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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순이는 무엇을 갈망하는가? : 소통 공동체 형성을 위한 투쟁으로서의 팬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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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빠순이 아빠와 빠순이 딸의 ‘빠순이 예찬론’

    빠순이는 물론 빠순이를 아끼는 모든 이들이여! 이제는 인내하지 말자. 새우젓 없는 한국 음식이 허전하듯이, 새우젓 없는 한국 대중문화도 허전하다. 새우젓에 대한 긍지가 필요하다. 그런 긍지를 토대로 할 말을 하다 보면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기회와 힘도 생겨난다. 물론 아주 천천히 가도 좋으니 그간 내부 지향적이었던 소통, 연대, 결속의 힘을 조금만이라도 밖으로 돌리는 걸 생각해보자. 필요에 따라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는 것도 좋다. 종국엔 “그래, 나 빠순이다! 어쩔래?”라고 말할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그날이 오기까지 전국의 모든 빠순이에게 뜨거운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

    출판사 서평

    빠순이 아빠와 빠순이 딸의 ‘빠순이 예찬론’
    “빠순이 알기를 연탄재처럼 아는 전 사회적 음모에 저항하라!”
    “빠순이들이여! 이제는 인내하지 말자, 새우젓 없는 대중문화는 허전하다!”

    빠순이란 무엇인가? ‘오빠 순이’의 줄임말이다. ‘오빠에 빠진 어린 여자아이’라는 의미이며,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 같은 대중 스타들의 열성적인 팬을 비하해 부르는 말이다. 보통 10대 소녀들로 구성된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좀더 적극적이고 맹목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특징이 있다. ‘적극적이고 맹목적인 태도를 취’하는, 즉 “방송국이나 연예인들의 집 앞에서 몇 달간 기거하”거나 “좋아하는 음악 그룹이 해체하면 자살특공대를 조직하”는 빠순이가 얼마나 될까? 저자들은 그런 빠순이는 ‘일탈’ 또는 ‘최정예’로 보면서, 빠순이를 넓고 엷은 의미, 즉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열성 팬’의 수준으로 생각한다. 팬에는 세 부류가 있다. 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안방팬’, 공개 방송을 보러 다니는 ‘공방팬’, 연예인의 사생활을 쫓아다니는 ‘사생팬’이다. 이 책은 적극적인 ‘빠순이 옹호론’이다.
    일탈은 상대적 개념이다. 기성 사회는 ‘상식’에 반한다고 간주되는 어떤 사회적 현상을 일탈로 규정함으로써 그 현상의 사회적 의미를 축소하거나 은폐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 경향에 반대하는 저자들은 ‘상식의 폭력’을 역이용하면서 빠순이는 전 사회에 편재하며, 빠질은 전 사회적 현상임을 말한다. 저자들은 빠순이 현상을 프랑스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가 말한 ‘과잉 순응에 의한 전복’ 전략이라고 말한다. 이는 거울처럼 시스템의 논리를 흡수하지는 않으면서 복사하고 의미를 반영시킴으로써 그 논리를 뒤집어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빠순이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찐득한 사람이었느냐”는 이진송의 항변이 강한 울림을 주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게다.
    이 책은 빠순이 아빠와 빠순이 딸의 ‘빠순이 예찬론’이다. 또한 빠순이 아빠와 빠순이 딸의 소통과 연대기다. 저자들은 빠순이를 ‘부정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을 가진 것으로 보아 일반 팬과 구분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또한 일반 팬덤과 빠순이를 구분하려는 시도에도 반대한다. 그러면서 “그래, 나 빠순이다!”라고 빠순이들이 당당해져야만 그에 따른 책임 의식도 커지면서 팬덤 문화의 진보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빠순이 없는 대중문화를 상상이라도 해본 적이 있는가? 빠순이는 분명 대중문화를 키우는 젖줄이다. 이들은 열정뿐만 아니라 시간과 돈까지 갖다 바침으로써 대중문화가 돌아가게 만드는 원동력 역할을 한다. 오디션 "슈퍼스타K"의 참가 신청자가 200만 명이 넘는 것과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이 과연 무관하며, 이 모든 게 빠순이들의 헌신이 없이 가능했겠는가?

