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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에 대한 반론 : 생명공학 시대 인간의 욕망과 생명윤리

원제 : Case Against Perfection : Ethics in the Age of Genetic Engine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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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완벽에 대한 반론』에서 저자 샌델은 생명공학의 발전은 밝은 전망과 어두운 우려를 동시에 안겨준다고 말한다. 밝은 전망은 인간을 괴롭히는 다양한 질병의 치료와 예방의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고, 어두운 우려는 우리의 유전적 특성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부 생명공학 기술의 사용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도덕적 불편함의 정체는 무엇일까? 샌델은 특유의 소크라테스식 화법을 통해 우리가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생명윤리의 여러 논제들에 대해 끊임없이 반론을 제기하고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아가게 만든다.

출판사 서평

완벽해지려는 인간의 욕망은 왜 위험한가?
마이클 샌델이 제안하는 생명공학 시대의 새로운 윤리학!

10년 연속 하버드 대학교 인기 강의 ‘윤리학과 생명공학, 그리고 인간 본성의 미래’
급속히 발전하는 생명과학의 시대, 우리가 가져야 할 윤리적 태도는 무엇인가?


2016년 3월, 이세돌과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 간의 ‘세기의 대결’이 있었다. 결과는 4승 1패. 알파고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언론과 대중은 인공지능의 눈부신 발전 속도를 찬탄하는 동시에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몰고 올 변화를 예측하며 두려워했다.
그러나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비단 인공지능뿐만이 아니다.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은 더 극적이다.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 지 20년이 채 되기도 전인, 지난 5월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 150명의 과학자들이 모여 인간의 유전자 합성에 관한 비밀회의를 개최한 사실이 보도되었다. 인간 유전자 합성은 곧 ‘맞춤형 인간’ 탄생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회의에 참석한 과학자들은 생명의 신비를 밝히는 도전이라 주장하는 한편, 《뉴욕타임스》는 “인간창조로 이어질 수 있는 회의가 비밀리에 열린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으며, 일부 과학자들은 신의 영역인 생명창조에까지 인간이 관여하려 한다고 비판하는 등 논란이 뜨겁다.
이처럼 인간은 생명공학 기술의 힘을 통해 완벽해지려는 항해에 박차를 가하고, 급기야 인간을 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의 문턱까지 다다랐다.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저자 마이클 샌델 교수는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이 밝은 전망과 어두운 우려를 동시에 안겨준다고 말한다. 밝은 전망은 인간을 괴롭히는 다양한 질병의 치료와 예방의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고, 어두운 우려는 우리의 유전적 특성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샌델은 인간 복제, 근육·신장·기억력 강화 약물 복용, 줄기세포 연구 등 유전공학의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어떠한 윤리적 입장을 취해야 할지 더 이상 그 결정을 미룰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생명윤리를 둘러싼 다양한 도덕적 난제들을 제시하면서, 인간 생명의 근원을 재설계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에 관한 도덕적 판단을 촉구한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생명과학 시대, 삶과 생명에 대해 우리가 갖춰야 할 올바른 가치와 미덕은 무엇일까?

“이 문제와 씨름하려면, 현대사회에서 거의 간과되고 있는 문제들을 마주할 필요가 있다. 바로 자연의 도덕적 지위에 관한 문제, 주어진 이 세계에서 인류가 취해야 할 적절한 태도에 관한 문제가 그것이다. 이런 문제는 거의 신학의 영역에 가깝기 때문에 현대의 철학자들과 정치학자들은 기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생명공학의 새로운 힘을 갖게 된 우리는 이제 더 이상 그런 문제를 외면할 수가 없다.” (본문 중에서)

샌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2년부터 4년간 ‘미국 생명윤리 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며 대통령에게 생명의료 과학기술의 진보가 갖는 윤리적 함의에 관하여 자문하는 역할을 했다. 이 책은 위원회 활동이 끝난 후에도, 샌델이 관련 주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윤리학과 생명공학, 그리고 인간 본성의 미래’라는 강의를 개설하여 강의했던 내용을 정리한 결과물이다.
아울러, 이 책은『생명의 윤리를 말하다』라는 제하의 기존의 책을 새롭게 번역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김선욱 교수의 전면 감수 및 해제를 통해서 원래 샌델이 말하고자 했던 원서의 의도를 가급적 왜곡되지 않게 담으려고 노력했다.


