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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팡 떼리블

원제 : Les Enfants terribles(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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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프랑스 아방가르드 예술의 기수 장 꼭또의 대표작

    20세기 프랑스 아방가르드 예술을 이끈 장 꼭또의 [앙팡 떼리블]이 창비세계문학 48번으로 발간되었다. 장 꼭또는 50여년에 걸쳐 시와 소설뿐 아니라 평론, 연극, 영화, 미술에 이르기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하고도 방대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소설 [앙팡 떼리블]은 상식적인 도덕관념과 기성세대의 질서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10대의 두 남매를 둘러싼 짧고 강렬한 이야기이자 소설로 쓴 시이며, 장 꼭또의 예술관을 집약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동성애, 근친상간, 마약, 권총자살 등 사회적 규범에 반하는 내용을 담으면서도, 그것에 몰입하는 아이들의 관점을 미학화하며 절대적 순수의 세계를 구현했다고 평가받는다. 이 작품 이후, ‘앙팡 떼리블’은 젊지만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이, 즉 ‘무서운 신예’를 뜻하는 관용구로 널리 자리 잡게 되었다.

    출판사 서평

    ‘앙팡 떼리블’이라는 명명을 낳은 20세기의 문제작
    프랑스 아방가르드 예술의 기수 장 꼭또의 대표작


    장 꼭또의 작품들은 이상, 김기림, 박인환 등 1930~40년대 한국 모더니즘 작가들에게도 사랑받으며 국내에 일찌감치 소개되기 시작했고, 고다르, 알모도바르 등의 유럽 영화감독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장 꼭또의 작품들은 지금도 전세계 많은 예술가들의 손에 음악, 영상, 오페라 등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이번 불문학자 심재중의 번역은 기존 한국어판들의 오류들을 바로잡고, 장 꼭또의 심미적 문체를 살려보려는 시도다.

    광기와 사랑이 연출하는 영원한 유년의 무대
    관습적인 지성의 자리는 없는 아이들의 방


    [앙팡 떼리블]은 고립된 10대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기성세대의 사회와는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소설은 열다섯살 뽈이 자신이 좋아하는 동성의 학급 친구 다르즐로가 던진 눈덩이에 맞아 다친 채 친구 제라르의 보위를 받으며 집에 실려 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빠리의 몽마르트르 가에 있는 집에서 뽈이 두살 터울 누나와 병든 홀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은 예사롭지 않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엘리자베뜨와 당분간 학교를 쉬어야 하는 뽈은 잡동사니가 널브러져 있는 뽈의 방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낸다. 남매는 서로 욕설과 독설을 퍼붓다가도 함께 목욕을 하는가 하면, 매일 밤 연극을 고안해내고 시를 읊다가도 위험한 놀이와 끔찍한 술책을 펴기도 한다. 거기에 뽈을 남몰래 좋아하는 제라르, 그리고 엘리자베뜨가 잠시 의상실에서 일하다가 알게 된 친구 아가뜨가 동참하며 그 방의 캐스팅은 완성된다.
    네 아이는 모두 부모를 잃은 고아다. 두 남매가 일상적으로 싸움하며 노는 사이 어머니가 그들 곁에서 조용히 숨을 거두었으며, 제라르는 부모 없이 삼촌 집에서 더부살이하고 있고, 아가뜨 역시 부모가 자살한 내력이 있다. 어머니가 죽은 후로 뽈의 방에서는 그들 남매와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이 모여 또 하나의 가족을 이룬다. 아이들은 서로에게 가족의 자리를 채워주며 깊은 애정과 증오를 거리낌 없이 표출한다. 뽈에게 집착하는 엘리자베뜨의 감정과 뽈을 향한 제라르의 은밀한 감정은 보통 사람의 눈에 근친상간과 동성애로 보일 법한 것들이다. 하지만 이 아이들 세계에서는 관계의 윤리가 재편되므로, 그런 감정과 애착 관계는 그들에게 자연스럽다.
    이 고아 아이들에게도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은 있다. 제라르에게 마음씨 좋은 삼촌이 양육자 역할을 해주고 있었던 것처럼, 어머니를 진료하던 의사가 남매의 집에 가정부를 고용해주고 약간의 생활비를 대준다. 하지만 "그런 종류의 안락함은 아이들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는데, 그들에게는 자기들만의 삶이 있었고 그 삶은 이 세계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45면). 뽈과 엘리자베뜨 남매가 방 안에 구축해놓은 세계는 유별난 것이어서 보통의 어른은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 마리에뜨라는 가정부 한명만이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유일한 어른이었다. 제라르와 아가뜨 역시 완전히 그들의 세계에 합일되는 것은 아니었다. 뽈과 엘리자베뜨만이 주인공인 소설의 결말에서 제라르는 등장하지 않고, "아가뜨는 다른 시대, 다른 장소에서 울부짖고 있었다"(157면)는 것이 그 점을 증명한다.

