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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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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글로벌 머니가 당신의 밥상을 노리고 있다

    당신이 소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한우 한 마리 값이 1000만 원을 돌파하면서 웬만한 경차 값에 육박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소고기 국제 시세의 폭등으로 전 세계 식탁이 위협을 받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는 지금도 '먹을거리'를 놓고 피 말리는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책은 유례가 없는 소고기 값 폭등현상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 배후에 있는 글로벌 머니게임이 어떻게, 어디서, 누구에 의해 작동되고 있는지 추적한다. 세계적인 방송사 NHK의 시사보도 베테랑 PD인 저자는 서민들이 즐겨 먹는 '소고기 덮밥'의 가격이 치솟자 이를 실마리를 삼아 식량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세계 각국의 현장으로 파고든다.
    중국의 베이징 타이위안 다롄,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홍콩, 뉴욕 맨해튼, 플로리다, 브라질의 세라노 초원, 베트남의 하노이 등지를 종횡무진하면서, 소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같은 식육은 물론 콩, 옥수수 같은 곡물 값마저 쥐락펴락하는 머니게임의 실상을 파헤친다. 중국의 무지막지한 폭식 현상, 그 현상이 몰고 온 식육시장과 곡물 생산지의 변화, 탐욕스럽게 돈만 쫓는 '상품 인덱스 펀드'의 속성, 그 기발한(?) 금융상품을 만들어내는 자본가들의 복잡한 속내를 듣다 보면 소고기는 말할 것도 없고 머잖아 끼니 걱정을 해야 할 시대가 오는 건 아닌지 섬뜩해진다.
    이 같은 글로벌 머니자본주의의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시스템에 의해 갈수록 피폐해져가는 서민들의 삶을 회복하려면 저자는 지속 가능한 글로벌리즘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개념인 '산촌 자본주의', '어촌 자본주의'의 실제 사례를 소개하면서 삶과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꿔가자고 호소한다.

    출판사 서평

    소고기도 더 이상 자본의 흐름 앞에서 안전하지 않다.
    '먹을거리' 전쟁이 한창인 머니자본주의의 정체를 파헤친다.


    세계는 지금 '먹을거리'쟁탈전이 한창이다. 단순히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대가뭄 때문에 한시적으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돈만 쫓는 글로벌 머니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거대 금융자본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식량전략을 가동하는 중국까지 가세하면서 국제물가는 그야말로 요동치고 있다.
    중국에서 갑작스레 소고기 수요가 폭등하면서 공급이 달리게 되고 인덱스 펀드에 자금이 몰리면서 가격이 올라가자 최대 소고기 생산지인 미국에서조차 소고기를 먹는 게 부담스러워지기도 했다. 일본 역시 소고기 물량 확보에 실패하면서 '국민메뉴'라 할 수 있는 소고기 덮밥의 가격이 빠른 속도로 인상되기도 했다.
    이 책은 일본 공영방송 NHK의 시사 다큐프로그램 [NHK 스페셜] 팀의 베테랑PD인 이노우에 교스케가 '먹을거리 전쟁'이 펼쳐지는 세계 곳곳의 거점을 밀착 취재한 리포트다. 식량 위기가 턱 밑까지 다가오게 된 과정과 전세계적를 뒤흔드는 복잡한 현상의 맥락을 간결하게 현장감 있게 짚어주고 있어 지금의 세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중국이 먹기 시작했다
    일본인의 국민메뉴인 소고기 덮밥의 가격이 크게 오른 현상은, 단순하게 보면 중국 때문이다. 중국의 거대한 폭식과 무지막지한 수입이 먹을거리 시장을 뒤흔든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또 다른 사정이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타격을 입은 중국의 자본이 너도나도 소고기 수입에 뛰어든 것이다. 소고기 수요를 진작시키려는 업자들의 극성스런 노력에 힘입어 소고기 수입은 빠른 속도로 증가했고, 전통적으로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선호하는 중국인의 식성까지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자본이 인위적으로 수요를 창출하면서 공급 시장을 뒤흔드는 형국이 도래한 셈이다. 머니자본주의의 특기인 '역회전 사이클'이 소고기 분야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소고기가 뛰면 모든 게 뛴다
    소고기 값이 뛰면 소고기 사육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난다. 다른 가축을 기르던 농장들도 소고기 사육으로 전환한다. 그 바람에 '양의 나라'인 뉴질랜드에서도 양 사육을 포기하는 농장이 속출하면서 '소의 나라'가 될 판이다. 양보다는 소고기 사육이 훨씬 더 수익성이 높으니 당연한 현상이라고나 할까. 또 소고기 사육이 늘어나면 자연적으로 소가 먹는 사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의 사료 생산량으로는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사료 경작지가 조성돼야 한다. 브라질의 광활한 세라도 초원이 빠른 속도로 무분별하게 콩이나 옥수수 밭으로 개간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 바람에 수십 년 동안 세계 사료시장을 장악해온 미국의 거대 곡물회사의 영향력도 예전만 못하다.

