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신용카드 청구할인
PAYCO(페이코) 최대 5,000원 할인
(페이코 신규 회원 및 90일 휴면 회원 한정)
네이버페이 1%
(네이버페이 결제 시 적립)
북피니언 롯데카드 30% (8,820원)
(최대할인 3만원 / 3만원 이상 결제)
EBS 롯데카드 20% (10,080원)
(최대할인 3만원 / 3만원 이상 결제)
인터파크 NEW 우리V카드 10% (11,340원)
(최대할인 3만원 / 3만원 이상 결제)
인터파크 현대카드 7% (11,720원)
(최대할인 3만원 / 3만원 이상 결제)
Close

시인의 밥상 : 쓸쓸한 당신에게 드리는 공지영의 에세이

인터파크추천 소득공제

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판매지수 622
?
판매지수란?
사이트의 판매량에 기반하여 판매량 추이를 반영한 인터파크 도서에서의 독립적인 판매 지수입니다.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상품에 가중치를 두었기 때문에 실제 누적 판매량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판매량 외에도 다양한 가중치로 구성되어 최근의 이슈도서 확인시 유용할 수 있습니다. 해당 지수는 매일 갱신됩니다.
Close
공유하기
  • 저 : 공지영
  • 출판사 : 한겨레출판
  • 발행 : 2016년 10월 27일
  • 쪽수 : 32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60400175
정가

14,000원

  • 12,600 (10%할인)

    700P (5%적립)

할인혜택
적립혜택
  • I-Point 적립은 출고완료 후 14일 이내 마이페이지에서 적립받기한 경우만 적립됩니다.
  • 추가혜택
    배송정보
    주문수량
    감소 증가
    • 이벤트/기획전

    • 연관도서

    • 사은품(5)

    라이브북

    책소개

    쓸쓸한 당신에게 드리는 소박한 밥상 하나, 오래된 생각 하나

    누구나 그랬듯이, 외로움에 목이 메어왔던 밥상이 있었을 것이다. 불구덩이처럼 힘겨웠던 밥상이 있었을 것이다. 공지영 작가의 에세이 [시인의 밥상]이 출간되었다. 작가가 지리산까지 가서 버들치 시인의 밥상을 받기로 한 결정은 잘한 것이었을까? 소박한 밥상이 우릴 살릴 거라는 그 말은 과연 맞는 걸까? 배가 끊긴 거문도에서 먹었던 바다가 와락 밀려드는 거 같았던 해초비빔밥과 지리산에서 먹었던 식물성 그 자체였던 호박찜과 호박국, 깻잎을 넣은 밥과 늙은오이무침은 어떤 의미였을까? 가을, 겨울, 봄, 여름의 사계를 버들치 시인, 지리산 친구들과 함께 지리산에서 거제로, 전주와 거문도로, 서울과 평창으로 다녔던 평생 더는 없을 이 1년은 작가에게 무엇을 주었을까? 그건 아마 늙어간다는 게 때론 아름다운 일이라는 것, 좋은 것이 있으면 나눈다는 것, 이 거대한 도시에서 나를 눈물 나게 하는 건 결국 소박함이라는 것, 결핍을 경험하지 못한 채움에는 기쁨이 없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밥 먹는 즐거움일 것이다. 물론, 인생에서 가장 첫 번째에 꼽아야 하는 게 사람이라는 것도.

    출판사 서평

    쓸쓸한 당신에게 드리는
    소박한 밥상 하나, 오래된 생각 하나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사랑이 필요할까
    공지영 신작 에세이, [시인의 밥상]


