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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와 트랜스미디어 : 어벤져스에서 오즈의 마법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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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초보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트랜스미디어 개론서

    이 책은 학계와 산업계에서 트랜스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연구자와 실무자들이 함께 참여해 만들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해외에서는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제작과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학술적 관심이나 산업적 활용 면에서 참고할만한 입문서가 거의 없는 상태다. 저자들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연구와 개발에 유용한 이론적 접근을 시도했다.
    트랜스미디어의 기본 정의와 탄생배경에서부터 유형에 이르기까지 초보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개론서를 제작했다. 저자들은 트랜스미디어,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국내외 지형을 종합적으로 조망하여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제작자들이나 연구하려는 이론가들뿐만 아니라 학부 및 대학원생들에게 널리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은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의 연구부터 기획, 개발, 유통에 이르는 전반을 다루고 있다. 또한 다양한 국내외 사례를 소개하고 용어사전 및 콘텐츠 사례 등을 부록으로 첨부하여 트랜스미디어를 처음으로 접하는 독자부터 실제적인 개발을 염두에 둔 독자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출판사 서평

    문화콘텐츠의 트랜스를 조명하다

    최근 우리 주위에서 트랜스(trans)가 들어간 어휘를 접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트랜스컬쳐, 트랜스커뮤니케이션, 트랜스브랜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트랜스라는 용어가 확산되고 있다. 때문에 트랜스를 이해하는 건 우리 시대의 문화?사회 징후를 해독하는 일이 되고 있다. 트랜스는 가로지르고 초월하고 경계를 통과하는 그리고 단순한 물리적 통합을 뛰어넘는 지점을 향해 치닫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종횡무진 변화를 시도하는 트랜스 현상은 문화콘텐츠 영역에도 접목되어 트랜스미디어 혹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이라는 용어가 점차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트랜스미디어의 등장 배경으로 이 책에서는 컨버전스 시대의 도래(문화적 배경), N스크린과 멀티 플랫폼의 등장(기술적 배경) 그리고 컨슈머에서 크리슈머로 진화한 수용자의 콘텐츠 이용행태 그리고 기능가치에서 경험가치를 추구하는 수용자의 인식(산업적 배경) 등을 꼽고 있다.

    트랜스미디어의 A부터 Z까지를 다루다

    미디어의 발달과 능동적 참여 등을 배경으로 등장한 트랜스미디어는 콘텐츠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트랜스미디어와 관련된 이렇다 할 개론서나 입문서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책은 트랜스미디어를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입문서로 기획되었다. 트랜스미디어의 탄생 배경을 시작으로 개념과 유형, 스토리텔링 등을 따라가다 보면 트랜스미디어와 관련한 탄탄한 이론적인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여기에 국내 현업 종사자들과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국내 트랜스미디어 개발의 현주소와 방향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책은 이론과 실무 이야기를 넘나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국내외 사례를 소개하고 용어사전 및 콘텐츠 사례 등을 부록으로 첨부하여 트랜스미디어를 처음으로 접하는 독자부터 실제적인 콘텐츠 개발을 염두에 둔 독자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트랜스미디어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을 제시하다

    책은 총 4부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전체 책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장으로 트랜스미디어가 등장한 시대적 배경과 개념 설명에 주안점을 두었다. 2부는 국내 광고, 방송, 웹툰, 드라마 종사자들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한국형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의 개발 현황과 방향을 소개하였다. 이는 열악한 국내의 개발 상황을 진단하고 국내에 맞는 개발 방식을 찾아보기 위함이다. 이어 3부와 4부에서는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의 유형과 사례 그리고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다루었다. 끝으로 부록에는 트랜스미디어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개념 정의와 콘텐츠 사례를 소개하였다. 이러한 체계적인 구성을 통해 책을 접하는 독자들에게 현재진행형의 현상인 트랜스미디어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폭넓은 시각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목차

    머리말

    PART 1. 트랜스미디어 시대의 등장
    1. 트랜스미디어의 등장 배경 - 김희경
    2. 트랜스미디어의 개념 이해 - 신광철
    3. 트랜스미디어의 프레임 - 김기홍