    ‘소설시’로서의 [앙팡 떼리블]
    상상력의 옹호자 장 꼭또의 시학이 집적된 작품


    장 꼭또는 형식을 불문하고 자신이 창작하는 모든 작품은 ‘시’라고 천명한 바 있다. 이때 ‘시’는 특정 형식에 국한해 합의된 운문 장르를 뜻하는 보편적 용어가 아니며, ‘영감’을 받아 내면을 스펙터클하게 표출하는 행위가 아니다. 그가 말하는 시는 포이에시스를 본질로 삼는 너른 의미의, 혹은 진정한 의미의 ‘예술’에 가깝다. 예술가의 작품이라면 형식에 무관하게 ‘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장 꼭또의 명명법에 따르면, 시뿐 아니라 소설, 희곡, 비평, 그림, 영화 역시 각각 소설시(poesie de roman), 극시(poesie de theatre), 비평시(poesie critique), 그림시(poesie graphique), 영화시(poesie cinematographique)라는 식이다. 요컨대 무엇을 행하든 그는 자기 자신을 ‘시인’으로 소개했던 것이다.
    [앙팡 떼리블]은 ‘시인’으로서 장 꼭또의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난 대표작 중 하나다. 소설로 쓴 시인 이 작품에서 장 꼭또 자신과 화자는 구분되지 않는다. 그가 [빠리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창작자의 작업은 자서전"이라고 말했듯, [앙팡 떼리블] 역시 작가 자신의 예술관을 가득 담은 시적 소설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아이들이 체현하는 시적 세계야말로 인간의 삶과 죽음을 보여주는 ‘진짜 세계’이자 진정한 아름다움이며 예술이라고 믿는다. 뽈과 엘리자베뜨 남매를 지배하는 것은 사회도 관습도 윤리도 아닌 "시적 성향"(61면)과 신화적 상상력이다. 아이들의 세계는 보통의 기성세대에게는 "혼란스러운 무질서"(46면)이거나, 기껏해야 "설명이 불가능한 보물 창고"(33면)로밖에 파악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해 불가능한 그들의 세계는 상상력과 신화를 구가하는 시를 통해, 그리고 그것을 열정적으로 지지하는 장 꼭또의 손을 통해 강렬한 이미지로 우리 앞에 펼쳐진다.
    [앙팡 떼리블]이 보여주는 아이들의 세계는 하찮고 보잘것없는 존재들조차 현실의 논리에서 벗어나 ‘상상계의 높은 하늘’로 올라가는 세계이다. 말하자면 그들의 방은 ‘영원한 유년’이라는 주제가 상연되는 무대이고, 아이들은 그 무대의 배우들이다. 기성세대의 질서를 거슬러 세상 모든 것에 신화적 후광을 두르는 능력을 가진 아이들은 그 무대에서 ‘예술품’ ‘걸작’으로 다시 태어난다. [앙팡 떼리블]은 소설 속의 시적 세계를 가장 탁월하게 구현하며, ‘시’를 평생의 지향점으로 삼았던 20세기의 문제적 예술가 장 꼭또의 문학적 성취를 한눈에 보여준다.

    [앙팡 떼리블] 속 아이들의 세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반신(半神)이자 우상, 사제, 신도가 되는 세계이고, 범죄와 파렴치함과 잔혹함조차도 순진무구로 바뀌는 세계이며, 가장 하찮고 보잘것없는 존재들조차도 현실의 논리에서 벗어나 ‘상상계의 높은 하늘’로 올라가는 세계이다. 말하자면 그들의 방은 ‘영원한 유년’의 주제가 상연되는 무대이고, 아이들은 그 무대의 배우들이다.
    - 심재중 / 옮긴이,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강사

    추천사

    장 꼭또의 작품이 남기는 여운은 행복에 가깝다. 물론 고통을 배제한다는 의미의 행복은 아니며, 그의 작품 안에서는 무엇도 거부되거나 분노의 대상이 되거나 후회되지 않는다.
    - W. H. 오든

    장 꼭또에게 훌륭한 시는 한줄 한줄 떠오르는 태양이었고, 모든 일몰은 천국의 초석이었다.
    - 이디스 워튼

    장 꼭또는 명공(名工)이다.
    - 테네시 윌리엄스

    목차

    1부
    2부

    작품해설 _ [앙팡 떼리블], 고아들의 특권적인 세계
    작가연보
    발간사

    본문중에서

    “그러나 5학년 아이들의 경우에는 이제 막 깨어나기 시작하는 그 힘이 아직은 유년의 불가해한 충동들을 이기지 못한다. 동물적이면서도 식물적인 충동들, 우리의 뇌리에는 그것들이 몇몇 고통에 대한 기억 이상으로 남아 있지 않고 또 어른들이 다가가면 아이들은 입을 다물어버리기 때문에, 그 구체적인 드러남의 현장을 목격하기가 어려운 충동들. 아이들은 입을 다물고, 시침 떼며 딴청을 부린다. 그 뛰어난 배우들은 대뜸 짐승처럼 털을 곤두세우거나 화초처럼 공손하고 상냥한 태도를 꾸밀 줄 알아서, 자기네들의 은밀한 종교의식을 절대로 노출시키지 않는다.”
    (/ p.11)

