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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하이타니 겐지로의 <우리 가족, 시골로 간다>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 가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한 가족의 생활이 이번 책에서도 유쾌하게 담겨있다. 다카유키의 시각에서 바라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다가온다. 특히, 작은 생명 하나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표제작인 '모두 다 생명'은 채소를 기르면서 벌레를 잡는 과정을 통해 '벌레도 생명이다'라는 사실과 하나의 야채에 수많은 벌레의 생명이 깃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게된다. 그 외에 가장 눈에 띄는 이야기는 병아리 하나가 스스로 알을 깨우고 나오지 못하는 것을 도와주어 병아리가 죽은 이야기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스스로 알을 깨지 못한 병아리는 약해서 일찍 죽는다고 하는데, 실제로 다카유키의 누나가 병아리를 도와주자 곧바로 죽음을 맞게 된다. 그것을 원망한 다카유키. 하지만 가족 모두 병아리를 소중히 여겼다는 사실을 안 다카유키는 누나와 함께 병아리 무덤을 만들어준다.
　
이 책은 정겨운 시골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몸소 깨달아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촌스럽고 투박한 시골 이야기들은 아이들 혹은 어른들이 잊었던 고향의 그리움을 전해준다. 따뜻하게 그려진 그림도 돋보인다. 자연의 모습과 그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생생한 모습이 담긴 책. <제2권>

자연 속에서 생활하며 생명의 참 의미를 깨달아가는 한 가족의 시골 생활을 그린 [하이타니 겐지로의 시골 이야기] 시리즈의 두 번째 권. 자연과 생명들을 대하면서 겪게 되는 시골 생활 이야기가 초등학교 4학년인 한 소년의 시각에서 유쾌하고 솔직하게 그려진 동화로, 어설프지만 진지하게 수많은 생명과 공존하는 법을 깨달아가는 한 가족의 일상을 통해 하이타니 겐지로의 생명과 인간에 대한 철학이 배어 나온다. 1권인 [우리 가족, 시골로 간다]에서 주인공(다카유키)의 가족이 아빠의 갑작스런 결정에 따라 시골로 이사 가기까지의 갈등과 현실로서의 시골 생활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 안타까움과 웃음을 자아내며 그려졌다면, 2권인 [모두 다 생명이에요]에서는 다카유키네 가족의 본격적인 시골 생활과 이웃들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채소와 닭을 키우는 등 다카유키네 가족의 생활은 하나씩 자리를 잡아간다. 하지만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고 고난의 연속이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오리 한 마리가 죽는가 하면, 하나는 다리가 휘어져 부목을 대서 다리를 바로잡아 주고, 채소를 키우면서 농약이나 비료를 주는 대신 밭에서 벌레를 잡고……. 그러한 날들이 하루하루 쌓이면서 다카유키는 차츰 “생명이 살아간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야.”라는 아빠 말의 참뜻을 이해하게 된다. 삶을 지탱하는 데 필요한 먹거리를 우리는 매일 너무도 당연하게 취하지만, 먹거리 하나하나에도 수많은 생명이 깃들어 있음을. 그러던 중 어느 날 이웃에 사는 하루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말씨는 우악스럽고 괴팍하지만 마음은 더없이 푸근한 하루 할머니와 도시 친구들이 모두 모여 산으로 마를 캐러 나서게 되는데……. 산에서 마를 캐는 것이 재미있기만 하고 흥에 겨운 다카유키네 가족과 도시 친구들에게 하루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따끔한 질책은 자연의 순리와 생명의 베품과 나눔에 대해 다시금 돌이켜보게 한다. 　 “이것은 너희들이 캐낸 마 줄기야. 이걸 그냥 버려두면 죽고 말아. 땅 속의 마를 얻어 갔으면, 이렇게……. 이렇게 해 두면, 몇 년 뒤에 다시 마를 얻을 수 있지. 생명은 돌고 도는 거니까.”

아껴 둔 용돈으로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모두 다 생명
들닭순이
하루 씨라는 굉장한 친구
마의 대왕
생명은 돌고 돈다
모처럼 보람차게 살아가고 있는데…
누나의 가출

1. “양배추 잎 하나를 먹을 때도, 거기에 양배추의 생명과 더불어 수많은 벌레의 생명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다카유키는 아주 행복한 사람이야.” 나는 이번에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빠가 기운차게 말했다. “가슴아픈 일이기는 하지만, 다 같이 힘을 모아 벌레를 잡아 볼까?” 벌레도 생명이다. 나도 생명이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도, 나는 이 말이 더없이 어렵게 느껴졌다. 2. 들닭순이는 병아리들을 겁만 주었지 괴롭힐 마음은 없는 것 같았다. 병아리가 모이통에서 멀어지자 병아리한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모이를 쪼기 시작했다. “자연 속에 내버려 두면, 동물은 괜히 까닭도 없이 다른 동물을 괴롭히지 않는 법이지.” 3. 얼마 뒤, 할머니가 “다들 잘 봐.” 하며 우리한테 마 줄기를 보여 주었다. “이것은 너희들이 캐낸 마 줄기야. 이걸 그냥 버려두면 죽고 말아. 땅 속의 마를 얻어 갔으면, 이렇게…….” 할머니는 아래쪽 마 줄기에서 갈래갈래 뻗은 뿌리 가운데 하나를 땅에 꽂았다. “이렇게 해 두면, 몇 년 뒤에 다시 마를 얻을 수 있지. 생명은 돌고 도는 거니까.” 4. “하얀 마에 휘감겨 있는 갈색 끈 같은 것이 보이지? 이게 엄마 마야. 자,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볼까?” 할머니는 마에 휘감겨 있는 갈색 끈 같은 것, 그러니까 엄마 마를 조심조심 떼어 냈다. 엄마 마는 하얀 마보다 길었다. “엄마 마는 새끼 마를 키운단다. 그리고 새끼한테 생명을 넘겨주지. 마나 인간이나 매한가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