    인정사정 보지 않는 상품 인덱스 펀드
    식육과 곡물의 가격 급등 원인을 중국의 폭식에서만 찾는 것은 곤란하다. 선진국의 영악한 금융공학자들이 만들어낸 '커모디티(상품) 인덱스 펀드'가 그보다는 훨씬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금, 구리, 원유, 소, 돼지, 커피, 옥수수, 면화 등 실물자산으로 구성한 선물 상품 인덱스 펀드가 나오자 아마추어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올라가게 된 것이다. 생산 환경과 소비시장 변화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수익성과 안정성만 쫓는 펀드의 속성 탓에 시장 가격은 제멋대로 요동친다. 금융상품에 투자한 사람들은 오로지 값이 오르기만을 바라기 때문에 어떻게든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 시세를 끌어올리려 하기 때문이다. 곡물을 생산하는 사람, 곡물을 소비하는 사람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몰고 온 머니자본주의는 이렇게 본말이 전도된 현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만들어낸다. 오로지 돈만 쫓는다.

    머니자본주의를 어떻게 할 것인가
    돈이 돈을 낳는 머니자본주의의 피해는 서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2008년 금융 위기가 터진 지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그 파장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뉴욕 맨해튼의 뒷골목엔 중산층으로서 풍요를 누리던 노숙자들이 무료 급식소를 찾고 있다.
    그럼에도 맨해튼의 금융자본은 또 다른 돈벌이 수단을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우리가 매일 먹어야 하는 음식물에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지금의 글로벌 머니자본주의는 이대로 지속돼야 하는가?
    저자는 제 발등을 찢는 탐욕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산촌 자본주의' '어촌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발상을 제안한다. 아직은 시작단계이지만 세계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시도되고 있는, 지속가능한 글로벌리즘의 사례를 소개한다. 성장, 수익 일변도의 트랙에서 벗어나 우리가 현재 발붙이고 사는 그 땅에서 자연 친화적인 생산 환경을 만들고 공존 가능한 사회 시스템을 구축할 때 희망이 보인다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저널리즘의 친화력과 설득력
    이 책은 30년 가까이 글로벌 경제현장을 밀착 취재해온 시사다큐 전문 PD의 '내공' 덕분에 복잡다단한 글로벌 머니자본주의 실체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복잡한 이론과 통계를 앞세우는 대신 우리가 일상에서 피부로 겪는 경험,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는 살벌한 무역 전쟁의 현장 스케치, 머니게임을 주무르는 베일에 가려진 취재원 인터뷰 등을 적절히 버무려냄으로써 평범한 독자들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자본의 흐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게 도와준다. 특히 책의 말미에 머니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제시한 '산촌-어촌자본주의'의 실태는 우리의 인식과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는 결론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목차

    들어가는 말

    제1장 소고기 덮밥을 못 먹게 되는 날
    '국민메뉴' 소고기덮밥이 수상하다
    본말이 뒤바뀐 소고기 대유행
    인덱스펀드라는 함정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다
    소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는 날
    글로벌 자본주의의 현실

    제2장 중국이 먹기 시작했다
    막강한 일본상사 기습당하다
    '미스터 소고기'의 뚝심
    중국은 지금 소고기 열풍
    중국인은 소보다는 돼지 아닌가요?
    소고기 비즈니스는 지금이 딱이다
    이제 학교에서도 먹는 소고기
    스테이크 하우스는 문전성시
    비즈니스 기회는 언제든 있다
    중국의 획기적인 식량정책
    수입 금지된 미국산 소고기의 상륙
    모조리 구입하는 쪽에 팔겠다