    빠순이 혐오는 여성 혐오와 다르지 않다
    빠순이의 문제는 여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취향에 등급을 매기려 드는 남성은 여성 수용자에 의해 흥행 성공을 거둔 대중문화를 폄하하면서 여성 폄하까지 곁들이는 일을 자주 한다. 2013년 6월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관객 600만 명을 돌파했을 때 여성 관객이 김수현 얼굴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는 식의 평가가 난무했다. 또한 콘서트장이나 공개방송 현장에서 빠순이들은 ‘불가촉천민’과 비슷한 대접을 받는다. 심지어 안전 요원들에 의한 폭행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안전 요원들은 빠순이 알기를 연탄재처럼 아는 전 사회적 음모에 부응했다. 한마디로 배은망덕도 유분수이지 않은가?
    빠순이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소수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이른바 ‘혐오 발언’의 효과를 내기 마련이다. 소수자는 자괴감과 무력감 탓에 반론할 말을 잃어버릴 뿐만 아니라 피해를 호소하는 일조차 포기하게 된다. 소수자는 약하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피해를 말하는 것을 주저하기도 한다. 그렇게 인내해서 상황이 좋은 방향으로 바뀐다면 그것도 해볼 만한 일이긴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더구나 빠순이를 가르치려 들고 계몽과 구원의 대상으로 본다. ‘네 사랑은 비뚤어져 있다, 건강한 사랑을 해라, 너는 상술에 놀아나고 있다, 눈을 떠라 수니여!’라고 꼰대질도 서슴지 않는다. 또한 ‘감정이 있는 ATM’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들의 ‘밥줄’이 된다며 빈정거린다.

    빠순이 문제는 인권 운동이자 민주주의 교육이다
    팬덤은 삶의 의미와 보람까지도 공유하고 나누어 가질 수 있는, 매우 독특하고도 강력한 공동체다. 여기에는 스타를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서 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소통, 연대, 결속, 우정 등과 같은 공동체적 가치가 있다. 빠순이가 빠순이 공동체 내부에서 얻거나 획득하는 위로, 인정, 만족, 소통, 연대, 결속 등이 그만큼 중요하다. 이들이 팬덤을 형성하는 동력은 소속에 대한 열망이다. 팬덤은 같은 색깔의 옷과 풍선으로 단결력을 확인하기도 하고, 팬덤 공동체는 그 어디서도 맛보지 못했던 공동체의 결속과 연대감을 느끼게 해주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팬덤은 스타를 매개로 팬들 간의 동질감과 연대 의식을 확인하는 공동체로 진화한다. 한국에서 만개하고 있는 떼창 문화는 스타를 매개로 한 팬덤의 자발적 공동체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떼창을 하는 이들의 그런 동질감과 연대 의식은 잃어버렸거나 제대로 구경도 해보지 못한 채 막연히 그리워하는 공동체에 대한 향수나 욕구로도 볼 수 있다. 이는 집단주의와는 다르다. 떼창을 하는 일부 서양인들이 무슨 집단주의라서 떼창에 열성을 보이는 건 아닐 게다. 이것은 어떤 집단 소속에 대한 욕구라고 할 수 있디.
    팬덤 공동체는 ‘상상의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팬질의 대부분이 스타의 생산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는 동시에 스타와 스타를 따르는 사람들의 언행에 관한 이야기를 생산하고 해석하고 공유하고 전파한다. 스타는 팬덤 공동체의 교주이지만, 근접할 수 없는 교주이기에, 스타를 매개로 공동체 성원들 간의 관계가 중요해진다.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다른 팬들과의 연대와 결속은 ‘상상의 공동체’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빠순이들이 누려 마땅한 인권은 회복되어야 한다. 이것은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찾고 누리려는 인권 운동이자 민주주의 교육이다.