■ 출판사 서평

유전공학의 힘을 빌려 완벽해지려는 인간의 욕망은 과연 옳은가?
새로운 생명윤리를 둘러싼 도덕적 난제들에 관한 흥미진진한 철학적 논쟁!


ㆍ뛰어난 지능의 아이를 갖기 위해 하버드 출신 여성의 난자를 기증받는 부부
ㆍ경기력 향상을 위해 근육 강화제 주사를 맞는 운동선수
ㆍ입시 준비를 위해 일부러 ADHD 치료 약물을 복용하여 집중력을 높이는 수험생
ㆍ고학력 여성들의 출산을 장려, 저학력?저소득층 여성의 불임수술을 장려하는 정부

사회는 점점 더 승자독식의 무한경쟁 사회로 치닫고 있다. 급기야 인간은 유전공학의 힘을 빌려 완벽을 향한 위험한 항해를 시작했다. 더 예뻐지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고, 운동선수는 우승하기 위해 약물을 복용하고, 학생들은 시험 준비를 하며 각성제를 마신다. 그뿐인가. ‘좋은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낳기 위해 명문대 출신 남성의 정자를 기증받고, 의학기술의 힘으로 치매나 당뇨와 같은 질병을 예방하기도 한다. 샌델은 이 책에서 생명공학의 발전은 밝은 전망과 어두운 우려를 동시에 안겨준다고 말한다. 밝은 전망은 인간을 괴롭히는 다양한 질병의 치료와 예방의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고, 어두운 우려는 우리의 유전적 특성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부 생명공학 기술의 사용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도덕적 불편함의 정체는 무엇일까? 샌델은 특유의 소크라테스식 화법을 통해 우리가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생명윤리의 여러 논제들에 대해 끊임없이 반론을 제기하고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아가게 만든다.
청각장애를 가진 한 레즈비언 커플은 똑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기 위해, 5대째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가족 출신의 남성으로부터 정자를 기증받았다. 이 일이 보도된 후, 세상 사람들은 부모가 자식에게 고의로 장애를 유발했다는 사실에 매우 분노했다. 한편, 하버드 대학 교내신문에는 “키 175센티미터, 탄탄한 몸매, 가족병력 없음, SAT 점수 1400점 이상”인 난자 기증자를 찾는 광고가 실렸다. 이 광고에는 대중의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지 않았지만, 여전히 도덕적으로 꺼림칙하다. 이 감정의 정체는 무엇일까?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한 유전적 강화나 복제에 반대하는 진영은 ‘선택의 자유 침해’를 이유로 든다. 부모가 아이의 유전적 구성을 미리 선택하여 아이 스스로 미래를 열어갈 권리를 앗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샌델은 자신의 유전적 특징이나 능력을 선택하여 태어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이 ‘자율성’ 논리는 자녀가 아닌 자기 자신의 능력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도덕적 망설임은 설명해주지 못한다고 반박한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여러 생명공학 회사들은 기억력을 높여주는 인지력 강화제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약은 알츠하이머처럼 심각한 기억 장애를 가진 환자를 위한 ‘치료’와 자연적인 기억력 감퇴를 겪는 중년들을 대상으로 한 ‘강화’ 사이에 걸쳐 있지만, 완전히 비치료적인 용도로도 쓰일 수 있다. 가령, 재판을 준비하며 수많은 정보를 외워야 하는 변호사나 중국으로 출장을 떠나기 전날 밤 급하게 중국어를 배우려는 회사원 말이다.
여기서 비판론자들은 ‘공정성’이라는 두 번째 근거를 제시한다. 즉 일반인들의 인지력 강화제 복용을 허용할 경우, 인간은 기억력 강화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유층과 그렇지 못한 사람, 두 계급으로 나뉘게 될 것이다. 나아가 강화된 기억력이 유전된다면, 결국 인류는 기억력이 강화된 종과 그렇지 못한 종으로 양분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샌델은 기술의 진보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기억력 강화제에 평등한 접근권을 확보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그 불공평함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비판은 결정적이지 않다고 반론을 제기한다.
샌델은 유전공학 사용의 윤리에서 따져보아야 할 중요한 문제는 자율성과 평등권을 확보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과연 그 기술을 열망해야 하는가?’이다. 우리는 충분히 건강한데도 기억력을 더 높이고, 키를 더 늘리고, 운동을 더 잘하기 위해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생명공학 시대
우리가 갖춰야 할 올바른 가치와 미덕은 무엇인가?