    "오늘 나는 찻물을 우리고 밥을 말아서 들기름에 볶은 김치랑 단출히 아침을 먹는다. 땅에 뿌리박은 모든 것들은 땅에서 길어 올린 것들을 도로 내놓고 땅으로 돌아간다.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은 모든 것을 버린 사람이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책을 쓰는 1년 동안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들과 함께했다. 오늘 새벽 미사를 다녀오는데 바람이 홀연 차고, 나뭇가지들에 달린 잎새들이 올가을 들어 처음 와드득와드득 떨었다. 깊은 가을 내 나이...... 나쁘지 않다. 혹시 오늘도 혼자 밥을 먹는, 모든 쓸쓸하고 서러운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공지영 작가의 에세이 [시인의 밥상]이 출간되었다. [지리산 행복학교] 이후 지리산으로의 발걸음을 끊었던 작가는 다시 매달 그곳으로 가 박남준 시인과 함께 음식을 만들고 밥상을 차리고 그 밥상 위에 이런저런 삶의 이야기를 더하여 내놓는다. 누구나 그렇듯이 외로움에 목이 메어왔던 밥상이 있었고, 불구덩이처럼 힘겨웠던 밥상이 있었을 것이다. 지리산까지 가서 시인의 밥상을 받기로 한 작가의 결정은 잘한 것이었을까? 작가를 맞았던 건 어떤 밥상이었을까? 아마도 그 밥상은 사람을 살리는 소박한 밥상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한 끼 밥을 위해 지리산에서 거제로, 전주와 거문도로, 서울과 평창으로 그 힘든 길을 다녔을 것이고, 가을과 겨울, 봄과 여름의 사계를 그 긴 시간을 지날 수 있었을 것이다.
    시인이 차려내는 소박하고도 따뜻한 엄마의 보드라운 손길 같은 스물네 가지 음식과 그 음식을 맛보며 써낸 작가의 담백하면서도 슴슴한 글은 이 책을 읽는 우리를 한껏 충만하게 해준다. 아니, 참으로 충분하게 한다. 음식도 그걸 만든 사람의 성정을 닮듯이 우리는 시인의 음식과 작가의 글에서 무언가 다른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그건 노골적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으나 분명히 존재하는 섬세한 이들에게만 선물처럼 주어지는 구수하고 뭉근한 사람 냄새다. 소박하고 욕심 없는 사람들이 풍기는 냄새다. '내비도' 교주 최도사, 착하고 배려심 깊은 J, 아그네스 발차 같은 가수 진진, 사람의 영혼까지 찍는 사진작가 숯팁...... 언제나 고마움보다 더 큰 그리움을 주는 그들은 모든 쓸쓸하고 서러운 시간들을 서로 챙기며 채운다. 우리는 [시인의 밥상]을 읽으며 우리 인생에서 진정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깊게 나이 든다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될 것이다. 나이 듦의 아름다움을 목격하고, 나이와 닮아갈 것이다. 밥상에 마주 앉은 사람과 함께.

    우리에겐 소박한 밥상이 필요하다

    첫 순을 따버려야 잘 자라는 호박처럼 우리에겐 고통, 역경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누누이 써왔다고 작가는 말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우리를 성숙하게는 하겠지만, 행복하게도 사랑하게도 할 수 있을까? 고통과 역경을 지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소박한 밥상이 아닐는지. 배가 끊긴 거문도에서 먹었던 바다가 와락 밀려드는 거 같았던 해초비빔밥과 지리산에서 먹었던 식물성 그 자체였던 호박찜과 호박국, 깻잎을 넣은 밥과 늙은오이무침, 지리산 해발 750미터에 있는 심원마을에서 맛보았던 산나물 밥상과 능이석이밥, 그리고 밥상에 앉아 먹는 차게 만 소면은 작가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시인이 들려주는, 한 사람은 돈을 받으라고 하고 한 사람은 돈을 안 받겠다며 전주 시내에서 추격전을 벌이던 '장뻘' 식당 주인아주머니와의 이야기와 2012년 선거에서 진 다음 날 경남의 한 고등학교로 강연을 가야만 했던 그리고 결국 어린 학생들 앞에서 두 번이나 엉엉 울었다는 시인의 이야기는 작가의 무엇을 건드렸을까? 그건 참선과 기도와 성토를 지나 찾아오는 행복과 같은 성질의 소박한 행복이었을 것이다. 사랑하지 못해서 오는 후회가 아니라 더 사랑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행복한 서글픔이었을 것이다. 평생 더는 없을, 누구보다 배부르게 보냈을 작가의 이 1년을 따라 걷다 지쳐 무심코 밥상 앞에 앉았을 때 우리는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좋은 것이 있으면 나눈다는 것, 이 거대한 도시에서 누군가를 눈물 나게 하는 건 결국 소박함이라는 것, 결핍을 경험하지 못한 채움에는 기쁨이 없다는 것, 자기 것을 자기 것이라고 하고 남의 것을 남의 것이라고 할 줄 아는 용기가 세상엔 별로 없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밥 먹는 게 참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무엇보다, 인생에서 가장 첫 번째에 꼽아야 하는 게 사람이라는 것도.