    팬덤의 창발과 진화에 대하여
    동방신기의 공식 팬클럽인 카시오페아가 서로를 ‘캉’이라 부르는 것 자체가 그들이 동방신기를 매개로 해서 세운 팬덤 공동체의 존속과 경계를 분명히 하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이들이 “스타는 바뀌어도 ‘팬질’은 못 그만둔다”고 말한 것처럼, 추종 대상을 어떤 스타에서 다른 스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스타’보다는 ‘우리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중요한 것은 스타가 아니라 모여 있는 우리들”이라는 도발적인 표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타는 하나의 매개체이고, 어떤 동질감과 연대 의식이 팬덤 공동체에는 중요하다. 이것은 10대뿐만 아니라 아줌마 팬들도 팬 활동을 통해 팬덤 공동체의 동지애와 연대감을 느끼는 것에서도 확인된다.
    팬덤 공동체는 자신들만의 소통과 대화를 위해 인터넷에서 다양한 팬픽 카페를 운영하기도 한다. 인피니트, B1A4, 2NE1, 빅뱅의 팬픽 카페를 보라. 팬픽은 회원들끼리의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도구이자 마당이다. 팬픽은 팬클럽 활동 차원의 팬 사이트나 팬픽 전용 사이트에서 만들어지는데, 팬픽 감상의 방식에 따라 추천/감상방, 비평방, 방명록, 표지방 게시판과 회원들 간의 친목을 위한 자유게시판이 운영된다. 간혹 사회적 논란을 빚기도 하는 ‘멤놀’에 빠진 청소년들에게도 공동체의 소통과 연대는 있다. 이것은 연예인의 가면을 쓰고 하는 일종의 가면놀이로 이해하면 된다.
    팬덤의 진화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 폐지 운동’이나 ‘촛불 시위’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01년 문화연대가 여러 팬덤 공동체와 같이 힘을 합해 벌인 ‘가요 순위 프로그램 폐지’ 운동이 잘 보여주듯이, 팬덤 공동체는 오래전부터 자신들의 스타가 상업적으로 이용당하는 것에 대해 저항해왔다. 이처럼 ‘공공성’을 내세운 팬덤 공동체의 저항은 수시로 벌어지는 문화적 현상이 되었다. JYJ 팬덤이 SM엔터테인먼트와 동방신기의 불공정 계약을 고발함으로써 2011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약상의 수익 분배 문제와 인권 문제 등을 고려한 표준 전속 계약서를 내놓게 한 것도 그런 예로 볼 수 있겠다. 2008년 ‘광우병 집회’에 여중고생이 대거 참여한 것도 팬덤의 힘이었다. 동방신기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특히 동방신기 팬들의 목소리가 제법 크게 들렸다.

    세상의 모든 빠순이에게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
    빠순이들의 스타 숭배를 사회적 문제로 본다 해도, 정작 문제가 되는 건 빠순이라기보다는 성인들의 무감각한, 아니 아예 생각조차 없는 태도다. 그들은 빠순이들이 그렇게까지 스타를 숭배하는 배경과 근본적인 이유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우선 비판을 하고 혀를 끌끌 차기에 급급하다. 그들의 입에선 ‘어리석다’는 말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정작 어리석은 건 바로 그들 자신이다. 내 열정과 집착은 고상하고 아름다운 반면, 너의 열정과 집착은 어리석고 추하다? 이런 어리석은 이중 기준에서 벗어나, 일단 팬덤 현상을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팬덤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외면하거나 방치하는 기존 자세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빠순이가 ‘문제’라고 하는 인식 자체를 벗어던지고 소통을 해보겠다는 자세부터 갖자.
    사회는 빠순이들로 하여금 심한 무력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 무력감은 이른바 ‘학습된 무력감’이지만, 빠순이들의 냉정한 자기 인식도 그런 무력감을 키운다. 이는 ‘새우젓’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이민희는 “우리는 새우젓을 먹을 때 일일이 모든 새우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특히나 대형 공연장에서 열리는 콘서트는 모든 팬을 일시에 새우 눈으로 만든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객석의 우리는 단지 새우젓이라는 다수로 인식될 뿐이다. 새우젓은 팬들 사이의 동질감을 구체화한 표현이다. 적어도 새우젓의 의미를 이해하는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자조적인 유머다. 고작 새우젓에 지나지 않는 팬들은 숱한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자신의 활동 또한 스스로 깎아내리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내가 하는 일은 신성한 활동이 아니라 결국 ‘팬질’에 지나지 않는다고 그들은 말한다.”
    빠순이는 물론 빠순이를 아끼는 모든 이들이여! 이제는 인내하지 말자. 새우젓 없는 한국 음식이 허전하듯이, 새우젓 없는 한국 대중문화도 허전하다. 새우젓에 대한 긍지가 필요하다. 그런 긍지를 토대로 할 말을 하다 보면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기회와 힘도 생겨난다. 물론 아주 천천히 가도 좋으니 그간 내부 지향적이었던 소통, 연대, 결속의 힘을 조금만이라도 밖으로 돌리는 걸 생각해보자. 필요에 따라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는 것도 좋다. 종국엔 “그래, 나 빠순이다! 어쩔래?”라고 말할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그날이 오기까지 전국의 모든 빠순이에게 뜨거운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

