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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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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나보코프가 자신의 러시아어 저작 가운데 가장 좋아한 최고의 작품

    을유세계문학전집 84번째 작품으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재능]이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나보코프 스스로 "가장 훌륭하고 가장 향수 어린 작품"(BBC와의 인터뷰)으로 꼽았을 뿐만 아니라 작가의 "망명 생활의 슬픔과 기쁨"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나보코프만의 언어유희와 지적 퍼즐이 체스처럼 펼쳐져 있어서 인상적이다.

    출판사 서평

    (국내 초역)
    [재능]은 나보코프 스스로 자신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최고의 러시아어 소설이라고 손꼽은 작품이다.

    "[재능]의 세계는 나의 다른 소설들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환영의 세계이다. 나는 어느 정도 떨어져서 이 책에 대해서 말할 수 있다. 이것은 내가 러시아어로 썼던, 혹은 쓰게 될 마지막 소설이다. 소설의 여주인공은 '지나'가 아니라 러시아 문학이다."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영역본 서문 중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풍요로운 기억과
    상상이 가득한 미로 같은 유희의 작품


    나보코프 스스로 자신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최고의 러시아어 소설로 손꼽은 [재능]은 그만큼 작가의 전작 중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작품은 나보코프를 작가로 성장시킨 러시아 문학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담긴 소설이자 자신의 정신과 영혼의 뿌리가 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선사한, 돌아갈 수 없는 조국 러시아에 대한 절절한 연서이기도 하다. [재능]은 특히 구상에서 완성까지 5년(1933~1937년)이라는 집필 시간이 걸렸는데 이는 그의 전 작품 중에서 최장 기간이 소요된 것이다. 나보코프는 [재능]을 집필하면서 시인 호다세비치에게, "[절망] 이후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소설은 끔찍하게 힘든 작품입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 토로가 이해될 만큼 이 작품에는 다수의 문학적 인용과 문화·역사적 인유뿐만 아니라 정치, 철학, 미술, 자연과학 등에 이르는 나보코프의 방대한 백과사전적 지식이 녹아 있다. 또한 나보코프의 탐미주의자이자 유미주의자로서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된 다양한 소설 구성 기법들, 기만과 속임수로 점철된 소설 구성 원칙, 심지어 한 문장 안에서 일어나는 시제와 시점의 예기치 않은 변화, 현실과 상상의 복잡한 교차, 객관적 묘사와 내적 독백의 융합, 작가와 타인의 목소리 결합 등, 복잡한 서사 구조를 갖춘 작품이다. 거기에 다양한 유형의 언어유희가 한몫 거든다. 상충되는 형용어구의 병치로 인한 의미의 모호성, 산문 안에 녹아 있는 시의 운율과 리듬, 한마디로 소설 작법을 총망라한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소설 속 주인공인 표도르 고두노프 체르딘체프의 삶을 다루고 있다. 소설의 사건은 상호 연관된 다층 차원에서 전개된다. 가장 기본적인 차원은 표도르의 일상생활이다. 여기에는 망명 문인으로서의 삶이 녹아 있다. 표도르는 베를린 거리와 공원을 산책하고 동료 망명 문인들과 교류하는 한편, 현지 독일인들과의 괴리로 힘들어 하기도 한다. 여기에 중요한 사건으로서 운명의 연인 지나 메르츠와의 만남과 사랑, 체르니ㅤㅅㅖㅂ스키라는 성을 가진 러시아인 부부와의 우정이 묘사된다. 아울러 소설의 시간에 선행하는 사건들이 과거로의 회고를 통해 제시된다. 과거는 표도르에게 혁명 이전 러시아에서의 행복했던 어린 시절, 유명한 탐험가로 혁명 시기에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그다음 차원은 표도르 고두노프 체르딘체프가 작가로서 성숙해지는 여정과 관계된다. 여기에는 그가 어린 시절에 쓴 시집, 젊은 데카당 시인 야샤 체르니ㅤㅅㅖㅂ스키의 극적인 자살에 관한 단편, 미완성으로 끝난 아버지에 대한 전기, 마지막으로 그의 첫 번째 작품인 ?체르니ㅤㅅㅖㅂ스키의 생애?의 사전 연구, 출판, 뒤이은 비평이 포함된다. 표도르가 쓴 텍스트는 [재능]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텍스트 안의 텍스트로 삽입되어 있다. 이 삽입 텍스트들은 개인적 편지와 서정시에서 회고록과 문학 전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포괄할 뿐만 아니라 창조 과정의 전 단계를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재능]은 온갖 문학 장르들을 실험하고 실제 사실과 상상이 혼재되어 있다. 동시에 독자에게 미로와도 같고 체스 게임과도 같은 유희적인 작품을 선물한다.