    버려도 되고, 비워도 되고, 먹지 않아도 된다

    "차비가 없어도 못 오고, 시간이 없어도 못 오지. 미워하는 사람이 있어서 못 오고, 버리지 못할 게 있어서 못 오지. 우린 그걸 다 넘어서서 여기 온 사람들이야."
    (/ '본문' 중에서)

    "나는 지리산에 갈 때마다 삶이 단순할수록 얼마나 풍요로운가를 절감한다. 그리고 똑같은 양으로 내가 얼마나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인가도 말이다."
    (/ '본문' 중에서)

    따뜻하게 잘 지어진 밥과 푸짐히 차린 음식들 밑에는 우리의 영혼이 진짜 보아야 하는 것들이 놓여 있다. 그건 바로 시인과 최도사의 삶, 즉 지리산에서의 삶이다. 딱 관값 200만 원만 남기고 다른 모든 걸 기부하는 시인과 계절별로 두어 벌의 옷만 소유한 채 식은 밥에 장아찌 하나로 며칠을 견디는 최도사를 보며 "서울에서의 내 삶은 배가 고프기도 전에 무언가를 먹는 삶이었다"고 "이 나이에 이르러 이제 나는 안다. 삶은 실은 많은 허접한 것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내 남은 생에 소망이 있다면 그중 무엇이 허접하지 않은지 식별할 눈을 얻는 것인데, 여기 새벽강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그중 몇 개를 건져 올리는 기분이었다. 그것들은 살아 푸르른 숭어 같았다" 하고 말하는 작가의 고백 앞에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지금껏 배가 고파서 먹은 게 아니라, 배가 고파지는 걸 두려워해서 먹고 있었다는 걸. 돈이 있고, 시간이 있더라도, 누군가를 미워하고, 가진 걸 버리지 못하면, 지리산이 차린 밥상 앞에는 도저히 앉을 수 없다는 걸.

    "지난여름이 용광로처럼 뜨겁지 않았다면 오늘 부는 이 가을바람이 그리 고맙지 않았으리라. 우리들의 청춘이 불구덩이처럼 힘겹지 않았다면 우리들의 밥상은 한갓 놀이에 지나지 않았으리라."
    (/ '본문' 중에서)

    힘든 시절, 고통으로 엉겨 붙어 뭉클거리는 시간을 보내며 우리가 해야 하는 건 두려워하는 것도, 불안해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건 자신의 미래나 떨어진 쌀이나 낡고 불편한 것들이 아니다. 고작해야 내일의 날씨다. 우리가 청춘이란 이름으로 해야 하는 건 코앞에서 아른거리는 봄을 느끼며 밥상을 붙잡고 앉아 흔들리더라도 나아가는 것이다. 채우지 못한 그 작은 밥상을 붙잡고 자신을 위한 무언가를 쓰는 것이다. 원한다면 더 많이 버려도 되고, 비워도 되고, 먹지 않아도 된다. 다르게 욕망하면 될 일이다. '시인'처럼이 아닌, '시인의 밥상'처럼.

