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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의 중심인물은 하얀 파도 포말처럼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이다.

2000년대 초, 한센인들은 그동안 터를 잡고 살던 용호동 마을에서 쫓겨난다. 자녀들은 부모와 생이별을 하고 기장군 일광면 일광초등학교 학리분교로 가게 된다. 한센인의 자녀 양원과 양수, 갯마을에 사는 수호, 지현, 성진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리고 그들을 돕기 위해 내려온 목사님 부부와 딸 은지.

해님의 비밀 이야기
벚나무가 들었습니다.
달님의 슬픈 사랑 이야기
밤나무가 들었습니다.
어둡고 추운 곳에서
옹송그리며 살았던 한센인 이야기
바람은 모든 걸 보고 말았습니다.
그들이 가꾼 텃밭과 골목길
버리고 떠난 라디오와 연탄아궁이
담쟁이덩굴만이 알고 있는 역사의 진실
그들은 모두 어디로 떠난 걸까요?

갯마을 아이들의 건강하고 밝은 웃음소리.
양원 형제는 부모와 생이별을 하면서 몸과 마음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
상처 입은 영혼을 품어준 손길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들을 안아 준 일광의 갯마을.
학교 운동장 주변에서 소리 없이 피고 지던 화단의 꽃과 나무들.
한센인이 살았던 공동체가 해체된 후 발가벗겨진 채 갯마을로 추방된 아이들은 그들을 품어준 따뜻한 손길에 얼었던 몸과 마음이 치유된다.
그들 주변에는 세상을 올곧게 살아가는 어른이 있었다. 목사님 부부와 선생님이다. 아이들은 화단의 꽃과 나무를 돌보며 더 큰 사랑이 어딘가에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어둠 속에서 빠져나와 비로소 동해 바다 위를 밝히는 햇귀와 만난다.
아침을 밝혀주는 빛!
햇귀!

이야기를 끌어가는 관찰자는 분교의 화단 식구들이다.
동화 속 관찰자는 학리분교 마당에 피어난 나무와 바람, 그리고 해님과 달님이다. 그들은 정직한 눈으로 갯마을 아이들을 지켜보며 10년 후의 아이들 모습도 추적한다. 화단의 응달에 핀 도깨비바늘과 작고 가냘픈 민들레의 여행은 약자들에게 해방구와 비상의 기쁨을 안겨 준다.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서도 자연은 꽃을 피우며 생명을 잉태한다.
자연은 끊임없이 우리 인간을 지켜봐 주고 돌보아 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다. 화단 식구들은 아이들이 떠난 후에도 그들을 그리워하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해마다 아이들을 기다리고 지난 시간을 더듬는다. 그들은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묵묵히 해님의 열기를 견디고 비바람을 헤쳐 나간다. 말없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인간들을 이롭게 한다. 매사 불평이 없다. 가혹한 태풍조차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여긴다.
이 작품의 메시지는 여기에 있다.

1. 북소리
2. 축제를 준비하다
3. 해님과 달님이 들려 준 이야기
4. 빨간 도깨비 방망이
5. 나쁜 꿈
6. 갯마을 아이들
7. 달님 엄마
8. 학교에 온 엄마 아빠
9. 점박이 청미래 덩굴
10. 아빠의 편지
11. 용왕제
12. 문을 닫게 된 분교
13. 약속
14. 태풍 속으로
15. 휘이잇! 휘이잇!
16. 하늘이 준 선물1
17. 바람이 전하는 말
18. 다시 나타난 피터 팬
19. 별을 담는 보석 상자

작가의 말

"햇귀란 해님이 처음 솟을 때의 빛이야. 사방으로 뻗치는 햇살을 그렇게 부르지. 해님이 솟아올라 그 빛이 온 누리에 서서히 퍼지는 걸 보면 가슴이 벅차오르지 않니?"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