짐작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저자는 베스트셀러 작가다운 노련함으로 독자들의 호기심이 폭발하기 직전까지 사건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지만, 정작 사건이 밝혀진 다음에도 끝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흡입력을 발휘한다. 오히려 이 소설의 진짜 매력은 지금까지 주목해왔던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 이후 조금씩 드러나는 인물들의 감춰진 비밀에 있다는 듯, 가려져 있던 반전의 진실을 하나씩 꺼내 보인다. 그리고 마침내 책장을 덮는 순간, 되묻게 한다. 과연 우리 중에 죄 없는 자가 있는가?

사랑과 결혼, 부모와 자녀 관계 속에 죄의식을 다룬 뛰어난 심리소설
우리는 과연 ‘죄책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바비큐 파티에서 생긴 일’이라는 사건 너머에 있는 진짜 진실, 아주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 즉 부부라고 해도, 부모 자식이라고 해도, 또는 절친한 친구라고 해도 결코 알지 못하는 많은 문제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가차 없이 보여준다. 그리고 하나하나 베일을 벗겨가듯 우리 삶의 기초-결혼이란 무엇이며, 부부란 무엇인지, 또 부모 자식 관계는 무엇이며, 진짜 우정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파헤친다. 과거 평범했던 어느 날 벌어진 한 순간의 실수가 이들의 삶에 어떤 파장과 변화를 불러일으켰는지를 들여다보게 하고, 가장 가깝고도 가장 강력한 관계에서 ‘죄’를 놓고 어떻게 첨예하게 갈등하고 대립하는지를 통해 우리의 인생의 숨겨진 상처를 드러내고 어루만진다.
리안 모리아티는 ‘죄책감’이라는 묵직한 화두 속에서 소설 속 인물들이 받을 수밖에 없었던 상처와 그 이유를 추적해가고, 그것이 하나씩 아물어가고 봉합되어지는 과정을 매우 치열하게, 그러나 따뜻한 시선으로 선보인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말한다. 우리 모두 상처를 가진 채, 죄의식을 가진 채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이 또한 사실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인생을 살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실수와 잘못으로부터 벗어나기란 쉽지 않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러했듯, 우리도 서로를 다독이고 스스로를 용서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이 소설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 한 순간의 뼈아픈 잘못이 누구에게나 마음 속 죄책감을 건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현실과 매우 가까이 맞닿아 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곧 나의 이야기가 된다. 독자들은 읽은 내내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마주서게 될 것이다. 평범했던 일상이 한 순간에 뒤바뀌어 불편한 진실로 되돌아올 때, 우리는 과연 누구를 탓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제 독자들의 몫이다.

추천사

이 소설에는 그동안 리안 모리아티가 성공시킨 작품들의 모든 요소가 들어 있다. 권태기에 빠진 결혼, 거짓으로 형성된 우정, 은밀한 뒷담화 등에 대해 얼마나 잘 다루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 뉴욕타임스

올해 최고의 기대작, 평범한 이웃집 바비큐 파티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을 둘러싼 위기의 부부들의 도발적인 이야기를 독자들은 쉽게 잊을 수 없을 것이다.
- 허핑턴포스트

정말 강렬한 이야기다. 행복하고 평범해 보이는 삶, 여자들의 우정 속에 숨겨진 이중성 등 그녀가 꺼내놓는 섬세한 심리묘사는 영리할 정도로 사람의 본성을 꿰뚫는다.
- 엔터테인먼트위클리

리안 모리아티가 또 해냈다. 소설은 독자의 호기심이 폭발하기 직전까지 비밀을 말해주지 않는다. 긴장감과 극적인 사건과 유머가 있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다.
- 퍼블리셔스위클리

리안 모리아티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친숙한 인물들을 만들어내는 뛰어난 이야기꾼이다. 독자들로 하여금 거울을 보듯 과거와 현재에 자기가 맺고 있는 인관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 워싱턴포스트