비판론자들은 유전공학 기술이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한다고 흔히들 말한다. 그러나 어떻게, 인간 존엄성의 어떤 측면을 위협하는가?
이번 책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독자 스스로 고민하고 답을 찾아갈 수 있게 질문을 던져온 기존 저서들과는 달리, 샌델 자신의 견해와 입장을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샌델은 우리가 유전공학 기술로 완벽해지려는 일부 시도에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생명과 재능을 ‘주어진 선물’로 여기지 않고 정복하고 통제하려는 오만 때문이라고 말한다. 원하는 특징을 지닌 아이를 얻기 위해 부모가 아이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것이나, 아직 젊고 건강한데도 기억력을 더 높이려고 약물을 복용하는 행위는 자신의 본성을 재창조하여 완벽을 추구하려는 ‘프로메테우스적 열망’이자 ‘우생학적 열망’이라는 것이다.
샌델은 이와 관련해 과잉양육과 성과에 대한 압력을 가하는 극성 부모들에게도 일침을 가한다. 일부 학부모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약물을 정상적인 주의력을 가진 수험생 자녀에게도 처방받아 주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약물의 복용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아니라 모종의 틀을 만들고 거기에 맞처 자신을 변형하려는 태도가 수반”된다. 그렇다면, 생명공학이 선물로 주어진 삶에 대한 인식을 무너뜨리고 정복의 태도가 경외의 태도를 눌러버릴 때 우리가 잃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샌델이 우려하는 것은 바로 겸손과 책임의 훼손이다. 만일 우리가 타고난 재능의 우연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운명이 결정하던 영역이 선택과 노력의 영역으로 대체되어 성공은 순전히 자신의 능력에만 달려있다는 인식이 강해질 것이다. 따라서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배려 받을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는 대신에 무능하고 노력하지 않는 부적격한 존재로 여겨질 것이다.

유전적 강화가 노력과 분투의 의미를 퇴색시킴으로써 인간의 책임성을 약화시킨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책임성의 약화가 아니라 책임성의 증폭이다. 겸손이 와해되면서 책임성이 엄청난 수준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우리는 점점 더 운보다는 선택에 많은 무게를 두게 된다. 아이를 위한 적절한 유전적 특성을 선택한 것이나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이 부모에게 지워지게 된다. 또 팀의 승리에 도움이 되는 재능을 획득한 것이나 획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이 운동선수 자신에게 지워지게 된다. (113쪽)

요즘도 프로스포츠 분야에서 운동능력 강화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선수들이 서로에 대해 갖는 기대치가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선발 투수가 속한 팀의 득점이 부진하면 나쁜 운을 탓하면서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요즘은 암페타민이나 여타 자극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상당히 늘어나서, 그런 약제를 복용하지 않고 경기에 나오는 선수들은 “발가벗고 출전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115쪽)