    목차

    1부 엄마의 따뜻한 손길 같은 것
    식물성 밥상이 가르쳐주는 인생의 원리 - 품위 있는 호박찜과 호박국
    일곱 달 차이 두 사내의 동행 - 아삭아삭 콩나물국밥
    악양편지 1 - 별을 따서
    후회는 더 사랑하지 못하는 데서 온다 - 누구와도 다른 가지선
    아픈 날 엄마의 따뜻한 손길 같은 것 - 복통마저 잠재운 갈치조림
    악양편지 2 - 무가 들어가는 ( )
    너무나도 궁금한 은자씨 - 전주 ‘새벽강’의 굴전
    허접한 것들 가득한 세상에서 건져 올린 푸르른 숭어 - 전주 ‘새벽강’의 소합탕
    악양편지 3 - 꽃을 보고 힘을 내서

    2부 지상의 슬픈 언어를 잊는 시간
    지상의 슬픈 언어를 잊고 두 귀가 순해질 시간 - 거제도 J의 볼락 김장김치 보쌈
    흰 눈은 오시고 임은 아니 오시고 고양이는 잠들러 간 밤에 - 두 그릇 뚝딱 굴밥
    악양편지 4 - 만지면 시든다네
    진정한 욕망과 충족은 어디서 오는가 - 소박한 신비로움 애호박고지나물밥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사랑이 필요할까 - 담백하고 짭조름한 유곽
    악양편지 5 - 반갑고 궁금하다
    달의 뒷면은 몰라도 내 뒷면은 아는 친구들 - 심원마을 백 여사의 산나물 밥상
    신이 어찌 어여삐 여기시지 않으랴 - 심원마을 백 여사의 능이석이밥
    악양편지 6 - 홍매화 핀 날 녹두전

    3부 벚꽃 흐드러진 계절에 삼킨 봄
    벚꽃과 꽃게, 아카시아와 민어, 보름달과 간장게장, 지금과 여기 - J와 버들치 시인의 도다리쑥국
    벚꽃 흐드러진 계곡에서 봄을 삼키다 - 곱디고운 진달래화전
    악양편지 7 - 찬란하다
    버들치 시인 입에서 나온 버들치는 헤엄쳐갈 수 있을까 - ‘완전한 봄맛’ 냉이무침
    ‘도사’마저 감동시킨 엄마표 밥상 - ‘엄마의 밥상’ 보리굴비
    악양편지 8 - 한창이다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 환성을 부르는 채소 겉절이
    소유가 전부가 아닌 곳, 욕망이 다 다른 곳 - 절로 입이 벌어지는 토마토 장아찌
    악양편지 9 - 녹차 만들기

    4부 시린 가슴 데우는 별 같은 ‘사람 밥상’
    흔들리며 가는 배, 울면서도 가는 삶 - 마음을 위로하는 거문도 항각구국
    웃음의 진실 맛의 진심 - 바다가 와락 해초비빔밥
    악양편지 10 - 나한테 도대체 왜 그러느냐
    단식, 지극한 혼자의 시간 - 김장김치 고명 올린 냉소면
    그건 사랑이었지 - 가죽나무 판이 만든 오방색 다식
    악양편지 11 - 너 때문
    우리는 언어를 얼마나 배반하는가 - 식물성 식감 무안 낙지
    외로움을 잊게 한 별 같은 ‘사람 밥상’ - 버들치표 미역냉국과 생감자셰이크
    악양편지 12 - 솔솔거리며 찾아오는 것

    본문중에서

    음식도 그걸 만드는 사람의 성정을 닮아가는지 내 요리가 좀 진하고 단순하며 명쾌하다면(장점만 늘어놓자면 말이다), 시인의 요리는 부드럽고 미묘하고 순하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야 된장국에 김치 하나로 밥 먹는 즐거움을 알게 된 나는 시인의 된장국을 정말 좋아한다. 아마도 이것은 온유를 달라고 기도하는 나의 바람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거의 된장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슴슴한(이 형용사 말고 다른 것은 생각을 못 해내겠다) 국물은 늘 하듯 멸치와 다시마 육수에 된장을 엷게 푼 것이고, 아욱은 서울의 슈퍼마켓에서 사던 것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어린 것이니, 같은 아욱국을 끓여도 시인의 것은 아주 다른 향기가 난다. 뭐랄까, 배 아픈 날 아침 엄마가 만져주는 따뜻하고 보드라운 손길 같은 것?
    (/ pp.51~52)

