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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게 배우는 노년의 삶 : 늙은 동물은 무리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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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낯설고 흥미로운 늙은 동물의 세계

재치 있는 캐나다의 원로 동물학자 앤 이니스 대그는 [동물에게 배우는 노년의 삶]에서 전성기가 지난 늙은 포유류와 조류의 삶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늙은 동물의 사회적 행동’이라는 낯설고 흥미로운 주제를 탐구한다. 저자는 코끼리, 고래, 원숭이, 침팬지, 고릴라, 늑대, 사자, 사슴, 갈매기 등등 다양한 동물에 대한 연구와 갖가지 일화를 망라하며 동물의 삶과 행동에 노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흥미롭게 전해준다. 진화, 번식, 양육, 노년의 섹스, 죽음과 같은 굵직한 주제를 비롯해 집단 내 다른 구성원들이 늙은 개체를 바라보는 시각, 배우자나 자식과의 교류, 노화가 지배력에 미치는 영향, 공격적 행동과 적응력의 변화 등 여러 주제를 두루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수십 종의 사회적 동물에게서 노화의 복잡한 측면을 파헤치고, 동물의 행동이 인간 못지않게 다채롭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출판사 서평

낯설고 흥미로운 늙은 동물의 세계
동물에게 노화란 어떤 것일까? 더 이상 번식하지 않는 동물에게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젊은 동물과 늙은 동물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볼까? 늙은 동물은 무리에서 허약한 존재로 치부될까, 아니면 현명한 존재로 인정받을까? 사회적 동물에게서 나이와 권력은 어떤 관계일까?
재치 있는 캐나다의 원로 동물학자 앤 이니스 대그는 [동물에게 배우는 노년의 삶]에서 전성기가 지난 늙은 포유류와 조류의 삶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늙은 동물의 사회적 행동’이라는 낯설고 흥미로운 주제를 탐구한다. 저자는 코끼리, 고래, 원숭이, 침팬지, 고릴라, 늑대, 사자, 사슴, 갈매기 등등 다양한 동물에 대한 연구와 갖가지 일화를 망라하며 동물의 삶과 행동에 노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흥미롭게 전해준다. 진화, 번식, 양육, 노년의 섹스, 죽음과 같은 굵직한 주제를 비롯해 집단 내 다른 구성원들이 늙은 개체를 바라보는 시각, 배우자나 자식과의 교류, 노화가 지배력에 미치는 영향, 공격적 행동과 적응력의 변화 등 여러 주제를 두루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수십 종의 사회적 동물에게서 노화의 복잡한 측면을 파헤치고, 동물의 행동이 인간 못지않게 다채롭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왜 늙은 동물은 살아남는가?
동물은 사람과 달리 주름살이나 검버섯 같은 노화의 표시가 털이나 깃털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그럼 동물이 늙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사실 늙은 동물을 정의하는 일은 물론, 동족 집단에서 늙은 개체를 구별해내는 일조차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지금껏 동물의 노년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했다. 게다가 야생에서는 동물이 천수를 누리는 일이 드물고, 코끼리나 고래처럼 인간의 남획으로 늙은 개체가 전멸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탓에 우리는 늙은 동물의 존재를 곧잘 간과하며, 이들이 무리에서 하는 역할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진화적 측면에서 번식에 초점을 맞추는 동물학자들 또한 ‘누가 가장 건강한 새끼를 낳는가?’, ‘어떤 형질을 가진 개체가 새끼를 더 많이 낳는가?’ 같은 문제에만 주목할 뿐 ‘더는 번식하지 않는 동물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번식이 끝난 늙은 동물은 살아남아 후손의 식량을 축내기보다는 차라리 죽는 편이 더 현명한 선택일지 모른다. 하지만 많은 동물이 늙어서도 살아가는 것을 보면 여기에는 무언가 진화적 이유가 있음이 틀림없다.