    목차

    머리말 1 나는 빠순이의 아빠였다!
    ‘빠순이’를 부정의 수렁에서 건져내기
    빠순이들이 누려 마땅한 인권의 회복을 위하여
    빠순이 딸과의 소통과 연대
    “많아지면 달라진다”는 법칙

    머리말 2 나는 빠순이였다!
    나의 관심을 끈 [god의 육아일기]
    새로운 환경의 부담과 압박
    나를 사로잡은 동방신기 오빠들
    서로 말이 통했던 동방신기 팬들과의 친교
    아직도 내 방에 남아 있는 동방신기의 흔적

    제1장 “빠순이 발로 차지 마라” : 빠순이에 대한 전 사회적 배은망덕
    빠순이는 세대차별과 성차별 문제다
    빠순이들은 불가촉천민인가?
    왜 내 돈 내고 보는 공연에서 이렇게까지 당해야 하나?
    “빠순이 가르치려 들지 마라”

    제2장 “팬은 자본에 의해 놀아나는 바보가 아니다” : 팬덤의 재평가
    왜 ‘수지 열애설’에 1,840건의 기사가 쏟아졌나?
    수천억 원대의 시가를 자랑하는 대형 연예기획사들
    ‘논문’과 ‘잡글’의 구별짓기, 너무 심하지 않나?
    팬들의 ‘기호학적 게릴라 투쟁’
    팬덤 내부에서 얻는 재미나 연대감이 중요하다

    제3장 “넌 누구 닮아서 그 모양이니?” : 소속되고 싶은 열망
    “팬 그룹에 끼지 않으면 학교생활에서 소외될 정도”
    “노사모는 H.O.T. 팬클럽을 본떴다”
    왜 ‘개인팬’과 ‘잡팬’을 혐오하는가?
    ‘인정의 통속화’가 극에 이른 사회와 학교
    왜 고등학생들까지 ‘과잠’을 입어야 하는가?
    공부 외엔 소통의 주제가 될 수 없는 ‘소통 불능’ 체제
    팬덤 외에 어디에서 ‘순수한 관계’를 찾을 수 있나?
    ‘상상의 공동체’로서의 팬덤 공동체
    각자의 ‘섬’도 지키되 섬끼리 연결하는 ‘다리’도 만들자

    제4장 “중요한 것은 스타가 아니라 모여 있는 우리들이다” : 팬덤의 창발
    “우리들끼리 모인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스타는 바뀌어도 ‘팬질’은 못 그만둔다”
    뉴스와 스타는 어떻게 ‘소통의 도구’가 되는가?
    “다른 팬들과 인연을 맺는 것에 더 큰 즐거움을 느꼈다”
    “네가 그때 동방신기 얘기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
    e스포츠 팬덤과 인터넷 개인방송 시청 공동체
    왜 팬들은 ‘팬픽’과 ‘멤놀’을 하는가?

    제5장 “내가 우리 오빠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 : 팬덤 공동체 내부의 인정투쟁
    스타에 대한 정보력은 비공식적 문화자본
    인터넷이 가능케 한 ‘고퀄리티의 팬질’
    또래집단의 압력에 순응하지 않기는 어렵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왜 팬클럽은 수십 개로 나뉘어 존재하는가?
    ‘던바의 수’의 원리에 따른 팬덤의 분화