    PART 2. 국내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의 현주소
    1.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의 개발 전략 - 신정아
    2. 현장 전문가 6인이 말하는 트랜스미디어의 개념과 특성 - 김희경, 신정아
    3. 한국형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개발 현황 (분야별 인터뷰) - 김희경, 신정아

    PART 3.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유형과 사례
    1. 미디어 분화와 이야기 분기 - 남정은
    2. 분야별 적용 특성과 이야기의 변화 - 김희경
    3. 국가별 산업 환경의 변화와 이야기의 전개 - 조소연

    PART 4.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특성
    1.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마케팅 - 김신엽
    2.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연속성과 일관성 - 임동욱
    3. 사용자 참여와 이야기 공유 - 유제상

    맺는 말

    부록
    1. 트랜스미디어 핵심 키워드
    2. 수록 콘텐츠 소개

    찾아보기
    저자 소개

    본문중에서

    플라톤은 아무리 그가 대철학자라고 해도 그리스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데카르트나 칸트 역시 근대라는 주어진 시대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베르그송과 훗설, 프로이트와 마르크스 역시 1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쳐 제기된 시대 상황적 물음들을 초월할 수 없다. 대개의 철학적 물음들은 이렇듯 해당 시대와 연관해서 늘 담론의 장을 달구고 또 그 시대가 요구하는 대답을 제시하는 데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하이데거식으로 말해, 이것이 바로 '존재의 역운(歷運)'이자 '진리의 발생사건'인 셈이다. 따라서 우리가 시대와 무관한 철학, 이른바 '초시대적이고 보편적인 철학'을 상상한다는 것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도 가능한 일도 아닌 것 같다. 비트겐슈타인의 언어분석철학이 우연의 소산이 아니듯, 데리다의 해체주의나 들뢰즈의 유목주의, 레비나스의 타자의 윤리학 등도 모두 그들이 살다간 당대와 대면하며 거둔 철학적 결실이라고나 할까.

    이런 기준에 따르면 모든 인문학자는 그가 살았던 시대의 자식이며, 그가 실존했던 시대적 상황에 의해 학문적 물음과 대답이 조건지워질 수밖에 없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철학을 필두로 해서 인문학은 이렇듯 지리, 문화적 공간에 대한 상대성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시대를 초월한다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유기체와 마찬가지로 인문학 역시 생성, 소멸을 원리로 하는 자연의 이치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고나 할까. 제아무리 '영원의 상'에 매달려 보아도 영원한 인문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문화적 공간의 요구 못지않게 시대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자기변화를 꾀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인문학의 본래 모습이라고나 할까.

    인문학은 이렇듯 변화와 운동, 구성과 재구성의 과정 속에서 후대에 살아남는 행운을 누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러하기에 현재라는 시간대에 만일 과거에 주어진 철학적 대답들에 갇혀 있다거나 그것들에 현재의 옷을 입혀, 다시 말해 현대적 해석을 그 과거의 대답들에 덧대는 것으로 인문학자가 자신의 현재적 소임을 다했다고 착각한다면, 이는 자신의 눈앞에서 전개되는 시대적 물음들을 회피하는 것과 하등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이렇게 물을 수 있다. 우리가 처한 '현재'는 과연 어떤 시대이며 이 시대의 긴요한 철학이고 인문학적 물음은 과연 무엇인가? 라고. 이 시대가 요구하는 물음의 요체가 과연 고대처럼 실체일까? 중세처럼 신일까? 근대처럼 주체일까? 아니면 최근 들어 널리 회자되고 있는 창조경제며 인공지능일까? 문화융합이며 첨단기술일까? 급하게 말해,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디지털 기술을 장착한 스마트 매체가 현대인의 삶 속에서 가히 '절대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즉 '디지털'과 관련한 물음이 현대 인문학의 핵심 화두일 것이란 뜻이다.