늙은 동물은 무리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저자는 늙은 동물이 오랜 세월을 살며 풍부한 경험을 쌓은 덕에 무리의 생존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뭄이 닥치면 늙은 코끼리 가모장은 40년 전에 갔던 수원지로 무리를 이끌고 가 모래를 퍼내 물을 찾는 방법을 보여줌으로써 무리의 목숨을 구한다. 늙은 범고래는 휴식을 취할 장소나 연어가 다니는 길로 무리를 안내할 뿐 아니라 사냥 전략이나 이웃 고래 집단의 방언 등 평생 얻은 지식을 전수한다. 또한 어미들이 물고기를 잡으러 깊은 물속으로 떠나면 대신 새끼를 돌보는 보모 노릇도 한다. 늙은 향고래 암컷은 다른 암컷의 새끼를 보호할 뿐 아니라 젖까지 먹인다. 늙은 랑구르원숭이 암컷은 나이가 들어 지배력을 잃고도 무리를 지키기 위해 앞장서 싸운다. 그들은 어느 나무에 열매가 달리는지, 어디에 물이 있는지, 어느 밭의 경계가 삼엄한지 가장 잘 알기에 여전히 무리에서 존경받는다.
그렇다고 늙은 동물이 모두 은퇴하고 후세를 돌보는 일에만 힘쓰는 것은 아니다. 늙어서도 활발히 생식 활동을 하며 젊은 성체보다 성공적으로 번식하기도 한다. 범고래나 개코원숭이 등 여러 종에서 젊은 암컷은 어미 노릇에 서툴지만, 경험 많은 늙은 암컷은 베테랑급 육아 솜씨를 자랑한다. 또한 성 행동만 놓고 보면 젊은 동족과 전혀 다르지 않은 늙은 동물도 많다. 원숭이나 보노보 같은 동물은 늙어서도 왕성하게 성 행동을 하는데, 늙은 개코원숭이 수컷은 사람으로 치면 90세쯤 되는 나이에도 여전히 사랑을 한다. 유능한 어미임이 입증된 늙은 침팬지 암컷은 젊은 전성기 암컷보다 수컷이 더 따르고, 덩치 크고 엄니가 단단한 늙은 수코끼리는 미숙한 젊은 수컷을 제치고 발정기 암컷의 선택을 받는다.
물론 너무 늙어서 임무를 다하지 못하면 지도자 자리와 무리의 중심부에서 밀려난다. 그렇다고 몰락하는 개체가 무리에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니다. 늙은 개코원숭이 수컷은 보초 노릇을 하고, 늙은 수컷 늑대는 호전적인 젊은 수컷 두 마리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기도 하며, 늙은 수사자는 기꺼이 새끼의 장난을 받아주고 함께 놀아준다. 동물들은 생애 막바지에 이르면 지도력, 번식, 싸움, 사회생활에 흥미를 잃고 휴식과 여유를 찾는데, 열정이 소진된 늙은 동물이 구심점이 되면 동물 가족은 훨씬 느긋하고 화목하게 지낼 수 있다.

동물에게 배우는 노년의 삶과 지혜
동물의 노년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없는 상황에서 저자는 동물학자들의 기존 연구를 샅샅이 살펴 늙은 동물의 사례를 찾아낸다. 그중에는 탄자니아 곰베에서 침팬지와 생활한 제인 구달, 르완다에서 18년 동안 고릴라와 함께 지낸 다이앤 포시, 침팬지와 보노보를 연구한 영장류학의 권위자 프란스 드 발, 개코원숭이를 관찰한 로버트 사폴스키와 바바라 스머츠, 암보셀리에서 코끼리를 연구한 조이스 풀과 신시아 모스도 있다.
늙은 동물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이 책에 소개되는 상당수 정보는 불가피하게 일화적이다. 그래서 저자는 한 동물의 행동이 그 종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 없다며 주의를 당부하지만, 끊임없이 등장하는 다채로운 일화 덕분에 독자들은 지루할 틈 없이 다양한 늙은 동물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우리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신비로운 이야기들,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애틋한 사연들을 좇노라면 옮긴이의 말처럼 “동물이 오히려 인간보다 슬기롭게 노년을 헤쳐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 책에 실린 동물 이야기에서 우리는 바람직한 노년의 삶에 대해 어떤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까?