    프라이팬 깊은 곳에서 섬진강 물결이 뒤집히듯 누런 누룽지들이 위로 올라왔다. 적당히 섞은 후 우리는 각자 자신의 공기에 그것을 떠서 남은 양념장에 취향껏 비벼 먹었다. 한입 넣은 순간 우리 모두의 입에서 "와우!"라고 할 수밖에 없는 탄성이 나왔다. 들기름을 머금은 누룽지는 바다의 굴 내음을 머금고 있었고 굴은 들기름으로 달구어진 구수한 누룽지를 머금고 있었다.
    (/ p.114)

    "나는 다르게 욕망할 뿐이다." 그렇다. 그들은 시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흘려보내기를, 저 산과 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욕망한다. 그들은 누구보다 여행을 많이 떠나고 누구보다 계절을 깊이 즐긴다. 봄이면 야생 달래와 냉이 그리고 산나물을 먹고 여름이면 천렵한 물고기로 매운탕을 끓인다. 가을이면 송이버섯 열 개로 친구들과 풍성한 파티를 벌인다. 나는 지리산에 갈 때마다 삶이 단순할수록 얼마나 풍요로운가를 절감한다. 그리고 똑같은 양으로 내가 얼마나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인가도 말이다.
    (/ p.124)

    "시인님, 오늘 강연 잘 들었습니다. 우리 이제 2년 있으면 선거권 나와요. 오늘 시인님을 보고 많이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결코 지역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투표 잘할 테니 이제 울지 마세요." 학생의 말은 진지했다고 한다. 듣고 있던 학생들도 고요했다. 그러자 그의 말을 다 듣던 버들치 시인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다시 울기 시작했다. 경상도 학생들이 너무 고맙고 예뻐서였다. 그렇게 두 번의 울음으로 그 강연은 끝났다고 했다. 이 슬픈 말을 들으며 우리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세상에 그 학생들은 버들치를, 그가 두 번이나 엉엉 운 강연을 잊을 수 있을까? 아마 평생 못 잊을 것이다. 그건 아마도 진심의 힘이었을 것이다. 어떤 시보다 명징한 언어인 진심 말이다.
    (/ p.130)

    그날 밤, 달이 떴다. 달 옆에 목성도 떴다. 우리는 백 여사가 숯불에 구워주는 닭구이를 먹으며 덜덜 떨며 달맞이를 했다. 달의 뒷면을 본 사람은 없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안다. 이곳에서 이 좋은 친구들은 내 뒷면을 안다는 것을. 보지는 못했겠지만 어여삐 여겨준다는 것을. 이것이 우정이라고 나는 그날 달을 보며 문득 생각했고, 찬 대기 속에서 그들과 소주잔을 부딪쳤다. 쉰이 넘으며 모든 것이 부질없음을 날마다 더 절감하는 나는 생각했다. 충분하다, 참으로 충분하다고.
    (/ p.155)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나 밤늦게 사랑하는 친구가 문득 나를 방문할 때 작은 바구니를 들고 정원으로 나간다. 그리고 한 접시 분량의 어린 머위나 민들레, 부추나 깻잎을 뜯어 간단히 세 가지 양념으로 요리를 한다. 그러면 나의 밥상도 풍성해지고 가끔은 친구와의 술자리가 가볍고 기뻐진다. 다른 생명을 죽이지 않고 그것이 무엇이든 뿌리째 뽑지 않고 덜어내 먹을 수 있다는 기쁨과 고마움, 그것은 분명 채식의 즐거움이다.
    (/ p.231)