    주지하듯, 디지털의 고유논리와 문법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0과 1로 전화(轉化)시킨다. 이렇게 극단화된 이원론적 세계관이 곧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전파해가고자 하는 이 시대의 이데올로기요 세계관이다. 디지털 기기(器機)에 의지해 뭇 이미지들이, 실재나 실재의 본질은 멀리한 채 횡행활보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정신이며 몸통이 곧 디지털 이미지라고나 할까.

    디지털화된 이미지들로 가득 찬 현대이기에 과거의 문자나 의미가 누렸던 권위는 더 이상 찾아볼 수도 요구할 수도 없다. 한마디로 문자를 통한 메시지 전달의 기능이 무의미를 자칭(自稱)하는 '날 이미지'의 뒷전으로 나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디지털 기기 위에서 자신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것, 즉 시각화가 가능한 것들만이 대중의 관심을 전유(專有)하고 있는 셈이다. 역설적으로 말해, 보이지 않는 것, 손가락으로 '터치'할 수 없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아무런 의미나 가치가 없는 것으로 치부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래서 모두가, 모든 것을 "밖으로 끌어내어 앞에 놓고(Her-vorbringen)" 전시해야 하는 것인가?(마틴 하이데거, 1993: 33) 하지만 재삼 숙고해보라. 전시되지 않는 것은 정작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 치부해도 되는 것인가? 디지털화될 수 없는 것은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하는 것인가? 기존의 문자적 의미나 가치는 더 이상 유용성이 없단 말인가? 더 잘 전시하고 더 잘 광고해서 소비자로부터 구매가 발생해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인가? 자유무역의 시대이자 무한경쟁의 시대에 지식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공존(共存)이 아니라 독식(獨食)이고 독존(獨存)이란 말인가? 이것이 바로 현대의 디지털 기술이 겨냥하는, 현대의 시장경제가 탐탐(耽耽)하는 바이며, 현대인이 처한 '디지털 세계(Digital Weltbild)'의 검은 그림자인가?

    디지털 기술은 곧 전시기술이며, 인간에게까지 가진 것을 모두 내보이라고 강요한다. 그러한 전시, 자기연출과 자기과시에 대해 '좋아요'를 눌러달라며 시도 때도 없이 기계음을 울려대는 것이 디지털 기술이다. 불행하게도 이것이 바로 세르(Michel Serres)가 말한 '신인류의 대화법'이다.(미셸 세르, 2014) 신인류는 디지털 기기와 함께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에게는 뇌의 활동과 엄지 또는 검지의 움직임 간에 편차가 없다. 엄지 세대는 뇌로 사고하지 않고 컴퓨터나 스마트폰 위의 문자판을 활용해 '손가락으로' 사고한다. 곧 90세에 접어든 노익장 세르의 말이 그렇다.