목차

감사의 글
머리말

1장 진화적 문제
성공 사례로서의 늙은 동물
생식 연령이 지난 암컷의 중요성
나이 들면 켜지는 유전자가 있을까?
이타성, 상호이타성, 족벌성

2장 사회성, 서식 환경, 변이
사회성
종의 서식 환경
종 내 행동의 변이
수코끼리, 긴부리돌고래, 인간

3장 연장자의 지혜
연장자의 감독 부재
가모장의 중요성
새끼 코끼리 키우기, 무리 돌보기
늙은 가모장의 장점

4장 지도자
수생 동물의 지도자
범고래, 향고래, 참고래
뭍의 지도자

5장 가르침과 배움
가르침
모방, 배울 기회, 격려, 처벌
배움
배움에 대한 연구

6장 번식
늙은 새의 번식 성공
생식 노화
최종 생식 투자
유제류, 영장류, 조류

7장 종속적 개체로 성공하기
서열의 부수 효과
서열 상승
종속적이지만 오래 사는 경우
영양붙이, 산양, 늑대

8장 티탄, 쓰러지다
붉은꼬리원숭이
침팬지
망토개코원숭이
올리브개코원숭이
일본원숭이
호랑이꼬리여우원숭이
사자

9장 포획 으뜸 동물의 노화

10장 행복한 가족

늑대
개코원숭이
고릴라

11장 모성 양육
좋은 어미
고릴라 에피, 하이에나 배기지, 42번 늑대
문제아와 어미
개코원숭이 페기, 침팬지 플로, 호랑이 다카
슬퍼하는 어미

12장 할머니
사나운 할머니
랑구르원숭이, 버빗원숭이, 늑대, 프레리도그
할머니의 돌봄
향고래, 랑구르원숭이, 인간

13장 늙어도 섹시하게
야생의 섹스
침팬지, 보노보, 고릴라, 랑구르원숭이, 개코원숭이, 돌고래, 사자, 미어캣
동물원의 섹스
침팬지, 고릴라, 긴팔원숭이

14장 각자의 개성
모주
휴고
넬슨
아메리카너구리
패치스
늑대
올드 모즈
베엘제붑
클래런스


15장 적응할 것인가 못할 것인가
적응
거북, 고릴라, 침팬지, 코끼리, 돌고래
부적응
돌고래 앨리스, 침팬지 비에유, 흑범고래에게 닥친 재앙

16장 열정이 소진되면
집단 연구
원숭이, 개코원숭이, 침팬지
우연한 관찰
물소, 부시벅영양, 누, 워터벅, 붉은사슴, 참고래, 아프리카코끼리
사람의 통제를 받는 늙은 동물
아시아코끼리, 서커스 호랑이, 개

17장 피할 수 없는 마지막
세 유제류, 코끼리, 고래, 반려동물, 짝 잃은 동물, 최후의 종
장례
야생동물의 장례, 포획동물의 장례, 반려동물

옮긴이의 글
미주
참고 문헌

본문중에서

번식은 진화론의 주춧돌이다. 그렇다면 노년에 이른 사회적 동물의 삶이 진화적으로 중요할 수 있을까? 진화적 관점에서는 늙어서 식량을 축내기보다는 차라리 죽는 편이 더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동물이 늙어서도 살아가는 것을 보면 무언가 진화적 이유가 있음이 틀림없다. 늙은 사회적 동물이 집단에 꼭 필요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후손에게 물려줄 훌륭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둘째, 환경과 문화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젊은 구성원에게 나누어줄 수 있다.
(/ pp.31~32)

수명이 긴 사회적 종에서는 늙은 동물이 꼭 필요하다. 경험이 많으며 과거에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기억하기 때문이다. 기억이 생사를 가를 수도 있기에 이러한 경험은 긴요하다. 가뭄이 닥치면 늙은 코끼리 가모장은 40년 전에 갔던 수원지로 무리를 이끌고 가서 모래를 퍼내 물을 찾는 방법을 어린 코끼리에게 보여줌으로써 무리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코끼리를 도살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기에 무리가 인간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
(/ p.47)