    제3장 소고기가 뛰면 양고기도 뛴다
    스스키노에서 알아챈 이변
    사람보다 양이 더 많은 뉴질랜드
    2008년에 몰려온 금융위기+식량위기
    미국의 섬뜩한 전략
    미국 식량수출의 첫 타깃, 일본
    미국산 곡물을 확보하라
    뉴질랜드에 손을 뻗는 자들

    제4장 찾아 삼만 리-미국과 브라질로
    중국이 지나가면 아무것도 안 남는다
    콩 최대 수입국, 일본의 위기
    초를 다투는 콩 수입시장
    미국의 수출기지가 변했다
    상식, 긍지, 향수마저 짓밟는 경제법칙
    미국의 빛바랜 존재감
    치밀한 중국의 식량전략
    미국은 됐고, 이제는 남미다.
    한물간 모델, 일본의 식량정책
    광활한 브라질 초원 세라도의 기적
    도쿄돔 9800개 넓이의 콩밭을 갖고 있는 농부
    곡물회사보다 막강한 브라질 농부
    벌거숭이 자본주의

    중간고찰 미국형 자본주의의 상징, 소고기
    미국 소고기업자의 속내
    대량생산이 낳은 부
    사치스러운 음식
    자동차와 소고기는 한 세트
    미국 곡창지대에서 일어난 농업의 변화
    벌레도 먹지 않는 씨앗
    돈이 돈을 낳는 시대
    기폭제도 효과 없다

    제5장 소고기와 곡물세계를 뒤흔드는 돈
    제트코스터처럼 요동치는 콩 가격
    "가격이 날뛰어야 돈이 됩니다."
    월가가 세계를 바꿔 놓았다
    시장에 기생하는 존재들
    곡물시장은 작은 그래프 같은 것
    인덱스펀드라는 악동
    인덱스펀드는 늘 오르기만 한다?
    도깨비방망이처럼 자금을 불린다
    밀 가격이 37퍼센트나 급등했다
    손실은 오로지 서민의 몫

    제6장 글로벌 자본주의라는 천국과 지옥
    뉴욕의 노숙자들
    중산층도 한 방에 간다
    머니자본주의의 성지, 뉴욕의 민낯
    너무 많은 소고기란 없다
    맨해튼 거물의 속마음
    KKR의 투자철학
    현실을 뒤바꿔놓는 투자
    옳은 일은 돈이 된다
    물 부족, 식량 부족에 투자하라

    제7장 대가뭄의 가공할 위력
    식량 수입대국 일본은 어떻게 될까
    중국이 파괴하는 브라질 자연
    비를 갈망하는 대두왕
    '미스터 소고기'의 고육지책
    동남아시아를 공략하라
    승리하려면 많이 사라

    제8장 소고기는 공업제품인가
    쇼트 플레이트가 상징하는 소고기의 세계
    소고기는 공산품인가
    지구가 버텨낼 수 있을까
    제 발등은 찍지 말자

    제9장 지구를 구하는 산촌 자본주의
    산촌 자본주의와 어촌 자본주의
    에코 스토브와 나무 발전소
    경제와 환경이 손잡는 시대
    산촌 자본주의라는 세계 공통어
    '모두 함께'를 생각한다
    일본에서 꽃피우는 산촌, 어촌 자본주의
    철저히 자연 그대로
    단단한 육질의 고기와 만나다
    마블링 대신 살아있는 육질
    연대하는 산촌 자본주의
    반가운 미래를 위한 반가운 소 사육

    제10장 기후변동, 식량위기는 어떻게 피할까?
    세계가 인정한 산촌 자본주의, 사도
    숭어가 돌아왔다
    왜 지금 산촌 자본주의인가
    최첨단 바다 연구와 어촌 자본주의
    나선계단에서 내려오라
    머니자본주의자의 일침

