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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근의 시극 『순교자의 딸 유섬이』.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한 복자 유항검의 딸 유섬이의 유배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유섬이의 삶을 전4막으로 구성했는데 제1막은 〈피어린 초남이 마을〉, 제2막은 〈안골의 달〉, 제3막은 〈매화나무에 매화〉, 제4막은 〈유처녀의 성〉으로, 유섬이가 마지막 가족들과 헤어져 거제 관비로 묶여 오는 상황(1막)으로부터 거제에서 양반가에 위탁 관리되는 시기(2막), 아릿다운 처녀로 성장하여 수많은 곳으로부터 들어오는 혼담을 물리치는 시기(3막), 정절을 지키기 위해 흙돌집(토굴)을 짓고 그 속에 들어가 25년간 주님과 함께 하는 시기(4막)로 이어진다.

강희근 지음 시극 ‘순교자의 딸 유섬이’는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한 복자 유항검(1754-1801)의 딸 유섬이(1793-1863)의 유배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이 시극은 천주교 마산교구 설정 50주년을 기념하여 천주교 마산교구 기획에 의해 강희근 시인(경상대학교 명예교수)이 집필했다. 주인공 유섬이에 대한 소재는 1862-3년 거제도호부사를 지낸 하겸락의 문집 ‘사헌유집’의 〈附居濟〉조에 기록되어 있는 유섬이에 관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하부사는 유섬이가 죽자 묘비에 ‘칠십일세유처녀지묘’라 적게 하고 〈제문〉을 지었다. 하부사는 “유처녀는 외로운 여인으로 그 몸을 정결히 하여 이 세상에서 71세를 살았도다. 그 곧고 깨끗한 정절, 원한 맺힌 기운이 구천에 사무친다.”고 애틋한 마음을 표시하고 그 고결한 영혼을 칭송했다.
지은이는 이를 바탕으로 유섬이의 삶을 전4막으로 구성했는데 제1막은 〈피어린 초남이 마을〉, 제2막은 〈안골의 달〉, 제3막은 〈매화나무에 매화〉, 제4막은 〈유처녀의 성(城)〉으로, 유섬이가 마지막 가족들과 헤어져 거제 관비로 묶여 오는 상황(1막)으로부터 거제에서 양반가에 위탁 관리되는 시기(2막), 아릿다운 처녀로 성장하여 수많은 곳으로부터 들어오는 혼담을 물리치는 시기(3막), 정절을 지키기 위해 흙돌집(토굴)을 짓고 그 속에 들어가 25년간 주님과 함께 하는 시기(4막)로 이어진다.
이 시극은 유항검의 가성직제 시절의 신부가 되었다는 것, 외국 선교사 입국을 위해 공을 세웠다는 점, 천주교 서적이 다량으로 들어나 곤욕을 치뤘다는 점, 교세 확장에 공을 세워 호남의 시도로 불리웠다는 점, 유항검의 큰아들 요한과 며느리 이순이 루갈다가 동정부부 순교자로서의 표양을 보였다는 점 등이 그 배경에 있었음을 고려하여 주인공의 행적을 짚어나간 것이다. 극이 부분적으로 일반 극으로서는 이해되지 못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것은 주인공의 성장 배경을 염두에 두면 곧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 하겠다.
이 시극은 공연을 전제로 쓰인 작품이라 시극이지만 지나친 비약이나 상상으로 나가지 않았다는 점에 유의할 수 있다. 아무튼 이 작품은 순교자의 딸 유섬이가 순교자의 딸로서 받는 십자가의 길이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이고 그 아픔을 견디며 산 유섬이의 신앙이 거룩한 향기를 발하고 있다는 것에 방점이 찍힌다 할 수 있다. 나아가 오늘 날에 주인공의 아픔을 어떻게 나누어 가질 수 있는지를 지혜롭게 살피는 것이 필요함을 깨우쳐 주고 있다 할 것이다.

유섬이에 대한 얘기를 늦게서야 전해 듣고, 어찌어찌 넘겨받은 짧은 글귀의 문헌을 읽노라니 가슴에 사무쳐 일독하기까지 여러 번 쉬어야 했습니다. 전라도 땅 양반 가문의 귀한 따님이 천주교 박해로 관비가 되어 어린 나이에 경상도 땅 거제도로 끌려갔다 끝내 무덤 하나 남기고 간 이 이야기가 어찌 그리 가슴을 미어지게 하는지, 제 짧은 깜냥에 가만치 못하고 셰익스피어인들 괴테인들 그들의 경험 세계로서는 결코 그려 낼 수 없는 우리만의 비장한 진실이라 외치고 싶었습니다. 이런 생각 끝에 이 귀한 문헌이 이제는 살아 있는 민초들의 사무치는 주제로 시극화되고 연극이 되어 천주교회의 경계선을 넘어 우리 겨레 전체의 이야기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함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런 저의 작은 희망을 우리 교구 내 노시인이신 강희근(요셉) 교수님이 이루어 주셨습니다. 한평생 시를 써 오신 분이기에 그 누구보다 유섬이의 삶을 훌륭하게 그려 내 주셨습니다. 이 모든 것이 신앙 안에 연결되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이 시극을 써 주신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010추천사
012시인의 말
016프롤로그
019첫째마당 피어린 초남이 마을
029둘째마당 안골의 달
055셋째마당 매화나무에 매화
075넷째마당 유처녀의 성(城)
110에필로그
112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