    세대격세지감(世代隔世之感)이라고나 할까! 과거에 인문학적 탐구의 대로(大路)에서 늘 판관 역할을 했던 문자(lettre)나 의미(sens)의 권위가 이제 아무런 의미도 메시지도 없는 전시이미지(image signifiant-insignifi )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할 판이다. 들뢰즈와 가타리의 표현대로라면 저자의 창작물로서 작품, 고전적 의미의 텍스트인 "뿌리-책(livre-racine)"은 이제 "리좀(rhizome)이라 불리는 얽히고설킨 '책'에게 자리를 물려주어야 한다.(Gilles Deleuze & F lix Guattari, 1980: 11-12) 아예 자리를 내놓으라며 '저자의 죽음'까지 선포된 지 오래다. 문제는 콧등까지 다가선 리좀화된 이미지들, 시뮬라크르들이 과거의 문자와 텍스트를 마치 피고인을 다루듯 홀대하기까지 한다는 점이다.(박치완, 2016) 한마디로, 과거에 문자와 텍스트가 누렸던 특권이 오늘날엔 역으로 심문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싫든 좋든, 긍정하든 부정하든, 이렇게 우리 시대에 이르러 문자와 텍스트는 철저히 심문과 해체의 대상이 되었다. 깊이가 아닌 가벼움, 의미나 내용이 아닌 볼거리, 만질 거리의 유혹 앞에서 자신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도 묻지도 않은 채 그저 유희하며, '좋아요' 게임에 영육(靈肉)을 던지는 것이 호모 디지피엔스(homo digipiens)요, 디지털 노마드이다. 이들 디지털 아나키스트는 디지털화된 이미지들에 자신들이 종속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그럴수록 시뮬라크르, 스펙터클은 점증(漸增)해갈 것이다. 한마디로 '봄', '만짐', '느낌'이 이성의 기능 자체를 마비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 촉각의 유혹은 과거 어떤 시대와도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일상의 전 영역에 전파돼 있다. 뿐만 아니라 그런 피상성을 예찬하는 학자까지 등장해 있는가 하면,(플루서, 2004) 스펙터클을 방불케 하는 상품들을 마치 기호를 소비하는 것처럼 소비하라고 장권(奬勸)하기도 한다.(Jean Baudrillard, 1970) 설상가상으로 의사소통에 있어서까지도 내용보다 수사가 지배력을 행사하는 시대로 변모했다.(Ignacio Ramonet, 1999) 일찍이 드보르가 예견한 바 있듯, 현대사회 전체가 스펙터클 하에 포위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Guy Debord, 1967) 그렇게 스펙터클에 포위될수록 자본가는 배를 불린다. 스펙터클은 단지 스펙터클로 생성되었다가 사라지는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펙터클은 심지어 일상의 놀이로, 여가로, 기억으로, 지식으로, 메시지로 생산되고 재생산되기를 반복한다. 또한 스펙터클은 일개인을 사로잡는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 집단, 즉 공동체를 사로잡는 전략으로까지 연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모든 것들이 디지털 기술 혁명이 몰고 온 가시적 결과며, 그 누구도 이러한 변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디지털 기술 혁명은 근대의 모든 담론을 탈지층화, 탈영토화시키는 장본인이다. 다시 말해 뿌리-책으로 구축된 모든 세계가 생존을 이유로 이합집산(離合集散)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언급한 '리좀'으로서 책의 특징은 그 어디에도, 그 누구에게도 정박하지 않는다. 역으로 말하면 어디에도, 누구에게라도 다가갈 수 있다. 다양한 소비자와 다양한 미디어를 거치면서 리좀으로서 책은 무한 증식한다. '좋아요'를 눌러대는 사람이 늘면 '팬덤(fandom)'을 형성하기도 한다. 미국의 팬덤 문화에 대한 분석을 통해 젠킨스가 [컨버전스 컬처]에서 제시한 '미디어 소통론'도 결국은 디지털 신인류의 일상사를 이론화한 것에 다름 아니다.(Henry Jenkins, 2006) 라인골드(Howard Rheingold)는 젠킨스를 '21세기의 마샬 맥루한'이라 추켜세운 바 있다. 라인골드가 젠킨스를 이렇게 추켜세운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것은 소위 서로 다른 미디어를 구분없이 넘나드는 노마드 세대와 시대를 적절히 해명하고 있다고 판단해서일 것이다. 과거의 전자미디어 시대적 사유패러다임으로는 작금의 디지털미디어 시대의 다대다(many-to-many)의 소통 방식을 설명할 수 없다는데 라인골드가 젠킨스를 추켜세운 결정적 이유일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미디어가 이제 인간과 미디어를 넘나드는 시대가 되었다. 그뿐인가. 미디어 위에서(또는 안에서) 개인과 집단이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시대가 되었다. 한마디로 현대인은 미디어들 간, 개인과 집단 간, 인간과 디지털 기술 간의 수렴과 분화는 도처에서, 다각도로 체험하고 있다. 바로 이를 젠킨스가 [컨버전스 컬처]에서 통찰력 있게 담아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러한 신(新)문화의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현대문화의 작동 방식, 소통방식, 생산-소비 방식을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 재삼 강조하지만 현대인이 이러한 '탈경계성', '탈영토성' 앞에 노출된 것은 물론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달이 전제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단지 기술적인 차원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사회, 문화 현상을 주도하는가 하면 기술기반 경제의 핵심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앤더슨(Christopher Andersen)도 직시하듯, '웹 2.0시대의 경제'는 기본적으로 '융복합(convergence)'에 기초한다. 문화콘텐츠학 역시 공급자와 소비자 간(프로슈머), 미디어와 미디어 간(트랜스미디어), 개인과 집단 간(집단지성)의 융복합의 과정을 끝없이 탐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현재 진행형으로서 컨버전스 컬처가 미래 문화를 추동해갈 것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아니 현재 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트랜스-융복합 문화들을 무시(無時)로경험하고 있다.