리안 모리아티는 날카롭고 재치 있게 우리들의 심리를 관통하는 재능 있는 이야기꾼이다. 재미있고 매력적이며 충격적이다. 분명 널리 읽힐 것이다.
- USA투데이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읽어낼 수밖에 없는 수수께끼 가득한 소설이 돌아왔다. 빠른 진행, 시간을 넘나드는 스토리는 사건 전후의 일들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 반즈앤노블

마음을 사로잡는 최고의 작품이다. 단 한 페이지도 실망스러운 부분이 없다. 어려운 점은 단 하나, 한번 잡으면 놓을 수가 없다는 것뿐이다.
- 마이애미헤럴드

사랑과 결혼, 부모와 자녀 관계 속의 죄의식을 다룬 뛰어난 소설이다. 멋진 긴장감, 은밀한 감정, 가끔은 완벽한 슬픔이 존재하는 이 책은 정말로, 미친 듯이, 재미있다.
- 포스워스스타텔레그램

이 소설은 부모로서, 배우자로서, 친구로서 우리가 지닌 모든 두려움에 대한 진실을 밝혀낸다. 독자는 한 자리에서 모두 읽어치우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 라이브러리저널 리뷰

절대로 시선을 뗄 수 없는 강렬한 작품이다. 리안 모리아티는 내가 만일을 제쳐두고 꼭 챙겨 읽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녀의 소설은 영리하고 진실하며 매혹적이다.
- 조조 모예스

본문중에서

"이것은 바비큐 파티와 함께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마이크 덕에 더 매끄럽고 커진 클레멘타인의 목소리에선 마치 포토샵을 한 것처럼 권위가 느껴졌다. "그저 평범한 동네, 평범한 뒤뜰에서 열린 바비큐 파티였어요." 정확히 말하면 평범한 건 아니지, 라고 에리카는 생각했다. '비드네 집 뒤뜰을 평범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걸'. 에리카는 도서관 강연장에 앉아 있었다.
"초겨울이었어요. 춥고 음산한 날이었죠." 클레멘타인이 말했다. 뭐라고? 에리카는 가만히 못 있고 의자에서 몸을 움직였다. 그날은 아름다운 날이었어. '참으로 아름다운' 날이었단 말이야.
"친구가 내 이름을 소리쳐 불렀을 때를 기억해요. 정말로 큰 소리로 불렀거든요. 절대로 그 목소리를 못 잊을 거예요." 클레멘타인의 말에 순간 에리카는 폐소공포증에 걸린 것처럼 정신이 몽롱해졌다. 강연장이 갑자기 못 견딜 정도로 답답해졌고 밖으로 나가야겠다는 욕구가 강하게 솟구쳐 올랐다. 에리카는 벌떡 일어나서 다리 뒤에 찰싹 달라붙은 치마를 잡아당겨 떼어냈다.
"친구는 '클레멘타인!' 하고 소리쳤어요." '클레멘타인!' 이라는 그 단어 안에 담긴 공포와 절박함을 에리카는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에리카는 클레멘타인을 소리쳐 부른 친구가 자기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소리를 쳤던 기억은 없었다. 기억이 있어야 할 자리엔 완벽하게 하얀 공간만 있을 뿐이었다. 에리카에겐 그런 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문제처럼 느껴졌다. 그런 생각을 하자 공포가 물밀듯이 밀려와 에리카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뻔했다. 에리카는 문손잡이를 힘껏 돌려 열고 비틀거리면서 폭우가 쏟아지는 바깥으로 나갔다.
(/ pp.15~17)

