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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 [개정증보판]

원제 : A clockwork 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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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어떤 정부라도 버젓한 젊은이를 태엽으로 돌아가는 기계로 만드는 것을 승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지. 그건 탄압을 자랑스레 여기는 정부나 하는 짓이야.”

인간의 자유 의지와 도덕의 의미를 묻는 20세기의 문제작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A Clockwork Orange」의 원작 소설

출간 50주년 기념 증보판. 편집자 주석, 은어 사전, 앤서니 버지스의 에필로그와 여러 편의 에세이, 미출판 인터뷰, 1961년 타자본 등과 맬컴 브래드버리, A. S. 바이엇 등 작가들의 리뷰 수록.

『시계태엽 오렌지』는 1962년 영국에서 발표된 이래 끊임없는 논란과 열광을 낳으며 20세기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제목 그대로 이 소설은 외부의 힘에 의해 태엽이 감겨야 움직일 수 있는 인간상에 대한 반성을 제시한다. 폭력과 죄악에 대한 성찰 속에서 국가 권력의 억압을 비판하고 인간의 자유 의지를 옹호하는 이 작품은 당대의 속어와 신조어를 과감하게 차용하고 서술 형식에 음악 요소를 도입함으로써 소설 기법 면에서도 일대 혁신을 이루어 냈다. 이 책은 『시계태엽 오렌지』 출간 50주년을 기념하여 2012년에 나온 증보판을 번역한 것으로, 편집자 주석, 은어 사전, 앤서니 버지스의 에필로그와 여러 편의 에세이, 미출판 인터뷰, 1961년 타자본 등과 맬컴 브래드버리, A. S. 바이엇 등 작가들의 리뷰 등을 부록으로 실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출판사 서평

■ 인간의 자유 의지에 대한 철저한 옹호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하고 논쟁적인 주제는 등장인물 중 작가 알렉산더와 교도소 신부의 말 속에서 반복된다. 개인의 선택과 자유 의지가 없다면 인간은 더 이상 온전한 인간일 수 없으며 다만 태엽 달린 오렌지처럼 수동적인 기계 장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차원에서뿐 아니라 사회의 변화에서도 마찬가지다. 구성원들의 선택과 동의 없이 실행되는 모든 사회적 결정은 원천적으로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자유 의지의 무조건적 긍정은 주인공 알렉스의 무차별적 폭력의 자유와 맞물리며 보다 첨예한 문제의식을 요구한다.
버지스는 알렉스가 저지르는 폭력과 공동체에 미치는 해악의 강도를 극단화하면서 ‘개인의 자유를 옹호한다면, 폭력의 자유까지 인정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버지스는 선과 악, 그리고 자유의 한계라는 통념을 모두 거스르는 인물로 알렉스를 설정함으로써, 자유와 윤리에 대한 상식적인 논리의 구도를 깨뜨리려 한다. 알렉스는 범죄를 저지르지만, 아직 열다섯 살에 불과한 미성년자이며, 자신의 행위의 영향이나 의미에 대해 알지 못한다. 또한 대중문화의 사회 통제적 속성에 반감을 갖고 있으며 고급문화의 향유자이기도 하다. 절대적인 선인도 악인도 아닌 미성숙한 인물, 모든 통제에 반대하며 절대적인 자유를 원하나 그 자유의 한계를 의식하지 못하는 완벽한 반항아로서 알렉스는 윤리적, 문화적, 세계관적 자기모순에 빠진 현대인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재현한다.
현대인에게 선과 악이란, 그것이 종교적인 덕목이든 공동체의 규범이든 법적인 규칙이든 선험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며, 마찬가지로 자유 의지 또한 선이나 악 어느 한쪽으로 정향(定向)되어 있지 않다. 여기에 어떤 강요나 억압이 가해질 때, 즉 순수한 개인의 선택이 아닌 경우, 그것은 인정될 수 없다고 버지스는 역설한다.