    나는 귀를 의심했다. '아름다운 관계'라는 제목부터 좀 의아했는데 여기서 몸을 뒤트는 것은 소나무가 아니라 바위인 것이다. 더운 내 등으로 찬 소름이 지나갔다. 태고부터 거기 있어온 바위가 잘못 내려앉은 그 어린 소나무를 위해...... 인 것이다. 어린 소나무가 불굴의 의지로 바위를 뚫은 것이 아니라 늙은 것이 어린 것을 위해 필사의 힘을 다해 생명을 키워내는 이야기로 시인은 이 관계를 읽었던 것이다. 아직도 무언가를 극복하고 뚫고 그런 것에 감탄하고 있던 나에 비해 그는 이미 내어주고 죽어주고 갈라짐을 견디는 바위에 주목했던 것이다.
    (/ p.294)

    지난여름이 용광로처럼 뜨겁지 않았다면 오늘 부는 이 가을바람이 그리 고맙지 않았으리라. 우리들의 청춘이 불구덩이처럼 힘겹지 않았다면 우리들의 밥상은 한갓 놀이에 지나지 않았으리라. 시인은 밥상을 다 채우지 못하고 그 작은 밥상에서 시를 썼었다. 고픈 배를 찻잔으로 대신하면서 말이다. 결핍을 경험하지 못한 채움에는 기쁨이 없겠지. 마지막은 '작가의 밥상'이 될 것이다. 내가 그들을 내 시골집으로 초대했으니까.
    (/ p.309)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3.01.31~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78종
    판매수 485,059권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 《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1989년 첫 장편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다뤄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 1994년에 『고등어』『인간에 대한 예의』가 잇달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명실공

    펼쳐보기

    저자의 다른책

    전체보기
    펼쳐보기

    연관기사(14건)

    펼쳐보기

    이책의 연관기사(2건)

    언론사 추천 및 수상내역

    이 책과 내용이 비슷한 책 ? 내용 유사도란? 이 도서가 가진 내용을 분석하여 기준 도서와 얼마나 많이 유사한 콘텐츠를 많이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비율입니다.

      리뷰

      8.7 (총 0건)

      기대평

      작성시 유의사항

      평점
      0/200자
      등록하기

      기대평

      9.5

      교환/환불

      교환/환불 방법

      ‘마이페이지 > 취소/반품/교환/환불’ 에서 신청함, 1:1 문의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1577-2555) 이용 가능

      교환/환불 가능 기간

      고객변심은 출고완료 다음날부터 14일 까지만 교환/환불이 가능함

      교환/환불 비용

      고객변심 또는 구매착오의 경우에만 2,500원 택배비를 고객님이 부담함

      교환/환불 불가사유

      반품접수 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보낼 경우 상품 확인이 어려워 환불이 불가할 수 있음
      배송된 상품의 분실, 상품포장이 훼손된 경우, 비닐랩핑된 상품의 비닐 개봉시 교환/반품이 불가능함

      소비자 피해보상

      소비자 피해보상의 분쟁처리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따라 비해 보상 받을 수 있음
      교환/반품/보증조건 및 품질보증 기준은 소비자기본법에 따른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음

      기타

      도매상 및 제작사 사정에 따라 품절/절판 등의 사유로 주문이 취소될 수 있음(이 경우 인터파크도서에서 고객님께 별도로 연락하여 고지함)

      배송안내

      • 인터파크 도서 상품은 택배로 배송되며, 출고완료 1~2일내 상품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 출고가능 시간이 서로 다른 상품을 함께 주문할 경우 출고가능 시간이 가장 긴 상품을 기준으로 배송됩니다.

      • 군부대, 교도소 등 특정기관은 우체국 택배만 배송가능하여, 인터파크 외 타업체 배송상품인 경우 발송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배송비

      도서(중고도서 포함) 구매

      2,000원 (1만원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음반/DVD/잡지/만화 구매

      2,000원 (2만원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도서와 음반/DVD/잡지/만화/
      중고직배송상품을 함께 구매

      2,000원 (1만원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업체직접배송상품 구매

      업체별 상이한 배송비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