늙은 수컷 개코원숭이는 겉보기에는 지도자 같지 않지만, 한스 쿠머가 에티오피아의 망토개코원숭이에 대한 방대한 현장 조사로 밝혀냈듯 사실은 지도자인 경우가 많다. 무리가 그날의 일정을 시작할 준비가 되면 젊고 활기찬 수컷 한 마리가 한 방향으로 행진하는데, 뒤에 있는 늙은 수컷은 특정한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어서 무리를 따르기도 하고 따르지 않기도 한다. 이 늙은 수컷이 가만히 앉아 있으면 ‘지도자’는 방향을 바꾸고는 이 방향이 늙은 수컷이 염두에 둔 방향인지 확인한다. 둘은 눈빛만 교환할 뿐 결코 대놓고 다투지 않는다. 젊은 수컷은 암컷과 새끼를 많이 거느린 반면 깡마른 늙은 수컷에게는 아무것도 없더라도 여전히 늙은 수컷이 행렬의 맨 뒤에서 방향을 정한다.
(/ p.89)

전성기 개체로 이루어진 가족의 삶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수컷은 암컷에게 구애하려고 싸우고, 암컷은 지배 서열의 사다리 위로 올라가려고 다투고, 새끼는 다른 무리에게 납치당하거나 살해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늙은 동물이 가족의 구심점이 되면 ‘열정이 소진된’ 우두머리 덕에 훨씬 느긋하고 화목하게 지낼 수 있다.
(/ pp.189~190)

지배는 랑구르원숭이의 일상생활에서 갖가지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우두머리급 전성기 어미는 마음 내키면 늙은 암컷에게서 먹이를 빼앗는 일이 예사이며 늙은 암컷이 그늘의 명당자리에 앉아 있으면 비키라고 요구한다. (…) 무리 안에서의 사회적 생활에서 배제되면 늙은 암컷이 약하고 불쌍해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늙은 암컷은 혈기가 넘친다. 겉모습이 늙어 보이고 서열이 낮긴 하지만, 늙은 암컷은 (사람뿐 아니라 개, 새끼를 납치하려 드는 경쟁 무리, 낯선 랑구르원숭이 수컷 등으로부터) 무리를 지키는 중요한 수호자다. 이런 적들에게 위협을 하고 덤비고 손바닥 공격을 가하는 것은 대부분 늙은 암컷이다.
(/ pp.213~214)

늙은 암컷이 무리를 위해 공격성을 발휘하는 현상이 특히 흥미로운 이유는 자신에게 이로운 행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늙은 암컷은 피 흘리고 부상당할 뿐이다. 아마도 이들의 공격성은 (배은망덕한 딸을 비롯하여) 유전자를 공유하는 자기 후손에게 이로울 것이다. 늙은 암컷은 무리의 젊은 구성원들에게 늘상 내몰리고 무시당하고 그들을 대신하여 싸움을 도맡지만, 평생 쌓은 경험 덕에 존경받는다. 늙은 암컷은 어느 나무에 열매가 달리는지, 어느 밭의 경계가 삼엄한지, 어디에 물이 있는지, 어느 마을이 원숭이에게 적대적인지 가장 잘 안다.
(/ p.216)

보스턴 출신의 연구자 세 명은 플로의 정열에 깊은 인상을 받아서, 늙은 침팬지 암컷이 수컷의 눈에 젊은 전성기 암컷보다 더 섹시하게 보이는지 알아보기로 마음먹었다. (…) 연구자들은 (다소 내키지 않는 인상이긴 했지만) 이렇게 결론 내렸다. “인간 남성이 젊은 여인의 탱탱한 입술과 매끈한 외모에서 매력을 느끼는 만큼 침팬지 수컷이 늙은 암컷의 쭈글쭈글한 피부, 너덜너덜한 귀, 몸 곳곳의 맨살, 축 늘어진 젖꼭지에서 매력을 느끼지는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단서에 부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다.”
(/ p.231)