    본문중에서

    중국 내륙지역에서는 식육이라고 해봤자 돼지고기나 닭고기 밖에 없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소고기를 거의 먹지 않던 지방도시에서도 소고기 수입이 늘고 있다. 그것도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발적인 속도로 말이다. 지방의 중화요리점에서 가장 인기리에 팔리는 메뉴도 다름 아닌 소고기볶음이다. 거기다 서양식 스테이크 하우스도 줄줄이 문을 열고 있다.
    소고기를 그리 즐기지 않던 시골에서 왜 갑자기 소고기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일까? 물론 살림살이가 윤택해지면서 비싸고 맛좋은 소고기를 먹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단지 그 이유만으로? 수천 년 동안 이어져온 중국인의 식습관이 하루아침에 변할 수 있을까?
    (/ pp.20~22)

    유럽에 기계를 수출하여 수익을 올리던 무역상들은 그 바람에 갑자기 돈 냄새 맡기가 어려워졌다. 어쩔 수 없이 그들은 전직을 결심하게 된다. 그것도 기계 무역과 전혀 관계가 없는, 완전히 다른 업종으로 말이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바로 소고기 수입이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그들은 수익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다량의 소고기를 수입한다. 그리고는 사람들이 가급적 소고기를 많이 먹도록, 소고기 유행에 불을 지피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는다. 이런 식의 돈벌이라면 굳이, 반드시 소고기가 아니어도 좋았을 것이다. 그저 소고기가 돈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소비 확대를 위해 소고기 메뉴를 다양하게 늘리고 스테이크 하우스란 것을 오픈하여 소고기를 먹도록 장려한 것이다.
    (/ pp.22~23)

    커모디티 인덱스 펀드에는 여느 선물거래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의미가 있다. 사실 이 금융상품에 자금을 투입하는 사람들은 오로지 값이 오르기만 바란다. 곡물을 구매하는 사람이 어떤 피해를 입든 말든 전혀 개의치 않는다. 좀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여 시세를 끌어올리려고 할 뿐이다. 밀 가격이 올라 자신이 사먹는 빵 가격이 올라도 신경 쓰지 않는다. 실제로 밀을 먹고 살아야는 사람이 힘들든 말든.
    (/ p.27)

    1년에 6000만 톤이나 소비되는데도 소고기가 부족하고, 그 바람에 다른 부작용이 연쇄적으로 초래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소고기 소비량의 60퍼센트를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에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구조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취재가 진행되면서 이 같은 연쇄 현상은 '다른 식육'으로까지 파급되고 있었다. 실로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 p.32)

    그렇다면 식육과 곡물 쟁탈전 뒤에서 꿈틀거리는 돈의 정체는 뭘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벌어진 돈의 질적 변화부터 알아야 한다. 그때부터 의식주 중 '식食' 다시 말해 먹을거리를 집어삼키려는 돈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윤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해오던 머니자본주의가 그 무서운 이빨을 드러내면서 먹을거리의 가격 폭등에까지 부채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세상은 '배불러서 더 이상 먹지 못하는 사람'과 '아예 먹을 수 없는 사람'으로 나뉘는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 p.33)

    오랜 세월 이어져온 가격 체계에 최근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외부에서 유입된 유행과 가치관 변화에 따라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식육이 급작스레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 순으로 뒤바뀐 것이다. 이제 손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소고기 야채볶음이요!"라고 외친다. 이런 열띤 주문에 소고기 값은 자꾸 올라서 지금은 1접시에 800엔(9만1000원)이나 될 정도로 꽤 비싸다. 중국 물가를 감안하면 상당한 고가다.
    (/ p.45)

    과연 중국인들은 소고기를 얼마나 먹어치우고 있을까? 미국 농무부의 통계를 보면 2000년 이후 중국에서의 소고기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의 소비량이 10년 이상 거의 횡보하는 가운데 중국의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여 2014년에는 유럽(EU) 전체 소비량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소고기 수입량을 보면 그 추이는 더욱 현저해져 2014년까지 5년간 6배나 증가한다. 2013년에는 마침내 중국이 소고기 수입량에서 일본을 앞질렀다.
    (/ p.58)