    불멸을 꿈꾸는 재능에 관한 모든 것

    [재능]에서는 19세기 거의 모든 러시아 작가들이 다뤄지고 있다. 주인공은 콘체예프와의 토론에서 곤차로프, 피셈스키, 레스코프, 톨스토이, 푸시킨, 체홉, 고골, 투르게네프, 도스토옙스키와 랭보에 이르기까지 여러 작가들을 거론하며 이야기한다. 작가들과 인용문들은 그야말로 휙휙 지나가고, 각 인용문이 끝나면 언급된 작가들에 관해서 주인공과 콘체예프가 서로의 의견을 제시한다. 하지만 서사는 너무 모호해서 논지가 명징하게 드러나지 않고 콘체예프의 발언과 표도르의 발언이 거의 구별되지 않은 채 대화가 진행된다. 이것은 나중에 밝혀지듯이 주인공의 상상 속에서 이루어진 대화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능]에는 실재와 환상, 나보코프 본인의 문장과 다른 작가들의 문장 인용과 패러디 등이 뒤섞여 있다.
    작품 속에서 보이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도 의미심장하다. 나비를 수집하러 머나먼 동쪽, 이국의 땅으로 떠난 주인공의 아버지와 작가로서 자신만의 글을 찾기 위해 지적 여정을 펼치고 있는 아들의 여정은 일견 닮은 데가 있다. 아버지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나비들을 수집하러 돌아다니는 것처럼 아들 역시 새로운 글, 새로운 문장을 찾아 돌아다닌다. 그러한 와중에서 나보코프가 펼쳐 보이는 문장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한 마리의 아름다운 나비처럼 화려하게 빛난다. 특히 나보코프의 뛰어난 묘사는 독자들에게 생생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또한 이 작품은 나보코프의 전체 저작 중에서 가장 시사성 있는 소설로 평가받는다. 소설 속에는 러시아 망명 문단의 좁은 세계 안에서 논쟁의 중심이 되었던 사건, 사상, 핵심적 이슈 등이 은닉된 채 다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동시대인들은 [재능]을 풍자적인 실화소설로 간주하기도 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여러 사건들 안에 다양한 망명 문인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실제 [재능]이 출간되었을 당시 망명 문인들 사이에서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실제 모델을 쉽게 눈치채기도 했다. 그만큼 저자 자신에 근접해 있던 소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재능]이다.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해설 - 삶의 문학으로의 승화: 불멸의 꿈꾸기
    판본 소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연보

    본문중에서

    이 사막에는 나보다 먼저, 이미 6세기 전에 마르코 폴로가 거쳐 갔던 고대의 길의 흔적-돌담불 표지-이 보존되어 있었다. 나는 티베트 협곡에서 우리의 최초 순례자들을 놀라게 했던 북소리 비슷한 흥미로운 울림을 들었을 뿐만 아니라, 모래 폭풍이 부는 사막에서는 마르코 폴로가 보고 들은 것-"옆으로 유인하는 악령의 속삭임", 기이하게 반짝이는 공기 사이로 끝없이 맞부딪히며 지나가는 회오리바람, 유령들의 카라반과 군대들, 형체 없이 사람에게 몰려와 그를 투과하고는 홀연 산산이 흩어지는 수천 혼령의 얼굴들-을 똑같이 보고 들었다. 1320년대 위대한 탐험가가 죽어 가고 있을 때 친구들은 그의 침상에 모여 그에게, 그의 책의 기록 중 그들로서는 황당무계해 보이는 부분을 부정해 달라고-합리적으로 삭제함으로써 기적 부분을 축소하자고-간청했다. 하지만 그는 실제 목격한 것 중 채 절반도 말하지 않았노라 응수했다.
    (/ pp.169~170)

    여름 아침이 내게-단지 나만을 위한 걸까?-선사한 이 모든 선물을 난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미래의 책을 위해 남겨 둘까? 아니면 실용적 지침서 '행복해지는 법'의 집필을 위해 즉각 사용할까? 아니면 보다 심오하고, 보다 주도면밀하게 접근할까? 이 모든 것 뒤에, 연기(演技)와, 광휘와, 나뭇잎의 진한 초록빛 분장 뒤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파악해 볼까? 분명 뭔가가 있지 않은가, 뭔가가 있다!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지만 감사할 대상이 없다. 이미 받은 기증품 목록만 해도 '미지의 인물'로부터 1만 일(日)이다.
    (/ p.432)

    물론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는 러시아를 벗어나 사는 것이 좀 더 쉽답니다, 제가 돌아갈 것임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첫째, 러시아의 열쇠를 가져왔기 때문이고요, 둘째, 백 년 후든, 2백 년 후든 언제가 되든 상관없이, 저는 제 책들 안에서, 하다못해 연구자들의 행간 각주 안에서라도 그곳에서 살 것이기 때문입니다.
    (/ p.463)

    저자소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99.04.23~1977.07.02
    출생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간도서 16종
    판매수 7,131권

    1899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볼셰비키혁명으로 조국을 등진 후 유럽과 미국을 전전하다 1945년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다.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러시아문학과 프랑스문학을 공부했고, 코넬대학과 하버드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쳤다. 『절망』 『서배스천 나이트의 진짜 인생』 『창백한 불꽃』 등을 발표했고, 1955년 출간한 『롤리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1977년 스위스 몽트뢰에서 생을 마감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에서 F. 튜체프의 약강4보격 리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語間境界( словораздел)에 의한 리듬 연구- Ф. И. Тютчев의 약강4보격을 중심으로], [네끄라소프의 5보강약격에서의 운율과 의미의 상호관계- 'Семантический ореол' 개념의 검증과 확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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