    “그는 다르즐로를 찾고 있었다. 그는 다르즐로를 좋아했다.
    사랑이 뭔지 알기도 전의 사랑이었기 때문에, 그 애정은 아이를 더한층 번민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치료 수단이 전혀 없는, 모호하고도 강력한 병이었고, 성별도 목적도 없는 순결한 욕망이었다.”
    (/ p.14)

    “뽈은 자고 있었다. 엘리자베뜨는 그의 숨소리를 들으며 그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녀는 격한 열정에 사로잡혀서,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그를 어루만졌다. 잠자는 환자를 내가 성가시게 하고 있는 게 아니야. 살펴보고 있는 거지. 환자의 눈꺼풀 밑에 엷은 보라색 반점들이 보이고, 부풀어오른 윗입술이 아랫입술 위로 삐져나와 있는 것이 보인다. 그녀는 자기 귀를 환자의 천진난만한 팔에 갖다 댄다. 어찌나 요란한 소리가 들리던지! 엘리자베뜨가 자기 왼쪽 귀를 막는다. 자신한테서 나는 소리가 뽈의 소리에 더해진다. 그녀는 불안해진다. 요란한 소리가 더 커지는 것 같다. 이 소리가 더 커지면 죽을 거야.”
    (/ p.36)

    “한번 더 강조하지만, 그 무대의 어떤 배우도, 심지어 관객 역할을 하는 배우조차도, 배역을 연기하고 있다는 의식은 전혀 없었다. 그들의 연극이 보여주는 영원한 젊음은 바로 그런 원초적 무의식 상태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본인들은 그런 줄도 모른 채, 그들의 연극 무대(달리 말하면 그들의 방)는 신화의 가장자리에 정박하여 흔들거렸다.”
    (/ p.69)

    “한결같이 난폭한 밤들, 한결같이 답답하고 무거운 아침들, 두 남매가 표류물이 되고 백주의 두더지 신세가 되는 한결같이 긴 오후들이 지나갔다. 어쩌다가 엘리자베뜨와 제라르가 함께 외출하는 때가 있었다. 뽈은 자기만의 즐거움을 찾으러 갔다. 그러나 그들이 보고 듣는 것은 자기 자신만의 것이 아니었다. 엄격한 규칙의 종복들인 그들은 자기들이 보고 들은 것들을 방으로 가져와서 그곳에서 꿀로 변화시켰다.”
    (/ p.80)

    “그녀는 살아 있었고, 숨을 쉬었다. 아무것도 그녀를 불안하게 하지 않았고, 그녀는 친구들이 혹시라도 마약에 손을 댈까봐 불안에 떤 적도 전혀 없었다. 그들은 질투라는 천연 마약의 효과 아래 움직였고, 그들로서는 마약을 하는 것이 흰색 위에 흰색을 칠하고 검은색 위에 검은색을 칠하는 것처럼 무의미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 p.92)

    “그러나 미까엘 같은 사람의 집에서 계산 착오는 곧 생명의 출현이었고, 기계장치가 인간화되면서 자리를 양보하는 순간이었다. 생기라곤 거의 없는 그 집에서 그 사점(死點)은 생명이 기어코 망명해 있는 장소였다. 무자비한 양식(樣式)에 내몰려, 시멘트와 철골 덩어리에 내몰려, 생명은 아무것이나 몸에 걸치고 달아나는 전락한 공주들의 외양을 하고 그 휑뎅그렁한 구석 자리에 숨어 있었다.”
    (/ p.111~112)

    “어떤 악의? 무엇을 위한 악의? 어떤 동기에서 비롯된 악의? 그렇게 자문해보았지만 아무런 해답도 찾을 수 없자 엘리자베뜨는 마음이 놓였다. 그녀는 그 불쌍한 친구들을 사랑했다. 그녀가 그들을 자신의 희생자로 만든 것도 호의와 사랑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들을 보살폈고, 도와주었고, 장차 그들에게도 증명될 골치 아픈 상황으로부터 본인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그들을 빠져나오게 해주었다. 그 힘든 일을 해내느라 그녀는 상당한 심적 고통을 댓가로 치렀다. 그래야만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 p.136)

    저자소개

    장콕토(Jean Cocteau)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89~1963
    출생지 -
    출간도서 2종
    판매수 112권

    20세기 전반 프랑스의 전방위 예술가이자 아방가르드 예술의 기수. 장르의 경계를 넘나든 자신의 모든 작품을 ‘시의 다양한 표현 형식’으로 간주하며 문학과 예술의 최전선을 모색했다. 1889년 빠리 근교 메종라피뜨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상류층 사교계를 드나들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1909년에 첫 시집 [알라딘의 램프]를 출간한 후 시, 소설, 평론, 연극, 영화, 미술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1917년 지아길레프, 아뽈리네르, 삐까소, 에리끄 싸띠와 함께 발레극 [퍼레이드]를 만드는 등 여러 분야의 예술가와 공동작업도 활발히 하며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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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문학박사)했고, 현재 서울대학교 강사이다. 역서로 [문학텍스트의 정신분석](공역), [현대인의 정체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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