실제로 샘은 미쳤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미쳐가고 있었다. 샘은 거세게 뛰는 심장이 다시 제속도를 찾을 때까지 기다렸다. 샘은 다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봤다. 오버시스 패신저 터미널을 보자 클레멘타인과 함께 오늘 저녁 외식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그곳에 있는 멋지고 비싼 식당에서. 하지만 가고 싶지 않았다. 클레멘타인에겐 해야 할 말이 하나도 없으니까.
클레멘타인과는 깨지는 게 옳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깨지는 게 아니지. 헤어져야 하는 거야. 결혼한 사람은 헤어져야 하는 거야, 친구. 깨지는 건 남자친구랑 여자친구였을 때 하는 거라고. 넌 헤어져야 해. 이런 미친 놈. 클레멘타인하고 헤어지는 일은 없어. 우린 괜찮아. 하지만 '헤어진다' 라는 말은 이상하게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거야말로 해결책인 것처럼 느껴졌다.
만약에 샘이 절단수술을 하는 것처럼 자기 자신과 헤어질 수 있다면, 자기 자신과 분리될 수 있다면, 자기 자신과 떨어질 수 있다면, 정말로 안심이 될 것 같았다. 샘은 집에도 있고 싶지 않았다. 그저 단 한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터무니없던 그 뒤뜰로. 흐릿한 황혼 속, 꼬마 전구들이 깜빡이고 샘에겐 전혀 아무 의미도 없는 여인인, 티파니가 샘과 함께 웃고 있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날 티파니는 말했다. "제발요, 근육남 씨." 바로 거기야. 샘이 '정지버튼'을 누르고 싶은 곳은 바로 거기였다. 샘한테 필요한 건 그 뒤 오 분뿐이었다. 그저 단 한 번의 기회를 다시 얻는 것뿐이었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샘은 언제나 그렇게 돼야 한다고 믿었던 바로 그런 남자처럼 행동할 거다. 반드시 그렇게 할 거다.
(/ pp.73~74)

"해리!"
빗소리에 목소리가 묻히지 않도록 티파니는 큰 소리로 외쳤다.
공황 상태에 빠진 사람처럼 목소리엔 절박함이 묻어 있었다.
"해리! 우리예요. 그냥, 이웃집 사람들요."
올리버는 사암으로 만든 묵직한 화분을 들어올렸다. 열쇠는 없었다. 그 사암 화분을 빼면 나머지는 푸석푸석한 흙이 담긴 플라스틱 화분뿐이었는데, 그 낡은 녹색 화분들은 다 쓰레기통처럼 보였다. 해리가 이런 곳에 열쇠를 숨길 리 없잖아. 올리버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어쨌거나 플라스틱 화분을 들어 올려보기로 했다. 그리고 처음 들어올린 화분 밑에서 작은 황금색 열쇠를 발견했다. 이 늙은 양반 좀 보게. 이렇게 허술하게 열쇠를 숨기면 어떻게 해?
"해리는 어디 갔는지도 몰라요. 가족들을 만나러요."
티파니는 잔뜩 겁을 먹은 채 말했다. 물론 티파니도 올리버도 해리가 어디 가는 법이 없다는 걸 알았지만.
"해리!"
현관문을 열며 올리버가 소리쳤다. 그리고 티파니가 중얼거렸다.
"세상에. 아냐, 안 돼. 안 돼."
감기 때문에 코가 막힌 올리버의 콧속으로 그 냄새가 들어오는 데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곧 그 냄새는 정면으로 벽에 부딪치는 것 같은 충격으로, 냄새의 벽에 부딪친 것처럼 올리버를 급습했다. 그건 달콤하면서도 썩은 냄새였다. 상해가는 고기에 싸구려 향수를 들이 부은 것 같은 냄새 때문에 속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올리버는 티파니를 돌아봤고, 그 순간 바비큐 파티를 떠올렸다.
(/ pp.108~109)