    최근 들어 양고기가 싸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양고기 값이 갑자기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스스키노에서 제공하는 양고기는 주로 뉴질랜드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수입해온 것인데, 최근 1년 새 수입가가 무려 30퍼센트나 올랐다. 우리 취재팀도 직접 칭기즈칸 전문식당을 찾았다. 젊은 고객들이 양고기를 둥그런 철판 위에 올려 굽고 있었다. 가게 주인이 우리를 안쪽으로 안내했다. 그리고는 냉장설비가 갖춰진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산더미처럼 쌓인 생 양고기 상자에는 오스트레일리아나 뉴질랜드 국기가 인쇄되어 있었다. 점주는 하소연하듯 말했다.
    "모든 산지의 양고기 값이 올랐습니다. 좀처럼 값을 내리려 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어떡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껏 저렴하게 먹어온 서민 음식에도 돌연 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p.71)

    그야말로 일본은 세계 최대의 콩 수입국이었다. 그런데 1990년대 일본의 지위를 뒤흔드는 존재가 등장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순식간에 일본을 제쳤다. 지금의 콩 수입량은 일본의 20배로 연간 7000만 톤에 달한다. 현재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고기 사태가 10년 전 콩 시장에서 이미 벌어졌던 것이다. 게다가 2015년 1월에 발표된 중국 정부의 방침은 이런 상황을 한층 부채질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 p.99)

    부자토 씨는 비행기로 콩밭을 구경시켜 주겠다고 제안했다. 비행기는 흙바닥 활주로를 다시 기세 좋게 달려 이륙했다. 소형 비행기는 순식간에 고도를 높였다. 부자토 씨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뒤쪽에 앉은 우리를 돌아보고는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통신용 장치를 귀와 입에 댄 마에다 씨가 질문했다.
    "이 근방은 모두 당신 밭입니까?"
    "그렇습니다."
    이내 반대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쪽도요"라고 태연히 말했다.
    비행기를 타고 날고 날아도 밭은 계속 이어졌다. 드디어 동그란 헬리콥터 착륙장에 도착했다. 부자토 씨의 밭은 넓이가 460제곱킬로미터로 도쿄돔 약 9800개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부자토 씨는 지금도 세라도를 개발 중인데 농지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고 한다.
    (/ p.121)

    "두툼하고 큼지막한 소고기 스테이크는 지금 뉴욕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그 무엇이지요. 축하할 일이 있거나 특별한 날에는 꼭 스테이크를 먹어요. 숯불에 잘 구워진 스테이크는 원래 이탈리아인이 들여온 것입니다."
    영화 [대부]에 등장하는 마피아 알 카포네가 신문 지면을 장식할 무렵, 그들의 사치스러운 혀와 위장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탈리아식 스테이크가 바다를 건너왔다는 것이다. 지금도 이탈리아 피렌체 등지로 여행을 가면 혼자서는 도저히 먹을 수 없을 만큼 큰 스테이크가 숯불에 구워져 스페셜 메뉴로 나온다. 뉴욕에서 마피아가 돈을 펑펑 쓰면서 먹던 특별한 음식을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부자들이 즐겨 먹게 되고, 그 풍요로운 생활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면서 어느 사이엔가 뉴욕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 pp.133~134)

    유전자를 조작하면 믿을 수 없는 효과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우선 수확량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놀라울 만큼 벌레에 강한 품종, 다시 말해 벌레도 먹지 않는 곡물이 된다(벌레 유전자가 첨단 테크놀로지에 의해 조합된 것이다). 벌레도 먹지 않는 그 씨앗의 곡물은 여러 형태로 가공되고 최종적으로는 우리 인간이 섭취한다.
    (/ p.141)

    중국을 취재하는 우리 앞에 여러 차례 나타났던 소고기 수입업자와 소고기 가공업자, 스테이크 하우스 사장....... 그들은 오랫동안 거국적인 노력을 통해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발돋움하기까지 선봉에 섰던 사람들이다. 유럽에 기계나 화학제품을 파는 사업이 난항에 빠지자 그들은 식육이나 곡물 같은 먹을거리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았다. 이 분야라면 아직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출규모가 이전 비즈니스를 불과 몇 년 만에 추월했을 만큼 꿈같은 비즈니스다.
    (/ pp.149~150)