역설적으로, 자신과 자녀의 운명에 대한 책임성의 증폭은 사회적 연대감의 약화로 이어진다. 성공이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과 노력의 결과만이 아니라는 인식은 우리가 시장경제에서 거둬들인 수확물을 상대적으로 재능을 덜 갖고 태어난 사람들과 공유할 의무가 있다는 연대 의식을 자라게 해준다. 그러나 선물로 주어진 재능의 우연성을 무시하면 “성공은 미덕과 능력을 가진 자만이 쓸 수 있는 왕관이며, 부자들이 부자인 것은 가난한 이들보다 자격이 더 있기 때문”이라는 그릇된 가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

보험을 예로 들어보자. (…) 보험 시장은 사람들이 질병이나 사고와 관련된 위험 요인을 모르거나 통제할 수 없을 때에만 연대성이 드러나는 공간이다. 유전자 검사 기술이 발전하여 각 개인의 병력과 기대수명을 신뢰할 만한수준으로 예측할 수 있게 된다고 가정해보자.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은 보험에 가입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건강하지 못할 운명을 지닌 사람이 부담하는 보험료는 엄청나게 치솟을 것이다. 좋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나쁜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속한 보험회사에서 탈퇴하기 시작하면서 보험의 연대성 측면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117쪽)

이 책은 여러 생명공학 기술의 윤리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샌델이 제안하는 우리의 태도와 인식의 방향은 비단 생명공학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가 끊임없이 제기하는 의문과 반론은 현대 과학이 견지한 윤리적 입장에 대한 비판과 반성을 촉구하고, 나아가 우리는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존재 방식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는 무엇인가, 삶에 대한 올바른 마음의 습관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고민하게 해준다. 샌델이 지적했듯이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는 도덕적 이해의 발전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우리는 유전적으로 완벽해지려는 인간의 일부 시도들이 윤리적으로 불안한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완벽에 대한 반론』은 그 도덕적 현기증을 해소할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목차

서문
1. 강화의 윤리학
불안감의 근원 | 유전공학
2. 생체공학적 운동선수
스포츠의 이상理想: 노력인가, 재능인가 | 경기력 강화의 수단: 하이테크와 로테크 | 스포츠 경기의 본질
3. 맞춤 아기를 설계하는 부모
틀에 맞추기와 있는 그대로 지켜보기 | 성과에 대한 압력
4. 우생학의 어제와 오늘
과거의 우생학 | 자유시장 우생학 | 자유주의 우생학
5. 정복과 선물
겸손과 책임과 연대 | 반론에 대한 반론 | 정복을 위한 프로젝트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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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유전학의 획기적인 발전은 밝은 전망과 어두운 우려를 동시에 안겨준다. 유전학은 인간을 괴롭히는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밝은 전망을 제공한다. 우려되는 점은 새로운 유전학적 지식으로 인해 자연으로서의 우리 모습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가령 근육의 힘과 기억력과 기분을 향상시키고, 자녀의 성별과 키를 비롯한 유전적 특질을 선택하고, 신체적?인지적 능력을 개선하고, 우리 자신을 “비할 데 없는 최선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본문 20쪽

이 문제와 씨름하려면, 현대사회에서 거의 간과되고 있는 문제들을 마주할 필요가 있다. 바로 자연의 도덕적 지위에 관한 문제, 주어진 이 세계에서 인류가 취해야 할 적절한 태도에 관한 문제가 그것이다. 이런 문제는 거의 신학의 영역에 가깝기 때문에 현대의 철학자들과 정치학자들은 기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생명공학의 새로운 힘을 갖게 된 우리는 이제 더 이상 그런 문제를 외면할 수가 없다. -본문24쪽

나는 강화와 유전공학에 따르는 주요한 문제는 그것이 인간의 노력과 주체성을 훼손한다는 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 더욱 위험한 것은 그러한 기술이 일종의 과도한 행위 주체성을, 다시 말해 우리의 목적과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간 본성을 비롯한 자연을 개조하려는 프로메테우스적 열망을 대표한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인간의 기계화가 아니라 자연과 본성을 정복하려는 충동이다. 그리고 그런 태도는 인간의 능력과 성취가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선물이라는 관점을 놓치고 있으며 심지어 그런 관점을 파괴할 수도 있다. -본문 45쪽