■ 죄악의 근원에 대한 통찰

작품의 배경인 미래의 런던은 온갖 범죄가 난무하며 이에 맞서는 사회 통제 또한 범죄의 강도에 못지않은 폭력성을 지닌 암울한 디스토피아다. 학교나 교도소 등의 국가 장치는 아무 구실도 하지 못하며, 오직 순응적 인간과 비순응적 인간을 격리하는 데 주력할 뿐이다. 알렉스의 폭력성과 비규범성이 이러한 환경에 의해 생겨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가 체포된 후 겪는 교도소 생활은, 환경적 요인으로써 인간의 심성을 변화시키려는 의도가 무용함을 보여 준다.
알렉스가 자원하여 받는 루도비코 요법은, 인위적인 실험을 통해 인간의 범죄적 속성을 통제하려는 환경 결정론의 극단화된 형태다. 피실험자는 인간으로서의 주체성을 상실하고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자기 변화의 가능성을 빼앗긴다. 버지스가 보기에 이와 같은 환경 결정론의 오류는 죄악의 근원을 따져 보려는 사고방식이 일종의 무균질 인간이라는 허구를 전제하고, 한 인간이 겪는 복잡다단한 삶의 이력을 통제하거나 변형할 수 있다는 인위적 시술의 가능성을 상정하는 데 있다. 버지스가 교도소 신부의 입을 빌려 펼치는 “악을 선택하는 사람이 강요된 선을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보다는 낫지 않을까?”라는 모순적인 주장은, 무엇이 좀 더 인간적인가라는 반문이며, 그 토대 위에서 개인의 삶과 공동체 조건의 개선 가능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죄악의 근원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이러한 인간적 진실의 질문, 즉 자신의 사고와 행위에 대한 반성의 기회가 점차 박탈되어 왔으며, 현대에 들어와 그 양상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데 있다. 신화와 종교, 사회적 기제라는 외부의 권위와 위협 속에서 한 개인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반성할 수 있는 여지는 점점 줄어들어 왔다. 특히 사회 통제의 장치가 고도화되고 대중 매체의 영향력은 절대적으로 커져, 사유하고 반성하는 주체로서 인간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고 할 수 있다. 작품 제목 그대로 태엽 장치를 달고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이 주체적인 반성의 능력을 잃어버리면서, 윤리와 도덕에 대한 의식 또한 상실할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러한 조건이 곧 죄악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 음악적 구성과 혁신적 언어

버지스는 작가인 동시에 고전 음악 애호가이자 작곡가였다. 그의 관심사 중 하나는 음악적 요소를 문학 속에 통합하는 것이었으며, 『시계태엽 오렌지』는 그러한 시도의 정점에 있는 작품이다. 전체 3부 구조인 이 작품은 각각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3부의 후반부 장들은 1부의 전반부 장들을 형식적으로 반복하되, 내용적으로 반전(反轉)시키는 대구를 이룬다. 이러한 반전의 기법은 소나타의 론도 형식, 혹은 교향곡의 상승, 하강과 유사한 효과를 가진다. 예를 들어, 1부 3장에는 알렉스가 코로바 밀크 바에 앉아 죽음에 관한 아름다운 아리아를 듣는 장면이 나오는데, 3부 5장에 가면 음악에 고문당하다시피 하다가 그가 자살을 시도하게 되는 식이다.
음악적 구성과 더불어 이 작품의 뚜렷한 개성은 알렉스와 그의 친구들이 구사하는 십 대들의 은어 및 비어인 나드삿(NADSAT)에서 잘 드러난다. 작품 속의 독특한 어휘들은 당시 런던 지역의 방언인 ‘코크니(cockney)’에서 착안, 러시아어에 기초하여 직접 고안해 낸 것이다. 그는 언어학에 관한 저서들을 냈을 만큼 언어 문제에 관심이 컸으며, 일상 언어와 문학 언어의 특질에 관한 연구에 몰두하기도 했다. 이 작품에서 버지스가 발명해 낸 비어는 알렉스와 그 또래들의 사회적 소외와 일탈성, 배타성을 드러내며,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문맥과 음성적 유사성에 따라 단어의 의미를 유추하게 만드는 효과 또한 지닌다. 문학 언어의 특성을 일상 언어에 대한 의심과 반성에서 찾는 그의 언어관은 반성적 주체로서의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작품의 주제와 맞물려 있다.