    그렇다면 소고기가 2014년 9월 역대 최곳값을 갱신했던 상황은 어떻게 봐야 할까? 콩은 최근 1, 2년 사이에 값이 절정을 지나면서 폭등세가 잦아든 것처럼 보이지만 극심한 변동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최근 1, 2년간 고기나 곡물 등 식품 분야의 선물거래에서 일어나고 있는 급등과 급락은 이전과 비교하면 그 차원이 다르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주식, 채권, 금융파생상품의 투자 시스템은 붕괴 양상을 띠게 됐다. 그 후 돈의 거친 물결이 커모디티(상품)로 흘러들어 비정상적인 상황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 p.155)

    월가는 누구보다 앞서 엄청난 자금을 흡수해 이율을 높이는, 새로운 방식의 금융상품을 개발해내는 연금술사들의 경연장이다. 생필품 인덱스 펀드도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의 월가에서 개발되었다. 리먼 쇼크라는 세계 금융위기를 일으킨 범인은 저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서브프라임론인데, 이 상품을 만들어낸 곳 역시 월가다.
    또한 돈을 빌린 뒤 갚지 못하는 위험을 미연에 막고 보험적인 기능까지 보완하여 돈을 불리려는 전 세계 투자가들로부터 끝없이 자금을 끌어내기 위해 CDO(부채담보부증권)나 CDS(신용부도스와프)라는 불가사의한 파생 금융상품을 만들어낸 곳도 다름 아닌 월가다.
    월가가 생필품 인덱스 펀드를 개발한 것은 리먼 쇼크 이전이지만 그것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며 투자에 열을 올린 것은 리먼 쇼크 이후다. 금융위기의 깊은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미국과 EU 그리고 일본이 양적 완화 조치를 취함으로써 이 시장에 '완화 머니'가 유입된 것이다.
    (/ pp.168~169)

    "인덱스 펀드가 선물시장에 들어옴으로써 밀의 시장가격이 37퍼센트나 뛰었습니다. 인덱스 펀드를 통해 마구잡이로 이익을 얻으려는 투기적인 움직임을 한시라도 빨리 규제해야 합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월가의 금융기관들이 만든 단체는 빤한 반박을 한다. 규제하면 오히려 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이다. 아직 결론은 나오지 않은 것이다.
    (/ p.171)

    "소고기 값은 작년에 비해 벌써 20퍼센트나 올랐습니다. 수출시장이 점차 넓어져 한국에서는 쇼트 리브(살코기가 붙은 갈비)라는 부위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가격이 40퍼센트나 상승했지요. 고품질의 부위는 홍콩, 일본으로 수출되고, 중국 본토에도 흘러들어갑니다. 그들은 많은 돈을 지불해서라도 소고기를 구입하려 하기 때문에 미국 시장의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그는 고급 식육만 가격이 인상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모든 부위가 다 올랐지요. 행어스테이크hanger steak라 불리는 저렴한 부위는 소 한 마리에서 1.5파운드(약 680그램)만 얻어지는데 5년 전에는 2달러50센트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4달러50센트입니다."
    (/ pp.187~188)

    일본이 매수 단계에서 중국에 번번이 밀리면서 지금까지 누렸던 수입대국의 위상은 흔들리고 있다. 중국 구매력에 순식간에 추월당한 것이다. 아마 그 차이는 앞으로 더 벌어질 터이다. 게다가 일본은 고령화에, 인구까지 감소해 소고기 섭취량은 갈수록 줄어들 게 뻔하다. 따라서 중국과의 격차도 점점 더 벌어질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소비가 늘어날 동남아시아의 수요 분량만큼 더 많은 소고기를 일본 상사가 구매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하면 중국에게 '양'으로 대항할 수 있다. 식육을 파는 미국과의 협상에서도 힘을 쓸 수 있을 것이다.
    (/ pp.212~213)