    제6장 “진짜로 오빠를 위하는 건 우리들이다”? : 사생팬의 투쟁
    “일단 사생을 뛰면 절대 그만둘 수 없다”
    “우리끼리 노는 게 재미있어서 나오기도 한다”
    “빠순이와 사생팬을 혼동하면 안 된다”
    “사생팬들끼리의 유대 관계가 중요하다”
    사생팬은 ‘저항’에 가장 충실한 팬인가?
    팬의 어원인 ‘퍼내틱’의 10대 특성
    “광신자들은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제7장 “동방신기 때문에 촛불 시위에 나왔어요” : 팬덤의 진화
    팬덤이 참여한 ‘가요 순위 프로그램 폐지’ 운동
    “기획사는 스타의 피를 빨아먹는 존재”
    “왜 동방신기 팬들은 촛불 시위에 동참했는가”
    ‘조공 문화’와 ‘기부 문화’의 거리는 멀지 않다
    서태지의 은퇴 후에도 건재한 서태지의 팬클럽
    팬덤 공동체는 ‘선물경제’의 텃밭이다
    선물경제는 자본이 착취하는 ‘무임 노동’인가?
    팬덤을 폄하하는 ‘마케팅 결정론’의 독재
    상업성과 대중성은 동전의 양면 관계가 아닌가?
    결정론식 사고를 벗어난 ‘퍼지식 사고’
    넛지와 재미 이론에 근거한 귀납적 개혁

    제8장 “나의 팬덤은 아름답지만 너의 팬덤은 추하다”? : 스포츠 팬덤과 브랜드 팬덤
    성인과 10대를 차별하는 세대차별인가?
    왜 스포츠 팬덤을 ‘마지막 이웃’이라고 하는가?
    훌리건은 무엇을 위해 난동을 피우는가?
    ‘후광반사 효과’에 집착하는 스포츠 팬덤
    “브랜드는 새로운 종교다”
    샤오미 팬덤과 스타벅스

    맺는말 “그래, 나 빠순이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학문에 대한 애호나 스타에 대한 애착은 다르지 않다
    ‘일반인 코스프레’를 해야 하는 ‘새우젓’들의 슬픈 운명
    빠순이들이여, 이제는 인내하지 말자

    본문중에서

    빠순이의 문제는 곧 여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취향에 급을 매기려 드는 남성은 여성 수용자에 의해 흥행 성공을 거둔 대중문화를 폄하하면서 여성 폄하까지 곁들이는 일을 자주 한다. 호주 출신 방송인 샘 해밍턴은 한 힙합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길어야 2년밖에 음악을 듣지 않을 여성 팬들을 잡기 위해 힙합이 변질되고 있다”고 한탄했는데, 해밍턴만 탓할 일이 아니다. 이런 식의 생각은 남성들 사이에서 ‘상식’처럼 자주 표현된다. 2013년 6월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관객 600만 명을 돌파했을 때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여성 관객이 김수현 얼굴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는 식의 평가가 난무했다.
    (/ p.42)

    팬은 결코 유별난 사람이 아니다. 조선시대에도 ‘팬덤’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로, 팬은 시대를 초월한 인간관계의 문제다. 생각해보자. 사람이 타인에게 호감을 느끼는 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작용한다. 그 사람의 외모가 마음에 들어서, 성격이 좋아서, 가치관이 나와 비슷해서 혹은 아무 이유 없이 그저 마음에 들어서. 어떤 이유에서든 호감을 느끼고 나면 점점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자꾸만 그 사람이 신경 쓰이는 것이다. 갈수록 그 사람을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제는 매일매일 그 사람의 근황이 궁금해진다. 그 사람이 어떤 취향을 갖고 있는지, 그 사람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탐구하며 결국에는 자신을 그 사람과 동일시하게 된다. 이건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 같다.
    (/ p.60)

    공부 외엔 소통의 주제가 될 수 없는 이런 이상한 ‘소통 불능’ 체제하에서 사춘기 아이들의 유일한 대화 상대는 또래 친구가 전부지만, 그들 사이의 소통마저 쉬운 일은 아니다. 가정에서 아예 제대로 된 대화법을 배우지 못했으니, 또래 친구와는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눌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도 대화의 소재 고갈이 가장 큰 문제다. 정서는 통하면서도 소통의 소재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면서 그들에게 그 어디서도 맛보지 못했던 공동체의 결속과 연대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 그게 바로 팬덤 공동체다.
    (/ p.95)