추천사

뉴욕타임스
머리카락이 쭈뼛 서게 만드는 속도감과 에너지. 오웰의 미래상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타임
앤서니 버지스의 작품은 불쾌하고 충격적으로 보이나, 흔치 않은 철학적인 소설이다.

윌리엄 버로스
나는 버지스만큼 언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작가를 알지 못한다.

존 업다이크
앤서니 버지스는 경이로운 지식인인 동시에 세계를 감싸 안는 자애로운 영혼이다.

목차

서론 / 앤드루 비즈웰 7

시계태엽 오렌지
1부 35
2부 127
3부 197

편집자 주석 273
나드삿 용어 사전 289
『시계태엽 오렌지: 뮤지컬』에 붙이는 프롤로그 / 앤서니 버지스 301
에필로그: 새파랗게 어린 놈들에 대한 짤따란 썰 / 앤서니 버지스 312

에세이, 저널 그리고 리뷰
러시아 사람들 / 앤서니 버지스 327
시계태엽 마멀레이드 / 앤서니 버지스 338
출판되지 않은 앤서니 버지스와의 인터뷰 중 일부 348
「시계태엽 오렌지 2004」를 위한 프로그램 노트 / 앤서니 버지스 357
‘루트비히 판’, 메이너드 솔로몬의 『베토벤』 리뷰 / 앤서니 버지스 363
황홀한 금빛 주홍색 / 앤서니 버지스 371
시계태엽 오렌지 / 킹슬리 에이미스 384
새로운 소설 / 맬컴 브래드버리 387
호러 쇼 / 크리스토퍼 릭스 389
모든 삶은 하나다: 『시계태엽 성경, 또는 엔더비 씨의 종말』/ A. S. 바이엇 409
후기 / 스탠리 헤드거 하이먼 416
폭력에 대한 마지막 말 / 앤서니 버지스 430

『시계태엽 오렌지』를 위한 앤서니 버지스의 1961년 타이핑 원고에서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 오렌지』 타자본(1961) 435

작품 해설 441
증보판 역자 후기 448
작가 연보 451

본문중에서

“그 요법은 아직까지 사용된 적이 없어. 이 교도소에서도 말이야, 6655321번. ‘그분’도 그것에 대해선 깊이 회의하시거든. 나도 그 회의에 공감한다고 말해야겠구나. 문제는 그 요법이 과연 진짜로 사람을 선하게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이지. 선함이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란다, 6655321번아. 선함이란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어떤 것이야. 선택할 수 없을 때는 진정한 인간이 될 수가 없는 거야.” (138~139쪽)

“너는 착한 아이로 만들어질 거다, 6655321번, 얘야. 결코 다시는 폭력을 휘두르고 싶거나 국가의 평온을 해치는 어떤 일도 저지를 욕망이 일어나지 않을 거다. 난 네가 그것을 모두 고려하면 좋겠다. 그 점에 대해 너 스스로 진짜 분명하게 하면 좋겠구나.” (153쪽)

“착하게 되는 것이 좋지 않을지도 모른다, 6655321번아. 착하게 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일 수도 있어. 말하고 보니 자기모순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번 일 때문에 나는 며칠 동안 잠 못 들어 할 거야. 신은 무엇을 원하시는 걸까? 신은 선 그 자체와 선을 선택하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을 원하시는 걸까? 어떤 의미에서는 악을 선택하는 사람이 강요된 선을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보다는 낫지 않을까? (……)” (154쪽)