클레멘타인은 와인 잔을 빙글빙글 돌리고 있는 샘을 바라봤다. 샘은 날 미워하는 걸까? 정말로 날 미워하는 거야? 클레멘타인은 고개를 돌려서 비싸게 주고 보는 비 오는 풍경을 내다봤다. 멀리 수평선 근처에서 거칠게 이는 파도가 보였다. 이런 곳에 있으면 빗소린 들리지 않아. 고층 빌딩 사이로 번쩍이는 번개만 보일 뿐이야. 얼마나 낭만적이야? 아까 이런 농담을 할 수 있었다면 지금 상황이 달라졌을까? 그 망할 남자가 비드처럼 웃지만 않았다면 지금쯤 괜찮아졌을까?
"그런 생각, 해본 적 있어?"
클레멘타인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우리가 그때 거기에 안 갔으면 어땠을까? 애가 아파서 안 갔거나 나나 당신이 일을 해야 해서 안 갔다면, 무슨 이유로든 바비큐 파티에 안 갔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 적 있어? 그런 생각, 해본 적 있어?"
클레멘타인은 여전히 요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 샘은 한참동안 대답을 하지 않았다.
클레멘타인은 샘이 이렇게 말해주길 바랐다. 물론이지. 생각해봤어. 매일 그 생각을 해.
"하지만 갔잖아." 샘은 그렇게 말했다. 무겁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샘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인생 외에 다른 가능성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 "우린 갔잖아. 안 그래?"
(/ pp.136~137)

클레멘타인은 활을 내리고 에리카가 없는 인생을 상상해보려 했다. 결국은 늘 죄책감을 부르는, 짜증나지 않는 인생을 생각해보려 했다. 에리카와의 관계에선 항상 두 음만 존재했다. 짜증과 죄책감. 짜증과 죄책감. 클레멘타인은 활을 들고 일부러 울프 톤을 만들어냈다. 자꾸자꾸 울프 톤을 연주했다. 울프 톤 때문에 짜증이 나고, 울프 톤이 외이도를 지나 고막을 치고 뇌 안으로 들어가 이마 한가운데가 욱신거릴 때까지 울프 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울프 톤 제거기를 설치하자 클레멘타인의 첼로는 풍부한 소리를 내지 못했다. 울프톤을 둘러싸고 있던 음들이 기세가 꺾이고 초점이 흐려졌다. 클레멘타인은 그게 사람들이 처음 항우울제를 복용할 때 느끼는 감정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항우울제를 먹으면 고통은 사라지지만 다른 모든 감정 역시 가라앉아 버리니까. 평평해지고 따분해지는 거다.
결국 클레멘타인은, 울프톤은 클레멘타인의 첼로가 수세기동안 적황색 곡선 안에 가둬 둔 음악을 사용하려면 치러야 하는 대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에리카는 어쩌면 클레멘타인의 울프 톤인지도 몰랐다. 클레멘타인의 인생에서 에리카가 사라지면 미묘한 다른 요소들도 함께 사라지고 말지 몰랐다. 미묘하지만 분명히 풍성하고 깊이 있는 뭔가가 사라질지도 몰랐다.
(/ pp.545~546)

저자소개

리안 모리아티(Liane Moriarty)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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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 7종
판매수 13,163권

감각적인 문체, 짜임새 있는 구성, 매력적인 스토리로 영미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중견 여류작가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다. [세 가지 소원(Three Wishes)], [마지막 기념일(The Last Anniversary)], [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What Alice Forgot)], [최면치료사의 러브스토리(The Hypnotist's Love Story)], [허즈번드 시크릿(The Husband's Secret)],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Big Little Lies)]을 썼다. 이 중 전 세계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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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고 과학과 역사책을 즐겨 읽는 번역가다. 과학과 인문을 접목한, 삶을 고민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책을 많이 읽고 소개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 월간 [스토리문학]에 단편 소설로 등단했고, [뉴욕 뒷골목 수프가게], [원더풀 사이언스], [천연 VS. 합성, 똑소리 나는 비타민 선택법], [사막에서 연어낚시], [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 [허즈번드 시크릿],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외 40여 권을 번역했다. 현재 새로운 글쓰기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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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피해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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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반품/보증조건 및 품질보증 기준은 소비자기본법에 따른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음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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