    본 연구서는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한 집필진들이 2015년 봄 앵두가 익을 때쯤 시작해 사과가 붉게 익을 때쯤 1차 원고를 마무리지었고, 수정과 보완을 거듭하는 사이 첫눈이 내리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고, 급기야 2016년으로 해도 바뀌었다. 원고 집필보다 내용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으며, 이는 결국 보다 폭넓은 독자를 배려하기 위한 시간의 투자였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국내의 현장 전문가들을 인터뷰해서 독립적인 장을 마련한 것도, 주요 키워드를 추출해 풀이하는 지면을 할애한 것도 모두 독자들과 트랜스미디어 그리고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에 대해 이해하고 그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기 위한 집필진의 노력의 결과이다.

    간략히 본문에서 전개될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부에서는 '트랜스미디어 시대의 등장'이라는 제목 아래 트랜스미디어가 등장한 시대적 배경과 개념 설명에 주안점을 두었으며, 본 연구서의 전체적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2부에서는 '국내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의 현주소'를 점검하기 위하여 현장 전문가들 중 광고, 방송, 웹툰, 드라마 종사자들의 인터뷰를 수록하고, 한국형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개발 현황과 방향을 소개하였다. 3부는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의 유형과 사례'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미디어 분화 / 이야기 분기/ 분야별 적용 특징 / 국가별 특징 등을 세분화해서 다루었다. 끝으로 4부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특성'이란 제하에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마케팅 /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과 세계구축 / 트랜스미디어의 사용자 참여와 이야기 공유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아울러 이 책의 말미에는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개념 정의와 예시를 제시해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연구자나 학문 후속 세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주지하듯, '트랜스미디어'라는 용어는 문화연구가 킨더(Marsha Kinder)가 1991년 한 작품의 캐릭터가 여러 플랫폼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하면서 처음 사용한 것이다.(이재현, 2013: 80) 즉, 영화와 같은 하나의 문화상품이 가지고 있는 속성들을 다양한 미디어 특성에 맞게 활용하는 경향 또는 현상을 설명하면서 학계에 소개된 것이다. 물론 이 개념이 학계에 정식으로 소개되기 전부터 트랜스 미디어적 특징을 보인 [셜록 홈즈(Sherlock Holmes)],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 등과 같은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는 1999년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The Blair Witch Project)]와 [매트릭스(Matrix)]의 등장에서부터 트랜스미디어에 대한 대중적 이해가 하나의 담론으로 자리 잡게 된다. 특히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이하 OSMU)와 변별점이 있다.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는 기존의 콘텐츠들처럼 단순하고 수동적인 관람자가 아닌 적극적인 콘텐츠 참여자가 되어 전체 내용 전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심지어는 대체현실
    게임(Alternate Reality Game, ARG)에서처럼 참여자가 등장인물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 OSMU에서와 크게 다른 점이다. 이러한 소비자 참여 방식은 '혼종 공간'을 생성하기도 하는데,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과 같은 허구나 가상 세계에서 일어난 일이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사용자가 스토리 전개에 참여함으로써 가상세계로의 침입이 일어나고, 관람자(viewer)가 아닌 플레이어(player)로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트랜스미디어 콘텐츠가 이미 종료되었음에도 커뮤니티를 형성하거나 개인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생성하는 창작자(creator)가 등장하는 사례도 많다.

