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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기자 아손, 100년 전 한국을 걷다 ― 을사조약 전야 대한제국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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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이사벨라 비숍의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 그리피스의 ≪은자의 나라 한국≫ 등 한말 외국인의 기록은 한국근대사의 소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 책 역시 한말 외국인 기록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 책이 여타의 외국인 기록과 다른 점은, 첫째 관찰자인 외국인이 당시 우리에게는 매우 생소한 스웨덴 인이라는 점, 둘째 그가 온 시점이 러일전쟁부터 을사조약에 이르는 매우 긴박한 시기라는 점이다.

    그 어떤 외국인도 이 시기를 제대로 관찰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일본은 전시라는 이유로 외국인 특히, 외국인 기자의 한국 여행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아손 그렙스트는 신분을 숨기고 몰래 밀입국하여 기자 특유의 예리한 관찰력과 한국에 대한 따스한 시선으로 그 어느 누구도 남기지 못한 귀중한 기록을 남김으로써 오늘의 우리에게 값진 선물을 하고 있다.




    흔히들 우리나라에 처음 온 스웨덴 인은 1926년에 일본의 초청을 받아 식민지 조선에 왔던 스웨덴 왕자 구스타프로 알고들 있다. 당시 막 발굴중이던 경주의 한 왕릉에 서봉총이란 이름이 붙은 것도 구스타프 왕자 때문이었다. 금관이 출토된 그 왕릉을 스웨덴 왕자의 방문을 기념하는 뜻에서 스웨덴의 한자명인 ‘서전瑞典’의 ‘서’, 봉황의 ‘봉’을 따 서봉총이라 이름한 것이다.

    그러나 구스타프 왕자보다 무려 약 20년 먼저 이 땅을 밟은 스웨덴인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이 책의 저자 아손 그렙스트다. 일본의 초청을 받고 온 구스타프 왕자가 일본이 보여주는 것만 보고간 데 비해, 일본 몰래 밀입국한 아손 그렙스트는 당시 한국을 구석구석 비집고 들여다보았다.




    1904~1905년의 한국을 담은 140여 컷의 사진은 이 책의 백미다. 아손 그렙스트는 직접 사진을 찍고 설명도 직접 달았다. 저잣거리에서 물건 파는 사람들, 지게꾼, 빨래터의 여인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방인을 바라보는 사람들, 한때를 함께 보낸 서울의 기생들, 황태자비의 장례식 광경, 강화도의 포구……. 100년 전 사람들과 100년 전 한국을 담은 이 사진들은 한국근대사의 귀중한 사료이다.




    이 책의 12장 <코레아의 민담과 우화>에는 아손 그렙스트가 한국을 여행하며 채집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고양이와 사자” “어느 사냥꾼의 실수” “뱀의 복수” 등 대부분 오늘날 우리에겐 전해지지 않는 이야기들이다. 이 장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식민지 시대를 거치며 맥이 끊겨버린 구비전승을 되발견하는 기쁨과 놀라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말미에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당시 상황과 국제정세를 설명하는 보론 “러일전쟁기 한반도 정세와 대한제국”(동국대 역사교육과 한철호 교수 글)을 실었다.

    목차

    옮긴이의 말: 숨김없이 드러나는 100년 전 이 땅의 모습



    1. 코레아로 가는 길

    2. 첫날 밤의 소동

    3. 공주에서 만난 봇짐장수들

    4. 서울 사람, 서울 이야기

    5. 일본 경찰의 감시망에 걸려들다

    6. 걸어다니는 백과사전 코레아의 광대

    7. 코레아 여성들의 바깥 사정, 안 사정

    8. 황제 폐하를 뵙게 되어 영광이옵니다

    9. 보안회와 일진회의 독립문 집회

    10. 코레아와 일본, 그 미움의 세월 2천 년

    11. 볼기를 치고 주리를 틀고―코레아의 감옥

    12. 코레아의 민담과 우화

    13. 한 맺힌 사연, 기막힌 이야기들

    14. 코레아의 관문 강화도를 찾아서

    15. 아름다운 인연, 정든 코레아

    보론: 러일전쟁기 한반도 정세와 대한제국

    본문중에서

    “길거리에는 할 일이 없는 건달들이 팔짱을 끼고, 긴 담뱃대를 팔꿈치에 낀 채로 느긋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떤 곳에서는 짐꾼들이 줄을 지어 거리를 지나가기도 했다. 이 짐꾼들은 어쩌면 서울의 끝에서 끝이 될지도 모르는 먼 길을 무거운 짐을 지고 가야 할지 모르나, 정작 자신들은 이 점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듯했다. 명랑해 보이는 소년 둘이 옻칠이 된 상을 산더미처럼 지고 비척비척 걸어가고 있었다. 내가 손짓을 하자 그들은 기꺼이 걸음을 멈추고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며 조금도 싫어하는 기색 없이 사진을 찍게 해주었다.”

    (“흥정소리 요란한 서울의 노천 시장”/ P.130)



    “나는 황제 폐하와 황태자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볼 수 있었다. 황제의 얼굴은 개성이 없었으나 원만해 보였고 체구는 작은 편이었다. 조그만 눈은 상냥스러워 보였고……. 이 한 많은 황제에게 나는 일종의 연민을 느꼈다. 황태자비의 장례식 날인 오늘은 더 그러하겠지만 그는 평상시에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오늘 그는 러시아의 발틱 함대가 전멸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앞으로는 우방 러시아에게서 더 이상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백히 깨달았을 것이다.”

    (“황제 폐하와 악수를 나누고”/ P.218)



    “올 사람이 다 온 듯하자 은빛 수염을 바람에 휘날리며 노인장 한 분이 연단에 올라 연설을 시작했다. 목소리는 카랑카랑했고 패기가 있어 먼 곳에서도 잘 들렸다. 노인장은 빠른 몸짓을 쓰기도 하고, 극적인 효과를 노리는 듯 가끔 연설을 그치기도 했는데, 이 짧은 침묵 뒤에는 갑절로 힘차게 말하곤 했다.…… 그의 연설은 반시간 이상 계속 되었으며, 그동안 청중들은 좋다 싫다 한마디 말도 없이 그의 연설을 숨죽여 들었다. 그의 연설이 끝난 뒤에는 박수도, 야유조의 휘파람 소리도 없었다.”

    (“독립문에 모여든 수만 군중의 집회”/ P.242)

    저자소개

    아손그렙스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스웨덴의 신문기자. 1904년 러일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도쿄에 온 그렙스트는 일본이 한반도 취재를 금지하자 영국인 무역상으로 위장하여 밀입국했다. 1904년 12월 24일 부산항에 도착한 그렙스트는 1905년 초까지 한국을 여행한 후 1912년 스웨덴에서 이 책을 펴냈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 그는 타이완과 일본의 풍물지를 쓰기도 했다. 본명은 윌리엄 안데르손 그렙스트William Andersson Grebst. 아손 그렙스트는 필명이다.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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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칸디나비아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스웨덴 문학을 가르치고 있어요. 또한 좋은 작품을 우리말로 옮기는 데에도 힘쓰고 있어요. 우리말로 옮긴 스웨덴 아동문학 작품으로 [닐스의 신기한 모험], [산적의 딸 로냐], [남쪽의 초원 순난앵]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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