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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시인의 시집 『애린』. 1986년부터 발표된 시들을 모아 발표된 시집이다. 여러 차례 중간 되다가 1995년 이후 다시 근 20년 만에 재출간 되었다. 애린은 원래 1권과 2권으로 나누어서 그간 출판되었지만 이번에 출간 된 이 책은 재출간하면서 한 권으로 모았다.

책 소개

김지하 시인의 시집 ‘애린’은 1986년부터 발표된 시들을 모아 발표된 시집이다. 여러 차례 중간 되다가 1995년 이후 다시 근 20년 만에 재출간 되었다. 애린은 원래 1권과 2권으로 나누어서 그간 출판되었지만 우리 출판사에서 이번에 재출간하면서 한 권으로 모았다. 그래서 시집으로는 분량이 꽤 된다.

김지하 시인의 시집 ‘애린’은 김 시인의 시 세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서정성이 특히 돋보이는 시들이 많다고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이 시집에서 애린이 과연 무엇인지 명확하게 말해 주고 있지 않다. 독자들은 여러 시들을 읽으며 어렴풋이 그 그림자나 희미한 형체를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어떤 독자들은 애린은 바로 이것이다라고 확신을 갖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시인은 이 시집에서 우리 마음, 우리 감정의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움직임을 집요하게 추구한다. 마치 어떤 탁월한 학자가 학문적 진실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처럼. 이 시집 전반에 걸쳐진 서정성, 그리고 미묘한 애매모호성은 우리 당대의 독자들에게 새로운 해석의 여지를 많이 남겨주고 있다.

출판사 서평

김지하 시인은 근 20년 만에 재출간되는 시집의 복간사를 다음과 같이 보내 주었다. 그 내용을 전재한다.

애린

김지하

온 세상이 다 알다시피 나는 지독한 욕쟁이, 사나운 싸움꾼이었다.
그런 나에게 한 가지 큰 비밀이 있었다. 마음이 한없이 약한 것이다.
수 십년 욕질과 싸움 끝에 드디어 바로 그 비밀이 대가리를 들었다. 그것이 곧 〈애린〉이다.

물론 흉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詩)가 무엇인가?
하하하하하
다섯 번 웃었다. 이것이 나의 한 서정.
아, 세월이 지나서도 이 슬픔, 이 웃음이 좋다.

2016년 3월 20일

김지하 시인의 마음이 한없이 약하다는 것,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독자나 지인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러나 시인은 이 애린의 복간사에서 그런 점을 고백하고 있다. 김지하 시인의 시 세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김지하 시인의 서정시집 ‘애린’. 애린의 정체와 시인의 약한 마음을 한번 들여다보기 위한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제1권

서시

소를찾아나서다

서대문에서

안산
모화관
옛터
악박골
벽
동상
안팎
똥퍼
물구나무
결핍
엽서
문두드리는소리
초파일밤
면벽

죽음
어느 한날
소식

원주에돌아와

발자국을 보다
남한강에서
또남한강에서
갇힘
살림

소발자국널렸거늘

원주길
집에와
한밤
초생달
반쪽돌부처
꿈에
생시에
무실리의 그하얀날
그 여름
치악산
둥글기 때문

제2권

소를 논함

소를 보다
소를 붙잡다
소를 길들이다
소를 타고 집에 돌아오다
소를 잊고 사람만 남다
사람과 소를 함께 잊다
근원으로 돌아가다
저장에 들어가 손을 내리다
소를 논함

그 소 애린(1-50)

그런데 저쪽에서

호랑이 장가 가는 날
무화과
푸는매듭
이제나에게오세요
눈 내릴 때면
매화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