    이런 견지에서 보면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는 분명 기존의 콘텐츠들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 무엇보다도 콘텐츠 향유 방식의 변화가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다(多)장르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넘나들기 때문에 다양하게 분기된 미디어와 콘텐츠를 보다 거시적 시각으로 관찰, 분석하지 않으면 안 되는 매우 복합적이고 유동적인 면이 있다. 문화콘텐츠 비평이 다장르 비평이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박치완 외, 2013: 61-64) 문화콘텐츠 연구를 개인 연구보다 집단지성을 발휘해 여러 전공을 한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동 작업을 할 때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하지만 과연 트랜스미디어와 트랜스미디어 콘텐츠가 온 인류를 위해 기여하고 지구촌 시민을 위한 희망의 전도사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미디어 뒤에 숨은 자본의 정치학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 거대한 기술적이고 상업적 기획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자들은 자연세계는 물론이고 인간의 일상세계까지도 기술적 가상세계의 문법으로 치환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가 결코 잊어선 안 되는 것이 있다. 호모 디지피엔스가 지배하게 될 세계에서는 공자님께서 말씀하신 "때에 맞추어 배우고 익히는 일(學{而時習)"의 가치가 전무하다는 사실을! 호모 디지피엔스가 오직 "모든 것을 붙잡고, 모든 것을 약탈하고, 모든 것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모든 것을 조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보드리야르의 일갈도 그 진의를 새겨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Jean Baudrillard, 1985) 이런 의미에서,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들은 어쩌면 이러한 거대한 기술적이고 상업적인 기획의 전도자(前導者)인지 모른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 했던가? 우리의 이러한 염려는 지식의 생산과 소비까지도 디지털미디어가 장악해가고 있는 현실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박치완 외, 2015: 302-327) 디지털 기술과 글로벌 시장의 지배가 강화될수록 '인간'과 '인본주의'에 대한 물음은 계속 제기될 것이란 뜻이다.

    본 연구에 참여한 집필진 모두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해 무감할 수 없는 내부자이다. 따라서 트랜스미디어를 마냥 '좋아요'라고만 할 수 없는 형편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진정한 문화콘텐츠 연구자라면 시장의 확대나 기술의 증진보다 대중의 문화 향유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의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다. '필요'라는 하나를 설명했지만 '위험'이라는 또 다른 하나를 과제로 떠안았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얘기하자면 트랜스미디어라는 화두를 붙들고 음지와 양지에 대해 계속 더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간은 누구도 '현재'라는 시간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을 수 없다. 현재는 이렇게 인간의 손아귀를 빠져나가며 자신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통지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공동 작업은 '완성된 책'일 수 없다. 본 집필진이 수개월 간 대면했던 트랜스미디어의 두 번째 역설이 바
    로 여기에 숨어 있다. 각 집필진이 주어진 시간 내에 최선을 다했지만, 불가피하게 같은 콘텐츠에 대한 분석이 중복되기도 하고, 트랜스미디어 개념을 학계와 달리 확대해석한 현장의 목소리를 수용해야 하는 측면도 있었으며, 사례분석의 경우도 지면의 한계 때문에 특정 국가의 콘텐츠만을 다루는데 그친 경우도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향후 과제다.