생명공학 기술로 아이의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과도한 간섭과 관리가 수반된 요즘의 양육 방식과 정신적으로 비슷하다는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 둘이 유사하다 해도 아이의 유전적 조작을 찬성해야 하는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오히려 우리가 흔히 받아들이는, 부모가 지나치게 관리하는 양육 관행에 물음표를 던져봐야 할 이유가 된다. 오늘날 자주 목격되는 과잉 양육은 삶을 선물로 바라보는 관점을 놓친 채 과도하게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심리를 보여주는 징후다. 이것은 우생학에 가까워지는 불안한 징조이기도 하다. -본문 80쪽

유전적 강화가 노력과 분투의 의미를 퇴색시킴으로써 인간의 책임성을 약화시킨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책임성의 약화가 아니라 책임성의 증폭이다. 겸손이 와해되면서 책임성이 엄청난 수준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우리는 점점 더 운보다는 선택에 많은 무게를 두게 된다. 아이를 위한 적절한 유전적 특성을 선택한 것이나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이 부모에게 지워지게 된다. 또 팀의 승리에 도움이 되는 재능을 획득한 것이나 획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이 운동선수 자신에게 지워지게 된다. - 본문 113쪽

요즘도 프로스포츠 분야에서 운동능력 강화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선수들이 서로에 대해 갖는 기대치가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선발 투수가 속한 팀의 득점이 부진하면 나쁜 운을 탓하면서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요즘은 암페타민이나 여타 자극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상당히 늘어나서, 그런 약제를 복용하지 않고 경기에 나오는 선수들은 “발가벗고 출전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본문 115쪽

보험을 예로 들어보자. (…) 보험 시장은 사람들이 질병이나 사고와 관련된 위험 요인을 모르거나 통제할 수 없을 때에만 연대성이 드러나는 공간이다. 유전자 검사 기술이 발전하여 각 개인의 병력과 기대수명을 신뢰할 만한수준으로 예측할 수 있게 된다고 가정해보자.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은 보험에 가입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건강하지 못할 운명을 지닌 사람이 부담하는 보험료는 엄청나게 치솟을 것이다. 좋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나쁜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속한 보험회사에서 탈퇴하기 시작하면서 보험의 연대성 측면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본문 117쪽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강화를 둘러싼 논란에 내재한 도덕적 의미는 자율성이나 권리 같은 익숙한 개념만으로, 또 비용과 이익의 계산만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강화에 대한 나의 우려는 그것이 개인적 악덕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습관과 존재 방식에 결부되는 문제라는 데 있다. -본문 123쪽

우리의 본성에 맞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신 세상에 맞추기 위해 우리의 본성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사실 우리의 힘과 자율권을 잃어버리는 행동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세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숙고하기 힘들어지며, 정치적·사회적 개선을 향한 충동도 무뎌진다. 우리는 새로운 유전학적 힘을 이용해 “인간성이라는 뒤틀린 목재” 9를

저자소개

마이클 샌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530305

저자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은 1953년 미네소타에서 출생했다. 브랜다이스대학교를 졸업하고 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되었다. 2010년 이후 한국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 교수가 되었고, 29세에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인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1980년부터 하버드대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의 수업은 현재까지 수십 년 동안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힌다. 샌델이 진행 중인 영국 BBC의 정치철학 토론 프로그램 〈위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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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이수경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를 졸업하고, 대한민국 제1호 러시아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되어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러시아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건국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 교수, 2011년부터 건국대학교 동화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분야는 러시아문학 및 아동청소년문학, 영화 등이며, 고리키, 아동문학, 영화에 관한 논문이 있다.
저서로 『러시아문학 감상』, 옮긴 책으로는 『카시탄카』, 『마부』, 『곱사등이 망아지』,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에 대한 소고』,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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