“통제한다는 것은 항상 어려운 일이야. 세상도 하나고, 인생도 한 번이니까. 인간의 행위 중 가장 감미롭고 꿈만 같은 일도 어느 정도의 폭력을 수반하지, 예를 들면 사랑의 행위라든지 음악 같은 것 말이야. 운을 걸고 선택을 해야 하는 거야, 얘야. 이제껏 선택은 전적으로 네가 내린 것이었어.” (180쪽)

“나, 나, 나. 도대체 나는 어쩌라고요? 난 여기서 뭐란 말이야? 내가 무슨 짐승이나 개란 말이야?” 이 말에 놈들은 큰 소리로 떠들면서 나에게 소리치기 시작했지. 그래서 더 큰 소리로 내가 외쳤어. “내가 무슨 태엽으로 움직이는 오렌지란 말이야?” (193쪽)

“이 아이는 진정한 기독교인이 될 것입니다.” 브로드스키 박사가 외쳤지. “다른 쪽 뺨을 내밀 준비가 되어 있고, 십자가에 못 박기보다 못 박힐 준비가 된 데다가, 파리 한 마리 죽일 생각만으로도 진정한 고통을 느낄 것입니다.” (195쪽)

“자네는, 내 생각에도, 죄를 저질렀어. 그렇지만 그에 대한 처벌이 너무 심했어. 저들은 자네를 인간이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 만들었어. 자네에겐 선택할 권리가 더 이상 없는 거지. 자네는 사회가 용납하는 행동만 하게 되었어. 착한 일만 할 수 있는 작은 기계지. 이제 똑똑히 알겠구나, 조건 반사 기법이라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음악이나 성적인 행동, 문학과 예술, 이 모든 것들이 지금은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을 주는 근원인 게 분명해.” (229쪽)

그래, 그래, 바로 그거지. 청춘은 가 버려야만 해, 암 그렇지. 그러나 청춘이란 어떤 의미로는 짐승 같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어. 아니, 그건 딱히 짐승이라기보다는 길거리에서 파는 쪼끄만 인형과도 같은 거야. 양철과 스프링 장치로 만들어지고 바깥에 태엽 감는 손잡이가 있어서 태엽을 드르륵드르륵 감았다 놓으면 걸어가는 그런 인형. 일직선으로 걸어가다가 주변의 것들에 꽝꽝 부딪히지만, 그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지. 청춘이라는 건 그런 쪼끄만 기계 중의 하나와 같은 거야. (270쪽)

그리고 내가 지금 가는 곳은, 여러분, 여러분은 갈 수 없는 나 혼자만의 길이야. 내일도 향기로운 꽃이 피겠고, 구린내 나는 세상이 돌아가겠고, 별과 달이 저 하늘에 떠 있을 거고, 여러분의 오랜 동무 알렉스는 홀로 짝을 찾고 있을 거야. 엄청 구리고 더러운 세상이야, 여러분. 자, 이제 여러분의 동무로부터 작별 인사를. 그리고 이 이야기에 나오는 다른 놈들에게는 커다란 야유를. 엿이나 먹으라 그래. 그러나 여러분은 가끔씩 과거의 알렉스를 기억하라고. 아멘, 염병할. (271~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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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앤서니 버지스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17

앤서니 버지스는 영국의 소설가, 비평가, 문인. 현대의 딜레마를 탐구한 그의 소설에는 재치, 진지한 도덕의식, 기괴한 분위기가 결합되어 있다.
1917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났다. 영문학과 음성학을 전공했으며 버밍엄대학교 성인교육부에서 교편을 잡았고(1945~50), 교육부에서도 근무했으며(1948~50), 벤베리 그래머 스쿨의 영어교사로 일했다(1950~54). 2차대전에 참가하기도 한 그는 1954년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에서 장교로 복무하며 <말레이 삼부작>을 완성했다.
영국으로 돌아와서는 생계를 위해 글을 써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본격적인 전업작가로 나섰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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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영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박시영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노팅엄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이스트 앵글리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5년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학부에서 강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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