    지금부터는 소고기 쟁탈전이 벌어지는 살벌한 현장에서 한 걸음 벗어나 그 대안으로 고려해 볼 만한 새로운 움직임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나는 몇 년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산촌(사토야마)과 어촌(사토우미)'을 살리려는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다. '산촌 자본주의'와 '어촌 자본주의'라는 이름 아래 취재, 방송 제작, 집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중략)
    이곳 마을 사람들은 '산은 돈이 되지 않는다', '풍부한 자연으로만 먹고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그 산에서 자란 나무를 에너지로 사용해 어느 정도는 에너지를 자급하기 시작했다.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기, 가스, 주유소 같은 편의시설이 생기면서 까맣게 잊었던 가마솥 밥맛도 떠올리게 됐다. 이를 두고 경제학자 모타니 고스케는 수십 년 동안 잊고 지낸 것들이 현재의 생활경제와 공존하는 방식으로 회복될 때 비로소 미래가 있다고 말한다.
    (/ pp.230~231)

    지금은 도쿄에서도 에코 스토브를 이용해 근처 공원에서 모아온 나뭇가지와 낙엽으로 가마솥 밥을 지어 먹는 사람이 많다. 각자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대략 1000~2000개에 이르는 에코 스토브가 일본 전국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다. 이웃 나라 한국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점차 퍼지고 있다고 한다.
    제재소에서 매일 나오는 나무 찌꺼기를 쓰레기나 산업폐기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면 제재소 경영이 개선되고 마을의 미래 에너지도 달라진다. 실제로 오카야마 마니와 시에서는 2015년 봄, 몇몇 기업과 개인이 출자하여 출력 1만킬로와트의 '나무 발전소'를 완성해(가동한 지 몇 개월 만에 1만킬로와트에 가까운 출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매일 2만2000세대에 전기를 조달하고 있다.
    (/ p.232)

    어촌 자본주의와 산촌 자본주의는, 인간을 풍요롭게 하는 '경제행위'와 자연환경을 개선하려는 '환경보호'를 등한시 한 20세기형 경제 혹은 20세기적 가치에 반기를 든 것이다. 어촌 자본주의가 제안하는 것은, 인공적인 방법을 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연에서 멀리 떨어져 자연 그대로 내버려두기보다는 가급적 '생명 사이클'을 활성화하여 생물의 종류와 수를 늘리는 것이다. 그런 사고방식과 행동 배경에는 경제와 환경이 서로 손을 마주잡고 사이좋게 공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구도가 깔려 있다.
    (/ p.238)

    산촌 자본주의, 어촌 자본주의처럼 눈앞의 작은 자연을 돌보는 것 외에도 주목할 또 다른 것이 있다. 바로 '재생'이다. 격차사회에서 추락한 빈곤층에 돈을 쏟아 부어 재생시킴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낳는 것이다. 집이 없는 사람에게 집을, 일이 없는 사람에게 일을, 병에 걸린 사람에게는 다시 주저앉지 않도록 진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가난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해 사회의 밑바닥에 머물 수밖에 없는 아이에게는 학교를, 여성에게도 일자리를.......
    이렇게 경제활동의 범위 밖에 놓여 있던 사람들, 혹은 그런 사람이 사는 지역을 '지속 가능한' 경제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자선사업의 대상이 아니라 이윤을 낳는 투자의 대상으로서. 그렇게 해야 세계경제의 '프런티어'가 될 수 있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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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이노우에 교스케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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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일본 NHK 엔터프라이즈 책임프로듀서이다.
    1964년에 태어났다. 1987년 NHK에 들어가 보도국과 광고국 등에서 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리먼 사태의 월스트리트를 철저하게 취재하면서 '머니자본주의'(금융자본주의)의 본질을 파악한다. 2011년 여름, 주고쿠 지방의 더할 나위 없이 유쾌한 시골 아저씨들을 만나서 '산촌자본주의(里山資本主義)'라는 단어를 만들어내며, 1년 반에 걸쳐서 취재와 제작을 전개했다. [산촌자본주의]로 제51회 갤럭시상 보도활동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취재 성과를 바탕으로 모타니 고스케(藻谷浩介)와 함께 저술한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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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71~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상명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외국어전문학교 일한 통번역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일본도서 저작권 에이전트로 일했으며, 현재는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니체의 말》,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배움은 어리석을수록 좋다》, 《인생이 잘 풀리는 철학적 사고술》, 《당뇨병! 혈당의 경고》,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두려워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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