    이 책이 세상에 빛을 보기까지 애써주신 모든 집필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김희경 박사, 남정은 박사, 조소연 박사는 수레를 앞장서서 끌며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고 분석 콘텐츠의 범위를 한정하는데 조정자 역할을 해주었다. 신정아 박사, 김희경 박사, 김신엽 소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깊이 있게 담아내 전문이론서가 일반적으로 가질 수 있는 한계를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 아울러 김기홍 박사, 임동욱 박사, 유제상 박사는 책의 얼개와 이론을 보강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강효정, 정민채, 이시향, 오형승 조교는 이 책이 독자대중과 소통하는데 있어 필수적이라고 생각되는 키워드를 조사, 정리하고 주요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들을 소개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모쪼록 이 책이 집필자들의 소중한 시간과 노력 그리고 열정이 독자들에게 잘 전해져, 문화콘텐츠학의 외연과 내실을 다지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16년 여름
    저자들을 대표하여
    박치완
    (/ 머리말 중에서)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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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래교수.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며 만화, 애니메이션, 시각예술 관련 다수의 논고와 기고문을 집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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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 A&C 트랜스미디어 랩 연구소장. 디지털과 브랜드 마케팅 부분에서 대행사, 광고주 역할을 거치며 다양한 프로젝트 수상 경험과 함께 디지털 시대의 마케팅을 고민하며 디지털 마케팅 디자이너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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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네르바교양학부 문화콘텐츠 연계 전공 및 대학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외래교수다. 고려사이버대학교, 배화여자대학교, 서울기독대학교, 중앙대학교 등에서 강의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열린사이버대학교에서 문화콘텐츠와 미디어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2015년까지 성균관대학교 인터랙션사이언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이었다. 저서로는 [테마공간의 스토리텔링과 이미지텔링](2016), [트랜스미디어 액티비즘](2016),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의 세계](2015), [판타지, 현대 도시를 걷다](2014), [문화콘텐츠 기획론](2013), [과학관, 테마파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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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주생활 분야 교육 강사이자 한국외국어대학교 이란어과 강사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며, 문화콘텐츠 강연 모임 ‘재미창작소’ 연구원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문화콘텐츠와 트랜스미디어](공저, 2016), [트랜스미디어 액티비즘](공저, 2016)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전시물 기반 학습을 통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 개발 사례 연구"(2017),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유형에 관한 연구"(2015), "게임화(gamification)를 활용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 개선 방안 연구"(201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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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프랑스철학. 글로컬창의산업 연구센터 소장.
    저서로는 [문화콘텐츠와 문화코드](공저), [비주얼컬쳐시대의 이해](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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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신대학교 디지털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한신대학교 종교와문화 연구소장.
    저서로 [문화콘텐츠학입문], [한국인의 일상과 문화유전자](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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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신대학교 인문콘텐츠학부 초빙강의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학에서 철학과 영문학을 전공했고, 들뢰즈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4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미디어소통의 관점에서 본 TV 다큐멘터리 분석 연구」로 문화콘텐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관심사는 인문학과 디지털을 가로지르는 콘텐츠 기획, 제작, 비평이다. 뉴미디어와 콘텐츠 기획의 다양한 관점과 방법론을 연구하고, 강의한다. 현재 OBS 시청자평가원,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 기획이사, 한국정보화진흥원 디지털포용포럼 전문위원, 동포 모니터링단 [강강숲래]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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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평론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양어대학 프랑스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대학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를 받았다. 도서관 정보지 ‘라이브러리 & 리브로’와 공공성 전문지인 ‘월간 공공정책’, 그리고 웹진 ‘아이돌로지’ 등에 다수의 글을 기고한 바 있다. 그동안 한국외대, 한신대, 청강문화산업대, 용인송담대 등에서 강의를 했다. 저서로는 ‘문화콘텐츠강의’, ‘스토리텔링강의’, ‘문화콘텐츠와 원형이론 강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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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BK연구교수다. 문화 미디에이션, 예술 테크놀로지, 도시 재생을 강의하고 있으며, 과학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를 졸업하고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MPP ‘온미디어’ 방송작가와 과학 일간지 [사이언스타임스] 전문기자를 거치며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융합 콘텐츠 개발을 시도해 왔다. 저서로 [문화콘텐츠와 트랜스미디어](공저, 2016), [지역문화콘텐츠와 스토리텔링](공저, 2016), [글로컬문화콘텐츠: 어떻게 그리고 왜](공저, 2009), [프랑스의 문화유산과 지역콘텐츠](공저,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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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신대학교 외래교수.
    저서로는 [키워드 100으로 읽는 문화콘텐츠 입문사전](공저), [한, 중, 일 문화콘텐츠 정책과 미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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