    스타는 하나의 매개체라는 점에 주목할 때에 비로소 우리는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적 현상에 대해서도 이해는 물론 공감의 정도도 높일 수 있다. 예컨대, 공연을 하는 가수의 노래를 일제히 열정적으로 따라 부르는, 한국 특유의 ‘떼창(singalong)’은 어떤가? 많은 전문가는 떼창의 이유를 한국의 집단주의에서 찾는다. 방송인 김구라는 “내가 11만 원 냈는데 뽕을 뽑아야겠단 각오로 덤빈다”는 이유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건, 여기서 중요한 것은 떼창 역시 떼창을 하는 이들의 상호작용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떼창을 하는 이들의 그런 동질감과 연대 의식은 잃어버렸거나 제대로 구경도 해보지 못한 채 막연히 그리워하는 공동체에 대한 향수나 욕구로도 볼 수 있다. 이는 집단주의와는 다르다.
    (/ pp.114~115)

    인정투쟁은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것인바, 스타에 대한 정보력이 ‘또래집단 사이에서 자존심의 주요 원천이 되는 비공식적 문화자본’이라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이와 관련, 존 피스크(John Fiske)는 “팬덤은 문화적 결핍을 채우는 방법을 제공하고 문화자본에 상응하는 사회적 위광과 자존심을 제공한다”며 “어떤 사람은 음악가나 운동선수의 팬이 됨으로써 팬의 지식과 감상을 통해서 또래집단 사이에서 자존심의 주요 원천이 되는 비공식적 문화자본을 획득한다”고 말한다. 한국의 10대 팬덤이 처해 있는 현실은 좀 다르지만, ‘또래집단 사이에서 자존심의 주요 원천이 되는 비공식적 문화자본’이 중요하다는 것은 한국에도 적용된다.
    (/ pp.141~142)

    팬이라면 당연히 스타의 일상적인 모습과 사생활을 알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을 포기하고 사생팬이 주는 정보를 받지 않음으로써 그들의 설 자리를 없애고 자신들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다른 팬들에게도 그러한 인식을 심어주고자 하는 것이다. 또 타 연예인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못하게 하여, 그들에 대한 악플이 발생할 수 있는 여건을 아예 없앴다. 이러한 공지는 그 게시판을 이용하는 팬들의 의견에 의해 만들어졌다. 팬덤 문화의 문제점을 스스로 알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팬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다.
    (/ p.166)

    2008년 이른바 ‘광우병 사태’에 대해선 논란이 있지만, 당시 집회에 여중고생이 대거 참여한 것도 팬덤의 힘이었다. 촛불 문화제를 주최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당초 300여 명 정도만 예상했는데, 학생들이 몰려들어 그 규모가 30배나 많아졌다”고 했다. 10대들의 주도적 참여와 관련, 광우병 위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유명 연예인들의 역할을 지적하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동방신기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특히 동방신기 팬들의 목소리가 제법 크게 들렸다. “나는 카시오페아(동방신기 팬클럽)다. 동방신기가 아픈 거, 기력 잃는 거 보고 싶지 않다.”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일본과 유럽 국가는 광우병을 우려해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게 되면, 결국 동방신기의 컴백은 이뤄지지 못한다.”
    (/ pp.187~188)

    팬덤이 공동체 내부의 재미와 의미 때문에 존속·발전하는 것은 스포츠 팬덤과 브랜드 팬덤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1994~1995년엔 농구 오빠부대들이 맹위를 떨쳐 “농구시합에서 공수부대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오빠부대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고, 이 비슷한 시기엔 청소년들 사이에 ‘나이키 팬덤’ 등과 같은 브랜드 팬덤도 형성되었지만, 여기서 살펴보려는 것은 청소년 팬덤은 아니다. 성인 팬덤이다. 성인 팬들의 열정은 빠순이들의 열정 못지않다. 그런데 왜 똑같은 열정을 쏟으면서도 “나의 팬덤은 아름답지만 너의 팬덤은 추하다”는 이중 기준을 적용하는가? 성인과 10대를 차별하는 세대차별인가? 「제8장 “나의 팬덤은 아름답지만 너의 팬덤은 추하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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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6.01.05~
    출생지 전남 목포
    출간도서 194종
    판매수 49,826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강준만은 탁월한 인물 비평과 정교한 한국학 연구로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켜온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이다. 전공인 커뮤니케이션학을 토대로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전방위적인 저술 활동을 해왔으며, 사회를 꿰뚫어보는 안목과 통찰을 바탕으로 숱한 의제를 공론화해왔다.
    2005년에 제4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하고, 2011년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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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1년생으로 2015년 8월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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