동물원의 늙은 보노보도 야생 보노보처럼 섹스를 좋아한다. 드 발이 사육장 밖을 걷고 있는데 20년간 알아온 로레타가 드 발을 알아보고는 새된 훗훗 소리로 반겼다. 로레타는 부풀어 오른 생식기를 드 발에게 드러내고는, 상체를 숙여 다리 사이로 그를 쳐다보며 유혹하듯 손을 흔들었다.
(/ p.234)

늙은 수컷은 섹스에 시큰둥할 때도 있지만, 암컷이 섹시한 분위기를 조성하면 넘어가기도 한다. 내가 아프리카에서 기린을 연구할 때 멘토이던 그리프 유어는 미어캣의 행동을 연구하다 이 사실을 발견했다. 젊은 암컷이 한껏 달아올라 (더는 성적으로 활발하지 않은) 3세 수컷과 교미하고 싶어 안달이 나서 수컷 근처를 서성거리며 수컷의 뺨에 난 털을 물었다. 이러다 둘이 부둥켜안고 뒹구는 것이 으레 다음 순서였다. (/ p.240)

스털링 노스는 [아메리카너구리는 똑똑해]에서 뉴저지의 이웃집을 찾아온 아메리카너구리 수컷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늙은 수컷은 이웃집의 음악, 특히 바흐와 베토벤을 좋아했다. 어느 날 저녁 노스 부부가 이웃집을 방문했을 때 집주인이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음반을 틀었다. 음악이 인근 숲으로 퍼져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늙은 아메리카너구리가 살며시 방충망을 열고 터벅터벅 걸어 들어와 오디오 스피커를 마주 보고 앉았다. 마지막 악장이 끝나자 녀석은 방충망을 빠져나가 조용히 숲으로 돌아갔다.
(/ p.253)

1994년 보스턴 동물원에서는 암으로 죽은 늙은 암컷 고릴라를 애도하는 경야를 치렀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배우자가 찾아올 수 있도록 시신을 그대로 두었더니 “그는 울부짖고 가슴을 치며 … 그녀가 좋아하는 먹이(셀러리)를 집어 그녀의 손에 쥐어주고는 망자를 깨우려 했다”.
(/ pp.317~318)

현대 사회에서 노인의 경험과 지혜가 무용지물처럼 보이는 것은 노인의 참여가 철저히 차단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세상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같은 일들이 되풀이되고 있는 데, 우리는 노인들이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어줄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노인을 대하는 태도는 얼마 뒤에 다음 세대가 우리를 대할 태도다. 지금의 노인이 사회에서 인정받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을 위한 일이다. 이 책에 실린 동물의 이야기에서 이를 위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p.323쪽, "옮긴이의 글" 중)

저자소개

앤 이니스 대그(Anne Innis Dagg)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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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온타리오에 있는 워털루 대학교의 독립연구부에서 가르치고 있다. [쇼핑 중독은 유전자가 아니야: 다윈주의 심리학의 문제점“Love of Shopping” Is Not a Gene: Problems with Darwinian Psychology], [기린을 찾아서: 1950년대의 모험Pursuing Giraffe: A 1950s Adventure], [기린: 생물학, 행동, 보전 The Giraffe: Biology, Behaviour and Conservation], [기린에게 반하다: 시민과학자로서의 나의 삶Smitten by Giraffe: My Life as a Citizen Scientist](근간)을 포함해 수십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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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인지과학 협동과정을 수료했다. 컴퓨터 회사에서 번역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환경단체에서 일했다. ‘내가 깨끗해질수록 세상이 더러워진다’라고 생각한다. 《시사IN》이 뽑은 ‘2014년 올해의 번역가’로 선정되었다. 번역한 책으로는 『어메이징 인포메이션』, 『어메이징 샌드워커』, 『새의 감각』, 『숲에서 우주를 보다』, 『통증연대기』, 『측정의 역사』, 『자연 모방』, 『만물의 공식』, 『다윈이 잃어버린 세계』, 『스토리텔링 애니멀』, 『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하는 합당한 이유들』 등이 있다. http://socoo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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